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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자 10화

지배자 10화

 

연기 연습

 

[ 신아름의 쾌감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쾌감 레벨이 10이 됐습니다. ]

[ 점수를 50점 획득합니다. ]

 

쾌감에 취한 상태에서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한 아름이었지만, 정액의 효과는 대단했다.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입을 헤 벌리는 아름! 아름의 입에서 떨어져 내린 침이 지연의 얼굴을 적시고 있었지만 지연은 피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이, 이제 내 차례야!’

 

잔뜩 흥분한 지연! 그녀의 보지가 기대감에 한껏 신축하며 애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 어째서!?”

 

진호의 자지는 여전히 아름의 안을 탐험할 뿐이었다. 그대로 고개를 뒤로 돌린 아름과 격렬히 키스하는 진호! 지연은 코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며 더욱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이, 이제는 내 차례잖아!?”

 

“뭐야, 너. 하고 싶은 거냐?”

 

“그, 그런 건 아니지만…….”

 

머뭇거리며 변명 거리를 찾던 지연이 아름의 멍청한 얼굴을 보며 순간 반짝 발상을 얻었다.

 

“그, 그래! 네가 더 이상 아름이를 괴롭히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차라리 나랑 해! 아름이는 이제 풀어주고 나랑만 하자고!”

 

무심코 은연히 그녀의 본심(?)을 내뱉었지만, 진호는 무심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반대로 키스하고 있던 아름의 코에 자신의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아름이 넌 그만하고 싶어?”

 

“나, 나는…….”

 

잔뜩 갈등하는 아름! 사실은 그만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 이 사내 앞에서 인정하는 건 너무도 분했다. 아름은 지연의 예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나, 나도! 어, 언니가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내가 당하는 편이 나아! 나는 이미 당할 대로 당해버렸으니까……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까 차라리 계속 날 상대해! 언니만은 지켜 보이고 말겠어!”

 

“아름이 너…….”

 

아름을 살짝 흘겨보는 지연! 아름은 무언가 찔리는 게 있는 듯 차마 지연을 못 보고 있었다. 진호는 이런 두 여성의 밀당(?)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

 

‘이 녀석들. 서로 하고 싶은데 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발뺌하는 거 봐라.’

 

둘 다 놀려주고 싶었지만, 일단 오늘 목표는 지연으로 잡는 진호! 그대로 아름의 안에 거칠게 엑스칼리버를 박으며 말했다.

 

“나는 싱싱한 고딩 보지가 좋거든!? 임지연 너도 하고 싶으면 이렇게 말하도록 해!”

 

다시 명문(?)을 뽑아내는 진호! 당연하게도 진호의 명문을 들은 지연은 일단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이, 이 바보! 그딴 대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네가 각본가면 넌 당장 해고감이야! 해고감이라고!”

 

그러든 말든 진호는 아름과의 성교에 충실할 뿐이었다. 아름은 자신의 보지에 자지만 박히면 된다는 듯 이제 지연 쪽에는 관심을 끊은 상태였다. 그 두 사람만의 정다운 모습을 질투 어린 눈으로 보던 지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아, 알았어! 하면 되잖아! 하면! 그러면 다음번은 내 차례라는 거지!?”

 

“다음번이 아니라 지금 바로 아래로 옮겨갈 수도 있어.”

 

자신의 귀두를 지연의 보지에 쿡쿡 찌르며 그녀를 도발하는 진호! 이쯤 되자 지연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암컷으로서의 본능을 폭발시키는 지연!

 

“나, 나는 암캐야! 천박한 암캐! 주, 주인님과 섹스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는 암캐라고! 평소에는 고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진짜 중요할 때는 연약한 여성으로 돌아가 버려! 부, 부디 이 새침데기에 부끄럼쟁이인 암캐를 위해 주인님의 보검을 박아주세요! 이렇게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임지연의 굴욕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임지연의 굴욕 레벨이 2가 됐습니다. ]

[ 점수를 10점 획득합니다. ]

 

지연이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약간의 애드리브를 가미해서 진호를 만족시켰고, 진호는 그대로 아래 동굴로 거처를 옮겼다.

 

“아앙∼!”   /   “그런…….”

 

지연의 달콤한 음성과 아름의 아쉽다는 음성이 서로 콜라보를 이뤘다. 진호는 지연의 보지에 자지를 박으며 다음으로 아름에게 시킬 굴욕적인 대사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 두 명 동시에 괴롭히는 거, 엄청 재밌는데?’

 

그렇게 진호는 몇 시간이고 두 여성을 애태우며 자신의 욕망을 토해내기 바빴다.

 

*

 

“후우…….”

 

오늘은 배로 힘들었다. 두 명의 여성을 상대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사정 레벨이 올라서일까? 한 10회 정도는 배출한 거 같은데 어느 정도 버틸 만했다.

 

“정력이 급속도로 차는 기분이야.”

 

한계 용량(?)도 커진 거 같고, 회복 속도(?)도 매우 향상된 거 같았다. 보통 몇 시간 이상 발기를 유지하면 피가 몰려서 괴사한다니, 그런 말이 있지만 진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쓰러져 실신한 그녀들! 진호는 그녀들의 입 속에 각성제를 들이부었다. 이제 7개 남았다.

 

“앗……!?”   /   “엇……!?”

 

나란히 포개져 잠들어 있던 그녀들이 정신을 차리며 화들짝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이불 하나를 나눠 서로의 몸을 가리기 바쁜 그녀들! 진호는 이미 다시 옷을 입은 상태였다.

 

“어때? 두 사람. 친자매처럼 친해진 기분은?”

 

“그런…….”

 

[ 임지연, 신아름의 수치 경험치가 10% 향상됐습니다. ]

[ 신아름의 수치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수치 레벨이 8이 됐습니다. ]

[ 점수를 20점 획득합니다. ]

 

아름은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발갛게 물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진호가 말했다.

 

“어서 옷을 입지 그래? 그냥 이 상태로 다시 시작해도 되겠어?”

 

“아, 안 돼!”   /   “안 돼요!”

 

지연과 아름의 비명! 또 이 상태에서 기억을 잃으면 저 남자에게 얼마나 책을 잡히며 놀림 받을지, 그런 건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고, 고개 뒤로 돌리세요!”

 

아름은 어느새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도 박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존경심이 생긴 걸까? 하지만 진호는 오히려 더욱 빤히 그녀들을 바라봤다.

 

“내가 왜 고개를 뒤로 돌려? 너희가 부끄러워하며 옷 입는 거 구경하려고 여기 이렇게 있는 건데?”

 

“이 변태!”   /   “최악이야!”

 

두 여성의 매도도 이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게 된 진호였다. 그녀들은 진호와 대치 상태를 유지하다가, 진호가 손가락을 튕길 준비를 하는 걸 보고 재빨리 이불 속에서 빠져 나와 옷을 입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진호의 손가락 튕김을 기억 봉인의 신호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오오, 역시 귀엽구만.”

 

“다, 닥쳐!”

 

황급히 젖은 팬티를 올려 입으며 지연이 일갈했고, 아름은 그냥 말없이 섬광처럼 손을 놀릴 뿐이었다. 그녀들이 아슬아슬하게 옷을 다 챙겨 입었을 때 진호가 다시 시간을 재생시켰다.

 

“어……?”   /   “……응?”

 

순간 멍해진 지연과 아름! 자신들이 뭘 하고 있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투다. 진호가 지연과 아름의 기억 보완을 도왔다.

 

“아니 책을 읽고 있었더니, 너희 뒤에서 뭐 하고 있던 거야? 임지연 너는 바지 지퍼는 왜 열려 있는 거며, 아름이 너는 셔츠 단추는 왜 이렇게 풀어 놨어? 잘못하면 둘 다 안에 보이겠다?”

 

“꺄, 꺅!”

 

두 여성의 새된 비명! 그제야 멈췄던 손을 다시 재빨리 놀려 옷을 정갈히 입는다. 그러면서도 그녀들은 흥건히 젖은 팬티의 감촉과 욱신거리는 보지와 젖꼭지 상태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이, 이거 뭐지…….’

 

무언가 기분이 이상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이 이상 왠지 모르게 얄미운 요 눈앞의 남자에게 빈틈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지연이 먼저 말했다.

 

“조, 조금 더워서 잠시 그랬던 것뿐이야! 이, 이상한 오해하면 곤란하다고!”

 

“그, 그래요! 저도 더워서 옷 좀 정리하려고 그랬던 것뿐이에요!”

 

어떻게든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할 말을 애써 찾아 다급히 변명하는 그녀들! 진호는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임으로서 그녀들을 더 열 받게 만들었다.

 

“다 이해해.”

 

“뭐, 뭐야 그 말투는……!”

 

딩동!

 

그 순간 벨이 울렸고, 가정부 아주머니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온 건가?’

 

온다면 이 집 아버지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진호는 아직 아름의 아버지를 직접 본 적이 없었다.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거실로 향했고, 거기서 웬 화려한 복장을 한 20대 중반 여성을 옆구리에 끌어안고 있는 40대 후반 남성을 보게 됐다.

 

“……!”

 

뚝. 그런 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아름의 표정이다. 아름은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잔뜩 화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옆의 분은 누구세요?”

 

화를 매우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 하지만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별 동요 없이 아름을 바라봤다.

 

“어, 있었냐. 이런, 지연이도 왔었구나! 아버지는 잘 지내시고?”

 

“네, 아저씨.”

 

공손히 인사하는 지연! 지금까지와는 딴판이다. 아마도 아름의 아버지라 추정되는 그 사람도 아름을 대할 때와 지연을 대할 때 태도 차이가 극명했다. 그 남성의 시선이 진호에게 닿았다.

 

“안녕하세요. 아름이 과외를 맡은 김진호라고 합니다.”

 

“아아, 그런가? 오늘도 과외하고 있던 모양이지? 또 얘가 말을 안 듣고 성질을 부리지는 않던가?”

 

“아빠!”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 말을 잘 듣던데요.”

 

“이쪽이 오빠 따님이야? 안녕∼? 나 오늘부터 너희 아빠랑 사귀게 된 차예련이라고 해∼ 반가워∼.”

 

가볍게 인사하는 그녀를 쏘아보던 아름이 순간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문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대로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고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아름! 남성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아름이 나간 현관문을 노려보며 말했다.

 

“원 성질머리 하고는…… 누굴 닮아서 그런 건지 원…….”

 

그리고선 신경 안 쓴다는 듯 여성을 데리고 자신의 방 쪽으로 향하는 남성이었다. 잠시 폭풍처럼 지나간 방금 상황을 멀뚱히 구경하던 진호가 지연을 바라봤고, 지연은 복잡한 표정으로 진호에게 손짓을 해 일단 나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

 

대문 밖. 진호가 먼저 지연에게 물었다.

 

“일단 저 분, 아름이 아버지는 맞으시지?”

 

“응, 맞아.”

 

담담히 대꾸하는 지연! 뭔가 아는 거 같아 진호는 재차 물었다.

 

“그런데 부녀 사이가 나쁜 모양이지?”

 

“좋지는 않지.”

 

인상을 찌푸리는 게 지연도 저 아저씨에 대한 인상이 나쁜 모양이었다.

 

“옆의 여자는 누구야?”

 

“또 새로 생긴 젊은 애인인가 보지.”

 

아무래도 여자관계가 문란하고, 거기에 대해서 부녀 사이에 갈등이 있는 모양이었다. 진호는 궁금했던 걸 물었다.

 

“근데 아름이네 엄마는 어디 계셔?”

 

“돌아가셨어. 아름이가 중학교 들어갈 때인가, 그때.”

 

“아, 그래?”

 

그렇게 잡담하던 지연이 걸음을 옮기며 진호에게 말했다.

 

“어쨌든 잡담할 시간 없어. 난 아름이나 찾아 볼 테니까 넌 이제 집에 가든지 말든지.”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데?”

 

“시, 신경 꺼 이 멍청아! 나도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아까부터 뻐근해서 그런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제 갈 길 가는 지연! 그 뒷모습을 감상하던 진호는 순간 시간이 멈췄다는 걸 느꼈다.

 

‘또 요청인가…….’

 

예상대로였다. 진호는 메시지를 통해 요청을 확인했다.

 

[ 요청 3 ]

[ 분류 : 선행 요청 (Good Behavior Quest) ]

[ 목표 : 신아름의 고민을 들어줘라! ]

[ 내용 :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삐뚤어진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그녀를 위해 그녀의 고민을 들어주세요! 당신의 선행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 ]

[ 성공 시 보상 : 점수 400점, 이뇨제 10개, 스킬 ‘진실의 입’ 습득. ]

[ 제한 시간 : 24시간 ]

 

‘이뇨제는 별 필요 없지만…….’

 

점수 400점은 괜찮아 보였다. 무엇보다 안 하면 초능력 상실이다. 이 귀한 능력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진호였다.

 

“일단 어디 있는지 확인부터 할까…….”

 

위치 정보가 표시되니 어려울 건 하나도 없었다. 진호는 아름의 위치 정보를 확인한 뒤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아름은 진호 집 방향의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었다. 참으로 처량해 보이는 모습이다. 멀리서 보니 가끔 신경질적으로 모래를 차고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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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동거?

 

“어이, 뭐 하냐?”

 

“앗!?”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진호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하고 퍼뜩 놀란 그녀! 상대가 진호임을 확인하자 심드렁한 표정으로 돌아간다.

 

“뭐야, 선생이구나.”

 

“아까 잠깐 존댓말 쓰는 거 같더니 다시 반말이네?”

 

“아깐 지연이 언니 때문에 구색 맞춘 거고!”

 

그대로 아름 옆의 그네에 앉는 진호! 요청 수행을 위해 돌직구를 던졌다.

 

“고민이 뭐냐?”

 

“……뭐야, 그 뜬금없는 질문은.”

 

한심하다는 듯 진호를 보는 아름! 진호는 접근을 달리 해 봤다.

 

“일단 과외 강사지만, 선생을 맡고 있으니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는 거야 일도 아니지.”

 

“아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싫어.”

 

‘이게…….’

 

친절히 대해주려 해도 이 모양이다. 역시 얘한테는 이게 직방이었다.

 

“말 안 하면 팬티 훔친다?”

 

그러자 퍼뜩 놀라며 재빨리 손으로 치마 위를 누르는 아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게 팬티가 잘 있나 확인하는 모습이다.

 

“이 변태! 안 그래도 오늘 기분 최악이니까 그딴 말은…….”

 

“10, 9, 8, 7…….”

 

“수, 숫자 세지 마! 오늘은 진짜 안 돼! 오늘은 진짜로 곤란하단 말이야!”

 

아까 애액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오늘은 진짜로 곤란한 아름이었다. 진호가 실실거리며 물었다.

 

“뭐야, 그 반응은? 설마 그 나이에 오줌이라도 싼 거야? 화가 나서 밖으로 씩씩거리며 나가다가 오줌이라도 싸셨어요? 하긴, 물을 것도 없지. 뺏어서 확인하면 그만! 4, 3, 2, 1…….”

 

“그, 그만! 말하겠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말할 테니까 팬티만은 뺐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가랑이 사이로 양손을 강하게 우겨넣는 아름! 어떻게든 팬티를 쥐고 있겠다는 열망이 느껴졌다.

 

“그럼 말해 봐. 중간에 말을 멈추면 바로…….”

 

“마, 말할게! 말한다니까! 너 진짜 최악이네! 이 쓰레기! 변태!”

 

“응? 그건 고민이 아닌 거 같은…….”

 

“아, 아빠가 엄마가 살아 있을 때도 돌아가셨을 때도 매일 같이 바람만 피고 젊은 여자만 쫓아다녀서 그게 싫어서 오늘도 뛰쳐나온 겁니다! 가장 큰 충격이었던 건 엄마 제사 1주년에 영정 사진을 놓고서는 그 앞에서 다른 여자랑 놀아나는 걸 봤을 때입니다! 나는 그때 어렸는데 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아래로 내려왔는데 문도 안 닫고 그런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아빠가 너무 싫었고 아빠가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을 때마다 오히려 반대로 행동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가 ‘내 돈으로 크는 주제에 왜 말을 안 듣냐.’라고 말할 때마다 할 말이 없어서 더 엇나가게 됐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고도 했지만 부모 허락이 없으면 모두 불법이라 관뒀습니다! 삥을 뜯은 건 그때가 최초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랩으로 고해성사를 하듯 모든 걸 다 토해내는 아름이었다.

 

[ 축하합니다! 요청 3을 달성하셨습니다! ]

[ 보상으로 점수 400점, 이뇨제 10개, 스킬 ‘진실의 입’이 주어집니다! ]

 

‘간단하네.’

 

그렇게 생각하는 진호와 달리 순식간에 모든 마음속의 내용을 털어놓은 아름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내 생에 최악의 고민 상담이야…….”

 

“뭐, 수고했어. 그럼 난 간다.”

 

아름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진호! 딱히 아름을 가지고 더 장난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까 이미 실컷 쌌기(?) 때문이다.

 

“뭐, 뭐야!? 이거로 끝!? 이거로 끝이야!? 힘내라든가, 그러면 안 된다든가, 같이 아빠 욕이라도 해 준다거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시켜 준다거나 그런 건 안 하는 거야?”

 

“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구나? 그런 남자 별로 없다.”

 

오히려 반대였지만 아름은 황당할 뿐이었다.

 

“자, 잠깐! 나 오늘 갈 데도 없다고! 분명 집에 가면 또 그 여자랑 지저분한 짓 하고 있을 게 뻔한걸!”

 

“그거 보지 말고 네 방에만 숨어 있으면 되잖아.”

 

“그게 말처럼 쉬워!?”

 

“그럼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같이 모텔이라고 가자는 거야?”

 

“그, 그럴 리가 없잖아!”

 

[ 신아름의 수치 경험치가 20%가 됐습니다. ]

 

얼굴을 붉히며 발끈하는 아름! 진호가 다른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럼 지연이네 가서 자. 지연이랑 너 사이 좋아 보이더구만.”

 

“지, 지연 언니는 조금 어려워서…….”

 

그렇게 말하며 진호의 소매를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잡는 아름. 가지 못하게 잡고자 하는 거 같은데, 영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럼? 나로서는 다른 해결책이 떠오르질 않는데. 아니면 그냥 친구 집에 가서 자거나.”

 

“친구 없어…….”

 

“그럴 거 같긴 했다만.”

 

“윽!”

 

[ 신아름의 모욕 경험치가 10%가 됐습니다. ]

 

“저기, 이거 좀 놔 줄래? 나 가야 하거든. 오늘 좀 피곤해.”

 

결국 크게 망설이던 아름이 진호의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본심을 토로하고 말았다.

 

“나, 오늘만 선생님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돼요?”

 

간절한 부탁! 웬일로 사슴 같은 눈망울이 된 아름이었다.

 

‘큭, 이건…….’

 

생각보다 귀엽다. 그리고 이럴 때만 순종적인 학생 코스프레를 하는 아름의 술수에 놀아날 수 없다고 여긴 진호였지만, 이미 대답해버리고 말았다.

 

“뭐, 그러든지.”

 

“고, 고마워요 선생님!”

 

“고마우면 평소에도 존댓말 써.”

 

“네, 선생님!”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름! 진호는 그런 아름의 모습을 보며, ‘뭐, 이것도 나쁘지 않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심하면 따먹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여고생와 한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라…… 생각보다 재밌을지도.’

 

꼭 엄청 야한 걸 하지 않아도, 꽤 흥미로운 체험이 될 거 같다고 생각하는 진호였다. 어차피 저쪽에서 먼저 청한 거고, 나이는 성인이니 그리 문제 될 것도 없었다.

 

진호는 아름을 데리고 자신의 원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름은 그 뒤쪽에서 무척 흥미진진한 눈으로 진호를 따르고 있을 뿐이었다.

 

*

 

“여기야.”

 

“우엑…… 엄청 좁아…….”

 

“잘 가라.”

 

“아, 아니! 무척 소박하고 아담해 보여서 좋습니다! 방 주인의 정갈함이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짜 집에 가기 싫은 모양이었다. 진호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라면 먹을래?”

 

“라, 라면!?”

 

순간 화들짝 놀라며 현관문에 자신의 등을 바짝 붙이는 아름! 아무래도 어떤 암호(?)로 그것을 해석한 모양이었다.

 

“아니, 이상한 거 말고 진짜 라면. 집에 라면밖에 없는데…… 아까 그 우유랑.”

 

“뭐야, 그게. 왠지 실망이야.”

 

잠시 진호의 방 안을 휙휙 둘러보던 아름이 진호의 손을 잡아 끌었다.

 

“나가서 장 봐오자.”

 

“싫은데…….”

 

“그러지 말고∼ 내가 맛있는 거 해 줄게! 나 요리 잘해!”

 

“그래?”

 

조금 호기심이 동하는 진호였다.

 

“하긴, 공부가 그렇게 괴멸적이니 뭐 다른 거라고 할 줄 알아야겠지. 이 정도면 얼굴이나 몸매도 반반하고, 집안도 부자니 남자가 좋아할 신상 명세이기는 하겠네.”

 

“가, 갑자기 웬 칭, 칭찬!? 그런 말 해도 아무것도 안 나오거든! 흥!”

 

무척 어색해하는 그녀였다. 생각해 보면 직접적으로 그녀에게 외모 칭찬을 한 건 처음인 거 같았다.

 

“너 무지 예뻐.”

 

“히이익!?”

 

순간 목을 잔뜩 움츠리며 다리까지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아름. 진호는 그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지만…….

 

‘아, 그러고 보니 얘, 귀랑 목덜미가 특수 성감대였지.’

 

아무래도 꽤 느껴버린 모양이었다. 앞으로도 그녀에게 말할 때는 귓가에 속삭이기로 결심한 진호! 진호가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줬다.

 

“뭐야, 쓰러질 정도로 감동받았어? 너, 생각보다 쉬운 여자구나?”

 

“누, 누가 쉬운 여자라는 거야!? 치, 칭찬할 거면 칭찬만 해! 헷갈리게 하지 말고!”

 

“너 정말…….”

 

“아아아아아! 들리지 않습니다! 들리지 않습니다!”

 

정말 칭찬이라도 해 버리면 더는 버티지 못할 상태인지, 아름이 귀를 막으며 안 들린다는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럴 때 보면 딱 그냥 고등학생 같아 보이는데 말이지.’

 

진호는 그렇게 아름과 나가서 장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

 

“후, 잘먹었다.”

 

“어때? 나 요리 잘하지?”

 

“어, 그러네.”

 

라면에 이것저것 넣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반찬도 그녀가 만들어줬다. 진호로서는 자취 생활 오래간만에 나름 진수성찬을 먹은 셈이었다. 물론 장 보는 거 가격이야 진호가 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나한테 이런 날도 오는구나…….’

 

생각해 보면 과거, 이런 미녀와 함께 있으면 어버버거리면서 제대로 대응조차 못했을 진호였다. 남중, 남고를 나와 여자에 대한 면역이 약했기 때문! 하지만 지금은 지연이나 아름 같은 애들과 일상적으로 만나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이렇게 눈을 마주보고 있다. 단 며칠 사이에 말이다.

 

“뭐, 뭐야…… 뭘 그렇게 빤히 쳐다 봐…….”

 

혼자 주섬주섬 식기를 정리하는 아름! 아무래도 신세 지는 대신 설거지도 자기가 할 모양인 듯했다. 진호는 의자에 앉아 싱크대 쪽에서 스스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아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응?’

 

아름의 옆모습이 굳었다. 이건…….

 

[ 요청 4 ]

[ 분류 : 악행 요청 (Evil Behavior Quest) ]

[ 목표 : 신아름과 함께 포르노 한 편을 끝까지 시청하세요! ]

[ 제한 조건 : 시간 정지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

[ 내용 : 아버지의 영향으로 섹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아름! 그런 그녀의 잘못된(?) 편견을 고쳐주세요! 당신의 악행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 ]

[ 실패 시 벌칙 : 신아름 아버지의 여색이 지금보다 10배 이상 심해집니다! ]

[ 제한 시간 : 24시간 ]

 

“억…….”

 

뭐부터 짚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을 정도로 막장이었다. 여고생과 함께 포르노를 보라고? 그것도 시간 정지 없이? 그럼 기억 봉인을 못하잖아? 거기에 하지 않으면 초능력 상실은 물론 아름의 아버지와 아름 사이의 갈등도 더 심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이는 벌칙이 주어져 있었다.

 

일단을 시간을 재생시키는 진호! 그리고 덤덤히 설거지를 하고 있는 아름의 옆모습을 가만히 살폈다.

 

‘어떻게 하지?’

 

진호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각본이 전개되고 있었다. 1. 아름에게 미약을 먹여 함께 섹스한 뒤 포르노를 한 편 보자고 한다. 2. 아름의 페티시를 이용해 발정하게 한 뒤 함께 섹스하고 포르노를 한 편 보자고 한다. 3. 투명화를 쓴 뒤 그녀를 강제로 앞에 앉혀 놓고 포르노를 보게 한다. 등……. 하지만 전부 다 왠지 그렇게 당기지는 않는 방안들이었다. 시간 정지를 쓸 수 없다는 게 치명적이었다. 이번 일은 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신중해지는 진호였다.

 

‘아까 스킬 진실의 입이란 걸 얻었지?’

 

일단 확인해 보는 진호!

 

[ 4. 진실의 입 (Mouth of Truth) : 사용자가 이 능력을 사용하면 대상자는 사용자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충전 가능한 질문의 개수는 「10 X (사용자 레벨)」이며, 모든 질문을 소진한 뒤에 질문이 전부 충전되는 데는 24시간이 소요됩니다.

 

현재 사용 가능 질문 개수 : 40개 / 40개 ( 현재 충전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 ]

 

‘일단 아름의 상태를 확인해 보기로 할까…….’

 

일단 시간 정지 상태로 아름을 기동화시키는 진호! 다만 과거 섹스를 했던 기억은 여전히 봉인한 상태였다.

 

“아름아, 너 야한 동영상 본 적 있냐?”

 

“응. 앗……!?”

 

가볍게 대답하고 경악하는 아름! 진호가 진실의 입 스킬을 이용했기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게 된 거지만, 그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가,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바, 방금 그건 실수야! 실수! 나는 야한 동영상을…… 야한 동영상을…….”

 

아무래도 번복이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보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 같은데, 입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당황하는 아름이었다.

 

진호는 질문을 이었다.

 

“나랑 같이 야한 동영상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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