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이는 예뻤다 1부
그해 여름은 참 비가 많이도 왔다
난 비가 오면 늘 술 생각이 나는 사람이였지만 워낙 많이 내려 비가 오히려 좀
지겨울정도였다....
한창 회사에서 업무가 많아져서 정신없이 보내다가 요즘은 또 좀 한가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때였다. 난 아주 가끔 회사에서 세이클럽에 들어가 몰팅을 하기도 한다. 나는 smer이다 성향은 멜돔…그날은 심심하기도 해서 방을 하나 개설해서 창을 내리고 업무를 보고있었다..
내 경험상 이렇게 쳇으로 관계를 맺는다는게 참 어렵다는걸 알고있다..솔직히 나의섭을 찾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 모랄까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내가 이상한게 아니구나…라는 어떤 약간의 위로감도 들고..나름대로 낯선 사람과의 첫인사가 날 설레이게 하기도 했다..
개설한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역시나 몇 명과의 쪽지로 대화가 다였다..
퇴근시간 무렵 “섹시한 혜경”라는 부산이고 29살의 섭이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쪽지를 받았다.. 나역시 난 서울에 사는 35살의 멜돔이라 소개하고..1:1 대화를 하자고 건의했고…혜경의 동의하에 우리는 처음으로 대화를 했다..
“안녕하세요..반가워요…이렇게 쪽지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그냥 심심해서....서울도 비많이 왔죠?”
일상적인 대화부터 시작했으며..시간이 지날수록 매너있는 아가씨라는걸 느꼈다
가끔 인터넷이란 특성 때문에 상당히 예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창을 닫고 나가버리면 그만이기에 그런 것 같았다..
일반적인 대화를 하다가 내가 살며시 sm성향의 대화로 유도를 했다..돔(주인)이 있느냐? 좋아하는 플레이는 뭐냐? 라고 물었더니…
현재는 돔이 없고. 2명의 돔을 만났었다고 한다..좋아하는 플레이는 수치, 도그 .노출.스팽, 애널…정도 라고 했다..
선호하는 플은 나와 비슷했다. 하지만 뒤이은 혜경의 글은…..현재는 돔을 찾는건 아니다..지금은 그럴 시간도 그럴 욕구도 좀 적다고 한다..…나역시 있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목메는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좀 아쉬웠지만 그래도..섭의 성향이라고 모두 나의 섭이 되는건 아니기에 ..편하게 친구로 지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혹시 sm소설 좋아하냐고 물으니…ㅎㅎ 많이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실은 내가 얼마전에 처음으로 쓴 소설이 있는데 혹시 sm소설 좋아하면 혜경님께 한번 평가를 받고싶은데요…근데..첨쓴거라서 형편없습니다”
“그래요..평가정도는 아니구요 좋아하니깐 보내줘보세요 타키메신져로 보내줄래요?
“참 그리고 그소설 소라넷에 올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질수 있을텐데.. 저도 거기서 소설 많이 보거든요..”
“그래요? 얼마전에 실은 올렸었어요..약간의 댓글과 쪽지도 좀 받았죠..하지만 짧게 ..잘 보고있습니다 정도여서..어떤지 모르겠어요..참 제가 소라에 한 sm카페에 가입을 했는데 거기에도 좀 올려봤죠..반응은……^^”
“그래요? 작가명하고 제목이 어떻게 되나요?”
“블루D 이고요 제목은 ‘j와의 추억’ 입니다”
“정말요 그거에요?. 정말 그거에요? 와~~저 그거 무지 재밌게 봤는데…아주 부드럽게 쓰셨던데요 제가 딱 좋아하는 취향이여서 제목을 알고있었거든요..그거 님이 쓰신거구나..ㅎㅎ”
“정말요? 그거 읽으셨어요?…당황스럽네요..어땠어요?”
“좋았어요..섭을 배려하는 마음… 가슴아픈 sm소설…sm소설이 대부분 상당히 하드한데 님의 소설은 좀 부드러운면서 감성을 자극해서 좋았어요^^”
“혹시 안읽고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 아니죠?”
“그럼요..음..처음 까페 오프에서 만나 천천히 관계 지속되는거 맞죠? 나중에 섭이 해외로 가고…^^”
“맞아요 정말이시네요…신기하네요.. 제글을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분 많이 좋은데요?.. 그 마지막 부분 참 고민했는데..그게 저의 한계였습니다..ㅎㅎ”
“아니에요 전 참 좋았어요 어쩜 제가 그려왔던 그런 돔이였거든요…영광입니다요…”
“이런.. 그러지 마세요 오히려 제가 더 영광입니다 부족한 글 그리 좋게 읽으셨다니..”
“님 죄송한데요 지금 이곳 부장님 눈치가 엄청나서 이만 나가봐야하는데… 내일 이시간쯤 어떠세요 시간 되시면 좀 더 님과 대화 하고싶은데…”
“저야 땡큐죠..^^ 저역시 몰팅이여서 그 비애를 알죠..그럼 내일 이시간에 여기서 봐요 친구등록하고 제가 들어오심 연락드립죠..”
“네..내일뵈요..~~”
혜경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혜경가 어떤 여자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단지 처음으로 썼던 내 소설을 그리 좋게 읽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좀 코드가 맞을 듯 싶었다…..다음날이 기다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