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1부] 바람에 흩날려 흩어져도... (15)
15)
“ 흑흑흑...기, 기철아....엉엉~~”
“ 다..영아...너..”
기철은 저 멀리 인도에 서서 동동거리고 있는 다영의 모습이 보이자 급하게 차를 세우고 불렀다.
그러자 화들짝 놀라서 움츠리고 바라보다가 확인을 한 다음에야 재빨리 조수석으로 올라타
자신의 가슴에다 얼굴을 묻고 통곡을 해대는 다영의 등을 쓰다듬어주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긴 코트의 아래자락이 벌어져서 자신의 새하얀 허벅지가 다 드러난 줄도 모르고
계속 몸부림을 쳐대는 다영으로 인해 옷이 밀려 올라가 가랑이 근처까지 언뜻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철의 코를 강하게 찌르고 들어오는 진한 밤꽃 냄새...
그제서야 기철은 다영의 옷자락 사이로 젖가슴 부위가 하얗게 살결을 내보이고 있는 걸 알았다.
“ 다영아..자..자...진정하고 이야기를 해봐...너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야?..”
“ 흐흑~~ 기, 기철아....이, 이건....”
기철은 가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애써 참고서 다영을 달래며 슬며시 옷자락을 모아 하체를 가려주었다.
그러자 그때야 다영은 자신의 몰골을 깨달았는지 얼굴을 붉히면서 허둥거렸다.
“ 훌쩍~ 기철아....훌쩍~~...”
“ 그래..됐어..지금 당장에는 이야기하기가 힘들면...집으로 가자...매형 대신에 내가 같이 있어줄게...”
“ 시, 싫어...집에 가기는....”
“ 휴~~ 그래, 그러면 우리 집으로 가자...”
“ 하, 하지만 올케가 놀랠 텐데....”
“ 지금 집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그 사람 얼마 전부터 친정에 가있어...”
“ 왜, 왜?...훌쩍~”
“ 응...입덧을 심하게 하느라 뭘 제대로 먹질 못해서 내가 일부러 보냈어...장모님이나 그 사람도 원하고...”
“ 으..응...올케도 그렇구나...나도 우리 민이를 가졌을 때...흐흑...민아....흑...”
다영은 급히 도망을 나오느라 자신의 음부와 질 속에다
기준의 정액을 아직도 그대로 간직한 채로 있다는 걸 깨닫고서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진작에 이럴 줄 알았으면 기철에게 전화를 하는 게 아니었는데...
이미 지금 자신의 옷 안쪽이 알몸이란 것도 대충 보인데다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뭔가 불쾌한 냄새를 맡는 듯한 시늉을 하는
기철의 모습을 보는 순간 다른 남자와 정사를 치르고 온 것도 들켰다는 걸 깨달았다.
아까 통화할 때 남편은 출장을 갔다고 했으니 그건 뻔한 의미가 아니겠는가?...
다영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아들이 생각나면서 다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안 되겠다...너..잠깐만이라도 눈을 붙여라...도착하면 깨워줄게...
집에 가면 네가 입을 만한 것도 좀 있을 거야..그 사람의 체형이 너랑 비슷하니까...”
“ 흑..고마워....기철아...그리고...미안해...자꾸만 못 보일 꼴을 보여서....”
“ 쓸데없는 소리 말고 눈이나 감아....”
“ 훌쩍~ 알았어...”
기철은 눈을 감는 다영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빨을 악물고서 시동을 걸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혹시 강간이라도 당한 걸까?
아니면 전에 그 남자와 아직도 헤어지지 못했던 것일까?
분명 남자가 얽힌 일일 텐데 지금은 아무리 궁금해도 일단 다영을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그리고 그 사정을 듣는 건 그 다음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분명한 건 다영을 울린 누군가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라는 건 알았다.
‘ 다영아~~ 후~~ 난 이번에도 널 지켜주지 못했구나...어쩔 수가 없나 보다...네 가까이에 있지를 못하니....’
기철은 너무나 힘들어 보이는 다영의 모습에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자신이 그럴수록 다영이 더 힘들어진다는 걸 잘 알기에 참아야만 했다.
“ 다영아..씻고 우선 이걸로 갈아입어...속옷은 지금 시간에 사올 데가 없네...”
“ 아니야...그냥 이렇게 입는 게 오히려 더 편해...”
기철은 마땅히 줄만한 속옷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아내의 반바지와 박스 티만을 내주었다.
그러자 다영은 기철에게 힘없이 웃어주고서는 그걸 들고 욕실로 사라졌다.
“ 고마워...”
“ 이젠 좀 마음이 가라앉았어?...”
“ 으, 응...많이 놀랐지? 미안해...”
“ 아니...그건 되었고...술이나 한잔 할래..? 네가 이야기를 하기 편하게...”
“ 응...그게 나을 것 같아...그러는 게 나중에 잠이 들기에도 좋을 테고...”
그래도 여자가 하는 게 낫다며 기철의 만류에도 술상을 차리는 다영의 뒷모습을 보자
많은 세월이 흐르고 조금 전에는 그렇게나 엉망이 된 모습을 보였었는데도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게 마음을 아프게 하고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올케 생각? 전화라도 해보던지...건강은 괜찮은 거야? 제대로 먹지도 못할 텐데...”
“ 응, 장모님이 해주시는 음식은 그래도 좀 먹는대...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 호호~~ 우리 둘만 이렇게 술을 마셔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거 같네? 자~~ 건배..”
“ 응, 그렇긴 하네...네가 결혼하고는 처음인 것 같으니까...”
기철은 애써 밝게 이야기하려 애쓰는 다영의 모습에 다시 마음이 아파오면서도
헐렁한 천을 통해서 간간이 보이는 뾰족한 젖꼭지로 눈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자 다영도 그걸 눈치챘는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어머? 얘 봐? 어디 누나 가슴을? 보기보다 음흉한데?
호호~ 이런 아줌마가 뭐 볼게 있다고 그래? 아직 탱탱한 올케를 두고는...
웅~~ 하기야 요즘엔 많이 굶주렸겠구나...
뭐~~ 이해해줄게...닳는 것도 아니고...너한텐 신세 진 것도 많은데 이정도야~~
헤헤~~ 인심을 쓰는 김에 아예 제대로 보여줄까?”
“ 야~ 야...하, 하지마....”
“ 킥킥~~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설마 진짜로 보여줄 줄 알았어? 은근히 기대했던 거 아냐?”
“ 흠, 흠....야~! 그만하고 술이나 마셔...”
기철은 다영이 웃옷을 벗으려는 듯이 티의 아래를 잡고 올리는 시늉을 하자 기겁을 했다.
그러자 깔깔거리고 웃어대는 다영의 모습에서 자신의 가슴 속 깊이 화인이 된 여고시절의 다영이 떠올라 두근거렸다.
“ 무슨 일인지 내가 알면 안 되겠니?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다영아...”
“ 휴~~ 그래..맞아...애초엔 몰랐다면 몰라도 이미 그런 모습을 다 보였는데...
전에도 그랬고...오히려 너만 답답해지겠지...알았어...얘기할 게...”
“ 그래..차분히 이야기를 해봐...”
다영은 아들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기에 그냥 상미의 가게를 자신의 단골 속옷가게라고만 했다.
그리고 기준을 처음 수영장에서 만난 것부터 해서 세세한 사연은 대충 건너뛰고
마지막으로 아까의 일을 이야기할 때쯤에는 다영의 눈에서 굵은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 기..준..이라고 했니?”
“ 흐흑~~ 맞아...내가 미친 년이지...누굴 탓하겠어?..”
“ 그리고..그 여자는...전에 널 협박했던 그 놈의 약혼자이고?...”
“ 흑흑....그래...나 어떡해?...이젠...흑~..”
“ 다영아....”
“ 흑흑.....”
기철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맺히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두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 미안해..다영아...정말 미안해...”
“ 흑~~ 기철..아? 네가 왜 나한테 미안해? 훌쩍~~
네가 날 도와줘서 일이 잘 해결되었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던 내가 자초한 건데...훌쩍~~”
“ 나..중에..다 이야기해 줄게...나 때문이야..이 모든 게....
일단은 이것부터 해결하고....후욱~~”
“ 기, 기철아?..훌쩍~”
“ 그만 자...푹 자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넌 아무런 걱정하지마..내가 다 해결할 게...알았지?...”
“ 아, 알았어...고마워....”
다영은 이해하기 힘든 기철의 말과 함께 무섭게까지 느껴지는 가라앉은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위축이 되어서 어느새 울음도 그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신의 우군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철의 그런 모습마저도 든든하게만 느껴졌다.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돌아가신 아빠의 생전 얼굴이 겹쳐지는 것 같아 긴장이 확 풀어지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휴~~....”
기철은 금새 새근거리며 잠이 든 다영에게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서 불을 끈 후 방을 나왔다.
그리고는 담배를 피워 물고서 잠시 마음을 안정시킨 다음에 전화기를 들었다.
“ 여보세요...기준이냐?”
“ 어~ 기철 형님?...웬일이세요?”
“ 한가지만 묻자...”
“ 네..형님...말씀하세요...”
기철의 음성이 심상찮게 들렸던지 기준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해왔다.
“ 너, 민 다영이라는 여자 알지?”
“ 헉~~ 혀, 형님?...”
“ 긴말 안 하겠다...지금 좀 보자...”
“ 혀, 형님...다영이 누님하고는 어떻게?..”
“ 우리 집 알지?”
“ 네, 네...압니다...”
“ 집까지 올 필요는 없고 근처로 와서 전화해라..지금 출발해...문제 없지? 만나서 이야기하자...”
“ ..네...형님...”
주눅이 들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 기준이 전화를 끊자 기철은 다시 담배를 꺼내 들었다.
‘ 다영아..미안해...결국에 내가 널 아프게 만들고 말았구나.....’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영은 문득 눈을 떴다.
술 탓인지 머리가 띵하게 아파오는 걸 느끼며 백지 같은 상태로 누워있다가
갑자기 순간적으로 그 악몽 같았던 일이 떠오르자 벌떡 일어나 앉았다.
어두운 방안의 푹신한 침대 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서야 다영은 이곳이 기철의 집인 게 기억났다.
“ 휴~우~~ 이게 무슨 꼴이야....”
다영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며 중얼거렸다.
감기라도 오려는 걸까?
왠지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고 몸이 뜨거운 게 열이 조금 있는 것 같기도 했다.
“ 악~!! 엄마야~~...기, 기철아~~ 기철아~ 어디 있어? 흐~흑~~”
다영은 누군가가 창가에 있는 듯한 느낌에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가
검은 그림자가 휙 하고 지나가며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에 기겁을 하고 기철을 찾아 울음을 터뜨렸다.
“ 다, 다영아? 왜 그래?”
“ 흑흑~~ 어디 갔었어? 엉엉~~”
“ 그래...나 여기 있잖아? 안심해...”
“ 흑흑..누가, 누가 창 밖에 있었어...소리도 났고...무서워...흑흑....”
“ 알았어...내가 나가볼게...”
“ 흑~ 가지마...날 혼자 두지마...무서워...흑흑....”
“ 문을 잠그고 있어..금방 올게...내 목소리가 들리면 열어주고...알았지?”
“ 훌쩍~~ 빨리 와야 해...훌쩍~~”
힘든 일을 겪은 탓일까?
언제나 야무지고 당당하면서도 낙천적인 성격으로 늘 여유가 있던 다영이
지금은 겁에 질려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자 기철은 슬퍼졌다.
자신을 찾는 울음소리에 급히 온다고 뛰어왔지만 조금 늦었던 탓인지 다영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움켜쥔 옷자락을 놓으려 하지 않는 다영을 겨우 달래 방문을 잠그게 하고는 잔뜩 긴장을 해서 집 뒤로 돌아갔다.
“ 휴~~ 도둑고양이였나 보군....빌어먹을 놈...”
어지럽게 헤쳐 놓은 쓰레기 봉투와 함께 몇 마리의 고양이가 후다닥 도망가는 게 보이자
기철은 맥이 풀리면서 고양이에게인지 아니면 기준을 욕한 건지 자신도 알 수 없는 말을 씹듯이 뱉었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에게 한 말인지도 몰랐다.
“ 다영아..걱정 하지마..고양이었어...쓰레기 봉투를 거기다 내놓았더니....”
“ 훌쩍~ 정말?”
“ 응..그렇다니까? 이 오빠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 하던?”
“ 치~~ 틈만 있으면 오빠 행세를 하려고 들어~~...누나한테...”
“ 하하~~ 이제야...좀 다영이 같구나...”
“ 칫~~ 몰라...”
아직도 눈물방울을 눈가에 달고 있는 품 안의 다영을 달래며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자
다영은 그래도 그 손길이 싫지는 않은지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 이젠 안심하고 잘 수 있겠지? 언제라도 불러, 그러면 바로 올 테니까...”
“ 안 가면 안돼?”
품에서 떼어놓자 투정을 부리듯이 칭얼대는 다영의 모습에 기철은 순간 이성이 흐트러질 뻔했다.
왜 가고 싶을까?
지금도 간절하게 원했던 이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포기하는 게 얼마나 힘이 든 데...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나마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가끔씩은 이렇게 다영을 느껴보는 행운마저 놓쳐버릴 수는 없기에...
“ 하하~~ 애네? 오빠가 없으니까 그렇게 무서워?”
“ 기철아...우리 그냥 밤새도록 이야기나 하자..나 이젠 졸리지도 않아...불을 켤게...”
“ 자, 잠깐만..다영아...”
“ 기, 기철아~~!!! 너? 이게 뭐야? 흑흑...왜 이래?...흑~~”
“ 아무 것도 아니야...약간 긁힌 것 뿐이야...”
“ 흑흑...이게 약간이야? 입안이 다 터진 것 같은데...많이 붓기도 했고...흑흑~~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흑흑....”
당황해서 말리는 기철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불을 켜자 입술이 찢어져 피딱지가 말라붙어 있고
입술과 뺨 한쪽이 심하게 부어있는 기철의 모습에 다영은 숨이 넘어갈 듯이 놀라고 말았다.
“ 다영아...정말..괜찮아....아~”
“ 흑~ 가만 좀 있어봐....”
기철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물수건을 가져와 자신의 입술을 닦아내는 다영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자고 일어난 다음 날이면 적당히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들킬 줄이야....
“ 혀, 형님...”
“ 이빨 꽉 물어...”
“ 다영이 누님 문제는...악~”
“ 똑바로 서...엄살 부리지 말고...”
“ 형님~~!! 도대체...악~~”
기철은 전화를 받고 나가서는 일단 기준의 차를 타고 조금 떨어진 곳의 조용한 공터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불문곡직하고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다영에게 잘못한 게 있었던 만큼 기철이 다영과 뭔가 연관이 있다는 걸 알아채고서
그냥 맞기만 하던 기준이 적당히 끝낼 줄 알았던 매질이 점점 심해지자 나중에는 덤벼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지만 폭력조직의 일선에서 직접 몸으로 뛰던 기철과
몸이 다칠만한 일은 절대로 피했었던 기준이 애초에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결국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하다시피 한 기준을 다시 차 안에다 끌어다 놓고는 담배를 물려주었다.
“ 혀, 형님...”
“ 어머니이자...누나이고...내 여동생이다....”
“ 형님.....”
“ 다영이는 내게 그런 여자란 말이다...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 .....”
“ 애초에 널 끌어들인 내가 잘못이다...미안하다...
하지만 네가 다영이에게 준 상처는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네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 ..네...앞으로 저는 물론...그 여자도....누님과 연관되는 일은...절대 없도록 하겠습니다....”
“ 다시 한번 미안하다...그러나 이해해달라고는 않으마...따라 나와라...”
“ 혀, 형님....”
기준은 기철이 다시 차 밖으로 나오라고 하자 겁을 집어먹었다.
“ 날 있는 힘껏 한방 쳐라....절대 봐주면 안 된다...”
“ 혀, 형님..이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 아니야..너한테 미안한 점도 있고...그보다는 다영이를 그렇게 만든 내 자신이 용서가 안 된다..부탁하마..”
“ 형님...”
망설이던 기준이 기철의 단호한 태도에 이빨을 질끈 깨물고서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 형님..정말 죄송합니다...이렇게 되리라고는...”
“ 됐다...너를 믿으마...”
“ 알겠습니다...안녕히 계십시오...누님에게는 죄송하다고...아니...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낫겠군요...그럼..”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는 힘겨운 몸짓으로 떠나는 기준을 보며 기철은 입안에 고여있던 핏덩어리를 뱉어냈다.
“ 다영아..이제부터 내 이야기를 잘 들어....”
“ 기철아....”
“ 그러니까....”
기철은 자신의 개인적 복수를 위해 기준을 시켜서 한 일을 천천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이야기를 하는 기철도 묵묵히 듣고 있던 다영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흑흑...미안하다..다영아...내가 결국에 널 이렇게 만들었어.....”
“ 흑~~ 기철아....”
다영은 자신을 위해 그렇게 뒤에서 몰래 복수를 했던 기철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자신은 아들과 신선놀음을 하고 있었지 않았던가?
그 크고 험악하게만 보이는 기철이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다영은 마음이 아파 와
기철의 얼굴을 잡아 입가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가슴에다 안았다.
“ 다, 다영아....”
“ 괜찮아..울고 싶으면 울어...하지만 나 때문에 울지는 마...난 괜찮으니까...고마워..기철아...”
자신의 얼굴을 뭉클한 젖가슴에다 꼭 껴안고서 다영이 귓가에다 소근거리자
기철은 마음이 편안해지면서도 그제야 얇은 천 너머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스한 촉감과 함께 볼록한 젖꼭지를 의식하고서 아래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그렇게나 오랜 세월 동안 마음 속으로 사랑했던 여자가,
더군다나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 장기간 여자를 접해보지 못했던 기철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 다, 다영아....”
“ 가만히 있어....”
다영은 다리에 닿는 딱딱한 감촉을 깨닫고는 기철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술을 가져갔다.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다영의 혀가 입 속을 헤집자 상처가 쓰라린지 기철이 움찔거렸다.
“ 다영아..이러면 안돼....”
“ 기철아..난 늘 너한테 보호만 받고...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
이깟 몸이 뭐라고 널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바보처럼 엉뚱한 남자에게 안기기나 하고....이렇게나 간절히 원하는 걸 알았으면서도...
기철아...날 가져버려...네가 그렇게나 가지고 싶어했던 거잖아?
바보같이...한번 욕심이라도 내보기나 하지...혼자서 그렇게 힘들어 하고는...”
“ 다, 다영아...너? 알고 있었어?”
“ ..왜 모르겠니..? 그렇게나 간절하게 지켜보는데....가져...어서...”
“ 다..영아....하지만...우린...남매야...”
“ 그런 건 잊어버려...아니..내가 널 가질 거야....
어쩌면 예전부터 한번쯤은 내가 이런 걸 꿈꾸었던 지도 몰라...
이 밤이 지나가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두 잊어야 하겠지만...어서...기철아...”
아들과의 일이 있기 전이라면 다영 역시 기철과 같았을 테지만...지금은 아니었다.
“ 헉~~ 다, 다영아...”
“ 아흑~~”
다영의 손이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내려와 바지를 뚫을 듯이 솟아있던 자신의 성기를 잡아오자
기철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하며 부드러운 다영의 젖가슴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다시 합쳐지는 두 사람의 입술....
뜨거운 키스가 이어지며 다영의 손이 허둥지둥 기철의 바지를 열고 팬티 속으로 들어와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겁게만 느껴지는 살기둥을 쥐고서 마찰을 하기 시작했다.
“ 아학~ 기철아..빨아줘...”
“ 다영아...”
입술이 떨어지자 다영은 기철을 밀어 방바닥에다 눕히고는 허리 위로 타고 앉아
웃옷을 벗어버리더니 하얗게 흔들리는 젖가슴을 기철의 입에다 대고 빨아주기를 애원했다.
입 안으로 가득히 밀려들어오는 부드러운 살결...
기철은 포도송이처럼 탱글탱글한 젖꼭지를 물고 빨며 혀로 굴리기 시작했다.
“ 아앙~~ 좋아...기철아~~”
자신의 배 위에 다리를 벌리고 주저앉은 다영의 가랑이 사이로 반바지에 딱 달라붙어
도톰하게 느껴지는 음부를 비벼대는 몸짓에 기철의 성기는 터질 듯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 하아~~ 벗겨줘...어서...”
“ 다영아....”
갑자기 몸을 돌려 기철의 얼굴 위로 가랑이를 벌리고 앉아 기철의 바지를 끌어내리는
다영의 가랑이는 반바지를 뚫고서 이미 축축하게 습기가 짙게 배어 나오고 있었다.
자신이 무릎까지 끌어내린 바지와 팬티를 다리를 들어주는 기철에게서 빼낸 다영은
반바지를 엉덩이 아래로 당기는 손길에 신음을 토하며 몸을 돌려 누운 채로 벗고는 다시 올라갔다.
“ 다, 다영아....”
반바지를 끌어내릴 때 확 풍겨오던 그곳의 달콤새콤한 냄새가 이제는 기철의 코를 마비시키며
눈 앞에 보이는 흠뻑 젖어 흐드러지게 벌어진 빨간 꽃잎과 함께 기철의 머리 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 헉~~ 다영아~~”
“ 할짝~ 할짝~~”
기철은 자신의 성기에 부드럽고 축축한 감촉이 닿는 걸 느끼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귀두를 아이스크림을 핥듯이 부드럽게 맴돌던 혀가
기둥을 따라 오르내리더니 성기의 끝이 따스하고 좁은 곳으로 빨려 들자
기철은 자신의 얼굴 위로 내려앉은 다영의 꽃잎에다가 혀를 내밀었다.
“ 아흐흑~~ 좋아...기철아...”
“ 후루룩~~ 쩝쩝~~”
꽃잎 사이를 헤치고 빨던 기철의 혀가 음핵을 핥자 다영은 입에 물고 있던 성기를 뱉어내고는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리고 다시 기철의 성기를 입에다 물고서 목구멍 깊이까지 삼키며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질 속으로 파고든 혀가 성기처럼 빠르게 드나들기 시작하자
다영은 코를 간질이는 기철의 음모를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다시 밑으로 내려 구슬주머니를 주무르며 목구멍의 근육을 조여 귀두를 압박했다.
“ 하아~ 하아~ 이제는 내가 널 가질 거야....”
“ 다영아....”
“ 네가 날 가지는 게 아니라....내가 널 가지고 날 선물하는 거니까 넌 딴 생각은 하지마...”
“ 다영아..고마워...난...”
“ 쉿~~ 그런 소리는 하지마...그냥 사랑한다고 해줘...”
“ 사랑해..다영아....”
“ 나도...널 사랑해..기철아...아흑~~”
“ 헉~~ 다영아~~”
다영은 빠듯하게 밀고 들어오는 기철의 굵은 성기에 자신의 몸이 쪼개지는 듯해 신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내리다가 자신의 매끈한 두덩에 닿는
기철의 보드라운 음모를 느끼고는 드디어 기철을 온전히 가진 걸 깨달았다.
“ 아아~~ 다 들어왔어...기철이 네가 내 속에 꽉 찼어...사랑해...아흑~”
“ 다영아~ 사랑해..사랑해...”
기철은 뜨거운 점막이 자신의 성기를 둘러싸고 빡빡하게 조여오는 느낌에
자신이 드디어 다영의 속에 들어가 있다는 걸 실감하고는 감동으로 다영에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위로 납작 엎드린 다영의 허리가 천천히 원을 그리다가 방아를 찧듯이 아래위로 오르내리자
두 손으로 다영의 엉덩이를 꽉 쥐고는 그 움직임에 맞추어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물소리와 함께 빠르게 미끄러지는 살기둥을 타고 흘러내린 미지근한 액체가
자신의 두덩을 적시고는 그 아래로 넘쳐흘러 구슬주머니까지 흥건하게 만드는 걸 느끼며
기철은 더욱더 강하게 자신의 성기를 다영의 질 속으로 깊숙이 박아 넣었다.
“ 다, 다영아..나 나올 것 같아....그, 그만....”
“ 아앙~~ 괜찮아...그냥 안에다 해....걱정 말고...”
이미 아들과의 관계가 시작된 다음부터 주기적으로 피임약을 먹어온 다영이었다.
크게 부풀어오르는 기철의 성기.....
그리고 곧이어 질 벽을 뚫어버릴 것처럼 뜨거운 물줄기가 부딪혀왔다.
“ 후우~ 너 오랜만에 하는 거지?”
“ 그 사람이 임신한 걸 알고부터는....”
다영은 기철의 두터운 가슴 근육 위에다 얼굴을 묻고서
장난을 치듯이 작은 젖꼭지를 손끝으로 콕콕 찌르다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손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애액과 정액이 잔뜩 묻어 미끄러운 채로
기철의 배위로 드러누운 성기를 천천히 마찰을 시키자 다시 부풀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 많이도 쌓였나 봐? 금방 다시 반응이 오네?”
“ 하아~~ 네 손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런 거지....”
“ 너 그 동안에 쌓였던 거 오늘 밤 나한테 다 풀어....알았지?”
“ 다, 다영아...더러워..하지마...”
“ 호호~~ 맛있기만 한데?”
자신의 더러운 성기를 다영이 입으로 물자 기철은 당황하며 말렸지만
다영은 웃고서 열심히 빨더니 기철의 손을 잡아 축축한 음부로 이끌었다.
다시 단단해진 성기를 빠는 다영의 능숙한 혀 놀림에 기철은 신음을 토하면서
다영의 음부를 만지던 손가락을 구멍으로 밀어 넣은 다음에 빠르게 흔들기 시작했다.
“ 하아~ 하아~ 기철아..뒤에서 한번 해 볼래? 너도 이런 자세 좋아하지?”
“ 다영아..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어...”
“ 아니야...나 이 자세를 무척 좋아해...깊숙이 들어오거든?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가슴이나 보지를 만져주면 더 좋아...그렇게 해줘....”
“ 다영아~~”
한참 동안 신음을 토하며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다가
다영이 갑자기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서 엉덩이를 내밀고 흔들자
기철은 그런 모습이 다른 남자들과의 많은 성관계에 익숙하다는 증거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파오면서도 자신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는 가랑이 사이로 손을 뻗어 스스로 꽃잎을 활짝 벌려 보이는 다영의 뒤로 다가갔다.
“ 우리 같이 씻자...”
“ 다영아...”
“ 널 씻겨주고 싶어서 그래...”
결국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는 아침이 되자 온몸에다 기철의 정액을 덕지덕지 묻힌 다영이 기철의 손을 잡아 끌었다.
“ 참 든든해 보여...이 가슴도 허벅지도....”
“ 다영아...”
기철은 자신을 뜨거운 물줄기 아래에다 세우고는 찬찬히 쓰다듬어오는 다영의 자상한 손길에 가슴이 포근해져 왔다.
“ ..그리고...얘는...웅~~ 고마워, 얘야...밤새 수고했어...”
“ 하아~ “
자신의 발 밑에 주저앉아 허벅지와 종아리의 근육을 만져보던 다영이
축 늘어진 성기를 만지작거리다가 입에다 물고서 쪽쪽 빨기 시작하자 기철은 신음을 토해냈다.
“ 정말 데려다 주지 않아도 되겠어?”
“ 응...이젠 괜찮아...네가 밤새도록 날 너무나 열심히 위로해준 덕분에 끄떡없어...호호..”
“ 다영아....”
“ 올케한테 잘해줘...애를 가졌을 때는 신경이 날카롭거든? 뭐니 뭐니 해도 남편 밖에 없어...알았지?”
“ 그래..그런 건 걱정하지 말고...너도 나쁜 일들은 다 잊어...이젠 아무 문제도 없을 테니...”
“ 고마워...너도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이야기하고...”
“ 그래...알았어...(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 갈게...나오지마..너도 빨리 가게 문을 열어야지?”
“ 도착하면 꼭 전화해...”
“ 알았어....”
기철은 문 앞에 서서 멀어지는 다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영이 사라지자 자신이 따라가지 않은 걸 뒤늦게 후회하며 한숨을 쉬고는 돌아섰다.
‘ 기철아...어쩌면 한두 번쯤은 더 내가 널 도울 수가 있을 거야....’
다영은 어렴풋이 올케가 출산할 때까지는 기철이 힘들어하는 걸 도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도로를 향해 걸어가는 길에는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보이지를 않았다.
그리고 혼자 걷는 다영의 뒤로 짙게 선팅을 한 차가 한대 따라오고 있다는 걸 다영은 몰랐다.
“ 저...실례지만...”
“ 네? 어멋...아~ 흡흡...”
다영이 생각에 빠져 누군가가 뒤에서 다가온 것도 모르고 걷다가
갑자기 들린 남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갑자기 입을 막아오는 천의 감촉에 버둥거리다 알싸한 냄새와 함께 현기증을 느끼고
문득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익은 것 같다는 생각을 끝으로 눈앞이 캄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