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판타지] 세자르씨의 유쾌한 전원생활 8
12.
세자르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이린을 따라 들어온 그녀의 막사는 클로에와는 전혀 달리 마법사의 공간이라는 분위기가 강하게 풍겼다. 사방을 가득 채운 책들이며, 여러 가지 마법 기구들 등 그가 평소엔 접하기 힘든 물건들이 가득했다. 물론 막사 자체도 그러했지만.
좀 전에 그의 눈앞에서 아이린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땅바닥에 던지더니 그 자리엔 어느새 이 커다란 막사 하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놀란 세자르는 아이린의 이끌림에 따라 이 안으로 막 들어온 것이었다.
아이린의 손짓에 세자르가 막사 안에 마련되어 있는 소파에 앉자, 망토를 벗고 편안한 자세로 맞은편에 마주앉은 아이린이 한손을 공중에 대고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두 사람 사이 비워있던 탁자 위에 완벽하게 준비된 다기 세트가 나타났다. 이미 끓는 물도 준비되었는지 주전자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계속해서 벌어지는 놀라운 장면들에 속으로 적잖이 놀라면서도 세자르는 얼른 일어나 준비된 아이린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 자신의 잔에도 차를 채운 세자르는 여전히 이 모든 것이 신기한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곳은 뭐하는 곳입니까?”
“당신 이런 휴대용 막사 처음 봐? 이건 마법으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물건 중 하나야. 명색이 마법사인데 번거롭게 짐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잖아.”
“그럼 다른 막사들도 다 이런 것입니까?”
“아, 이자벨라와 클로에한테도 각각 하나씩 줬지. 근데 제대로 쓸 줄을 몰라. 이자벨라는 거의 쓰질 않고, 클로에는......”
한 번 시작된 아이린의 이야기는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세자르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의 말은 청산유수처럼 술술 흘러나왔다. 세자르가 굳이 리드할 필요도 없이 중간 중간 대구만 해줘도 충분할 정도였다. 이야기의 주제도 주변의 사소한 일상부터 마법, 정치, 전쟁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어서 그녀가 엄청난 지식과 교양의 소유자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그 대부분이 자신이 관여해서 해결했다는 자기자랑식의 이야기였지만. 세자르가 보기에 자화자찬하는 버릇만 줄이면 그녀는 꽤 괜찮은 대화 상대였다.
“...... 그래서 말이야. 내가 전장에 나선 그 마법사의 화염마법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자 상대편에서는 난리가 나더군. 당신도 그 때 그 마법사와 사령관의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 말이야. 다들 하얗게 질려서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지 뭐야. 그래서 내가 그 마법사 뒤꽁무니에 파이어볼 하나를 날려줬지. 그 녀석 아직도 살아있다면 모습이 꽤 볼만 할 거야. 맨몸에 그런 마법 하나 맞으면 치료한다고 해도 후유증이 꽤 크거든. 아마 걸을 때 바람난 계집처럼 엉덩이 실룩대며 다니고 있겠지. 하하하. 아무튼 그 뒤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이린의 이야기 속에서 어느새 막사 안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아이린의 이야기 중에는 세자르의 흥미를 당기는 것들이 많았다. 세자르는 어느새 자신이 그녀의 이야기 속에 깊이 빠져든 것을 느꼈지만, 굳이 이 좋은 분위기를 깨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한참을 웃고 떠드는 동안 한두 잔씩 돌리던 찻잔은 어느덧 고급 와인 잔으로 바뀌어 있었다.
“...... 그렇게 문에 걸린 마법을 풀고는 헤토르니우스의 연구서를 얻는데 성공했지. 아, 물론 동행했던 마법사들 중 3분의 2가 전멸했긴 했지만 말이야. 그런데 어떡해. 죽은 놈들은 운이 없던 거지. 아무튼 그 연구서가 내가 차원마법 연구하는 데 도움을 많이 된 건 사실이야. 근데, 세자르. 그거 알아? 자기 참 괜찮은 남자야......”
아이린의 마지막 말에 순간 세자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미 한두 잔 걸치던 술은 슬슬 병 단위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아직 취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잘 나가던 이야기 중에 갑자기 느닷없이 튀어나온 말에 세자르는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세자르의 생각과는 별개로 아이린은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두 뺨을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인 채 고개를 들어선 세자르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이 유적에 들어오기 전부터 쭉 지켜봤는데, 당신 한 가닥 하던데?”
“과찬이십니다. 아이린님. 전 그저 평범한 용병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아. 아까 전 전투에서 당신 능력은 충분히 봤어. 도미노가 질투 낼만한 정도더군.”
“운 좋게 임기응변이 통했을 뿐이죠.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은 것도 실력이지. 너무 겸손하지 않아도 돼.”
“그렇게 봐주신다니 감사드릴 뿐입니다.”
“거기에 더해 침대 위에서의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던데?”
“예?!”
“전에 클로에의 막사에 들렸다면서? 유적에 들어올 때 보니까 클로에의 얼굴에 광이 나더군. 그런 얼굴 본지 꽤 오랜만이었어. 그래서 알았지. 당신이 얼마나 그 애를 만족시켜 줬는지 말이야.”
세자르는 그 말을 하면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아이린의 눈빛이 문뜩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는 저런 눈빛을 잘 알고 있었다. 루이도 뭔가에 몰두하거나 집중할 때면 항상 저런 눈빛이었다. 마법사나 학자, 탐험가들 같이 연구와 개발, 자료수집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찾는 것이나 목적하는 것에 하나같이 무섭게 몰두하는 외골수적인 모습을 보이곤 하는 데, 아이린도 그런 부류인 듯 했다. 그리고 세자르는 그런 그녀의 관심이 이번엔 그에게 꽂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클로에가 딴 건 잘 몰라도 사람보는 눈은 정확하지.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더 정확하고.”
“너무 띄워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근데 죄송합니다만 시간이 늦어서 이젠 돌아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한데, 한 가지만 일러주지. 이 막사는 들어오긴 쉬워도 나갈 땐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입구 찾기도 힘들 거야.”
여자 마법사의 흑심을 감지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뜨려던 세자르는 순간 속이 뜨끔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정중하게 아이린에게 인사를 하고는 들어온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기 위해 막사의 입구를 가리는 천을 걷자, 입구 건너편으로 세자르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방금 나가려던 방과 함께 소파에 앉아서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는 아이린의 모습이었다.
“내가 얘기 했지? 나가려면 내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야.”
“그럼 나가게 해주시겠습니까? 야영지에 늦게 가면 동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서요.”
“싫은데, 세자르. 아직까지 내 용건은 끝나지 않았거든.”
더 이상 말을 해도 소용이 없겠다고 느낀 세자르는 할 수 없이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세자르에게 아이린은 고양이처럼 요염하고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자기, 어차피 돌아가면 할 일도 없을 텐데. 좀 더 여기 있어. 술이나 음식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래도 말입니다.”
“뭘, 그리 갑자기 서두르는 거지? 뭔가 거북한 것이라도 있어?”
“그런 건 아닙니다만.”
갑자기 찾아온 갈증에 와인 잔을 들어 목을 축인 세자르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
“저, 한 가지만 여쭤 봐도 괜찮겠습니까?”
“뭔데? 대답해 줄 수 있으면 말해주지. 물어봐.”
“주제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혹 이번 탐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왜 그런 게 궁금한 거지?”
“우선 이곳은 일반적인 유적 탐사와 다른 부분이 많고, 특히 이렇게 굉장히 위험한 곳에 왕국의 중책을 맡고 계신 분들께서 직접 오실 정도이니 과연 이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히 궁금해지더군요. 뭔가 국가에 위협적인 문제인가 싶기도 합니다만.”
“글쎄. 나도 확실치 않아서 뭐라 대답해주기도 뭐하네. 물론 내 나름대론 짐작은 하고 있는데 그게 진짜인 건지는 긴가민가해서 말이야. 마법사로써나 일행 안에서 차지하는 내 위상 덕분에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함부로 말을 꺼내거나 단정하기가 힘들지. 내 말 이해하겠지, 세자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큰맘 먹고 던진 말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아이린의 태도엔 세자르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이상 파고들려다가 공연히 그녀의 비위를 건드리는 실수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자르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린의 마법의 강력함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기에 탐험이 끝날 때까진 목숨을 온전히 보존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더 이상 물어볼 말은 없는 모양이지?”
“예, 당장은 없는 것 같군요.”
“그건 그렇고 정말 못 됐네, 세자르. 이런 좋은 분위기에서 그런 딱딱한 얘기나 꺼내고 말이야.”
“죄송합니다. 제 불찰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달리 기분 나쁜 게 아닌데, 세자르. 이 나를 바로 앞에 두고 그런 따분한 생각이나 하다니, 내가 클로에와 비교해서 그렇게 매력 없어 보여?”
세자르는 아이린의 예상치 못한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순간 당황하는 세자르를 바라보며 아이린은 그 모습을 즐기는 듯이 그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세자르는 속으로 움찔했지만, 우아하게 몸을 일으킨 아이린은 허리를 쭉 피더니 세자르를 쳐다보며 씽긋 웃고는 천천히 두 팔을 움직였다.
그녀의 두 손이 치마의 한쪽 허릿단을 잡더니, 잠시 후 치마가 그녀의 긴 다리를 타고 쓱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세자르가 놀랄 틈도 없이, 아이린은 이번엔 블라우스 가운데 있는 레이스에 두 손을 가져가 그 속에 숨어있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얼마 달려있지도 않는 단추 덕에 블라우스는 순식간에 가슴 양쪽으로 갈라졌다. 그 상태에서 아이린이 어깨를 살짝 앞쪽으로 좁혔다가 상체와 어깨를 쭉 펴자 블라우스가 어깨에서 떨어지며 부드럽게 뒤로 내민 두 팔을 타고 하늘하늘 밑으로 떨어졌다.
“이래도 말이야?”
밖으로 환하게 드러난 아이린의 몸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비록 속옷에 가려있다고는 하지만 큰 키에서 늘씬하게 뻗어 나온 긴 팔다리가 받혀주는 그녀의 몸은 아까 전 알베르토의 저택에서 봤던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짐이 없었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 위로는 젖가슴을 가리는 컵과 허리에 딱 맞는 코르셋이 붙은 형태인 여기저기 흰색 레이스 무늬가 화려하게 장식된 광택이 흐르는 감색 뷔스티에(bustie)와 그 아래 역시 같은 색상의 가터벨트, 거기서 아래로 흘러내린 끈 위로는 자그마한 앞뒤 천이 허리 양쪽에서 리본으로 연결된 화려한 레이스 무늬의 팬티가 그녀의 다리 사이 은밀한 곳을 앙증맞게 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계속 이어진 가터벨트 끈은 하얀 허벅지 살을 살포시 누르면서 검은색 얇은 스타킹을 물은 채로 팽팽하게 서로를 당기고 있었고, 그 스타킹 주위로는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가죽 특유의 검은 광택이 흐르는 부츠가 그녀의 긴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
이 속옷들은 그녀의 비밀스러운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가려줌과 동시에 그녀의 섹시한 매력을 더욱 강조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매혹적인 허리선에 감겨있는 감색 코르셋의 위아래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새하얀 빛깔을 자랑하는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 라인이 한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세자르가 여태까지 경험한 모든 여자들과 비교해 봐도 그녀의 몸매는 정말 뛰어난 편이었다. 거기다가 세자르만큼 큰 그녀의 키와 긴 팔다리는 오히려 그녀의 터질 듯한 몸을 더욱 여성스럽고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아이린은 드러난 자신의 속살 앞에서 당황하고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세자르를 보고 다시 한 번 미소를 날리더니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소파에 앉아있는 세자르의 양쪽으로 하나씩 무릎을 올리고는 그의 다리 위에 걸터앉았다.
세자르는 아이린의 둥근 엉덩이가 자신의 허벅지 위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를 모두 덮을 만큼 넓은 그녀의 엉덩이는 매우 푹신하고 또한 따뜻했다. 하지만 그 자극은 지금 그의 눈앞에 들이댄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바로 그녀의 커다란 두 젖가슴이 그의 얼굴 바로 앞에서 그 존재감을 한껏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뷔스티에 안에 갇혀 있다고는 해도 그녀가 움직이거나 숨을 쉴 때마다 두 개의 젖가슴은 위아래로 살짝궁 흔들리고 출렁거리면서 그를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몸에서는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매혹적인 향기가 그녀 자신의 살내음과 뒤섞인 채 퍼져 나와 세자르 코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는 클로에와 마찬가지로 중년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탱탱한 그녀의 매혹적인 얼굴이 자신을 꿇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세자르는 그런 와중에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흥분을 자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린은 자신의 몸을 세자르에게 더욱 밀착시키고 자신의 비부를 세자르의 사타구니에 바짝 붙여선 앞뒤로 살살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이미 좀 전에 그녀의 도발적인 모습에 자극받아 일어서기 시작한 세자르의 가운데 다리는 이젠 바지 위로 직접 전해오는 그녀의 다리사이 부드럽고 뜨거운 둔덕의 느낌에 급격히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천으로 가려져 있다곤 하지만 그 사이로 전해져 오는 언덕과 그 아래에서 움직일 때마다 살며시 벌이지면서 자신의 물건을 비비며 유혹하는 야들야들한 도끼자국의 느낌은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젠 얼굴에 거의 닿을 듯이 자리 잡은 두 젖가슴 사이에서 향수와 뒤섞여 피어올라오는 여자의 뜨거운 속살 냄새는 더 이상 세자르가 참아 넘기기엔 너무나 강렬했다.
“어머, 아무리 아닌 척 해도 당신 몸은 정직한데 그래. 너무 점잔빼지 말라고, 세자르. 어차피 이거 하려고 클로에한테 간 거 아냐? 지금 걔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오늘밤엔 꼼짝 못하니까. 당신이 클로에와 무슨 언약을 한 것도 아니잖아. 만약 문제가 생긴다 해도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지금은 나랑 같이 즐기기만 하면 돼.”
계속해서 전해져오는 자극과 함께 자신의 귀를 간질이는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 같은 그녀의 유혹에 세자르는 더 이상 저항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론 이번 탐사가 끝날 때 까지 웬만하면 온전하게 살아남고자 하는 희망사항도 꿈꾸는 그이기에 알량한 자존심 하나 지키고자 왕국 최고 마법사의 비위를 거스르는 바보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대마법관님?”
그 대답에 아이린이 씩 웃으며 공중에 한손을 들고 손짓을 하자 탁자 위에 있던 다기들이 나타날 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동시에 탁자는 푹신해 보이는 털가죽으로 덮인 매트가 놓인 자그마한 침대형태로 바뀌었다. 아이린은 그 위로 올라앉더니 손바닥으로 자기 옆의 매트를 툭툭 치면서 세자르를 불렀다.
“이리로 와. 우선 이것부터 시작하지.”
세자르가 옆에 앉자 그녀는 앉은 상태에서 살짝 몸을 반쯤 돌리더니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위로 들어 올리고 자기의 등을 세자르에게 들어내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안 세자르는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정중하게 그녀의 윗몸을 덮고 있는 뷔스티에를 구속하고 있는 등 쪽의 끈 매듭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 끈은 위로부터 아래까지 촘촘히 뚫려있는 구멍들 사이를 들락날락하면서 허리 밑 끝부분에서 앙증맞은 나비모양으로 매듭지어진 채로 세자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끈이 단단히 잡아주고 있는 덕에 뒤에서 보는 뷔스티에는 마치 아이린의 맨몸 위에 물감을 바른 듯이 빈틈없이 밀착해선 그녀의 매혹적인 가슴선과 허리라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세자르는 그 뒤태에 침을 꿀꺽 한 번 삼키고는 매듭 끝을 쓰윽 잡아당겼다.
‘으응?’
세자르가 가볍게 손만 댔을 뿐인데도 매듭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매끄럽게 풀리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쿠션 위로 떨어졌다. 그 마술과 같은 장면에 세자르는 황당했지만, 곧 마법사인 아이린에게 이런 식의 연출은 아무 것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두 사람은 마법의 막사 안에 있지 않은가.
세자르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엔 양쪽 어깨 끈을 내리고 아이린의 몸에서 그 갑옷 같은 뷔스티에를 부드럽게 벗겨내었다.
“으음...... 이제야 살 것 같아. 하루 종일 이런 걸 입고 다녔더니 온몸이 다 쑤시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아. 세자르, 여기 마사지 좀 해주지 않겠어?”
그 말과 함께 아이린은 세자르에게로 살짝 몸을 기울여왔다. 왠지 뻔해 보이는 이 여자의 행동에 세자르는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이런 글래머 미녀의 맨살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내 점잖은 태도로 그녀의 목 뒤편부터 시작해 어깨, 척추를 따라 내려가면서 등 전체를 골고루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용병으로써 살아남기 위한 끊임없이 검술 연습과 수많은 전쟁터에서의 실전을 번갈아 경험했던 세자르는 인체의 근육이나 급소, 맥, 혈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아이린의 몸 뒤쪽 여기저기를 문지르면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혈도를 눌러주자 아이린은 차츰 근육의 긴장이 풀리면서 기분이 좋은 듯이 연달아 가벼운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으으음...... 아아, 세자르, 거기 좀더 왼쪽으로. 그래 거기. 으응. 거기가 좀 아프네. 그 주변을 계속해줘.”
아이린은 세자르의 서비스가 꽤 맘에 들었는지 나중에는 아예 눈을 감고 세자르에게 등을 맡긴 채로 그의 손놀림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린은 이젠 충분하다고 느꼈는지 팔을 들어 기지개를 쭉 펴고는 세자르를 돌아다보았다.
“생각보다 잘하는데, 자기. 용병 때려 치더라도 먹고 사는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마사지 한 번으로 이 여자에게 자신의 등급이 ‘당신’에서 ‘자기’로 올라간 것에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면서 세자르는 여전히 예의바른 태도로 입을 열었다.
“별거 아닌 재주에 너무 과찬이십니다. 오히려 대마법관님께서 평소에 몸을 건강하게 잘 관리해 오신 것 같으셔서 제가 할 것이 별로 없더군요.”
“후웃, 등 한번 만져보고선 마치 내 몸을 다 안다는 듯이 이야기 하네. 너무 성급한 것 아냐?”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경솔했습니다.”
“아니, 농담이야. 하하하. 말 나온 김에 남은 반쪽도 마저 해주지 그래? 등만 하고 끝내는 건 좀 그렇잖아.”
아이린은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몸을 반쯤 돌리더니 드넓게 펼쳐진 매트 위로 천천히 그러나 우아하면서도 부드럽게 누웠다. 그러자 그 반동으로 아이린의 탐스러운 두 커다랗고 아름다운 젖가슴이 세자르를 유혹하듯이 사방으로 출렁거렸다. 그런 아이린의 아름다운 나신을 잠시 감상하듯이 바라보던 세자르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에게로 몸을 기울였다.
목과 어깨 부분에서부터 시작한 세자르의 마사지는 여자의 민감한 부분은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팔과 허리, 배를 거쳐 골반과 허벅지를 거쳐 발바닥까지 이어졌다. 물론 아이린은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아주 편안한 자세로 자신에게 봉사하는 남자의 손길을 즐기면서 간간이 시원하다는 듯이 신음소리를 내거나 간지럽다는 듯 키득키득 소리를 내며 웃곤 했다.
그렇게 아이린이 완전히 긴장이 풀린 것을 확인한 세자르는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처음은 귀 뒤쪽 부분이었다. 좀 전 마사지 때 이미 그 곳이 성감대인 것을 확인한 세자르는 그 부분을 가볍게 문지르다가 슬며시 입술을 가져다 대고 혀로 살살 문지르면서 애무하기 시작했다.
“흐으으음......”
아이린은 세자르의 움직임에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것을 즐기는 듯이 감미로운 콧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세자르는 더욱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아이린의 몸 구석구석을 애무해 나갔다.
세자르의 손이 그녀의 민감한 부분들을 부드럽게 하지만 집요하게 공격해 들어가자, 그런 세자르의 애무에 아이린은 슬슬 몸이 달아오르는지 이내 그의 손놀림에 온 몸을 맡긴 채로 가볍게 열린 그녀의 입에선 계속해서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를 배경음악삼아 한동안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자극하던 세자르는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드디어 두 손을 내밀어 아이린의 앞가슴을 부드럽게 쥐어 잡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를 유혹하던 그녀의 커다란 두 젖무덤을 손바닥 전체로 감싸 쥐고는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이린의 젖가슴은 세자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만했다. 그의 손이 작은 편이 아님에도 그녀의 젖가슴이 한 손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는 그녀의 외모마냥 탱탱하고 윤기가 흐르는 그녀의 젖가슴은 마치 촉촉한 마시멜로우 처럼 세자르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손가락 사이로 튀어나올 듯이 착착 달라붙으면서 그 부드러움과 탱글탱글한 탄력을 동시에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었다.
세자르는 손에 착착 감기는 그 느낌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계속해서 그녀의 두 살덩이 여기저기를 돌아가며 잡고 주무르고 쓰다듬었다. 그리고 마침내 살언덕 꼭대기에 있는 앵두같은 두 돌기에 번갈아 입을 맞추고는 보기좋게 빨아대던가 아예 입속에 넣고 살살 굴리면서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세자르, 안돼...... 거긴 너무....... 민감하......하으으응!”
정말로 민감한 건지 젖꼭지를 얼마 자극하지도 않았는데도 세자르는 두 젖꼭지가 금세 단단해지며 일어서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이린은 자기 가슴을 타고 전해오는 그 자극에 몸을 비틀면서 세자르의 손길에서 벗어나했지만 그 강도가 세지 않다는 것을 안 세자르는 대담하게 그녀 몸을 올라타선 꼼짝 못하게 눌러두고 계속해서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는 동시에 입술로 그녀의 목덜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하....... 그....... 그만....... 나....... 미칠 것 같아....... 아아....... 그.......”
하지만 아이린은 그 말을 다 끝낼 수 없었다. 그녀의 입술을 세자르가 자신의 입술로 덮쳐왔기 때문이었다. 세자르가 그녀의 입을 막고는 혀를 그녀의 입 안에 집어넣자 처음엔 가쁘게 숨만 내쉬며 약간 빼는 듯 했던 그녀의 입이 곧 세자르의 공격에 모든 것을 열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왔다. 혀와 혀가 얽히고 입술과 입술이 맞닿으면서 격정적인 딥키스가 계속되자 아이린은 한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꼈는지 순간적으로 그녀의 온몸이 팽팽히 긴장하면서 위를 향해 활처럼 휘었다. 그 상태로 그녀는 잠깐 숨을 멈췄다가 곧 긴 신음소리와 함께 온 몸에서 힘이 빠지며 매트 위로 풀썩 쓰러졌다.
“하아......하아......세자르, 이젠 더 이상 못 참겠어. 그만하고 안으로 들어와.”
그녀의 말에 세자르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웬만한 여자라면 방금 전 가벼운 절정을 맛보고 나선 잠시나마 그 여운을 즐기고자 하는데, 아이린은 바로 다음으로 가자고 그를 보채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탐욕스러움에 좀 놀란 세자르지만, 물론 그도 거기서 멈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아이린에게 열심히 봉사만 해줬지, 정작 그 자신은 거의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세자르는 그녀를 누르고 있던 몸을 일으켜서는 천천히 젖가슴을 잡고 있던 두 손을 풀어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은 그녀의 젖가슴 밑의 갈비뼈와 허리를 지나 숨 쉴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적당한 지방과 근육 덕에 둥글둥글 매혹적인 선을 만들어내고 있는 배 위를 매만지면서 그 부드러움을 충분히 즐기고는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움푹 들어간 허리에서부터 엉덩이와 허벅지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두 곡선을 위아래로 쓰다듬으며 음미하다가 그 중간쯤에 걸려있는 가느다란 매듭으로 향했다. 아이린의 다리사이 은밀한 삼각지를 감싸고 있는 작은 천을 양 옆에서 지탱하고 있던 그 매듭들은 세자르가 두 손으로 각 한쪽 끝을 잡고 슬쩍 당기자 비단이 미끄러지듯이 스르르 풀려져 갔다.
긴장이 풀리면서 늘어지는 작은 천조각 아래로 드러난 아이린의 보지는 그녀의 한껏 무르익은 몸처럼 아름다우면서도 탐욕스러웠다. 왕국의 귀부인들 사이에서 최신 유행인 듯이(클로에도 비슷하게 정리했었기에) 깨끗하게 정리된 앙증맞은 역삼각형 형태의 검은 수풀 아래로 그녀의 가슴만큼이나 통통하게 살이 오른 둔덕과 보짓살이 지금 한참 달아올랐는지 검붉게 충혈된 채로 잘 익은 밤송이 마냥 살짝 벌어져 있었다. 또한 팬티 가운데 부분이 주변보다 짙게 젖어있던 것에서 이미 짐작은 했지만은 벌어진 보짓살과 그 사이의 도끼자국 부분은 그녀의 몸 안에서 배어나온 애액으로 뒤덮인 채 음란한 광택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보지구멍은 촉촉이 젖은 채 살짝 열려선 그 안을 꽉 채워줄 열쇠를 기다리는 자물쇠마냥 기대감에 들떠서 꿈틀대고 있었다.
“세자르....... 자기의 뜨거운 방망이로 나를 채워줘....... 얼른......”
평소 성격처럼 거침없이 적나라하게 내뱉는 아이린의 말투는 세자르를 이미 충분하게 자극시키고 있었다. 평생 이보다 더 빨리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번개같은 속도로 옷을 벗어던진 세자르는 천천히 침대 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흥분과 기대감으로 가만히 누워있는 아이린의 모습은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작품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예쁜 얼굴 위로는 윤기있는 긴 흑발이 매트 위에서 부채꼴 모양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고, 그녀의 조각같이 완벽한 글래머 몸매는 약간의 핑크빛으로 물든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느다란 무태 안경 너머로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녀의 탐욕스런 에메랄드 빛 눈빛은 그가 거부하기에는 너무 자극적이었다.
세자르는 두 손으로 그녀의 길고 매끈한 두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면서 그녀의 위로 천천히 올라탔다. 그리곤 그녀의 배 위에 자신의 배를 겹치기 시작했다.
“흐으으응~.”
세자르의 자지가 아이린의 보지에 살짝 닿기만 했는데도 가벼운 콧소리가 섞인 신음이 그녀에게서 새어나왔다. 그 소리는 세자르를 더욱 흥분시키고 있었다. 세자르는 더욱 굵고 단단해지는 자신의 자지를 아이린의 포통포통하고 부드러운 보짓살 사이로 움직이면서 그녀의 뜨겁고 촉촉한 구멍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을 발견하자마자 부드럽게 주저없이 그녀의 몸 속 깊숙하게 찔러 넣기 시작했다.
“그래. 세자르. 그거야....... 으으으응....... 어서 내 안을 채워....... 날 가져....... 흐으음......”
그런 세자르의 삽입을 즐기듯이 아이린의 입에선 가벼운 신음이 세어 나왔다. 어느 정도 깊숙이 집어넣었다고 생각한 세자르는 이젠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면서 자신이 주도권을 가진 채로 아이린을 흔들고 자극할 작정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미 흥건히 젖어있던 그녀의 보지는 마치 닿으면 데일 듯이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였고, 그의 자지가 들어오자마자 먹잇감을 발견한 사자마냥 확 조여 오면서 빨아들이는 게 가볍게 시작하는 수준은 이미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너무나도 여유로운 태도로 씩 웃으면서 세자르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왠지 세자르의 경쟁심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아 세자르는 아이린의 보지를 격렬하게 박아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자르가 자지를 넣다 뺏다 하면서 몸을 흔드는 동안, 어느새 아이린의 하얀 팔과 양쪽으로 벌려져 있던 그녀의 긴 다리가 마치 먹이를 사냥하는 탐욕스러운 뱀처럼 유연하게 위로 치솟더니 세자르의 등과 허리를 쓱 감으면서 그를 더욱 더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고는 세자르의 허리 움직임에 맞춰 자신의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덕분에 세자르는 아이린의 품 안에 갇힌 채로 그저 힘껏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세자르는 그녀의 농익은 반응이나 움직임에 속으로 혀를 내두르면서 도대체 이 여자나 클로에는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상대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두 사람의 움직임은 이미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넓은 막사 안은 잠시 동안 오직 두 사람의 살이 맞닿으면서 내는 방아 찍는 소리와 서로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여자의 농염한 신음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점점 크고 흐트러지는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아이린은 이제 거의 끝까지 도달했는지 그녀의 팔다리, 아니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세자르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호응하듯 세자르는 막판 스퍼트 하듯 있는 힘껏 맹렬한 속도로 그녀의 보지구멍을 박아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아아악.......”
두 사람은 절정에 도달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둘은 절정과 동시에 힘이 빠지는 듯이 쿠션 위로 쓰러져서는 한동안 거친 숨만을 내쉬기만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