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 & 유부남 ( 10 부 )
* * * * *
회사에는 월차를 내고, 그녀가 원했던 대로 1박 2일 예정으로 여행을 가는 중이다.
그녀는 무얼 그렇게 준비했는지 작은 여행가방을 두 개나 들고왔었다.
하나는 옷 가방일테고, 다른 하나는 먹거리를 넣었는지,
보온병에 담긴 커피는 물론 주점부리에 내 담배와 라이터까지 챙겨온 치밀함을 보였다.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처럼 즐거워 하는그녀는 잠시도 쉬지않고 떠들어댄다.
처음 시작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류였는데,
홍천을 지날 무렵엔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들의 일탈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게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의 말속에는 무슨 공식같은 게 느껴졌다.
스스로의 자화자찬은 낯간지러운 일이므로, 타인을 깍아내리는 방법.
그들을 비하시켜 우리 관계를 자연스럽게 사랑으로 승격시키려는 그런 속내말이다.
[언젠가 내가 말했던..옥주...
걔는, 만나는 남자를 그렇게 칭찬하고 멋있다.. 하면서도..
또 다른 남자하고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민희는 나이트에 가서.. 민망할 정도로 남자 품에 안겨서 춤을 추다가 ..
어느 순간에 말도 없이 사라지는... 그래서 내가 볼때는 한심해요.
그러면서도 좋아한다느니.. 사랑을 한다고 할 수 있는지...]
[옥숙이가 어느 잡지에서 봤다고 얘기하는데..
어떤 여자는 결혼하고 나서 몇 년 후에.. 첫 애인을 다시 만났는데,
글쎄..그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겠다고 남자의 **까지 먹었대요.
사랑한다면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정말 바보스러워요.
느낌으로도 얼마든지 알 수 있는데....]
그녀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약간 심술이 난 나는 넌지시 이런 말을 했다.
[서로 사랑하면 더럽고, 깨끗함도 없는 거야...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나도 그런 류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어..
주인공 남녀가 사랑에 빠져.. 서로의 정을 확인하느냐고,
여자가 구슬을 먹고, 그 구슬이 응가로 나오면, 남자가 먹고,
또 응가로 나오면 여자가 먹었다는..마치 뭐든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것같이..]
[나도, 자기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벌거벗고 거리에서 춤을 추라면 출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성기도 입에 넣을 수 있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요]
순간 흠칫한 나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고 움찔했다.
그 눈빛에는 정말 그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보였기 때문이다.
대화가 이상하게 끝난 얼마 후에 휴게소에 도착했다.
[나..자기랑..정말... 신혼여행 가는 것 같아요]
나란히 붙어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내 귀에 소근거리는 그녀의 의중.
나는 그런 그녀의 속마음을 모르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관심 밖인데도 불륜 사이로 보일까봐, 늘 조심하고..
아무리 부부처럼 행동하려고 해도 뭔가 불안해서 주위를 살피고,
억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할수록 더 부자연스러웠던 시간들..
그녀는 오늘 만큼은 진짜, 부부로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기꺼이 남편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 해주었다.
이윽고 동해바다에 도착했을 때 그토록 소원했던 바닷가를 나란히 걸었다.
정말 한 쌍의 다정한 부부처럼 장난도 치고 가벼운 스킨쉽도 나누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도 눈치 빠르게 행동하는 그녀는 보온병의 커피를 챙기고,
내가 부스럭거리며 담배를 찾으면 내 입에 담배를 물려주고 불을 댕겼다.
하지만 결코 그 모습들이 비굴해 보이거나, 내게 아부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남자의 비위를 맞추는 배려랄까, 재치는 타고 난 것같았다.
일탈, 과연 그 이상한 심리상태를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걸 잊고 그냥 빠져들고 싶을 뿐이었다.
* * * * *
내게 이런 날이 다 있다니...
동해안으로 여행지를 잡았을 때 까마득한 기억의 신혼 여행때보다 더 들떠 있었다.
남자와 하루밤을 같이 보내는 상상만 하고 여지껏 지내왔는데,
정말 그 날이 현실로 실현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이는 내 어깨를 감싸고 나는 남자의 허리에 한쪽 팔을 둘렀다.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서 가끔 파도에 발이 젖을까봐 깨끔발을 뛰었다.
아무 말 필요없이, 다만 이렇게 있는 것 만으도 좋다.
지금의 이 시간이 무한히 계속되었으면 싶었다.
모래 위에 이름을 썼다.
하트 모양도 그렸다.
영화에서 볼 때는 그렇게 유치해 보일 수가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있다.
그이는 웃음으로 범벅이 된 내 얼굴만 흐뭇해 하는 얼굴로 보고 있었다.
그럴수록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보여 줄까를 고민했다.
모래위에 커다랗게 적었다.
"나는 당신의 인형.. 마음대로 하구요...버리지만 말아 주세요.."
그렇게 쓰면서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
온갖 생각들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벽창호같은, 막무가내인 남편과 헤어지고 싶어도,
아이들 때문에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현실이 슬펐고,
언제까지 지금의 행복이 계속될 지 알 수 없는 시간들, 그리고 남자의 아내...
그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밀려드는 파도에 한 순간 휩쓸리고 말 것같은 불안함이 내 마음을 아프게했다.
바닷가를 떠나 속초 시내로 들어갈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나 대신 이것저것 얘기하는 남자, 그때마다 그의 아내가 한 말이 떠 올랐다.
남편과 매년 한 번씩은 바다를 보러 왔었다는 그 말,
가슴이 찡해지면서 설음이 복받쳤다.
그이 옆에서 그런 행복을 누리는 그녀가 부러웠고,
그런 행복이 원래는 내 것인데 어이없게도 그녀가 누리는 것만 같아서였다.
또 그녀가 그이 옆에서 조잘거리는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상상되었다.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이 남자와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면서 몸이 뜨거워졌다.
이상스러운 일이다.
그의 아내만 생각하면, 처음에는 미안함이 들지만 순식간에 질투심이 미안함을 대신하고,
질투가 끓을수록 남자를 격렬하게 안고 싶어지는 것이다.
섹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모르게 그의 아내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고, 그리고 물었다.
[자기..아내와..섹스는 어떻게 해?]
[글쎄.. 그냥 그렇지 뭐..]
매번 똑같은 대답..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섹스할 때마다 내겐 몇 번씩 죽음을 경험하게 만들면서 아내는 그렇게 해주지 못한다니..
어떻게 믿으라는 것인지..
한편으로 우리 관계는 물이 끓는 냄비처럼 뜨거운데 하고, 안도하면서도
어김없이 그와 그녀가 섹스하는 장면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고,
그이 몸 아래에서 숨 넘어가는 그의 아내가 연상될 때면 내 몸은 끓어오르다 못해 지글거린다.
그럼 나는 내가 아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는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음탕한 여자가 되어버린다.
욕정에 굶주린 여자처럼 남자를 탐익하는 것이다.
그리고 밀회가 끝나고 집에 들어서면 내가 그렇게 했다는 것을 스스로도 믿을 수 없어서
어느 때는 샤워를 하면서 내 몸을 내가 훑어내린다.
아무리 봐도 특이한 매력이나 섹시함이 전혀 없는 그저 그런 여자몸인데..
* * * * *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더운 입김을 훅훅 뿜어내며 내 입술을 눌러온다
오는 차 안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키스를 하고도, 미진했던 것인가.
손은 어느 새 내 성기를 꺼내 쥐고 여차하면 입에 담을 태세다.
나는 가볍게 밀쳐내며 그녀의 움직임을 제지했다.
[또..봐..시간 많다고.. 서두르지 말래두..]
그녀는 헐떡이며 아쉽다는 표정이었지만 순순히 내 말에 따랐다.
바닷가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회덧밥과 매운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마땅한 숙소를 찾기위해서..시내를 두어 바퀴 돌았다.
절정의 순간에 터져나오는 여자의 교성을 감당할 만한 방음잘 된 숙소를 찾으려고 말이다.
[밖에 나가자.. 밤 바다 보러...나는 밤 바다가 좋아.
비릿한 바다 내음도 좋지만 어둠 속에서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뭐라 말 할 수 없는 서글픈 전율이 있어...]
저녁 일찍부터 줄창 섹스만 하고 싶지는 않아서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들떠있는 그녀는 무조건 O.K 다.
짠 내음을 머금은 바닷바람이 그녀를 내게 더욱 밀착시켜 걷게했다.
방파제에서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땐 아예 내 품에 얼굴을 묻고 안겨있다.
나는 파도소리가 좋았고, 그녀는 따듯한 내 가슴을 좋아했다.
또 다시 내 입술을 빨며 키스를 했으나 이번에는 제지하지 않았다.
파도 소리가 배경 음악이 되어주는 캄캄한 어둠의 공간,
마흔 다 된 아줌마가 여자로서 느끼는 연하남에 대한 사랑..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현실속에서 또 다른 자신으로 살고 싶어 하는...그 몸짓..
"그래..! 내가 오늘밤 철저하게.. 당신을...."
내 몸이 겨울바다의 밤바람에 차갑게 식어 갈 무렵 숙소로 돌아왔다.
추위도 아랑곳 없는 듯 양쪽 볼이 발그레 달아오른 그녀를 방 한가운데 세운 채,
서로의 몸을 녹일 사이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윤리와 사회적인 규범에 얽매인 거추장스러운 가림들을,
아주 천천히 정성을 다해 한 겹씩 벗겨나갔다.
겉으로 드러난 세월의 자국은 숨길 수 없다 하더라도 그 내면에서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
추워도 브라우스 윗단추는 항상 풀러놓아야 했던 팽팽한 젖가슴이 드러난다.
노출되는 그녀의 살결을 따라 입김을 불어내는 내 눈에는,
통통하게 살찐 허벅지가, 그리고 두툼한 둔덕을 겨우 덮은 하얀 팬티속의
거무스레한 수풀의 무성함이 비쳐지고 있었다.
무릎은 꿇은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팬티고무줄을 손가락 끝에 걸쳤다.
전율하는 피부의 오소소한 작은 돌기들..
간간히 흘러나오는 그녀의 신음소리만이 어스름한 방안을 메워가고 있다.
하지만 한 겹 마지막 천조각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그 순간,
내 가슴속 한쪽에서는 가느다란 물기가 방울지고 있었다.
"미안해..아주씨.!! 오늘 밤이 우리의.. 마지막 밤이 될는지 몰라..
왠지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더 이상 만나면....
행복한 시간보다.. 서로 불행한 시간만 있을 것 같은..."
무슨 낌새를 느낀 것일까..
두 손으로 젖무덤과 음부를 가리려는그녀를 난짝 안아, 욕실로 옮겼다.
[내가.. 씻어 줄께..]
그녀의 몸에 "촤르르" 더운 물을 끼얹고는 손바닥에서 비누거품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매끈한 살결에 마치 주무르 듯이 바르며 문질러나갔다.
[으으응~~! 간지러워요]
겨드랑이, 옆구리,허벅지를 애무하 듯이 비누거품을 펴바르자,
조금은 두터운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터트린다
[젖가슴..손 치워]
가슴위에 얹혀있는 손을 치우게하고 정성껏 과육을 부벼대자,
갈색의 젖꼭지가 더욱 뾰족해지며 위를 향해 곳추섰다.
[으음...다음은 여기...]
옷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아담하게 보이는 몸, 아랫배를 거쳐 음부위로 거품 묻은 손을 옮겼다.
욕조 가장자리에 한쪽 다리를 올리게 하고는,
내 시선과 거의 수평을 이룬 둔덕에 비누칠을 했다.
부걱부걱,
거뭇한 수풀과 대비되는 하얀 비누거품,
나의 이런 행위는 그녀에게 고문아닌 고문일 것이다.
샤워기로 거품을 씻어내는 동안, 몇 번이나 휘청휘청 푸들푸들 떨렸으니까.
[쬭..! 흐릅..쭙쭙..!!]
[아~헉!!]
내 어깨에 그녀의 허벅지를 대듯이 하고는 마지막으로 음부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더운 물과 땀(?)으로 젖은 삼각의 둔덕..불린 대두콩 만큼이나 돌기된 핵심.
"음핵이 크면..성욕이 강하고 성감도 풍부하다던데...그래서 그런가..?"
긴 타원형의 수풀은 살갗에 찰싹 달라붙어 반짝 요염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 * * * *
나는 눈을 감은 채, 남자의 손에 의하여 알몸이 되는 내 모습을 상상으로 본다.
몸을 가리고 있던 덮개들이 허물 벗어지 듯 한 꺼플씩 흘러내려 발밑에 쌓인다.
겉옷이 벗겨지고 블라우스가 하늘거리며 발밑으로 떨어진다.
노출된 어깨에 그의 따뜻한 입술이 와 닿는다.
그 촉감을 무엇에 비유하랴.
그 입술이 너무 부드러워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내 몸은 없어지고 오직 그의 입술이 닿는 부분만 이 순간에 존재한다.
손을 뒤로 돌린 그가 스커트의 지퍼를 내린다.
드러나는 하얀색 팬티, 그리고 치맛속에 숨겨져 있던 속살이 드러난다.
하얀 속살을 쓰다듬어 내려가는 그 손길에 나는 전율하고 심장은 조종된다.
손이 움직일 때면 내 심장은 멈춰있고, 입술이 더듬어 훑으면 호흡조차 할 수가 없다.
브래지어 후크가 열리면서 출렁 젖가슴이 얼굴을 내민다.
내 젖가슴에 묻히는 남자의 얼굴..유두가 그의 입속에 있으면 또 다시 숨을 쉴 수가 없다.
상체를 뒤로 젖히곤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감싸 안는다.
아름답다.
두 연인의 모습이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워 보인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기..! 고마워요.. 환상이 아니었어.. 당신이 나를..사랑하고 있어요."
입술이 젖무덤 아래로 촉감을 남기며, 아주 천천히 스타킹을 말아 내린다.
다리에 힘이 녹아내려 주저 앉을 것만 같다.
상체를 숙여 그의 머리에, 등에 내 입술을 대본다.
뜨거운 입김이 사타구니 깊은 곳으로 옮겨져온다.
나는 참을 수 없어 "그만" 하고 소리치지만 소리는 나지않았다.
몇 시가 되었을까?
욕실로 나를 안고 들어갔을 때부터 나는 잠시 죽어 있었는지 모른다.
거의 두 시간 동안이나 격렬한 섹스를 치룬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없다.
그 시간 모두가 꿈 속의 시간처럼 찰라의 순간처럼.
내 몸의 모든 부분들은 남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
나는 마음껏 가지고 놀도록, 아니 가지고 놀라고 내버려두었다.
입술을 주면 얼굴이 뜨거워졌고, 젖가슴을 주면 상체가 푸들거렸고,
음부를 가지끈 열어주면..온 몸 전체가 전율을 일으켰다.
몽롱한 희열로 몸은 해파리처럼 하늘거리며 아득해졌다가.. 그 이후론 기억이 없다.
이대로 죽는 것이 아닌가 싶으면 그가 내 젖무덤을 꽉 쥐어 의식을 되찾아 주었다.
그래서 호흡을 가다듬고 숨을 쉴만 하면 다시금 성난 불기둥을 밀고 들어왔고,
그럼 또 다시 나는 아득한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져 내리고..
그러는 동안 "그만..!" 이라고 "엄마..! " 라고 몇 번을 소리쳤던가?
그가 엎드린 채로 잠을 자고 있다.
살며시 일어난 나는 이불을 여며주며 남자의 품속으로 다시 파고 들었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지금 이 순간에 왜...이 말밖에 할 수 없는지 답답해..
하지만 그래도 할래.. 나..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구요..!! "
* * * * *
부시시 눈을 떠자 그녀는 아직도 죽은 듯이 잠들어 있다.
갈증을 느낀 나는 물컵을 집어들며 눈길을 돌렸다.
희미한 불빛아래 드러나는 여체의 굴곡이 잘 찍은 누드사진을 연상케하는 그녀의 몸.
무려 두 시간 가까이 동물처럼 헐떡거렸던 격렬한 섹스행각,
문득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내..! 지금쯤 아이옆에서 아무렇게나 풀어진 자세로 잠들어 있을 아내..
왜..왜...아내와는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걸까?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 넘으면서 의식은 더욱 명료해지고, 갑자기 뭔가를 확인하고 싶어졌다.
과연 안아주 그녀와의 섹스는 불륜의 사랑 때문인지..
아니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그녀 자신의 욕정탓인지..
나란 남자의 성적인 상상이 현실로 나타난 때문인지 알고싶었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는 아내일까, 안아주 이 여자일까.
관습의 굴레에 얽매인 가장으로서의 의무감, 가정..그리고 아이
혼란스럽게 얽혀드는 내 머릿속같이 그렇게 그 밤은 하얗게 탈색되고 있었다.
<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