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아이 6부
*이 글 부터 새롭게 쓰기 시작 했습니다. 능력의 한계로 뒤 엎은 글만 몇개인지,
나중에 5부에 이어지는 글 하나를 올릴게요. (수정과 정훈의 h씬이 있는데 저는 도저히 못 보겟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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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 정훈을 동생이 아닌, 남자로 보기 시작한 건, 정훈이 자기의 출생의 비밀을 처음으로 알고 엇나가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때의 정훈은 이제까지의 사랑스러운 동생이 아니라, 상처받은 짐승의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귀엽고 착했던 동생이, 출생의 비밀을 알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여린 수정도 같이 눈물을 흘리며, 동생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비록 정훈이 수정의 마음을 모르고 있을지라도.
점점 삐뚤어지던 정훈은, 그런 수정이나 가족들의 마음을 외면한체, 자기의 고통을 그 누구와도
나누려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족들의 정훈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간절한 기원은, 정훈의 상처를 약간이나마 어루만져 주었고, 하릴없이 방황하는 정훈과 마주친 철환이 무술을 가르쳐 주며, 정훈의 정신적 성숙을 도와주었다.
철환에게 무술을 배우는 모습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던 수정은, 정훈의 점점 안정돼 가는 모습을 보며 크나큰 기쁨을 느끼고 안심하게 되었다.
정훈이 무술을 배우며 안정돼 가면 갈수록, 수정의 마음은 자기도 모르게 정훈에게서 동생이
아닌 남자의 모습을 그리게 되었다.
자기의 마음을 모르는 수정은 대학에 입학해서도 정훈을 지켜보았고, 정훈에게 끌리는 마음을
남자가 아닌,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스스로를 속이곤 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미팅을 주선 하거나, 남자친구를 만들어 줄려고 할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거부하는 마음이 들어 피하게 되었다.
정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수정은, 그 말이 여자가 아닌 누나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 말이 주는 기쁨에 취해 정훈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수정이 정훈을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정훈아! 나도 사랑해"
"나 운동하러 가니까 누나는 좀 더 자"
"응, 피곤하고 목이 마르네. 물이라도 마시고 한숨 더 자야지."
정훈과의 짧은 포옹과 감정의 교류는, 수정에게 기쁨과 설렘을 주었고, 자기의 마음을 제대로
알게 되고, 또한 그 마음을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종합무술대회는 격투기위주로 진행되며, 보호장구는 마우스피스, 헤드기어 정도가 다였다.
32강까지는 제한시간 5분 추가시간 2분이 주어지며, 무제한 타격룰이라 죽은 사람이 없으면 다행일 정도의 극악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예선을 거쳐 64강을 추리며 64강이 결승까지 하루에 다 치렀다.
정훈이 16강전에서 입은 부상은 조금 쉰 다고 좋아질 상처가 아니었다.
정훈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상대가 찬 발차기는, 정훈을 정타로 타격 하지는 못 했지만,
스쳐 맞은 것 만으로도 정훈의 왼쪽 다리에 엄청난 고통과, 다리를 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안겨 주었다.
유효타를 많이 날려 간신히 판정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체력의 소진과 심한 부상은 앞으로의 경기를 어렵게 했다. 힘들게 올라간 8강전은 심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길수 있었지만, 4강전 상대는 정신력이나 운으로 이기기 힘든 상대였다.
경기장에 올라가기 전 대기장소에서 본 수정은, 기도를 드리는지 손을 모은채 눈을 감고 있었다.
-꼭 이길게, 이깟 부상은 나로 인해 고통스러워 했던, 누나의 마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누나를 위해, 그리고 엄마를 위해 이길게...
정훈은 수정을 보며 전의를 다졌다. 정훈에게 이 정도의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음의 상처가 몸의 부상보다는, 몇 배, 몇십 배 더 힘들었으니까.
8강전까지는 제한시간이 7분이지만, 4강전부터는 10분으로 늘어났다.
더구나 4강전은 추가시간 5분이 지나야 판정으로 승부를 가렸고, 지금의 정훈은 추가시간은커녕
본 경기 시간인 10분을 버티는 것도 힘에 부쳤다.
지치고 부상입은 정훈에게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긴 시간이었다.
다리를 쓰지 못해 제자리에 서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정훈에게,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체력이 다한 정훈이 상대의 로우킥을 막지 못해 휘청 거렸고, 마무리를 지으려는 듯 상대가 큰 기술을 걸어왔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직감으로 알아챈 정훈도, 상대의 움직임이 큰 틈을 타 승부수를 날렸고,
마지막 순간에 다리의 부상으로, 중심을 잃은 정훈의 머리에 상대의 발이 꽂혔다.
정신을 잃은 정훈을 병원으로 옮기는데, 수정과 연아가 울며 달려왔다.
병원에 도착해서 정훈의 옆에 있을려고 하는 두사람에게, 철환이 부드럽게 달랬다.
"위험은 벗어났으니 집에 가 있어. 깨면 연락해 줄게."
"......"
"......"
"너희들이 여기 있으면 정훈이가 불편해해,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철환의 말을 듣는 수정과 연아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울지 말고, 정훈이가 깨서 너희들이 우는 걸 보면 마음이 어떻겠어.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니까 말들어."
정훈이 눈을 뜨니, 철환이 한쪽 구석의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사부님"
정훈이 부르자 철환이 잠을 깨며 정훈의 옆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정신이 좀 드냐?"
"네. 경기는요?"
"너를 이기고 올라 간 김준성이 우승했어."
"..."
정훈이 말을 하지 못하고 침울해 있자, 철환이 정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네가 부상이 너무 심해서 어쩔수 없던거야. 다음에는 이길 수 있을거다."
철환의 위로를 받던 정훈의 머리에 수정과 연아가 떠 올랐다.
"누나랑 연아는요?"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잘 달래서 집에 가 있으라고 했으니 전화 기다릴거야."
"네. 수고하셨어요."
"다리와 갈비뼈가 금이 갔다고 하니, 당분간은 병원에 있어라."
"네"
"시간이 좀 늦었지만 집에 전화하고 연아에게도 해줘라. 아까 어머니도 다녀가셨다."
철환의 말에 정훈은 집으로 전화를 했다. 수정이 전화를 받았다. 수정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있었다.
"울지마! 난 괜찮아."
수정의 울음을 달래며 정훈은 생각했다.
-우승하겠다고 해 놓고, 우승은커녕 병원에 입원까지 하고 있으니, 한심하군.
"엄마는?"
정훈의 말에 수정은 울음을 그치며 대답했다.
"네가 병원에 입원 했다고 해서 많이 놀라셨어. 병원에 다녀오시고 나서, 너 걱정하시다가
좀전에 잠 드셨어."
"몇 일 입원해야 한다니까, 엄마 오시지 못하게 하고, 누나가 옷이랑 병원에서 쓸 물건 챙겨와"
"알았어. 몸 조심하고 푹 쉬어, 아침에 갈게."
수정과 통화를 마치고 연아에게 전화를 했다. 안 자고 있었는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연아의 목소리도 잠겨있었다.
"연아야"
"응"
"많이 놀랐지"
"오빠! 몸은 괜찮아?"
"몇 일만 입원하면 된데, 걱정 시켜서 미안해"
"아니야. 오빠만 괜찮으면 돼"
"시간이 늦었으니까 자고 내일 통화하자"
"오빠도 푹 쉬어"
통화를 하고 나니 온몸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피곤에 지친데다 부상까지 겹쳤으니 아픈게 당연하기도 했다. 비록 몸은 다쳤지만, 강한자들과 전력을 다해 겨뤄봤다는 것을 정훈은 뿌듯하게
생각했다.
자기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싸울 수 있는 기회가 허구한 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과 싸워봄으로써,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배우게 되고 실력이 늘게 된다.
우승까지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이 배움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정훈이 잠에서 깨어나니, 철환은 가고 수정이 와 있었다. 정훈이 일어난 것을 알았는지,
웃으며 정훈에게 인사를 했다.
"잘 잤어?"
"어! 언제 왔어?"
"온지 좀 됐어. 관장님은 나 온거 보고 바로 가셨어"
"좀 쉬지,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
"그래도~"
정훈이 아는 수정은 밤새 한잠도 못 잤을거 같았다. 정훈은 침대에 한 사람 정도 더 누울 수 있는자리를 만들고, 수정을 오라고 손짓을 했다. 수정이 침대 옆으로 다가오자, 자기 옆에 누우라고
했다. 수정이 싫다고 하자, 수정의 허리를 잡고 침대로 끌어올렸다.
정훈이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힘을 쓰자, 수정은 깜짝 놀라며 정훈의 침대위로 올라가 누웠다. 수정을 옆에 눕힌, 정훈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이마에는 굵은 땀 방울이 흘러 내렸다.
수정이 울상을 지으며 정훈의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닦아주자, 정훈이 손을 잡으며 가볍게 책망했다.
"몸도 안 좋은데, 왜 힘을 쓰게 만들어. 밤에 잠도 못 잔거 같은데 한숨 자라"
수정은 자기에게 살갑게 구는 정훈이 좋았지만, 좁은 침대에서 같이 눕는 건, 정훈이 불편할 것 같았다.
"침대가 좁잖아. 의자에서 좀 쉴게"
"말 들어. 내가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들어야 내가 빨리 나아."
"그래도, 이 침대에 둘이 눕기는 불편하잖아."
"괜찮다니까, 나도 좀 더 잘 테니 누나도 좀 자둬"
정훈의 고집을 꺽을수 없었던 수정은, 정훈이 시키는 대로 침대에 얌전히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수정은 정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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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이버3에 가입한지 4일 됐는데, 네이버3에서는 팬픽을 못 찾겠더라구요.
팬픽도 하나 쓰는게 있는데, 올려도 될런지, 올리면 어느 게시판에 올려야 하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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