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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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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휘황찬란하게 돌아가는 라이트클럽 조명등 불빛아래 희누적거리는 그
녀를 보았다

그녀의 긴머리결은 어깨를 늘어트려 그렇게 새롭거나 이지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긴머리가 주는 착각에 의한 의식이 그녀를 무척이나 순수하게 보이게 하
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것이 요사이 여인들의 위장전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시끄러운 음악이 끝나고 부르스가 흘러나왔다. 떼지어 몸을 비비며
흔들어 대던 사람들은 하나들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돌아가고 몇몇의 남 녀만
이 서로의 몸을 탐하며 어색하게 부르스를 추고 있었다.

어색한 몸짓의 무대에서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자신의 자리로 돌아
간 그녀는 캔맥주를 홀짝이는 모습만이 보여질 뿐이었다. 매혹적인 핑크빛
입술 사이로 흘러들어가는 발효된 보리음료가 아닌 내 타액이었으면 하고 나
는 바랬다. 아니, 그 이상으로 나는 바라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것은 그녀가
임신이나 생리적인 현상으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중심이 아닌 구강으로 내
정액을 받아 들여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것은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었다. 그녀를 알고있다고 할 수도 없으
며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상황에서 그따위 저속적인 상상은 나를 파렴치한으
로 모는 한편 나를 즐겁게하기도 했다.

이때였다. 내 생각을 아는듯 그녀는 나에게 쏘아보는 눈길로 이쪽을 주시하
고 있었다. 그러나 내마음을 들킨 것으로 생각하지 않은 나는 그녀의 눈길을
피할 필요가 없었다. 나와 그녀는 한동안 눈싸움을 계속했다. 나는 기회를 놓
치지 않았다. 여인의 눈은 유혹의 눈길이 아니던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홀로 앉아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얼굴을 볼 수 있게 마주 앉
았다.

"무척 이지적인 눈을 가시고 계시군요. 그런 눈은 처음 봅니다"

" . . . . . . . . . . . . . "

이미 눈으로 서로의 마음을 탐색했다고 판단한 나는 서론도 필요없이 그렇
게 단도직입적으로 유치한 단어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그녀는 의외로 순진함
을 가장하려는듯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다만 고개를 숙였다가 나를 바라보고
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작은소리로 무언가 말했다.

"저기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요."

나는 약간 당황했다. 나는 짐짓 듣지 못한 것처럼 뭐라구요? 잘 안들리는
군요. 다시 말씀해 주세요!라고 크게 말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구요!"

그녀가 상체를 기우리고 내게 말하는 사이 그녀는 나에게 좀더 친근해질 것
이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기위해 박수를 치며 호들갑을 떨어 친근감에 농
도를 더했다.


"오~ 그러셨군요! 마침 잘됐군요. 저두 지금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약속한 친구가 약간 늦는군요. 여기서 서로 친구들이 올때까지만 이야기를 나
누기로 하죠."

"안돼요. 남자친구란 말이예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맑은 기운이 돋아나는 눈으로 여전히 나를 관찰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사이를 틈타 나는 물었다.

"이런데 자주 오세요?"

"아니요? 자주 안와요."

거짓말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나는 여러차례 지켜보았고 혼자만 오고 있다
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터였음으로 그녀의 거짓말은 나를 거부하는 몸짓으로
느껴져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그녀가 신경질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는 스스
로를 위로하며 말문을 열었다.

"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었다. 그녀의 반응도 그랬다. 제 아무리 날라리라한들
그렇게 도입부에 섹스 운운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녀는 다분히 경
계의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 대꾸를 못했다. 나는 얼른 사기를 치기로 했다.
나는 친구의 명함을 그녀에게 재빠르게 건넸다.

"아. 죄송합니다. 잡지사에 근무하는 이태식입니다. 젊은 여성들의 성에 대
한 의식을 취재하는 중인데 아직 견습기자라 마감은 다가오고 취재는 해야겠
고 . . . 좀 서툴러서 . . . ."

뒷머릴 긁적이며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배시시 미소지어주는 동시에 난처한
반응을 보였다. 나는 얼른 말꼬리르 돌려 굳이 대답해 주지 않아도 상관없으
며 기분 상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얼른 혼자 중얼
거렸다.

"아~ 정말 큰일이네. 내일이 마감인데 . . ."

그러나 그녀는 그 말에 속아 넘어간 모양이었다.

"그런 질문은 처음이예요. 갑작스럽게 물으니 무척 혼란스럽구요. 깊게 생각

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광범위한 거 같아요. 취재하시는 방법이 쪼금 어색
하게 느껴지네요. 견습기자라 그러신가?"

그녀는 마치 내 거짓말을 알고 있는듯 어색하다며 지적하고는 준비한 원고
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깜빡잊고 안가져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건 다분
히 즉흥적인 것이니까.

그러나 그녀가 의외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모험이라고는 했지만 그것은 99% 실패할 확률이 높았고 단 1%의 성공을 보
이면 그것으로 그날밤의 운명은 결정딜 소지가 높기에 나는 그녀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그럼, 기자님은 그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는 난데없이 그렇게 물어왔다. 자신의 생각이 도덕적관념으로 비난받을
것 같다는 불안함에서 그렇게 묻는 것이리라. 자신은 개방적인데 그것을 이야
기 뭐하니까 내 눈치를 보는거였다. 내 말에 따라서 그녀의 대답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여자에게 그
문제는 남녀불평등의 원초적인 것이기에 섹스를 잘 모르는 여자라도 일단 입
을 열면 자신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마력이 숨어있는 것이기에.

순결을 혼전까지 의무적으로 지켜야하고 남편과의 섹스만이 강요되는 논리
가 여인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서서히 그녀를 열받
게할 필요가 있었다.

"글쎄요. 여자란 사랑이 전제되였든, 아니되였든 결혼전까지는 순결을 지켜
야본다고 나는 믿습니다."

"생각외로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네요. 마치 남자는 되고 여자는 무
조건 안돼다는 발상이시군요. 하지만 여자도 사랑이 전제되면 섹스가 가능하
다고 봐요. 굳이 결혼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사랑을 느낀다면 서로를
알고 싶어지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구 아닐까요? 그런데 그것을 너무 조선
조 유교적인 관점으로 보려는 남성의 보수적인 시각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진짜 깨끗하게 살아
가는 이가 몇이나 있겠어요."

그녀는 서서히 내 함정에 빠져 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캔맥
주를 홀짝였다. 그녀의 목줄기로 알콜이 침투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자신
이 처한 불합리한 상황을 인식시켜 줌으로써 알콜을 부채질 해 그녀의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언쟁의 힘은 자신의 주장을 타인에게 설득하려는 본능적인 힘이 숨어있다.
그녀는 어느새 그 본능에 속아 어느덧 취해 있었다. 나는 그녀를 시그러운 나
이트클럽에서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기는데 쉽사리 성공하고 있었다.


카페에 들어선 우리는 빈자리를 골라 앉았다. 그러나 그녀는 붉은 얼굴로
다시 일어났다.

"화장실 좀 갔다오겠어요."

그녀의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조금전 그녀가 내뱉은 말의 의미
를 생각해 보았다. 화장실에 간다는 표현을 직설적으로 거리낌없이 내뱉는 행
위는 의도적인가. 그렇치 않은가에 대해 . . . .

한편으로는, 상상력의 힘을 동원해 화장실의 용변기에 걸터앉은 그녀의 모
습을 그렸다. 허술한 카페의 화장실에서 세찬 소변줄기의 괴성을 감추기위해
물의 스윗치를 내리며 당황해하는 그녀의 모습과 아무렇치도 않은듯 작은 공
간이 보장하는 권리를 만끽한 채 배설의 자유를 누리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자극적인 그림으로 나에게 다가들었다.

또한 좌변기에 걸터앉는 여인의 그 생리적인 모습은 남자인 나로써는 혼란
스러운 것이기도 하였다. 그녀가 조금전 자신의 생리적인 현상을 굳이 직설적
으로 표현하고 간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만약, 화장실에 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까? 나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오늘밤
단 한번뿐이 될지도 모를 섹스파트너로 꼬득이기 위해 이곳까지 이끌어 온것
을 의식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리라.
그렇게 나와 그녀의 언어적 괴리감을 의식하고 있을쯤 그녀가 돌아왔다. 그
리고는 엉뚱하고 괴팍한 질문을 아무런 예고도 없이 던졌다.

"남자들은 혼전 수 많은 성경험을 한다고 들었는데 대충 몇번 정도의 경험
을 하죠?"

" . . . . . . . ."

이런 제길, 이건 너무 빠르지 않은가. 예상도 없이 난데없는 그녀의 질문은

나를 불괘하게 만드는 동시에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치, 그녀의 페이스
에 휘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자존심이 상했다.

"굳이 대답 안해 주셔도 괜찮아요. 그냥 알고 싶었을 뿐이예요. 그리고 절
너무 이상한 여자로 보아주지 마세요. 그냥 호기심으로 물어본 거니까"

"아 . . .아닙니다. 취재인에게 질문 받는 것도 재미있군요. 하지만 그것은
위험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각각의 존재로써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
해요. 수 많은 남자들을 어떤 한 기준에 의해 뭉퉁그려 놓으려는 수학적 공식
은 사실 마음에 안들어요. 이렇게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각각 사람들
은 개성이 뚜렷한 것에 놀라기도 하죠. 자신은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도둑
틈에 끼여있으면 도둑놈으로 몰린다는 논리는 모순적이라고 할 수 있죠."

"후후. 그런가요? 너무 복잡하군요. 그럼. 이렇게 물어보죠. 뭐. 몇번 정도
경험이 있으세요?"

나는 화가 치밀었다. 왜 이따위 개인적인 질문에 응해야 한단 말인가. 그러
나 화를 낼 수는 없었다. 핑크빛 립스틱으로 덧칠해진 입술을 살짝 핥는 그녀
의 앙증맞은 혀는 자존심이 상한 내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었다.


"글쎄요. 제 비밀인데 . . . .고백하긴 쑥스럽군요. 창피한 얘기지만 아직 경
험이 없어서 . . ."

말도 아니되는 그 말을 그녀가 어떻게 받아드릴까 난감했다. 실언에 가까운
그 말을 믿는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의외로 적잖이 놀라는 척 하며 나
를 안도케 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저는 사람의 눈만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재주가
있거든요. 호호. 오늘도 맞았네. 호호."

그녀도 나처럼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모양이었다. 뜸을 들이는 나에게 그녀
는 스스로 즐거워 했는지 모른다. 나는 그녀를 조금 즐겁게 해줄 필요가 있다
고 생각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연극을 하기로 했다. 그녀도 이미 알고있는 방
식으로.

나는 조금전 웨이터가 갔다놓은 맥주를 병채 벌꺽 벌꺽 마셨다. 그리고는
과일 하나를 화가난 얼굴로 우걱우걱 베어 먹었다. 그리고는 내가 화가난 것
을 강조하기위해 반말로 지껄였다.

"그래. 나는 아직 경험이 없어. 이딴 거만 취재하라고 시키는 직장도 체질이
아니구. 섹스가 그렇게 대단한 건가? 안 할수도 있고 할 수도 있는건 어디까
지나 내 자유인데 동료들끼리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가 그딴 것 뿐이고 . . 그
런 얘기를 하면 병신취급이나 하고 . . . ."

예전 말들을 기억했다가 재생할 수 능력이 사람에게 있다면 인간이 얼마나
비논리적인가에 스스로 놀라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녀와 나는 그런것에 이미
신경을 집중하지 않았다. 다만 서로의 마음을 살짝 살짝 공개해 나가는 그 방
식이 우리를 즐겁게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신가요?"

나는 짐짓 순진한 척 대꾸했다.

"무슨 뜻이지?"

"제 대답에 대꾸부터 해주세요. 그럼. 설명해 드리죠."

" . . . . . . ."

나는 잠시 그녀를 노려보듯 응시했다. 눈이 말을 한다는 것은 그러한 시점

에 도달해본 사람만이 느끼는 것이리라. 자신의 심중을 타인과 동일시하려는
인간의 본능.

그녀와 나는 서로의 육체를 이미 가슴속에서 나온 또 하나의 보이지않는 손
으로 더듬고 있을 뿐이었다. 입으로는 전혀 다른말을 하는 그 행위가 우리를
더욱 들뜨게 하고 흥분으로 이끄는 동시에 잠시후에 잦아들 희열을 꽃피우는.
마력이 숨쉬고 있었다.

"마치, 섹스경험이 있는 말처럼 들리는 군?"

"당연하죠. 그것은 여성의 권리니까요. 아까 나이트클럽에서 제가 한말 기억
하세요? 여자는 뭐 감정도 없는 동물인줄 아세요. 전 제 감정을 숨기거나 감
추는 것을 혐호해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날 놀리는 군. 그딴 거짓말로! 난 여자의 말은 믿지않아!"

"호호호. 여자를 무척 많이 경험한 투군요. 경험없다는 분께서."


우리는 서로의 즐거운 미소를 건네주며 카페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9월의 밤은 반팔 와이셔츠로 무장한 나에게 조금 싸늘한 느낌을 선사했다.
거리에는 자정을 지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거리가 그러하듯 짝을 이
룬 남녀의 무리들이 저마다 팔짱을 낀 채 다정하게 속삭이며 걸어가는 모습이
자주 띄이기도 했다.

마음이 맞는다는 것은 서로의 친말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녀는 어느
새 나의 팔장을 끼고는 자신의 봉긋한 가슴을 자꾸만 밀어 붙여 나를 자극해
나아갔다. 나는 그 농밀한 느낌을 감지하며 옷에 감싸여진 그녀의 몸을 찬찬
히 살펴보았다.

골반흑색청바지로 감싸인 동그란 엉덩이는 상당히 에로틱한 전경으로 나에
게 전달되고 있었다. 걸을때마다 씰룩이며 움직이는 그 율동은 실제 벌거벗은

엉덩이를 보는 것 보다 한단계 높은 느낌으로 나를 설레게했다. 또한 그녀의
브라로 감싸인 봉긋한 가슴을 내려다보며 핑크빛 유두를 추측함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의 상체에 꼭 붙어있는 짙은 갈색 벨벳브라우스로 가려진 도드라진 가
슴과 허리의 곡선은 상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또다시 쓰잘데없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남자에게도 그러한 가슴
이 있다면, 여인처럼 혀와 손에 민감한 성감대의 도톰한 가슴이 있다면 남자
들도 성감대를 과시하는 옷차림을 할 수 있을까?

배꼽티와 골반바지, 몸에 꽉끼어 벗은 몸을 여지없이 상상하게 만드는 쫄바
지 등은 누구를 위한 의상인가? 여자를 위한 것인가. 시각적으로 흥분하는 수
컷을 위한 암컷의 자상한 배려인가. 팬티만 해도 그랬다. 음부를 가리는 것이
목적인지 또다른 목적이 더 우선인지 알 수 없는 나로써는 벗겨내린 여인의
팬티를 손에 움켜질때마다 파생하는 의문점이었다.

"왜 여자들은 팬티가 그 모양이지?"

난데없는 그 말에 그녀는 눈을 치켜뜨는 듯한 시선으로 올려다보며 내질문

의 의도를 간파하려는듯 그렇게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죠? 여자팬티가 그 모양이라니 남자팬티와 다르기라도 한가요?"

"당연하지. 여자팬티와 남자팬티는 많이 차이가 난다고 나는 봐. 그런데 여
자팬티는 그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난 알 수가 없어. 엉덩이는 큰데 왜
천은 그렇게 작은건가. . ."

"흥, 여자팬티에 관심많은 변종이군요. 난 그런사람에게 매력 못느끼는데. . . ."

"뭔가 오해하고 있군. 난 팬티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거야. 변태가 관심있는
입다버린 팬티를 말하는게 아니라고."

그녀는 약간 우스운 듯 나를 올려다보며 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만들고는 입
을 열었다.

"굳이 팬티를 입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 말에 나는 잠시 비틀거렸다. 그녀의 질문은 내 물음과는 배치되는 것이
기도 했지만 그녀의 노골적인 노팬티발언은 나를 당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체의 굴곡을 살리기위해 팬티를 입지 않는다는 소문은 그저 유행통신으로
치부하던 나에게는, 아직 노팬티의 여인을 만나보지 못한 나로써는 팔짱을 끼
고 있는 그녀에게 일말의 경계심이 피어나기도 했다.

그녀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혹 그녀의 유치한 함정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호기심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인의 몸을 내세워 사기극을 연출하는 멤
버는 아닌지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먼저 그녀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었다.

"땅꾼이 뭔지 알어?"

"땅꾼? 뱀잡는 사람 말인가요. 그런데 난데없이 그건 대체 무슨 소리죠?"

그녀는 내 엉뚱한 질문에 별 반응을 보이질 않았다. 나는 그녀의 반응을 살
피면서 안도했다. 저만치 모텔의 레온싸인이 보였다. 나는 그녀를 그 길목으로
인도하며 질문을 던졌다.

"진짜, 섹스에 경험이 있긴 있는거야?"

" . . . . . . . . ."

그러나 그 말에는 그녀도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카페에서 자신만만한 태
도와는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게하는 그 표정이 소녀와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록, 섹스를 목적으로 만나 이렇게 잠자리를 찾는 여성의 심중은 복잡
한 것인가 보았다. 아니면, 내가 하는 연극에 싫증이 난걸까.


모텔안으로 들어서자 나비넥타이를 한 웨이터가 사무적으로 방을 안내했다.
안내된 방은 3층에 위치에 있었다. 방안은 둘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침대옆에 붙은 어색한 커다란 거울이 방안에 들어선 그녀와
나를 무심히 반사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침대에 앉아 출렁거리는 스피링의 요동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정말 팬티를 안 입는단 말이지."

"그럼요. 믿지 못한다면 보여드리죠. 뭐."


그녀는 과감하게도 청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그녀가 살짝 보여주는 그 비밀
의 은밀한 그곳은 그녀의 말대로 팬티를 내 보여주지 않았다. 현실이 소설속
의 이야기보다 더 자극적인 것은 이런한 경우를 두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상당히 자극적인 포즈를 연출하는 군."

그 말에 그녀는 깔깔됐다. 무척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내가
우스워서할 차례였다. 그녀는 청바지를 다시 입기위해 지퍼를 올리는 순간 팬
티를 착용하지 않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녀는 지퍼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한채 낑낑매고 있었다. 그녀의 우스꽝
스런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의 하반신에 시선을 고정시
켰다. 그리고는 나는 그녀의 지퍼를 올려주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
녀는 그것이 고통스러운듯 나에 손길을 제지했다.

"창피해요. 저리가 앉아 있어요."

"당신은 이상한 여자야. 왜 이런짓을 하지? 멍청하게."


그러나 그녀는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행동에 자신만만 했다.

"난 이게 편해요. 그리고 왜 나에게 반말로 지껄이죠. 내 이름도 모르면서."

"난 당신 이름보다 더 중요한 곳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중이거든."

그녀는 순간 자신의 지퍼를 거칠게 끌어 올렸다. 아마도 상당한 통증이 수
반되였으리라. 그녀는 그리고는 획 등을 두려 문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잽빠르
게 문으로 달려가 손잡이를 잡고는 가로 막았다.

"그렇게는 안돼. 들어오는 것은 네 마음이지만 나갈때는 내 승락이 필요하지"

"강제라도 할 셈인가요? 우습군요. 여자가 반항하면 아무래도 힘들겠죠."

"반항이라도 할 셈인가?"

"난 힘이 없어서 반항은 못해요. 하지만 날카롭게 소리는 칠 줄 알죠."

그녀는 기분이 약간 상한 모양이었다. 이름보다 그녀의 음부가 더 중요하다

고 비아냥된 그것이 조금 기분이 상해 있는 것은 분명했다. 아마도 내 말을
그녀의 희박한 정조관념에 대한 일종의 질책이라고 해석한 모양이었다. 또한
여기까지 와있는 상황에서 도망친다는 것은 말도 아니돼는 이야기였고 소리를
그녀가 철없이 내지를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그녀가 소리를 내질러 웨이터가 달려오고 파출소 경찰이 달
려올리는 만무하지만 혹시 그렇더라도 그녀에게 돌아갈 비난의 화살은 더욱
부담되는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애교였다는 사실을
아는 나는 그녀의 비위를 맞추어야할 의무가 있었다.

"내가 반말하면 너도 하면 되잖니? 그리고 한가지 사과할께. 난 잡지사 기
자가 아냐. 그건 단지 친구꺼니까."

"솔직해서 좋군요. 당신은 날 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유치한 흥정을 하려고 했다. 마치 창녀의 방안에 들어와 가격을 결
정하려는 태도처럼 느껴져 그녀의 그 말은 상당히 매력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기에 충분했다.

"별 건 아녜요. 그건 어디까지나 내 의지니까. 내 의지가 없다면 당신은 날

강간하는게 되니까. 나에게 선택된 걸 축하해요."



나는 그 말에 기분이 상했다. 그녀의 비논리적인 자만심에 나는 모욕감도
느껴졌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나는 한갓 여성의 성적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딜
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폐쇄된 섹스숍의 가게에 먼지가 풀풀 앉은 그 흔해
빠진 고무막대기와 비교된다는 것은 상당한 치욕이었다. 남녀간의 섹스에 절
정을 느끼지 못하고 그 희안한 장난감으로 대신하는 여자들을 나는 경멸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여자들에게 관심을 가질만큼 변질돼있지 않
았다. 그녀에게서 그런 감정의 내음이 느껴지는듯 싶은 것은 조금전 그녀가
내뱉은 말때문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내 자존심을 내세울 필요는 굳이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세
상일이란 묘해서 자존심을 세워 보았자 손해보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은 내 알
량한 핏대를 세울 의지를 한풀 꺽어 놓았다. 그리고 조금전 그녀의 행동에 비
하면 내가 받은 자존심 운운하는 것은 조족지혈의 저울질일지도 모른다고 스
스로를 위로했다.

지퍼를 신경질적으로 올려 뽑였을 그녀의 몇가닥 치모의 통증에 비교해보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치스러운 이기주의였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문앞을 가로막은 나를 피해 몇걸음 걷던 그녀는
피식 주저 앉았다. 나는 순간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하하. 그러게 팬티는 왜 안 입고 다녀 그 꼴을 당하는 거지?"

그녀는 주저앉아 겁먹은 강아지처럼 동그랗게 몸을 말고 통증을 견대내며
아프다고 엄살을 떨었다.

"아야야. 아프단 말예요. 그렇게 서있지만 말고 나좀 도와줘요."

내 손길에의해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의 하반신은 애초로왔다. 골반바
지에 감싸였던 엉덩이는 의외로 작았다. 그녀의 비밀스런 모습을 빼놓지 않고
예의 주시하면서도 그녀가 통증에서 해방되며 보여주는 맑은미소를 나는 놓치
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아무런 부끄러움을 의식하지 않는듯 했다.


그녀는 짙은 갈색벨벳브라우스만 걸친채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샤워커튼이
반쯤 쳐져 있는 욕실로 그대로 사라졌다. 그리고는 샤워커튼으로 자신의 모습
을 가렸다.

잠시후 무척이나 밝은 조명등이 욕실에 들어왔다. 조금은 어둡게 느껴지는
할로겐 전구 세개가 함께 껴지는 방안의 등에 비해 욕실에 껴진 그 등은 무척
이나 밝았다. 아마도 100와트 백열구를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그녀도 눈이 부신지 눈을 가리는 모습이 샤워커튼을 통해 내비쳐졌다. 나는
그 순간 모텔을 설계한 작자가 궁금해졌다. 영화속에서나 보아왔던 샤워커튼
의 설치도 평범한 모텔의 분위기와는 대치되는 것이었고 사방으로 물이튀는
감전의 위험이 도사리는 욕실에 100와트 백열구와 그 전원스위치가 욕실 안에
위치는 어딘지 앞 뒤가 맞지않는 부조화였기에 그랬다.

그러나 그 설계사는 나름대로 봉사정신이 투절한 로맨티스트였는지도 모르
다는 생각이 나를 금새 지배했다. 샤워커튼을 통해 내비치는 그녀의 굴곡의
아름다움과 요염한 포즈들은 나를 서서히 달아오르게 하기 충분한 시각적요소
였다.

물줄기를 맞는 그녀의 모습, 긴머리를 두 손으로 쓸어오리는 모습과 처지지

않은 젖가슴을 애무하듯 씻어가는 그녀의 손길은 상당히 자극적인 풍경이었
다. 그리고 엉덩이를 감싸는 그녀의 손길은 나를 더욱 더 황홀하게 해 나아갔다.

그녀는 아주 세심하게도 여러부분들을 정성들여 씻어 나갔다. 그녀는 타올
이 없었던지 두 손을 이용해 교묘히 벌거벗은 몸을 감추며 앙증맞은 발로 샤
워커튼을 열어제켰다.

물방울로 온몸에 바른 그녀의 자태와 샤워커튼 사이로 비추이는 밝은 백열
구의 불빛은 더욱 여인의 나신을 신비롭게 태우는 힘이 있었다. 그녀는 꼼짝
하지 않은 채 내 마음을 엿보기라도 한듯 그렇게 서 있었다.

"어서 몸에 물기를 닦아줘요. 찬물로 샤워를 했더니 막 오한이 나."

나는 그녀의 요청대로 타올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타올은 보이질 않았다.
다만 장식장 서랍속에 티슈 한 상자만이 조금 뜯겨진 채로 구석에 쳐박혀 있
는 것이 손에 잡힐 뿐이었다.

나는 티슈 상자를 빼내 손에 쥐고는 한장 한장 뽑아내며 그녀의 물기가 송
글 송글 맺혀있는 어깨를 두드렸다. 흡수력 높은 티슈는 부드럽게 물기를 흡

수하면서 그녀의 탄력있는 육체의 곡선을 손끝으로 전달시켰다.

"그러다 날 새겠어요. 그냥 대충 닦아줘요. 난 지금 춥단 말예요."

조금은 저속한 장면으로 서있던 우리는 그녀의 제안으로 흥이 깨졌다. 그녀
의 물방울 맺흰 핑크빛 입술이 소녀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어머, 왜 이래요!"

"왜 이러긴, 몰라서 물어."

"아직 싫다말야. 당신은 샤워도 안해잖아."

"아냐, 어젯밤에 했어. 매일 샤워하면 몸에 안좋대."

"그런 억지 말아요. 난 샤워안한 남자랑 하기 싫어! 빨리 나줘요."

다소 앙탈을 부리는 그녀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키스를 동원해야만 했다. 나
는 반항하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로 힘을 주어 덮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술

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내 강압적인 힘에 좀더 반항할 생각이었나 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중단한다면 그녀 또한 웃고 말것임으로 나는 그녀의 입술 사
이를 혀를 이용해 벌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의외로 좀처럼 입술을 열
지 않았다. 앙다문 입술은 좀처럼 나의 혀의 침입을 허락치 않았다. 그저 뽀뽀
에 가까운 입맞춤은 나를 약간 짜증나게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랫동안 반
항은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후 드디어 그녀의 입술이 열려지고 혀가 내밀어졌다. 서로의 혀가 엉키
고 타액이 서로의 구강속에 교환되는 의식이 진행되었다. 여인의 부드러운 혀
가 나의 치아를 바삐 핥아가며 내 입천정에 닿기위해 애쓰고 있었다. 나는 내
구강속으로 침입해 율동하는 혀의 감각을 음미하며 그녀의 혀를 살짝 물고는
그녀의 입속으로 내 혀를 침입시켰다.

이번엔 내 차례였다. 그녀의 매끄러운 치아를 일일이 세심하게 핥아가며

그녀의 볼안까지 정성 들여 핥았다. 나는 그동안 감고있던 눈을 떠 그녀의 얼
굴을 살폈다. 그녀는 자신의 감각을 음미하기 위해 물기어린 눈썹을 가녀리게
떨고 있었다.


키스에 몰입하던 나에 손길은 그녀의 젖은 머리결 사이로 파고 들었다.

####################################(5)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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