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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와 민수 이야기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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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희와 민수 이야기  (10 부)


민수가 도서관에 돌아간 것은 오후 4시가 넘어서였다.
주희와 엉켜 한 숨 낮잠을 자다보니 한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


그는 어지러운 머리를 쥐어싸며 열람실로 들어갔다.
주희와 너무 격렬하게 한 탓인지 아랫도리가 뻑쩍지근했다.


새미는 그런 민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과외는 잘 해주고? 근데 얼굴이 좀 피곤해보여.”


새미가 넌지시 건넸다. 그의 셔츠에 긴 머리카락 하나가 붙어 있었다.
도대체 그 아줌마와 무슨 짓을 한 것일까.


 “학생한테 너무 말을 많이 한 것 같아. 그래서 좀 피곤한가봐.”
민수는 대충 주어 삼켰다.
 “땀을 좀 흘렸나봐. 땀 냄새가 나네.”
 “아, 에어컨이 갑자기 고장이 나더라고.”


새미는 주희라는 여자의 농염하고 뚫어보는 듯한 눈빛이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렸다.
순진해서 좋아했던 민수이건만 주희라는 여자가 자꾸 이 순진한 남자를
어떻게 할 것 같아 조바심이 났다.


민수는 새미에게 20분 후에 깨워달라고 부탁하고 책상에 엎드려서 잤다.
그는 코를 가볍게 골며 잤다. 새미는 자고 있는 그의 팔둑을 쓰다듬어 보았다.


늠름하고 단단한 팔이었다. 엉덩이를 스치 듯이 쓰다듬어 보았다.
바지에 꽉 끼도록 둥글둥글했다. 섹시했다.


허벅지는 전나무를 베어 놓은 것처럼 곧고 단단했다.
이렇게 튼튼한 사람이 지쳐서 골아 떨어져 있었다.


그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몹시 궁금했다.
발을 보니 흰 양말을 신고 있었는데 한쪽이 뒤집혀져 있었다.


그럼 양말을 벗었다는 말인데. 아침부터 잘못 신고 온걸까.
무슨 황급한 일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긴 머리카락을 책사이에 끼우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그 시각, 주희는 나른한 몸을 이끌고 동네 카페에 나가 오경을 만났다.
오경이 불러 낸 것이었다.
 “성훈이 데리고 외국에 좀 나가 있을까. 이제 곧 4학년 인데 영어공부라도
 확실히 시켜놔야지 않겠어?”
오경이 고민이랍시고 큰 소리로 털어놓았다.


 “그럼 니 남편 기러기 아빠 만들게? 그냥 중 3쯤 되면 1-2년 홈스테이 시켜도 잘 배우더라.
 다영이 봐 봐. 그리고 외국나간 사이에 부부사이가 안 좋아진 경우도 많대.
 경식씨가 바람피우면 어쩔래?”


 “하구, 내가 그런 것 무서워 하니. 그전에도 그 술집 년하고 그런 일이 있긴 하지만
 이제 겁 안 난다. 나도 바람 피우면 되지. 그것도 외국인으로”


주희가 잠시 눈을 찡그렸다.
 “너는 외국 남자에 대한 이상한 환상이 있더라.” 
 “니가, 스튜디어스 한답시고 이나라 저나라 다니면서 다양한 인종과 만났다고
  도발한 것은 언제고...”
오경은 흐뭇하게 한번 웃었다.


 "사실은 말야. 스포츠 센터 헬스 클럽에 한 캐나다 남자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영어 몇마디 했거든.
 근데 그게 무슨 인연이나 되는지 막 따라 붙는거야. 대학의 영어강사래.


 그래서 내 아들 영어 과외좀 해줄 수 있냐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 하더라고.
 일주일에 두 번 20 만원에 해주겠다고 해. 너무 싸잖아...
 그래서 자존심도 있고 해서 헐값이라고 했더니
나한테 대신 차나 마시면서 한국말을 알려주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


 “너, 무슨 일 있었구나.”
 “더 들어봐. 궁금하잖아. 흰둥이들은 어떻게 하는지.
 그래서 못 이긴 척 호텔에 한번 따라가 줬지. 근데 이게 완전히 뻑가게 하는 거야.


 싸고도 서비스 차원으로 더 흔들어주는가 하면 또 얼마나 꽉 차는지,
 데니스와 잔 다음에는 남편 꺼는 헐거워서 원...


 “너, 경식씨가 알면 어쩔래?”
 “지가 그 년이랑 한 짓은 잊어버렸대? 아예 살림 차릴 뻔 했잖아.”
주희는 친구가 이런 비밀스런 얘기를 털어놨는데 자기도 털어놔야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잠시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친구간에 못할 말이 어딨냐,
결국 내편일 텐데 하며 입을 떼고는 민수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야, 너.. 영계를 제대로 잡았구나. 어서 나이들고 늙기 전에 이 몸매로 남자들 후릴 수
 있을 때 하나라도 더 주워 먹어야 된다구.
남자들 밖에 나가서 다 바람피고 다니는데 여자만 집에서 조신하게 있어란 법은 없지 뭐.”


 “그런 마음은 내게 없어. 내 남편이 그런 것도 아니고. 나는 단지 민수가 좋아서 그래.”
오경은 주희가 조금 부러웠다.
지금 이 나이에 주희는 섹스가 아닌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 앞에서 어머니라고 부르며 선생인 체 하려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막 깨물어주고 쓰다듬어 주고 싶어.그리고 민수에게는 꿈이 있잖아.
 외교관이 되어서 아프리카의 오지 나라를 떠돌며 빈민 구조에 힘쓰겠대.”


 “외교관이 무슨 빈민 구조냐. 현지교민 보호에도 바쁜데.”
 “그게 아냐. 지역 사회 일원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만들기도 하고.
 그렇게 전세계를 떠돌며 꿈을 펼치는 민수의 모습이 참 좋아.”
주희는 꿈꾸듯이 말을 이어갔다.


 “아마, 니, 그 첫사랑을 닮아서 더 그런 거겠지. 그나저나 걔는 잘 해주긴 하니?.
 니 남편이 또 워낙 불구인지라.”


 “하나씩 가르쳐 주는데 학습능력이 아주 좋아. 곧 선수가 될 것 같아.
 밀어붙이는 힘이 아주 좋아. 엉덩이도 단단하구. 또 집에서 몰래 하니까 더 흥분이 돼.


 다영이가 오면 어떨까. 남편이 보면...
 일상생활을 하던 부엌과 거실과 소파가 이제 야하고 새롭게 보여.
 요즘 너무 아슬아슬하고 행복해.”


 “니가 그러니까 나도 그 민수란 남자랑 해보고 싶어. 잘 할 것 같아.”
 “얘는 안돼, 절대로.”
 “너, 그 수영강사 누가 소개해 준 것인지 잊은 것 같은데?”
 “그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    
 


주희와 오경이 이렇게 섹스 얘기를 하며 한여름의 늦은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상조는 병원 연구실에 혼자 앉아 뭔가를 골몰히 생각하고 있었다.


아내가 뭔가 달라지긴 달라진 것 같았다.
주희는 그가 자위하는 것을 요구하면 창피하다며 그냥 등을 돌리곤 했다.
이런 사소한 행동이 그에게 상처를 주곤 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서는 주희가 먼저 손으로라도 잘 만져 달라고 하는가 하면 입으로
자신의 성기를 먼저 빨아주곤 했다. 그런가하면,


 “당신도 기회가 되면 젊은 애들과 즐거운 시간 갖고 그래요.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스스럼없이 그런 말을 대범하게 했다. 더 나아가,


 “그래도 기력이 있을 때 재미있게 살아야지요.” 라며 매우 개방적인 태도까지 보였다.


상조는 처음에는 주희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어차피 발기부전 때문에 창피해서 밖에 나가 딴짓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음놓고 그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희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진심으로 하는 얘기같아 마음이 울적해졌다.


아내는 분명 남편을 생각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이겠지만,
그런 배려는 상조에게 별로 달갑지 않았다.


부부관계의 애정이란 진실이 어떠하든 간에 소유감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아내는 자신이 했던 말을 나한테서 듣고 싶은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그러면 우리는 끝장나는 것이다. 진실은 꼭 알려질 필요는 없다.


대충 속이며 속아주며 사는 것이 부부의 길이지 않은가.



상조가 외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굳건한 부부관계와 가정에서 잠깐 산책을 나온 것에 불과하다.


그저께 주희한테서 그런 이상한 말을 듣고 상조는 그래 어디 내가 못할 줄 알고 하는 심정에서
한 안마 시술소를 찾았다.


이때는 처음으로 아내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상조는 시체처럼 안마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낮에는 대학다니고 밤에 파트로 일한다는 여자는 상조의 온몸에 오일을 발라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미끄르뜨리며 온몸을 애무해 주었다.


안마 시술소의 여자들이야 닳고 닳은 몸이지만 주희보다는 젊고 살은 더 탱탱했다.


아내 앞에서처럼 긴장할 필요도 무기력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남남이었다.
돈 내고 서비스받는 것이었다.


 “몸이 상당히 좋으시네요. 촉감이 좋아요.”
여자가 상조를 띄워주었다.


여자는 미끌거리는 엉덩이로 그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애무해주었다.
여자의 털이 살짝살짝 그의 살에 닿아 상상력을 자극했다.


날랜 다람쥐처럼 상조를 타고넘던 여자는 그의 성기를 입에 넣고 빨았다.
역시 서지 않았다.
 
여자는 더욱 애썼다. 젖가슴의 골짜기에 그의 성기를 넣고 비볐다.
풍성한 살에 압박되어 오는 느낌이 왔다.


 “너무 그럴 필요 없다.”
 “제 서비스가 맘에 안들었나 봐요. 이렇게 서질 않으니.”
 "충분히 좋아 "   


얘내들은 돈 받고 이렇게 몸을 놀린다고 치자.
남편 멀쩡하게 있는데 바람피는 아내들은 그럼 뭐냐? 호기심일까?


바람피는 아내도 이렇게 다른 남자의 성기를 빨며 좋아할까.
상조는 잊고 지냈던 일이 다시 생각났다. 바로 그 수영강사였다.


오경의 남편인 경식이 주희씨에겐 비밀로 하라며 알려준 것이었다.
오히려 모른는 편이 더 나았을 일이었다.


그때도 아내는 부쩍 섹스에 열심이었다. 아마 자신에게 미안해서 였겠지만.
아니면 그 녀석이랑 재미에 빠지다보니 자신에게도 여파가 미친 것일 수 있다.


여자는 행복을 잘 나눠주는 동물이니까. 교활한... 상조는 그냥 입을 닫아 버렸다.



여자는 아직도 입으로 상조의 성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지 말고 너 혼자 한번 해봐라. 보고 싶다. 지어내서 좋아하지 말고.”
여자는 좀 망설이다가 몸을 일으켜 서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성기를 애무했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났다. 다리를 배배 꼬면서 신음을 냈다.


그런 모습을 보자 상조는 그 여자가 자신의 독립적인 감정을 가진 하나의 사람으로 보였다.


흐물거리는 자신의 성기를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입에 넣고 주물거렸을 때는 하찮았다.
돈을 준다니까 처음 본 남자의 자지도 덮썩 입에 넣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르시스트! 어차피 사랑도 삶도 다 나르시즘인 것이다.
아내가 딴 남자와 잤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그저 다 자기 좋자고 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가라 앉았다.


그러나 만일 마음까지 줬었다면? 아니 아니, 그러면 나랑 이혼 하자고 했겠지.


아내는 나를 버리지 않았다. 그 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하지만 기분이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요즘은 도대체 어떤 놈을 만나고 다니는 걸까?


그 수영강사와 놀아났을 때 확실하게 물어보고 다짐을 받아둬야 했다.
하지만 상조는 겁이 나서 물어보지 못했다.


기정사실화 해서 주희와 소원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이리와!”
상조는 아내와 할 때와는 딴판으로 명령도 잘했다.
여자는 자위를 하다 말고 나른하게 풀린 눈으로 다가왔다.


상조는 과감하게도 여자의 엉덩이를 자신의 얼굴에 대게 한 후 아래를 힘껏 빨아 주었다.


 “손님 중에 니 꺼 빨아주는 사람 있냐?”
 “아... 아니요. 오빠가 처음이예요. 더럽지 않아요?”
 “다, 훑어보고 맡아보고 이러는 거야. 깨끗하다 너.”


 “잘 빠시네요.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는데...”
 “하루에 몇 명씩 받냐?”
 “한 다섯 명 쯤이요.”
상조는 괜한 질투심이 일었다.


 “오는 남자 모두에게 이렇게 서비스를 해준단 말이지?”
 “그게 제 일인걸요.”
 “그래도 좀 맘에 더 드는 남자가 있을 거 아냐.”


 “사실 애인하자는 사람도 있어요. 공짜로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인 줄 알지만
 좀 흔들릴 때도 있어요. 애인은 따로 있거든요, 학교에.”


 “그 애인이 너 이러고 다니는 줄 알아?”
 “몰라요. 알면 안되죠. 그 친구랑은 섹스 안해요. 교회다니는 순진한 여자인 줄 알아요.”


 “허참, 여자들이란!”
 “나중에 하게 되면 정말 잘 해줄거예요. 두시간 동안은 안마 해줄거예요. 미안하니까요.”


 “죄책감은 안들어?”
 “정신적인 사랑이니까요. 저한테 꼭 필요한 거예요. 육체는 걔 앞에서 아무것도 아녜요.”


상조는 여자의 속살을 입술로 끄집어 내었다. 여자가 거칠게 신음했다.
이렇게 빨아주기만 해도 소리를 지르며 니 온몸이 흔들리는데도 육체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상조는 씁쓸하게 웃었다.


여자가 엉덩이를 빼더니 방향을 바꿔 상조의 허벅지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그의 성기를 구멍에 잡아 넣었다.


 “왜 이렇게 삽입에 집착해?”
상조는 흐물거리는 자신의 성기에 화가나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조금 살아났어요. 단단해요. 어차피 한 번 싸야 안마가 끝나니까요.”
여자가 큰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하며 절구질을 했다. 젖가슴이 마구 흔들렸다.


그러나 상조의 성기가 자꾸 빠져 수시로 다시 잡아서 구멍에 넣어야 했다.
여자의 정성스런 노력 덕분인지 정말 성기가 단단해진 기분이었다.
뭔가 살과 마찰된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야, 나, 나올 것 같다.”
 “그냥 안에다 하세요.”
 “너 임신하면 어쩔래?”
상조는 의사의 직업의식을 버릴 수는 없었다.


 “안에다 링 집어 넣었어요.”
링? 링이라면 상조도 잘 안다. 한 보름 전에 주희가 물었다.


 “여보 나 피임약 먹을까? 당신 콘돔끼는 것도 귀찮을 것 같고,
 친구들이 피임약을 먹고 나서 하니 바로 살갗끼리 부딪히는 맛도 색다르다고 해서.
 제 2의 신혼기라나 어쩌나.”


상조는 그래도 아내가 자신과 나누는 섹스에 신경을 쓰긴 쓰는구나 싶어 우쭐해졌다.


 “경구는 몸에 안좋으니까 그냥 질내 삽입기구를 써요.” 라고
 친절하게 조언도 해주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피임을 하면 남편말고도 다른 남자랑도 임신 걱정없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희도 혹시?
상조는 아내가 다른 남자랑 하는 장면을 자신도 모르게 상상하며 여자의 몸에
흥건하게 정액을 뿌렸다.
여자의 성기에서 하얀 액체가 스멀거리며 흘러 나왔다.


 “너 왜 여자가 아래 깔려서 섹스하는 줄 아니?”
 “남자가 눕히니까요.”


 “쳇, 사정하고 정액이 몸속으로 깊이 들어가라고 그런 거야.
 그래서 오르가즘 느끼면서 근육도 이완돼서 몸도 잘 안움직여.
 근데 여자가 위에서 하면 정액이 이렇게 흘러나와.
 매우 현대적인 섹스 방식이지. 피임걱정 없겠다, 즐기는 식으로 말야.”


 “저는 그런 것은 잘 몰라요. 빨리 싸게 할 때 이렇게 위로 올라가요.
 제가 아래 깔리면 남자들이 오래 하려고 수를 쓰거든요.
 그냥 어서 싸지 뭐. 한번 찍 싸면 끝인데 뭐.”


 “무슨 말을 그렇게 싸가지없게 하니?”
상조는 ‘찍 싼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여자에게 퉁을 한번 줬다.


얘내들이 쓰는 일반적인 용어인 줄, 잘 알면서도 상조의 어리숙한 교양주의는
그런 통속적인 말을 곧이 곧대로 허락하려 하지 않았다.


 “아, 미안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여자는 다시 고양이처럼 몸사리는 안마 서비스 제공자로 돌아가 취향이 까다로운
고객을 대하는 태도로 돌변했다.


 “여자들은 말야, 이렇게 겁을 줘야 한다니까.”
 “제가 한마디만 해도 될까요?”   
 "한번 해봐라 "


 “오빠, 집에서 꽉 쥐여 살죠?”
당돌한 말투에 그만 상조는 할 말을 잃었다. 사실이 그렇기에 변명할 기분도 들지 않았다.
여자의 직감이 놀라울 뿐이었다.


 “제가 이런 대서 몸을 굴리고 있지만 사람은 볼 줄 알아요. 오빠가 의사인 것도,
 사모님한테 할 말도 못하고, 재미없게 사는 것두요. 그냥 보면 알아요. 오빠...”


상조는 그만 울음이 터져 나왔다. 뭔가 억울했던 것이 확 터져 나왔다.
과연 지금까지 제대로 살아오기나 한 것일까. 이놈의 성격을 과연 고칠 수 있을 것인가.


 “어서 말해...”
 “저는 오빠를 왕처럼 받들테니까 사모님이 힘들게 할 때는 저에게 오세요.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정력좋은 남자로 떠받들어 줄게요.”


상조는 속마음이 나락에 떨어진 상태라 여자의 이런 전략적이고 값싼 멘트에도
크나큰 위안을 받았다.
그동안 참고 살았던 성욕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섹스?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과연, 아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알몸으로 누워 서로의 몸을 찬양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일이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안마소의 여자는 이런 일에 능숙할 대로 능숙한 프로였다.
이 여자한테서 위로를 받으며 건물을 내려왔다.


밖에 나오니 다시 울적해졌다.
차 안에 한참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마사지 오일과, 정액, 거리 여자의 애액 냄새를 풍기며 집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어디서라도 냄새를 좀 날려보내고, 낯선 여자와 섞은 몸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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