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와 민수 이야기 (5부)
주희와 민수 이야기 (5 부)
철하가 얻을 수 있는 사랑과 여자의 육체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다.
엄마는 바닷가에서 원양어선 타고 바다로 나갔던 아버지를 기다렸다.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는 집을 개조해 여인숙을 만들었다. 잠도 재우고 술도 팔고, 곧 몸도 팔았다.
‘니 애비도 항구에 들락거릴 때면 여자를 찾았을 거야’ 하고 중얼거리곤 했다.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 신음하였다.
엄마는 ‘니 애비들이라고 생각해라’고 했다. 그런 엄마가 부끄러웠고..
그 남자들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아버지는 먼 항구에서 다른 여자랑 살림을 차렸다고 했다.
그 후, 엄마는 아무 남자하고나 자고 다녔다.
동네의 고등학생 형이 와서 ‘니가 나온 구멍을 들어가보았다’고 말했다.
동네 아이들이 그를 개걸레의 자식이라고 놀렸다.
어느날 바닷가 절벽에 놀러 갔다가 절벽에 매달린 엄마가 내민 손을 놓아 버렸다.
엄마는 죽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집을 나왔다.
중 2 때였다. 그리고 엄마를 가슴에 묻었다.
여자? 사랑? 웃기지 마라. 지나가던 소가 웃는다.
여자들한테서 엄마를 보았다. 아니,엄마의 모습이 되어야 했다.
그래야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덜해졌다.
오만하고 건방떠는 여자들을 엉덩이 아래에 깔고 신음을 들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 신음 소리와 함께 엄마를 불렀다.
그의 여자 편력이란 잡을 수 없는 기억속에만 있는 엄마를 호명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 주희를 사랑할 것 같았다. 그러면 안되었다.
쾌락만 알려주어 영원히 뭍 남자들의 몸을 유령처럼 옮겨다니게 해야한다.
그의 사명이란 이런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게 안되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그녀에게 빨려들어갔다.
"자 !"
팬티를 벗어 던져버렸다.
주희는 깔깔거리고 웃었다. 자유! 한 여자 앞에서 더 완벽해진 자유,
철하는 물개처럼 자맥질을 했다. 이제 더 이상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
주희는 바닥에 걸터 앉아 쉬었다.
하얀 팬티가 물에 젖어 그 안이 훤히 보였다. 검은 털이 다소곳이 모여 있었다.
팬티는,풍만하고 응축된 엉덩이를 다 덮지 못하고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물방울이 주희의 몸을 타고 죽 흘러내렸다.
발목은 가늘었고 가지런한 발가락이 꼼지락거리고 있다.
철하는 그 아래로 다가가 수면에 닿을 듯 말 듯한 그 발가락을 입에 넣었다.
긴 발톱이 입천장에 닿았다.
그리고 바닥쪽 둥근 살이 혀에 착 달라붙었다.
주희는 그의 대담한 애무에 당황했다가 곧 쾌락에 젖어들었다.
발가락 주위에 혀가 꿈틀거리는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그쪽에 신경이 그렇게 많이 모여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쾌감이 등을 타고 머리까지 전해졌다.
철하는 주희의 발목을 핥고 장단지를 핥았다.
그리고 무릎의 접힌 부분을 입에 넣고 이로 잘근잘근 깨물어 주었다.
"하아…! "
주희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신음이 토해내었다.
“벗을래요?”
주희가 곧이 곧대로 팬티를 내리려는데 잘 안되자 철하가 쭈욱 내려 수면에 던졌다.
반인반마처럼 허리까지만 물 위에 내놓고 그는 주희의 다리를 조금 끌어내려
이미 뜨거운 물이 차 있는 음부에 혀를 넣었다.
주희는 육중하고 뜨거운 불덩이가 자신의 속을 마구 헤집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입술에 힘을 줘서 부풀어 오른 음순을 죈 다음 쭉 잡아뺐다.
그 팽팽함이 신경에 자극을 주어 주희의 다리는 저절로 벌벌 떨렸다.
"너무 좋아요 "
한손으로는 젖가슴을 쓰다듬었다. 주희의 발가락이 그의 곧추선 성기에 닿았다.
단단하고 튼실한 성기였다.
수영복 입었을 때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또 막대기처럼 딱딱했다. 발가락 끝으로 귀두를 꼭 눌렀다.
“아. 더 꽉요”
철하가 반응을 보냈다. 발톱의 날카로움이 자극적이었다. 도구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주희는 누르고 그는 빨았다. 상부상조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물을 나와 주희를 바닥에 눕혔다.
젖은 머리카락이 바닥에 그물처럼 퍼졌다. 이 그물에 기꺼이 몸을 던지지라.
“빨아줄까요?”
주희가 몸을 반만 일으켜 그의 성기를 잡아다 혀로 핥다가 입에 넣었다.
튼실했기 때문에 입술을 크게 벌려야 했다.
그는 주희의 힘겨운 입술과 볼을 보고 잠시 안쓰러웠으나 기분은 좋았다.
흡입력이 좋은 펌프속으로 몸 전체가 빨려들어 갈 것 같았다.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어요. 남편한테도 이렇게 해줘요?”
주희는 입이 살로 막혀 있어 대답을 할 수는 없었지만 솔직하게도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게 철하를 뿌듯하게 했다.
빨리고 있을 때 손을 가만두지 않고 주희의 엉덩이를 위로 치켜들게해 등쪽으로
손을 넣어 뜨겁게 부푼 아래를 애무하였다.
이런 행동은 주희의 행위를 방해 하였는데,
열심히 빨다가도 자신의 쾌락에 못이겨 교성까지 내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희를 배려해 그녀의 머리를 뒤로 빼서 숨을 돌리게 했다.
그러나 숨돌리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주희를 아예 눕혀놓고 그 목 둘레에 두다리를 넣고 성기를 입속에 밀어 넣었다.
젖가슴이 엉덩이에 느껴졌다.
주희는 그의 몸무게를 받아 좀 숨이 막혔으나 젖가슴에 뭉클한 쾌감을 느꼈다.
"가슴 두손으로 모아봐요."
그녀는 말 잘 듣는 초등학생처럼 상기된 얼굴로 양 손으로 젖가슴을 모았다.
무덤처럼 봉긋 솟은 그것은 가운데로 몰려 딱 붙었다.
철하는 성기를 그 사이에 넣어서 문질렀다.
주희의 남편 상조는 이렇게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성기가 작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원체 상상력이 부족했다.
주희는 그의 튼실한 성기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을 느끼자 좀 징그럽기도 하고
‘이러면 좋을까’ 생각하였다.
하지만 자기가 좋은 걸로 봐서 이 남자도 좋을거야 하고 편한 대로 생각했다.
“아, 못 참겠어요. 넣어줘요.”
“위험하지 않을까요?”
목소리가 물기에 확 젖은 남자가 물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였다.
한번 자고 끝낼 여자라면 임신을 하건, 빚내서 낙태를 하건,
지가 낳아서 애비없이 키우건 그 것까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주희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주희는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까지 배려하는 그 자상함이 한없이 믿음직스러웠다.
“괜찮아요. 곧 시작해요. 깊이 박아줘요.”
그는 주희의 두다리를 대쪽 쪼개듯이 벌렸다.
“자,들어갑니다.”
주희는 고개를 들어 힐끗 보고는,
저렇게 튼실한 게 과연 들어올 수 있을까? 하고 더럭 겁이 났다.
방망이 같은 그것이 자기를 때릴 것 같았다.
남편 상조는 성기 크기는 오르가즘과 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 말도 맞는 것 같으나 막상 튼실한 것을 보니 우선 보기에는 좋았다.
그리고 크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보니 관계도 더 잘했다.
“좀 아래요.”
물기에 철하의 성기가 배쪽으로 빗나가 올라가자 주희가 성급하게 말했다.
“안 아프게 해줘요.”
“이미 흠뻑 젖어 있어서 아플 것도 없어요. 나만 믿어요.”
“무슨 얘기라도 계속 해줘요. 말 없는 것은 싫어요. 어떻게 하는 지 말로 해줘요.”
그는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길을 터놓았다.
“손가락으로만 해도, 아 흑.”
그가 갑자기 깊이 밀어 넣었기 때문에 주희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단단한 불기둥이 살을 비집고 들어왔다. 깊이 들어왔다.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졌다.
너무 꽉 끼었다.
뒤로 엉덩이를 뺄 때는 꽉 낀 연한 살이 다 따라서 비어져 나갈 것 같았다.
바닥이 타일이었기 때문에 그의 몸놀림은 남김없이 주희에게 전달되었다.
그 충격이 스프링 같은 데로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머리 속에서 붉은 파도가 밀려 오는 것 같았다.
서서히 다가왔다가 갑자기 온몸에 부딪혀 분수처럼 터졌다.
수영장에 신음소리가 난무했다. 그가 주희의 입을 막았다.
이날, 처음으로 주희는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 이후로 수시로 그의 오피스텔에 가 몸을 섞었다.
한번 남자 맛을 들인 주희는 아이가 맛난 과자를 끊을 수 없듯이 맘껏 쾌락을 즐겼다.
오경도 끼여 들었다. 친구에 대한 질투심이 좀 일었지만,
셋이 같이 한 뒤로는 공유체제가 정착되었다.
그런데 두달 후 ‘이제 여기서 그만 하자’ 는 쪽지만 남기고 철하는 사라져 버렸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아쉽지만 그와의 관계는 그 것으로 끝이었다.
“딩동!”
벨이 울리자 주희는 일년이 다 되어가는 회상에서 급히 깨어났다.
사람이란 참 적응을 잘 한다.
그의 오피스텔에서 한 마리 암캐처럼 뒹글다가 남편 상조의 품에 안겼을 때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가. 죄를 짓는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다.
다영이에게 좀 미안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흔을 한해 남겨놓은,
결혼을 좀 일찍해서 고등학생 딸을 둔 평범한 엄마로 돌아와 있었다.
일년 전의 자신은 꿈을 꾸었을 때 잠시 변신했던 모습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현관문을 열어주자 스물 다섯이나 됐을까 싶은 청년이 들어왔다.
머리카락을 귀가 덮게 길렀는데 아래로 삐죽거리는 게 자연스러웠다.
눈이 컸는데 웃을 때 한쪽 눈을 찡그렸다.
그는 신발을 벗으며 힐끗 눈을 치켜 떠 주희를 올려다 보았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한곳에 집중하여 바라볼 줄 아는 그 눈빛에 잠시 당황했다.
“어떻게 잘 찾아 오셨네요.”
“집사님이 길을 자세히 가르쳐 주었어요.”
다시 들어보니 목소리가 생글생글했다.
교단에 서서 강의를 하면 학생들이 안졸고 수업을 받을 또렷하고 리듬이 있는 목소리였다.
그들은 거실에서 낮은 유리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소파에 앉았다.
“집안 사정은 대충 들었어요. 자세하게 들려 주세요.”
민수는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죽어도 말하기 싫었다.
특히 이렇게 마호가니 테이블이 있고, 영문 전공 서적이 자랑이라도 되는 듯이
거실에 진열되어 있고, 취향에 일관성은 없지만 밀레와 사걀의 모조품이 걸려 있는 곳에서
두평 반의 방에 여섯명이 쥐새끼처럼 오글거리고 살던 시절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집사님에게 대충 얼버무려 놓기를 잘했다. 이제 나이 스물 여섯, 먹을 만큼 먹었다.
성인이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근데 이제 와서 10 년 간의 고아원 시절이 문신처럼 따라다니는 것을 내비둘 수는 없었다.
“집사님 말씀대로 얼마 전에 군에서 제대해 보니 집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군에 있으면서 쇠고기 수입업을 하시던 아버지 일이 잘 안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근데 그게 더 나빠져서 집까지 넘어가고 아버지는 캐나다에 출장간 것처럼 해서
잠적해 버렸어요. 엄마도 몰래 따라가구요.
여동생은 뉴질랜드로 선교가는 목사와 급히 결혼해서 떠나버렸어요.”
“참 안됐어요. 그러면서 고아원과 양로원에 자원 봉사를 다니고... ”
“다 집사님이 먹여주고 재워준 데에 대해 당연히 할 일이지요.”
주희는 봉사단체에 나가 양로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때 박집사를 만났다.
그는 아주 명석한 학생이 있는데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고 전해 주었다.
밖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로 집안이 몰락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민수는 여덟 살 때 서울역에 버려졌다.
그는 부모에게 버려질 정도로 복이 없었지만 하나 다행인 것은
좋은 머리를 타고 났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과외 한번 안하고, 명문대에 들어가서 고아원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
공부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제대한 후 본격적으로 외무고시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이렇게 욕심이 생기자 고아원 출신임을 숨기고 싶었다.
대학와서 처음에는 자신을 키워준 성심고아원이 고마워 술을 먹으면 솔직하게
사람들에게 고아원 출신임을 밝혔다.
그러나, 자신의 솔직함에 더 가까워질 줄 알았던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는 거리를 두었다.
민수가 언뜻 보여주는 경쟁심과 천박함, 예를 들어 옆테이블 사람들이 파전이나 반건조
오징어같은 안주를 다 안먹고 가면,
“이거 아까운데 먹자” 하며 냉큼 가져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넣는 행동,
그리고 부잣집 여자를 동경하면서도
“머리에 똥만 찼다” 느니, “인생을 모르는 것들” 하면서 드러내는 증오심이
‘고아원 출신임’과 연관되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민수가 한 학기 학비를 벌려고 휴학하고 돌아오자 그들과는 영영 멀어졌다.
그후, 남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친해지기 위한 통과 의례인양 너에게만 비밀을 털어놓는다는 식으로 밝혔던
고아원 경력을 입 속에서 지웠다. .
그러자 거짓말이 그 안을 또아리 튼 뱀처럼 들어앉았다
이 뱀은 참 달콤했다.
아버지가 재벌은 못되도 캐나다나 호주를 제집 드나들 듯 오갔다.
고아원 원장의 주선으로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 습기찬 집을 나서는 순간
목에 힘이 들어가고, 걸음걸이가 당당해졌다.
교양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꽤 쓸만한 이론도 민수를 도와 주는 것 같았다.
이론까지는 못되지만 이름하여 ‘피그말리온 효과’인데,
그리스 신화 중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빚은 여자 동상을 진짜 사람처럼
쓰다듬으며 애정을 쏟으니 동상이 진짜 살아있는 여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여자가 또한 젊고 늘씬한 미인이었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마인드 콘트롤! 남이거나 나이거나 자신이 믿는 대로 된다! 이것이 교훈인 것이다.
내가 고아원 출신이라고, 누가 알아챌까 전전긍긍하며 소심하게 사느니
그냥 유복한 집안의 외아들이라고 믿어버리자. 그러면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반지하방에 돌아와서는 김치에 라면을 먹더라도 밖에 나가서 마음가짐만은 당당하고
여유로운 부잣집 외아들이라고 여겨 버리자.
이런 거짓말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다.
종교인의 쾌활함을 잘 알지 않은가. 어차피 인간은 죽게 되어있다.
어차피 죽어 없어질 몸, 비관하고 생업에 손 떼고 낭비나 하면 죽어서 지옥에 가보기도
전에 이승이 이미 지옥이다.
이렇게 마인드 컨트롤이란 무서운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