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NG] 여인24시 제 1 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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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드린대로 <여인24시>를 올립니다. 타이핑을 하면서 다시 읽어
보니 번역이나 교정상태가 부족한 점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데, 올릴
작품을 잘못 선정했다는 생각도 없지 않군요. 이런 점을 감안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門의 번역가들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 순전히 우리 회원들을 위하여 타이핑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빠지게 두들기는 성의를 봐서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는 말아주셨
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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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24시
아베 마끼로 / 지음
김영란 / 옮김
1991,11. 세양기획
제 1 권 주말교제
■ 차 례 ■
1. 만원 지하철
2. 명기(名器)의 소리
3. 여인탐방
4. 8센티 6미리
5. 여자의 일곱가지 습성
6. 아침의 정사
7. 사랑놀음의 뒷면
1. 만원 지하철
그날 아침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오전 8시 조금 지나서 회사에 출
근했다.
빌딩 안은 아직 조용했다.
9시에 업무가 개시되니까 당연하다.
숙직실 경비원이 창문의 샷터를 열며 돌아다니고 있다. 청소하는 아
주머니 몇 명이 자루달린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당번인 총무와 여
사원이 사장실 전무실 등의 청소 일로 지금 출근한 참이었다.
아이가와는 영업부 제1과의 주임이다.
하지만 2층의 영업부 플로어를 지나쳐서 탈의실로 들어갔다.
츄리닝 셔츠로 갈아 입는다. 츄리닝 셔츠를 입고 부근의 길이나 공
원을 죠깅하고 오는 것이 습관이다.
한바탕 땀을 흘리면 전신의 세포에 생기가 넘친다.
다소의 수면부족 등은 말끔히 가신다.
전신이 화끈하고 하루 종일 쾌조로 진행된다.
아이가와는 올해 34세가 되었다. 내버려두면 급속히 몸이 노화해 버
리는 연령이다.
일찍 출근, 죠깅의 습관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했다.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벌써 일년이 지나갔다. 엉뚱하다느니, 자기
선전이니 하며, 처음에는 소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잠잠해졌다. 일주에
두 세 번, 같이 일찍 출사하여 함께 달리자는 동료도 나타났다. 하지
만 오늘은 동료의 인사는 없는 것 같다.
급료날이 막 지났을 때이므로 간밤에 술집에서 과음한 자가 많을 것
이다.
아이가와는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탈의실로 통하는 계단을
향했다.
아침은 공기가 맑다.
잘 청소된 빌딩의 내부는 산 속과 같이 청결한 분위기였다.
심호흡을 하고 아이가와는 안쪽 계단을 달려 내려가려고 했다.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달리는 거예요?"
왼쪽 복도에서 소리가 났다.
총무과의 후꾸이 요오꼬였다.
청소 당번으로 일찍 출근한 것이겠지. 수부계의 여사원이다. 눈꼬리
가 내려간 귀여운 생김새다. 웃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버릇이 있다.
요오꼬와 마주 보면, 기분이 좀 침울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와는 가
슴 속에 불이 켜진 느낌이 항상 들곤 했다.
"언제 보아도 예뻐, 찡하고 오는데? 오늘 밤 어때, 데이트 할까?"
아이가와는 요오꼬가 서 있는 왼쪽 복도를 돌았다. 요오꼬의 손을
잡았다.
반년 전부터 요오꼬와는 남의 눈을 피하는 사이가 되어있다. 사랑스
러운 이 수부계의 여사원을 어찌하든 자기 것으로 하고 싶어 사정사정
생각을 털어놓고 겨우 좋은 사이가 되었다. 아이가와로서는 처음부터
회사내 정사원이다.
주위에는 사람 그림자도 발자국 소리도 없다.
조조 출근의 장점인 것이다. 중앙 복도에다 몸을 숨기면 좀처럼 남
의 눈에 뜨일 염려는 없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를 껴안았다.
상쾌한 아침의 입맞춤을 교환했다.
요오꼬의 입에서는 치약의 향기가 풍겼다.
두 사람의 넓적다리가 찰싹 닿았다. 달콤한 울림이 아이가와의 다리
를 떨리게 한다.
아이가와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츄리닝 팬츠의 앞이 부풀어 올랐다.
그것을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하복부에 밀어 붙였다.
가슴 쪽으로 요오꼬의 머리를 끌어 안으며, 급히 주위를 살폈다.
복도의 안쪽에는 중역용의 응접실이랑 회의실이 있었다.
사내의 다른 장소보다도 희미한 어둠이 깔려있다.
조용하기도 하다. 무게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권력의 무게가 공기 속에 스며있다.
아이가와는 껴안고 있던 후꾸이 요오꼬를 살짝 풀어놓았다.
"저기 들어가지, 지금이라면 염려없어."
요오꼬의 어깨를 안으며 중역 응접실에 가까이 갔다.
"싫어. 무서워 난. 만약 누가 들어오면……"
"아무도 안와. 중역이 출근하는 것은 10시 경이야. 걱정 없다고."
"죠깅은 안할꺼예요, 아이가와씨?"
"해, 하지만 그전에 너의 몸을 만지고 싶어 참을 수 없어."
입씨름 하면서 응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짝은 안으로 밀게 되어있다. 자물쇠는 없다. 큰 의자를 문짝 앞에
밀어 놓았다. 바리케이트 대용품이다. 요오꼬는 겨우 안심한 모양으로
새삼 아이가와의 가슴에 얼굴을 뭍는다.
선 채로 서로 껴안았다.
요오꼬의 스커트 속으로 아이가와는 손을 밀어 넣었다.
허벅지르 거슬러 올라갔다. 팬스트의 감촉이 멋없다. 하지만 가장
윗쪽에 부드러운 비닐의 감촉이 있었다.
"신제품을 착용하고 있구나. 쇼츠와 브라가 콤비가 되어 있는 것이
지."
"그래요. 조금이라도 매상에 공헌하려고. 아래 위 다. 걱정이야."
"섹시한데. 보고싶어. 옷을 벗겨버릴까."
"아, 안돼. 이런 곳에서는 맘이 안놓여 암만해도 무리야."
"몸을 만지게 해줘. 만지는 것만으로도 좋아. 정말, 그것으로도 좋
으니까."
스커트 밑에서 아이가와는 팬티의 쇼츠에 손을 걸어서 끌어내렸다.
요오꼬의 무릎 바로 위에까지 팬티가 내려졌다.
회사 이름은 V산업. 일본 유수의 란제리메이커이다. 여러 재질의 여
러 가지 여성 내의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이곳 본사는 교오도에 있
다. 교오도에서는 유수의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다.
하지만 아이가와는 지금 현재 자사 제품에 흥미는 없었다. 오른손으
로 요오꼬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매끈매끈한 탄력적인 넓적다리였다.
다시 위로 올라간다. 젖은 따뜻한 부드러운 곳에 당도한다. 손가락
을 밀어넣는다. 요오꼬는 한숨을 쉬고 몸을 뒤로 젖힌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을 더욱 대폭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였다.
왼손으로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허리를 안고 있었고, 오른손으로 그
녀의 비밀스런 부분을 더듬고 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서 요오꼬의 호흡이 거칠어져 왔
다.
쾌감이 고조됨에 따라 요오꼬는 찰싹 양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자
따뜻한 과즙이 아이가와의 손에 넘친다. 요오꼬는 가볍게 무릎을 구부
렸다. 히프를 흔들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에서 도망치고 싶어 몸부림
치고 있는 것 같다.
"아아 느껴져. 아침엔 굉장히 느껴져."
쉰소리로 요오꼬가 속삭였다.
옆쪽에 쇼파가 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를 유도하여 그곳에 앉게 했
다. 팬티가 무릎까지 내려져 있기 때문에 요오꼬는 어색하게 움직였
다.
허물어지듯이 후꾸이 요오꼬는 쇼파에 앉았다.
굿션으로 몸이 탄력을 받은 모양이다. 요오꼬는 가볍게 양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 여세로 한쪽 구두가 벗겨졌다. 요오꼬의 기분을 암시
하는 것처럼 구두는 옆으로 누웠다.
다시금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요오꼬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손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좌우의 허벅지가 닫혀있다.
팬티가 요오꼬의 무릎까지 흘러내려져 있기 때문이다.
"벗어버려. 손을 놀릴 수가 없어."
"하지만, 이런 장소에서…… 누가 들어올꺼야, 틀림없이."
"염려없어.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쪽이 훨씬 위험해. 자, 빨리 즐
기고 빨리 끝내자고."
"하지만 난 몰라 이런……"
이럴 때 여자 이야기만 듣고 있으면 언제가 되어도 결말이 나지 않
는다.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한쪽 구두를 벗겼다. 팬티를 끌어 내렸다. 단
숨에 다리에서 벗겨냈다.
맨 다리가 드러났다.
가늘지는 않지만 발목이 잘생긴 멋진 다리였다. 무릎 아래부터는 탄
력지고 차가왔다. 하지만 스커트 안쪽은 따뜻하고 탄력적이다. 육과
기름이 도전해오는 것 같다. 매끈매끈한 허벅지 사이를 지나서 아이가
와는 깊숙한 곳에 당도했다.
풀숲이 있었다.
따뜻한 진창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삼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손가락이 빠져든다.
부드러운 촉촉한 육속에 파뭍힌다.
아이가와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요오꼬는 크게 양 다리를 벌렸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
라 쇼파에 앉은 채 뒤로 밀렸다.
쇼파의 탄력속으로 요오꼬는 엉덩이를 뭍는다.
그녀는 몸집이 큰 편은 아니다.
양 다리가 바닥에서 떠올랐다.
아이가와는 문득 생각이 나서, 요오꼬의 양 발목을 잡고 쇼파 위에
들어올린다.
한쪽씩 위로 올려놓는다.
요오꼬는 양 다리를 크게 벌리고 좌우의 발바닥으로 쇼파 양편의 가
장자리를 밟는 자세가 되었다.
엉덩이의 위치가 양 다리보다 낮다.
몸은 쇼파의 등에 기대고 있다.
그대로 아이가와는 애무를 계속했다. 진창의 상부의 진주를 손가락
으로 쓰다듬는다.
요오꼬는 점차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조금 얼굴을 옆으로 하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입으로부터 내뱉어질 듯한 신음소리를 억누르고 있었다.
요오꼬의 넚적다리에 덮여있는 스커트를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배 위
로 밀어붙혔다.
무릎을 구부리자 벌린 두 다리가 노출되었다.
창문으로부터 비친 햇살로 허벅지는 빛나 보였다. 있을 수도 없는
자세를 요오꼬는 취하고 있다. 쇼파 위에서 양 다리를 벌리고 소중하
곳을 햇살에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상반신은 단정히 옷을 입고 있다.
하반신만 벌거숭이가 되었다. 하지만 요오꼬는 자기의 모습을 의식할
여유도 없는 것 같았다.
얼굴을 찌푸리고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다. 입을 벌리기도 하고, 다
물기도 한다. 떨기 시작한다.
"지쳤어. 숨이 막힐 것 같아."
작은 소리로 호소한다. 처음으로 양 다리를 오무는 동작을 해보인
다.
후꾸이 요오꼬는 쾌락의 정상에 도달하려고 하고 있었다. 옆에 아이
가와 다이이찌로가 걸터앉아 있다.
자극이 강하게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아이가와는 손가락을 놀리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 놀림이 거칠어질 때가 있다.
하물며 요오꼬는 조금전에 아침의 섹스를 즐긴다고 중얼거리고 있었
다. 조용히 공손히 귀여워 해 주어야지.
"아아, 이제…… 못견디겠어, 난."
다시 한 번 소근거리듯 요오꼬는 호소한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
작한다.
마지막 행위에 들어가고 싶은 모양이다. 중역응접실이라는 장소에서
오는 초조함도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참아, 조금만 더."
아이가와는 속삭였다. 애무를 계속한다.
초조한 마음은 같다.
빨리 요오꼬를 껴안고 싶다.
위험한 놀이를 급히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오꼬의 몸을 바라보는 환희가 아직 아이가와를 붙잡고 있
었다. 양 발을 벌려 세우고 요오꼬는 쇼파에 앉아있다. 스커트가 걷어
올려져 하반신이 노출되어 있었다.
넓적다리랑 허벅지를 햇살이 비추고 있다.
풀숲이랑 비밀의 연한 육질이 또렷히 보인다.
연한 육질은 아이가와의 손가락에 어루만져저 떨기도 하고 약간 비
틀리기도 했다.
요오꼬의 얼굴은 귀엽다. 아이가와가 더듬고 있는 부분도 사랑스러
운 모양을 하고 있었다. 욕망대로 요오꼬의 몸으로 침입하면 가당치도
않는 자세를 천천히 구경할 수 없게 된다. 그 부분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와는 우물우물하고 있었다.
껴안고 싶은 욕망과 바라보고 싶은 욕망의 쌍곡선 속에 있는 것이
다.
땀이 나기 시작한다.
죠깅 따위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이 되어있다.
앗, 앗, 하고 요오꼬가 소리를 냈다.
얼굴을 찌푸리고 몸을 떤다.
아이가와의 손을 누른다.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왜 그래, 억제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 보니 굉
장히 예뻐."
요오꼬는 애가 타듯이 고개를 젓는다.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 손의 애무만으로 정상에 도달해도 감명이 약
하다. 남성을 몸속에 받아 넣어서 도달한 정상이 아니면 아쉬움이 남
는다는 표정이다.
"서둘지 마, 아직 염려없어. 대담해지자. 이럴 때는 대담하지 않으
면……"
요오꼬가 누르고 있는 손을, 아이가와는 또 그녀의 소중한 곳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요오꼬가 손을 내밀었다. 츄리닝 팬츠 앞을 더듬는다.
남성을 손가락으로 움켜쥔다.
츄리닝 팬츠의 천은 얇다. 손가락의 감촉이 생생히 와 닿는다.
요오꼬는 상체를 일으켰다.
초조한 듯히 양손으로 아이가와의 츄리닝 팬츠를 벗기려든다.
브리프와 함께 끌어내리려고 한다. 아이가와는 일어서서 발 아래까
지 츄리닝 팬츠와 브리프를 내렸다. 힘이 충만한 남성이 요오꼬 눈 앞
에 돌출되어 있다.
음란한 키스를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요오꼬를 뒤로 돌려 침입할
작정이었다. 친천히 즐길 시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요오꼬는 남성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갑자기 입에 넣었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쇼파 위에 요오꼬는 꿇어앉아 있었다.
쾌락에 잠겨서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지런히 요오꼬는 머리를 움직였다.
쇼파에 꿇어 앉아서 아이가와의 남성을 입에 넣고 있다.
아이가와는 우뚝 서 있었다. 요오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 표
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요오꼬의 입이 뾰죽 나와 있다.
볼은 부풀어 있었다.
눈을 뜨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움직이기도 하고, 혀를 놀리기도 한다.
요오꼬는 전문대를 나온지 아직 2년째다. 섹스의 경험은 그렇게 풍
부하지는 않다. 키스의 기교도 능숙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열심이었다.
곁눈도 팔지 않고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동작이 황급하다.
때로는 강하게 흡입한다.
아이가와의 몸 속에 활력을 빨아 삼키려는 것 같았다.
쾌감이 밀려왔다. 벽에 걸린 수채화가 희미하게 눈에 비쳐온다. 아
프도록 남성에 힘이 충만하다.
"고마워, 이제 참을 수 없다. 뒤로 돌아 줘."
요오꼬의 머리를 누르며 아이가와가 속삭였다.
요오꼬는 뒤로 돌았다. 쇼파의 등받이를 붙잡고 무릎을 짚었다.
스커트가 흘러내려 요오꼬의 엉덩이랑 넓적다리를 가렸다. 아이가와
는 한손으로 그것을 걷어 올리고 굳게 닫힌 흰 엉덩이 모양을 바라본
다.
위치를 더듬고, 천천히 요오꼬의 속으로 들어갔다.
얼굴을 쳐들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요오꼬는 맞이해 들인다. 안정
되자 고개를 떨구었다. 쇼파의 등받이에 매달려서 꾹 소리를 억누르고
있다.
요오꼬의 몸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는 않았다.
아이가와의 남성을 조이는 쾌감이 지나칠 정도였다.
아이가와는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따뜻한 조금 묵직한 압력을 밀치며 나아갔다 물러왔다 하는 감각이
있었다.
요오꼬 쪽은 황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쇼파 등받이에 매달려 바쁘게 전후로 몸을 요동한다.
조금 전 키스의 봉사를 했을 때와 같은 부지런한 동작이었다.
아, 아, 하는 소리가 요오꼬의 입에서 나온다.
일각이라도 빨리 쾌락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덩달아 아이가와도 쾌락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려 한다.
아이가와는 동작을 중지했다. 요오꼬 뒷모습을 팔짱을 끼고 내려다
보는 자세가 되었다.
요오꼬의 둥글고 단단한 엉덩이가 쿵쿵 아이가와의 하복부를 쳤다.
엉덩이가 부닥치고 떨어져 갈 때마다 아이가와의 남성 뿌리 부근이 보
였다 안보였다 한다. 유압식 펌프를 보고 있는 기분이 된다.
남자와 여자의 결합 바로 그것이다.
애정이라든가, 동정이라든가, 상냥함이라든가, 사람의 아름다운 성
질의 정체는 이 펌프가 아닐까, 하고 아니가와는 생각했다.
자신의 신체가 기계인 듯한 생각이 든다. 섹스의 행위가 일종의 물
리작용이기 때문에 사람은 각자 아름다운 꿈을 꾸는지도 몰랐다.
요오꼬가 쇼파의 등받이를 움켜쥔다.
몸의 동작을 멈추고 요오꼬는 참고 있다.
흰 엉덩이가 오물어들었다.
시트를 악물고 있다.
먼 피리소리 같은 소리가 새어 나온다.
쾌락의 파도가 아이가와의 몸 속에서 밀려 나갔다. 요오꼬의 뒷모습
이 희미해진다.
파도가 아이가와를 삼켰다. 황금새의 비말이 시계에 튀었다. 이를
악물고 그는 요오꼬 등에 넘어져 갔다.
강렬한 쾌락의 시간은 끝났다. 하지만 여운을 맛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몸에서 떨어졌다. 급히 몸차림을 한다.
요오꼬는 팬티스타킹을 끌어 안고 맨발에 구두를 신었다. 뜀박질로
응접실을 빠져 나갔다. 화장실에 갔을 것이다.
아이가와도 응접실을 나왔다.
복도를 지나서 정원에 내려갔다.
벤치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니 몸은 곧 평상시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사옥의 옆에서 가볍게 체조를 했다. 근면한 사원이 한 사람 두 사람
출근하고 있다. 츄리닝 셔츠를 입은 아이가와에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하고 그들은 사옥 속으로 사라져 갔다.
모두 굳은 얼굴로 출근하고 있다. 긴장과 피로가 뒤섞인 표정이다.
체조를 하고 있는 아이가와가 조금 전까지 요오꼬의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즐기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사 내에서의 정사의 기쁨은 모두를 앞지르고 있다는 기쁨이기도 했
다.
아이가와는 사옥 옆에서 밖으로 나갔다. 부근의 보도를 가볍게 죠깅
했다.
V산업은 교오도의 시다쿄오구에 있다. 시네의 서남부, 도오가이도오
선과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곳에 본사 건물이 있었다.
이 부근의 앞길에는 빌딩이 즐비하다.
하지만 뒷편에는 낡고 작은 집들이 꽉 들어차 있다. 길의 폭도 좁
다. 군데 군데 있는 흰 벽으로 된 저택들은 날강도에 떨고 있던 시대
그대로 무거운 문을 닫고 있다.
천미터 쯤 달리면 히가시대라에 도달한다. 광대한 부지와 오층탑을
가진 유명한 사원이다. 경내에 들어갈 여유는 없다. 아이가와는 그곳
에서 다시 회사쪽으로 돌아갔다.
벌써 9시 10분 전이었다.
많은 사원이 출근하여 회사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중역 응접실에서 요오꼬와 서로 껴안고 있을 때의 정적이 거짓처럼
생각이 되었다.
탈의실에서 아이가와는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영업1과의 오피스에
출근했다. 과장 이하 거의 전원이 출근해 있었다.
모두에게 인사하고 아이가와는 자리에 앉았다.
아침에 섹스를 끝낸 기분은 상쾌하다.
탐욕스러운 눈을 하지 않고 여사원을 바라볼 수 있다. 성인군자가
된 기분이다.
9시가 되었다. 평소와 같은 다망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전화벨 소리
랑 상담소리 속에서 아이가와는 분투하고 있었다.
데스크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직통 전화였다.
수화기를 들고 아이가와는 응답했다. 상대는 거래처가 아니다.
교오도역의 철도 공안실이라고 한다.
무슨 용문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이가와는 저쪽 목소리를 기다렸
다.
"아이가와씨입니까? 댁의 회사에 마에다라는 사람이 있지요? 그렇
지, 마에다 마사히꼬, 댁과 동기생이라는군요."
철도 공안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얕잡아 보는 듯한 말투
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틀림없이 우리 회사 사원입니다. 나와 동기생입
니다. 상품개발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아이가와가 대답했다. 공안원의 태도가 어딘지 무례하기 때문에 화
가 난다.
공안원이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 사람 골치 아픈 사람입니다.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 하다 체포
됐습니다."
"뭐요, 마에다가 무엇을 했다고요?"
놀라서 아이가와가 되물었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상품개발실에 근무하는 디자이너다. 예술가 기질
로 색다른 면도 있지만 성실한 사나이다.
체포될만한 나쁜 짓을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니 말했잖아요. 치한행위를 한 것이지요. 여자 몸에 이상한 짓
을 했단 말이오. 그래서 공안관실에 붙잡혀 왔습니다."
"여자 몸에 이상한 짓…… 설마, 그 친구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요."
말 같잖은 이야기다. 아이가와는 웃기 시작했다.
일이 일이라 마에다는 여성과의 접촉이 많다. 모델을 벌거벗기기도
하고 내의를 입히기도 한다.
보통의 남자와는 여자 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다. 여자의 나체에
식상해 있다.
그 마에다가 전차 안에서 여자에게 장난을 할 리가 없었다. 저쪽에
서 가까이 와도 도망을 갈 정도일 것이다.
그런 내용을 아이가와는 전화로 말해 주었다. 정색을 하며 대화할
기분이 되지 않는다. 철도 공안관은 참 한가한 사람들인 모양이다.
"그럴 리가 없다지만 실제로 여자에게 이상한 짓을 했단 말이요. 여
봐요, 농담하려고 이런 전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요?"
"믿을 수 없는데. 첫째 어째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한
거요?"
"범인의 희망이지요. 당신에게 신원을 확인해 보라는 겁니다. 상사
나 인사부에 알려지면 재미없다는 거지요. 당신이라면 이해해 줄 것이
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에 일부러 이렇게 전화하고 있는 거요."
공안관은 기분이 언짢아진 모양이다.
"교오도역에 오시오."
경위를 잘 설명한 후 마에다의 신병을 인계하겠다고 한다. 당신이
그것을 거절한다면 사장이나 전무에게 이야기하겠다, 어떻게 할거요
하는 식의 무뚝뚝한 말투로 공안관은 다그쳤다. 아이가와도 점점 걱정
이 되었다.
"기다려 주십시오. 필요하다면 교오도역에 가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마에다와 대화를 하고 싶은데요. 거기 있습니까?"
그렇게 말하자 전화의 상대가 바뀌었다.
"여보세요."
풀이 죽은 목소리가 들린다. 틀림없이 마에다 마사히꼬다.
"마에다니? 어떻게 된거야 자네……"
"미안, 실수야. 함정에 빠져버렸어. 암만해도 그런 것 같애."
"만졌니 너, 여자를?"
"그렇게 되었어. 이상하게 그렇게 되어버렸어. 미안, 곧 와줘. 사정
은 나중에 설명하겠어. 누군가가 인수해 주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수
없게 되었어."
분명히 마에다는 궁지에 몰려 있다. 구출하러 가야 한다.
"알았어. 곧 가마."
약속하고 아이가와는 전화를 끊었다.
거래처 순방의 예정을 일부 변경해서 수배를 해놓고 아이가와는 밖
으로 나갔다.
택시를 잡았다. 교오도역으로 달려갔다.
참 기묘한 세상이다.
여자의 나체에 식상해 있을 터인 마에다가 치한행위로 붙잡혔다.
어쩌면 마에다는 내의 디자인의 아이디어 탐색에 열중한 나머지 자
기도 모르게 여자 몸에 손을 댄 것이 아닐까.
얼마 후 교오도역에 도착했다.
교오도역의 구내에 공안관실은 있었다. 아이가와는 안으로 들어갔
다. 공안관이 두 사람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
옆쪽 쇼파에 마에다 마사히꼬가 있다.
한심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중키의 혈색 좋은 남자지만 오늘은 풀이 죽어 있다.
부석부석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쇼크가 꽤 컸던 모양이다.
"어떻게 된거야? 묘한 사건에 말려들었구만."
아이가와는 마에다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힘없는 소리로 마에다는 대답했다.
"간밤에 제조부 친구들과 철야 마작을 했어. 끝난 것이 아침 4시가
지났을 때였어. 정말 졸려 죽을 지경이었어."
전차 안에서도 멍하니 서 있었을 뿐이었다고 마에다는 설명했다.
시가껭의 모리야마에서 그는 전철로 교오도에 통근하고 있다. 아침
의 러시아워에는 좌석은 없다. 문짝 옆에서 유리창 바깥의 경치를 보
며 서 있었다. 차내는 만원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마에다는 여자의 몸에 손이 가 있었다.
"수면부족으로 될대로 되라는 기분이 되어 여자 몸을 만졌다고 말하
고 있어요. 그랬지 마에다, 수면부족으로 녹초가 되어 자제심이 없었
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40세 정도의 공안관이 말을 해왔다.
마에다 마사히꼬를 완전히 얕보고 있는 태도다.
내의 디자이너라는 그의 직업에 대해서 편견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나에게도 있어요. 극도로 피곤해 있을 때는 자제심이 없
어진 상태가 되기 쉽잖소. 앞 뒤 분별력도 없어져 예쁜 여자가 가까이
있으면 그만 손이……"
아이가와는 마에다를 변호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본심인 것이다.
만원 전차 속에서 남자는 언제 치한으로 변할지 모른다. 치한행위를
해서 지위를 잃게 되는 남자를 마음으로부터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래요, 과연 내의메이커의 사원이구만. 치한에 대해서 굉장히 동
정적이구만."
젊은 쪽의 공안관이 비웃었다.
"치한이 아니야. 나는 함정에 빠졌을 뿐이야. 어느 사이인지 여자
몸을 만지고 있었어. 저쪽에서 접근해 와서 수작을 걸었단 말이오."
마에다가 소리쳤다.
사실이 아닌 죄를 뒤집어 쓰게 된 자의 비통한 절규였다.
"아직도 그따위 소리를 하고 있어. 이봐 여자에게 이상한 짓 했다는
조서에 싸인했잖아. 뒤집을 셈인가?"
"이런 이야기로 다투어도 소용없겠어. 싸인은 했지. 하지만 범행을
인정하지는 않았어. 내쪽에서 그 여자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야. 절대
로 아니지."
"적당히 해두라고, 개전이 정이 없으면 정말로 형무소에 보내줄까.
이대로 경찰서에 갈까. 어떻게 하겠어?"
"저어, 화내지 마시오. 마에다 녀석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이왕
이렇게 인수하러 왔으니 돌아가게 해 주시죠."
아이가와는 대립하고 있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마에다에게 눈짓해서 돌아갈 차비를 시켰다. 신병인수증에 주소 성
명을 써넣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마에다도 두 번 다시 바보스러운 짓 안할 겁니
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이가와는 공안실을 나왔다. 마에다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미안, 바쁜 시간에 이런 일로 수고를 끼쳐서."
역을 나와서 마에다는 미안해했다.
분하고 신경이 날카로와진 말투였다.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역전에서 지하도로 통하는 계단을 두 사람은 내려갔다. 지하철이 개
통되어 지하상가가 생겨 있었다.
새로운 지하상가에서는 화사한 부티크랑 레스토랑, 다방 등이 즐비
하다.
현대식으로 밝게 도시개발이 되어 있었다.
고급양복점, 식품점에 약간의 옛 정취가 남아 있다.
다방에 두 사람은 들어갔다. 모퉁이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 앉
았다. 커피를 주문했다.
"함정에 빠졌다고 너 아까 이야기했지. 멋적어서 한 소리가 아닐테
지. 무엇이 있었는지 설명해 봐."
아이가와가 말문을 열었다. 커피의 향기와 찻잔 부딛히는 소리가 주
방에서 보란 듯이 맑게 들려온다.
"보통 때처럼 모리야마에서 전차를 탔지. 차량은 만원이었어. 아까
말한 것처럼 철야한 뒤여서 멍하니 서 있었지."
모리야마에서 교오도역까지 약 30분이 걸린다.
통근 러시아워 때로 차내는 거의 만원이었다. 마에다는 출입구 옆에
서 있었다. 수면부족으로 피로해서 멍한 상태였다. 자기 다리로 서 있
다기 보다는 주위의 사람 울타리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고 있었다.
승차하고 10분 정도 지나서 이상한 느낌에 정신을 차렸다.
오른쪽에서 찰싹 몸을 밀착시켜오는 여자가 있다.
여자는 마에다에게 정면을 보이고 있었다.
마에다의 오른팔을 좌우의 유방으로 껴안는 자세였다.
마에다의 오른쪽 넓적다리를 여자의 좌우 허벅지가 꽉 조이고 있다.
여자는 지긋이 마에다의 옆얼굴을 보고 있다.
렌즈에 갈색이 든 팻션그라스를 끼고 있다. 살결을 희다. 중키에 알
맞은 몸매의 아직 젊은 여자다.
코의 모양도 입술의 모양도 잘 생겼다.
팻션그라스 때문에 얼굴 모양을 확실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쁜
여자란 것은 분명하다.
곁눈으로 마에다는 여자의 얼굴을 살폈다. 분명 여자는 의식적으로
몸을 밀착시키고 있다.
바람끼가 있는 것 같다.
본 적이 없는 여자다.
어디까지 갈까. 교오도역까지 함께라면 전차를 내려서 말을 걸어볼
까 하고 마에다는 생각했다.
아직 졸렸다.
하지만 다음에 마에다는 충격을 받았다.
자연히 내려져 있는 그의 오른손에 전차가 흔들리는 순간에 촉촉하
고 관능적인 압력이 있었다.
여자가 하복부를 밀착해 온 것이다.
그것도 여체의 가장 민감한 장소로 마에다의 손등을 압박하는 자세
였다.
마에다는 만사에 신중한 성미다. 전차 안에서 살짝 더듬어야 할 정
도로 여자의 육체에 부자유한 것도 아니다.
평소라면 차려 놓은 밥상일지라도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졸리고 피로에 지쳐 있었다.
치한 같은 짓을 해서 만약에 소동이라도 벌어지면 꼴불견일 뿐 아니
라 승진에도 지장이 있다.
하지만 마에다는 철야 마작을 한 뒤였다. 졸리고 피로에 지쳐 있었
다. 의지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성가신 상태다. 피로하고 신경이 흥
분하여 성적충동을 받기 쉬운 상태이기도 했다.
그는 손을 움직였다.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플리츠스커트 위에서 여자의 허벅지를 만졌다.
여자는 옅은 자색의 블라우스 슈츠를 입고 있다.
일견 원피스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투피스임을 알게 되는 복장
이다. 차분하고 품위 있는 옷차림이다.
여자의 옷감은 부드러웠다.
허벅지의 탄력과 체온을 잘 알 수 있다.
전차의 흔들림에 편승하는 체 하며 여자는 마에다의 오른쪽에서 정
면으로 몸을 이동시켜 왔다.
두 사람은 마주하여 서게 되었다.
여자의 좌반신과 마에다의 우반신이 밀착되었다.
스커트의 위에서 마에다는 여자의 두 개의 허벅지가 하나로 합쳐진
곳으로 손을 가지고 갔다. 여자의 비밀스런 곳에 착 겹쳐졌다.
다음 순간 마에다는 숨을 삼켰다. 여자의 허벅지에 직접 그의 손가
락이 닿았던 것이다.
스커트 옆의 파스너가 열려 있다.
남자의 바지처럼 긴 파스너가 그 스커트에 붙어 있었다.
그곳으로 마에다의 손은 안으로 미끌어져 들어간 것이다.
끌려 들어갔다고 해도 좋았다.
여자는 팬티스타킹을 입지 않았다. 가터가 달린 스타킹을 입고 있
다.
허벅지와 몸체가 이어진 사선에 마에다의 손가락이 닿은 것이다.
미끈미끈하고 따뜻한 살결의 감촉에 마에다는 떨었다.
여자는 역시 팬티만은 입고 있었다. 비단인지 무언지 팃슈페이퍼처
럼 얇은 천이다.
풀숲이 천을 들어올리고 있다.
그 감촉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왔다.
마에다는 팬티를 끌어내렸다.
여자는 마에다의 오른쪽 가슴에 얼굴을 뭍고 꼼짝도 않는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주간지를 읽거나 창 밖을 바라보거나 하고 있다. 사람 울타리 속은
보이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팬티를 내리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애를 태우고 있는데 팬티가 밑으로 내려갔다.
여자가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어서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왼손으로 마에다는 옆의 금속 지주를 붙잡았다. 오른손으로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풀숲에 손가락이 닿는다. 그 밑에 내려가니 따뜻하고 촉촉한 골짜기
가 있었다.
가볍게 상하로 만지작거린다.
여자가 허리를 비트는 기색을 보였다. 더욱 더 여자는 얼굴을 마에
다의 오른쪽 가슴에 밀어붙인다.
한숨을 쉬었다.
여자가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의 느낌이 차갑고 오히
려 자극적이었다.
마에다는 중간 손가락으로 여자를 애무하고 있었다. 약간 위로 끌어
올려보니 둥글고 단단한 돌기가 있었다.
손끝으로 가볍게 자극했다. 넘치고 있는 과즙을 단단한 돌기에 발라
문질렀다.
여자는 꾹 참고 있다.
희미한 머리카락의 냄새와 화장품의 향내가 점점 짙어온다.
비틀거리며 마에다의 몸에 매달린다. 쾌락의 격렬함을 전달하려는
듯이 마에다의 팔을 꽉 잡고 손톱을 세웠다.
전차가 정지했다. 오오즈에 도착한 것이다. 사람의 출입이 끝날 때
까지 마에다는 애무를 중단하고 있었다.
여자는 한층 마에다에 밀착해 온다.
사람의 이동에 휘말려서 마에다에서 떨어져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문이 닫혔다.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다리기에 겨워 마에다는 곧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려 갔다.
터널에 전차는 들어갔다.
창 밖이 어두워졌다. 아침인데도 밤처럼 풍경이 되었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힘이 났다.
한층 미묘하게 손가락으로 애무를 계속한다.
여자는 허리를 꿈틀거렸다.
가볍게 무릎을 굽혔다가 엉덩이를 후퇴시켰다 한다.
쾌락을 참고 있다.
만원 전차 안에서 쾌락의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지 어떤지, 주위 사
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끝마칠 수 있을지 어떨지, 생각을 정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이를 악물고 여자는 평정한 체 하려고 하고 있다.
다음에 마에다는 하복부 부근에 따뜻한 쾌감을 자각했다. 여자가 만
지작거리고 있다. 단단해진 남성을 바지 위에서 자극해 왔다. 최초는
손바닥으로 다음에는 손가락으로 잡으려 한다.
그렇기는 하나 바지의 파스너를 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담하고 적극적인 손놀림이다.
마에다는 전신이 화끈해 온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살다보니 이런 행운도 있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는 노골적으로 섹스를 요구하고 있다.
교오도에 도착하면 전차에서 끌어내려서라도 함께 호텔에 가야지 하
고 그는 생각했다.
여자는 마침내 피로한 듯 숨을 몰아쉰다.
스커트 속의 마에다의 오른손을 눌렀다. 쾌락에 견딜 수 없게 된 것
같다.
소리를 내거나, 헐떡이거나 하면 주위 사람이 알아차리고 만다.
마에다는 여자 몸의 비밀장소에 대고 있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
었다.
중지가 아니고, 인지로 여자의 민감한 진주를 포착했다.
엄지를 여자의 배에 대었다.
배꼽 아래 수 센티의 배의 가장 전면에 나온 부분에 엄지 끝이 자리
잡는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하의 디자이너의 본능 같은 것이었다. 여체의 가장 민감한 돌기와
배의 정점과의 거리를 쟀다.
엄지와 인지가 어느 정도의 각도로 퍼졌는지 마에다는 별 생각 없이
기억하게 되었다.
전차는 터널을 나왔다. 조금 달려서 야마시나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손을 떼고 사람들의 출입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또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뒤 히가시야마 터널에 들어갔
다.
이 터널은 길다.
듬뿍 즐길 수 있겠지. 다시 마에다는 여체를 만지러 간다.
마에다는 여체의 민감한 진주알을 중지로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
다.
풀숲에 손등이 닿았다.
부드러운 풀숲이 알맞게 나있다.
진주의 아래쪽으로 손가락을 밀어서 도톰한 과육을 만졌다.
틀림없이, 껴안아보는 맛은 일품일 것이다.
모든 것이 여자답고, 상냥하고 풍요하다. 중키에 알맞은 몸매로 보
이지만 아마 옷을 입으면 오히려 수척해 보이는 타입일 것이다. 옷을
벗기면 기복이 뚜렷한 멋있는 나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이제 만지러 오지 않는다.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겠지. 마에다가 보내준 쾌락에 필사적으로 견
디고 있을 뿐이다.
터널을 나가기 전에 이 여자를 정상으로 보내주고 싶다. 마에다는
그렇게 생각했다. 모든 주의를 손 끝에 집중시킨다.
그 때, 옆에 있던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너 적당히 그만두지 못해. 이 여자가 난처해 하고 있지 않은가."
깜짝 놀라서 마에다는 애무를 중지했다.
남자는 마에다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갑자기 마에다의 오른 손목을 붙잡았다.
비틀어 올린다. 관절에 통증이 온다.
합기도인지 무언지의 유단자인 모양이다. 마에다는 비명을 지르려다
겨우 참았다.
"무엇 하는 거야. 웬 참견이야."
마에다는 남자에게 항의했다.
통근 전차 안에서 여자의 몸을 만졌다.
잘한 짓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여자가 그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애무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다른 누구에게 폐를 끼친 것도 아니다. 옆에서 참견하다니 주제넘다
할 것이다.
"뭐 참견? 나는 경비회사에 있는 사람이다. 치한을 보고 가만있을
수 없어. 같이 가지."
"뭐가 치한이야. 우리는 합의하여 놀고 있었어. 내버려 둬. 무엇이
경비회사야. 건방진 소리 마."
마에다는 남과 다툰 일은 거의 없다. 얌전한 남자다.
하지만 이때는 소리가 거세졌다.
필사적이었다.
경찰에 끌려가 신문기사가 되거나 하면 모두 끝장이다.
교오도에 도착하면 참견꾼에게 박치기라도 먹이고 도망가려고 생각
했다.
참견꾼은 딱 벌어진 체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은 40대 중반 정도였다.
발은 그다지 빠르지 않을 것이다.
맘먹고 달리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마에다는 생각했다.
"합의라고? 잘도 돌리는군. 이 여자는 꼼짝않고 참고만 있었어. 부
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어."
"아는 척 말하지 마. 그런거 당사자가 아닌데 어떻게 안다는 거요.
당신 혼자 지껄이고 있잖아. 이 사람은 별로 화내고 있지 않은데."
마에다는 문제의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
여자는 등을 돌리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팻션그라스가 방해가 되어 표정은 잘 알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이 귀를 곤두세워 마에다와 참견꾼의 입씨름을 듣고 있
다.
부끄러워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여자가 한마디 변호해 주면 사태가 호전될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돌아보려고도 않는다.
그녀의 입장으로는 당연하겠지.
"똥뀐 놈이 되레 큰소리라더니. 좋다, 갈 곳에 가서 이야기하기로
하지. 당신도 함께 와서 피해 계출을 하시오."
사나이는 선그라스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뭣이 피해자야. 이 여자 좋아하고 있었어."
마에다는 혼자 냉소했다.
하지만, 웃음이 얼어붙었다. 이쪽에 등을 돌린 채, 여자가 고개를
끄떡한다.
"농담마 야. 너 이렇게 나오기야? 너 혼자 착한 체 할 셈인가. 말이
나 되는 소리야."
차내가 밝아졌다. 아침의 눈부신 햇살이 창으로 비쳐왔다.
전부들 귀가 쫑긋해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허리를 쭉 편 느낌이었
다.
곧 교오도에 도착한다. 하찮은 치한소동 같은 것 잊어버리고 직장으
로 달려가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치한행위에의 유혹을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본 일이 없다는 얼굴들
뿐이다.
참견꾼은 아직 마에다의 오른손을 붙잡고 있었다. 뿌리치려고 했지
만 안된다.
이윽고 전차는 교오도역에 도착했다.
참견꾼은 마에다 마사히꼬의 오른 손목을 잡은 채 홈에 내려섰다.
엄청난 힘이다.
저항하면 또 비틀어 올릴 것이다.
경비회사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회사는 틀림없이 무술에 능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용할 것이
다.
"자아, 가지. 얌전하게 따라와. 당신도 가야해요."
참견꾼은 마에다와 팻션그라스의 여자와 두 사람에게 말을 했다.
세 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여자는 얼굴을 외면하고 있다.
기가 막힌다.
둘이서 남몰래 즐긴 것을 잊은 채, 마에다만을 함정에 몰아넣으려
한다.
"당신, 피해계 낼 생각은 없겠지. 증언만 해 줘, 합의하에 놀았다
고. 부탁이야. 당신의 증언이 없으면 난 정말 치한이 돼."
거의 필사적으로 마에다는 여자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여자는 대답이 없다.
얼굴을 외면한 채, 냉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에다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이 여자,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거야?
"뭐든 말 좀 해봐. 자기도 재미 보았잖나. 나 몰라 할 셈인가. 이
참견꾼에게 누명을 쓰고 있는데."
"무엇이 누명이야. 부지런히 장난하고 있었던 주제에. 내가 이 눈으
로 똑똑히 보았어."
참견꾼이 소리쳤다.
마에다가 상습적인 치한이라고 아주 단정하고 있는 투다.
참 골치 아픈 남자다.
빗나간 정의한처럼 성가신 인간은 이 세상에는 없다.
세 사람은 개찰구를 지났다. 참견꾼은 표였지만 마에다와 여자는 통
근패스를 가지고 있었다.
공안실 앞에 왔다.
마에다의 오른손을 잡은 채, 참견꾼은 문을 열었다.
"치한을 붙잡았어요. 나는 P경비보장의 아마시다라는 사람입니다.
자아, 들어와."
참견꾼은 실내를 향하여 말을 했다. 마에다를 끌어넣으려 한다.
"난 가야해요. 바쁘니까."
여자가 몸을 휙 돌렸다. 가볍게 뛰며 역사 밖으로 나간다. 몸이 날
렵하다.
"저, 저런. 피해계도 내지 않고……"
참견꾼은 당황하여 뒤를 쫒았다.
혼잡한 틈을 타서 마에다는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젊은 공안원에게 팔을 붙잡혀 실내에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아니요, 치한이 아니란 말이요. 전차안에서 우연히 여자와 밀착해
버린거요. 참말입니다. 그것을 저 남자가 지나친 해석을 해서."
열심히 마에다는 설명했다. 하지만 여자가 없기 때문에 그런 설명은
통하지 않는다.
"빌어먹을. 저 여자 택시를 타고 가버렸어. 모두 귀찮다고 쉬쉬하고
있어, 치한이 끊일 줄 몰라."
경비회사의 야마시다가 조금 뒤 중얼중얼하며 공안실에 돌아왔다.
"그것 봐. 저 여자는 피해계를 내지 않았어. 알았나. 나는 돌아가겠
어. 당신 야마시다라고 했지. 반드시 인사는 돌려줄테니."
마에다는 고함치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기다려요. 일단 사정을 들어봅시다."
중년의 공안관이 불러세웠다.
"사정을 듣다니, 뭘 말입니까? 나에게 죄가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는
데 직권을 함부로 쓰면 인권침해로 고소하겠어요."
마에다는 철도 공안관에게 대들었다.
팻션그라스의 여자는 피해계를 내지 않고 사라졌다.
즉 피해의식이 없었다는 것이 된다.
만원 전차 안에서 마에다에게 밀착하여 오히려 즐기고 있었던 것이
다.
합의하에서라는 마에다의 주장은 성립된다.
강제 외설이라든지, 피해방지조례 위반 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공안관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이유는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 이상 구속되어야 하는가.
"당신은 조금 전의 여자의 몸을 만졌다는 것은 인정했지. 저쪽이 받
아들였다. 분명히 당신은 만졌다, 그렇지?"
중년의 공안관은 교활하게 다짐을 했다.
마지못해 마에다는 끄덕였다.
공안관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전차 안에서 여자 몸을 만졌다면 공연 외설죄의 혐의가 있군. 일단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겠어."
중년의 공안관이 말했다.
그렇지 그렇지 하고 참견꾼인 야마시다가 환성을 올렸다.
"그럼 먼저 당신부터 이야기 해보시오. 유일한 증인이니까."
중년의 공안관이 책상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야마시다는 그곳에 앉았다.
빌어먹을. 마에다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스커트 안에서 여자 몸을 만졌다. 여자가 스커트의 파스너를 열고
유도한 것이다. 무엇이 공연 외설이야. 사람 울타리 안에서의 은밀한
놀이에 불과했다.
" 그 참 심했어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소. 처음에는 나도 못
본 체 하려 했지만."
야마시다가 과장된 어투로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노기로 마에다는 눈앞이 어두워졌다.
옆 테이블의 재떨이를 집어서 야마시다의 머리를 후려치고 싶은 충
동이 지나친다.
하지만 철도 공안실은 경찰에 필적할 권력의 자리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야단스럽게 된다. 경거망동은 할 수 없다.
"이렇게 되어, 더 이상 볼 수 없어 이 남자의 손목을 붙잡은 것입니
다. 그리고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지요. 공연 외설죄도 좋지요. 엄벌
하는 쪽이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뭐야, 이 새끼. 스커트 안에서 살짝한 것이 뭣이 공연 외설이야.
정의의 사도 같은 상판을 짓고 있군. 자신도 하고 싶었으면서. 대체
네 자신이 욕구불만이라서 이렇게 법석을 떠는 것이지."
마에다는 야마시다를 퍼부었다.
야마시다도 고함을 지른다. 공안관실은 일시 약간의 수라장이 되었
다.
증언을 끝내고 야마시다는 가버렸다.
그 후에 마에다가 사정 청취를 받았다.
여자로부터 피해계가 없었기 때문에 겨우 마에다는 경찰행을 벗어났
다.
그리고 마에다는 회사의 동기생인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아이가와하고는 곧 연락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아이가와가 없었다면 상품개발실의 동료나 상사에게 신병 인수를 부
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분명히 부자연한 이야기구나. 여자가 자네를 유혹해 왔다.
옆에 참견꾼 경비회사의 남자가 있었다…… 이야기가 너무 짜여있어."
동기생인 마에다 마사히꼬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와는 고개를 갸우
뚱했다.
만원 전차 안에서 남자에게 애무 받고 싶은 충동을 여자가 느끼는
것은 있을 법 하다. 하지만 마에다를 유혹한 여자는 처음부터 스커트
의 파스너를 내리고 마에다의 손을 스커트 안에 이끌어 넣었다고 한
다. 더구나 팬티스타킹 같은 내의는 입고 있지 않았다.
너무나 적극적이다.
병적인 느낌마저 든다.
문득 욕망이 생겼다고 하기에는 용의주도한 점이 있다.
전차 안에서 팬티를 끌어내리고 남자의 손가락을 맞아 넣었다는 것
은 돌발적으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옆에 경비회사의 남자가 있었다.
의도적으로 여자는 마에다를 유혹한 것이다.
야마시다라는 경비회사의 사나이와 팻션그라스의 여자가 한패가 되
어 마에다를 치한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닐까?
"여자가 피해계를 내지 않고 도망갔다.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이상한
데. 공안실 옆에가지 왔으면서 사라지다니."
"그러니 말이다. 피해를 받았다는 생각이 없으면, 나를 변호해 주는
것이 보통이지. 무리하게 만진 것이 아니라고 말이지. 하지만 그 여자
도망가 버렸어."
"부끄러웠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렇다고 하면 공안실까지 따라온
것이 이상한데. 계출을 하면 주소 성명을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싫어
서 도망간 것이 어닐까?"
"공안실까지 가면 좌우간 사건은 성립한다. 그래놓고 도망갔다. 처
음부터 그런 계획이었을지 모르겠는데?"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야기 하는 동안에 상황이 좁혀 들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연스럽다.
수상한 남자와 여자가 마에다를 역시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나를…… 이상한 놈들이다. 무슨 원한이 있을
까?"
"짚히는 것이 없어? 자네, 이를테면 남의 부인을 슬쩍했다든가."
"설마. 자네라면 몰라도.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데. 함정이라고 한
다면 사람을 잘못 본 것일거야."
그러나 공안실에서 마에다가 주소 성명을 말했을 때 야마시다는 아
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을 잘못 보았다면, 그 때 동요가 있었을 것이다.
역시 처음부터 마에다를 노렸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P경비보장의 야마시다라고 했지. 한 번 붙잡아서 이유를 물어보
자."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일어섰다. 카운터에서 전화번호부를 빌려왔
다.
P경비보장을 찾았다.
교오도에 본사가 있었다. 작은 회사인 것 같다.
아이가와는 카운터 옆의 전화기 다이얼을 돌렸다.
"뭐라고요, 야마시다란 사람이 없다고요?"
아이가와는 소리쳤다.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옆에 선 마에다가 마주 본다.
새삼 확인해 보았다. 본사에도 지사에도, 야마시다라는 사나이는 없
다. 그런 대답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아이가와와 마에다는 서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자리에 돌아왔다.
경비회사의 사람이라고 칭하며 강제로 마에다를 철도 공안실에 끌고
갔던 중년남자는 야마시다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하지만 가짜였다.
우리 회사에는 야마시다라는 종업원은 없다, 간혹 채용하는 임시 고
용의 가드맨 중에는 혹시 그런 남자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전화에서 응답한 P경비보장의 여사원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점점 수상해. 너는 함정에 빠졌어. 여자와 야마시다는 한패였어."
"역시 그랬군. 그래서 그 여자, 기분껏 하체를 밀착시켜 왔어."
마에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세상사람 이야기 중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그 견본과 같은 사건
이었다.
무엇 때문에 치한 소동을 저 두 사람은 연출했는가, 짐작도 가지 않
는다.
기분 나쁜 이야기다. 역시 마에다가 개인적으로 누군가의 원한을 샀
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자기도 모르게 남의 원망을 사는 일도 있겠지. 잘 반성해 봐. 어딘
가에서 나쁜 짓을 했을 거야."
"그런 일 없어. 그러나 난 손 들었어. 참 꼴 좋게 되었어."
넉두리를 하고 있어도 소용이 없는 일이다.
전망이 밝아진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은 다방을 나왔다.
마에다는 지금부터 회사에 출근한다.
아이가와는 가하라마찌 방면의 거래처에 용무가 있다.
지하철 홈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아이가와는 지하철을 탔다.
거래처 세 군데를 순방했다.
그중 한 집에서 상담이 생각 밖에 길어졌다. 용건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온 것이 오후 4시였다. 수부의 후꾸이 요오꼬에게 웃어보이고 사
무실에 들어간다.
영업부의 오피스는 제일 바빠질 시간이었다.
전국의 지점이랑 게이한신 지방의 거래처에서 전화가 쇄도한다.
주문전화를 시작으로 재촉, 문의, 통사정 등의 응대로 눈이 돌 정도
다.
아이가와의 책상 위엔 전언 메모가 몇 장 놓여 있었다.
전표도 많이 돌아와 있다.
한바탕 일을 해야 한다.
"아이가와주임, 상품개발실의 마에다씨가 찾으십니다. 오후부터 몇
번이나 여기 왔습니다. 주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가 하며."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의 보조인 이또오 모모꼬가 큰 소리로 보고했
다.
모모꼬는 고교졸업으로 입사한지 아직 2년째다.
자그마하고 귀엽게 생긴 동그란 얼굴의 여자다.
마에다의 이름이 불려진 순간, 가까운 자리의 두 명의 여사원이 얼
굴을 들었다.
까닭이 있음직한 웃음을 띄우고 서로 마주 본다.
모모꼬도 어깨를 움츠리고 웃고 있었다.
무엇인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바쁜 시간에 여사원들은 무엇 때문에
웃고 있는가.
"어떻게 된 일이야, 마에다가 어떻게 됐다는 건가?"
아이가와는 모모꼬양에게 물었다.
여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또 웃었다.
남자사원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전화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무를 보기도 하고 한 눈도 팔지 않고
일하고 있다.
"벌써 굉장한 소문입니다. 마에다씨가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 했답
니다. 경찰서까지 갔다고 하던데요."
모모꼬가 말하자 과의 여사원들은 또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즐거운 웃음이 아니다.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한심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저, 마에다씨가 그런 짓을……"
놀라고 기가 막힌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치사해. 최저야. 회사의 수치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여사원들은
작은 소리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신용할 수 없어. 남자들이란 모두 똑같애. 옆 과의
못생긴 올드 미스까지 뒤돌아보며 끼어들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알고 있나. 누구에게 들었어?"
모모꼬에게 아이가와가 물었다. 열이 나서 큰 소리가 되어버렸다.
"경찰에서 인사부에 전화가 걸려왔대요. 점심때 쯤입니다. 모두 깜
짝 놀라버렸어요."
전화가 왔다고 하면 철도 공안실에서 와야 했다.
그런데 경찰에서 전화가 온 것으로 되어 있다. 소문이란 언제나 이
렇다.
그러나 공안실이 일부러 인사부에 전화했다는 것은 부자연하다.
점심 무렵이라면 훨씬 전에 아이가와가 마에다의 신병을 인수하여
공안실을 나온 뒤다.
"이상하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납득이 가지 않아. 잠깐 마에다를
만나고 오겠어."
모모꼬에게 말하고 아이가와는 영업부의 오피스 밖으로 나갔다.
마에다가 근무하는 상품개발실은 3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로 아이가와는 3층에 올라갔다.
개발부는 란제리 종류의 신제품 개발의 본거지다. 마에다와 같은 디
자이너랑 소재 관계의 기술자, 시장조사원 등이 팀을 이루어 일하고
있다.
제품 견본, 디자인 견본, 광고 견본 등이 산처럼 쌓여 있다. 이웃
제작실에는 데스크나 제도판 위에 하의를 입은 마네킹 인형이 각양 각
색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에다는 제작실에서 도면을 그리고 있었다. 아이가와를 보고 그는
복도로 나왔다.
몇몇 여사원이 생각 탓인지 경멸적인 시선을 마에다에게 보낸 것 같
다.
심각한 표정으로 마에다는 계단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인사부로 묘한 전화가 온 모양이지?"
"그게 인사부만이 아니야. 영업부에도 총무과에도 여자 소리로 전화
가 걸려왔어. 그 팻션그라스를 한 여자다. 틀림없어."
"그렇겠지. 그래서 순식간에 소문이 사내에 쫙 퍼진 셈이군. 재미
없는데."
2층까지 두 사람은 계단을 내려왔다.
인사부에 가 보았다.
주임을 불러서 다시 상황을 설명 들었다.
점심때였다.
인사부의 대부분이 식사 때문에 외출했다.
주임은 도시락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
다. 그때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교오도역의 철도 공안실이라고 저쪽은 말했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알고 있습니까, 하고 먼저 이야기하고 여자는 말을 이었다.
"귀사의 사원이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하여 공안실에 연행되었습니
다. 그런 사원은 회사의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뭐라고요? 우리 사의 마에다가 치한행위로…… 참말입니까?"
깜짝 놀라서 인사주임은 되물었다.
* 말씀드린대로 <여인24시>를 올립니다. 타이핑을 하면서 다시 읽어
보니 번역이나 교정상태가 부족한 점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데, 올릴
작품을 잘못 선정했다는 생각도 없지 않군요. 이런 점을 감안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門의 번역가들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 순전히 우리 회원들을 위하여 타이핑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빠지게 두들기는 성의를 봐서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는 말아주셨
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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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24시
아베 마끼로 / 지음
김영란 / 옮김
1991,11. 세양기획
제 1 권 주말교제
■ 차 례 ■
1. 만원 지하철
2. 명기(名器)의 소리
3. 여인탐방
4. 8센티 6미리
5. 여자의 일곱가지 습성
6. 아침의 정사
7. 사랑놀음의 뒷면
1. 만원 지하철
그날 아침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오전 8시 조금 지나서 회사에 출
근했다.
빌딩 안은 아직 조용했다.
9시에 업무가 개시되니까 당연하다.
숙직실 경비원이 창문의 샷터를 열며 돌아다니고 있다. 청소하는 아
주머니 몇 명이 자루달린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당번인 총무와 여
사원이 사장실 전무실 등의 청소 일로 지금 출근한 참이었다.
아이가와는 영업부 제1과의 주임이다.
하지만 2층의 영업부 플로어를 지나쳐서 탈의실로 들어갔다.
츄리닝 셔츠로 갈아 입는다. 츄리닝 셔츠를 입고 부근의 길이나 공
원을 죠깅하고 오는 것이 습관이다.
한바탕 땀을 흘리면 전신의 세포에 생기가 넘친다.
다소의 수면부족 등은 말끔히 가신다.
전신이 화끈하고 하루 종일 쾌조로 진행된다.
아이가와는 올해 34세가 되었다. 내버려두면 급속히 몸이 노화해 버
리는 연령이다.
일찍 출근, 죠깅의 습관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했다.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벌써 일년이 지나갔다. 엉뚱하다느니, 자기
선전이니 하며, 처음에는 소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잠잠해졌다. 일주에
두 세 번, 같이 일찍 출사하여 함께 달리자는 동료도 나타났다. 하지
만 오늘은 동료의 인사는 없는 것 같다.
급료날이 막 지났을 때이므로 간밤에 술집에서 과음한 자가 많을 것
이다.
아이가와는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탈의실로 통하는 계단을
향했다.
아침은 공기가 맑다.
잘 청소된 빌딩의 내부는 산 속과 같이 청결한 분위기였다.
심호흡을 하고 아이가와는 안쪽 계단을 달려 내려가려고 했다.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달리는 거예요?"
왼쪽 복도에서 소리가 났다.
총무과의 후꾸이 요오꼬였다.
청소 당번으로 일찍 출근한 것이겠지. 수부계의 여사원이다. 눈꼬리
가 내려간 귀여운 생김새다. 웃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버릇이 있다.
요오꼬와 마주 보면, 기분이 좀 침울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와는 가
슴 속에 불이 켜진 느낌이 항상 들곤 했다.
"언제 보아도 예뻐, 찡하고 오는데? 오늘 밤 어때, 데이트 할까?"
아이가와는 요오꼬가 서 있는 왼쪽 복도를 돌았다. 요오꼬의 손을
잡았다.
반년 전부터 요오꼬와는 남의 눈을 피하는 사이가 되어있다. 사랑스
러운 이 수부계의 여사원을 어찌하든 자기 것으로 하고 싶어 사정사정
생각을 털어놓고 겨우 좋은 사이가 되었다. 아이가와로서는 처음부터
회사내 정사원이다.
주위에는 사람 그림자도 발자국 소리도 없다.
조조 출근의 장점인 것이다. 중앙 복도에다 몸을 숨기면 좀처럼 남
의 눈에 뜨일 염려는 없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를 껴안았다.
상쾌한 아침의 입맞춤을 교환했다.
요오꼬의 입에서는 치약의 향기가 풍겼다.
두 사람의 넓적다리가 찰싹 닿았다. 달콤한 울림이 아이가와의 다리
를 떨리게 한다.
아이가와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츄리닝 팬츠의 앞이 부풀어 올랐다.
그것을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하복부에 밀어 붙였다.
가슴 쪽으로 요오꼬의 머리를 끌어 안으며, 급히 주위를 살폈다.
복도의 안쪽에는 중역용의 응접실이랑 회의실이 있었다.
사내의 다른 장소보다도 희미한 어둠이 깔려있다.
조용하기도 하다. 무게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권력의 무게가 공기 속에 스며있다.
아이가와는 껴안고 있던 후꾸이 요오꼬를 살짝 풀어놓았다.
"저기 들어가지, 지금이라면 염려없어."
요오꼬의 어깨를 안으며 중역 응접실에 가까이 갔다.
"싫어. 무서워 난. 만약 누가 들어오면……"
"아무도 안와. 중역이 출근하는 것은 10시 경이야. 걱정 없다고."
"죠깅은 안할꺼예요, 아이가와씨?"
"해, 하지만 그전에 너의 몸을 만지고 싶어 참을 수 없어."
입씨름 하면서 응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짝은 안으로 밀게 되어있다. 자물쇠는 없다. 큰 의자를 문짝 앞에
밀어 놓았다. 바리케이트 대용품이다. 요오꼬는 겨우 안심한 모양으로
새삼 아이가와의 가슴에 얼굴을 뭍는다.
선 채로 서로 껴안았다.
요오꼬의 스커트 속으로 아이가와는 손을 밀어 넣었다.
허벅지르 거슬러 올라갔다. 팬스트의 감촉이 멋없다. 하지만 가장
윗쪽에 부드러운 비닐의 감촉이 있었다.
"신제품을 착용하고 있구나. 쇼츠와 브라가 콤비가 되어 있는 것이
지."
"그래요. 조금이라도 매상에 공헌하려고. 아래 위 다. 걱정이야."
"섹시한데. 보고싶어. 옷을 벗겨버릴까."
"아, 안돼. 이런 곳에서는 맘이 안놓여 암만해도 무리야."
"몸을 만지게 해줘. 만지는 것만으로도 좋아. 정말, 그것으로도 좋
으니까."
스커트 밑에서 아이가와는 팬티의 쇼츠에 손을 걸어서 끌어내렸다.
요오꼬의 무릎 바로 위에까지 팬티가 내려졌다.
회사 이름은 V산업. 일본 유수의 란제리메이커이다. 여러 재질의 여
러 가지 여성 내의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이곳 본사는 교오도에 있
다. 교오도에서는 유수의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다.
하지만 아이가와는 지금 현재 자사 제품에 흥미는 없었다. 오른손으
로 요오꼬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매끈매끈한 탄력적인 넓적다리였다.
다시 위로 올라간다. 젖은 따뜻한 부드러운 곳에 당도한다. 손가락
을 밀어넣는다. 요오꼬는 한숨을 쉬고 몸을 뒤로 젖힌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을 더욱 대폭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였다.
왼손으로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허리를 안고 있었고, 오른손으로 그
녀의 비밀스런 부분을 더듬고 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서 요오꼬의 호흡이 거칠어져 왔
다.
쾌감이 고조됨에 따라 요오꼬는 찰싹 양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자
따뜻한 과즙이 아이가와의 손에 넘친다. 요오꼬는 가볍게 무릎을 구부
렸다. 히프를 흔들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에서 도망치고 싶어 몸부림
치고 있는 것 같다.
"아아 느껴져. 아침엔 굉장히 느껴져."
쉰소리로 요오꼬가 속삭였다.
옆쪽에 쇼파가 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를 유도하여 그곳에 앉게 했
다. 팬티가 무릎까지 내려져 있기 때문에 요오꼬는 어색하게 움직였
다.
허물어지듯이 후꾸이 요오꼬는 쇼파에 앉았다.
굿션으로 몸이 탄력을 받은 모양이다. 요오꼬는 가볍게 양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 여세로 한쪽 구두가 벗겨졌다. 요오꼬의 기분을 암시
하는 것처럼 구두는 옆으로 누웠다.
다시금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요오꼬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손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좌우의 허벅지가 닫혀있다.
팬티가 요오꼬의 무릎까지 흘러내려져 있기 때문이다.
"벗어버려. 손을 놀릴 수가 없어."
"하지만, 이런 장소에서…… 누가 들어올꺼야, 틀림없이."
"염려없어.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쪽이 훨씬 위험해. 자, 빨리 즐
기고 빨리 끝내자고."
"하지만 난 몰라 이런……"
이럴 때 여자 이야기만 듣고 있으면 언제가 되어도 결말이 나지 않
는다.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한쪽 구두를 벗겼다. 팬티를 끌어 내렸다. 단
숨에 다리에서 벗겨냈다.
맨 다리가 드러났다.
가늘지는 않지만 발목이 잘생긴 멋진 다리였다. 무릎 아래부터는 탄
력지고 차가왔다. 하지만 스커트 안쪽은 따뜻하고 탄력적이다. 육과
기름이 도전해오는 것 같다. 매끈매끈한 허벅지 사이를 지나서 아이가
와는 깊숙한 곳에 당도했다.
풀숲이 있었다.
따뜻한 진창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삼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손가락이 빠져든다.
부드러운 촉촉한 육속에 파뭍힌다.
아이가와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요오꼬는 크게 양 다리를 벌렸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
라 쇼파에 앉은 채 뒤로 밀렸다.
쇼파의 탄력속으로 요오꼬는 엉덩이를 뭍는다.
그녀는 몸집이 큰 편은 아니다.
양 다리가 바닥에서 떠올랐다.
아이가와는 문득 생각이 나서, 요오꼬의 양 발목을 잡고 쇼파 위에
들어올린다.
한쪽씩 위로 올려놓는다.
요오꼬는 양 다리를 크게 벌리고 좌우의 발바닥으로 쇼파 양편의 가
장자리를 밟는 자세가 되었다.
엉덩이의 위치가 양 다리보다 낮다.
몸은 쇼파의 등에 기대고 있다.
그대로 아이가와는 애무를 계속했다. 진창의 상부의 진주를 손가락
으로 쓰다듬는다.
요오꼬는 점차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조금 얼굴을 옆으로 하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입으로부터 내뱉어질 듯한 신음소리를 억누르고 있었다.
요오꼬의 넚적다리에 덮여있는 스커트를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배 위
로 밀어붙혔다.
무릎을 구부리자 벌린 두 다리가 노출되었다.
창문으로부터 비친 햇살로 허벅지는 빛나 보였다. 있을 수도 없는
자세를 요오꼬는 취하고 있다. 쇼파 위에서 양 다리를 벌리고 소중하
곳을 햇살에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상반신은 단정히 옷을 입고 있다.
하반신만 벌거숭이가 되었다. 하지만 요오꼬는 자기의 모습을 의식할
여유도 없는 것 같았다.
얼굴을 찌푸리고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다. 입을 벌리기도 하고, 다
물기도 한다. 떨기 시작한다.
"지쳤어. 숨이 막힐 것 같아."
작은 소리로 호소한다. 처음으로 양 다리를 오무는 동작을 해보인
다.
후꾸이 요오꼬는 쾌락의 정상에 도달하려고 하고 있었다. 옆에 아이
가와 다이이찌로가 걸터앉아 있다.
자극이 강하게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아이가와는 손가락을 놀리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 놀림이 거칠어질 때가 있다.
하물며 요오꼬는 조금전에 아침의 섹스를 즐긴다고 중얼거리고 있었
다. 조용히 공손히 귀여워 해 주어야지.
"아아, 이제…… 못견디겠어, 난."
다시 한 번 소근거리듯 요오꼬는 호소한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
작한다.
마지막 행위에 들어가고 싶은 모양이다. 중역응접실이라는 장소에서
오는 초조함도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참아, 조금만 더."
아이가와는 속삭였다. 애무를 계속한다.
초조한 마음은 같다.
빨리 요오꼬를 껴안고 싶다.
위험한 놀이를 급히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오꼬의 몸을 바라보는 환희가 아직 아이가와를 붙잡고 있
었다. 양 발을 벌려 세우고 요오꼬는 쇼파에 앉아있다. 스커트가 걷어
올려져 하반신이 노출되어 있었다.
넓적다리랑 허벅지를 햇살이 비추고 있다.
풀숲이랑 비밀의 연한 육질이 또렷히 보인다.
연한 육질은 아이가와의 손가락에 어루만져저 떨기도 하고 약간 비
틀리기도 했다.
요오꼬의 얼굴은 귀엽다. 아이가와가 더듬고 있는 부분도 사랑스러
운 모양을 하고 있었다. 욕망대로 요오꼬의 몸으로 침입하면 가당치도
않는 자세를 천천히 구경할 수 없게 된다. 그 부분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와는 우물우물하고 있었다.
껴안고 싶은 욕망과 바라보고 싶은 욕망의 쌍곡선 속에 있는 것이
다.
땀이 나기 시작한다.
죠깅 따위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이 되어있다.
앗, 앗, 하고 요오꼬가 소리를 냈다.
얼굴을 찌푸리고 몸을 떤다.
아이가와의 손을 누른다.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왜 그래, 억제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 보니 굉
장히 예뻐."
요오꼬는 애가 타듯이 고개를 젓는다.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 손의 애무만으로 정상에 도달해도 감명이 약
하다. 남성을 몸속에 받아 넣어서 도달한 정상이 아니면 아쉬움이 남
는다는 표정이다.
"서둘지 마, 아직 염려없어. 대담해지자. 이럴 때는 대담하지 않으
면……"
요오꼬가 누르고 있는 손을, 아이가와는 또 그녀의 소중한 곳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요오꼬가 손을 내밀었다. 츄리닝 팬츠 앞을 더듬는다.
남성을 손가락으로 움켜쥔다.
츄리닝 팬츠의 천은 얇다. 손가락의 감촉이 생생히 와 닿는다.
요오꼬는 상체를 일으켰다.
초조한 듯히 양손으로 아이가와의 츄리닝 팬츠를 벗기려든다.
브리프와 함께 끌어내리려고 한다. 아이가와는 일어서서 발 아래까
지 츄리닝 팬츠와 브리프를 내렸다. 힘이 충만한 남성이 요오꼬 눈 앞
에 돌출되어 있다.
음란한 키스를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요오꼬를 뒤로 돌려 침입할
작정이었다. 친천히 즐길 시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요오꼬는 남성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갑자기 입에 넣었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쇼파 위에 요오꼬는 꿇어앉아 있었다.
쾌락에 잠겨서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지런히 요오꼬는 머리를 움직였다.
쇼파에 꿇어 앉아서 아이가와의 남성을 입에 넣고 있다.
아이가와는 우뚝 서 있었다. 요오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 표
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요오꼬의 입이 뾰죽 나와 있다.
볼은 부풀어 있었다.
눈을 뜨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움직이기도 하고, 혀를 놀리기도 한다.
요오꼬는 전문대를 나온지 아직 2년째다. 섹스의 경험은 그렇게 풍
부하지는 않다. 키스의 기교도 능숙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열심이었다.
곁눈도 팔지 않고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동작이 황급하다.
때로는 강하게 흡입한다.
아이가와의 몸 속에 활력을 빨아 삼키려는 것 같았다.
쾌감이 밀려왔다. 벽에 걸린 수채화가 희미하게 눈에 비쳐온다. 아
프도록 남성에 힘이 충만하다.
"고마워, 이제 참을 수 없다. 뒤로 돌아 줘."
요오꼬의 머리를 누르며 아이가와가 속삭였다.
요오꼬는 뒤로 돌았다. 쇼파의 등받이를 붙잡고 무릎을 짚었다.
스커트가 흘러내려 요오꼬의 엉덩이랑 넓적다리를 가렸다. 아이가와
는 한손으로 그것을 걷어 올리고 굳게 닫힌 흰 엉덩이 모양을 바라본
다.
위치를 더듬고, 천천히 요오꼬의 속으로 들어갔다.
얼굴을 쳐들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요오꼬는 맞이해 들인다. 안정
되자 고개를 떨구었다. 쇼파의 등받이에 매달려서 꾹 소리를 억누르고
있다.
요오꼬의 몸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는 않았다.
아이가와의 남성을 조이는 쾌감이 지나칠 정도였다.
아이가와는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따뜻한 조금 묵직한 압력을 밀치며 나아갔다 물러왔다 하는 감각이
있었다.
요오꼬 쪽은 황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쇼파 등받이에 매달려 바쁘게 전후로 몸을 요동한다.
조금 전 키스의 봉사를 했을 때와 같은 부지런한 동작이었다.
아, 아, 하는 소리가 요오꼬의 입에서 나온다.
일각이라도 빨리 쾌락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덩달아 아이가와도 쾌락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려 한다.
아이가와는 동작을 중지했다. 요오꼬 뒷모습을 팔짱을 끼고 내려다
보는 자세가 되었다.
요오꼬의 둥글고 단단한 엉덩이가 쿵쿵 아이가와의 하복부를 쳤다.
엉덩이가 부닥치고 떨어져 갈 때마다 아이가와의 남성 뿌리 부근이 보
였다 안보였다 한다. 유압식 펌프를 보고 있는 기분이 된다.
남자와 여자의 결합 바로 그것이다.
애정이라든가, 동정이라든가, 상냥함이라든가, 사람의 아름다운 성
질의 정체는 이 펌프가 아닐까, 하고 아니가와는 생각했다.
자신의 신체가 기계인 듯한 생각이 든다. 섹스의 행위가 일종의 물
리작용이기 때문에 사람은 각자 아름다운 꿈을 꾸는지도 몰랐다.
요오꼬가 쇼파의 등받이를 움켜쥔다.
몸의 동작을 멈추고 요오꼬는 참고 있다.
흰 엉덩이가 오물어들었다.
시트를 악물고 있다.
먼 피리소리 같은 소리가 새어 나온다.
쾌락의 파도가 아이가와의 몸 속에서 밀려 나갔다. 요오꼬의 뒷모습
이 희미해진다.
파도가 아이가와를 삼켰다. 황금새의 비말이 시계에 튀었다. 이를
악물고 그는 요오꼬 등에 넘어져 갔다.
강렬한 쾌락의 시간은 끝났다. 하지만 여운을 맛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아이가와는 요오꼬의 몸에서 떨어졌다. 급히 몸차림을 한다.
요오꼬는 팬티스타킹을 끌어 안고 맨발에 구두를 신었다. 뜀박질로
응접실을 빠져 나갔다. 화장실에 갔을 것이다.
아이가와도 응접실을 나왔다.
복도를 지나서 정원에 내려갔다.
벤치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니 몸은 곧 평상시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사옥의 옆에서 가볍게 체조를 했다. 근면한 사원이 한 사람 두 사람
출근하고 있다. 츄리닝 셔츠를 입은 아이가와에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하고 그들은 사옥 속으로 사라져 갔다.
모두 굳은 얼굴로 출근하고 있다. 긴장과 피로가 뒤섞인 표정이다.
체조를 하고 있는 아이가와가 조금 전까지 요오꼬의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즐기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사 내에서의 정사의 기쁨은 모두를 앞지르고 있다는 기쁨이기도 했
다.
아이가와는 사옥 옆에서 밖으로 나갔다. 부근의 보도를 가볍게 죠깅
했다.
V산업은 교오도의 시다쿄오구에 있다. 시네의 서남부, 도오가이도오
선과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곳에 본사 건물이 있었다.
이 부근의 앞길에는 빌딩이 즐비하다.
하지만 뒷편에는 낡고 작은 집들이 꽉 들어차 있다. 길의 폭도 좁
다. 군데 군데 있는 흰 벽으로 된 저택들은 날강도에 떨고 있던 시대
그대로 무거운 문을 닫고 있다.
천미터 쯤 달리면 히가시대라에 도달한다. 광대한 부지와 오층탑을
가진 유명한 사원이다. 경내에 들어갈 여유는 없다. 아이가와는 그곳
에서 다시 회사쪽으로 돌아갔다.
벌써 9시 10분 전이었다.
많은 사원이 출근하여 회사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중역 응접실에서 요오꼬와 서로 껴안고 있을 때의 정적이 거짓처럼
생각이 되었다.
탈의실에서 아이가와는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영업1과의 오피스에
출근했다. 과장 이하 거의 전원이 출근해 있었다.
모두에게 인사하고 아이가와는 자리에 앉았다.
아침에 섹스를 끝낸 기분은 상쾌하다.
탐욕스러운 눈을 하지 않고 여사원을 바라볼 수 있다. 성인군자가
된 기분이다.
9시가 되었다. 평소와 같은 다망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전화벨 소리
랑 상담소리 속에서 아이가와는 분투하고 있었다.
데스크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직통 전화였다.
수화기를 들고 아이가와는 응답했다. 상대는 거래처가 아니다.
교오도역의 철도 공안실이라고 한다.
무슨 용문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이가와는 저쪽 목소리를 기다렸
다.
"아이가와씨입니까? 댁의 회사에 마에다라는 사람이 있지요? 그렇
지, 마에다 마사히꼬, 댁과 동기생이라는군요."
철도 공안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얕잡아 보는 듯한 말투
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틀림없이 우리 회사 사원입니다. 나와 동기생입
니다. 상품개발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아이가와가 대답했다. 공안원의 태도가 어딘지 무례하기 때문에 화
가 난다.
공안원이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 사람 골치 아픈 사람입니다.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 하다 체포
됐습니다."
"뭐요, 마에다가 무엇을 했다고요?"
놀라서 아이가와가 되물었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상품개발실에 근무하는 디자이너다. 예술가 기질
로 색다른 면도 있지만 성실한 사나이다.
체포될만한 나쁜 짓을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니 말했잖아요. 치한행위를 한 것이지요. 여자 몸에 이상한 짓
을 했단 말이오. 그래서 공안관실에 붙잡혀 왔습니다."
"여자 몸에 이상한 짓…… 설마, 그 친구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요."
말 같잖은 이야기다. 아이가와는 웃기 시작했다.
일이 일이라 마에다는 여성과의 접촉이 많다. 모델을 벌거벗기기도
하고 내의를 입히기도 한다.
보통의 남자와는 여자 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다. 여자의 나체에
식상해 있다.
그 마에다가 전차 안에서 여자에게 장난을 할 리가 없었다. 저쪽에
서 가까이 와도 도망을 갈 정도일 것이다.
그런 내용을 아이가와는 전화로 말해 주었다. 정색을 하며 대화할
기분이 되지 않는다. 철도 공안관은 참 한가한 사람들인 모양이다.
"그럴 리가 없다지만 실제로 여자에게 이상한 짓을 했단 말이요. 여
봐요, 농담하려고 이런 전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요?"
"믿을 수 없는데. 첫째 어째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한
거요?"
"범인의 희망이지요. 당신에게 신원을 확인해 보라는 겁니다. 상사
나 인사부에 알려지면 재미없다는 거지요. 당신이라면 이해해 줄 것이
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에 일부러 이렇게 전화하고 있는 거요."
공안관은 기분이 언짢아진 모양이다.
"교오도역에 오시오."
경위를 잘 설명한 후 마에다의 신병을 인계하겠다고 한다. 당신이
그것을 거절한다면 사장이나 전무에게 이야기하겠다, 어떻게 할거요
하는 식의 무뚝뚝한 말투로 공안관은 다그쳤다. 아이가와도 점점 걱정
이 되었다.
"기다려 주십시오. 필요하다면 교오도역에 가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마에다와 대화를 하고 싶은데요. 거기 있습니까?"
그렇게 말하자 전화의 상대가 바뀌었다.
"여보세요."
풀이 죽은 목소리가 들린다. 틀림없이 마에다 마사히꼬다.
"마에다니? 어떻게 된거야 자네……"
"미안, 실수야. 함정에 빠져버렸어. 암만해도 그런 것 같애."
"만졌니 너, 여자를?"
"그렇게 되었어. 이상하게 그렇게 되어버렸어. 미안, 곧 와줘. 사정
은 나중에 설명하겠어. 누군가가 인수해 주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수
없게 되었어."
분명히 마에다는 궁지에 몰려 있다. 구출하러 가야 한다.
"알았어. 곧 가마."
약속하고 아이가와는 전화를 끊었다.
거래처 순방의 예정을 일부 변경해서 수배를 해놓고 아이가와는 밖
으로 나갔다.
택시를 잡았다. 교오도역으로 달려갔다.
참 기묘한 세상이다.
여자의 나체에 식상해 있을 터인 마에다가 치한행위로 붙잡혔다.
어쩌면 마에다는 내의 디자인의 아이디어 탐색에 열중한 나머지 자
기도 모르게 여자 몸에 손을 댄 것이 아닐까.
얼마 후 교오도역에 도착했다.
교오도역의 구내에 공안관실은 있었다. 아이가와는 안으로 들어갔
다. 공안관이 두 사람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
옆쪽 쇼파에 마에다 마사히꼬가 있다.
한심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중키의 혈색 좋은 남자지만 오늘은 풀이 죽어 있다.
부석부석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쇼크가 꽤 컸던 모양이다.
"어떻게 된거야? 묘한 사건에 말려들었구만."
아이가와는 마에다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힘없는 소리로 마에다는 대답했다.
"간밤에 제조부 친구들과 철야 마작을 했어. 끝난 것이 아침 4시가
지났을 때였어. 정말 졸려 죽을 지경이었어."
전차 안에서도 멍하니 서 있었을 뿐이었다고 마에다는 설명했다.
시가껭의 모리야마에서 그는 전철로 교오도에 통근하고 있다. 아침
의 러시아워에는 좌석은 없다. 문짝 옆에서 유리창 바깥의 경치를 보
며 서 있었다. 차내는 만원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마에다는 여자의 몸에 손이 가 있었다.
"수면부족으로 될대로 되라는 기분이 되어 여자 몸을 만졌다고 말하
고 있어요. 그랬지 마에다, 수면부족으로 녹초가 되어 자제심이 없었
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40세 정도의 공안관이 말을 해왔다.
마에다 마사히꼬를 완전히 얕보고 있는 태도다.
내의 디자이너라는 그의 직업에 대해서 편견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나에게도 있어요. 극도로 피곤해 있을 때는 자제심이 없
어진 상태가 되기 쉽잖소. 앞 뒤 분별력도 없어져 예쁜 여자가 가까이
있으면 그만 손이……"
아이가와는 마에다를 변호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본심인 것이다.
만원 전차 속에서 남자는 언제 치한으로 변할지 모른다. 치한행위를
해서 지위를 잃게 되는 남자를 마음으로부터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래요, 과연 내의메이커의 사원이구만. 치한에 대해서 굉장히 동
정적이구만."
젊은 쪽의 공안관이 비웃었다.
"치한이 아니야. 나는 함정에 빠졌을 뿐이야. 어느 사이인지 여자
몸을 만지고 있었어. 저쪽에서 접근해 와서 수작을 걸었단 말이오."
마에다가 소리쳤다.
사실이 아닌 죄를 뒤집어 쓰게 된 자의 비통한 절규였다.
"아직도 그따위 소리를 하고 있어. 이봐 여자에게 이상한 짓 했다는
조서에 싸인했잖아. 뒤집을 셈인가?"
"이런 이야기로 다투어도 소용없겠어. 싸인은 했지. 하지만 범행을
인정하지는 않았어. 내쪽에서 그 여자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야. 절대
로 아니지."
"적당히 해두라고, 개전이 정이 없으면 정말로 형무소에 보내줄까.
이대로 경찰서에 갈까. 어떻게 하겠어?"
"저어, 화내지 마시오. 마에다 녀석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이왕
이렇게 인수하러 왔으니 돌아가게 해 주시죠."
아이가와는 대립하고 있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마에다에게 눈짓해서 돌아갈 차비를 시켰다. 신병인수증에 주소 성
명을 써넣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마에다도 두 번 다시 바보스러운 짓 안할 겁니
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이가와는 공안실을 나왔다. 마에다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미안, 바쁜 시간에 이런 일로 수고를 끼쳐서."
역을 나와서 마에다는 미안해했다.
분하고 신경이 날카로와진 말투였다.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역전에서 지하도로 통하는 계단을 두 사람은 내려갔다. 지하철이 개
통되어 지하상가가 생겨 있었다.
새로운 지하상가에서는 화사한 부티크랑 레스토랑, 다방 등이 즐비
하다.
현대식으로 밝게 도시개발이 되어 있었다.
고급양복점, 식품점에 약간의 옛 정취가 남아 있다.
다방에 두 사람은 들어갔다. 모퉁이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 앉
았다. 커피를 주문했다.
"함정에 빠졌다고 너 아까 이야기했지. 멋적어서 한 소리가 아닐테
지. 무엇이 있었는지 설명해 봐."
아이가와가 말문을 열었다. 커피의 향기와 찻잔 부딛히는 소리가 주
방에서 보란 듯이 맑게 들려온다.
"보통 때처럼 모리야마에서 전차를 탔지. 차량은 만원이었어. 아까
말한 것처럼 철야한 뒤여서 멍하니 서 있었지."
모리야마에서 교오도역까지 약 30분이 걸린다.
통근 러시아워 때로 차내는 거의 만원이었다. 마에다는 출입구 옆에
서 있었다. 수면부족으로 피로해서 멍한 상태였다. 자기 다리로 서 있
다기 보다는 주위의 사람 울타리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고 있었다.
승차하고 10분 정도 지나서 이상한 느낌에 정신을 차렸다.
오른쪽에서 찰싹 몸을 밀착시켜오는 여자가 있다.
여자는 마에다에게 정면을 보이고 있었다.
마에다의 오른팔을 좌우의 유방으로 껴안는 자세였다.
마에다의 오른쪽 넓적다리를 여자의 좌우 허벅지가 꽉 조이고 있다.
여자는 지긋이 마에다의 옆얼굴을 보고 있다.
렌즈에 갈색이 든 팻션그라스를 끼고 있다. 살결을 희다. 중키에 알
맞은 몸매의 아직 젊은 여자다.
코의 모양도 입술의 모양도 잘 생겼다.
팻션그라스 때문에 얼굴 모양을 확실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쁜
여자란 것은 분명하다.
곁눈으로 마에다는 여자의 얼굴을 살폈다. 분명 여자는 의식적으로
몸을 밀착시키고 있다.
바람끼가 있는 것 같다.
본 적이 없는 여자다.
어디까지 갈까. 교오도역까지 함께라면 전차를 내려서 말을 걸어볼
까 하고 마에다는 생각했다.
아직 졸렸다.
하지만 다음에 마에다는 충격을 받았다.
자연히 내려져 있는 그의 오른손에 전차가 흔들리는 순간에 촉촉하
고 관능적인 압력이 있었다.
여자가 하복부를 밀착해 온 것이다.
그것도 여체의 가장 민감한 장소로 마에다의 손등을 압박하는 자세
였다.
마에다는 만사에 신중한 성미다. 전차 안에서 살짝 더듬어야 할 정
도로 여자의 육체에 부자유한 것도 아니다.
평소라면 차려 놓은 밥상일지라도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졸리고 피로에 지쳐 있었다.
치한 같은 짓을 해서 만약에 소동이라도 벌어지면 꼴불견일 뿐 아니
라 승진에도 지장이 있다.
하지만 마에다는 철야 마작을 한 뒤였다. 졸리고 피로에 지쳐 있었
다. 의지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성가신 상태다. 피로하고 신경이 흥
분하여 성적충동을 받기 쉬운 상태이기도 했다.
그는 손을 움직였다.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플리츠스커트 위에서 여자의 허벅지를 만졌다.
여자는 옅은 자색의 블라우스 슈츠를 입고 있다.
일견 원피스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투피스임을 알게 되는 복장
이다. 차분하고 품위 있는 옷차림이다.
여자의 옷감은 부드러웠다.
허벅지의 탄력과 체온을 잘 알 수 있다.
전차의 흔들림에 편승하는 체 하며 여자는 마에다의 오른쪽에서 정
면으로 몸을 이동시켜 왔다.
두 사람은 마주하여 서게 되었다.
여자의 좌반신과 마에다의 우반신이 밀착되었다.
스커트의 위에서 마에다는 여자의 두 개의 허벅지가 하나로 합쳐진
곳으로 손을 가지고 갔다. 여자의 비밀스런 곳에 착 겹쳐졌다.
다음 순간 마에다는 숨을 삼켰다. 여자의 허벅지에 직접 그의 손가
락이 닿았던 것이다.
스커트 옆의 파스너가 열려 있다.
남자의 바지처럼 긴 파스너가 그 스커트에 붙어 있었다.
그곳으로 마에다의 손은 안으로 미끌어져 들어간 것이다.
끌려 들어갔다고 해도 좋았다.
여자는 팬티스타킹을 입지 않았다. 가터가 달린 스타킹을 입고 있
다.
허벅지와 몸체가 이어진 사선에 마에다의 손가락이 닿은 것이다.
미끈미끈하고 따뜻한 살결의 감촉에 마에다는 떨었다.
여자는 역시 팬티만은 입고 있었다. 비단인지 무언지 팃슈페이퍼처
럼 얇은 천이다.
풀숲이 천을 들어올리고 있다.
그 감촉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왔다.
마에다는 팬티를 끌어내렸다.
여자는 마에다의 오른쪽 가슴에 얼굴을 뭍고 꼼짝도 않는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주간지를 읽거나 창 밖을 바라보거나 하고 있다. 사람 울타리 속은
보이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팬티를 내리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애를 태우고 있는데 팬티가 밑으로 내려갔다.
여자가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어서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왼손으로 마에다는 옆의 금속 지주를 붙잡았다. 오른손으로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풀숲에 손가락이 닿는다. 그 밑에 내려가니 따뜻하고 촉촉한 골짜기
가 있었다.
가볍게 상하로 만지작거린다.
여자가 허리를 비트는 기색을 보였다. 더욱 더 여자는 얼굴을 마에
다의 오른쪽 가슴에 밀어붙인다.
한숨을 쉬었다.
여자가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의 느낌이 차갑고 오히
려 자극적이었다.
마에다는 중간 손가락으로 여자를 애무하고 있었다. 약간 위로 끌어
올려보니 둥글고 단단한 돌기가 있었다.
손끝으로 가볍게 자극했다. 넘치고 있는 과즙을 단단한 돌기에 발라
문질렀다.
여자는 꾹 참고 있다.
희미한 머리카락의 냄새와 화장품의 향내가 점점 짙어온다.
비틀거리며 마에다의 몸에 매달린다. 쾌락의 격렬함을 전달하려는
듯이 마에다의 팔을 꽉 잡고 손톱을 세웠다.
전차가 정지했다. 오오즈에 도착한 것이다. 사람의 출입이 끝날 때
까지 마에다는 애무를 중단하고 있었다.
여자는 한층 마에다에 밀착해 온다.
사람의 이동에 휘말려서 마에다에서 떨어져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문이 닫혔다.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다리기에 겨워 마에다는 곧 여자의 몸을 만지작거려 갔다.
터널에 전차는 들어갔다.
창 밖이 어두워졌다. 아침인데도 밤처럼 풍경이 되었다.
마에다 마사히꼬는 힘이 났다.
한층 미묘하게 손가락으로 애무를 계속한다.
여자는 허리를 꿈틀거렸다.
가볍게 무릎을 굽혔다가 엉덩이를 후퇴시켰다 한다.
쾌락을 참고 있다.
만원 전차 안에서 쾌락의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지 어떤지, 주위 사
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끝마칠 수 있을지 어떨지, 생각을 정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이를 악물고 여자는 평정한 체 하려고 하고 있다.
다음에 마에다는 하복부 부근에 따뜻한 쾌감을 자각했다. 여자가 만
지작거리고 있다. 단단해진 남성을 바지 위에서 자극해 왔다. 최초는
손바닥으로 다음에는 손가락으로 잡으려 한다.
그렇기는 하나 바지의 파스너를 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담하고 적극적인 손놀림이다.
마에다는 전신이 화끈해 온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살다보니 이런 행운도 있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는 노골적으로 섹스를 요구하고 있다.
교오도에 도착하면 전차에서 끌어내려서라도 함께 호텔에 가야지 하
고 그는 생각했다.
여자는 마침내 피로한 듯 숨을 몰아쉰다.
스커트 속의 마에다의 오른손을 눌렀다. 쾌락에 견딜 수 없게 된 것
같다.
소리를 내거나, 헐떡이거나 하면 주위 사람이 알아차리고 만다.
마에다는 여자 몸의 비밀장소에 대고 있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
었다.
중지가 아니고, 인지로 여자의 민감한 진주를 포착했다.
엄지를 여자의 배에 대었다.
배꼽 아래 수 센티의 배의 가장 전면에 나온 부분에 엄지 끝이 자리
잡는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하의 디자이너의 본능 같은 것이었다. 여체의 가장 민감한 돌기와
배의 정점과의 거리를 쟀다.
엄지와 인지가 어느 정도의 각도로 퍼졌는지 마에다는 별 생각 없이
기억하게 되었다.
전차는 터널을 나왔다. 조금 달려서 야마시나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손을 떼고 사람들의 출입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또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뒤 히가시야마 터널에 들어갔
다.
이 터널은 길다.
듬뿍 즐길 수 있겠지. 다시 마에다는 여체를 만지러 간다.
마에다는 여체의 민감한 진주알을 중지로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
다.
풀숲에 손등이 닿았다.
부드러운 풀숲이 알맞게 나있다.
진주의 아래쪽으로 손가락을 밀어서 도톰한 과육을 만졌다.
틀림없이, 껴안아보는 맛은 일품일 것이다.
모든 것이 여자답고, 상냥하고 풍요하다. 중키에 알맞은 몸매로 보
이지만 아마 옷을 입으면 오히려 수척해 보이는 타입일 것이다. 옷을
벗기면 기복이 뚜렷한 멋있는 나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이제 만지러 오지 않는다.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겠지. 마에다가 보내준 쾌락에 필사적으로 견
디고 있을 뿐이다.
터널을 나가기 전에 이 여자를 정상으로 보내주고 싶다. 마에다는
그렇게 생각했다. 모든 주의를 손 끝에 집중시킨다.
그 때, 옆에 있던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너 적당히 그만두지 못해. 이 여자가 난처해 하고 있지 않은가."
깜짝 놀라서 마에다는 애무를 중지했다.
남자는 마에다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갑자기 마에다의 오른 손목을 붙잡았다.
비틀어 올린다. 관절에 통증이 온다.
합기도인지 무언지의 유단자인 모양이다. 마에다는 비명을 지르려다
겨우 참았다.
"무엇 하는 거야. 웬 참견이야."
마에다는 남자에게 항의했다.
통근 전차 안에서 여자의 몸을 만졌다.
잘한 짓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여자가 그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애무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다른 누구에게 폐를 끼친 것도 아니다. 옆에서 참견하다니 주제넘다
할 것이다.
"뭐 참견? 나는 경비회사에 있는 사람이다. 치한을 보고 가만있을
수 없어. 같이 가지."
"뭐가 치한이야. 우리는 합의하여 놀고 있었어. 내버려 둬. 무엇이
경비회사야. 건방진 소리 마."
마에다는 남과 다툰 일은 거의 없다. 얌전한 남자다.
하지만 이때는 소리가 거세졌다.
필사적이었다.
경찰에 끌려가 신문기사가 되거나 하면 모두 끝장이다.
교오도에 도착하면 참견꾼에게 박치기라도 먹이고 도망가려고 생각
했다.
참견꾼은 딱 벌어진 체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은 40대 중반 정도였다.
발은 그다지 빠르지 않을 것이다.
맘먹고 달리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마에다는 생각했다.
"합의라고? 잘도 돌리는군. 이 여자는 꼼짝않고 참고만 있었어. 부
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어."
"아는 척 말하지 마. 그런거 당사자가 아닌데 어떻게 안다는 거요.
당신 혼자 지껄이고 있잖아. 이 사람은 별로 화내고 있지 않은데."
마에다는 문제의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
여자는 등을 돌리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팻션그라스가 방해가 되어 표정은 잘 알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이 귀를 곤두세워 마에다와 참견꾼의 입씨름을 듣고 있
다.
부끄러워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여자가 한마디 변호해 주면 사태가 호전될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돌아보려고도 않는다.
그녀의 입장으로는 당연하겠지.
"똥뀐 놈이 되레 큰소리라더니. 좋다, 갈 곳에 가서 이야기하기로
하지. 당신도 함께 와서 피해 계출을 하시오."
사나이는 선그라스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뭣이 피해자야. 이 여자 좋아하고 있었어."
마에다는 혼자 냉소했다.
하지만, 웃음이 얼어붙었다. 이쪽에 등을 돌린 채, 여자가 고개를
끄떡한다.
"농담마 야. 너 이렇게 나오기야? 너 혼자 착한 체 할 셈인가. 말이
나 되는 소리야."
차내가 밝아졌다. 아침의 눈부신 햇살이 창으로 비쳐왔다.
전부들 귀가 쫑긋해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허리를 쭉 편 느낌이었
다.
곧 교오도에 도착한다. 하찮은 치한소동 같은 것 잊어버리고 직장으
로 달려가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치한행위에의 유혹을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본 일이 없다는 얼굴들
뿐이다.
참견꾼은 아직 마에다의 오른손을 붙잡고 있었다. 뿌리치려고 했지
만 안된다.
이윽고 전차는 교오도역에 도착했다.
참견꾼은 마에다 마사히꼬의 오른 손목을 잡은 채 홈에 내려섰다.
엄청난 힘이다.
저항하면 또 비틀어 올릴 것이다.
경비회사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회사는 틀림없이 무술에 능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용할 것이
다.
"자아, 가지. 얌전하게 따라와. 당신도 가야해요."
참견꾼은 마에다와 팻션그라스의 여자와 두 사람에게 말을 했다.
세 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여자는 얼굴을 외면하고 있다.
기가 막힌다.
둘이서 남몰래 즐긴 것을 잊은 채, 마에다만을 함정에 몰아넣으려
한다.
"당신, 피해계 낼 생각은 없겠지. 증언만 해 줘, 합의하에 놀았다
고. 부탁이야. 당신의 증언이 없으면 난 정말 치한이 돼."
거의 필사적으로 마에다는 여자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여자는 대답이 없다.
얼굴을 외면한 채, 냉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에다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이 여자,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거야?
"뭐든 말 좀 해봐. 자기도 재미 보았잖나. 나 몰라 할 셈인가. 이
참견꾼에게 누명을 쓰고 있는데."
"무엇이 누명이야. 부지런히 장난하고 있었던 주제에. 내가 이 눈으
로 똑똑히 보았어."
참견꾼이 소리쳤다.
마에다가 상습적인 치한이라고 아주 단정하고 있는 투다.
참 골치 아픈 남자다.
빗나간 정의한처럼 성가신 인간은 이 세상에는 없다.
세 사람은 개찰구를 지났다. 참견꾼은 표였지만 마에다와 여자는 통
근패스를 가지고 있었다.
공안실 앞에 왔다.
마에다의 오른손을 잡은 채, 참견꾼은 문을 열었다.
"치한을 붙잡았어요. 나는 P경비보장의 아마시다라는 사람입니다.
자아, 들어와."
참견꾼은 실내를 향하여 말을 했다. 마에다를 끌어넣으려 한다.
"난 가야해요. 바쁘니까."
여자가 몸을 휙 돌렸다. 가볍게 뛰며 역사 밖으로 나간다. 몸이 날
렵하다.
"저, 저런. 피해계도 내지 않고……"
참견꾼은 당황하여 뒤를 쫒았다.
혼잡한 틈을 타서 마에다는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젊은 공안원에게 팔을 붙잡혀 실내에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아니요, 치한이 아니란 말이요. 전차안에서 우연히 여자와 밀착해
버린거요. 참말입니다. 그것을 저 남자가 지나친 해석을 해서."
열심히 마에다는 설명했다. 하지만 여자가 없기 때문에 그런 설명은
통하지 않는다.
"빌어먹을. 저 여자 택시를 타고 가버렸어. 모두 귀찮다고 쉬쉬하고
있어, 치한이 끊일 줄 몰라."
경비회사의 야마시다가 조금 뒤 중얼중얼하며 공안실에 돌아왔다.
"그것 봐. 저 여자는 피해계를 내지 않았어. 알았나. 나는 돌아가겠
어. 당신 야마시다라고 했지. 반드시 인사는 돌려줄테니."
마에다는 고함치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기다려요. 일단 사정을 들어봅시다."
중년의 공안관이 불러세웠다.
"사정을 듣다니, 뭘 말입니까? 나에게 죄가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는
데 직권을 함부로 쓰면 인권침해로 고소하겠어요."
마에다는 철도 공안관에게 대들었다.
팻션그라스의 여자는 피해계를 내지 않고 사라졌다.
즉 피해의식이 없었다는 것이 된다.
만원 전차 안에서 마에다에게 밀착하여 오히려 즐기고 있었던 것이
다.
합의하에서라는 마에다의 주장은 성립된다.
강제 외설이라든지, 피해방지조례 위반 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공안관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이유는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 이상 구속되어야 하는가.
"당신은 조금 전의 여자의 몸을 만졌다는 것은 인정했지. 저쪽이 받
아들였다. 분명히 당신은 만졌다, 그렇지?"
중년의 공안관은 교활하게 다짐을 했다.
마지못해 마에다는 끄덕였다.
공안관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전차 안에서 여자 몸을 만졌다면 공연 외설죄의 혐의가 있군. 일단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겠어."
중년의 공안관이 말했다.
그렇지 그렇지 하고 참견꾼인 야마시다가 환성을 올렸다.
"그럼 먼저 당신부터 이야기 해보시오. 유일한 증인이니까."
중년의 공안관이 책상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야마시다는 그곳에 앉았다.
빌어먹을. 마에다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스커트 안에서 여자 몸을 만졌다. 여자가 스커트의 파스너를 열고
유도한 것이다. 무엇이 공연 외설이야. 사람 울타리 안에서의 은밀한
놀이에 불과했다.
" 그 참 심했어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소. 처음에는 나도 못
본 체 하려 했지만."
야마시다가 과장된 어투로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노기로 마에다는 눈앞이 어두워졌다.
옆 테이블의 재떨이를 집어서 야마시다의 머리를 후려치고 싶은 충
동이 지나친다.
하지만 철도 공안실은 경찰에 필적할 권력의 자리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야단스럽게 된다. 경거망동은 할 수 없다.
"이렇게 되어, 더 이상 볼 수 없어 이 남자의 손목을 붙잡은 것입니
다. 그리고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지요. 공연 외설죄도 좋지요. 엄벌
하는 쪽이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뭐야, 이 새끼. 스커트 안에서 살짝한 것이 뭣이 공연 외설이야.
정의의 사도 같은 상판을 짓고 있군. 자신도 하고 싶었으면서. 대체
네 자신이 욕구불만이라서 이렇게 법석을 떠는 것이지."
마에다는 야마시다를 퍼부었다.
야마시다도 고함을 지른다. 공안관실은 일시 약간의 수라장이 되었
다.
증언을 끝내고 야마시다는 가버렸다.
그 후에 마에다가 사정 청취를 받았다.
여자로부터 피해계가 없었기 때문에 겨우 마에다는 경찰행을 벗어났
다.
그리고 마에다는 회사의 동기생인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아이가와하고는 곧 연락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아이가와가 없었다면 상품개발실의 동료나 상사에게 신병 인수를 부
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분명히 부자연한 이야기구나. 여자가 자네를 유혹해 왔다.
옆에 참견꾼 경비회사의 남자가 있었다…… 이야기가 너무 짜여있어."
동기생인 마에다 마사히꼬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와는 고개를 갸우
뚱했다.
만원 전차 안에서 남자에게 애무 받고 싶은 충동을 여자가 느끼는
것은 있을 법 하다. 하지만 마에다를 유혹한 여자는 처음부터 스커트
의 파스너를 내리고 마에다의 손을 스커트 안에 이끌어 넣었다고 한
다. 더구나 팬티스타킹 같은 내의는 입고 있지 않았다.
너무나 적극적이다.
병적인 느낌마저 든다.
문득 욕망이 생겼다고 하기에는 용의주도한 점이 있다.
전차 안에서 팬티를 끌어내리고 남자의 손가락을 맞아 넣었다는 것
은 돌발적으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옆에 경비회사의 남자가 있었다.
의도적으로 여자는 마에다를 유혹한 것이다.
야마시다라는 경비회사의 사나이와 팻션그라스의 여자가 한패가 되
어 마에다를 치한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닐까?
"여자가 피해계를 내지 않고 도망갔다.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이상한
데. 공안실 옆에가지 왔으면서 사라지다니."
"그러니 말이다. 피해를 받았다는 생각이 없으면, 나를 변호해 주는
것이 보통이지. 무리하게 만진 것이 아니라고 말이지. 하지만 그 여자
도망가 버렸어."
"부끄러웠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렇다고 하면 공안실까지 따라온
것이 이상한데. 계출을 하면 주소 성명을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싫어
서 도망간 것이 어닐까?"
"공안실까지 가면 좌우간 사건은 성립한다. 그래놓고 도망갔다. 처
음부터 그런 계획이었을지 모르겠는데?"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야기 하는 동안에 상황이 좁혀 들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연스럽다.
수상한 남자와 여자가 마에다를 역시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나를…… 이상한 놈들이다. 무슨 원한이 있을
까?"
"짚히는 것이 없어? 자네, 이를테면 남의 부인을 슬쩍했다든가."
"설마. 자네라면 몰라도.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데. 함정이라고 한
다면 사람을 잘못 본 것일거야."
그러나 공안실에서 마에다가 주소 성명을 말했을 때 야마시다는 아
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을 잘못 보았다면, 그 때 동요가 있었을 것이다.
역시 처음부터 마에다를 노렸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P경비보장의 야마시다라고 했지. 한 번 붙잡아서 이유를 물어보
자."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일어섰다. 카운터에서 전화번호부를 빌려왔
다.
P경비보장을 찾았다.
교오도에 본사가 있었다. 작은 회사인 것 같다.
아이가와는 카운터 옆의 전화기 다이얼을 돌렸다.
"뭐라고요, 야마시다란 사람이 없다고요?"
아이가와는 소리쳤다.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옆에 선 마에다가 마주 본다.
새삼 확인해 보았다. 본사에도 지사에도, 야마시다라는 사나이는 없
다. 그런 대답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아이가와와 마에다는 서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자리에 돌아왔다.
경비회사의 사람이라고 칭하며 강제로 마에다를 철도 공안실에 끌고
갔던 중년남자는 야마시다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하지만 가짜였다.
우리 회사에는 야마시다라는 종업원은 없다, 간혹 채용하는 임시 고
용의 가드맨 중에는 혹시 그런 남자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전화에서 응답한 P경비보장의 여사원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점점 수상해. 너는 함정에 빠졌어. 여자와 야마시다는 한패였어."
"역시 그랬군. 그래서 그 여자, 기분껏 하체를 밀착시켜 왔어."
마에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세상사람 이야기 중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그 견본과 같은 사건
이었다.
무엇 때문에 치한 소동을 저 두 사람은 연출했는가, 짐작도 가지 않
는다.
기분 나쁜 이야기다. 역시 마에다가 개인적으로 누군가의 원한을 샀
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자기도 모르게 남의 원망을 사는 일도 있겠지. 잘 반성해 봐. 어딘
가에서 나쁜 짓을 했을 거야."
"그런 일 없어. 그러나 난 손 들었어. 참 꼴 좋게 되었어."
넉두리를 하고 있어도 소용이 없는 일이다.
전망이 밝아진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은 다방을 나왔다.
마에다는 지금부터 회사에 출근한다.
아이가와는 가하라마찌 방면의 거래처에 용무가 있다.
지하철 홈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아이가와는 지하철을 탔다.
거래처 세 군데를 순방했다.
그중 한 집에서 상담이 생각 밖에 길어졌다. 용건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온 것이 오후 4시였다. 수부의 후꾸이 요오꼬에게 웃어보이고 사
무실에 들어간다.
영업부의 오피스는 제일 바빠질 시간이었다.
전국의 지점이랑 게이한신 지방의 거래처에서 전화가 쇄도한다.
주문전화를 시작으로 재촉, 문의, 통사정 등의 응대로 눈이 돌 정도
다.
아이가와의 책상 위엔 전언 메모가 몇 장 놓여 있었다.
전표도 많이 돌아와 있다.
한바탕 일을 해야 한다.
"아이가와주임, 상품개발실의 마에다씨가 찾으십니다. 오후부터 몇
번이나 여기 왔습니다. 주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가 하며."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의 보조인 이또오 모모꼬가 큰 소리로 보고했
다.
모모꼬는 고교졸업으로 입사한지 아직 2년째다.
자그마하고 귀엽게 생긴 동그란 얼굴의 여자다.
마에다의 이름이 불려진 순간, 가까운 자리의 두 명의 여사원이 얼
굴을 들었다.
까닭이 있음직한 웃음을 띄우고 서로 마주 본다.
모모꼬도 어깨를 움츠리고 웃고 있었다.
무엇인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바쁜 시간에 여사원들은 무엇 때문에
웃고 있는가.
"어떻게 된 일이야, 마에다가 어떻게 됐다는 건가?"
아이가와는 모모꼬양에게 물었다.
여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또 웃었다.
남자사원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전화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무를 보기도 하고 한 눈도 팔지 않고
일하고 있다.
"벌써 굉장한 소문입니다. 마에다씨가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 했답
니다. 경찰서까지 갔다고 하던데요."
모모꼬가 말하자 과의 여사원들은 또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즐거운 웃음이 아니다.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한심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저, 마에다씨가 그런 짓을……"
놀라고 기가 막힌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치사해. 최저야. 회사의 수치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여사원들은
작은 소리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신용할 수 없어. 남자들이란 모두 똑같애. 옆 과의
못생긴 올드 미스까지 뒤돌아보며 끼어들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알고 있나. 누구에게 들었어?"
모모꼬에게 아이가와가 물었다. 열이 나서 큰 소리가 되어버렸다.
"경찰에서 인사부에 전화가 걸려왔대요. 점심때 쯤입니다. 모두 깜
짝 놀라버렸어요."
전화가 왔다고 하면 철도 공안실에서 와야 했다.
그런데 경찰에서 전화가 온 것으로 되어 있다. 소문이란 언제나 이
렇다.
그러나 공안실이 일부러 인사부에 전화했다는 것은 부자연하다.
점심 무렵이라면 훨씬 전에 아이가와가 마에다의 신병을 인수하여
공안실을 나온 뒤다.
"이상하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납득이 가지 않아. 잠깐 마에다를
만나고 오겠어."
모모꼬에게 말하고 아이가와는 영업부의 오피스 밖으로 나갔다.
마에다가 근무하는 상품개발실은 3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로 아이가와는 3층에 올라갔다.
개발부는 란제리 종류의 신제품 개발의 본거지다. 마에다와 같은 디
자이너랑 소재 관계의 기술자, 시장조사원 등이 팀을 이루어 일하고
있다.
제품 견본, 디자인 견본, 광고 견본 등이 산처럼 쌓여 있다. 이웃
제작실에는 데스크나 제도판 위에 하의를 입은 마네킹 인형이 각양 각
색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에다는 제작실에서 도면을 그리고 있었다. 아이가와를 보고 그는
복도로 나왔다.
몇몇 여사원이 생각 탓인지 경멸적인 시선을 마에다에게 보낸 것 같
다.
심각한 표정으로 마에다는 계단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인사부로 묘한 전화가 온 모양이지?"
"그게 인사부만이 아니야. 영업부에도 총무과에도 여자 소리로 전화
가 걸려왔어. 그 팻션그라스를 한 여자다. 틀림없어."
"그렇겠지. 그래서 순식간에 소문이 사내에 쫙 퍼진 셈이군. 재미
없는데."
2층까지 두 사람은 계단을 내려왔다.
인사부에 가 보았다.
주임을 불러서 다시 상황을 설명 들었다.
점심때였다.
인사부의 대부분이 식사 때문에 외출했다.
주임은 도시락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
다. 그때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교오도역의 철도 공안실이라고 저쪽은 말했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알고 있습니까, 하고 먼저 이야기하고 여자는 말을 이었다.
"귀사의 사원이 전차 안에서 치한행위를하여 공안실에 연행되었습니
다. 그런 사원은 회사의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뭐라고요? 우리 사의 마에다가 치한행위로…… 참말입니까?"
깜짝 놀라서 인사주임은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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