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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유부녀 & 유부남 ( 11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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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또, 있겠지 뭐..]


[싫다.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


[.............?!]


[자기와 만나면 헤어지기가 정말 싫어.  혼자가 되면 그렇게 슬플 수도 없구..]


[..............!!]


[그냥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결혼이라는 것은 왜 있는 건지...
 그런 굴레가 아예 없는 세상이 있다면 자기랑 같이 가서 살고싶어]


[왜 있잖아.. 중국에.. 작은 마을이지만 엄마만 있고,
 아버지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마을.. 그 부족 이름이 뭐더라?]



나는 자꾸 말을 한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그는 침묵한다.
내 대화에 응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것이 아니다.
웃는다는 것은 그 웃음의 근원을 바라보게 마련인데..차창앞만 바라보고 있다


숙소에서 잠이 깨 일어나면서 부터였다.
건네는 대화는 사뭇 다정한 말투였지만 그의 눈을 볼 수가 없었다.



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고, 다시 바닷가에 갔을 때도 바다 끝만 응시하고 있었다.
몸은 함께 하고 있었지만 나와 같은 시간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나?"

가슴이 철렁하고 떨어진다. 그가 화를 내면...?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남자가 없다면 나도 없는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있어서 행복하고, 그가 있어서 웃고, 그가 있어서 나는 남편과 섹스를 하고,
그가 있어서 나는 잠을 자고, 그가 있어서 나는 밥을 한다.

그래야 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화났어? 화난 사람 같아..]


[아니! 내가 왜..?]


[그럼 내가 잘못한 것이라도...]


[아냐, 생각할 것이 있어서 그래..]



비로소 눈을 볼 수 있게 그가 얼굴을 돌렸다.

여전히 웃고 있지만 어딘가는 슬퍼보였다.
우수에 젖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무슨 걱정이라도...내가 도와 줄 수 없는 거야?  답답해.
 자기가 그러니까.. 나 무서워!  제발..그러지 마..]


그는 손을 더듬거려 음악을 바꾼다.
그러다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예 꺼버린다.



[음악 때문인가 봐.. 대학다니던 시절에 데모하던 친구들도 생각나고, 아무튼 그래]

그럼 다행이다.
하지만 한번 바닥으로 떨어진 내 가슴은 여전히 그 자리이다.


따라서 나는 숨을 죽여야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었다.



대학 시절..그의 동지들과 그 시절의 암울했던... 기억들을 떠 올린다.
그런 남자의 옆 모습이 왠지 슬퍼보여 그냥 꼭 안아주고 싶다.


내 마음을 아리게 만드는 우수에 젖은 눈..그 눈에 내가 빠졌는지도 몰랐다
특히 옛날 일을 회상하며 촉촉히 젖어드는 남자의 눈가는 너무나 아름답다.

    *     *     *     *     * 



  7 장,  일탈의 꼬랑지는 반드시 잡힌다.



요즘은 에전과 달리, 꼬리가 길면 밟힌다가 아니라 반드시 잡힌다.

디카, 켐코더, GPS, 핸폰 위치추적, 심부름 센터 등..

마음만 먹으면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도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있는 세상.

지금 일탈을 저지르고 있다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혹자는,
차를 다른 장소에 주차하고 핸폰을 버려둔 채 몸만 홀가분하게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퇴근시에 폰의 배터리를 제거하여, 만약시 추적을 당하더리도 회사에서 끝나므로,
완전범죄를 꾀할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꼬리를 잡는 가장 무서운 존재는 다름아닌 사람의 시선과 육감이다.
여자의 육감 못지않게 남자의 육감 또한 백리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남자의 입장에서 한가지만 소개한다.
일탈의 꼬리를 잡는 지능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기록하는 습관이다.



배우자의 평소 대화나 행동, 스케쥴을 메모만 잘 해두어도,
얼마 안가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를 충분히 잡을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일단 일탈을 저지르게 되면 집안 일이나 모든 일상생활에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짜 맞추기 위해 거짓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90%의 거짓말과 10%의 진실만으로 저질러지는 불륜,
그러므로 그 거짓말이 자기도 모르게 일상에 혼입되어 들어오게되고,
그러다 보면 스케쥴의 시간이 엉망이 되기 마련이다.



결국 나중에 알리바이를 맞추다 보면 거짓말 투성이 인게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     *     *     *     *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솔직히 말해 줘 봐. 너는 남편과 섹스하면서 옛 남자와 비교하니?]


가끔 혼자 있고싶을 때 찾아가는 찻집에 너라고 부를 정도로 친한,
친구처럼 지내는 동갑내기 여자가 한 명 있다.



[재수없게.. 왜 전 남편을 들먹이니?]

그녀는 무리하게 계를 운영하다가 터지는 바람에 도망을 다녔고,
결국엔 이혼까지 당했던 그런 여자다. 지금은 재혼했지만..



[묻는 말에만 대답해 봐? 되묻지말고..]


[왜..? 와이프랑..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그런 건 아니구...내가 지금 만나는 여자 알지? 왜.. 이곳에도 한번 왔었잖아..]



[뭐가 문젠데..?]

[대답이나 해봐..판단은 내가 할테니까.. 지금 남편과 전 남편을 비교해 안 해?]


[안 한다면 거짓말이지. 가끔 해.. 아주 가끔]



[어떤 경우에?]

[내가 원치않는 짓을 할 때..]  


[느낌이야? 그냥 생각이야..?]


[둘 다..특히 섹스할 때...]  



짐작은 했었지만..여자의 입을 통해 확인하게되니 기분이 좀 그렇다.


 "그럼.. 그녀도 나와 섹스할 때 남편과 비교할까..?"



나는 섹스의 진행 과정에만 집중했었지 안아주 그녀와 섹스를 치루면서,
아내를 머릿속에 떠올린 적은 없었다.

근데 그녀는 나와 함께 섹스를 하면서 남편과 비교하는 것 같았다.


 



1박 2일 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며칠 지난뒤 만났을 때였다.

[자기는 누가 더 좋아..? 누가 더 잘 해?]



삽입하고 얼마 후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가 내게 한 질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누구든지, 자신이 짓누르고 있는 여자라고 대답할 것이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자기는..꽈악~ 차는 느낌이..정말 좋아..]

나와 살을 섞고 있으면서도 아내를 떠올려, 그녀 자신과 비교하려 들고,
삽입된 내 성기의 느낌을 말하면서 남편과 비교하는 그 말투.



남편이 귀국하면 개학 때까지 만날 수 없다고 그녀가 떼를 썼기 때문에 만났지만,
막상 그런 말을 하면서 헐떡헐떡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껴버리는 그녀.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 남편과의 섹스를 말하며 또 다시 아래가 뜨끈했었다.


 



[한 가지만 더 대답해 줘.. 내가 찐~하게 술 한 잔 살게...
 지금 남편과 섹스하면서..전 남편을 생각하면 어때..? 다시 말해서 섹스 느낌말야..]
 
[바보야..? 뻔한 것 아니니..? "전 남편은 이러지 않았는데.."하고 생각하면 꽝이고,
 전 남편의 느낌을 생각하면 정 반대야.. 막말로 혼방 간다고.. 그건 환상이거든..]


 "환상"  환상이라면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영화처럼 눈앞에 보이는 것이다.



[이제 보니 너..정말 바보네.. 그러니까 나한테 한 번 달라고..요구를 못하지]

[까불지 마... 내가 달랜다고 네가 주겠니?
 니가 그렇게 쉬운 여자 같았으면..아예 만나지도 않았을 거구..
 솔직히 늘 도도하게 구니까.. 그 맛에 한 번 어쩌고 싶어서 찾는 것이지..]



농담 반 진담 반..그렇게 여자와 흉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면서도,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안아주 그녀는 현실속에서 나와 섹스를 하지만,
그녀의 환상속에는 내 아내와 자기의 남편까지 등장해 넷이서 하는 것은 아닐까?
 

불륜의 사랑도 사랑이기 때문에 우리의 섹스가 뜨거운 것이 아니라,
그렇게 넷이서 하는 환상속의 섹스때문에..뜨거웠던 것이라면..


    *     *     *     *     * 



무슨 이유일까? 남자는 사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말을 했지만 도무지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다.



남편이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지만 정말 조그만 선물 꾸러미 하나 없다.
 
나만 섭섭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 역시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둘째 아이는 남편이 내민 열쇠고리를 슬며시 탁자에 내려놓고는 제 방으로 사라졌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이들의 얼굴 표정마저 읽지 못한다. 답답할 정도다.

[가 보니까 볼 것 하나 없더라..]



 "참 좋더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함께 가자.."


빈말이라도 좋으련만, 볼 것이 없다는 그 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교만한 성격때문일까?  정말 그런 말조차 할 줄 모르는 바보인가?
아니면 돈 드는 일이라면 발발 떠는 남편.. 돈 때문일까?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들을 거뒀다.

내겐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었으므로.
이젠 남편이 어떻게 하든지 간에 나는 그 남자의 여자이므로.


 


남은 방학이 끝날 때까지 남편은 방안과 마당을 둘러 싼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을거다.
그리고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것이다.


남편에게 걸려오는 전화마다,



"아! 안녕하세요. 어쩌나, 시골에 가셨는데요"
"모처럼만에 동창회인데 어쩌지요? 집안에 일이 있거든요"
"여행가셨어요.. 연락이 될 수 있으면 참석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내가 전화를 끊고 나면,

 "미친 새끼들, 어떻게든지 술 한 잔 하려고 별별 구실을 다 만들지"


매년 방학때마다 뻔한 레파토리로 그렇게 구실을 만들어 집밖으로 나가질 않았다.


 


남편이 집안 곳곳과 울타리 안을 이 잡듯이 헤집고 돌아다닌다.


며칠동안 집을 비웠으니 남편에겐 당연한 일이었지만,
나는 피곤할텐데, 꼭 저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다.



아들을 부른다. 조금이라도 쓸만한 것을 아들이 버렸나 보다.

[이게 뭐야.. 돈이 썩어 남아 돌아가니..? 아직도 몇 장 남았잖아..
 이거만 뜯어 모아도.. 연습장 몇 권은 만들겠다]



이번엔 큰애이다.

[머리를 그 비싼 샴푸로 꼭 감아야 하니? 그런다고 개털이 비단되냐..?
 옛날에는 빨래 비누로 감았어도 잘만 살았다.. 써도 그렇지..꼭 쓸 만큼만 짜서 쓰지..]



둘째 딸이다.

서랍 가득한 머리띠, 헤어핀, 악세사리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들었다가 놓았다를
몇 번 하면서도 입을 다문다. 하지만 얼굴이 찌그러진 깡통이 된다.


남편은 이상하게도 둘째에게는 관대하다. 하지만 그 불똥은 내게로 튄다.



[어떻게 가르치는 거야..? 도대체 용돈은 얼마나 주는 거야..?
 저 년 책값 거짓말 하는 거 아냐 ? 참고서 산 거 모두 확인했어..?]


내 귓구멍은 뚫려 있지만 이때 만큼은 닫혀있다.



남편이 그럴수록 나는 생각에 골몰한다.
예전에는 죽고 싶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남자를 만나고부터는 살고 싶다로 바뀌었다.
그이와 함께 살고 싶다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가 왜 사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만 떠올린다.
남편이 귀국하기 전에 주어졌던 마지막 시간, 그 섹스에서 남자는 사정을 하지 않았다.



예전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정액을 분출하지 않다니..

[왜..오늘은 사정을..안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남자는 자연스럽게 말을 했지만, 나는 전혀 편안하지가 못했다.

정액이 분출될 때의 그 떨림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런 나를 보면서 남자는 흐뭇해 했고..씩 웃기도 했는데..그날은 미소도 짓지않았다.



 "무슨 일 일까..? 혹시 내게 싫증났다? 아니면 그의 아내가 알아챘나..?"


    *     *     *     *     * 



그녀 남편이 개학을 하면서 또 다시 밀회를 가졌다.


차로 2 시간 거리에 있는 친척이 결혼을 하는데,
간만에 친척들을 만나 하루 자고 올 거라고 남편에게는 거짓말을 했고,
그 곳에 가서는 축의금만 주고 곧장 나올 거란다.



그런 그녀의 거짓말에 나는 은근히 겁이 났다.


[남편이 결혼식에 찾아 온다든지, 혹 저녁 늦게 전화를 한다면 어떻게 하려고..]


[걱정마요.. 남편이 그 집 전화번호를 알면, 내 손에 장을 지져..
 처가쪽 하고는 담쌓고 사는 사람이니까..
 아침에도 결혼식에 같이 갈래요..? 하니까 콧방귀도 뀌지 않더군요]



하룻밤을 같이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들떠 있었지만,
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아직도 봄이 찾아오려면 더 기다려야 할까?
차가 국도로 접어들었지만 재잘거리는 그녀의 수다는 여전하다



나는 무슨 굉장한 비밀이나 알아보는 듯한 마음에 정면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나..궁금해서 그러는데..당신 자위할 때 어떤 생각해..?]


[아이~ 왜 그런 걸 물어요, 부끄럽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굴은 전혀 부끄러운 표정이 아니다.

[그냥..솔직히 말해 볼래..?]


[음..자기 만나기 전에는.. 영화에서 본 거나..소설속의 여자 주인공처럼..
 대부분 감미로운 애무와 함께..낭만적인... 그런 섹시남..]



[상상속에 남자가.. 남편은 아니네..]

[그냥 남자.."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는 생각..아니면 가정을 한다고 할까..]


거리낌없이 말하는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가 있는 그대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나를 만난 뒤에도 그런 상상해..?]


[후훗! 아니..상상 따위가 없어졌어.. 자기 생각만 하면 미치는 걸요..]


[내 생각..?  어떤..?]



[당신이 아내와.. 나랑 했던 섹스를.. 똑 같이 한다는 생각을 하면..]

[흠...그럼, 방학 동안에는 어떻게 참았어..?]


그녀의 얼굴이 붉어진다. 말을 할까 말까하는 눈치였다.


[우리 집 보일러실 있잖아요.. 그곳에서...]



부끄러워 하면서도 내게는 숨김이 없는 그녀의 솔직함이 좋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한 번 터진 섹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왜 아내와는 이렇게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없는 걸까?



하긴 어떤 아내가 남편과 섹스를 하면서,
남편이 아닌 남자와의 섹스를 상상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설명 할 수는 없지만 불륜이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말을 할 수 있고,
부부이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이런 것이 불륜과 부부의 차이인것 같았다.



그리고 아내와도 이런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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