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4_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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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몆번의 임무가 있었다. 거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아볼레스 정보 브로커를 찾아 내서 잡은 후 고문하거나(결국 죽이긴 했지만), 혹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데로 업자에게 압박(약간의 폭력을 겸한)을 넣는 등등의 일들. 물론 펼균적인 엘리트 드로우 전사들에겐 도전적인 임무들이다. 슈발츠는 절반은 정체를 적절히 숨기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르 페이르 가문의 동향을 살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일부러 문제 해결의 속도를 조절했다.
그동안 샤이라의 몸도 차츰 회복되었다.
" 어때요? "
" 고마워요. "
침대에서 일어나 몆걸음 걸은 후, 다시 앉는 샤이라. 오랫동안의 노예생활과 모진 고문 때문에 그녀의 몸은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지만, 그럭저럭 슈발츠의 지시로 두르나의 보살핌을 받는 동안 상태를 차츰차츰 회복하고 있었다.
" 그래, 샤이라. "/슈발츠
" 네. "/샤이라
" 다른건 그렇다 치더라도, 그대는 움벌리의 사도가 아닌가. 어떻게 이런 자들에게 잡히게 되었지? "/슈발츠
" ... 전 더이상 익사의 여신의 사도가 아니에요. "
앉은김에 샤이라는 담담하게 사연을 털어놓았다.
샤이라는 슈발츠와 헤어진 후에 다시 익사의 여신의 성소로 돌아가 자신만의 작은 교단을 꾸렸다. 하지만 복수라는 목적이 달성되고 나니 그동안 모여 있던 [악]이 빠져나가버려, 계속해서 잔인한 익사의 사도를 할 수 없었다. 슈발츠의 고문실에서도 제대로 고문을 즐기지 못했던 그녀다. 본시 선량한 품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계속해서 익사의 여신의 [권위]를 세우지 못하고 보니, 그녀의 작은 성소에서도 내부 반란이 일어나 불신자인 그녀를 처벌한답시고 언더다크의 노예 상인에게 팔았던 것이다.
" 뭐... 여신을 배신한 것에 대한 당연한 벌일지도...모르죠. "
샤이라는 씁쓸하게 웃었다.
" 원래의 부족엔 돌아갈 생각이 없고? "
잠시 머뭇거렸지만, 샤이라는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마 동생 생각이 나서 그럴 것이다. 동생이 없이는, 그리고 마법사가 되지도 못했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면목이 서질 않을 것이다.
" 아직도 마법사가 되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
" !... "
잠시 흠칫 하던 샤이라는 피식 웃으며 슈발츠를 바라보았다.
" 댓가는 당신의 노예가 되는 거겠죠? "
슈발츠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것을 보고 샤이라는 한숨을 쉬었다.
" ... 하긴... 나도 이제 지쳤어요. 플로라 씨 처럼... 적어도 당신의 품 안에 있으면 이런 꼴은 더이상 당하지 않겠죠. "
샤이라는 슈발츠를 향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 주인님으로 모실께요. 절 보호하고 아껴 주신다면... 그것만으로 더 바랄 것이 없어요. "
긍지 높은 바다 엘프는 그렇게 스스로 슈발츠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보답은 아니지만, 슈발츠는 염력으로 샤이라의 무릎을 일으켰다.
" 일단 몸이 완전히 회복 되고 나면, 정식으로 내 휘하에 넣어 주지. "
슈발츠가 직접 마법을 쓰는 것을 처음 본 샤이라다. 그녀는 몸이 둥실둥실 떠서 침대에 옮겨지는 동안, 그녀는 약간은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 식구가 된걸 환영해요. "
침대에 누웠을 때, 두르나가 생글거리며 샤이라의 손을 잡았다. 문득 샤이라는 플로라가 두르나를 [언니]라고 부르던 것을 생각해 냈다.
" 이제 언니... 라고 불러야 겟죠? "/샤이라
" 익숙해 질 때 까지는 괜찮아요. "/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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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라의 노예 임명식은 그녀의 건강이 회복이 될 때 까지 미루어졌지만, 그녀 자신은 젤로나가 개발한 휴대용 차원문을 통해 즉시로 칼라디나의 거성으로 보내어 졌다(젤로나의 마법 실력은 멘조베란잔의 아크메이지보다 반수 정도 아래였다. 당연히 멘조베란잔으로 통하는 차원문을 잠깐동안 유지할 능력은 충분했다). 헬베티아처럼 성 밖의 안전가옥에서 머무르며, 시중드는 사람까지 붙여져서 슈발츠의 부름을 기다리며 몸을 추스리는 것이다.
젤라노라로부터의 텔레파시 보고는 정기적으로 올라왔다. 슈발츠가 주목한 정보 중 하나는 르 페이르 가문의 대모인 모르가나가 침실에 있는 거울을 통해 정기적으로 누군가에게 보고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 태도가 사못 공손하고 상대에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역력해 보인다는 것이 젤라노라의 설명이었다.
드로우 여성 사회, 특히 롤스의 성직자가 되는 길 외에는 거의 생각할 수도 없는 엘리트 여성 사회에서, 롤스에 대한 충성 이외의 것은 발견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녀들의 여신은 변덕과 잔학함으로 그들을 조종하며 즐긴다. 이 여신의 독점욕은 전설적이라, 한번 롤스의 사제였던 여자가 배교를 하면 롤스가 직접 보낸 암살자들이 어디든, 몆번이든 쫒아와 기필코 죽이고 만다. 아니 죽이기 전에 죽는것보다 더 끔찍한 꼴을 당하고 나서.
두르나가 배교를 했을 당시에 롤스가 추격대를 보내지 않았던 사정은 지금까지도 슈발츠에겐 미스테리였지만. 어쨌든 거미 여왕의 침묵 사태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 빼곤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언제든 추격자가 온다면 슈발츠가 상대해 줄 것이고.
아무튼 이 모르가나도 가문의 대모이며, 당연히 롤스의 고위 사제이다. 게다가 다른곳도 아닌 멘조베란잔이다. 모르가나가 다른 존재에게 벌벌 떨고 있던지 어쩌던지 간에 다른 존재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다면 롤스가 용납할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스의 천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군가 여신의 눈을 가리거나 속일 정도의 대단한 존재가 개입되어 있다고 봐야 했다. 그리고 대량의 화약과 관련한 르 페이르 가문의 암살자들의 반응도 뭔가를 암시하고 있었고.
넌즈시 떠 본 결과, 알비제는 르 페이르 가문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다. 그들의 대리인은 멘조베란잔의 다른 드로우 상인들과는 거래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비밀 루트를 개척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루트가 어떤 루트인지는 몰라도 상당한 수익원이라, 알비제도 그 비밀을 엿보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모양이었다.
슈발츠는 거기를 파고들어가 보기로 했다. 물론 알비제의 의뢰를 겸해서다.
르 페이르 가문의 대리인의 점포는 이미 감시 알비제의 감시 하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카라반이 출발할 때 따라붙는것 자체는 간단했다. 멘조베란잔의 정문을 나와서, 엿새 거리에 있는 페즈레즈의 영향이 없는 교통의 요지로 거대한 지하 협곡인 죽은 용의 계곡(Dead Dragon Gorge)을 향하는 것도 다른 카라반과 마찬가지였다. 슈발츠는 그 카라반을 따라다니는 동안 좀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카라반이 협곡을 나와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구불구불하고 후미진 곳이 많은 갱도들을 통과하는 동안, 슈발츠는 는 두르나와 함께 카라반 경비 중 둘을 처리하고 그들로 변장했다. 슈발츠가 처리한 것은 카라반의 일행이던 위저드였는데, 그의 패밀리어인 박쥐를 대체하기 위해 매로 변한 알루데시아 위로 다시 자기 환상 마법 효과를 내는 발찌가 채워 졌다. 두르나는 워리어를 처리하고 그 흉내를 냈다. 그리고 곧 카라반은 인적이 드문 어두운 지하 동굴 끝에서 차원문을 열었다.
차원문을 통과했을 때, 슈발츠는 자신이 거대한 지하 공동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곳은 인위적인 어둠이 감싸고 있는 일종의 고대 유적이었는데, 장사의 목적지가 아니고 지나가는 곳임이 분명했다. 슈발츠의 시야로도 어둠 속을 꿰뚫어 볼 수가 없었고, 대신 그 어둠 속에서 강력한 사령술이 느껴졌다.
이것이 통상적인 것인가, 아니면 앞에 정말로 위험이 도사린 것인가에 대해 슈발츠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일단 카라반 자체는 이 어두운 구역을 통과해 가는 것이 통상적인 일인듯 했다. 슈발츠는 잠자코 있기로 했다.
유적은 오래된 공동묘지 같았다. 카라반 일행이 어둠 속으로 들어가자 마자, 수많은 망령들이 일행 주변을 날아다니며 반겼(?)다. 그들은 일행의 바로 인근까지 바싹 접근해 소름끼치는 형상을 드러냈지만, 카라반 일행에게서 일정한 거리 이내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카라반 마스터는 유령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안전한 통로 구역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다만 그 통로 자체가 매우 좁은데다 눈에 보이는 표지도 없어서, 실수로 유령들의 영역으로 한걸음 잘못 내딛은 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몆시간 동안이나 소름끼치는 고대의 공동묘지를 통과한 후, 일행은 동굴 벽의 가파른 사면을 깎아 만든 잔도 사이에 만들어진 작은 공터에서 쉬었다. 그곳에서 동굴 벽을 한참 동안이나 더 오른 후, 다시 천정 부근에 있는 동굴 통로를 지나는 것이 목적인듯 했다.
반나절동안 절벽을 타서 지쳐서 그런건지, 모두들 한마디도 없었다. 다시 출발하기로 했을 때, 슈발츠는 어떤 불길한 예감에서 두르나를 일행의 끝에 서도록 시켰다. 그리고 한참 동안 다시 잔도를 타고 오른 끝에, 결국 목적하는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그르르르르.... "
불길하게 낮익은 그르렁거림과 함께, 새카만 어둠 속에서 두개의 붉은 광점이 떠올랐다.
" 주인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손님이 왔구나... "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것은 용 모드의 슈발츠만한 덩치를 가진 웨어울프였다. 게다가 어둠 속에서부터 곧바로 나타난 듯한 그것의 몸은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 단순한 웨어울프가 아니라, 쉐도우 형태의 웨어울프였던 것이다.
[ 걱정하지마라 형제여, 너도 곧 우리의 아버지이자 주인이신 검은 태양을 충심으로 섬기게 될 터이니... ]
다음 말은 슈발츠의 머릿속에서 직접 울려 왔다. 텔레파시로 공포를 실어 보내는 것, 어비스의 악마들이 즐겨 쓰는 의사 소통 방식이다. 본능적으로 슈발츠는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림자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듯한 거대한 드래곤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등장과 함께, 캐러번의 다른 구성원들의 몸도 그림자처럼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아챈 것인지는 모르지만, 함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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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무렵 슈발츠의 차원에서는
퍼엉!!!...
" ...으음... 이 조합은 그다지 좋지 않네. "
자욱한 보라색 연기가 걷히자, 검댕 투성이가 된 젤로나가 나타났다. 그녀는 그날도 슈발츠의 차원에 마련된 자신의 지하 실험실에서 새로운 실험으로 인해 폭음이 가득한 오전을 보내고 있었다.
꼬르르륵...
" 아, 점심시간. "
뱃속 시계가 알람을 울림에 따라, 젤로나는 우아한 몸짓으로 몸을 돌려 방금 타버린 실험 도구들을 내버려 둔 채 실험실을 나섰다. 윗층으로 올라가자 마자 그녀의 검은 로브가 원래의 치렁치렁한 흑발로 돌아 오면서 풍성한 나체가 실내의 은은한 조명 아래 드러났다. 그대로 그녀는 샤워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 트랄라라... 랄랄라~ 앗흥, 주인님 쵝오~ "
자작의 슈발츠 찬양시에 곡조를 붙인 노래를 흥얼거리며 샤워를 하는 젤로나. 그녀는 샤워기의 따뜻한 물줄기를 받으며 온몸에 비누를 분질러서 깨끗히 닦았다. 손이 닿지 않는 등은 마법으로 해결했다. 비누가 알아서 등을 문질러 주는 느낌에 약간의 쾌감조차 느끼며, 엘프의 공주는 목욕을 즐겼다.
젤로나가 고안한 샤워시설은 현대 지구의 그것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었다. 동력의 문제를 마법을 써서 해결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녀는 이 샤워 시설로도 슈발츠의 호평을 받았고, 지금 그것은 궁전의 모든 노예들의 거처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
젤로나가 깨끗하게 샤워를 끝낸 후 다시 샤워실을 나오자, 그녀의 머리카락들이 마치 파도처럼 움직이며 그녀의 몸에 다시 달라붙으면서 로브가 되었다.
그대로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점검한 젤로나는 이윽고 점심 준비에 들어갔다. 엘프식 브로밀 빵과 기포가 많아 부드러운 데일산 치즈, 플로라의 정원에서 따서 말린 깨끗한 [유기농]민트차가 그녀의 점심이었다. 그것들을 쟁반에 담아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2층의 서재 베란다까지 가는 것이다, 거기엔 2인용의 잘빠진 테이블이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내다 보이는 전경을 좋아했다. 특히 슈발츠가 차원을 확장한 후에는 전망이 더욱 좋아졌다. 구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검의 숲의 풍경과 수평선은 그녀가 남겨두고 온 고향인 에버미트의 그것과는 또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이 넘쳤다.
" 후르릅!... 냠냠...역시 치즈가 좋아... "
젤로나가 [담백하게] 빵과 치즈를 한입에 섭렵해준 후 우아한 포즈로 민트차를 홀짝이며 입가심을 하는 동안, 저 멀리서 젤라노라가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언니~ "
젤라노라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젤로나도 생긋 웃으며 마주 손을 흔들어 보였다.
" 조금만 기달려, 오늘 민트차가 잘됐어. "
젤라노라를 맞아들인 젤로나가 새로운 빵과 치즈, 민트자를 준비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동안, 젤라노라는 손을 들어 젤로나의 등을 겨누고 자신의 반지에 들어있는 주문을 작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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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라니, 너같은 형제를 둔 기억은 없는데? "
슈발츠는 그림자화한 웨어울프들과 쉐도우 드래곤과 대치하고 섰다. 어느틈엔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두르나와 알루데시아도 짐짓 긴장한 모습으로 무장을 준비하고 슈발츠의 등 뒤를 막고 섰다. 그녀들의 앞으로도 쉐도우 웨어울프들이 감싸고 서 있었다.
" 너와 내가 태어난 곳은 다를 지라도, 같은 검은 태양의 이름 아래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지. 기억하지 못하는가 형제여. 검은 태양의 축복을. "
슈발츠는 실험실에 갇혀 있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미친 마법사가 흘리던 광기의 웃음소리도. 그는 죽었지만, 그의 유산은 기괴한 변형이라는 형태로 슈발츠의 몸 안에 남았다. 그리고 눈앞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 쉐도우 드래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 형제며, 우리의 [아버지]는 네가 저지른 패악질에 깊이 슬퍼하시지만, 너를 깊이 사랑하신다. 그리고 그분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너의 모든 죄를 사해 주실 것이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은총이지. 게다가... "/쉐도우 드래곤
" 게다가? "/슈발츠
드래곤은 위풍을 과시하듯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며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림자로 이뤄진 콧김이 쉴새없이 쉭쉭거렸고, 동굴 안은 웨어울프들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 놀라운 선물도 준비되어 있지. "
쉐도우 드래곤이 시선을 돌린 곳으로부터 푸른 빛이 떠올랐다. 그것은 멀리 떨어진 곳을 비추는 환영 같은 것을 떠올렸는데, 철로 된 새장에 갇힌 한 여자가 보였다. 갈색 피부에 빛이 나는 은발을 가진 장신의 미녀는 흔치 않다. 두말할 것도 없이 미스트라 스폰이고, 스톰의 동생인 심불이었다.
" 누구라도 탐내는 미스트라의 보석이지. 어떤가? "
슈발츠는 염두를 굴려 보았다. 애시당초 심불을 주건 미스트라를 주건 그는 시어릭 따위를 모실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눈앞에 있는 쉐도우 드래곤이 그의 [형제]라면 큰일은 큰일이었다. 슈발츠 자신의 변화에 비추어 보아서라도, 이 드래곤이 어떤 종류의 변형을 거쳤는지 전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적지다. 슈발츠는 후퇴의 가능성도 고려해 보았다. 상대가 그를 이곳까지 끌어들인 후 스스로 나타난 것은 그만한 준비가 있다는 것이다. 차원이동은 아마도 페즈레즈나 그 비슷한 방법으로 막혀 있을 것이고, 걸어서 도망가는 길은 방금 들어왔던 유령의 도시를 통과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었다. 슈발츠는 몰라도 그의 노예들도 무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리고 스톰의 단서도 찾았다. 잘만 하면 미스트라 스폰 중 하나를 추가로 자신의 노예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마도] 시어릭이나 그 추종자들은 슈발츠가 어비스에서 얻은 힘을 모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상대가 슈발츠의 판박이라 하더라도 승산은 충분했다. 슈발츠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고려한 후, 전투를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 미안하지만, 그 검은 태양인가 뭔가에게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전해줘. 그리고 또한 첨언해 두지만, 그 미친 병신은 내 아버지도 뭣도 아니야. "/슈발츠
" 흠, 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는려는 게로군! "/쉐도우 드래곤
드래곤을 중심으로 그림자로 이뤄진 충격파가 터져 나오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 그림자의 파도는 쉐도우 드래곤의 브레스와 같은 힘과 위력을 지닌 것이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원뿔 모양의 브레스가 아니라 드래곤의 전신으로부터 터져 나왔던 것이다.
" 아악!... "/두르나
" 아윽!... "/알루데시아
슈발츠의 전신이 푸른 빛으로 둘러싸이며 그 암흑의 파동을 차단했고, 두르나의 부적도 그 암흑의 힘을 흡수했지만 압흑의 파동에 실린 충격파까지는 그러지 못해서 내장이 진탕되는 듯한 충격을 받으며 몆걸음이나 뒤로 물러서야 했다. 서큐버스인 알루데시아의 혈갑도 마찬가지로 암흑의 힘은 차단했지만 물리적인 충격까지는 어쩌지 못했다. 그리고 여자들이 몆걸음이나 물러서는 동안, 웨어울프들이 사방에서 슈발츠 일행을 덮쳐 왔다.
" 캬아앙!... 케에엑!!... "
맨 먼저 달려드는 웨어울프의 아래 위 턱을 붙잡은 슈발츠는 맨손으로 그 웨어울프의 턱을 아래위로 잡아당겨 찢어서 웨어울프 자체를 두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다음 슈발츠의 팔과 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녀석들은 슈발츠의 몸에서 튀어 나온 은색의 칼날에 의해 목이 날아갔다.
퍼버버벅!...
삽시간에 다섯의 쉐도우 웨어울프가 피투성이의 조각난 시신이 뒤어 슈발츠에게서 나가 떨어졌다. 그가 마치 죽이기 위한 기계라도 된 듯이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안, 여자들도(속도는 약간 떨어졌지만) 웨어울프들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시작했다.
쉐도우 드래곤이 보는 앞에서, 쉐도우 웨어울프들은 하나 하나 슈발츠 일행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어 갔다. 슈발츠도 그랬지만 서로 죽느냐 죽이느냐 하는 싸움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봐주고 어쩌고 할 여지가 없었던 그 전투는 짧았지만 격렬했다.
" 캐캥!... "
정확히 12마리였다. 여전히 맨손인 채로 마지막 웨어울프의 머리를 박살낸 후, 다음 차례는 너라는 듯이 슈발츠가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동안에도 쉐도우 드래곤은 더이상 손을 쓰지 않은 채 마치 경기를 관람하듯 그 전투를 관전한 후 다시 한번 날개를 펄럭거렸다. 마치 박수는 치는 듯한 반응이었다.
" 오호, 대단하군. "/쉐도우 드래곤
" 네 강아지들은 그다지 쓸만하지 않군. 이제 네 차례다. "/슈발츠
" 글세, 과연 그럴까. "/쉐도우 드래곤
쉐도우 드래곤의 좌우, 칠흑같은 그림자 속에서부터 다시 노란 광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수십, 수백으로 늘었다. 모두 쉐도우 웨어울프들이었고, 그 숫자는 수백에 달하고 있었다.
" 날 상대하려면, 먼저 번호표를 받으라고. "
쉐도우 드래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웨어울프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묻혔다. 그리고 그 거구 역시도 어둠 속으로 스며들듯이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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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러니까 쉐도우 웨어울프는 인간 기본형에 웨어울프(HD +8) + 쉐이드(HD+4) 기본형을 넣은 강화 유사인간입니다. 따라서 그 HD는 최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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