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온리 (9)
9)
“ 아으응~~ 아아~”
길게 늘어지는 흐느낌...
끈적하면서도 끝이 착착 감기는 듯한 옹알이....
그리고 중간중간 화음이라도 넣는 것처럼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뭐라고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남자의 웅웅거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알고는 있었지만....
예상은 하고 있었건만...
그래서, 이걸 확인하게 될까 두려워서 일부러 술까지 마시고 쓰러지다시피 잠이 들었었는데...
단순히 머리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것과 실제 귀로 듣는 건 너무나 달랐다.
서늘한 벽에다 얼굴을 바짝 붙이고 있음에도 뺨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아니, 뺨만이 아니라 온몸에서 열기가 끓어오르면서 오한이라도 드는 것처럼 덜덜 떨려왔다.
오는 길에도 버스 안에서 자신의 팔을 베고 안기다시피 해서 잠이 들었던,
동생의 부드럽고 따스했던 몸이 겉껍질을 벗어버리고서,
그 매끄럽고 뽀얀 속살을 완전히 드러낸 모습이 눈앞을 가득 메웠다.
전처럼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마치 대나무 발을 쳐놓은 저 건너편으로,
길게 드러누워 있는 그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 ...새..미...야...”
쿵쿵쿵~ 쿵쿵~
거대한 해머로 심장을 두드리는 것 같은 충격이 울렸다.
심장이 뛸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부르르 떨었다.
“ 아아아아~ 아악~ 흐흐흑~”
이제는 울부짖음에 가까울 정도로 동생의 울음이 커지고 있었다.
혹시나 폭행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뜻 들 정도로....
하지만 그게 아니란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민이었다.
주연 또한 저런 소리를 내곤 했으니까...
따지고 보면 주연과 동갑내기이고 경험 또한 그다지 뒤지지 않는 성숙한 한 여자였다.
단지 자신이 그걸 자꾸만 외면하려 했을 뿐이지...
“ 허억~ 허억~”
갑자기 소리가 뚝 끊어졌다.
순간 자신이 훔쳐 듣고 있는 걸 들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후다닥 벽에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하지만, 곧 그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냥 도둑이 제 발 저린 자신의 착각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러자, 동생의 허리를 부러뜨릴 것처럼 하체를 끝까지 밀어 부치고서,
엉덩이에다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병호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시에 입술을 질끈 깨물고서 팔과 다리로 병호를 칭칭 감고 매달린 동생도...
그리고, 동생의 몸 속 깊숙한 곳으로 꾸역꾸역 흘러 들어가고 있는 뜨거운 정액...
민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런 상상을 하고 있는 자신의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그랬지만,
왠지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동생이 직접 받아들였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건 자신이 나름대로 배려를 해준답시고 안전한 날을 택한 탓일 거다.
새삼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사실 얇은 고무껍질 하나를 사이에 두나 안 두나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미 그 모든 걸 서로가 숱하게 탐했을 게 분명한데...
그럼에도 그 작은 차이 하나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동요하는 자신이,
대범한 척, 의연한 척하면서 위선을 떨었던 게 우습기만 했던 것이다.
“ 헉~!”
허탈함에 벽에다 등을 기댄 채로 쪼그려 앉아있던 민이
자신의 세운 무릎 사이로 고개를 떨어뜨리는 순간 숨이 턱 막혀왔다.
하체에 찰싹 달라붙은 팬티의 고무줄이 들려 그 사이로 안이 들여다 보이고 있었다.
얇은 천에 바짝 눌린 귀두의 둥그스름한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그 끝에서 흘러나온 물이 배여 나와 약한 실내등에 반짝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괴로워하고 있었으면서도 곧 사정을 할 것처럼 터지기 직전까지 발기가 되어 있었다.
이게 뭐란 말인가?
난 지금까지 죽을 것처럼 힘들어하는 척을 했을 뿐이지 사실은 흥분으로 발정을 했었다는?
충격에 자신의 꼴사나운 성기를 멍하니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여전히 화면을 가득 채운 소리 없는 격한 몸놀림의 살덩어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머리 속을 번개같이 스치는 한 가지 기억...
동생 새미의 울음, 리모컨, 소리를 죽인 포르노 화면, 그리고 왠지 축축했던 동생의 손...
그때 주연과 처음으로 합쳐지던 날 새벽...
담배를 사러 나갔다 들어오면서 잠깐 들렀던 동생의 모텔 방에서 우연히 보게 장면들...
바로 그것과 똑같았다.
막연히 외롭고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제서야 당시 자신이 자기비하라고 표현했던 동생의 처참했던 심경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 새미야...미안해...흑....”
비애가 밀려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축축해졌다.
그런데 그때, 끝난 줄만 알았던 게 자신의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그 동안에 병호의 갈증이 그만큼이나 컸다는 것일까?
다시 동생의 끈적한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새미야...흑..흑...새미야...흑...”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왔다.
무릎을 꿇고서 벽에다 귀를 갖다 붙였다.
조금 전보다 더 리드미컬하고 선명하게 사랑을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은 자신도 모르게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쿨쩍거렸다.
그러면서도 저절로 아래를 향하는 손....
아팠다.
가슴이 갈갈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뜨거웠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이 거세게 뛰면서 온몸이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미칠 것 같은 욕구....
화끈화끈한 열기가 손을 녹일 것 같다.
불끈불끈 솟아난 핏줄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게 손바닥에 느껴졌다.
귀두의 끝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손을 조금씩 적시고 있었다.
기둥을 따라 천천히 손을 미끄러뜨렸다.
아찔한 쾌감이 밀물같이 들이닥친다.
순간 무릎에서 힘이 쭉 빠지면서 머리가 핑 돌았다.
“ 아아아~ 아앙~ 아~~”
아까보다 한 옥타브는 올라간 듯한 날카로운 비명....
동생은 지금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이 분명했다.
병호에 대한 질투와 함께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슬픔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덩달아 커지는 갈망...
탁탁탁~~
손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살이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실내를 울렸다.
“ 아흑~! 새, 새미야~~ 흑흑흑...미안해...정말 미안해...나를 용서해줘...흑흑....”
저 아래쪽에서 부글부글 끊는 것 같은 동요가 느껴지더니,
눈앞이 하얘지면서 등골을 타고 짜르르하게 전기가 흘렀다.
아랫배에서 뭔가가 터져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오줌구멍에서 세찬 분출이 시작되었다.
얼마나 강한 방출이었는지 순간적으로 턱까지 날라온 뜨거운 액체에 흠칫했다.
그리고는 명치, 아랫배, 그리고 두덩과 손등을 흠뻑 적시는 뜨거움....
민은 동생의 이름을 부르면서 침대로 엎어졌다.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눈물이 얼굴을 적시고 있었다.
‘ 싫어...그런 거 싫어...오빠를 다른 누구한테도 뺏기기 싫어...흑흑흑....’
그때 동생이 자신에게 했던 절규가 너무나 뼈저리게 다가왔다.
자신이 동생의 착각이라고 치부해버렸던 그 외침....
아니었다.
착각은 자신이었다.
최소한 동생은 자신보다는 더 스스로의 감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게다가 훨씬 더 솔직했다.
거기에 비하면 이 오빠는....
싫었다.
정말로 싫었다.
지금 저 방에 있는 병호가 너무나 미웠다.
병호가 아니라 자신이 내 아름다운 여동생의 알몸을 안고,
이 뜨거운 정액을 그 몸 속에다 몽땅 쏟아 붓고만 싶었다.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동생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그것만이 진실이었다.
“ 좀 더 있으면 좋겠지만...내가 말했다시피..오늘은 서울에 도착해서 내일부터는 움직여야 해서...”
“ 아니에요..형...정말 고마워요...이렇게 새미하고 와주신 것만 해도..정말이에요...”
“ 그래...아마 나중에는 새미가 친구들하고 다시 올 거야...몸 건강하고...”
“ 네..형...”
12시 체크아웃시간까지 빠듯하게 채우고서야 모텔 방을 나섰을 때,
눈 아래가 거뭇거뭇하게 피로에 젖은 두 사람의 모습이 민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
점심만 먹고 바로 헤어지기로 했다.
그렇게 서둘러도 서울에 도착하면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어차피 오늘까지는 간 김에 친구들이나 좀 만나보고
내일부터 지낼 곳을 찾아본다고 부모님께 말했으니,
그렇게만 맞춘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병호와 먼저 작별인사를 나누고서 동생과 따로 이야기를 하게 일부러 조금 떨어져주었다.
손을 맞잡고서 애절하게 별리의 정을 나누는 두 사람을 지켜보면서 민은 착잡하기만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지금까지처럼 모른 척, 아닌 척하면서 외면해야 할까?
하지만, 그러기엔...이미 자신의 소망을 확실히 알아버렸다.
그리고, 덩달아 동생의 마음에 대한 진실도 어렴풋이...
“ 오빠...가...”
“ 으, 응...그래...”
자신들을 배웅하지 말라는 이야길 미리 했기에,
병호는 동생과 인사가 끝나자 그냥 저기서 고개를 꾸벅이고는 돌아섰다.
그걸 보고 무심결에 손을 흔들어주자 다가온 동생이 옷을 잡아 끌었다.
“ 안 피곤해?”
“ 으, 응...괜찮아...미안....오빠...”
“ 아, 아니..난 그런 뜻으로...”
“ 오빠...”
“ 응?”
“ ...아니야...빨리 가자...”
“ 응...”
내뱉어 놓고도 금방 후회를 했다.
지금 마음 속이 질투심으로 뒤끓고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동생에게 심술을 부린 걸까?
하필이면 피곤하냐고 물어보다니....
새미가 빤히 쳐다보면서 뭔가를 말할 듯하다가 그냥 손을 잡아오더니 앞장을 섰다.
민은 엉거주춤하게 끌려가면서도 어제 오후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동생의 작고 보드라운 손이 주는 따스함에 반가움과 안도감이 들었다.
“ 자~ 마셔...따뜻해지게...춥지?”
“ 고마워...오빠....”
버스 안에서 두 사람은 정신 없이 잤다.
그리고는 휴게소에서 잠이 깼다.
한계령의 운해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의 경치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추운 겨울에 이런 고지대의 산바람은 너무나 차가웠다.
따뜻한 커피를 뽑아와 건네자 동생이 두 손으로 종이컵을 감싸고는 미소를 지었다.
“ 오빠...”
“ 응?”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문득 동생이 불렀다.
찬바람에 뺨과 코끝이 빨개진 모습...
그마저도 너무나 예뻐서 유혹적으로 느껴지는 건 역시나 내 욕망 때문이리라...
“ 나 추워...”
“ 으, 응? 그래...그러면 버스로 돌아가자...”
“ 아니..조금만 더 있다가...경치가 너무 좋아...”
“ 그, 그래?”
“ 그냥..나 좀 안아줘...응?”
“ 으, 응...이리와...”
동생을 앞에다 세우고는 코트의 옷자락을 열어서 폭 감쌌다.
그러자 등을 기대오는 동생....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뺨에 느껴지면서 향긋한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그리고, 너무나 나긋나긋한 몸이 착 달라붙어오고...
이대로만 영원할 수 있다면.....
지난 일들, 어젯밤의 괴로움, 그리고 불투명한 앞날들...
그 모든 게 이 순간만은 잊혀졌다.
그저 두 사람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하나가 된 느낌만이 존재했다.
“ 이젠 가자...곧 버스가 출발할 거야...”
“ 응...오빠...고마워...”
“ 하하...가자...”
“ 응...”
너무나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영원히 놓지 않겠다는 듯이 손을 꼭 잡고 걸음을 옮겼다.
“ 휴~ 어쩔 수가 없나?”
“ 차라리 잘 됐어...괜히 돈만 낭비하지...뭐...”
“ 그래도...”
“ 오빠...그건 그만하고 빨리 밥이나 먹으러 가...”
“ 그래...”
어차피 알아봐도 학교에서 너무 먼 곳은 안되기에 상봉터미널에 내려서는 바로 신촌으로 왔다.
시간이 일곱 시가 넘었는데도 모텔의 빈 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뭐...대부분 숙박이 아니라 대실 위주의 영업을 하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하물며 두 개를 구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그렇다고 호텔방을 구하기도 그랬다.
최소한 내일까지 이틀은 유해야 할 텐데 그 비용은 너무 부담스러웠다.
간신히 방 하나를 그것도 아홉 시 이후로 예약을 할 수가 있었다.
그거야 어차피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하게 술이나 한잔하면 금방이지만,
모텔 골목의 화려한 러브텔이라 조금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그나마 이렇게 구한 것만이라도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동생의 말도 약간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된 것에 뭔가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 와~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로 사람이 많네? 화려하기도 하고...
정말 대학교 앞이 아니라..꼭 시내번화가 같아...오빠...”
“ 후후후~ 그래도 오늘이 일요일이라 사람이 적은 거야...”
“ 이런 데서 공부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해...나 같으면 정신이 없을 텐데...”
“ 하하하...그것도 처음에 잠깐이지 금방 익숙해지면 똑같아....
나도 처음엔 들떠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으니까...”
“ 응...그랬구나...”
둘 다 그다지 식욕이 없었기에 저녁은 간단하게 먹었다.
그리고는 이층의 커피숍에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아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생은 자신의 학교 앞과는 너무나 다른 화려한 신촌거리가 신기하기만 한 것 같았다.
“ 어떻게 하고 싶어? 지금 시간에 어디 구경을 가기는 힘들고...방으로 가서 쉴래?
아니면, 다른 걸 하면서 좀 더 놀고 싶어?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 으, 응....”
어느덧 9시가 가까워있었다.
이제는 모텔 방으로 가도 될 시간이었다.
과연 자신은 지금 어쩌고 싶은 걸까?
스스로도 잘 몰랐다.
동생과 둘만 있게 되고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어떤 두려움에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같았다.
그래서, 그 선택의 공을 동생에게로 넘겨버렸다.
조금 비겁할 지는 몰라도...그게 지금으로선 최선이었다.
“ 오빠...”
“ 응...그래...말해...”
“ 우리 둘이 술도 한잔하고...노래방도 가자....”
“ 응? 노래방?”
“ 응...오빠...오빠랑 단 둘이서 그래 본 적이 없잖아? 나..해보고 싶어...”
“ 하하하..그래..그게 뭐 어렵다고?”
긴장이 풀어졌다.
어떻게 보면 가장 무난한 선택이었다.
안도감과 실망감...이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컸는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동생에게 맡길 때는 무조건 따르자는 마음이었으니 상관이 없는 문제였다.
“ 어때? 좋아?”
“ 우웅~~ 너무 좋아..오빠랑 둘이 있으니까...
진작에 이러고 싶었는데...히잉~~ 내가 대학생이 되고 나니까 오빤 군대에 있고....
치~~ 요샌 주연이 하고만 논다고 난 본체만체 하고...흥~~ 미워~~”
“ 아코~~ 미안 미안, 우리 공주님....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
둘이서 소주를 마시고는 마침 숙소로 정한 모텔 바로 옆에 노래방이 있던 게 떠올라 그리고 갔다.
그리고서 노래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다시 한번 모텔 카운터에 들러 확인을 했다.
동생은 기분이 좋았던지 조금 급하게 마신 술에 약간 취한 듯도 보였다.
하지만, 과한 정도는 아니고 적당하게 기분이 상승돼 보였다.
노래를 부르면서 캔맥주를 마시다가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처음으로 그간의 서운함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물론 애교가 섞인 그 투정이 너무나 예쁘기만 했다.
살며시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거리자 품으로 폭 파고들어 얼굴을 비벼왔다.
사랑스럽고 따스한....
민은 자신도 모르게 동생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면서 입안이 바짝 타왔다.
“ 오빠...”
“ 응?”
“ 오빠는 저런 여자들이 좋아?”
“ 으, 응..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려 멍하니 앞을 바라보자,
모니터에 해변가를 배경으로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여자들이 보였다.
동생은 그런 민을 그 여자들을 보느라 넋이 빠진 걸로 오해를 한 것 같았다.
“ 저...여자들...키가 크고...다리도 긴 데다가...”
“ 아니야...네가 더 예뻐...정말이야...”
“ 하지만...난 쟤들처럼 가슴이 안 큰데? 오빠는 가슴이 큰 여자를 좋아하잖아?”
“ 그, 그건 또 누가 그래? 아, 아니야...”
“ 흥~ 거짓말~ 주연이처럼 가슴 큰 여자만 좋아하면서...?”
“ 새, 새미야...?”
그거였구나....
결국 저 여자들을 보면서 주연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알게 모르게 주연 때문에 마음 속에 상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주연이 아니라 자신 때문이지만...
어쩌면 이렇게나 자신과 똑같을까?
동생과 병호를 지켜보면서 몰래 끙끙 앓고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과....
문득 잊으려 애를 쓰고 있던 지난 밤의 일들이 생각나면서
그때 자신의 눈앞을 가득 메웠던 상상 속 동생의 새하얀 나신이 떠올랐다.
숨이 막혀온다.
아까부터 은근히 힘이 들어가 있던 아랫도리가 순식간에 뜨거워지면서 딱딱하게 돼버렸다.
“ 아니야..그건 절대 아니야...난...세상에서 우리 세미가 제일 예뻐...정말이야...”
“ ..정말?”
“ 그래...이건 괜히 하는 말이 아니야..내 진심이야...내 눈을 봐...그러면 알 거야...”
“ ..오빠....”
품에서 고개를 쳐든 동생의 눈을 내려다보았다.
과연 동생은 내 눈동자에서 무엇을 볼까?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자신의 눈이
동생에 대한 갈망으로 이글거리고 있을 거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전과는 달리 숨기고 싶지 않았다.
정확하게 알아채주기를 바랬다.
나중에는 또다시 후회를 하게 될지라도, 아니, 거의 그렇게 되겠지만,
지금만큼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소망이 이루어진 걸까?
동생의 검은 눈동자가 촉촉해지는 듯하더니 동생에게서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그 낮고도 잔잔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쿵 하고 가슴을 내려앉게 만들었다.
잘게 떨리기 시작하는 동생의 부드러운 몸이 느껴지면서 숨이 가빠져왔다.
“ 새미..야...”
“ 오빠...”
누가 먼저였을까?
자신이 아래로 고개를 가져가기 시작한 것과 동생이 사르르 눈을 감은 건....
촉촉하고 도톰한 앵두 같은 입술만 눈에 가득 들어왔다.
저 보드랍고 달콤한...
가지고 싶었다.
맛보고만 싶었다.
이제는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연약한, 그리고 따스하고 보드라운 살결이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 그 순간 향긋한 숨결과 함께 동생의 입술이 벌어졌다.
조심스럽게 혀끝으로 살짝 핥아보았다.
단단하면서도 상큼한 느낌을 주는 동생의 치아....
뽀드득하고 첫눈을 밟을 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였다.
말랑거리는 살덩어리가 마중을 나와서는 재빠르게 민의 혀를 휘어 감고서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의 조심스럽던 주저함이 날라가 버렸다.
뜨거운 열망과 목구멍에다 벌겋게 단 숯덩이를 넣은 것 같은 갈증....
민은 동생의 입술을 완전히 닳아버리게 하겠다는 듯이 거칠게 비비기 시작했다.
아프게 목을 조여오는 동생의 팔...
그리고 두 사람의 혀는 칭칭 엉켜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서로의 혀와 타액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신 없이 빨아들였다.
“ 하앙~~”
큰 가슴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조금 전의 말을 증명하라고 요구를 하듯이,
동생의 손이 민의 손을 잡더니 젖가슴으로 이끌었다.
그때 그 아담하고 탄력적으로 보이던, 그래서 자칫 손을 뻗을 뻔했던 융기가 손아귀에 잡혔다.
상상했던 대로 손안에 쏙 들어와서 착 달라붙는 것 같은 기가 막힌 느낌....
자신도 모르게 살며시 거머쥐자 동생의 코로 달콤한 비음이 흘러나왔다.
너무나 좋았다.
쥘 때마다 부드럽게 밀려들어갔다가 바로 반발을 하듯이 튀어 오르는 젖가슴의 반응....
천과 브래지어에 감싸인 상태로도 이럴진대 그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촉을 직접 느낀다면?
아마 그것만으로도 자신은 사정을 해버리지 않을까?
민은 미칠 것 같은 흥분에 자신이 조금씩 동생의 몸을 밀어 눕히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 하윽~ 오빠~~”
“ 헛~!”
입가로 타액이 흘러 넘치고 동생의 부드러운 몸이 민의 아래에서 부드럽게 물결쳤다.
동생은 옹알옹알 비음을 토해내며 민의 목을 더 세게 안아왔다.
거의 무의식 중에 본능이 먼저 움직였다.
너무나 큰 만족감을 주고 있는 젖가슴도 부족했던지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서는 매끄러운 무릎의 살을 쓰다듬다가 위를 향하기 시작했다.
비단 같이 보드랍고 매끈한 살결이 손바닥을 스치면서 따스하던 체온이 급격히 뜨겁게 변해갔다.
탄탄하면서도 널찍한 허벅지의 살을 문지르자 꼭 붙어있던 그 틈새가 스르르 벌어졌다.
마치 민의 손더러 빨리 오라고 유혹을 하듯이....
하늘하늘한 치마가 손목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조금 더 전진을 하는 순간...
축축한 습기와 함께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고 얇디 얇은 천이 만져지더니,
동생의 입술이 떨어지면서 달뜬 신음소리를 뱉으며 오빠를 불렀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오, 오빠...?”
“ 새미야...”
“ 오...빠...”
결코 자신을 멈추려고 불렀던 것이 아님을 안다.
손을 빼내는 자신의 손목을 붙들며 다시 한번 오빠를 부르는 걸 봐도 그렇다.
하지만...
“ 우리 그만 나가자...”
“ 오빠...”
“ 많이 늦었어...오늘은 이만하고...응?”
“ ....”
뭘 이만하자는 걸까?
즐겁게 노는 걸?
아니면, 조금 전의 일들?
자신도 무슨 의미로 말한 건지를 모른다.
어쨌던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동생을 앉히고는 살며시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이자 조용히 새근거리기만 했다.
“ ..미안하다고는 안 할게...그냥...지금은 여기서 나가자...방에 가서 다시 이야기를 해...알았지?”
“ ..으, 응...오빠...”
이야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게 이야기가 될지 아니면 다른 것이 될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일단 여기를 나가자는 자신의 말에 동생도 수긍을 하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서 일어섰다.
“ ...하~~ 이..건....”
방으로 들어서 불을 켜고 둘러보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참 예쁜 방이었다.
정말 남녀간의 사랑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한눈에 알 정도로,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런데 욕실 쪽을 바라보자...
반투명한 유리를 통해서 그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 아닌가?
완전히 투명한 건 아니었지만, 중간에 무늬들이 들어가 있는 부분은 투명했다.
그래서 안에서 씻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다 보이지는 않아도 불투명하게나마 보이고,
얼굴이나 몸의 일부분은 그 투명한 곳을 통해 비쳐서 오히려 더 자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민은 난감한 기색으로 서서 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동생 역시 약간 붉어진 얼굴로 멍하니 그걸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표정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기가 힘들었다.
조금 전의 일이 있어서인지 지금처럼 내심을 읽기 힘든 동생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왠지 서먹하긴 했지만 야릇한 흥분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었다.
“ 일단...너도 외투부터 벗고 앉아있어...난 이걸 냉장고에다 넣을 테니까...”
“ 응....오빠...”
겉옷을 벗고는 들어오면서 샀던 맥주와 음료수 그리고 약간의 안주거리를
냉장고에 넣으려고 몸을 돌리며 동생에게 말했다.
그러자, 부스럭거리며 동생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때...
“ 오빠...나 먼저 씻을게...”
“ 새, 새미....”
탁~~~
동생을 부르려 할 때는 이미 욕실의 문이 닫히고 있었다.
멍했다.
그리고 불투명한 유리너머로 동생이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상체의 티를 머리 위로 빼내고서 곧이어 허리춤으로 손을 돌리더니 몸을 숙이며 치마를 내렸다.
희미한 가운데도 하얀 여체가 눈을 부시게 했다.
꿈틀~~
이미 단단해진 상태였던 성기가 터질 듯이 경련을 한다.
꿀꺽~
손을 등으로 돌려서 브래지어를 풀었다.
하이얀 두 개의 융기가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숨이 턱턱 막히면서 몸에서 올라온 열기로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드디어....
마지막 남은 천 조각을 잡는지 다시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간 동생이,
갑자기 이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똑바로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쿵덕쿵덕~
심장이 금새라도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세차게 뛰었다.
동생의 얼굴은 이쪽으로 고정된 채 꼼짝도 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손은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살색과 다른 작은 천이 골반을 지나 둥그스름하게 부푼 엉덩이의 정점을 넘어서자,
동생의 가랑이 부분에서 언뜻 거무스름한 게 비치는 게 보였다.
살랑거리는 검은 덤불...
그곳의 보드라움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 하아~~ 새...미...야...”
마침내 마지막 천이 무릎을 지나 발목까지 떨어져 내렸다.
잠시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던 동생이 다리를 교대로 들어 그걸 빼내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옆으로 손을 뻗어 수건 같아 보이는 걸 들었다.
그걸로 앞쪽을 가리면서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멎었던 숨이 터져나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생의 이름을 불렀다.
샤워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동생의 눈부신 나체가 언뜻 투명한 부분으로 보였다.
봉긋한 젖가슴과 방실한 엉덩이 그리고 언뜻 보슬보슬한 음모도 비쳤던 것 같다.
“ 다시는...후회하지 않을 거야...다시는....”
홀린 것처럼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 문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껍질을 제거하는 손길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단추를 제대로 못 빼서 허둥거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팬티가 남았을 때...
그 모습은 지난 밤과 비슷했다.
고무줄이 들려 안이 보일 정도로 발기가 된 것이나,
끝에서 스며 나온 물이 겉에서 반짝이는 것까지...
용기를 내려는 것처럼 심호흡을 하고서 단숨에 끌어내렸다.
그러자, 불같이 달아오른 살기둥이 스프링처럼 튀어나와 건들거리는 게 보였다.
물기로 젖은 끝부분이 공기에 닿아 서늘하게 느껴졌다.
뻐끔거리는 요도가 멍청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 내려다 본 민은 다짐하듯이 중얼거리고서 손잡이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천천히 돌리자 너무나 쉽게 돌아갔다.
한걸음을 옮기면서 밀자 스르르 열리는 문...
물소리와 함께 자욱한 수증기에서 나오는 열기가 마치 지옥의 불길 같이 느껴졌다.
저곳을 향하는 순간 그 어떤 고통이 자신의 앞날에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기꺼이 감수하리라...
딸깍~
욕실 안으로 들어서 문을 뒤로 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