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눈을 가진 남자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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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눈웃음이 이쁜 그녀 part.3
"거의 다 되었군...이번에도.."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헤이즐넛 향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수혁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워 물고는 달력을 바라보았
다. 유리나를 만난것도 이제 언 한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돈계산.사무실을 임대하고 고아
원에 쏟아부은 돈이 500만원을 약간 넘어서고 있었다.이런저런것을 다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5천만원 이상을 뽑아
내야만 수지가 맞는 계산이 나온다.
"능력있는 자산관리사도 불경기에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군."
아무리 능력있는 리나라지만 그녀가 주식동향까지 움직일순 없었다.리나에게 맡겨둔 돈은 거의 손익변동이 없었
다. 물론 한때 오른적도 있었지만 경기에 따라 변화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허나 수혁으로써는 그것이
훨씬 잘된 일이었다.돈이 없어야만 오다에게 공사를 칠수 있는것이다.상한가를 치는 마당에 이걸로 부족하니 더
주슈 하는것은 미친 짓이었다.
"왠지...지난번하고 비슷한 전개이긴 하지만...뭐 어때."
수혁은 소주를 살짝 손에 붓고는 옷 여기저기에 묻혔다. 물론 마시려고 타놓은 커피는 입도 데지 않은체 소주도
한잔 들이켰다.단 한잔일 뿐이지만 몸에서 술냄새가 강하게 풍길것이 분명했다.이제 리나를 만나러 가는 일만 남
아 있는것이다.수혁은 거울을 보며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자...이제 일하러 가자."
-
누가봐도 화려해 보이는 오피스텔안. 거의 집한채 수준의 가격인 최고급 오피스텔이었다.어딜보아도 고풍스런
가구와 최신식 기기들이 눈에 띈다.무엇보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방안. 그방의 주인인 듯한 남자가 테이블
에 앉아 조그만 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남자라도 감탄할 만한 수려한 용모.크게 뻗은 키의 청년이었다.하지만
그 사람의 존재를 모르는이라면 그의 실제나이를 듣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매력적인 콧날과 눈매.20대의 청
년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30대 후반인, 수혁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총수인 유경이었다.
"이거이거...다들 맥을 못추고 있군."
최근 자신의 조직에 있는 선수들의 실적을 대충 정산해놓은 자료를 들여다보며 유경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봐도 형편없는 수치였다.아무리 불경기라지만 몇달동안 뺀질거리며 노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중개인인
상철이 오다를 줘도 공사는 커녕 접근조차 못하는 녀석마저 있었다. 하지만 서류의 중간부분에서 유경의 시선이
딱 고정되며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강수혁-
압도적인 성공율을 보이는 이는 단 한사람뿐이었다.최근 여러차례의 공사를 쳐서 모두 성공.뒷 마무리까지도 깔
끔했다.게다가 꼬박꼬박 성의금을 유경의 통장에 입금시켰다. 예전에 잘나가는 제비로써 꽤나 많은 돈을 축적한
유경이지만 요새는 수혁의 성의금 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수 있을 정도였다.
"하기야...이 녀석은 조금 특별하지."
조직내의 다른이들은 모두 유경에게 빚을 지고 있었다.제비를 처음 시작하면서 자신을 꾸미는 비용을 비롯해 차
를 뽑은 녀석도 있다. 속칭 마이킹이라고 하는 이 녀석은 이자가 점점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공사를 잘 못
치는 녀석들은 점점 돈때문에 유경의 노예가 되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수혁은 달랐다. 애초에 유경은 수혁에게 단 한푼도 빌려주지 않았다.오히려 헌신에 가까운 투자를 했다.
유경에게는 그만큼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였다. 채무관계에 있는 녀석들처럼 충성적이지도 않았다.오히려 제 멋
대로 하는 녀석이었지만 공사 성공률은 언제나 그런것들을 무색하게 만들어주었다.
한참이나 생각에 젖어 있을때 유경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나다.얼마전에 보니까 전화했길래 걸었다.-
수화기 속으로 중년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박사장님이시군요."
-무슨일이야?한동안 연락도 없더니만.-
"하하.자주 연락드렸는데 무슨말씀을."
-뭐야.됐으니까 용건만 말해.또 뭐 도와줘야 할 일 있는거냐?-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말투에도 유경은 희미하게 웃기만 했다.
"도와달라는건 맞지만 맨날 하는 그런 류의 부탁은 아니죠."
-대체 뭐야?바쁘니까 용건만 말해봐.-
유경은 앞에 있는 술잔을 비웠다.입안에 감도는 짜릿한 맛을 음미하듯 살짝 입맛까지 다셨다.
"사장님께 소개시켜 드리고픈 재밌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 "눈"을 가진 녀석이거든요..."
-
"깜짝 놀랐잖아...일본다녀온다고 해놓고..."
리나는 퇴근하려던 참에 걸려온 수혁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달려온 참이었다.수혁은 투자자에게 돈을 받기위
해 일본에 간다고 했었다.그리고 이상하게도 예정 귀국일보다 하루먼저 나온것이었다. 여름이지만 비가내려
꽤나 쌀쌀한 날씨이기에 리나는 나시티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목밑으로 촉촉한 빗방울이
맺혀있는 모습이 더욱 섹시해 보였다.
"아..왔어?"
수혁은 고개를 들었다. 항상 깔끔하고 멋졌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다른 모습.리나는 움찔할수 밖에 없었다.근심
이 가득한 표정.게다가 술냄새까지 풍겨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수혁이 너 왜그래?무슨일있어?"
리나는 걱정스런 얼굴로 수혁의 옆에 앉았다.리나를 기다리면서 태운듯한 담배가 빽빽하게 재털이에 꽂혀 있었다
수혁은 한숨을 푹쉬며 고개를 숙였다.
"왜그래...불안하잖아..말해봐..응?"
"이 아이들 기억나니?"
수혁은 품안에서 사진을 한장꺼냈다.저번에 리나와 함께 고아원에 갔을때 찍은 사진들이었다.너무나 천사같이 웃
고 있는 리나와 고아원의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담긴 사진이었다.리나는 불안한 마음이 덜컥 들어왔다.투자자
를 구하러 일본까지 다녀온 수혁이지만 일이 잘 해결되지 못한 모양이었다.
"무..무슨일 있는거야?"
"원래 해주기로 했던 투자자가 말을 싹 바꿨어.다른 사람을 구해보려 했지만 허사였고....그래서 일찍 돌아왔어"
"어머..."
리나는 살짝 입을 가리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무엇보다 너무나 괴로워하는 수혁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너한테 맡긴건...어떻게 됐니?"
수혁의 질문에 리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몇백만원정도 올랐을 뿐이었기 때문이었다.무엇보다 마지막 기대를
머금고 있는 수혁의 눈빛을 본 리나는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미..안해.."
리나의 말에 수혁은 얼굴을 감싸쥐었다.살짝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부른 수혁은 술을 주문했다.그가 얼마나 괴로워
하고 있을까를 생각한 리나는 그것조차 말릴수 없었다.
"그 아이들에게 약속했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놀라운 연기력이었다.슬픔에 가득찬 눈빛.리나는 그런 고아들을 생각하는 수혁의 마음에 감동
하고 말았다.그리고 수혁이 맡긴 재산을 불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왠지모를 죄책감 마져 들었다.
"그런데...그때의 3억가지고도 안되는거야?"
수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리고는 품에있던 서류를 꺼내들었다.물론 김노인을 통해 만들어낸 위조서류
였지만 리나가 그것을 알턱이 없다.아니,정확히 말하자면 가짜로 의심할 턱이 없다고 해야 옳았다
"이렇게나..."
리나는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다.서류에 적힌 내용때문이었다. 수혁이 계획하고 있는 사회복지 사업은 저번에 리
나가 들렸던 고아원뿐만이 아니었다.여러곳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그녀도 훤히 알 만한 곳도 수혁은 투자를
시도했다. 하지만 수혁의 사업은 협찬 혹은 스폰을 통해 이뤄지는 일이었다.경제가 어렵다보니 전혀 스폰은 들어
오지 않고 있었다.때문에 3억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었다.
"어떡해...."
리나는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수혁은 종업이 가져다 준 술을 잔에 따라 한잔 들이켰다.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사회적으로 약자인 이들을 위해 일하는 그가 아파한다는 생각에 리나는 수혁의 목을 끌어안아 주
었다.
"리나야...미안하다.내가 좀더 능력이 있고나서 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이런 흉한 꼴은 안보였을거야."
"뭐가 미안해...자기가 하는 좋은 일에 투자를 안하는 사람들이 나쁜거야...너무 상심하지마..응?"
리나는 자신의 가슴품으로 수혁을 꼭 끌어안았다.가슴의 물컹한 감촉에 수혁은 은근히 흥분되었지만 상황상 그것
을 표출할리는 없었다.
"그런데...얼마나 필요한거야?"
수혁은 리나의 품에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이 질문이 나왔다는것은 공사가 잘 되었다는 의미다.줄 마음이 없다면
상황상 물어볼 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수혁은 언제나 처럼 뜸을 들였다.곧바로 금액을 부르는 것은 돈주기를 기
다린 사람밖에 되지 않는다.게다가 리나는 멍청한 여자가 아니었다.
"칠천..정도.그거면 급한 불은 끌수 있을거 같아.물론 내 재산은 제로가 될지 몰라도 사업은 유지할수 있으니.."
리나는 여전히 수혁을 끌어안은채 생각에 잠겼다. 적금을 깨면 빠듯하지만 그정도는 나올거 같았다.가슴아파하
는 수혁도 그렇지만 고아원에서 보았던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자 자신도 모른척 넘어갈수 없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역시 수혁이 애초에 노리고 고아원에 데려갔다는 것은 리나본인은 절대 알수 없을 터였다.
"내가...어떻게든 해볼게."
리나의 말에 수혁은 리나의 품에서 빠져나와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냐.이건 내 사업이야.니가 그런 큰 돈을 왜 내.."
언제나 처럼 일단 거절하는 수혁이었다.하지만 여느 여자들처럼 리나역시 웃으며 말을 해주었다.
"무슨소리야.내 돈으로 내가 불우이웃돕는 좋은일 하는건데..."
수혁은 한숨을 내쉬고는 소주를 들이켰다.살며시 리나가 팔짱을 껴오는게 느껴졌다.
"자존심상해하지 말고 받아..응? 나도 그아이들 오갈데 없는 신세 되는거...정말 싫으니까.."
수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사실 육천을 부를까 하다가 천만원을 더 높여 부른것이었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
각이 들었다.하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것이 있었다.신용조회가 가능한 그녀가 나중이라도 자신의 사업자등록
여부를 조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때문에 수혁은 그녀를 만나기전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고심을 해야
만 했었다.
"사실...리나야..난 그게 본 직업이 아냐."
"응?"
리나는 깜짝 놀랐다는 듯 고개를 들고는 수혁을 바라보았다.
"사실 난 조그만 중소기업에 영업부장으로 있어.사회복지사업은 내가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거라 시작한거야.."
"정말?왜 그동안 이야기 하지 않았어...난 몰랐네.."
"솔직히 말하면...넌 능력도 있는 여자였고..너무 이쁘고...뭐랄까 내가 회사내에선 연봉이 높다해도 너에비하면
초라해보이는것만 같았어."
"바보...뭐가 초라해...넌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그 회사는 세운지 얼마 안됐어.아니, 사실 회사라기 보단 민영단체라고 하는편이 옳을지 몰라.아직 사업자 등록
도 안해놓은 상태니까."
"개인영리를 취하는것도 아니니까....그렇게 크게 문제될 일은 없잖아...천천히 해도 되고."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너무 바빠서..."
리나는 괜찮다는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살짝 보이는 그녀의 눈웃음.수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리나의
얼굴에서 의심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너 도울수 있어서 기뻐.그리고 그 아이들이 잘 자라게 될 수 있어서 또 기쁘고..."
리나의 말에 수혁은 조용히 그녀의 고운손을 잡았다.리나는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다.
"받아 줄꺼지 수혁아?"
수혁은 분명히 보았다.자신이 마지못해하는척하며 고개를 끄덕거릴때에 리나의 얼굴에 더욱 환한 미소가 번져가
는 것을...
-
"와....진짜 비오고 나니까 너무 시원해!"
수혁은 살짝 웃으며 자신의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리나를 바라보았다.비가 그친 밤공기는 너무나 시원했다.리나의
요청에 따라 수혁은 근처 공원으로 리나와 함께 산책을 나오게 된 것이었다.그녀는 연신 애인과 산책하는것이
즐거운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수혁역시 웃고 있었지만 그녀와는 약간 다른종류의 웃음이었다.
"이번건도...무사히 처리가 되었구나."
나시티위에 살짝 얇은 가디건을 입고 치마를 입은 그녀의 모습.수혁은 잠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냥 공사상
대로 끝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여자였다.만약 자신이 정말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
이었다면 그녀와 사랑에 빠져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나같은 놈이 사랑이라니...웃기는 이야기지."
수혁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실소를 터뜨렸다.한참을 걷던 리나가 벤치앞에 멈춰섰다.
"에이....안고 싶은데 벤치가 다 젖어있네."
비가 그친지 얼마 안되어 벤치에 빗물이 맺혀있었다.수혁은 품을 뒤적거려 손수건을 꺼내고는 리나가 앉을수 있
을 정도의 부분을 닦아내 주었다.
"자..여기 앉아."
리나는 싱긋 웃으며 앉으려다가 멈칫했다.
"그럼 넌 어디앉아?"
리나가 앉을 부분을 닦은탓에 손수건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수혁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난 서있어도 돼."
"안돼...같이 앉고 싶어서 벤치로 온건데.."
리나는 한참 고민하더니 무언가 생각난듯 수혁의 손을 잡아 끌었다.그녀는 의아해 하는 수혁을 살짝 밀어 벤치에
앉히더니 이내 자신의 무기와도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수혁의 무릎위에 앉았다.
"이러면 둘다 앉을수 있잖아?"
베시시 웃는 리나를 보며 수혁은 살짝 리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이제 곧 리나의 존재는 수혁의 머리에서 잊혀
질 것이다. 또한 수혁이 잠적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도 점점 리나의 머릿속에서 사라져갈 것이다.물론 리나의 경우
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혁으로써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너무나 애교있고 매력적인 그녀지만
수혁에게 있어서 일은 일일뿐이다.그리고 이 일의 마무리로써 수혁은 마지막 유희를 위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
추고는 부드럽게 프랜치 키스를 시도했다.
"이 여자역시 오늘이 마지막일 테니까.."
수혁의 손이 리나의 가디건사이를 파고들어간다.리나는 조금도 움찔하지 않고 수혁의 손길을 받아들였다.저번에
고아원에서도 그렇지만 그녀는 오히려 밖에서 나누는 스킨쉽에 더욱 쉽게 젖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나시티를 입
은탓에 물컹한 가슴의 감촉이 수혁의 손에 그대로 전해졌다. 키스를 하고있는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 지는것이 느
껴지자 수혁은 과감하게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는 가디건을 끌어내렸다. 다행히 공원에는 사람의 발길이 없었다.
비가 그치자마자 왔기 때문이었지만 둘의 머리속엔 그런것 따윈 안중에 없었다.
"으응..."
살짝 애교섞인 신음이 들려왔다.이미 수혁의 손에 의해 그녀의 가녀린 어깨위에 걸린 나시티의 끈마져 내려가 있
었다. 하얀색의 귀여운 브라에 감춰진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자 수혁은 다시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
"사랑해 리나야."
"나두..하앙.."
수혁의 달콤한 말에 리나의 다리는 점점 벌어졌다.수혁의 손이 리나의 팬티 안으로 침입해 들어갔다.이미 질척해
진 그녀의 하체에 수혁역시 가운데가 묵직해져 옴이 느껴졌다.무릎위에 앉은 탓에 리나의 엉덩이를 쿡쿡 찌르는
형상이 되어버렸지만 오히려 리나는 그것에 더욱 흥분하는 듯하다.
"하앙,.."
조용한 공원안에 리나의 신음이 조심스레 울렸다.리나의 팬티는 무릎밑으로 점점 내려갔다.시원한 밤공기와 누가
볼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그녀를 더욱 설레게 만든다.게다가 집요하게 보지를 애무하는 수혁의 손놀림에 리나의
얼굴의 홍조는 점점 짙어져 갔다.
"으음.."
이번엔 수혁의 입에서 신음이 흘려졌다.수혁의 무릎에서 내려온 리나가 그의 앞에 쪼그려 앉더니 지퍼를 내리고
는 입안가득 수혁의 자지를 물었기 때문이었다. 윗옷이 거의 벗겨지다 싶이 해서 속옷이 보이는데다가 팬티가 내
려간 탓에 밑에는 훤히 그녀의 조갯살이 보이는 자극적인 광경이었다.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연신 머리뒤로 쓸어
올리며 그녀는 열심히 혀로 자지를 애무하고 있었다.
"못참겠어.."
한참이나 그녀의 애무를 받던 수혁은 리나를 일으켜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달빛에 귀두가 번들거리는것이 보인
다.리나의 타액으로 인해 수혁의 자지는 한껏 발기해서 하늘을 찌를 듯했다.리나는 능숙하게 다리를 벌려 수혁의
것을 집어 삼키듯 타고 앉았다.
"하앙.."
조금씩 조금씩...리나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눈에 띄게 전보다 좋아진 솜씨였다.
"수혁아...하앙...아아앙...아앙.."
리나가 수혁을 애타게 부르며 신음한다.누군가가 들었을 지도 모르지만 수혁은 신경쓰지 않았다.달빛아래에서
두 남녀가 나누는 섹스는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계속되었다.
-
"야..야...일어나봐.."
한참이나 달콤한 잠에 빠져있던 수혁은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 취한 얼굴을 들어보였다.살며시 눈을 뜨자 희미
하게 씩 웃고있는 상철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야야..지금이 몇신데 자고 있는거냐?좀 일어나 임마."
"너..어떻게 들어온거냐?"
"문 열려 있더만 뭘."
상철은 담배를 하나 피워물더니 수혁이 누워있는 침대 맞은편에 있는 테이블에 살짝 걸터 앉았다.
"입금은?"
"잘처리됐다.그 유리나라는 여자.약속하나는 칼인거 같더만.바로 내 통장으로 칠천 들어왔다.넌 투자한돈 다시
회수 했냐?"
"어...아마도."
수혁은 리나에게 자신의 통장이 아닌 상철의 통장번호를 불러주었다.물론 고아원건을 담당한 사람의 계좌라고
말해두었다.그리고 공사가 끝날때가 되자 수혁은 리나에게 맡겼던 3억도 다른통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두었다.
"진짜...이번 오다는 뒷처리할게 많은 여자구만.뭐라고 하고 떨어져 나갔냐?"
상철의 말에 수혁은 살짝 눈을 비비며 생각에 잠겼다.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그녀.수혁은 일본에 가서 다시 일어
설수 있도록 투자자를 찾으러 간다고 말해두었다. 일본이 복지가 잘된 나라라는 것은 리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수혁의 앞길을 걱정해 주기 까지 했다.
"그냥...전화만 끊으면 돼.그대로 끝이야."
"오호..새끼...뒷처리 잘한 모양이네."
매번 그랬다.수혁은 이렇게 공사가 끝날 때마다 더러운 기분에 휩싸여야만 했다.도망치듯 연락이 끊어지거나 그
여자를 피해야만 하는 상황.사람의 마음을 갖고 노는 직업을 가진 업보탓에 늘상 겪어야 하는 의례와도 같다.
"됐고...중개료 떼고 내 통장에 넣어."
"새끼...형이 누구냐 이미 다 넣어놨다.유경이 형님몫도 떼고 보낸거니까 참고하고."
상철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를 입에 물던 수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근데...고작 그거 말해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수혁의 질문을 기다렸다는듯 상철이 씨익 하고 웃었다.
"뭐야...쳐 웃지만 말고 말해봐.뭔데."
"야야.바야흐로 여름아니냐 여름."
"여름 온지가 언젠데..."
"그래서 말인데.바다 한번 놀러가는거 어떠냐?"
"뭐?"
어이 없는 표정의 수혁을 무시한채 상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유경이 형님도 허락하셨어.너도 연이어서 두번 공사치느라 머리도 복잡할텐데 한번 시원하게 휴가다녀오자~이
거쥐."
"너랑 나랑 둘이 가자는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임마. 준영이랑 상준이도 가기로 했어."
상철이 말한 두사람역시 같은 조직에 몸담고 있는 제비들이었다. 다른사람들과 잘 교류를 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수혁이지만 그 둘은 성격자체가 워낙 둥글둥글한 탓에 간혹 어울려 술은 마신적은 있었다.하지만 갑작스레 바다
를 가자는것이 어이없는 제안이라는것은 변함이 없었다.
"사내새끼 넷이서 무슨 바다를 가자는거야...짜증나게.."
"야야...뭘 모르는구만....바다는 원래 남자끼리 가는거야. 거기 냄비들이 쫙 깔렸잖냐?"
수혁은 불을 붙일 생각도 않고 멍하니 상철을 바라보았다.거기서 긍정의 뜻을 읽은 상철은 씩 웃으며 한마디 더
덧붙였다.
"가자 임마 바람도 쐴겸.혹시아냐?거기서 즉석으로 공사칠 오다가 나올지...."
"거의 다 되었군...이번에도.."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헤이즐넛 향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수혁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워 물고는 달력을 바라보았
다. 유리나를 만난것도 이제 언 한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돈계산.사무실을 임대하고 고아
원에 쏟아부은 돈이 500만원을 약간 넘어서고 있었다.이런저런것을 다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5천만원 이상을 뽑아
내야만 수지가 맞는 계산이 나온다.
"능력있는 자산관리사도 불경기에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군."
아무리 능력있는 리나라지만 그녀가 주식동향까지 움직일순 없었다.리나에게 맡겨둔 돈은 거의 손익변동이 없었
다. 물론 한때 오른적도 있었지만 경기에 따라 변화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허나 수혁으로써는 그것이
훨씬 잘된 일이었다.돈이 없어야만 오다에게 공사를 칠수 있는것이다.상한가를 치는 마당에 이걸로 부족하니 더
주슈 하는것은 미친 짓이었다.
"왠지...지난번하고 비슷한 전개이긴 하지만...뭐 어때."
수혁은 소주를 살짝 손에 붓고는 옷 여기저기에 묻혔다. 물론 마시려고 타놓은 커피는 입도 데지 않은체 소주도
한잔 들이켰다.단 한잔일 뿐이지만 몸에서 술냄새가 강하게 풍길것이 분명했다.이제 리나를 만나러 가는 일만 남
아 있는것이다.수혁은 거울을 보며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자...이제 일하러 가자."
-
누가봐도 화려해 보이는 오피스텔안. 거의 집한채 수준의 가격인 최고급 오피스텔이었다.어딜보아도 고풍스런
가구와 최신식 기기들이 눈에 띈다.무엇보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방안. 그방의 주인인 듯한 남자가 테이블
에 앉아 조그만 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남자라도 감탄할 만한 수려한 용모.크게 뻗은 키의 청년이었다.하지만
그 사람의 존재를 모르는이라면 그의 실제나이를 듣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매력적인 콧날과 눈매.20대의 청
년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30대 후반인, 수혁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총수인 유경이었다.
"이거이거...다들 맥을 못추고 있군."
최근 자신의 조직에 있는 선수들의 실적을 대충 정산해놓은 자료를 들여다보며 유경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봐도 형편없는 수치였다.아무리 불경기라지만 몇달동안 뺀질거리며 노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중개인인
상철이 오다를 줘도 공사는 커녕 접근조차 못하는 녀석마저 있었다. 하지만 서류의 중간부분에서 유경의 시선이
딱 고정되며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강수혁-
압도적인 성공율을 보이는 이는 단 한사람뿐이었다.최근 여러차례의 공사를 쳐서 모두 성공.뒷 마무리까지도 깔
끔했다.게다가 꼬박꼬박 성의금을 유경의 통장에 입금시켰다. 예전에 잘나가는 제비로써 꽤나 많은 돈을 축적한
유경이지만 요새는 수혁의 성의금 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수 있을 정도였다.
"하기야...이 녀석은 조금 특별하지."
조직내의 다른이들은 모두 유경에게 빚을 지고 있었다.제비를 처음 시작하면서 자신을 꾸미는 비용을 비롯해 차
를 뽑은 녀석도 있다. 속칭 마이킹이라고 하는 이 녀석은 이자가 점점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공사를 잘 못
치는 녀석들은 점점 돈때문에 유경의 노예가 되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수혁은 달랐다. 애초에 유경은 수혁에게 단 한푼도 빌려주지 않았다.오히려 헌신에 가까운 투자를 했다.
유경에게는 그만큼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였다. 채무관계에 있는 녀석들처럼 충성적이지도 않았다.오히려 제 멋
대로 하는 녀석이었지만 공사 성공률은 언제나 그런것들을 무색하게 만들어주었다.
한참이나 생각에 젖어 있을때 유경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나다.얼마전에 보니까 전화했길래 걸었다.-
수화기 속으로 중년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박사장님이시군요."
-무슨일이야?한동안 연락도 없더니만.-
"하하.자주 연락드렸는데 무슨말씀을."
-뭐야.됐으니까 용건만 말해.또 뭐 도와줘야 할 일 있는거냐?-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말투에도 유경은 희미하게 웃기만 했다.
"도와달라는건 맞지만 맨날 하는 그런 류의 부탁은 아니죠."
-대체 뭐야?바쁘니까 용건만 말해봐.-
유경은 앞에 있는 술잔을 비웠다.입안에 감도는 짜릿한 맛을 음미하듯 살짝 입맛까지 다셨다.
"사장님께 소개시켜 드리고픈 재밌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 "눈"을 가진 녀석이거든요..."
-
"깜짝 놀랐잖아...일본다녀온다고 해놓고..."
리나는 퇴근하려던 참에 걸려온 수혁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달려온 참이었다.수혁은 투자자에게 돈을 받기위
해 일본에 간다고 했었다.그리고 이상하게도 예정 귀국일보다 하루먼저 나온것이었다. 여름이지만 비가내려
꽤나 쌀쌀한 날씨이기에 리나는 나시티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목밑으로 촉촉한 빗방울이
맺혀있는 모습이 더욱 섹시해 보였다.
"아..왔어?"
수혁은 고개를 들었다. 항상 깔끔하고 멋졌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다른 모습.리나는 움찔할수 밖에 없었다.근심
이 가득한 표정.게다가 술냄새까지 풍겨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수혁이 너 왜그래?무슨일있어?"
리나는 걱정스런 얼굴로 수혁의 옆에 앉았다.리나를 기다리면서 태운듯한 담배가 빽빽하게 재털이에 꽂혀 있었다
수혁은 한숨을 푹쉬며 고개를 숙였다.
"왜그래...불안하잖아..말해봐..응?"
"이 아이들 기억나니?"
수혁은 품안에서 사진을 한장꺼냈다.저번에 리나와 함께 고아원에 갔을때 찍은 사진들이었다.너무나 천사같이 웃
고 있는 리나와 고아원의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담긴 사진이었다.리나는 불안한 마음이 덜컥 들어왔다.투자자
를 구하러 일본까지 다녀온 수혁이지만 일이 잘 해결되지 못한 모양이었다.
"무..무슨일 있는거야?"
"원래 해주기로 했던 투자자가 말을 싹 바꿨어.다른 사람을 구해보려 했지만 허사였고....그래서 일찍 돌아왔어"
"어머..."
리나는 살짝 입을 가리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무엇보다 너무나 괴로워하는 수혁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너한테 맡긴건...어떻게 됐니?"
수혁의 질문에 리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몇백만원정도 올랐을 뿐이었기 때문이었다.무엇보다 마지막 기대를
머금고 있는 수혁의 눈빛을 본 리나는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미..안해.."
리나의 말에 수혁은 얼굴을 감싸쥐었다.살짝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부른 수혁은 술을 주문했다.그가 얼마나 괴로워
하고 있을까를 생각한 리나는 그것조차 말릴수 없었다.
"그 아이들에게 약속했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놀라운 연기력이었다.슬픔에 가득찬 눈빛.리나는 그런 고아들을 생각하는 수혁의 마음에 감동
하고 말았다.그리고 수혁이 맡긴 재산을 불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왠지모를 죄책감 마져 들었다.
"그런데...그때의 3억가지고도 안되는거야?"
수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리고는 품에있던 서류를 꺼내들었다.물론 김노인을 통해 만들어낸 위조서류
였지만 리나가 그것을 알턱이 없다.아니,정확히 말하자면 가짜로 의심할 턱이 없다고 해야 옳았다
"이렇게나..."
리나는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다.서류에 적힌 내용때문이었다. 수혁이 계획하고 있는 사회복지 사업은 저번에 리
나가 들렸던 고아원뿐만이 아니었다.여러곳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그녀도 훤히 알 만한 곳도 수혁은 투자를
시도했다. 하지만 수혁의 사업은 협찬 혹은 스폰을 통해 이뤄지는 일이었다.경제가 어렵다보니 전혀 스폰은 들어
오지 않고 있었다.때문에 3억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었다.
"어떡해...."
리나는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수혁은 종업이 가져다 준 술을 잔에 따라 한잔 들이켰다.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사회적으로 약자인 이들을 위해 일하는 그가 아파한다는 생각에 리나는 수혁의 목을 끌어안아 주
었다.
"리나야...미안하다.내가 좀더 능력이 있고나서 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이런 흉한 꼴은 안보였을거야."
"뭐가 미안해...자기가 하는 좋은 일에 투자를 안하는 사람들이 나쁜거야...너무 상심하지마..응?"
리나는 자신의 가슴품으로 수혁을 꼭 끌어안았다.가슴의 물컹한 감촉에 수혁은 은근히 흥분되었지만 상황상 그것
을 표출할리는 없었다.
"그런데...얼마나 필요한거야?"
수혁은 리나의 품에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이 질문이 나왔다는것은 공사가 잘 되었다는 의미다.줄 마음이 없다면
상황상 물어볼 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수혁은 언제나 처럼 뜸을 들였다.곧바로 금액을 부르는 것은 돈주기를 기
다린 사람밖에 되지 않는다.게다가 리나는 멍청한 여자가 아니었다.
"칠천..정도.그거면 급한 불은 끌수 있을거 같아.물론 내 재산은 제로가 될지 몰라도 사업은 유지할수 있으니.."
리나는 여전히 수혁을 끌어안은채 생각에 잠겼다. 적금을 깨면 빠듯하지만 그정도는 나올거 같았다.가슴아파하
는 수혁도 그렇지만 고아원에서 보았던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자 자신도 모른척 넘어갈수 없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역시 수혁이 애초에 노리고 고아원에 데려갔다는 것은 리나본인은 절대 알수 없을 터였다.
"내가...어떻게든 해볼게."
리나의 말에 수혁은 리나의 품에서 빠져나와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냐.이건 내 사업이야.니가 그런 큰 돈을 왜 내.."
언제나 처럼 일단 거절하는 수혁이었다.하지만 여느 여자들처럼 리나역시 웃으며 말을 해주었다.
"무슨소리야.내 돈으로 내가 불우이웃돕는 좋은일 하는건데..."
수혁은 한숨을 내쉬고는 소주를 들이켰다.살며시 리나가 팔짱을 껴오는게 느껴졌다.
"자존심상해하지 말고 받아..응? 나도 그아이들 오갈데 없는 신세 되는거...정말 싫으니까.."
수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사실 육천을 부를까 하다가 천만원을 더 높여 부른것이었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
각이 들었다.하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것이 있었다.신용조회가 가능한 그녀가 나중이라도 자신의 사업자등록
여부를 조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때문에 수혁은 그녀를 만나기전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고심을 해야
만 했었다.
"사실...리나야..난 그게 본 직업이 아냐."
"응?"
리나는 깜짝 놀랐다는 듯 고개를 들고는 수혁을 바라보았다.
"사실 난 조그만 중소기업에 영업부장으로 있어.사회복지사업은 내가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거라 시작한거야.."
"정말?왜 그동안 이야기 하지 않았어...난 몰랐네.."
"솔직히 말하면...넌 능력도 있는 여자였고..너무 이쁘고...뭐랄까 내가 회사내에선 연봉이 높다해도 너에비하면
초라해보이는것만 같았어."
"바보...뭐가 초라해...넌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그 회사는 세운지 얼마 안됐어.아니, 사실 회사라기 보단 민영단체라고 하는편이 옳을지 몰라.아직 사업자 등록
도 안해놓은 상태니까."
"개인영리를 취하는것도 아니니까....그렇게 크게 문제될 일은 없잖아...천천히 해도 되고."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너무 바빠서..."
리나는 괜찮다는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살짝 보이는 그녀의 눈웃음.수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리나의
얼굴에서 의심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너 도울수 있어서 기뻐.그리고 그 아이들이 잘 자라게 될 수 있어서 또 기쁘고..."
리나의 말에 수혁은 조용히 그녀의 고운손을 잡았다.리나는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다.
"받아 줄꺼지 수혁아?"
수혁은 분명히 보았다.자신이 마지못해하는척하며 고개를 끄덕거릴때에 리나의 얼굴에 더욱 환한 미소가 번져가
는 것을...
-
"와....진짜 비오고 나니까 너무 시원해!"
수혁은 살짝 웃으며 자신의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리나를 바라보았다.비가 그친 밤공기는 너무나 시원했다.리나의
요청에 따라 수혁은 근처 공원으로 리나와 함께 산책을 나오게 된 것이었다.그녀는 연신 애인과 산책하는것이
즐거운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수혁역시 웃고 있었지만 그녀와는 약간 다른종류의 웃음이었다.
"이번건도...무사히 처리가 되었구나."
나시티위에 살짝 얇은 가디건을 입고 치마를 입은 그녀의 모습.수혁은 잠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냥 공사상
대로 끝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여자였다.만약 자신이 정말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
이었다면 그녀와 사랑에 빠져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나같은 놈이 사랑이라니...웃기는 이야기지."
수혁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실소를 터뜨렸다.한참을 걷던 리나가 벤치앞에 멈춰섰다.
"에이....안고 싶은데 벤치가 다 젖어있네."
비가 그친지 얼마 안되어 벤치에 빗물이 맺혀있었다.수혁은 품을 뒤적거려 손수건을 꺼내고는 리나가 앉을수 있
을 정도의 부분을 닦아내 주었다.
"자..여기 앉아."
리나는 싱긋 웃으며 앉으려다가 멈칫했다.
"그럼 넌 어디앉아?"
리나가 앉을 부분을 닦은탓에 손수건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수혁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난 서있어도 돼."
"안돼...같이 앉고 싶어서 벤치로 온건데.."
리나는 한참 고민하더니 무언가 생각난듯 수혁의 손을 잡아 끌었다.그녀는 의아해 하는 수혁을 살짝 밀어 벤치에
앉히더니 이내 자신의 무기와도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수혁의 무릎위에 앉았다.
"이러면 둘다 앉을수 있잖아?"
베시시 웃는 리나를 보며 수혁은 살짝 리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이제 곧 리나의 존재는 수혁의 머리에서 잊혀
질 것이다. 또한 수혁이 잠적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도 점점 리나의 머릿속에서 사라져갈 것이다.물론 리나의 경우
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혁으로써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너무나 애교있고 매력적인 그녀지만
수혁에게 있어서 일은 일일뿐이다.그리고 이 일의 마무리로써 수혁은 마지막 유희를 위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
추고는 부드럽게 프랜치 키스를 시도했다.
"이 여자역시 오늘이 마지막일 테니까.."
수혁의 손이 리나의 가디건사이를 파고들어간다.리나는 조금도 움찔하지 않고 수혁의 손길을 받아들였다.저번에
고아원에서도 그렇지만 그녀는 오히려 밖에서 나누는 스킨쉽에 더욱 쉽게 젖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나시티를 입
은탓에 물컹한 가슴의 감촉이 수혁의 손에 그대로 전해졌다. 키스를 하고있는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 지는것이 느
껴지자 수혁은 과감하게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는 가디건을 끌어내렸다. 다행히 공원에는 사람의 발길이 없었다.
비가 그치자마자 왔기 때문이었지만 둘의 머리속엔 그런것 따윈 안중에 없었다.
"으응..."
살짝 애교섞인 신음이 들려왔다.이미 수혁의 손에 의해 그녀의 가녀린 어깨위에 걸린 나시티의 끈마져 내려가 있
었다. 하얀색의 귀여운 브라에 감춰진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자 수혁은 다시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
"사랑해 리나야."
"나두..하앙.."
수혁의 달콤한 말에 리나의 다리는 점점 벌어졌다.수혁의 손이 리나의 팬티 안으로 침입해 들어갔다.이미 질척해
진 그녀의 하체에 수혁역시 가운데가 묵직해져 옴이 느껴졌다.무릎위에 앉은 탓에 리나의 엉덩이를 쿡쿡 찌르는
형상이 되어버렸지만 오히려 리나는 그것에 더욱 흥분하는 듯하다.
"하앙,.."
조용한 공원안에 리나의 신음이 조심스레 울렸다.리나의 팬티는 무릎밑으로 점점 내려갔다.시원한 밤공기와 누가
볼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그녀를 더욱 설레게 만든다.게다가 집요하게 보지를 애무하는 수혁의 손놀림에 리나의
얼굴의 홍조는 점점 짙어져 갔다.
"으음.."
이번엔 수혁의 입에서 신음이 흘려졌다.수혁의 무릎에서 내려온 리나가 그의 앞에 쪼그려 앉더니 지퍼를 내리고
는 입안가득 수혁의 자지를 물었기 때문이었다. 윗옷이 거의 벗겨지다 싶이 해서 속옷이 보이는데다가 팬티가 내
려간 탓에 밑에는 훤히 그녀의 조갯살이 보이는 자극적인 광경이었다.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연신 머리뒤로 쓸어
올리며 그녀는 열심히 혀로 자지를 애무하고 있었다.
"못참겠어.."
한참이나 그녀의 애무를 받던 수혁은 리나를 일으켜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달빛에 귀두가 번들거리는것이 보인
다.리나의 타액으로 인해 수혁의 자지는 한껏 발기해서 하늘을 찌를 듯했다.리나는 능숙하게 다리를 벌려 수혁의
것을 집어 삼키듯 타고 앉았다.
"하앙.."
조금씩 조금씩...리나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눈에 띄게 전보다 좋아진 솜씨였다.
"수혁아...하앙...아아앙...아앙.."
리나가 수혁을 애타게 부르며 신음한다.누군가가 들었을 지도 모르지만 수혁은 신경쓰지 않았다.달빛아래에서
두 남녀가 나누는 섹스는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계속되었다.
-
"야..야...일어나봐.."
한참이나 달콤한 잠에 빠져있던 수혁은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 취한 얼굴을 들어보였다.살며시 눈을 뜨자 희미
하게 씩 웃고있는 상철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야야..지금이 몇신데 자고 있는거냐?좀 일어나 임마."
"너..어떻게 들어온거냐?"
"문 열려 있더만 뭘."
상철은 담배를 하나 피워물더니 수혁이 누워있는 침대 맞은편에 있는 테이블에 살짝 걸터 앉았다.
"입금은?"
"잘처리됐다.그 유리나라는 여자.약속하나는 칼인거 같더만.바로 내 통장으로 칠천 들어왔다.넌 투자한돈 다시
회수 했냐?"
"어...아마도."
수혁은 리나에게 자신의 통장이 아닌 상철의 통장번호를 불러주었다.물론 고아원건을 담당한 사람의 계좌라고
말해두었다.그리고 공사가 끝날때가 되자 수혁은 리나에게 맡겼던 3억도 다른통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두었다.
"진짜...이번 오다는 뒷처리할게 많은 여자구만.뭐라고 하고 떨어져 나갔냐?"
상철의 말에 수혁은 살짝 눈을 비비며 생각에 잠겼다.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그녀.수혁은 일본에 가서 다시 일어
설수 있도록 투자자를 찾으러 간다고 말해두었다. 일본이 복지가 잘된 나라라는 것은 리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수혁의 앞길을 걱정해 주기 까지 했다.
"그냥...전화만 끊으면 돼.그대로 끝이야."
"오호..새끼...뒷처리 잘한 모양이네."
매번 그랬다.수혁은 이렇게 공사가 끝날 때마다 더러운 기분에 휩싸여야만 했다.도망치듯 연락이 끊어지거나 그
여자를 피해야만 하는 상황.사람의 마음을 갖고 노는 직업을 가진 업보탓에 늘상 겪어야 하는 의례와도 같다.
"됐고...중개료 떼고 내 통장에 넣어."
"새끼...형이 누구냐 이미 다 넣어놨다.유경이 형님몫도 떼고 보낸거니까 참고하고."
상철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를 입에 물던 수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근데...고작 그거 말해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수혁의 질문을 기다렸다는듯 상철이 씨익 하고 웃었다.
"뭐야...쳐 웃지만 말고 말해봐.뭔데."
"야야.바야흐로 여름아니냐 여름."
"여름 온지가 언젠데..."
"그래서 말인데.바다 한번 놀러가는거 어떠냐?"
"뭐?"
어이 없는 표정의 수혁을 무시한채 상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유경이 형님도 허락하셨어.너도 연이어서 두번 공사치느라 머리도 복잡할텐데 한번 시원하게 휴가다녀오자~이
거쥐."
"너랑 나랑 둘이 가자는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임마. 준영이랑 상준이도 가기로 했어."
상철이 말한 두사람역시 같은 조직에 몸담고 있는 제비들이었다. 다른사람들과 잘 교류를 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수혁이지만 그 둘은 성격자체가 워낙 둥글둥글한 탓에 간혹 어울려 술은 마신적은 있었다.하지만 갑작스레 바다
를 가자는것이 어이없는 제안이라는것은 변함이 없었다.
"사내새끼 넷이서 무슨 바다를 가자는거야...짜증나게.."
"야야...뭘 모르는구만....바다는 원래 남자끼리 가는거야. 거기 냄비들이 쫙 깔렸잖냐?"
수혁은 불을 붙일 생각도 않고 멍하니 상철을 바라보았다.거기서 긍정의 뜻을 읽은 상철은 씩 웃으며 한마디 더
덧붙였다.
"가자 임마 바람도 쐴겸.혹시아냐?거기서 즉석으로 공사칠 오다가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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