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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인간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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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미모의 자매의 관장 고문>


 
  "악!"
 
  시즈코 부인은 전기에 감전된 것같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시, 싫어, 싫어요. 기다려, 기다려, 가와다 씨!"
 
  귓불까지 빨개져서 시즈코 부인은 몸부림치며 울었다. 가와다가 끈에 일부러
단단한 매듭을 지은 의미를 겨우 깨닫고, 시즈코 부인은 격렬한 수치심과 굴욕에
호흡이 멎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부탁이야, 가와다 씨, 앗아아……."
 
  가와다는 몸을 낮추고 몸체의 끈에 연결된 끈을 부인의 여문 양 허벅지 사이로
통과시켜 농밀한 음모 사이에 깊숙이 파고들게 했다.
 
  "이렇게 해서 갈라진 틈에 단단히 끼워 넣는 거야."
 
  "윽!"
 
  부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앞에서 빠져 나온 끈을 뒤로 돌려서 팽팽히 당기고, 엉덩이 갈라진 틈에
힘껏 죄어들게 하여 몸체 끈에 매었다.
 
  삶은 달걀의 흰자위 마냥 반지르르 여문 시즈코 부인의 상반신과 하반신에
모두 실팍한 오랏줄이 감겨 한치의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았다.
 
  "어때. 가와다식 사타구니 포박 맛이? 응, 뭐라고 말 좀 해봐, 도야마 부인."
 
  가와다는 부인의 오랏줄로 잘록해진 팔다리를 찬찬히 바라보면서 아연히
넋을 잃고 있는 다시로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습니까, 사장님 오랜 세월 고전 무용으로 단련된 훌륭한 부인의 몸에
이런 식으로 사타구니 포박을 하니 아름다움이 한층 돋보이지 않습니까?"
 
  다시로는 몇 번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즈코 부인은 몸 전체의
모공에서 피라도 뿜어져 나올 것 같은 굴욕과 고통이 뒤섞인 필사적인 심정으로
가와다에게 말했다.
 
  "어때요, 가와다 씨, 이제 가슴이 후련해졌나요. 자, 약속대로 쿄오코 씨와
미츠코 씨를……."
 
  그러자 아케미가 가와다를 제치고 시즈코 부인 앞으로 나갔다.
 
  "그렇게 울상만 짓지 말고 한번 생긋 웃어보라고. 왜 예쁜 얼굴을 해 가지고
그렇게 울상만 짓고 있는 거야?"
 
  가와다도 장단을 맞췄다.
 
  "그래. 나도 예전에 부인의 보조개를 보고 가슴을 설레었던 적이 있다고.
오랜만에 부인의 백만 불 짜리 보조개를 구경시켜주지 않겠어? 그것으로 오늘의
흥행을 끝내기로 하지."
 
  가와다 일행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부인에게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보라고
들볶기 시작했다.
 
  "쇼에 나갈 스타가 손님 앞에서 울상만 짓고 있다면 상품이 될 수 없지."
 
  모리다가 말하고 웃었다.
 
  "그냥 웃기만 하면 멋없으니까, 부인 이렇게 말해봐. 사타구니 포박 굉장해요.
아아, 참을 수 없어. 기분 좋아요."
 
  긴코의 말에 모두들 큰 소리로 웃어 제쳤다. 시즈코 부인이 이를 갈며 고개를
숙이자 긴코가 끈을 한층 세차게 위로 묶어 부인에게 비명을 지르게끔 만들었다.
마침내 시즈코 부인의 입에서 그 구역질나는 굴욕의 말이 나왔다. 가까스로
부인이 굴욕의 말을 마치자 여자들은 우레 같은 손뼉을 치며 좋아라 하였다.
 
  "자, 생긋 웃는 거야. 요염하게."
 
  여자들이 꼬집고 간질여 시즈코 부인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려고 하지만 쥐가
난 것 같은 애처로운 표정이 되어버렸다.
 
  "자, 웃어, 귀여운 보조개를 만들어야지."
 
  카메라를 준비한 여자가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저항하지 못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어떻게든 미소를 지으려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래 그래, 좀더 이를 드러내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거야."
 
  여자들은 부인에게 억지로 미소를 짓게 하고,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수고했어, 부인."
 
  긴코와 아케미는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쇠사슬에서 벗겨냈다.
 
  "잠시 쉬도록 해. 자, 얼른 걸어."
 
  긴코에게 등을 떠밀려 휘청휘청 앞으로 고꾸라진 부인은 돌연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기역자로 굽혔다. 가와다가 동여맨 매듭이 진 끈이 드디어 그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아아…… 도저히."
 
  시즈코 부인은 고개를 내저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으려고 했다.
 
  "뭐 하는 거야. 똑바로 걸어."
 
  긴코가 홱 오랏줄을 잡아끌었다.
 
  가와다가 능글맞게 웃으며 흐느끼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부인, 왜 그래? 걷지 못하는 이유를 말해봐."
 
  시즈코 부인은 원망과 애원이 뒤섞인 눈길을 가와다에게 보냈다.
 
  "가와다 씨, 어, 어째서 내가 이런 심한 처사를 받아야 하는 거야. 응, 어째서."
 
  "후후후, 그건 말이지, 부인이 너무 예뻐서 그런 거야. 자, 힘내서 저 감옥까지
걸어. 그래야 쿄오코와 미츠코가 혼쭐나지 않고 끝나지."
 
  시즈코 부인은 눈을 감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밀듯이 걸었다. 시즈코 부인은
필사적인 심정으로 가까스로 창고에 만든 감옥 앞까지 당도했다. 감옥 안은
세 평 정도의 넓이로 2미터 정도 되는 기둥 두 개가 중앙에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한쪽 기둥에는 시즈코 부인과 마찬가지로 엄중한 포박이 지워진
젊은 아가씨가 꽁꽁 묶여 있었다.
 
  "앗, 게이코!"
 
  눈을 크게 뜬 시즈코 부인은 말문이 막혔다.
 
  게이코도 그 소리에 퍼뜩 놀라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
 
  "앗, 엄마, 엄마!"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쥐고 있는 긴코가 즐거운 듯이 말했다.
 
  "특별히 모녀가 함께 감옥에 있게 해주지. 후후후, 하지만 스물 여섯 살의
엄마에 스물 한 살의 딸이라니 기묘하군. 마치 자매 같잖아?"
 
  긴코와 아케미는 시즈코 부인을 감옥 안에 박혀있는 통나무에 밀어붙이고
친친 끈을 둘러 잡아매었다. 부인과 게이코는 마주보는 형태로 두 기둥에 각각
선 채로 묶이고 말았다.
 
  "후후후, 오랜만에 모녀 상봉인 셈이네."
 
  긴코가 웃자, 아케미가 게이코의 턱을 잡고 말했다.
 
  "어때, 게이코. 사타구니 포박을 한 엄마가 멋지다고 생각지 않아? 잘 보라고."
 
  게이코는 어깨를 떨며 오열을 하였다.
 
  "엄마를 이런 곤경에 빠뜨린 것도 모두 제 탓이에요. 엄마, 용서해줘요."
 
  "게이코. 지면 안 돼. 살아남아야 해. 꼭 구출될 때가 올 거야."
 
  시즈코 부인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반은 자신을 격려하는 심정으로 게이코에게
말했다.
 
  긴코가 코방귀를 뀌었다.
 
  "흥! 구출. 웃기는군. 그것보다는 이제부터 모녀가 협력해서 멋진 비밀 쇼의
스타가 될 생각이나 하는 게 어때?"
 
  긴코가 에츠코에게 눈짓을 했다. 에츠코가 집어 올리듯이 내민 것은 아까까지
시즈코 부인의 허리에 감겨있던 보라색 천이었다. 강제로 기저귀로 사용했던
것이다. 시즈코 부인이 에츠코가 내민 것을 보자 퍼뜩 놀라 얼굴을 붉히고
눈을 내리깔았다. 아케미는 에츠코에게 그것을 건네 받고 게이코 앞으로 가져갔다.
 
  "이봐, 게이코 네 엄마는 반반한 얼굴을 해 가지고 상당히 행실이 나쁘더군.
우리들이 모처럼 매어준 질 좋은 천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잖아."
 
  시즈코 부인은 증오를 담은 눈길을 일순간 아케미에게 보내다 이내 고개를
떨군 채 몸을 떨었다.
 
  이윽고 아케미가 나이프로 축축이 젖은 보라색 천을 찢었다.
 
  "자아, 게이코 그리운 엄마의 냄새를 맡게 해줄게. 이것으로 재갈을 차는
거야."
 
  시즈코 부인은 여자들의 끝없는 잔인함에 치를 떨며 고개를 쳐들었다.
 
  "……바, 바보 같은 짓 말아!"
 
  시즈코 부인은 눈초리가 째진 눈을 크게 뜨고 긴코와 아케미를 노려봤다.
 
  "걱정 마. 부인도 이걸로 재갈을 물릴 거니까. 빨리 수분을 빨아들이셔.
자기가 더럽힌 거니까 스스로 세탁해야 하지 않겠어."
 
  아케미와 긴코는 게이코에게 재갈을 물리고 난 뒤 부인에게 다가갔다. 격하게
흐느끼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 앞에 굴욕의 헝겊이 다가왔다.
 
  "부인은 가장 더러운 곳으로 부탁하자고. 자, 아 하고 입을 벌려."
 
  아무리 애원한다고 해도 넘어갈 여자들이 아니다. 시즈코 부인은 일체의
희망을 버리고 굳게 눈을 감고 입을 조금 열었다.
 
  "어때. 부인, 자기 냄새가? 달콤해, 시큼해?"
 
  아케미는 코까지 덮는 재갈을 물린 시즈코 부인을 말끄러미 바라보고 웃었다.
긴코가 게이코에게 말을 걸었다.
 
  "게이코, 어때. 엄마의 냄새가? 후후후, 기대해. 내일은 네 냄새를 엄마에게
듬뿍 맞게 해줄 테니까."
 
  시즈코 부인도 게이코도 굳게 눈을 감고 얼굴을 돌려 흐느꼈다.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 쿄오코와 미츠코 말입니다……."
 
  가와다가 다시로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야마 부인이 그 정도로 성의를 표했으니 오늘은 그만두지 뭐."
 
  다시로가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그렇게 말했다.
 
  엄청난 수치와 이제부터 악마들의 노리개가 된다는 공포로, 도저히 살아있는
심정이 아니었던 미츠코는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인정 사정이 없는 고문에서
해방된 기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이 고인 눈을 뜨고 옆쪽의 언니를
바라보았다.
 
  쿄오코는 굳게 눈을 감고 돌처럼 미동도 하지않았다. 단지, 위아래로 친친
끈이 감겨있는 젖가슴이 희미하게 숨쉬고, 눈초리에서는 눈물 몇 줄기가 하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 언니……."
 
  미츠코가 나지막이 쿄오코를 부르자, 쿄오코는 그제야 눈을 뜨고 미츠코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아아, 미츠코."
 
  쿄오코는 흐느끼면서 떨리는 소리로 동생에게 사과하였다.
 
  "언니가 바보라 너까지 이런 꼴을 당한 거야. 용서해 줘, 미츠코."
 
  "무슨 소릴 중얼대고 있는 거야."
 
  가와다가 다가와 쿄오코와 미츠코의 얼굴을 번갈아 내려다보았다.
 
  쿄오코는 악마 같은 가와다에게 애원을 했다.
 
  "가와다 씨, 부탁이에요, 어서 미츠코의 끈을 풀어줘요."
 
  "알았어, 보채지 마. 관장 고문을 너그러이 봐주신 사장님께 먼저 감사드려야지."
 
  가와다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로와 모리다를 손짓으로 불렀다.
 
  다시로와 모리다가 히죽거리며 다가오자 가와다는 쿄오코에게 말했다.
 
  "자, 감사하다고 말씀드려. 사장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진심이 우러나게
말하는 거야."
 
  쿄오코는 다시로와 모리다의 술로 게슴츠레해진 눈을 올려다보고 떨리는
소리로 입을 떼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셔서…… 고, 고맙습니다……."
 
  다시로는 다리를 높이 쳐들고 매달려 있는 쿄오코를 찬찬히 바라보며 말했다.
 
  "뭐, 오늘밤은 도야마 부인이 여러 가지 재주를 부려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니까 해방시켜주지만 내일 아침엔 내 콧수염을 깎은 보상을 받아낼
거야. 알았지?"
 
  요컨대 처벌을 내일로 미루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오랜 시간, 수고했어. 그럼, 아가씨 테이블에서 내려주지."
 
  가와다가 막 미츠코의 다리 끈을 풀어주려고 하는데 시즈코 부인을 감옥에
처넣고 온 긴코와 아케미가 막 돌아왔다.
 
  "잠깐, 기다려! 모처럼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왜 관장 고문을 중지하는
거야. 그 정도의 솜씨를 보여줬다고 해서 그걸로 이 두 사람을 용서하다니.
그건 말도 안 돼."
 
  아케미는 노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가와다에게 말했다.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
 
  가와다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다시로에게 의논하였다.
 
  갑자기 일변한 공기에 테이블 위의 쿄오코와 미츠코는 허둥대는 표정으로
다시로에게 애절한 눈길을 보냈다.
 
  "민주적으로, 다수결로 결정하시지요?"
 
  가와다가 그렇게 제안하자 다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와다가 모리다파의 야쿠자와 하자쿠라단의 여자들에게 소리쳤다.
 
  "이 미녀들에게 관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주세요."
 
  시끌벅적하니 야쿠자도 여자들도 일제히 손을 들었다.
 
  "뭐야, 한 사람도 남김없이 손을 들었군. 놀라워."
 
  가와다도 그다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쿄오코는 가슴이 죄어드는 분함에 이를 갈며 매달려있는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죽기보다 끔찍한 관장 고문을 면했다고 생각한 것도 잠깐, 아케미와 가와다
때문에 다시 오욕의 지옥으로 떠밀려버린 느낌이었다.
 
  "네, 가와다 씨, 부탁이에요, 부탁입니다!"
 
  쿄오코는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대면서 옆에 능글맞게 서 있는 가와다를 불렀다.
 
  "뭐야? 쿄오코 언니."
 
  가와다는 쿄오코의 궁지에 몰린 표정을 즐겁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제발요, 미츠코 만은 용서해줘요. 부탁이에요!"
 
  "안 돼. 지금 민주적으로 결정했잖아. 자매가 사이좋게 관장을 받는 외에는
방법이 없어."
 
  그러자 쿄오코와 미츠코가 격하게 흐느꼈다.
 
  긴코가 여자들에게 준비하라고 명령하자 신바람이 난 여자들이 관장기를
갖고 테이블 위의 두 사람에게 접근해왔다.
 
  "기다려. 누가 관장을 할 것인지 그걸 먼저 결정하도록 하자고."
 
  가와다가 손을 들어 말했다.
 
  "쿄오코에게 당수로 혼난 사람들에게 맡기면 어떨까?"
 
  모리다가 말했다.
 
  "엇, 그렇다면 나네?"
 
  요시자와와 무라다라는 모리다파의 간부급이 일어나 다가왔다. 그리고 퍼렇게
멍든 자국을 두목인 모리다에게 보였다.
 
  "이년에게 당수 치기로 얻어맞은 곳이에요. 그 보복을 하도록 해주세요."
 
  모리다가 좋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긴코가 관장기 하나를 요시자와에게 건네주고 테이블 위에서 흐느끼고 있는
쿄오코의 턱을 잡고 말했다.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내일, 네 몸에서 깎은 것과 함께 비닐 봉지에 담아
야마자키에게 보내주지. 애인에게 주는 선물로는 최고잖아?"
 
  쿄오코는 빨개진 얼굴을 흔들며 흐느꼈다. 그런 것까지 애인인 야마자키에게
보내 쿄오코에게 수치를 안겨주려고 하는 하자쿠라단의 잔인함에 쿄오코는
정신이 아찔해져갔다.
 
  가와다가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그런데 이쪽의 귀여운 아가씨는 누가 담당할 거야?"
 
  그러자 똘마니 야쿠자인 다케다와 이시야마가 일어섰다.
 
  "그 아가씨를 벗길 때 입은 상처입니다. 보세요."
 
  두 사람은 얼굴에 난 긁힌 상처와 물어뜯긴 팔을 가와다에게 보였다.
 
  "그렇군, 감히 남자의 얼굴에 상처를 내다니. 그럼, 아가씨 쪽은 너희들에게
맡기도록 할까?"
 
  다케다와 이시야마는 덩실거릴 정도로 좋아서 하나 남은 관장기를 손에 쥐었다.
 
  "싫어! 아아 싫어!"
 
  테이블 위에 망측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미츠코는 매달린 늘씬한 다리를
흔들어대며 흐느꼈다.
 
  가와다가 그런 광란의 미츠코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아무리 상대가 소년원 출신의 불량소년이라고는 하지만 남자 얼굴에
상처를 내는 것은 좋지 않아. 반성하는 의미에서 언니와 함께 벌을 받는 거야."
 
  미츠코가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울자 쿄오코가 눈을 치켜 뜨고 비통한
소리로 외쳤다.
 
  "미츠코만은 부탁이야, 그런 잔인한 짓은 그만둬!"
 
  모리다가 가와다 쪽으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미츠코에게 처음부터 이런 일을 시키는 게 안쓰럽기는 하지만 익숙해지려면
빠를수록 좋겠지."
 
  가와다가 맞습니다 두목님, 하고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미츠코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성미 급한 두 불량아가 관장기를
함부로 다룬 것이다
 
  "그렇게 조바심을 내면 안 돼. 엉덩이 아래에 베개라도 대고 항문을 확실하게
드러내지 않으면 과녁이 빗나간단 말야. 구멍을 착각하면 안돼."
 
  긴코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둘로 접은 방석을 쿄오코와 미츠코의 엉덩이
아래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방석에 받혀지자 안쪽 허벅지 깊숙이
감춰진 가련한 국화 봉오리 같은 두 사람의 귀여운 항문이 드러나게 되었다.
 
  "당수로 설치던 용감한 아가씨도 결국 엉덩이 구멍까지 드러내고 말았잖아?"
 
  "봐, 자매가 사이좋게 엉덩이 구멍을 나란히 하고 있는 꼴이라니 걸작이야.
기념사진을 찍어두자고."
 
  긴코가 그렇게 말하자 야쿠자 하나가 카메라를 꺼내왔다.
 
  가와다가 카메라를 건네 받아 허리 베개에 얹힌 두 미묘하고 음밀한 여자의
항문에 렌즈를 맞췄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드러난 두 여자의 엉덩이가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쿄오코와 미츠코의 입에서는 동시에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보통, 관장할 때에는 엎드려서 엉덩이를 위로 치키게 하는데, 이런 식으로
누워서 하는 것도 재미있네. 표정을 이렇게 똑똑히 볼 수 있잖아?"
 
  긴코는 동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계속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가와다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미츠코, 참아. 죽었다 생각하고 참아 줘!"
 
  쿄오코는 미츠코 쪽으로 얼굴을 돌려 비통한 소리로 외쳤다.
 
  야비한 남녀의 눈앞에 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카메라 공세까지 받는 미츠코의
심정을 생각하자 쿄오코는 가슴이 미어져 동생을 격려하였다.
 
  "상대는 짐승이야.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참는 거야."
 
  "뭐야, 짐승? 남이 듣기에 좋지 않은 말은 하는 게 아냐."
 
  긴코는 입을 일그러뜨리고 쿄오코의 하복부 쪽으로 접근해갔다.
 
  "이런 부끄러운 구멍을 둘씩이나 드러내놓고도 잘도 건방진 소릴 지껄이는군."
 
  긴코는 교오코의 무성하고 요염한 숲을 손가락으로 쥐고, 그 하층의 미묘한
항문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이제부터 실컷 울상을 짓게 해주지."
 
  쿄오코의 하복부에는 긴코와 아케미가 들러붙듯이 뒤얽혀있었다. 긴코가
쿄오코의 엉덩이를 단단히 떠받치고, 아케미가 작은 병 안의 크림을 손가락으로
퍼내 쿄오코의 항문에 천천히 발랐다. 허리 베개 위에 얹혀진 쿄오코의 엉덩이는
아케미의 음란한 행위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어차피 할거라면 즐겁게 해주자고."
 
  긴코가 요시코와 마리에게 쿄오코 언니의 젖가슴을 주물러 기분을 내게 해줘,
하고 말했다. 그러자 요시코와 마리가 좌우에 달라붙어 쿄오코의 젖가슴을
집요하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미츠코, 언니를 용서해 줘. 너, 너를 이런 지경에 빠뜨린 언니를 용서해
줘."
 
  여자들이 젖가슴을 빨고 손바닥으로 주무르자 쿄오코는 그 역겨움을 뿌리치듯이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면서 외쳤다.
 
  "그래도, 쿄오코 언니의 어젯밤 발 차기는 강력했었어. 아직 코 주위가 욱신욱신
아픈걸."
 
  아케미는 빈정대는 미소를 입가에 띄우면서 애무하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와 동시에 긴코의 손가락이 쿄오코의 비단의 숲을 헤집고 음순을 열기 시작하였다.
그곳의 점막이 어느샌가 흥건하니 무르익어 있는 것을 발견한 긴코는 아케미와
얼굴을 마주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뭐야, 벌써 느낀 거야. 쿄오코?"
 
  "거기 아가들 뭘 멍하니 있어. 누나들은 벌써 항문을 관장할 준비가 됐는데."
 
  아케미가 시범을 보이듯 손가락 하나를 질척하게 젖은 팽창한 쿄오코의 항문에
쑥 밀어 넣었다.
 
  쿄오코가 땀이 맺힌 목덜미를 크게 젖히며 숨이 막힐 것 같은 신음을 발했다.
 
  "너희들, 잠깐 저쪽으로 비켜 있어. 우리가 시범을 보여주지."
 
  가와다가 못 참겠다는 듯 똘마니 야쿠자 두 사람을 밀어 제치고 다시로를
눈으로 불러 미츠코의 엉덩이 곁으로 다가갔다.
 
  미츠코는 새로운 공포에 온몸이 경직되었다
 
  "귀여운 아가씨라 엉덩이 구멍까지 귀여운데. 키스해 줄까?"
 
  "싫어, 싫어요!"
 
  미츠코는 가와다가 떠받치고 있는 엉덩이를 애처롭게 낭창낭창하게 비틀었다.
 
  "관장하고 나면 여기서 응아가 나오잖아. 키스를 받으려면 지금 해야지."
 
  가와다는 그렇게 말하며 웃다가 갑자기 몸을 쑥 낮추어 미츠코의 항문에
혀끝을 들이댔다. 그러자 학질에라도 걸린 듯한 경련과 함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츠코의 뺨에서는 주르르 눈물이 흘러 떨어지고, 숨이 얼어붙을 정도의
수치와 굴욕감으로 얼굴이 불처럼 달아올랐다.
 
  그것을 바라본 쿄오코는 가와다에게 뭔가 욕설을 퍼부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혀가 꼬부라져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긴코와 아케미의 교묘한 손놀림으로
온몸이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어젯밤 자신을 철저하게 능욕한 가와다가
지금 동생인 미츠코에게 독수를 뻗치려 하였다. 그러나 쿄오코는 허리 베개에
얹힌 엉덩이를 허무하게 흔들 뿐 반발할 기력을 잃었다.
 
  "자, 충분히 부드러워졌어. 그럼 시작하지."
 
  자세를 고쳐 앉은 아케미는 용액이 들은 관장기를 단도를 쥐듯이 손에 고쳐들었다.
 
  "어젯밤은 잘도 나를 골탕먹였겠다. 앙갚음을 해주겠어."
 
  아케미가 관장기의 주둥이로 부드럽게 팽창한 쿄오코의 항문을 두세 번 질렀지만
쿄오코는 흐느낄 뿐 반발할 기력을 잃고 있었다.
 
  "다신 내 콧잔등을 차지 못할걸. 그럼, 간다."
 
  아케미는 마치 단도를 찌르는 기세로 쑥 주둥이를 찔렀다.
 
  쿄오코는 숨이 끊어지는 거친 신음 소리를 내면서 땀이 흥건한 목덜미를
크게 뒤로 젖혔다.
 
  미츠코의 안쪽 허벅지 사이에서 가까스로 얼굴을 뗀 가와다는 반은 멍하니
입술을 벌리고 뜨겁게 헐떡이는 미츠코의 달아오른 얼굴을 쿄오코 쪽으로 돌려놓았다.
 
  "봐, 언니는 고분고분하게 관장기를 처넣고 있잖아."
 
  미츠코는 문득 눈물에 젖은 눈을 언니 쪽으로 보내고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시선을 거두었다.
 
  "아가씨도 언니에게 지지 않도록 얌전해져야지."
 
  가와다는 그렇게 말하고 병에서 크림을 퍼내 미츠코의 항문에 바르면서 하던
애무를 계속했다.
 
  "으윽!"
 
  미츠코는 웨이브진 머리칼을 격렬하게 뒤흔들며 통렬한 굴욕감에 짐승 같은
신음 소리를 내었다.
 
  "사장님, 보세요. 이게 꽃도 부끄러워 고개 숙일 열 여덟 처녀의 숲이에요.
막 싹튼 새순 같지 않습니까?"
 
  가와다가 손끝으로 항문을 천천히 애무하면서 그것과 나란히 늘어선 상층의
치부를 살짝 덮고 있는 옅은 연기와도 같은 처녀의 숲을 턱으로 가리키면서
다시로에게 말했다.
 
  새순같이 여린 숲은 가와다의 음란한 항문의 애무에 따라 애처롭게 후들후들
떨렸고, 그 숲 안쪽의 복숭아의 세로줄 같은 비열(秘裂)이 또렷하게 비쳤다.
 
  가와다는 미츠코의 근육이 차츰 풀려 가는 것을 깨닫고, 아까부터 얼간이
같은 표정으로 오도카니 서서 가와다의 솜씨에 넋을 잃고 있는 이시야마와
다케다에게 말을 건넸다.
 
  "뒷일은 너희들에게 맡기지. 하고 싶어서 아까부터 근질근질했겠지?"
 
  똘마니 둘은 들떠서 가와다를 대신해 얼굴을 들이밀 만큼 미츠코의 엉덩이에
달라붙어 손가락 애무를 교대로 반복했다.
 
  미츠코의 울음소리는 한층 격해졌다. 불량소년이라 해도 미츠코와 거의 나이가
비슷한 나이의 까까머리 소년이므로 미츠코의 수치와 굴욕감이 한층 더 고조되었는지도
모른다.
 
  미츠코의 애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불량소년들을 보면서 모리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아가씨는 유기리 여고의 재원으로 평소라면 너희들이 그림자도 밟지
못할 그림의 떡이야. 살살 관장해 드리고, 응아가 나오면 너희들 손으로 깨끗하게
뒤처리해 드려."
 
  이시야마와 다케다는 허둥대는 기색으로 목청껏 큰 소리로 대답하고 관장기를
서둘러 집어들었다.
 
  "그럼, 시작이야."
 
  "싫어! 아아, 그, 그런 짓 하지 말아요!"
 
  "하지 말라고 해도, 두목과 형님들의 명령이니까 어쩔 수 없어."
 
  "그런 짓을 하면 도대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야, 싸겠지 뭐. 하지만, 우리들이 말끔하게 처리해줄 테니까 안심해.
아가씨 같은 미인이라면 똥 역시 더럽지 않겠지."
 
  아케미는 쿄오코의 엉덩이 안쪽의 항문에 깊숙이 관장기 주둥이를 찔러 넣은
채 미츠코가 도달할 때까지 담배를 피우며 한숨 돌리고 있었다.
 
  "미츠코! 아아, 미츠코!"
 
  이마 가득히 송골송골 땀이 맺힌 쿄오코는 잠꼬대처럼 입술을 떨며 미츠코의
이름을 불러대었다.
 
  "언제까지 언니를 기다리게 할 셈이야. 같이 관장하려고 기다리고 있잖아?"
 
  아케미가 빨리 하라는 뜻으로 똘마니 둘에게 엄한 눈길을 보냈다. 다케다가
쥔 관장기의 차가운 주둥이가 그곳에 닿는 순간 반사적으로 베개에 얹혀진
엉덩이를 흔들어 댔지만, 언제까지 언니를 기다리게 할거야! 하는 아케미의
말에 미츠코의 움직임이 멎었다.
 
  언니는 이미 각오하고 이 능욕을 견뎌내려 하고 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헛된
저항이 한심스럽게 느껴져 미츠코는 체념하고 눈을 감고 반발의 몸부림을 멈추었다.
 
  "그래, 그래야지. 그렇게 유순하게 나오지 않으면 언니가 비웃지."
 
  긴코는 미츠코의 저항이 멈추는 것을 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케다와
이시야마 곁으로 다가갔다.
 
  시작하라는 눈짓을 받은 이시야마가 군침을 삼키고 주둥이를 단숨에 찔러
넣으려는 순간 미츠코가 비명을 지르고 다시 떼를 쓰듯이 흔들흔들 엉덩이를
흔들면서 오열의 소리를 토해냈다.
 
  "형편없네. 좀더 솜씨 있게 못 하겠어?"
 
  긴코는 혀를 차며 마리에게 거들도록 했다. 마리는 미츠코의 엉덩이를 좌우에서
힘껏 벌려 그 안에 숨겨진 함빡 젖은 항문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계속 흐느끼는
미츠코에게 긴코가 어린 환자를 어르는 의사처럼 달콤한 소리로 속삭였다.
 
  "부끄럽겠지만 잠시만 참아요. 곧 끝날 테니까."
 
  이시야마는 다시 미츠코의 항문에 주둥이를 들이댔고 긴코는 새 깃털을 꺼내
미츠코의 사타구니의 음모를 살살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가씨도 언니를 닮아 잘생긴 털을 갖고 있네. 어때 이렇게 하니까 기분
좋지?"
 
  마치 최면술에 걸려든 것처럼 미츠코는 이미 오욕감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어머, 귀여워. 어때, 꽃봉오리도 보여주지 않을래?"
 
  긴코는 깃털을 떨어뜨리고 이어 손가락을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이면서 처녀의
섬세한 숲을 헤쳤지만, 미츠코는 훌쩍훌쩍 흐느낄 뿐 저항도 반발도 하지 못했다.
 
  미츠코의 굴욕감과 오욕감은 긴코의 최면술에 걸려든 것처럼 희미해져가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시야마는 관장기를 쑥 밀어 넣었다.
 
  차갑고 소름끼치는 주둥이가 자신의 체내에 침입한 사실을 또렷하게 지각한
미츠코는 갑자기 제정신이 돌아와 하얀 이를 고통스럽게 덜덜 떨었다.
 
  "후후후, 겨우 삼켰군."
 
  긴코는 미츠코의 빨갛게 달아오른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 꼴좋다 하는 식으로
냉혹한 눈길로 주둥이를 깊숙이 찔러 넣은 자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주 애를 먹였어. 자, 자매가 사이좋게 동시에 관장하는 거야."
 
  긴코가 광인 같은 미소를 짓더니 패거리들에게 소리쳤다.
 
  "자 펌프를 밀어."
 
  그러자 다케다가 미츠코에게 찔러 넣은 관장기의 펌프를 밀고, 아케미는
쿄오코에게 찔러 넣은 관장기의 펌프를 밀었다.
 
  "아악! 언니!"
 
  "미츠코! 죽었다고 생각하고 참아!"
 
  언니와 동생은 다급한 비명을 지르고 함께 전신을 떨며 울부짖었다. 
  
<10. 정사 조교사>
  
  "이제야 겨우 가슴에 막혔던 것이 내려갔네."
 
  가와다가 따라주는 맥주를 받으면서 아케미가 통쾌해하며 말했다.
 
  "동생인 미츠코와 동시 관장이라니, 이 정도 혼내준 걸로 나도 흡족해?"
 
  다시로도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아니, 지금부터가 더 재밌죠. 이제 곧 생리적 고통이 찾아올 테니."
 
  가와다의 말에 다시로와 모리다가 테이블 위에 두 다리를 공중에 매달린
채 번민하는 쿄오코와 미츠코 쪽으로 눈길을 주었다.
 
  "미츠코 쪽이 먼저 뻗을 것 같은데. 봐, 저렇게 엉덩이를 비비꼬며 참고
있잖아."
 
  다시로가 말했을 때 옥죄는 소리를 낸 것은 쿄오코 쪽이었다.
 
  "저어, 부탁이에요!"
 
  "뭐야, 쿄오코 쪽이 먼저 항복할 건가?"
 
  사내들이 일어나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미츠코는 더는 버티지 못해요. 부탁이에요, 끈을 풀어 화장실에 가게 해주세요."
 
  쿄오코는 가와다와 다시로가 다가오자 허둥대는 시선을 보내며 애원했다.
 
  "미츠코 담당은 이시야마와 다케다야. 그 두 사람에게 부탁해서 엉덩이에
변기를 대달라고 해."
 
  다시로가 그렇게 말하자 쿄오코의 얼굴이 노여움으로 굳어졌다.
 
  "지금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암, 그렇고말고. 쿄오코 언니의 뒤처리는 요시자와가 자청하고 나섰어.
당수로 냅다 찬 보답으로 쿄오코 언니의 응아 뒤처리를 해드리겠다고 하던데."
 
  다시로는 모리다와 함께 배를 흔들며 웃었다.
 
  쿄오코는 분노의 시선을 다시로에게 보냈지만, 이내 눈을 감고 분통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어때, 아가씨. 더 이상 참지 못하겠으면 이시야마와 다케다에게 부탁할까?"
 
  "싫어! 그, 그런 짓, 죽어도 싫어요!"
 
  미츠코는 검은 머리칼을 흔들면서 흐느꼈다.
 
  "부, 부탁이에요. 화장실에 가게 해줘요!"
 
  흐느껴 울면서 미츠코가 애원했지만 안 되지, 하고 가와다가 비정한 말투로
말했다.
 
  "변기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언제까지고 그곳에 그대로 있어. 말해두겠는데,
테이블이나 바닥을 더럽히면 벌을 받을 줄 알아!"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고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로 돌아가자 기다려! 하고
미츠코가 목메인 소리로 외쳤다.
 
  "언니, 안 되겠어. 나, 더 이상은 못 참겠어."
 
  미츠코는 몸부림을 치면서 헐떡였다.
 
  가와다가 그런 미츠코의 상기된 뺨을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아가씨. 더 이상 못 참겠으면 걱정 말고 다케다와 이시야마에게 부탁하라고.
변기를 대주세요 하고 말야."
 
  이제 미츠코에게는 견딜힘이 없었다.
 
  다케다와 이시야마가 그런 상태의 미츠코에게 변기를 대자, 가와다가 숨이
끊어질 듯한 얼굴의 미츠코의 머리 아래로 손을 넣어 목을 약간 위로 들어올렸다.
 
  "아가씨의 예쁜 얼굴을 카메라에 담자고. 그렇게 하면 훨씬 값이 오를 거야.
자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려."
 
  더 이상 저항할 기력도 없는 미츠코는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향하였다. 그러한
끔찍한 꼴을 당하고 있는 동생을 본 쿄오코는 두 눈을 꼭 감고 더는 미츠코
쪽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와다와 여자들이 미츠코를 괴롭히는
소리는 어쩔 수 없이 귀에 들어왔다.
 
  "뭘 하고 있는 거야, 아가씨, 자 힘을 내서, 새침을 떨어."
 
  마지막 기력을 짜내어 생리 현상을 견디고 있는 미츠코의 신음 소리. 하지만
마침내 최후가 온 것이다. 미츠코는 단말마의 비통한 소리를 질렀다. 뱃속에서
글리세린 용액이 부글부글 미쳐 날뛰고 있었다.
 
  돌연, 와아 하는 여자들의 요염한 소리와 야쿠자들의 폭소가 옆에서 소용돌이쳐
올라왔다.
 
 
 
  여자들의 함성과 야쿠자들의 폭소로 지하실 안에는 후끈 하는 열기가 가득
찼다.
 
  "정말 건강한 빛깔이네."
 
  "어때, 아가씨 후련하지."
 
  "좀더 싸도 괜찮아. 변기가 크니까."
 
  여자들이 맹렬하게 미츠코를 놀려대었다.
 
  긴코는 히죽거리며 빨개진 얼굴을 어깨에 비벼대며 흐느끼고 있는 미츠코의
양 볼에 손을 대어 정면으로 고정시켰다.
 
  "후후후, 아가씨, 얼굴을 똑똑히 보여줘."
 
  굳게 눈을 감은 미츠코의 약간 벌어진 입으로 혀가 들여다보였다.
 
  "멋졌어. 전부 촬영했으니까, 필름이 완성되는 대로 네게도 보여줄게."
 
  긴코는 그렇게 말하고 다케다와 이시야마에게 뒤처리를 하도록 일렀다. 까까머리의
두 불량소년은 눈부신 거라도 보는 양 미츠코의 망측스런 자태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다가, 긴코가 쿡쿡 찌르자 퍼뜩 제정신으로 돌아와 변기를 테이블 아래에
내려놓고 두꺼운 헝겊을 꺼냈다.
 
  소년이 미츠코의 뒤처리를 하려고 하자 아케미가, 잠깐 기다려! 하고 끼여들었다.
 
  "이제부터 이 아가씨에게 예의범절도 가르쳐야 해. 아가씨, 잠자코 남자에게
뒤처리를 맡기는 건 버릇없는 태도야.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 않으면 안 돼.
하나에서 열까지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하는 정도의 말은 해야 하잖을까?
그리고 뒤처리를 해주고 나면, 고마워요, 하고 말하고 보답으로 키스를 해주도록
해."
 
  여자들이 다시 왁자하니 웃었다.
 
  "자, 어서 말해!"
 
  아케미가 호되게 꾸짖자 미츠코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
 
  "하, 하나부터 열까지, 폐, 폐를 끼쳐서…… 죄,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흑흑 흐느꼈다.
 
  아케미의 눈짓을 받은 다케다와 이 시야마는 신나게 뒤처리를 시작했다.
 
  "아아!"
 
  미츠코가 온몸을 경직시켰다.
 
  "자, 끝났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 아가씨?"
 
  아케미가 미츠코의 젖무덤을 찰싹찰싹 때리며 말했다.
 
  "가, 감사, 합, 합니다……."
 
  "다음은 보답의 키스를 해야지."
 
  "엇, 그것은 내가 받지. 이 아가씨에게 받을 게 있으니까."
 
  가와다가 미츠코의 얼굴을 누르고 있는 긴코를 대신해서 미츠코의 상기된
아름다운 얼굴을 양손에 끼우듯이 잡았다.
 
  가와다는 아까 미츠코의 입술을 빨려다가 입술을 깨물렸었다. 그 벌충을
지금 하려고 미츠코의 얼굴 위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미츠코의 옆 테이블 위에서 아랫배를 찌르는 고통과 싸우고 있는 쿄오코가
그것을 알아채고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도둑놈! 악마! 동생까지, 어떻게 동생까지!…… 아아!"
 
  "시끄러워!"
 
  긴코가 큰 소리를 지르며 쿄오코의 뺨을 후려쳤다.
 
  "미츠코 일은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것보다 동생에게 지지 않도록
야무지게 배설이나 하라고."
 
  여자들이 호들갑스럽게 웃어댔다.
 
  미츠코 쪽은 혹독한 고문에 그저 멍하게 저항할 기력도 없이 추잡스럽게
내밀어오는 가와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말았다.
 
  "아직, 어린애군. 좀더 편안한 기분으로 키스를 하는 거야."
 
  아케미가 가와다에게 입술을 빼앗긴 미츠코가 일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자
옆에서 그렇게 말했다.
 
  "키스라는 건 말야, 혀를 상대의 입안에 넣어 잘 빨게 하고, 자기도 상대의
혀를 정성껏 빨아주는 거야. 알았어, 아가씨?"
 
  이어 긴코가 그렇게 말하고 집요한 가와다의 키스를 받고 있는 미츠코의
커다란 백도 같은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이 아가씨, 상당히 소질이 있어. 철저히 훈련시키면 훌륭한 상품이 되겠는걸."
 
  가와다는 만족스러운 듯 그렇게 말하고 새삼스럽게 찬찬히 미츠코의 떨어진
꽃송이 같은 자태를 바라보았다.
 
  "그럼, 아가씨. 언니의 배설이 끝나면 테이블에서 내려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아케미는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 쪽으로 잔인한 시선을 돌렸다.
 
  "우웃―! 아아―! 윽, 아아―!"
 
  쿄오코는 통렬하게 밀려오는 생리적 고통을 이를 악물고 견디고 있었다.
쿄오코에게 관장을 한 요시자와가 혀를 차며 몸부림치고 있는 쿄오코에게 욕설을
퍼부어 댔다.
 
  "질긴 년이야. 네게 혼쭐난 우리들이 친절하게도 배설 시중까지 해주겠다고
하잖아. 언제까지 끌 셈이야."
 
  뭐, 기다리자고, 하며 에츠코가 말을 이었다.
 
  "참고 견뎌 시간을 끌면 끌수록, 많이 나오잖겠어? 이 쿄오코 언니, 그걸
잘 알고 있으니까, 어차피 배설하려면 실컷 많이 싸서 모두에게 보여주겠다는
심산인 거야."
 
  과연! 하고 요시자와와 가와다는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요시자와는 웃으면서 쿄오코의 번민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후후후, 쿄오코 언니 얼마든지 기다려주지. 참으면 참을수록 관장한 보람은
있는 셈이지. 단,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야마자키 애송이 탐정에게 보낼
테니까 될 수 있으면 단단한 놈으로 부탁해."
 
  아아! 쿄오코는 하얀 목덜미를 크게 뒤로 젖히고 싫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참는다고 해도 그들이 가만 놔둘 리 없다. 하지만 그런 몰골을 증오하고도
남을 요시자와와 가와다 일당에게 목격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분통함과 수치스러움.
게다가 악마들은 쿄오코의 배설물을 야마자키에게 보내겠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쿄오코는 극도의 굴욕에 허덕였다.
 
  "알았어? 네 배설 담당은 요시자와 오라버니야. 싸고 싶을 때는 요시자와
오라버니에게 부탁해서 힘껏 배설하는 거야."
 
  가와다가 쿄오코의 열기를 띠고 있는 뺨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웃었다.
쿄오코는 치밀어 올라오는 듯한 아랫배의 통증을 숨을 멎고 견뎠다.
 
  "흥, 쿄오코 언니. 그런 꼴을 하고도, 우리한테 욕을 하다니, 짐승이란 우리를
지칭하는 거야?"
 
  요시자와가 씩 웃더니 말을 이었다.
 
  "그 짐승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뼈에 사무치게 해주지. 한데 약이 많이
오르겠어. 미운 짐승에게 관장을 당하고, 싫어도 배설해야만하니……."
 
  "……죽어도, 죽어도, 그, 그 그런 짓을…… 우웃!…… 할 것 같아!……."
 
  쿄오코는 이를 갈면서 신음처럼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쪽도 생각이 있지."
 
  요시자와는 소리 없이 웃으면서 가와다 쪽을 바라보았다.
 
  "가와다 형님, 아무래도 이 언니 30cc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30cc를 한
번 더 넣도록 할까?"
 
  가와다는 히죽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쿄오코는 그것을 보자 일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미 한계에 도달하여 최후의 기력만으로 버티고 있는 몸에
악마들은 다시 30cc의 비눗물을 더 넣으려 하고 있다.
 
  "……기다려, 기다려, 부탁이에요. 더, 더 이 이상……."
 
  쿄오코는 이성을 잃고 몸부림쳤다.
 
  요시자와는 에츠코로부터 관장기를 받아 쥐고 코웃음을 치면서 다가갔다.
 
  "뭐라는 거야. 아무렇게든 좋을 대로하라고 떠들어대더니 이제 와서 우는소릴
하다니. 당수 2단의 용감무쌍한 아가씨가 의외인걸."
 
  긴코가 즐거운 얼굴로 쿄오코를 바라보고 말했다.
 
  "후후후, 몇 번이고 말했지만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야마자키에게 보낼
테니까 사랑하는 야마자키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시원하게 배설하는 거야.
알았지?"
 
  마침내 쿄오코는 증오스런 남자 요시자와에게 두 번째 관장을 받았다. 도합
60cc가 주입된 쿄오코는 온몸에 비지땀을 홀리며 참았지만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었다.
 
  "……부, 부탁…… 아아……!"
 
  "헷헤헤, 벌써 못 참겠어?"
 
  쿄오코는 미간을 찡그리고 애처롭게 끄덕였다.
 
  요시자와가 변기를 대려고 하자 긴코가 손을 내밀어 그것을 제지시켰다.
 
  "분명하게 자기 입으로 말해야지. 애가 아니잖아?"
 
  이어 쿄오코의 거칠게 헐떡이는 얼굴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말했다.
 
  "요시자와 오라버니에게 건방진 소리 지껄인 것을 사과하고, 변기 사용을
부탁해 봐."
 
  뒤를 이어 아케미가 말했다.
 
  "동생 좀 보라고. 얼마나 얌전해. 동생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쿄오코는 이제 한계를 지나 뱃속을 송곳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체면이고
뭐고 없는 막다른 궁지에 몰린 심정이었다.
 
  "……요시자와 씨…… 이, 이제 다시, 건방진…… 소리하지 않을 테니……
앗! 우우!……."
 
  쿄오코는 눈을 치켜 뜨고 이를 갈며 몰려오는 고통과 싸우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부탁이에요, 제발 변기를…… 변기를…… 사용하게 해줘요!……."
 
  요시자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변기를 들었다.
 
  "잠시 기다려. 카메라를 가까이 댈 테니까."
 
  카메라가 쑥 다가왔다. 쿄오코는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지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생리 욕구만이 앞서 눈에 핏발이 서는 기분이었다.
 
  "……빨리, 어서. 아아!……."
 
  요시자와가 변기를 갖다 대는 것과 거의 동시에 쿄오코의 배설이 시작되었다.
 
 
 
  "자, 들어가."
 
  여자들은 시즈코 부인이 갇혀 있는 옆 감옥에 쿄오코와 미츠코를 밀어 넣었다.
네 평 정도의 감옥 안에는 모리다파의 사내들이 박아놓은 두 개의 통나무가
서 있었다. 그 통나무에 쿄오코와 미츠코는 각각 마주보게 선 채로 묶였다.
 
  "내일부터는 언니나 동생이나 각각 다른 곳에서 묘기 훈련을 받을 테니까
오늘밤에 묵은 회포나 충분히 풀어놓으라고."
 
  아케미는 통나무를 등지고 묶인 두 미녀를 흐뭇하게 견주어보며 말하였다.
 
  "후후후 두 사람 모두 어쩐지 기운이 없는 것 같아?"
 
  긴코는 쿄오코와 미츠코의 옆으로 숙이고 있는 얼굴을 들여다보며 웃었다.
그곳에 에츠코가 어때 어울리죠? 하고 미츠코의 세라복을 입고 들어왔다.
 
  "어때, 유기리 여고생 같이 보이지?"
 
  "웃기지 마. 그곳은 미인만 다니는 유명한 학교야. 그런 돼지 같은 여학생이
있을 리 있겠어?"
 
  긴코와 아케미가 소리내어 자지러지게 웃었다.
 
  에츠코는, 흥! 하고 입을 뽀로통하게 내밀고 웃음거리가 된 울분을 작게
흐느끼고 있는 미츠코에게 돌렸다.
 
  "네 이 세라복하고 속옷은 내가 갖기로 했으니까 안심하고 훌륭한 누드 스타가
되도록 해. 너 같은 미인은 누드로 있는 것이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미츠코는 에츠코의 그런 잔인한 말에 비칠 듯한 하얀 몸을 가늘게 떨며 흐느꼈다.
 
  "하지만, 유기리 여고의 첫째가는 미인이 알몸이라니, 조금은 안쓰럽군."
 
  에츠코는 세라복을 받은 답례를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미츠코의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응, 아가씨. 훈도시 좋아? 아니면 버터플라이(스트리퍼의 앞가리게)로 할래?"
 
  미츠코는 풀썩 고개를 떨구고 한층 격하게 흐느꼈다.
 
  "처음엔 버터플라이가 좋아. 그리고 나서 색깔 있는 훈도시, 그 다음에 사타구니
포박이라고. 한 걸음 한 걸음 단계를 밟아 가는 식으로 길들이는 거야."
 
  긴코의 말에 아케미가 즉각 반응했다.
 
  "이 아가씨에게 딱 맞는 버터플라이가 있어 어때, 이거?"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오렌지색의 하트 모양을 한 작은 버터플라이를 꺼냈다.
하얀 토끼털로 가장자리를 장식했는데 비칠 정도로 엷은 나일론 버터플라이였다.
 
  "봐, 멋있잖아? 분명, 잘 어울릴 거야."
 
  긴코가 웃으면서, 어서 둘러주라고 아케미에게 일렀다.
 
  "후후, 아가씨, 버터플라이가 뭔지 학교에선 배우지 못했을 거야. 여학생
신분에 버터플라이를 입을 수 있다니, 넌 정말 행운아야."
 
  주절주절 아케미가 떠들면서 에츠코와 둘이서 그것을 미츠코에게 입히려고
했다. 미츠코는 빨개진 얼굴을 흔들어대며 몸을 경직시켰다.
 
  "안 돼. 그렇게 다리에 힘을 주면 어떡해?"
 
  두 사람의 불량 소녀는 키득거리며 미츠코의 허리에 그것을 강제로 둘렀다.
 
  "어머나, 딱 맞네. 우와 아주 귀여워."
 
  하트 모양의 작은 버터플라이를 입고 목이 메어 있는 미츠코를 에워싼 여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어때, 아가씨. 처음 버터플라이를 입어본 기분은? 하루라도 빨리 무대에
서고 싶겠지?"
 
  긴코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쿄오코 언니 쪽은 어떡하지?"
 
  미츠코의 세라복을 입고 있는 에츠코는 그 주변을 빙글빙글 춤추듯이 하여
쿄오코 곁으로 다가와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고 있는 쿄오코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쿄오코 쪽은 그대로 놔둬. 내일 아침, 사장님과 두목이 면도해 주기로 되어
있어. 그러니까 오늘밤은 동생에게 잘 보이게 놔두자고."
 
  아케미가 추잉검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여자들은 그러고서도 한참 동안이나 두 자매를 괴롭히다가 가까스로 감옥
창살문 밖으로 나갔다.
 
  "언니!"
 
  사방이 조용해지자 미츠코는 울어서 부은 눈으로 언니 쿄오코를 바라보며
불렀다. 쿄오코도 눈물로 흐릿한 눈을 들어 미츠코를 바라보았다. 서로 코앞
거리에 있는 자매였지만 비통하게도 서로 다가갈 수조차도 없었다. 두 사람은
그저 흐느낄 뿐 할말도 잊었다.
 
  "미츠코, 용서해. 내가, 내가 바보였어."
 
  쿄오코가 어깨를 떨며 동생에게 말했다.
 
  "언니, 도대체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미츠코는 흐느끼면서 쿄오코를 바라보았다.
 
  "미츠코, 희망을 버리면 안 돼. 분명, 누군가 우리를 구해줄 거야. 네 몸만은
언니가 죽어도 지켜줄 거야. 그러니까 져서는 안 돼. 살아남는 거야."
 
  쿄오코는 필사적인 마음을 담아 동생에게 말했다.
 
 
 
  이층 거실에서 다시로와 모리다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나며 가와다가 들어왔다.
 
  "어젯밤엔 유쾌하셨죠, 사장님."
 
  가와다가 붙임성 있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로가 내민 담배를 입으로 가져갔다.
거기에 불을 붙여주면서 다시로가 말했다.
 
  "슬슬 본격적으로 부인을 훈련시켜야겠는데, 빈틈없이 준비해주게 언제까지
놀고 있을수만은 없잖아."
 
  "네. 오늘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겁니다. 그 일 때문에 아사쿠사의
오니겐을 코치로 불러 두었습니다."
 
  오니겐의 본명은 오니무라겐이치로 방석 쇼에 나가는 여자들의 조교사로
한마디로 화전 차라는 것을 고안해 낸 사내다. 그는 사창가에서 뼈가 굵은
여자들이 독사처럼 두려워하는 존재이다.
 
  "저, 실례합니다……."
 
  그때 검은 안경을 쓴 마흔 둘 셋 정도의 사내가 가와다의 뒤에서 우물쭈물
들어와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인사했다.
 
  "아, 자네가 그 유명한 아사쿠사의 오니겐 씨인가?"
 
  모리다가 술잔을 오니겐에게 건네주고 술을 따라주었다. 오니겐은 술잔을
떠받들 듯하여 징그럽게 입을 내밀고 마셨다.
 
  "네, 오니무라라고 합니다. 여기 있는 가와다 씨와는 오랜 친구 사이죠.
아주 좋은 물건이 들어왔다고 철저하게 훈련해달라는 통지가 있어서……."
 
  "그래 수고하시겠군.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주면 보답은 톡톡히 함세."
 
  모리다는 오니겐이 따른 술을 한 입에 털어 넣고 말했다.
 
  "그런데 여자들은 갈보 출신들입니까?"
 
  오니겐이 그렇게 말하자 다시로도 모리다도 웃음을 터뜨렸다.
 
  "이봐, 농담 말아. 여자들은 여염집 여자야. 가장 나이가 든 시즈코라는
여자는 도야마 재벌의 귀부인이라고. 게다가 영화배우 야마모토 후지코 만큼이나
미인이지."
 
  모리다의 말을 듣고 오니겐은 눈을 깜박였다.
 
  "어쨌든 일단 상품을 오니겐 씨에게 보여 드려야지.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를
이리로 데리고 오지 않겠나? 가와다."
 
  모리다가 말했다.
 
  오니겐이 다시로와 모리다가 따라주는 잔을 받고 굽실굽실 대고 있는데,
조금 지나 웅성웅성한 얘기 소리가 복도 쪽에서 나더니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긴코의 목소리. 문이 열리고 완전 알몸에 포박이 지워진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가
여자들에게 이끌려 들어왔다.
 
  "상당히 걷기 힘들어하기에, 사타구니 포박은 벗겨줬습니다."
 
  긴코가 시즈코 부인의 엉덩이를 발로 밀며 방으로 들어왔다. 쿄오코도 마찬가지로
엉덩이를 떠밀려 시즈코 부인의 뒤를 따랐다.
 
  유연한 우윳빛 알몸을 기역자로 숙이고 끌려온 시즈코 부인은 도코노마의
왼쪽 기둥을 등진 형태로 묶였고 쿄오코는 오른쪽의 기둥에 묶였다. 두 미녀는
몸도 마음도 완전 지쳐 고개를 푹 떨구고 양 허벅지를 단단히 모으고 있었다.
오니겐은 아연하여 침을 삼키며 도코노마에 묶인 미녀를 주시하였다.
 
  "어때, 오니겐 씨. 괜찮은 물건 같지 않아?"
 
  가와다가 오니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니겐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미인들을 제게 훈련시키라는 겁니까? 말씀드려 두겠습니다만 제가
이제까지 다룬 여자들은 모두 양갈보 이하의 여자들이었습죠. 이런 눈부신
미인이라면 손이 얼어붙어 버리겠는걸요."
 
  그러자 가와다가 하하 웃으면서 양갈보보다 거칠게 다뤄도 상관없으니까
하루빨리 쇼에 나갈 수 있도록 피치를 올리라고 말했다.
 
  "그럼 내 식의 거친 방법으로 해도 상관없다는 말씀이죠?"
 
  "물론이고 말고. 이 두 사람도 그만한 각오쯤은 충분히 되어 있을 거야.
어때, 그렇지?"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의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시즈코부인도
쿄오코도 그 순간 눈썹을 치켜 뜨고 가와다를 쏘아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숙여버렸다.
 
  가와다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오니겐에게 한마디하라고 했다. 그러자 오니겐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두 미녀 앞에 섰다.
 
  "나는 조교사로서, 사장님과 두목님께서 믿고 맡기셔서 이곳에 왔다. 너희들의
신분은 나와는 관계없어. 적당이란 없어, 호되게 닦달할 테니까 그럴 각오로
임해줘야 해. 그저 겉모양만으로 쇼 스타가 될 순 없어. 마음도 몸도 철저하게
쇼의 스타가 되어야 하는 거야. 나는 그렇게 너희들을 훈련시킬 것이다."
 
  오니겐은 다시로와 모리다 쪽을 바라보고 이어서 말했다.
 
  "나으리 정말 훌륭한 여자를 손에 넣으셨습니다. 얼굴은 영화배우 수준이고,
몸은 일류 스트리퍼 같군요. 이런 부인을 훈련시키게 되다니 정말 꿈꾸는 기분입니다."
 
  오니겐이 그렇게 말하자 다시로도 모리다도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미인들을 상품으로 만들기까지는 꽤 공이 많이 들어갈 거야. 그런데
어떤 식으로 이 미인들을 훈련할 셈인가. 따로따로 재주를 훈련시키기보다
이 두 사람을 콤비로 뭔가 재미있는 일을 시키면 좋겠는데……."
 
  모리다가 그렇게 말하자, 오니겐이 히죽거리며 날름 말을 받았다.
 
  "물론입니다. 계란과 바나나 따위의 소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르치겠지만,
결국은 이 두 사람을 콤비로, 아니 부부로 만들어서……."
 
  오니겐이 흥이 나서 설명을 시작하자 다시로와 모리다는 얼굴 한가득 주름투성이를
만들며 웃었다. 여자들도 깔깔대며 큰 소리로 웃어댔다. 기둥을 등지고 서
있는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는 마귀나 짐승과 다를 바 없는 가와다 일당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듯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가와다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후후후, 뭐 지금부터 그렇게 흥분할 거 없어. 연습은 오늘밤부터야. 몇
가지 준비할게 있어서 말이야."
 
  가와다는 여자들에게 명령하여 부인과 쿄오코의 발목에 끈을 둘러 단단히
기둥에 고정시키도록 하였다. 그것을 보고 오니겐은 주머니에서 작은 줄자를
꺼내 먼저 쿄오코 쪽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할 셈인지 쿄오코는
공포에 질린 눈을 크게 떴다. 옆에서 가와다가 쿄오코에게 말했다.
 
  "뭐 그리 놀랄 것 없어. 지금 말한 대로, 부부 놀이를 하려면 여장부인 씩씩한
아가씨 쪽이 남편 역을 맡아야겠지. 하지만 그대로는 모양새가 안 나서 말이야.
오니겐 씨가 오늘밤 훈련에 맞춰서 소도구를 만들어주시려는 거야. 그러기
위해 사이즈를 재는 거지."
 
  가와다가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 오니겐은 쿄오코의 발치에 몸을 굽혔다.
 
  "무, 무슨 짓이야!"
 
  쿄오코의 온몸이 뻣뻣해졌다.
 
  "둑 높이와 질 입구 사이즈 등을 조사하려는 거야."
 
  오니겐은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의 얇은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음모를 쓸어
올려 사이즈를 재고 수첩에 메모하면서 일어섰다.
 
  "부인 쪽 사이즈도 필요하겠지?"
 
  오니겐이 줄자를 들고 고양이 등을 한 몸을 옮겨오자 시즈코 부인은 눈초리가
째진 예쁜 눈에 눈물을 머금고 싫다는 듯이 도리질을 했다. 간신히 오니겐이
재기를 마치고 메모한 수첩을 가와다에게 보이자 가와다는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오늘밤까지 두 사람에게 딱 맞는 소도구를 만들어주지. 기대하라고."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는 더 이상 얼굴을 들지 못하고 흑흑 흐느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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