2080년의 사랑 [11,13/26](펀글)[12빠짐]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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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년의 사랑 [11,13/26](펀글)[12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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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목 : ♣ 2080년의 사랑 ♣ 살 냄새 -4

"잠깐만요."

진규는 형석의 말을 막아 세웠다.
경태와 형석의 눈이 진규에게 쏠렸다.

"그만 이야기하시죠, 더 이상 듣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왜 그러시죠?"

"저는 위원회의 정책이 어떻든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오며 불편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형석 씨의 말을 모두 듣게 되면 비밀을 지켜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런 불편은 쓸데없는 정신의 소모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단지 진짜 섹스에 대하여 궁금해서 경태씨를 따라온 것이지 진짜 섹스의
비밀을 가슴에 담아두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죄송하지만 먼저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진규가 의자에서 일어서려는 것을 형석이 붙잡아 앉혔다.
경태는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몰라 진규와 형석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진규씨는 진짜 섹스가 궁금해서 여기까지 오셨죠?"
"네,"

"그럼 이대로 그냥 돌아가시면 더욱 궁금하지 않을까요?"
"물론 궁금하겠지요,
하지만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겠지요."

"여기까지 오셨다가 그냥 돌아가시면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비밀은 없습니다, 이제 가시죠."

형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를 향하여 걸어 나갔다.
식당을 나온 진규는 앞서 걸어가는 형석을 쫓아가며 망설이고 있었다.
사실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쉬운 구석이 많았다.
그런 진규의 망설임을 눈치 챈 경태가 진규의 등을 밀어 부쳤다.

"한번 보기나 하자, 어떤 건지..."

형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제법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던 형석은 전통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 층 건물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이 층 건물의 입구에는 지질학 연구원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형석을 따라 들어간 건물의 일 층에는 두 명의 사내가 지키고 있었다.
두 명의 사내는 형석의 뒤를 따라 들어온 진규와 경태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곧이어 형석을 쳐다보는 눈빛이 두 사람의 신원을 묻고 있었다.

형석은 두 사내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이 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형석은 진규와 경태를 각기 다른 방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진규는 형석이 안내하는 방으로 들어가 알 수 없는 형석의 행동에 대하여 질문을
하려 하였으나 형석은 이내 방을 빠져나가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형석이 안내한 방은 수중 도시의 대다수 방들과 다른 점이 없었다.
진규는 형석이 식당에서 말했던 내용을 상기하며 현재의 상황과 연관지어 보았다.
무슨 연유로 형석은 자신과 경태를 각자 다른 방에 밀어 넣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형석은 식당을 나온 이 후로 한마디 말도 없었다.
문이 열리고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자가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진규는 앉아있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며 들어오는 여자를 향하여 경계심을
가졌다.

"누구세요?"
"왜 그러시죠?"

방에 들어선 여자는 오히려 진규에게 반문을 하였다.

"왜 그러타니...당신이 갑자기 이 방에 들어 왔잖소,
나는 당신을 모르니 당연히 누군 인가 물어보는 것이 맞는 것 아니겠소."
"호 호 호, 이곳이 처음이세요?"

여자는 한 차례 웃고 나서 진규를 쳐다보며 물었다.
여자의 웃음에는 자조적인 냄새가 배어있었다.

"처음이냐고? 대체 이곳이 어디라는 겁니까?"

여자의 놀라는 표정이 진규의 눈에 들어왔다.

"정말 이곳이 어딘지 모르고 들어오신 겁니까?
가만...그렇군요,
당신의 옷차림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아니군요,
어떻게 일반 시민이 이곳을 들어올 수가 있었죠?
혹시 이곳에 새로 오신 직원인가요?"
"도대체 무슨 소린지...직원은 아니오."

"저도 이상하군요,
그럼 당신은 지금 섹스를 하려고 이 방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에요?"

여자의 질문에 진규는 형석이 말했던 진짜 섹스를 떠올렸다.
진규의 대답이없자 여자는 까닭 모를 미소를 지으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대답이 없으신걸 보니 목적은 섹스에 계셨군요,
공연한 시간 낭비만 했어요,
어서 그 쪽도 벗으세요."

여자는 모든 옷을 벗고 물 한잔과 조그만 알약을 들고 와 진규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죠?"
"정말 이상하군요,
어떻게 이곳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시민이 이곳에 들어올 수가
있는지...
아니에요...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나야 얼마간의 물건만 가지고 돌아가면 그만이어요,
이 약은 섹스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는 약이에요."

여자는 진규에게 알약과 물을 건네주고 자신도 똑같은 알약을 입에 집어넣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진규는 여자의 갑작스런 출현과 알약을 먹고있는 여자의 알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뭐하세요, 어서 벗지 않고."

여자의 손이 진규의 몸에 닿자 진규는 깜짝 놀라며 퉁겨지듯 뒤로 물러났다.
그런 진규의 모습을 보고 여자는 또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12] 제목 : ♣ 2080년의 사랑 ♣ 살 냄새 -5


[13] 제목 : ♣ 2080년의 사랑 ♣ 살 냄새 -6

여자의 피부는 조금 거친 느낌이 들었다.
어딘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기분이었다.

살결은 부드러움이 없는 대신에 고무처럼 탄력이 넘치고 근육은 단단했다.
여자가 거의 강제에 가깝게 넣어준 알약 때문인지 진규의 기분은 하늘을 날고있는
기분이었고 여자의 몸과 상상되는 행위의 동작만이 머리에 그려질 뿐 다른 걱정과
의문은 떠오르지 않았다.
오직 섹스에만 몰입할 수가 있었다.

여자의 손이 진규의 성기를 강하게 부여잡고 있었다.
나직한 아픔이 성기에 전해졌지만 기분은 최상이었다.

진규는 침대에 걸터앉은 여자의 상반신을 미친 듯이 더듬거렸다.
혹시나 지난해에 사라졌던 사이보그가 아닌가 의심을 갔고 집요하게 덤벼들었다.
여자는 진규의 거친 손길에 처음에는 거부감을 나타내더니 이내 진규의 손길에
따라 몸을 움직였다.

진규는 여자의 단단한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여자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자의 가슴은 탄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수중 도시의 여자들처럼 부드러운 감촉은 없었지만 진규에게 갑자기 나타난 여자의
젖가슴은 신선한 충격과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진규의 입은 여자의 젖가슴을 빨아 데며 한 손은 여자의 단단한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여자의 엉덩이를 쓰다듬어본 진규는 여자의 신체가 수중 도시의 여자들과는 확연히
틀린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진규는 여자 친구인 정미의 육체를 떠올려 보았다.
정미의 육체는 다른 수중 도시의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매끄러운 피부에 만지면
부드럽게 잡히는 살집을 갔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의 살집은 단단한 근육처럼 팽팽하게 긴장하여 손쉽게 주무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자의 온몸은 튕겨질듯한 탄력이 있었다.

진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허둥대듯 여자의 엉덩이를 끌어안고 자신의 성기를 여자의 은밀한 곳을 향하여
치켜올렸다.
여자는 진규의 목에 두 손을 두르고 치솟은 성기에 자신의 은밀한 곳을 맞추고
천천히 내려앉았다.

진규는 여자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여자가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여자의 움직임에 따라 여자의 젖가슴이 진규의 눈앞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여자는 흡사 말을 탄 자세로 절정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다.
진규는 여자를 태우고 힘차게 달리는 한 마리 말이었다.
말 위에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달려가는 여자의 입에서 거친 울음소리가 들렸고
울부짖는 여자를 태우고 달리는 말도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여자는 확실히 달랐다.
은밀한 곳을 방문한 진규의 성기를 강렬하게 조여오는 힘이 상상을 초월했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행동에는 흥분과 희열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찰나간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변화였지만 진규의 생각에 여자는 자신의
행위에 자학하고 있는 것 같았다.

불같이 타오르던 두 사람의 열정이 사그러들자 여자는 황급히 옷을 주워 입고 방을
빠져나갔다.
여자가 방을 빠져나간 직후에도 진규는 거친 호흡을 달래고 있었다.

진규는 서둘러 나가는 여자를 쳐다보며 무슨 말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방안에는 여자가 흘린 땀과 합쳐진 진한 사람의 살 냄새가 배어 있었다.
진규는 코를 벌름거리며 사라져 가는 여자의 체취를 맡고 있었다.

얼마 후 진규는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손목에 채워진 시스템의 에너지를
확인하였다.
믿을 수 없게도 시스템의 에너지는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분명 여자와의 접촉이 30초를 넘은 것은 틀림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순간 접촉시 단 몇 초의 시간을 넘겨 시스템의 에너지가 모두 소멸된 커플들을
심심찮게 보아 왔었던 진규에게 방금 전의 섹스는 의식 속의 섹스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진규가 의아심에 빠져 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형석이 방으로
들어왔다.

"진규씨 어땠습니까? 진짜 섹스를 해보신 기분이..."

형석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대체 모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방금 전에 이 방을 나간 여자는 사이보그입니까?"
"직접 느껴보시고도 모르시겠습니까?
그 여자는 사이보그가 아니라 진짜 여자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제 시스템의 에너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죠?"
"이런, 대단 하시군요,
그럼 진규씨는 시스템의 에너지가 모두 소멸될 것을 각오하고 여자와 섹스를
했다는 말입니까?"

"모르겠어요, 갑자기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뭐가 뭔지 도대체..."

형석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같이 내려가시죠, 진규씨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지금쯤 경태씨도 진규씨와 똑같은 궁금증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진규는 형석을 따라 일 층으로 내려갔다.
일 층의 구석진 곳에 자리한 형석의 사무실은 썰렁함이 맴돌 만큼 허전했다.
책상 하나와 의자 그리고 사무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둘 만의 어색한 분위기에 불편함을 느끼려던 순간에 경태가 한 사내의 안내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경태의 표정에도 의아심이 가득한 것 같았다.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까 경태씨?"

형석의 물음에 경태는 진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진규는 자신을 쳐다보는 경태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즐거웠는지 어땠는지 정신이 없습니다."

형석은 경태의 대답에 웃고 있었다.
그의 웃음 속에는 진규와 경태의 행동을 이미 예측한 듯한 분위기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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