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아이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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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살때게 금마 옆집에 살던게... 민지인기라. 지금 니 애인.]
-내. 집에서 내놨다.
-전에 살았던데는?
-양산.
[...익!]
--------------------------
[상당히 좀 이상하네.]
[뭐가.]
[내. 민지하고 내하고 아는 아는 내 주변에 없는걸로 알고 있다.]
나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혔다.
침착하자. 일단 여기서는 흥분하면 진다.
[그리고 니. 나한테 민지 이야기를 지나치게 많이 들이대네. 꼭 무슨 협박이라도 하는 것 처럼.]
[딱히 협박은 아닌데]
[그럼 머고?]
[그냥.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거지.]
총대가 피실피실 웃었다. 그래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명한 이야기네.]
한 사람을 오래도록 속일수는 있고, 모든 사람들을 잠시 잠깐 속일 수는 있다. 하지만 세상에 완전한 비밀은 없다. 모든 사람을 영원토록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나와 민지의 관계만 해도 그렇다. 난 내 친구에게도. 우리 부모님께 단 한번도 언급도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철저하게 비밀로 했건만, 이놈은 안다.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하다. 그런데 궁금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이놈이 어떻게 알았냐가 아니다. 이놈이 그걸 나에게 들이 대는 거. 이게 문제다.
[좋다. 돈이가.]
[돈? 무슨 돈?]
[다 알고 왔잖아. 그래. 내 돈 좀 있다. 근데 많은 건 아니다.]
턱! 나는 지갑을 테이블 위에 얹었다.
그 안에는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등. 내 약간의 재산(?) 이 들어 있다.
휴학생이 돈 없으면 나가 죽으라고 한다지만, 그래서 휴학생들은 아르바이트들을 열심히 하지만, 아닌게 아니라 난 지금 돈이 좀 있다. 일전의 노가다 사고로 받은 두둑한 보상금과 월급. 그리고 그동안 부모님께 받은 용돈 등이다.
나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혔다.
침착하자. 일단 여기서는 흥분하면 진다.
[그리고 니. 나한테 민지 이야기를 지나치게 많이 들이대네. 꼭 무슨 협박이라도 하는 것 처럼.]
[딱히 협박은 아닌데]
[그럼 머고?]
[그냥.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거지.]
총대가 피실피실 웃었다. 그래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명한 이야기네.]
한 사람을 오래도록 속일수는 있고, 모든 사람들을 잠시 잠깐 속일 수는 있다. 하지만 세상에 완전한 비밀은 없다. 모든 사람을 영원토록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나와 민지의 관계만 해도 그렇다. 난 내 친구에게도. 우리 부모님께 단 한번도 언급도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철저하게 비밀로 했건만, 이놈은 안다.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하다. 그런데 궁금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이놈이 어떻게 알았냐가 아니다. 이놈이 그걸 나에게 들이 대는 거. 이게 문제다.
[좋다. 돈이가.]
[돈? 무슨 돈?]
[다 알고 왔잖아. 그래. 내 돈 좀 있다. 근데 많은 건 아니다.]
턱! 나는 지갑을 테이블 위에 얹었다.
그 안에는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등. 내 약간의 재산(?) 이 들어 있다.
휴학생이 돈 없으면 나가 죽으라고 한다지만, 그래서 휴학생들은 아르바이트들을 열심히 하지만, 아닌게 아니라 난 지금 돈이 좀 있다. 일전의 노가다 사고로 받은 두둑한 보상금과 월급. 그리고 그동안 부모님께 받은 용돈 등이다.
원래의 휴학생들이라면, 돈 들어오면 놀고 먹고 마시기 바쁘지만, 내 경우에는 그 돈이 죄다 굳는다. 그건 다 민지 때문이다.
민지는 몸이 약해서 같이 놀러 다니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밖에 같이 나가는 것도 피해왔다. 누가 날 알아보고,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면 그게 곧 나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 덕에 우리 둘의 데이트는 거의 저렴하게. 돈 안 드는 시간으로만 끝났다. 당연히 은행 잔고가 줄어들일도 없다.
[오백은 넘고 천만언은 안된다. 정확히는.... 이따 ATM 가보면 알겠지.]
스륵. 그리고 거기서 슬몃 고개를 숙였다.
아 젠장. 이거라면 좋겠는데.
[말해바라. 얼마고. 얼마면 입 다물어 줄기고.]
[클! 클! 킥킥킥킥! 아우. 씨발. 임마. 지금 사람을 멀로 보고 있노?]
총대가 박장대소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짐짓 친근하게 웃는다.
[그냥. 간단히 부탁 하나 들어주면 된다. 그리고. 니라면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차라리 돈으로 달라고 할 것이지.)
나는 고개를 더욱 숙이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말하자면 민지는 내 비밀이고 약점이다. 이 녀석이 작심하고 우리과에, 혹은 학교 전체에 이야기를 퍼뜨리면 내 캠퍼스 생활은 작살나는 거다. 잘하면 인생 전반이 꼬인다.
뜯어 먹으려면 최고의 빌미. 그런데 돈을. 그것도 5백에서 천만원 사이의 거금을 (대학생의 수준에서) 언급했는데 그걸 가뿐히 무시한다?
이건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니다.
상황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이 녀석이 착한 녀석이라, 그냥 말 그대로 <가벼운>부탁을 할 경우. 하지만.
(그런 녀석이라면 내 앞에서 민지 이야기를 자꾸 꺼낼 이유가 없지.)
[오백은 넘고 천만언은 안된다. 정확히는.... 이따 ATM 가보면 알겠지.]
스륵. 그리고 거기서 슬몃 고개를 숙였다.
아 젠장. 이거라면 좋겠는데.
[말해바라. 얼마고. 얼마면 입 다물어 줄기고.]
[클! 클! 킥킥킥킥! 아우. 씨발. 임마. 지금 사람을 멀로 보고 있노?]
총대가 박장대소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짐짓 친근하게 웃는다.
[그냥. 간단히 부탁 하나 들어주면 된다. 그리고. 니라면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차라리 돈으로 달라고 할 것이지.)
나는 고개를 더욱 숙이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말하자면 민지는 내 비밀이고 약점이다. 이 녀석이 작심하고 우리과에, 혹은 학교 전체에 이야기를 퍼뜨리면 내 캠퍼스 생활은 작살나는 거다. 잘하면 인생 전반이 꼬인다.
뜯어 먹으려면 최고의 빌미. 그런데 돈을. 그것도 5백에서 천만원 사이의 거금을 (대학생의 수준에서) 언급했는데 그걸 가뿐히 무시한다?
이건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니다.
상황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이 녀석이 착한 녀석이라, 그냥 말 그대로 <가벼운>부탁을 할 경우. 하지만.
(그런 녀석이라면 내 앞에서 민지 이야기를 자꾸 꺼낼 이유가 없지.)
이건 흔들기다. 날 자극하고, 내가 평정을 유지 못하고 무조건 따르게 만들기 위한것.
그럼 남은 상황은 하나. 이 놈은 독한 놈이다. 그 독한놈이 돈조차 거부한다는 건. 녀석이 나한테 협박할 일은.
내가 내민 돈 보다 더 비싼 일이라는 거.
(...좀 이상한데)
거기서 머리가 복잡하다. 대체 내가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나?
(...좀 이상한데)
거기서 머리가 복잡하다. 대체 내가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나?
암만 염두를 굴려 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난 딱히 돈 되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대단한 유력자라든가 하는 신분도 아니다. 날 납치해서 장기밀매라도 하지 않는 이상, 이 녀석이 내 돈을 거절하면 서 까지 뭔가 시킬 만한 일은 없을 텐데.
[휴우. 모르겠네.]
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든 거절을 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결론이 나와 있는 일인 거다.
[해줄끼가?]
총대의 물음에 나는 고개만 숙인채 대꾸했다.
[...일단 들어보고.]
클클클!
이제는 완전히 승리자의 표정을 지으며 총대가 끄덕였다. 그리고 주방쪽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휴우. 모르겠네.]
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든 거절을 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결론이 나와 있는 일인 거다.
[해줄끼가?]
총대의 물음에 나는 고개만 숙인채 대꾸했다.
[...일단 들어보고.]
클클클!
이제는 완전히 승리자의 표정을 지으며 총대가 끄덕였다. 그리고 주방쪽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낯빛이 살짝 굳은 주인 아줌마는, 갑자기 아이고! 소리를 내더니 어수선을 떨기 시작했다.
[오매. 봐라. 학생들아. 가게 닫아야 쓰겠다.]
[어? 이모 와그라요?]
[우리 서방. 오는길에 교통사고 낫다 카이. 내 가게 닫고 퍼뜩 병원부터 가봐야 겠구마이]
어수선과 호들갑속에서 학생들은 투덜거리며 일어섰다. 갑자기 자리가 파해져서 얼떨떨해 하지만, 동시에 희희 낙락이기도 하다. 주인아줌마가 술값도 받지 않고 무조건 내 몰았으니까. 돈 굳었다 이거지.
(...이거 장난 아닌데)
그 중에서 나는 안색이 굳었다.
가게가 문을 닫게 된 건, 분명히 총대 이 녀석이 뭔가 신호를 보낸 이후다. 대체 뭐하는 녀석인지 모르겠지만. 무슨 수를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은 이 가게를 <가지고> 있다.
학사주점. 대학교 주변에서 수많은 대학생들이 오가며, 이말 저말 늘어놓는. 온갖 소문과 정보와 이야기들이 오가는 가게 자체가 이 녀석의 소유로-혹은 영향권아래- 있는 것이다.
[놀랬나?]
[조금]
[에이. 영 반응이 심플한데... 재미없게... 머 하여튼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총대가 쩝! 하고 김샜다는 얼굴이 되었다. 아마도 제 위세를 좀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정현수 인문학부 회장아나. 금마가 이번에 총학장 출사표 던진다.]
[...인문학부 회장? 출사표?]
나는 앵무새처럼 되물었다.
이거 예상 못한 이야기다. 갑자기 이야기가 확 튄다. 게다가 총학생회장 선거는 내년 봄 지나서다.
지금은 가을이다. 시기가 뒤라도 한참 뒤의 일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여기서 왜 나와?
[그건 니가 몰라서 그렇다. 본래 선거 같은거는 큰 준비나 밑그림들이 미리미리 준비가 다 되있어야 한다. 공약도 있어야 되고, 도와줄 사람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신변 정리를 미리미리 깨끗하게 해놔야 돼. 내년 봄에 총학 선거면 지금 준비해도 시간 빠듯하다.]
내 의문을 읽은듯 총대가 끄덕였다.
쪼르륵.
또 한잔의 술을 따라 마시며 녀석이 쯧쯧 입맛을 다신다.
[사실... 나는 총학생회장으로 정현수가 올라가는 것도 괜찮다고 봐. 머. 능력도 있고. 수완도 좋고. 깨끗하기도 하고. 근데... 내 웃대가리들은 그래 생각 안해. 너무 쎄대. 금마 지금 기존의 총학 간부들하고 툭하면 쌈질이다.]
벅벅벅. 총대가 아쉽다는 얼굴로 턱을 긁었다.
[꼴 보아하니 총학 먹으면 아마 학생회 전체가 물갈이 될걸. 그래되면 내 웃대가리들은 존나 피해를 보는 거지. 하고 있던 사업은 말 할 것도 없고.]
[...사업?]
[그런 게 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민수. 니가. 금마한테 가서 말 좀 해 주라는 거다. 내년 총학 선거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쭈우욱! 탁.
총대가 테이블위에 소주 잔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게 다가.]
[어.]
[...씨발. 말이가 빵구가.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보나.]
나는 기가 막혀 총대를 쏘아 보았다.
인문학부 회장. 정현수. 어찌보면 유명인이다. 맨날 되도 않은 뻘짓거리만 하는 학생회에 정식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 사람. 그래서 나같은 아웃사이더도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인물.
인물 훤하고, 말 잘하고, 사람 매너 있어서 진국으로 통한다. 사실. 우리학교 학생회는 심하게 엉망진창이다. 언제는 이명박이 지지 성명 냈다가, 요즘은 사회 이슈 때문에 4대강 이야기 좀 떠들다가. 그러다가 연평도 해전 터지니 또 북한 비난 성명 나오다가, 다시 또 인권이야기 가지고 정부 비판하다가... 이것저것 중구난방하느라 정신이 없고, 정작 학생들 복지는 뒷전이다.
그들과 달리 정현수는 목소리가 일관적이고 쉽다. 학교 내 청소. 주차장 인원 배치. 비품 배치. 학생 매점 원가 투명화. 그리고 시설 보수 회계 공개등. 소소하지만 항상 부족하고 불편한쪽을 채우는. 이런쪽을 공약으로 든다.
수완도 대단하다. 원래 열 몇 개 되던 우리학교 기독교 동아리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연합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단대 회장이자, 동시에 동아리 연합회 회장. 대개의 동아리 연합회가 열렬한 지지층이고, 특히 정현수를 지지하는 쪽이 결속력 강한 기독교 동아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되는 표수를 볼때 진짜 학생회를 뒤집어 엎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인물더러.
[내가 <후보 고사하십쇼> 하면 금마가 <예 알겠습니다> 하고 안 나온다고?]
[어]
어이없어 되물은 말에 총대는 긍정했다. 어이없게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니가 가서 하면 그 말 들을 수 밖에 없지]
그리고 날 보고 씩 웃는다.
[내가? 내가 왜? 난 정현수 선배하고 안면도 없는데?]
[큭큭. 큭큭큭... 니야 안면 없지만...]
거기서 총대가 웃었다. 녀석의 웃음에 나는 등골이 섬뜩해졌다.
...가만. 정 현수?
[금마가 원래 양산에 ㅇㅇ고등학교 나왔는데...]
[...인문학부 회장? 출사표?]
나는 앵무새처럼 되물었다.
이거 예상 못한 이야기다. 갑자기 이야기가 확 튄다. 게다가 총학생회장 선거는 내년 봄 지나서다.
지금은 가을이다. 시기가 뒤라도 한참 뒤의 일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여기서 왜 나와?
[그건 니가 몰라서 그렇다. 본래 선거 같은거는 큰 준비나 밑그림들이 미리미리 준비가 다 되있어야 한다. 공약도 있어야 되고, 도와줄 사람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신변 정리를 미리미리 깨끗하게 해놔야 돼. 내년 봄에 총학 선거면 지금 준비해도 시간 빠듯하다.]
내 의문을 읽은듯 총대가 끄덕였다.
쪼르륵.
또 한잔의 술을 따라 마시며 녀석이 쯧쯧 입맛을 다신다.
[사실... 나는 총학생회장으로 정현수가 올라가는 것도 괜찮다고 봐. 머. 능력도 있고. 수완도 좋고. 깨끗하기도 하고. 근데... 내 웃대가리들은 그래 생각 안해. 너무 쎄대. 금마 지금 기존의 총학 간부들하고 툭하면 쌈질이다.]
벅벅벅. 총대가 아쉽다는 얼굴로 턱을 긁었다.
[꼴 보아하니 총학 먹으면 아마 학생회 전체가 물갈이 될걸. 그래되면 내 웃대가리들은 존나 피해를 보는 거지. 하고 있던 사업은 말 할 것도 없고.]
[...사업?]
[그런 게 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민수. 니가. 금마한테 가서 말 좀 해 주라는 거다. 내년 총학 선거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쭈우욱! 탁.
총대가 테이블위에 소주 잔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게 다가.]
[어.]
[...씨발. 말이가 빵구가.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보나.]
나는 기가 막혀 총대를 쏘아 보았다.
인문학부 회장. 정현수. 어찌보면 유명인이다. 맨날 되도 않은 뻘짓거리만 하는 학생회에 정식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 사람. 그래서 나같은 아웃사이더도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인물.
인물 훤하고, 말 잘하고, 사람 매너 있어서 진국으로 통한다. 사실. 우리학교 학생회는 심하게 엉망진창이다. 언제는 이명박이 지지 성명 냈다가, 요즘은 사회 이슈 때문에 4대강 이야기 좀 떠들다가. 그러다가 연평도 해전 터지니 또 북한 비난 성명 나오다가, 다시 또 인권이야기 가지고 정부 비판하다가... 이것저것 중구난방하느라 정신이 없고, 정작 학생들 복지는 뒷전이다.
그들과 달리 정현수는 목소리가 일관적이고 쉽다. 학교 내 청소. 주차장 인원 배치. 비품 배치. 학생 매점 원가 투명화. 그리고 시설 보수 회계 공개등. 소소하지만 항상 부족하고 불편한쪽을 채우는. 이런쪽을 공약으로 든다.
수완도 대단하다. 원래 열 몇 개 되던 우리학교 기독교 동아리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연합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단대 회장이자, 동시에 동아리 연합회 회장. 대개의 동아리 연합회가 열렬한 지지층이고, 특히 정현수를 지지하는 쪽이 결속력 강한 기독교 동아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되는 표수를 볼때 진짜 학생회를 뒤집어 엎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인물더러.
[내가 <후보 고사하십쇼> 하면 금마가 <예 알겠습니다> 하고 안 나온다고?]
[어]
어이없어 되물은 말에 총대는 긍정했다. 어이없게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니가 가서 하면 그 말 들을 수 밖에 없지]
그리고 날 보고 씩 웃는다.
[내가? 내가 왜? 난 정현수 선배하고 안면도 없는데?]
[큭큭. 큭큭큭... 니야 안면 없지만...]
거기서 총대가 웃었다. 녀석의 웃음에 나는 등골이 섬뜩해졌다.
...가만. 정 현수?
[금마가 원래 양산에 ㅇㅇ고등학교 나왔는데...]
-가지마라 오빠야... 내 잘못했다...
총대의 말과 먼 기억속의 말.
민지의 말이 겹쳤다.
-내 잘하께... 현수 오빠야...
그건 내가 민지를 처음 만났던 그 날.
그날 민지가 잠결에 불렀던 그 이름이다.
[양산 살때게 금마 옆집에 살던게... 민지인기라. 지금 니 애인.]
-내. 집에서 내놨다.
-전에 살았던데는?
-양산.
[...익!]
콰장창! 내던진 소주병이 박살이 나며 유리조각을 사방으로 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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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습니다.
개인적으로 일이 좀 있어서 그동안 잘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앞으로 매일 한편씩 반드시 올려 볼 예정입니다. 그러니.
댓! 글! 좀 달아주세요! 무관심 속에서 작가는 말라죽습니다!
추천53 비추천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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