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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 음학의 함정-제4장 금단의 치희 (3) 학생

3.학생



어슴푸레한 양호실는 여전히 격렬한 빗소리에 둘러싸여 있었다. 때때로 번갯불이 환하게 비추며 성대한 낙뢰 소리가 울렸다. 미호는 번개를 무섭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 뿐 아니라 어릴 적엔 번개가 치면 먼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 사이로부터 지상을 향해 달리는 번개를 싫증도 내지않고 무지개라고 생각하며 계속 보곤 했었다.
미호에게 번개는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빛의 예술이었다. 어린 미호에게는 이불속으로 얼굴을 들이밀거나 책상 아래 숨어서 부들부들 떠는 친구들이 이해되지 않았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어째서 모두 번개를 보려하지 않는걸까? 그렇게 깨끗한데····)


미호에게는 모두가 무서워하는 천둥소리조차도 장대한 자연현상을 물들이는 효과적인 BGM로 들릴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미호는 번개에 공포심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게 생각됐다. 번개를 무섭다고 느끼는 순간 불같이 타오르는 관능의 불길도 눈 깜빡할 순간에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호에게 있어서 지금은 천둥소리조차 쾌감이었다. 성대한 낙뢰 소리가 울릴 때마다 미호의 몸 안을 정체를 알 수 없는 감미로운 충격이 달려 나갔다. 미호는 몸 안에 잠복한 정욕을 감추려고 노력하며 냉정한 어조로 료스케에게 말했다.


「자, 상처를 보자.」


료스케는 조금 주저하며 왼발을 들어올렸다. 미호는 그 료스케의 발목을 잡고 자신의 허벅지 위에 그 발부리를 올려놓았다.


(응····?)


미호는 놀랐다. 료스케의 발이 닿은 허벅지로부터 저리는 것같은 유열감이 솟아 올라온 것이었다. 설마 허벅지가 이 정도의 쾌감을 전해오리라고는····미호는 끝없이 타올라가는 자신의 몸에 전율을 느끼며 오른손으로 핀셋을 잡았다.


「 이것으로 비추고 있을래?」


료스케에게 회중 전등을 건네주었다. 료스케는 미호가 말한대로 회중전등으로 미호의 허벅지에 올려져있는 자신의 왼발을 비추었다. 새끼 발가락 바깥에 피가 배어 있었지만, 출혈은 이미 멈추어있었다. 회중전등에 비추어진 미호의 허벅지는 너무 눈부시게 하얗고, 그리고 요염했다. 료스케의 시선이 그 허벅지에 고정된 것을 깨달은 미호는 묘하게 부끄러워졌다. 핀셋으로 잡은 거즈를 소독액병에 담그면서 료스케에게 말을 건넸다.


「 그런데 어째서 이 늦은 시간에 학교에····」


「필름을····어디엔가 떨어뜨린 것 같아서····지난 번 구기 대회때의····」


료스케는 우물쭈물 이야기를 시작했다. 료우에이에서는 매년 5월 중순에 반 대항 구기대회가 열린다. 명문중학이라서 공부만 해 온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한 학교행사였다.


「그래서 위원장에 전화하니까····어서 찾아오라고····」


「 이런, 위원장도 그렇지. 이렇게 늦은 밤에 찾아오라니...」


미호는 약간 기가 막힌 어조로 말하면서 소독액이 묻은 거즈를 상처에 대었다.


····」


일순간 료스케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미안해, 많이 아파?」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교사에 들어갔어?」


미호는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료스케와의 대화는 일시적이지만 안타까운 몸의 소양감을 잊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뒷문 쪽 담에 아름드리 나무가 있어····거기에 기어올라·····가지를 타고 가면 담을 넘어 지붕에 올라 갈 수 있습니다. 지붕 위를 걸어가면 보안센서에 감지되지않고 교사까지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야간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부지를 둘러싸는 담 안쪽에 적외선 센서가 둘러져 있다. 침입자가 그 적외선을 차단하면 센서가 작동하며 경비회사에 통보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었지만, 그런 침입 방법이 있으리라고는······


····양호실과 선생님의 탈의실 사이 복도에 환기용의 창이 있는데····」


「잠깐」


거기서 미호는 치료하던 손을 멈추고 료스케의 말을 끊었다.


「환기용의 창이라면 저기 열려 있는 저 것? 저기에는 철격자가····」


「안에 철격자가 헐거운 창이 있습니다. 전부, 위원장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


료스케의 말에 미호는 납득할 수 있었다. 학교에 잠입한다고 하는 행위가 아무래도 료스케의 성실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유우키가 그 배후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건강과 호기심과 행동력이 흘러넘치는 그 소녀라면 학교에 몰래 잠입하는 정도는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미호는 피를 닦아낸 거즈를 버리고 새로운 거즈를 핀셋으로 잡으며,


「그럼 이 상처는 어째서?」


상처 주위에 묻은 소독액을 닦아내면서 물었다.


「안에 들어와 이곳저곳 찾고 있다가····2층에 오르려고 복도를 걷고 있는데····탈의실 앞 복도에····전등이····켜져있어서····」


왠지 료스케의 말이 어수선해지는게 미호는 수상하게 생각됐다. 딴 생각을 하면서 기계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리고 미호는 깨달았다. 치료하는 손이 묘하게 어두워진 것을···· 어느새인가 빛의 중심은 료스케의 왼발을 떠나 미호의 가슴을 분명히 비추고 있었다.


!」


미호는 깜짝 놀랐다. 핀셋을 잡은 손이 멈추었다.


····이상한데····라고 생각해서····그랬더니 탈의실····안에서····소리가····」


료스케의 단조로운 말은 아직 계속되고 있었다.


(보, 보고 있어····아, 어떻게 하지…)


미호는 격렬하게 동요했다. 료스케의 시선이 가슴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미호의 몸은 금새 수치심으로 뜨겁게 되어갔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잊고있던 몸의 성감이 무서울 정도로 선명하고 강하게 되살아났다.


····깜짝····놀라····소화기에······다리를····부딪혀··········」


드디어 료스케의 말이 멈추었고 두 사람의 사이에는 이상한 침묵이 찾아왔다. 미호의 귀는 갑자기 생각났는지 격렬하게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미호의 몸 안에 있는 추잡한 욕망이 빗소리에 자극되어 다시 팽창을 시작했다.


( 아아… 어떡하면 좋지?)


미호는 번민했다. 할 수만 있다면 바로 가슴을 가리고 싶었지만 이제와서 그러는 것도 그야말로 부자연스러웠다. 결국 그냥 모른채하며 료스케의 치료를 계속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 그래서, 필름은 찾았어?」


침묵이 두 사람의 사이에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자 미호는 일부러 밝게 말을 건네면서 핀셋을 다시 움직였다.


····아직」


료스케는 기운빠진 대답을 돌려줄 뿐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미호는 이제 뭘 얘기해야 좋을지 몰랐다. 숨막히는 긴장감에 일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다. 타오르는 성감은 미호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을만큼 고조되었다. 조금이라도 치료를 빨리 끝낼 수 밖에 없었다. 미호는 침묵을 지킨채 핀셋을 치우고 반창고를 꺼냈다. 핀셋을 치울때 순간 가슴으로 눈을 떨어뜨린 미호는,


(아, 이렇게····)


블라우스를 밀어 올리는 가슴이 너무나 음란해서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 유두가 그 형태를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을뿐만 아니라 유륜의 희미한 핑크색조차 희미하게 보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봐 주세요하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어째서 나는…이렇게 부끄러운데····느껴 버리다니…)


미호는 마음 속으로 자문해 보았다. 편의점때와 같았다. 격렬한 수치심이 성감을 자극해 온 몸이 정욕에 사로잡히게 된다. 부끄럽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자극은 선명하고 강렬하게 되는 것이다. 미호는 애액이 넘쳐 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료스케의 상처에 반창고를 붙였다. 서서히 이성이 흐릿해지며 머릿속이 멍해져갔다. 그 음욕에 사로잡힌 체내의 감각은 날카로운 료스케의 시선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끝났어.」


불쑥 말했다. 하지만 료스케로부터의 대답은 없었다. 미호의 허벅지 위로부터 다리를 치우려는 기색도 없었다. 미호는 어쩔 수 없이 양손으로 료스케의 다리를 잡고는 마루 위에 살그머니 내려놓았다.


「치료····끝났어.」


한번 더 료스케에게 말했다. 그런데도 료스케는 움직이지 않았다. 회중 전등의 빛은 여전히 미호의 가슴을 향한 그대로였다. 눈부실 만큼 환한 섬광과 동시에 한층 더 큰 낙뢰소리가 울렸다. 미호는 다른 한쪽의 무릎을 마루에 댄 체로 의자에 앉은 료스케의 얼굴을 천천히 올려보았다. 회중 전등의 빛에 가려 그 표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상하게 빛나는 눈이 가만히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료스케군, 이제 갑시다.」


미호는 료스케를 쳐다보며 말했다. 료스케는 일어서지 않았다. 미호도 가자고 스스로 말했으면서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료스케의 시선에 굳어버린듯 미호의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없이 가만히 서로를 응시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두 사람을 빗소리만이 감쌌다. 이윽고 천천히 료스케의 손이 미호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단의 치희의 막이 지금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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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 읽어주시고 좋은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석연휴라 여유가 좀 생겨 한 편 더 번역해서 올립니다.


활기찬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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