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마의 파동 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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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마의 파동
제3장 부서져가는 일상
43화 영어교사
(겨우 한 주가 끝났어...)
마지막 부원이 클럽활동이 끝났다고 알려와, 하루의, 그리고 한 주의 일이 끝났다.
요시카와 쥰코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정리하고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내일은 간만에
맞이한 휴일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해방감이 컸다.
(오랜만에 에스테틱이라도 가볼까나...)
몸 이곳저곳에 쌓인 피로감에, 전신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되고나서 처음으로 안 사실이지만, 고등학교
교사는 상상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것이다.
(어머나...)
몇 장의 서류를 정리하다가, 검은 무언가를 발견했다.
익숙한 검은 비닐 바인더. 그것은 교직원들의 연락사항을 적은 회람판이었다. 체크박스에 체크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쥰코와 이과교사인 미도 켄이치 뿐이었다.
그 회람판을 훑어본 쥰코는 체크표시를 했다.
(마감은 오늘까진가 보네...)
그냥 다음 주 월요일에 켄이치에게 넘길까 하다가, 힐끗 명부를 보고 켄이치가 아직 교내에 있는 것을 확인해, 마음을
고쳐먹고 지금 가져다주기로 한다.
평소라면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텐데, 왠지 모르게 오늘은 직접 가 볼 마음이 생겼다. 이것도 내일이
휴일이라는 해방감의 탓일까.
베이지색 타이트스커트에 감싸인,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계단을 올라가는 쥰코. 그 행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될 줄은, 물론 꿈에도 알 수 없었다.
5층에 도착해 곧바로 이과준비실로 향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5층 복도는 텅텅 비어서, 언제 와도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기분 나쁜 것이라고 하니, 지금부터 만나려하는 이과교사의 음습한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음침하고,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때때로 날 가만히 보고 있잖아.)
물론 훨씬 전부터 켄이치가 자신에게 품고 있는 뜨거운 마음같은건, 쥰코가 보기에 뻔할 뻔자 였지만, 요만큼도
기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성가실 뿐이었다. 여태까지 많은 남자들과 사귀어 오며, 수없이 많은
남성경험을 자랑하는 그녀였지만, 켄이치와 같은 타입이 가장 싫었다. 그 소리나 몸짓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어두운 복도는 의외로 길었다. 걸을 때마다, 주위에서 어둠이 달라붙어 오는 것 같았다. 학교의 다른 복도와 똑같은
조명이 달려 있는데, 어째서 여기만 이렇게 어둠이 짙은 걸까.
준비실 앞에 오자 왠지 모르게 긴장이 돼서, 그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듯 난폭하게 문을 노크했다.
"들어오세요."
쥰코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낡아 빠진 정장을 입은 켄이치가 서서, 의외로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여어, 요시카와선생님. 어서 오세요. 별일도 다 있네요, 이런 곳까지."
평소엔 중얼중얼 음침한 말투로 말하는 켄이치였는데, 어째선지 오늘은 밝고 큰 목소리로 말을 건네 온다.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어차피 오래 있을 용무도 없었기에 쥰코는 용건만 간단히 전하며, 책상위에 회람판을 둔다.
"그럼 전 이만."
이유 없이 가슴이 싸해져서, 얼른 돌아가려고 하는 쥰코.
"에이, 그러지 마시고... 마침 커피를 끓인 참인데, 괜찮으시면 한 잔 하시죠?"
"괜찮습니다. 커피는 별로라서요."
메탈프레임 안쪽에서 차갑게 노려보며, 그렇게 딱 부러지게 쏘아붙이고 돌아가려는 쥰코에게, 더욱 끈질기게 달라붙는
켄이치.
"선생님은 커피를 싫어하셨군요? 헌데, 이상하네요... 저번에 선생님을 아사카에서 봤을 때는, 맛있게 커피를 끓이기로
유명한 찻집에 계셨잖아요?"
씩 하고 악마처럼 웃는다.
그 웃음이 의미하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쥰코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본다. 우사미와 언제나
밀회를 즐기는 러브호텔 옆에 있는 찻집은, 확실히 커피매니아가 다니는 유명한 커피전문점이었던 것이다.
"무, 무슨 얘길 하시는 거죠?"
"이야아, 우사미선생님도 봤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착각이려나..."
당황해 허둥지둥하면서도 쥰코는 필사적으로 변명하려 했다. 어쨌든지 간에 정사의 현장에 직접 들어와서 본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증거는 아무것도 없을 터 였다.
"저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얘기네요. 게다가 무슨 이야긴지도 전혀..."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켄이치의 얼굴을 보자, 쥰코는 왠지 갑자기 무서워 졌다. 켄이치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싱글벙글
밝게 웃고 있었지만, 그 눈은 이쪽의 반응을 살피는 것 같은 냉정한 눈빛으로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방 탓인지, 그 눈동자는 붉게 빛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러 가신 것도 아니라고 하시면, 대체 거기엔 무슨 일로..."
더욱 이어지는 켄이치의 눈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을 보며, 쥰코는 확신했다. 이 남자는 자기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자 오히려 배짱이 생기며, 쥰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켄이치를 노려보았다. 원래의 드센 성격이 고개를
쳐들며, 강한 어조로 반론을 펼친다.
"혹시 그렇다고해서, 선생님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딱히 선생님께 무슨 피해를 준 것도 아니잖아요?"
치켜뜬 눈초리를 분노로 물들이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쥰코를, 켄이치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쥰코는 그 표정을 보고 격노했다.
"저기요! 뭘 그렇게 웃고 계시죠? 당신, 그렇지 않아도 평소부터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주제에! 저는,
당신 같은 음침하고 사회성 없는 사람이..."
거기까지 얘기하다가 쥰코는 홀린 듯이, 붉은 눈을 바라보고 만다. 무슨 말을 꺼내려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질 않고,
켄이치의 안광에서 흘러나오는 자력과도 같은 무언가에 시선이 고정된다.
옆에서 보면, 쥰코의 메탈프레임 속의 긴 눈초리가, 초점을 잃은 듯 멍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없는 사람은... 뭐죠?"
"엣? ... 에에 그러니까..."
사고가 흐트러지며, 말이 나오지 않는 것에 쥰코는 초조해했다. 그러나 서서히 자신의 몸에서부터 분노가 사라지고,
차츰 다른 무언가가 싹트기 시작하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이, 이런..."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정념.
그것은 아무리 이성으로 부정 해봐도, 성숙한 여성이라면 누구나가 지각할 수 있는 것. 쥰코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은,
확실하게 실체를 가진 성욕이었으며 육욕이었다. 자신은 눈앞의 죽어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남자에게, 있을 수
없게도 욕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 그런 일이... 싫어어..."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치는 쥰코의 얼굴을 보며, 음마는 격렬하게 욕정 한다. 그에 호응하듯 꿈틀 꿈틀 경련하는 붉은
촉수. 기괴하게 꿈틀거리는 반투명한 그것은, 소유주의 검은 정념이 옮겨간 듯, 노리고 있던 여교사에게 더욱 더
달라붙는다.
(뭐,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아아... 이상해... 이럴 수가...)
쥰코에겐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몸에서는 푸른 오라가 나오고 있었다. 그것이 붉은 촉수에 뒤엉키며 괴로운 듯
명멸하면서, 서서히 독기를 품은 보라색으로 변화해 간다.
(천천히 발정시켜서, 끈적끈적하게 만들어주겠어...)
이성을 남겨둔 상태로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타오르는 육욕에 이기지 못하고 타락하는 것이 재미있다. 지금은
자유자재로 그 촉수를 제어할 수 있는 음마는, 웃으면서 붉은 눈으로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겨우, 겨우 이 때가 다가온 것이다.
"자아, 이쪽으로 오시죠."
"... 싫어엇! 만지지 마, 싫엇!"
켄이치가 앞으로 나서며 쥰코의 손을 잡자, 격렬하게 입으로는 저항하지만 몸은 가만히 있었다. 경보를 울리는 대뇌의
명령을 배신하고, 타오르는 육체는 뜨거운 자극을 요하며 욱신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세게 끌어당기자, 쥰코의 몸이 켄이치 품속으로 폭 파묻혔다. 그 몸에서는 고급 오드투알레트로는 감출 수 없는,
욕정한 암컷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
"요시카와선생님은 생각대로, 옷을 입으면 말라 보이는 타입이로군요."
"히익!"
그렇게 귓가에 소곤거리면, 부르르 하고 전신에 닭살이 돋는다.
"싫어어엇... 만지지 마..."
쥰코의 한없이 부드러운 몸을 양손으로 꼭 끌어안으면서, 어제까지 손가락 하나 갖다 댈 수 없었던 동경하던 마돈나의
감촉을, 켄이치는 감동하면서 맛보고 있었다. 쥰코의 육체는 옷 위에서 보는 것보다 볼륨감이 넘쳐서, 하얀
블라우스에서 드러난 목덜미에서는 달콤하고 농후한 여자의 체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후후, 왜 그러세요, 그렇게 떨면서..."
"아아앗... 싫어어..."
쥰코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의지와는 반대로 무르익은 육체가 주인을 배반하고, 점점 뜨겁고 부드러워져 간다.
켄이치의 손이 놓여진 부분에서부터 뜨거운 에너지 같은 것이 흘러 들어오며, 몸속에 들끓고 있던 욕정의 마그마가
천천히 하반신을 중심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전신의 감각이 민감해지면서, 켄이치의 손가락이 살짝 움직일 때마다
자궁에 지이잉 하는 자극이 퍼져나가며 새하얀 살결에 소름이 돋는다.
(아, 아무리 오랜만이라고 해도... 이, 이렇게...)
쥰코는 급격한 신체의 변화에 당황하며, 쾌락에 떠내려 갈 것 같은 이성을 붙잡으려, 전신에 흠뻑 땀을 적시면서
발버둥치고 있었다. 켄이치는 희미하게 웃으며 쥰코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까이대고, 하얀 진주 귀고리가 달린 귓불
뒤쪽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는다.
"아앗..."
겨우 그것만으로도 발정난 쥰코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자신도 뜨거운 한숨을 내쉰다. 그곳을
날름 빨리자, 히이익 하고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는다. 켄이치의 팔을 붙잡은 손가락이, 하얗게 핏기를 잃고 있었다.
"흐흐흐, 이런 곳에 땀을 흘리시고..."
쥰코의 하얀 목덜미에 떠오른 진주 같은 땀방울.
"제가 빨아마셔드리지요. 요시카와선생님."
"싫어엇!"
땀이 떠오른 가느다랗고 하얀 쥰코의 목덜미에 달라붙어, 켄이치는 그 곳을 쯉 하고 빨아 당겼다. 쥰코의 피부는 꽤나
약한 듯, 금방 검붉은 키스마크가 확실히 모습을 나타낸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소유자의 각인처럼 보였다.
"안돼애... 그런 곳, 빨지마아아..."
안그래도 정욕이 녹아내리고 있는데, 신체 파츠 중에서도 민감한 부분을 자극당해서, 쥰코는 달콤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수 주 만에 맛보는 남자의 애무에, 주체할 수 없는 욕구불만의 욱신이 불에 닿은 밀랍처럼 끈적끈적하게
녹아내린다.
(죽인다... 최고다...)
켄이치도 오랜 시간 짝사랑해왔던 아름다운 학원의 마돈나가 보이는 약한 모습에, 터무니없이 흥분하고 있었다.
겨우, 겨우, 겨우 손에 넣은 극상의 여자.
요 며칠간 매일 밤, 꿈속에서 몇 번이고 범한 육체. 그러나 현실의 그것은, 꿈속보다 몇 배나 굉장했다.
(참을 수가 없군... 이 몸뚱이...)
풍부한 성경험을 거쳐 온 27세의 육체는 어딜만져봐도 부드럽고, 말랑말랑 한 것이 그야말로 지금이 무르익은
제철과일같은 느낌이었다. 나츠키나 아이코처럼 아직 풋풋한 덜 익은 과일도 물론 맛있지만, 이런 남국의 후르츠같은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육체에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바지 속에서는 장대한 육봉에 혈액이 몰려, 끄덕끄덕 맥동하고 있다. 거기에서 퍼지는 검은 파동. 그 덕분에 쥰코의
약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각이 360도 둥그렇게 레이더처럼 퍼져나가, 혹시 여기에 누가
다가온다고 해도 순식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싫어어... 안돼애..."
반대쪽 목덜미에도 달라붙어, 달콤한 여교사의 땀을 핥으며 거기에도 키스마크를 남긴다. 그래도 쥰코는 딱히 저항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그에게 몸을 맡길 뿐. 누가 옆에서 보면 마치 열렬한 연인들로 보일 것이다. 하얗고 딱딱하게 굳은,
쥰코의 손가락 이외에는.
켄이치는 자신의 품에 안은 쥰코의 몸을 빙글 하고 반대로 돌리고, 한 손으로 허리를 끌어당기며 밤색으로 컬이 들어간
머리를 쓸어올려 새하얀 뒷덜미에 달라붙었다.
"히이익!"
그걸로 쥰코는 부들부들 전신을 떨면서, 가벼운 절정에 덮쳐졌다. 목덜미는 쥰코의 민감한 부분 중에서도, 특히 약한
부분인 것이다. 후배위로 범해지면서 거기에 키스를 당하면 꿀단지를 꽉 조이며, 참지 못하고 가버리고 말 정도였다.
"후후, 여기가 약하시군요, 요시카와선생님."
츄 하고 빨았다가 가볍게 깨물었다가 하면, 가늘게 눈을 좁히고 몸을 부들부들 떠는 영어교사.
"아앗, 이제... 그만해요..."
가을도 깊어져 밤이 되니 쌀쌀할 정도였지만, 쥰코는 전신에 땀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애무 하나 하나가 놀라울 정도로 교묘해서, 자신의 약점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하게 찔러온다. 호스테스로 일하는
프로들과도 사귀어 본 적이 있었던 쥰코였지만, 그런 자식들과는 근본적으로 뭔가 달랐다.
"아앗!"
뒤에서 그림자처럼 딱 달라붙은 켄이치는, 완전히 발기해 휘어진 대물을, 쥰코의 엉덩이에 밀어붙였다. 베이지색
타이트스커트 너머로 남자의 뜨거운 물건을 느끼며, 쥰코는 엉덩이 골에 닿는 감촉에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그렇게
가져다 댄 상태로,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 켄이치.
"주임선생님과 비교해서 어때요? 응?"
"히익!"
역시 이 남자는, 자신들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1%의 희망마저도 산산조각나, 절망적인 기분이 된다.
그러나 이성과 감정의 컨트롤로부터 벗어난 육체가 폭주하며 타오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브라컵 안에서는
젖꼭지가 단단하게 발기하며, 사타구니의 음란한 꽃잎이 뻐끔 입을 벌리고 뜨거운 애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구해줘요, 우사미선생님...)
제3장 부서져가는 일상
43화 영어교사
(겨우 한 주가 끝났어...)
마지막 부원이 클럽활동이 끝났다고 알려와, 하루의, 그리고 한 주의 일이 끝났다.
요시카와 쥰코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정리하고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내일은 간만에
맞이한 휴일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해방감이 컸다.
(오랜만에 에스테틱이라도 가볼까나...)
몸 이곳저곳에 쌓인 피로감에, 전신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되고나서 처음으로 안 사실이지만, 고등학교
교사는 상상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것이다.
(어머나...)
몇 장의 서류를 정리하다가, 검은 무언가를 발견했다.
익숙한 검은 비닐 바인더. 그것은 교직원들의 연락사항을 적은 회람판이었다. 체크박스에 체크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쥰코와 이과교사인 미도 켄이치 뿐이었다.
그 회람판을 훑어본 쥰코는 체크표시를 했다.
(마감은 오늘까진가 보네...)
그냥 다음 주 월요일에 켄이치에게 넘길까 하다가, 힐끗 명부를 보고 켄이치가 아직 교내에 있는 것을 확인해, 마음을
고쳐먹고 지금 가져다주기로 한다.
평소라면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텐데, 왠지 모르게 오늘은 직접 가 볼 마음이 생겼다. 이것도 내일이
휴일이라는 해방감의 탓일까.
베이지색 타이트스커트에 감싸인,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계단을 올라가는 쥰코. 그 행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될 줄은, 물론 꿈에도 알 수 없었다.
5층에 도착해 곧바로 이과준비실로 향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5층 복도는 텅텅 비어서, 언제 와도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기분 나쁜 것이라고 하니, 지금부터 만나려하는 이과교사의 음습한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음침하고,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때때로 날 가만히 보고 있잖아.)
물론 훨씬 전부터 켄이치가 자신에게 품고 있는 뜨거운 마음같은건, 쥰코가 보기에 뻔할 뻔자 였지만, 요만큼도
기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성가실 뿐이었다. 여태까지 많은 남자들과 사귀어 오며, 수없이 많은
남성경험을 자랑하는 그녀였지만, 켄이치와 같은 타입이 가장 싫었다. 그 소리나 몸짓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어두운 복도는 의외로 길었다. 걸을 때마다, 주위에서 어둠이 달라붙어 오는 것 같았다. 학교의 다른 복도와 똑같은
조명이 달려 있는데, 어째서 여기만 이렇게 어둠이 짙은 걸까.
준비실 앞에 오자 왠지 모르게 긴장이 돼서, 그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듯 난폭하게 문을 노크했다.
"들어오세요."
쥰코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낡아 빠진 정장을 입은 켄이치가 서서, 의외로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여어, 요시카와선생님. 어서 오세요. 별일도 다 있네요, 이런 곳까지."
평소엔 중얼중얼 음침한 말투로 말하는 켄이치였는데, 어째선지 오늘은 밝고 큰 목소리로 말을 건네 온다.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어차피 오래 있을 용무도 없었기에 쥰코는 용건만 간단히 전하며, 책상위에 회람판을 둔다.
"그럼 전 이만."
이유 없이 가슴이 싸해져서, 얼른 돌아가려고 하는 쥰코.
"에이, 그러지 마시고... 마침 커피를 끓인 참인데, 괜찮으시면 한 잔 하시죠?"
"괜찮습니다. 커피는 별로라서요."
메탈프레임 안쪽에서 차갑게 노려보며, 그렇게 딱 부러지게 쏘아붙이고 돌아가려는 쥰코에게, 더욱 끈질기게 달라붙는
켄이치.
"선생님은 커피를 싫어하셨군요? 헌데, 이상하네요... 저번에 선생님을 아사카에서 봤을 때는, 맛있게 커피를 끓이기로
유명한 찻집에 계셨잖아요?"
씩 하고 악마처럼 웃는다.
그 웃음이 의미하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쥰코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본다. 우사미와 언제나
밀회를 즐기는 러브호텔 옆에 있는 찻집은, 확실히 커피매니아가 다니는 유명한 커피전문점이었던 것이다.
"무, 무슨 얘길 하시는 거죠?"
"이야아, 우사미선생님도 봤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착각이려나..."
당황해 허둥지둥하면서도 쥰코는 필사적으로 변명하려 했다. 어쨌든지 간에 정사의 현장에 직접 들어와서 본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증거는 아무것도 없을 터 였다.
"저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얘기네요. 게다가 무슨 이야긴지도 전혀..."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켄이치의 얼굴을 보자, 쥰코는 왠지 갑자기 무서워 졌다. 켄이치의 얼굴이나 목소리는 싱글벙글
밝게 웃고 있었지만, 그 눈은 이쪽의 반응을 살피는 것 같은 냉정한 눈빛으로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방 탓인지, 그 눈동자는 붉게 빛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러 가신 것도 아니라고 하시면, 대체 거기엔 무슨 일로..."
더욱 이어지는 켄이치의 눈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을 보며, 쥰코는 확신했다. 이 남자는 자기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자 오히려 배짱이 생기며, 쥰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켄이치를 노려보았다. 원래의 드센 성격이 고개를
쳐들며, 강한 어조로 반론을 펼친다.
"혹시 그렇다고해서, 선생님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딱히 선생님께 무슨 피해를 준 것도 아니잖아요?"
치켜뜬 눈초리를 분노로 물들이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쥰코를, 켄이치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쥰코는 그 표정을 보고 격노했다.
"저기요! 뭘 그렇게 웃고 계시죠? 당신, 그렇지 않아도 평소부터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주제에! 저는,
당신 같은 음침하고 사회성 없는 사람이..."
거기까지 얘기하다가 쥰코는 홀린 듯이, 붉은 눈을 바라보고 만다. 무슨 말을 꺼내려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질 않고,
켄이치의 안광에서 흘러나오는 자력과도 같은 무언가에 시선이 고정된다.
옆에서 보면, 쥰코의 메탈프레임 속의 긴 눈초리가, 초점을 잃은 듯 멍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없는 사람은... 뭐죠?"
"엣? ... 에에 그러니까..."
사고가 흐트러지며, 말이 나오지 않는 것에 쥰코는 초조해했다. 그러나 서서히 자신의 몸에서부터 분노가 사라지고,
차츰 다른 무언가가 싹트기 시작하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이, 이런..."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정념.
그것은 아무리 이성으로 부정 해봐도, 성숙한 여성이라면 누구나가 지각할 수 있는 것. 쥰코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은,
확실하게 실체를 가진 성욕이었으며 육욕이었다. 자신은 눈앞의 죽어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남자에게, 있을 수
없게도 욕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 그런 일이... 싫어어..."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치는 쥰코의 얼굴을 보며, 음마는 격렬하게 욕정 한다. 그에 호응하듯 꿈틀 꿈틀 경련하는 붉은
촉수. 기괴하게 꿈틀거리는 반투명한 그것은, 소유주의 검은 정념이 옮겨간 듯, 노리고 있던 여교사에게 더욱 더
달라붙는다.
(뭐,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아아... 이상해... 이럴 수가...)
쥰코에겐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몸에서는 푸른 오라가 나오고 있었다. 그것이 붉은 촉수에 뒤엉키며 괴로운 듯
명멸하면서, 서서히 독기를 품은 보라색으로 변화해 간다.
(천천히 발정시켜서, 끈적끈적하게 만들어주겠어...)
이성을 남겨둔 상태로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타오르는 육욕에 이기지 못하고 타락하는 것이 재미있다. 지금은
자유자재로 그 촉수를 제어할 수 있는 음마는, 웃으면서 붉은 눈으로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겨우, 겨우 이 때가 다가온 것이다.
"자아, 이쪽으로 오시죠."
"... 싫어엇! 만지지 마, 싫엇!"
켄이치가 앞으로 나서며 쥰코의 손을 잡자, 격렬하게 입으로는 저항하지만 몸은 가만히 있었다. 경보를 울리는 대뇌의
명령을 배신하고, 타오르는 육체는 뜨거운 자극을 요하며 욱신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세게 끌어당기자, 쥰코의 몸이 켄이치 품속으로 폭 파묻혔다. 그 몸에서는 고급 오드투알레트로는 감출 수 없는,
욕정한 암컷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
"요시카와선생님은 생각대로, 옷을 입으면 말라 보이는 타입이로군요."
"히익!"
그렇게 귓가에 소곤거리면, 부르르 하고 전신에 닭살이 돋는다.
"싫어어엇... 만지지 마..."
쥰코의 한없이 부드러운 몸을 양손으로 꼭 끌어안으면서, 어제까지 손가락 하나 갖다 댈 수 없었던 동경하던 마돈나의
감촉을, 켄이치는 감동하면서 맛보고 있었다. 쥰코의 육체는 옷 위에서 보는 것보다 볼륨감이 넘쳐서, 하얀
블라우스에서 드러난 목덜미에서는 달콤하고 농후한 여자의 체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후후, 왜 그러세요, 그렇게 떨면서..."
"아아앗... 싫어어..."
쥰코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의지와는 반대로 무르익은 육체가 주인을 배반하고, 점점 뜨겁고 부드러워져 간다.
켄이치의 손이 놓여진 부분에서부터 뜨거운 에너지 같은 것이 흘러 들어오며, 몸속에 들끓고 있던 욕정의 마그마가
천천히 하반신을 중심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전신의 감각이 민감해지면서, 켄이치의 손가락이 살짝 움직일 때마다
자궁에 지이잉 하는 자극이 퍼져나가며 새하얀 살결에 소름이 돋는다.
(아, 아무리 오랜만이라고 해도... 이, 이렇게...)
쥰코는 급격한 신체의 변화에 당황하며, 쾌락에 떠내려 갈 것 같은 이성을 붙잡으려, 전신에 흠뻑 땀을 적시면서
발버둥치고 있었다. 켄이치는 희미하게 웃으며 쥰코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까이대고, 하얀 진주 귀고리가 달린 귓불
뒤쪽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는다.
"아앗..."
겨우 그것만으로도 발정난 쥰코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자신도 뜨거운 한숨을 내쉰다. 그곳을
날름 빨리자, 히이익 하고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는다. 켄이치의 팔을 붙잡은 손가락이, 하얗게 핏기를 잃고 있었다.
"흐흐흐, 이런 곳에 땀을 흘리시고..."
쥰코의 하얀 목덜미에 떠오른 진주 같은 땀방울.
"제가 빨아마셔드리지요. 요시카와선생님."
"싫어엇!"
땀이 떠오른 가느다랗고 하얀 쥰코의 목덜미에 달라붙어, 켄이치는 그 곳을 쯉 하고 빨아 당겼다. 쥰코의 피부는 꽤나
약한 듯, 금방 검붉은 키스마크가 확실히 모습을 나타낸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소유자의 각인처럼 보였다.
"안돼애... 그런 곳, 빨지마아아..."
안그래도 정욕이 녹아내리고 있는데, 신체 파츠 중에서도 민감한 부분을 자극당해서, 쥰코는 달콤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수 주 만에 맛보는 남자의 애무에, 주체할 수 없는 욕구불만의 욱신이 불에 닿은 밀랍처럼 끈적끈적하게
녹아내린다.
(죽인다... 최고다...)
켄이치도 오랜 시간 짝사랑해왔던 아름다운 학원의 마돈나가 보이는 약한 모습에, 터무니없이 흥분하고 있었다.
겨우, 겨우, 겨우 손에 넣은 극상의 여자.
요 며칠간 매일 밤, 꿈속에서 몇 번이고 범한 육체. 그러나 현실의 그것은, 꿈속보다 몇 배나 굉장했다.
(참을 수가 없군... 이 몸뚱이...)
풍부한 성경험을 거쳐 온 27세의 육체는 어딜만져봐도 부드럽고, 말랑말랑 한 것이 그야말로 지금이 무르익은
제철과일같은 느낌이었다. 나츠키나 아이코처럼 아직 풋풋한 덜 익은 과일도 물론 맛있지만, 이런 남국의 후르츠같은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육체에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바지 속에서는 장대한 육봉에 혈액이 몰려, 끄덕끄덕 맥동하고 있다. 거기에서 퍼지는 검은 파동. 그 덕분에 쥰코의
약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각이 360도 둥그렇게 레이더처럼 퍼져나가, 혹시 여기에 누가
다가온다고 해도 순식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싫어어... 안돼애..."
반대쪽 목덜미에도 달라붙어, 달콤한 여교사의 땀을 핥으며 거기에도 키스마크를 남긴다. 그래도 쥰코는 딱히 저항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그에게 몸을 맡길 뿐. 누가 옆에서 보면 마치 열렬한 연인들로 보일 것이다. 하얗고 딱딱하게 굳은,
쥰코의 손가락 이외에는.
켄이치는 자신의 품에 안은 쥰코의 몸을 빙글 하고 반대로 돌리고, 한 손으로 허리를 끌어당기며 밤색으로 컬이 들어간
머리를 쓸어올려 새하얀 뒷덜미에 달라붙었다.
"히이익!"
그걸로 쥰코는 부들부들 전신을 떨면서, 가벼운 절정에 덮쳐졌다. 목덜미는 쥰코의 민감한 부분 중에서도, 특히 약한
부분인 것이다. 후배위로 범해지면서 거기에 키스를 당하면 꿀단지를 꽉 조이며, 참지 못하고 가버리고 말 정도였다.
"후후, 여기가 약하시군요, 요시카와선생님."
츄 하고 빨았다가 가볍게 깨물었다가 하면, 가늘게 눈을 좁히고 몸을 부들부들 떠는 영어교사.
"아앗, 이제... 그만해요..."
가을도 깊어져 밤이 되니 쌀쌀할 정도였지만, 쥰코는 전신에 땀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애무 하나 하나가 놀라울 정도로 교묘해서, 자신의 약점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하게 찔러온다. 호스테스로 일하는
프로들과도 사귀어 본 적이 있었던 쥰코였지만, 그런 자식들과는 근본적으로 뭔가 달랐다.
"아앗!"
뒤에서 그림자처럼 딱 달라붙은 켄이치는, 완전히 발기해 휘어진 대물을, 쥰코의 엉덩이에 밀어붙였다. 베이지색
타이트스커트 너머로 남자의 뜨거운 물건을 느끼며, 쥰코는 엉덩이 골에 닿는 감촉에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그렇게
가져다 댄 상태로,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 켄이치.
"주임선생님과 비교해서 어때요? 응?"
"히익!"
역시 이 남자는, 자신들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1%의 희망마저도 산산조각나, 절망적인 기분이 된다.
그러나 이성과 감정의 컨트롤로부터 벗어난 육체가 폭주하며 타오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브라컵 안에서는
젖꼭지가 단단하게 발기하며, 사타구니의 음란한 꽃잎이 뻐끔 입을 벌리고 뜨거운 애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구해줘요, 우사미선생님...)
지금은 가족과 함께 있을 불륜상대의 이름을 부르며, 미인여교사는 안경너머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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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글이 안올려져서 굉장히 당황했네요 ㅎㅎ 다행이 멍멍님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괜찮다 싶으면 이렇게 뭐가 한번씩 뒤통수를 당기네요.
다들 추석 즐겁게 보내셨나요? 추석 마무리는 음마의 파동과 함께. ^^
추천105 비추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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