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와 민수 이야기 ( 8부 )
주희와 민수 이야기 ( 8 부 )
“진찰실의 만남이라. 참 특이하군요.”
민수는 맞장구를 쳐주었다.
상대방이 추억에 빠져서 얘기할 수 있는 질문을 한 자신이 뿌듯했다.
적나라한 얘기를 담담하게 하는 그녀를 보자 보통 여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희는 개인적인 얘기를 하고 나자 민수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사실, 술도 좀 먹었겠다, 좀 야한 얘기를 하기도 해서 약간 흥분이 되었다.
오랜만에 남편 아닌 남자와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았다.
민수도 속에 있는 얘기를 하나 해야 할 것 같았다. 고아원 얘기를 해버릴까.
그러나 그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없다.
그거 말고 자신에게 비밀스런 얘기나 있나 생각해보았다.
“아까 여자 친구가 있나 물었지요? 사실 이러면 안되는 줄 알지만 얼마 전부터
동네 도서관 옆자리에 앉은 여자에 관심이 생겼어요.”
새미라는 그 여자는 같은 동네에 산다고 했다.
동네 도서관 일반 열람실에서 삼일 연속으로 옆자리에 앉았고,
민수가 힐끗 그 여자가 공부하는 책을 보니 자신이 보는 책과 비슷했다.
새미는 미국에서 5 년 간 살다가 왔다고 했다.
민수는 자기보다 더 오래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는 그녀가 대단해 보였다.
새미의 아버지는 큰 통신업체의 해외 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국내 본사로 들어와
부사장을 한다고 했는데 이런 집안 배경에 초연해 하는 그녀의 태도가 맘에 들었다.
“이 동네 사세요?” 새미가 물었다.
“예, 저기 능 뒤편에요. 얼마 전에 이사왔어요.”
“아, 거기 잘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인데.”
“새미씨는요?”
“저두요.”
그녀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공부를 해서 뭘하나 싶었다.
한 여름에 소탈하게 흰 티 하나 걸치고 엉덩이에 땀띠가 나는 줄도 모르고 앉아있는
그녀가 위대해 보였다. 욕심이 많구나 너...
민수의 얘기를 다 듣고 난 주희가 말했다.
“아. 그래요. 한 번 집에 데려와 보세요.”
“아니 그 정도는 아니예요. 그리고 우리는 공부하는 처지라. 사귄다는 것은 힘들어요.”
“뭐가 그래요. 같이 붙으면 되죠.”
사실 이 말은 주희의 솔직한 마음이 아니었다. 그 새미라는 여자가 왠지 싫어졌다.
“그 분의 어떤 점이 좋아요?”
“공부하느라 힘든데 해맑게 잘 웃고, 또 친절하고, 한 자리에 계속 앉고,
제가 책으로 자리맡아 말뚝을 박았는데 계속 제 옆자리에 앉고요.”
"이뻐요 ?"
주희는 물어보지 않으려고 했으나 말하고 말았다.
“예쁘죠. 정말 예쁘죠.”
민수는 철이 없게도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주희는 기분이 좀 상했다.
민수한테서 다른 여자 칭찬이나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 여자에 빠져 있는 그가
열정에 넘쳐 보이면서도 자꾸 자신이 소외 받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저도 남자 친구가 있었어요.”
상한 기분을 만회하려고 결국 수영 강사 얘기를 꺼내고 말았다.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민수는 주희가 비밀이 많고 재미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주희는 한참 동안 수영강사인 철하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세요?”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버려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요.”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그 남자랑 하고나서 남편 분의 품에 안기면 미안하지 않았어요?”
민수의 대담한 질문에 주희는 잠시 몸을 떨었으나 솔직해지기로 했다.
또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답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날은 남편과 자지 않았어요.”
“남편 분이 능력을 상실했는데, 그 강사가 사라진 후에 힘들진 않았어요?”
“조금 괴롭긴 했는데, 또 잊어버리고 사니까 적응이 되더군요.
또 사람이 그런 걸루만 사는 것은 아니라... 남편과는 거의 안해요”
주희는 이런 얘기 하는 것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저는요, 섹스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리고 안하고도 살 수 있어요.
하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피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제가 의지가 약한 걸까요.”
“그런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의지의 표현이겠지요.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순간적인 감정에 충실했다고 말해야 옳지 않을까요?”
주희는 뭔가를 차근차근 설명 해보려는 민수의 입술이 참 귀여웠다.
그냥 자기는 한마디 툭 던졌을 뿐인데 그것이 보물이나 되는 것 마냥
이리저리 돌려 재보고 분석해서,
한 번에 알아 들기는 힘들지만 뭐 그 열정적인 입술을 까닥거리는 모양이 믿음직스러웠다.
“선생님은 언제 처음 해봤어요? 어떻게 했어요? 듣고 싶어요.”
민수는 이 대목에 이르자 벌컥 겁이 났다.
‘이제 내가 공격을 받을 차례군. 하지만 기분나쁘지는 않는 공격이야.’
하고는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어머니에게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총각입니다. 미안합니다.”
“어머, 제가 미안해요. 그런 줄은 몰랐어요. 여자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의외예요.”
민수는 ‘엄마한테 버림받은 이후로 여자란 인간과 상종하고 싶지도 않습니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목구녕까지 찼다. 그러나 용케도 참았다.
“공부하느라 그런 데는 신경쓰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애써 보려구요.”
“그 새미씨가 있잖아요.”
새미라는 말을 듣자 민수는 다시 눈이 흐려졌다.
주희에게는 말하지 못했지만, 새미와의 관계에서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새미가 성에 관해서 너무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하다가 저녁을 같이 먹고 도서관 뒤 숲속 벤치에서 얘기하고 있을 때였다.
새미는 갑자기 물었다
“오빠는 전에 여자 사귀어 봤어요?”
당연히 민수의 대답은 “노”였다.
“아이 싱거워. 재미없어.”
새미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놀리는 것일까, 좋다는 것일까.
민수는 상당히 궁금하였다. 그러다가 그 질문을 다시 그녀에게 되돌려 주었다.
“미국에 있을 때 남자들 많이 사귀어 보았어요.”
그녀의 입에서 마이클, 토미, 등 낯선 이름들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아직 연인 관계가 아니었으므로 그런 것에 질투를 느낄 시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민수는 기분이 좀 나빠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에서는 고등학생만 되도 연애 많이 하고 성관계도 가져요.
우리나라도 이제 좀 그렇지만 뭐.”
새미의 그 말은 민수의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너도 이미 뭍 남자들과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단 말이냐. 하는 촌스러운 조바심이 일었다.
“저는 말이예요. 하루종일 딱딱한 나무 의자에 힙을 붙이고 앉아 있으면
나무 말고 따뜻한 살을 깔고 앉고 싶은 상상을 하곤해요.”
솔직한 여자였다.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을까.
역시 외국에서 개방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뭔가 달랐다.
민수는 곧 그런 얘기가 은밀한 데서 하는 야한 얘기가 아니라 친구사이에서
할 수 있는 대화라고 생각하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스포츠의 일종으로 섹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날의 대화는 이렇게 끝났다.
민수는 새미의 말들이 그냥 친구관계에서 오가는 대화 수준을 넘어
‘어떤 의도’를 알아채주기를 원하는 은유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에 관한 쑥맥인 그도 그 정도는 눈치챌 수 있었다.
“제가 봤을 때는 그 여자가 선생님을 원하는 것 같아요. 좋겠어요, 정말.”
주희는 질투가 조금 일어 놀리듯이 말했다.
“새미가 아무 남자한테나 그렇게 대한다면 좀 실망이예요. 그래서 좀 고민이예요.”
주희는 한쪽 다리를 들어 꼬으며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그 여자를 좋아하느냐 아니냐예요. 다른 것은 나중에 생각해요.
새미씨가 선생님을 믿기에 그런 얘기를 한것이지 아무한테나 그런 말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제 생각에는 그래요.”
민수는 진짜 중요한 고민을 얘기하는 순간이 오자 많이 망설여졌다.
혹시 이 여자가 나를 비웃는 것은 아닐까.
“근데 저는 여자랑 한번도 해 본적이 없어서 새미가 놀리지 않을까,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요.”
“호호호..! 선생님 정말 웃겨요. 정말. 여자에게 그런 것은 많이 중요하지 않아요.
선생님 혹시 제 남편처럼 무슨 병이 있어요?”
"아니요.."
“아니잖아요. 그럼 됐어요. 사랑한다면 대부분 좋게 되요. 자신감을 가져요.
오히려 그 여자쪽이 알려주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잖아요.”
“정말 그럴까요? 영어 빼놓고는 제가 알려주는 입장이었는데. 자존심이 좀 상할 것 같아요.
그리고 새미가 배운 기술이란게 다른 남자와의 수많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요즘 처녀가 어디 있어요.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겠지요.”
“저도 나름대로 개방적인 사람이예요. 포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듣기로는, 뭐 영화로 보나 외국 애들은 다 잘하는 것 같고,
아무래도 비교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정말 왕초보예요. 아무 것도 몰라요.
주희는 다시 한번 속으로 웃었다. ‘귀엽단 말야’ 꽉 깨물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걱정되면 이렇게 해봐요. 꼭 껴 안아 주고 몸 구석구석을 만져줘요. 음,
손을 꼭 잡다가 조금 떼서 가볍게 간지럽혀요. 남자들이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애무에는 닿을 듯 말 듯 하는 긴장감이 중요해요.
목과 가슴도 손바닥으로 감싸 쥐다가 손톱으로 지그시 눌러주고, 알았죠?
감싸고 비비고 누르고 튕기고 쥐고... 머리카락도 두 손끝 사이에 넣고 한올한올 빗어줘요.”
민수는 다시 눈빛이 흐려졌다.
“아, 굉장히 힘드네요. 머리카락은 언제 다 빗어주고 있어요. 10만개가 넘는데.”
“아이 참,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너무 귀여워.”
"예 ? "
"아니요 "
“너무 떨려서 못할 것 같아요. 겁이 나요.”
민수는 진짜로 겁이 났다.
이것은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였다. 상처받을까 무서웠다.
“아이 참. 이리 와보세요.”
민수가 이 말을 제대로 못알아 듣고 고개만 떨구고 있자,
주희가 민수가 앉아 있는 소파로 건너가 앉았다.
“자, 손 이리 줘 봐요.”
주희는 민수의 손을 슈미즈 한꺼풀이 덮고 있는 젖가슴에 갖다 대었다.
민수가 뭉클한 기분이 놀라 손을 떼려 하자,
“예행 연습하는 거니까 놀라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보세요.
여자들은 보통 부드럽게 가슴을 애무해 주면 기분이 좋아져요.
자 이렇게 쥐고 지그시 비비다가 젖꼭지를 꼭 눌러줘요.”
민수는 어렸을 때 엄마 젖을 만지고 잤던 것 말고는 여자 가슴을 만져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주희가 자기를 무방비 상태로 놔두고 그렇게 자기 손을 젖가슴에 가져가자
예전에 엄마의 가슴도 생각이 나고,
거기에다 잘모르는 여자의 가슴이라는 생각도 겹쳐 푸근하면서도 어쩔 줄 몰라했다.
그냥 주희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었다.
그래도 남자의 본능이 있는 만큼 손의 감각이 따르는 대로 얇고 뭉클한 주희의 가슴을
천천히 쓰다듬어 보았다.
타조알 같이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해질까봐 자연스럽게 애무는 하지 못하고 동작이 끊어지며 딱딱했다.
주희는 웃었다.
“잘 하네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아!”
주희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민수는 깜짝 놀라 손을 얼른 거두었다.
“선생님 손톱 깎아야겠어요.”
중지 손톱에 튀어나온 손톱 가시가 살갗을 스친 것이다. 민수는 미안했다.
엄마의 젖을 이로 깨물어 혼날 때 같았다.
주희는 곧바로 손톱깍기를 가져와 손톱을 깎아 주었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그의 손을 잡았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자. 뭔가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 아니냐.’
민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까 전에 잘 했는데 왠지 동작이 서툴러요. 다시 한 번 해봐요. 동작에 완급이 있어야 해요.
그냥 찰흙 주무르 듯이 힘만 주만 안되요. 꽉 움켜 주었다가 젖꼭지가 스치듯이요.”
민수는 그대로 따라했다. 썩 잘 한 것 같았다.
이미 꼭지는 단단해져 있었다. 주희는 은근히 그런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알려주는 것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민수는 시키는 대로 손톱 끝으로 누르다가 아래 위로 훑어주었다.
시키지 않은 일을 해서 좀 미안했다.
“선생님 잘 하시네요. 선생님이라 역시 빨리 배우는군요!.
다음에는 혀를 이용한 방법이예요.
혀에는 물기가 있어서 손보다 더 부드러워요. 가끔 침이 살에 스며들어 쓰라리긴 하지만요.
자, 한번 빨아보세요.”
" 예 ? "
민수는 좀 놀라 그녀를 쳐다 보았다.
“애기적 엄마젖을 빨 때처럼요.”
노예처럼 그 명령을 따르고 싶었다. 젖꼭지를 입에 넣었다.
젖내음 비슷한 엄마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이 냄새를 맡고 자면 잠이 잘 오곤 했다. 엄마... 엄마 젖줘,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앵두알처럼 부푼 젖꼭지는 혀에 잘 감겼다. 입술에도 꼭 맞았다.
코에 볼에 얇고 풍성한 살이 닿았다. 남김없이 다 빨아먹으리라. 민수는 거칠게 빨았다.
한손으로는 다른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다음에는 목이에요.“
민수는 여자의 목에 키스를 한다는 것의 의미 정도는 알고 있다.
영화를 보면 서로 사랑하는 연인은 입맞춤을 넘어서 남자가 여자의 목에 입술을 대곤했다.
그 장면에서는 꼭 야수가 초원에서 깡총거리던 영양을 막 잡아 그 목덜미에 주둥이를
처박고 동맥을 끊는 모습이 떠올랐다.
남자에게 자신의 흰 목을 무방비로 내준 여자,
야수에게 자신의 알몸과 심장을 통째로 내주고 동맥을 뜯기고 있는 여자.
이런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연인, 남녀관계의 역할 분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목 키스였다.
이번에는 젖가슴을 만지고 빠는 것과는 달랐다.
주희 역시 모성애를 핑계로 이런 저런 가르침을 줄 수 있었으나 ‘목’을 얘기할 때는
조금 망설여졌다.
그러나 한번 말을 꺼내고 나니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순진한 민수는 자신의 온 영혼이 주희의 명령에 종잇배처럼 흔들리는 것을 깨닫고
조금 자존심을 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테크닉이 무슨 필요가 있을지 궁금해요.”
이 말에 주희는 숨을 한 번 돌리고는 천천히 말했다.
“사실, 선생님의 말이 맞아요. 이런 요란한 기술로 여자를 후리겠다는 남자들이 많아요.
사랑도 하지 않으면서 몸기술로 현혹해서 여자의 몸을 탐하는 뭐 그런.
속빈 강정에 불과한 육체들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선생님은 새미 씨 뿐만 아니라 한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
결정적인 순간에 서툰 모습보다는 이렇게 미리 준비해서 좋은 모습,
애써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 아닐까요?”
민수는 ‘미리 준비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주희는 미리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이 말에서 그는 주희에 대해 연민과 함께 깊은 애정을 느꼈다.
나를 어떻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미와 잘 되게 하기 위해 이러는 것이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예, 어머니 말이 백번 맞아요. 저는 사실 지난 1차 시험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
2 점 차이로 떨어졌어요. 제 실력만 믿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시험에 임했어요.
그때 저는 사람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철저하게 준비를 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계속 하실까요?”
"예. !"
민수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답을 했다.
“여자의 목에는 예민한 신경이 모여 있어요. 특히 쇄골을 타고 턱 밑에서
어깨쭉지까지는 살갗이 얇아 특별히 신경을 써줘야 해요.
여자는 온몸이 성감대라 남자가 어떻게 찾아내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여체는 통나무가 될 수도 있고 저멀리 바다의 그림자를 헤치고 밝아오는
여명을 느끼는 나팔꽃이 될 수도 있어요. 혀끝이 닿을듯 말듯하게 핥아봐요.”
민수는 가벼운 향수 냄새를 느끼며 주희의 목에 입을 묻었다.
부드러운 목선이었다. 모나리자의 목선이었다.
그리고 예각으로 벌어진 ‘Y"자의 쇄골을 따라 혀끝을 놀렸다.
"입술로 키스..! "
주희에 말에 따라 민수는 가볍게 키스했다.
주희는 어리숙한 민수가 사랑스러우면서도 파괴해버리고 싶었다.
“이렇게 앉아서 하니 불편하지 않아요?”
민수가 먼저 물었다. 주희가 누워 있으면 더 잘 할 것 같았다.
“선생님 방으로 갈까요?”
민수는 주희를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갔다.
“여기 누워 봐요. 다시 해볼게요.”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목을 핥다가 귓불을 입술로 애무했다. 시키지도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주희의 숨이 거칠어지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귀에 귀걸이 조심해요.”
주희는 아직 교사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았다.
민수는 은빛을 내며 귓살에 묻혀 있는 귀걸이을 혀로 핥아보았다.
좀 차가웠으니 이내 뜨거운 침에 젖어 따뜻해졌다. 입술 사이에 귓불을 넣고 지그시 깨물었다.
“훌륭해요. 잘했어요!”
주희는 거친 숨을 한 번 삼키고는 혀를 놀려 음운을 만들어냈다.
짐승과 문명의 흔적이 미묘하게 섞여 있었다. 입술로 그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주희의 촉촉하고 팽팽한 입에 입을 포갰다.
“아, 이빨 부딪혔어요.”
"미안해요 "
분위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금 너무 급하잖아요. 입술을 좀 빨다가 천천히 깊어져야지 무조건
그렇게 힘만 주면 안돼요. 이러면 새미 씨가 싫어할 거예요. 절대 서두르면 안돼요.”
다시 주희가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뭐가 왜 이리 까다롭냐?’ 는 생각도 있었지만
알려줄 때 제대로 배우자고 여기기로 했다.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