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온리 (8)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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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온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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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하윽~ 오~빠~ 아~”


 


모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현관에서 신을 벗기도 전에 벽에다 몰아 부치면서,


대뜸 주연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팬티 안까지 단숨에 침범을 했다.


마치, 면회를 왔을 때 기습을 당했던 걸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이...


그러자, 손가락이 미끄덩하고 미끄러지더니,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물기가 흥건한 하늘거리는 꽃잎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로 파묻혔다.


역시나 아까 자신이 주연의 귀에다 속삭였던 그대로 흠뻑 젖어있었다.


 


손등에 닿는 얇으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보드라운 천...


그리고, 어쩌면 그것보다도 더 부드럽지만 점액의 애액으로 뒤덮여 매끄러워진 살들이,


파르르 가늘게 떨고 있는 게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면서 그 모습이 눈에 잡힐 듯 생생했다.


그때, 온몸에 맥이 풀렸는지 주연이 털썩 벽에다 등을 던지더니,


허벅지를 열어젖힌 채 신음과 함께 민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서는 부르르 떨었다.


 


“ 후후후~ 역시...보지가 완전히 젖었어...”


“ 오, 오빠?”


 


이제는 정말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노골적인 말들이 거침없이 나왔다.


사실 민은 평상시 모습과는 달리 섹스를 할 때만큼은 원색적이 되곤 했었다.


터부시하는 행동이 거의 없고 아주 외설스러운 말들을 직설적으로 내뱉길 즐겼다.


 


물론, 예전 여자친구와도 그랬다.


때문에 여자친구는 때론 부담스러워하고 벅차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입대 전에 자유스럽게 놓아준다는 심정으로 정리를 하면서도,


그다지 크게 미련 같은 감정을 못 가졌던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거다.


 


하지만, 비록 민이 그런 화끈한 관계를 좋아한다고 해서 폭력적인 걸 즐기는 건 아니었다.


아니, 반대로 강압적인 건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상대가 자발적으로 호응하면서 같이 즐기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에 대한 애정으로 내키지 않아도 참아주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주연에게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감 때문일까?


아니면, 그만큼이나 주연을 믿고 있다는 반증일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이 든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 하아~ 아앙~~흐으응~~”


 


키스를 하면서 손가락을 움직이자 주연의 몸이 파도를 쳤다.


미끌미끌한 꽃잎을 비비다가 살짝 위로 올라와 단단해진 음핵을 문질렀을 때,


마주 딱 달라붙은 입 속으로 욱욱 하는 신음이 터져 나오며 아프게 혀를 당겨온다.


그리고는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타액이 번들거리는 새빨간 입술을 벌리고서, 


가지런하고 새하얀 이빨을 내보이며 달콤한 신음을 연신 거칠게 토해냈다.


 


“ 주연아 좋아?”


“ 아흐~ 좋아~ 오빠~ 좋아서 미치겠어~ 앙~~”


“ 빨아주면 더 좋겠지?”


“ 하악~ 어서~ 어서 해줘..오빠..제발~~”


 


손가락의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하면서 귓가에다 속삭이자,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이 흐느적거리던 주연이 다급하게 애원을 했다.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스키 파카에다 짧은 미니스커트 그리고 검은색 긴 가죽부츠를 신은 채로,


현관 벽에 기대어 작은 손놀림에도 물을 왈칵 쏟아내고 있는 주연의 모습이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 그러면 다시 한번 부탁해봐...네 입으로 보지를 빨아달라고 직접 말해...”


“ 아흑흑...오빠~ 앙~~”


“ 어서~~”


“ 아아앙~ 아~~”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과감하고 도발적인 행동과는 달리,


아직 그런 음란한 말놀이에는 별로 익숙지가 않은지 머뭇거리고만 있었다.


하긴 아무리 경험이 많다고 해도


기껏해야 성인이 된지 채 1년이 안 되는 주연이기에 당연한지도 모른다.


겉에서만 떠돌며 애를 태우던 손가락을


안으로 한 개 살며시 밀어 넣자 꿈틀거림과 신음이 더욱 커졌다.


역시나 어린 나이답게 단 한 개만이 들어갔는데도 빡빡하게 조여온다.


 


다시 한번 귓가에다 소곤거리면서 달래보았다.


민은 이게 강요라고까지는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그저 어색함과 부끄러움을 덜어주는 거라고만 여겨졌다.


그게 자신의 이기적인 핑계일는지는 몰라도...


 


“ 보, 보..지...보지 빨아줘...아앙~ 주연이 보지를 빨아줘~~ 오빠~아~~아~~”


 


처음엔 주춤거리고 나오던 말이 뒤로 가자 다시 한번 단숨에 뱉고서 길게 비명을 내질렀다.


허벅지가 파들파들 떨리고 손가락을 바짝 조여오면서 안까지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후후후~ 역시...금방 적응하는군...


주연은 성적인 언어유희에 처음부터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주연의 그런 모습이 민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 오빠~ 오빠~ 아아~ 어서~”


“ 후후후~”


 


민이 주저앉으며 팬티를 끌어내리는 그 사이를 못 참고 주연이 재촉을 했다.


꽈배기처럼 몸을 비비 꼬면서 색정을 발하는 모습이 미치도록 사랑스럽다.


밑에서 쳐다보자 팬티 끝이 살짝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 속으로 들어간 두 손에 잡혀서,


허벅지를 타고 내려오는 작고 얇은 천 조각이 빨래통에서 꺼낸 것처럼 이미 푹 젖어있었다.


그리고, 붉은 빛이 언뜻 비치는 갈라진 살 틈과 연결되어 길게 늘어지는 끈적한 액체...


그 또한 너무나 음란하게만 보여서 민의 아랫도리를 더욱 날뛰게 만들었다.


교대로 쳐드는 주연의 미끈한 다리를 빠져 나오는 흠뻑 젖은 팬티가,


검고 매끈한 가죽부츠에다 반짝거리는 액체를 바르는 장면이 아찔할 정도로 짜릿했다.


 


“ 해줘~ 빨리~ 오빠~ 주연이 보지 빨아줘~~ 아앙~”


“ 흐흐흐~ 정말 멋져~ 사랑해 주연아~ 후릅~~”


“ 아아악~ 악~~ 나 죽어~~ 아~~ 오~빠~아~~”


 


문일지십(聞一知十)...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수재라고 했던가?


최소한 섹스에 있어서 만큼은 주연이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손으로는 짧은 치마 끝을 잡고 끌어올리고서,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꽃잎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벌려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는 민이 얼굴을 가져가자 양 손을 놓고서 대신에 머리를 잡아왔다.


얼굴을 덮은 치마 속에서 화끈한 열기와 느른하게 밀려드는 애액을 입으로 느끼면서,


짜랑짜랑하게 갈라지는 주연의 숨가쁜 비명소리에 맞추어 천천히 혀를 움직여 나갔다.


 


 


“ 오빠...”


“ 응? 왜?”


 


민의 가슴에 뺨을 대고서 가슴팍에다 손끝으로 뭔가를 그리고 있던 주연이 불렀다.


대답을 하면서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마치 급히 피난이라도 떠나고 난 것처럼,


여기저기로 어지럽게 널려있는 옷가지들이 눈에 들어와 실소를 자아냈다.


아까...두 사람의 모습은...더도 덜도 아니고 딱, 발정 난 두 마리의 고양이었다.


 


“ 오빠는 그런 게 좋아?”


“ 어떤 거?”


 


주연이 고개를 들더니 코끝에 숨결이 느껴질 만큼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서 물었다.


굉장히 유혹적이고 도발적인 그 표정이 정말로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 왜...아까...나더러...보..지...그러고 시켰던 거...”


“ 왜? 싫어?”


 


약간 주춤하면서 숨결이 거칠어졌던 주연이 다시 내뱉었다.


 


“ 아, 아니...그런 건 아닌데..지금 생각하니까 좀 창피해서...


  그리고, 하란다고 해서 그러는 내가 오빠는 어떤가 싶어서...”


“ 나야 물론 좋지...네가 예뻐서 미칠 정도로...그래도 네가 거북하면...”


“ 됐어..그러면...”


 


주연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눌러오면서 뒷말을 막았다.


그리고는 위로 몸을 올리더니 민의 가슴 위에다 가랑이를 벌리고 걸터앉았다.


승마라도 하는 것처럼 상체를 꼿꼿하게 세운 주연을,


아래에서 올려다 보자 커다란 젖가슴이 너무나 당당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빨리 만져주지 않고 뭐하냐고 꾸지람을 하듯이 뾰족하게 꼭지를 세우고서...


민은 다시 아래가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 저번에도 그렇게 느꼈지만...오빠는 엄청 야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약간 변태기도 있고...”


“ 후후후~ 들켰네? 맞아...난 그래...최소한 벌거벗은 남녀가 내숭을 떠는 것만큼은 절대 사양이야..”


 


턱을 최대한 당겨 바라본 주연의 가랑이로 눌려서 이지러진 꽃잎이 눈에 살짝 들어왔다.


굉장히 깨끗한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나 음란한 바로 그곳이었다.


마치 지금 주연의 표정처럼...


 


“ 나도 좋아...오빠만 좋다면...”


“ 무리하지는 마...나 때문에...”


“ 그리고...솔직히 말하면 흥분이 돼...


  아까도 창피하긴 했지만....너무나 흥분이 됐었어...


  지금도 마찬가지야...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엄청 젖었어....


  오빠...내 보지를 또 빨아줘...그래 줄 거지? 자~~”


“ 주연아...”


 


가슴을 타고 주르르 올라오더니 민의 목 옆에다 무릎을 대고서 입 가까이에다가 가랑이를 벌려 갖다 댔다.


허벅지게 피어난 새빨간 장미꽃잎 사이로 진득한 꿀물이 또다시 고여 있었다.


잠시 감상을 할 기회를 주는 것처럼 멈췄던 주연의 가랑이가 천천히 입으로 내려왔다.


4살 터울은 궁합도 안 본다고 했던가?


민은 완벽한 파트너를 만난 것이었다.


축축하고 뜨거운 꽃잎이 입술에 닿는 걸 느끼자


민은 손으로 주연의 엉덩이를 잡으며 혓바닥을 내밀었다.


 


 


 


“ 자~ 자~ 이렇게 모두가 모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구나...건배...”


“ 네..건배...”


 


상훈과 자주 보자는 약속은 지켜지지를 않았다.


통화는 자주했지만 밀린 공부나 좀 해야겠다면서 상훈이 사양을 했었기 때문이다.


주연의 말을 듣기로는 거의 매일 도서관에 나가서 보낸다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녀석의 성격으로 볼 때,


자신들 둘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 무리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조금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동생 새미와도 평화롭고 조용한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나 평탄해서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치 폭풍전야의 징조를 예감하는 것처럼....


 


정신 없이 바쁜 사람은 주연과 자신 둘뿐이었다.


거의 매일 되는 데이트 속에서 마지막은 꼭 서로를 몸으로 확인했다.


안으면 안을수록, 익숙해져 갈수록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육체를 주연은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건 주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민의 거침없는 유희에 점점 더 큰 쾌락을 느껴가는 듯했다.


비록 채 두 달이 안 되는 기간이었지만,


항문만 빼고는 주연의 몸에서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주연이 자신의 정액 맛에 중독이 되는 것 같다고 한 우스개가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를 않았다.


 


“ 햐~ 상훈이 너는 아무래도 학자 타입인가 보다...이대로가면 교수가 되겠는걸?”


“ 하하하...형..죄송해요..제가 너무 빼서...”


 


이렇게 네 사람이 같이 모이는 건, 아니 상훈을 빼고 셋만이라도, 제대하고 처음이었다.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자신과 주연, 그리고 상훈이나 동생 새미도...


그래서인지 간만에 한자리에 모이고 보니 모두들 부쩍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기야 이들도 한 살을 더 먹어 이젠 스물 하나였다.


 


“ 참...다음 주말에 시간들 좀 있어?”


“ 왜요? 형?”


“ 응? 오빠?”


“ ......”


 


새미야 당연하다는 듯이 별다른 의문을 표시하지 않았다.


휴~~ 이 녀석은 어째 한 살이 더 먹어도 마찬가지인지...


이 오라비를 믿어주는 건 정말 기쁘지만...때론 네 목소리도 좀 내고 하렴...


 


“ 으, 응...모두 같이 병호한테 면회를 가면 어떨까 하고...”


“ 으음~~ 전 조금 힘들 것 같은데...가족들하고 약속이 있어서...


  그런데 왜 갑자기 다음 주에요?”


 


사실 제대하고 곧 면회를 가겠다던 약속을 지키진 못했다.


전에야 자신을 면회 온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새미를 데리고 갈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생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차일피일 미뤄왔었다.


자신이 주연과 매일 그러고 다니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동생이었기에 더 그랬다.


 


“ ..그게...지금까지는 새미도 같이 데리고 간다고 집에다 이야기할 마땅한 핑계가 없었거든?”


“ 그런데요?”


“ 응, 다음 주말쯤에 내가 복학해서 지낼 데를 알아보러 가기로 했어...


  일단 가서 찾아보고 결정하면 아예 계약까지 하고 내려올 거야...


  그래서, 겸사겸사 서울 구경도 시켜주고 싶다는 핑계를 댔거든...”


“ 아~~ 그렇다면?”


“ 그래...면회를 가면 하루를 거기서 보내고 서울로 넘어갈 생각이었지...


  너희도 시간이 되면 같이 서울로 가서 놀고, 안 되는 사람은 거기서 바로 돌아오면 되니까...”


“ 하하하...촌놈이 서울 구경할 기회였는데 아쉽네요...전 빼주세요...나중에 형한테나 놀러 가죠...뭐...”


“ 그러면 상훈이는 안 되고, 주연이 너만 서울에서 놀다가 같이 내려오면 되겠다...”


“ 미안...오빠...나도 안되겠어...”


“ 으, 응? 넌 왜?”


“ 나도 그러고 싶긴 한데...그 동안에 너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느라 늦게 들어갔더니...


  요즘 집에 눈치가 너무 보여서 당분간은 일찍 들어가야만 해...


  안 그랬다가는 어쩌면 개강 때까지 꼼짝 못할지도 몰라....미안...”


“ 미, 미안해...나 때문에...”


“ 아이참~ 오빠는...”


“ 아...그, 그래...”


 


주연이 상훈과 새미를 흘깃 쳐다보고는 민에게 눈을 흘겼다.


아무리 서로 알건 다 안다지만, 둘만의 사생활을 사람들 앞에서 언급한 건 자신의 실수였다.


아니나 다를까, 상훈은 먼산을 보면서 외면하고, 동생은 고개를 숙였다.


민은 어린 동생들 앞에서 다시 한번 창피함을 느껴야만 했다.


 


“ 어쩌지? 이미 부모님한테는 그렇게 말을 해뒀는데....햐~~”


“ 뭘 그렇게 고민이야, 오빠? 어차피 병호한테는 새미가 제일 중요한 건데...둘이 가면 되지..”


“ 그, 그렇긴 하지...”


“ 그냥 갔다 와...어차피 지낼 곳도 알아봐야 한다며?”


“ 으, 응...맞아...”


“ 새미가 따라가서 청소라도 미리 해두면 낫지...뭐...”


“ 그, 그런가? 새미 너는 어떻게 생각해?”


“ 응..오빠..주연이 말이 맞아...”


“ 그래...”


 


뭐...동생의 대답이야 예상한대로였다.


언제 내 말에 반대를 한 적이 있어야지...


하지만, 지금 자신이 당황스러워하는 이유를 동생은 정말 모른단 말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전혀 긴장이 안 되는 걸까?


그 아슬아슬했던 일이 일어난 곳으로 둘만 다시 가게 되었는데...


민은 자신의 속내를 이 자리의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는 없었다.


 


“ 그래..알았어..너희들 안부는 대신 전해줄게...”


“ 네...형..병호에게 미안하다고 해주세요..저번에도 그렇고...전 계속 빠지게 되네요...”


“ 뭐...그거야 어쩔 수 없는 사정이니까...”


 


그렇게 민은 두근거리는 속마음을 감추고서 세 사람과 더불어 곧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 오빠...”


“ 응? 왜 안자고? 아직도 한참을 가야 되는데...”


 


한숨 눈을 붙이라고 일부러 안쪽 창가로 앉혀준 동생이,


민의 어깨에다 머리를 기대고서 눈을 감고 있다가 가만히 불렀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시간을 맞추려고 일찍부터 서둘렀기에 많이 피곤할 텐데도,


마음이 들떠서 그렇게 쉽게 잠이 오지는 않을 것도 같긴 했다.


 


“ 서운하지 않아?”


“ 뭐가?”


“ ..주연이가 같이 못 와서...”


“ 그거야...같이 오면 더 좋았겠지만..어쩔 수 없잖아? 서운하기까지야 할 일은 아니지...”


“ 아니..내 말은 그렇게 매일 같이 있었는데...”


“ 후후후~~ 아니, 괜찮아..그래 봐야 며칠인데 뭐...내가 다시 입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난 괜찮으니까 넌 그런데 신경을 쓰지 말고 병호를 만날 거만 생각해...”


“ 으, 응...”


 


말은 그렇게 태연하게 했지만 조금 찔리긴 했다.


그건 동생의 말처럼 아쉬워서가 아니라,


그 말투에서 언뜻 그간에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외롭고 서운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도 모르게 동생에게 조금 거리를 두었던 것 같았다.


갑자기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 자~ 내가 팔베개를 해줄게...나도 한숨 잘 테니까 너도 눈을 붙여...”


“ 으, 응...오빠...”


 


동생의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힌 다음 자신도 그렇게 하고서 팔을 머리 밑에다 받쳐주었다.


그러자 자신 쪽으로 약간 몸을 돌리고서 자연스럽게 가슴에다 한 손을 올려오는 동생에게서,


향긋한 냄새가 번져나오면서 부드럽고 따스한 살결이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귀에 천둥처럼 들리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살며시 동생을 살폈지만 그냥 조용히 눈을 감고서 새근거리고만 있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


정말 천사만 같았다.


문득 오늘 여정의 끝에 있을 일들이 떠오르자 갑자기 이 버스에서 내리고 싶어졌다.


하지만....


조금 전에도 그랬지만 많이 외롭고 쓸쓸했던 동생이 아니었던가?


민은 동요하려는 자신의 가슴을 달래며 눈을 감았다.


 


 


“ 배고프지? 간단하게 먹고 부대로 들어가자...나중에 병호랑 같이 나와서 맛있는 걸 먹기로 하고..”


“ 으, 응...오빠...”


“ 많이 피곤해?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어디 아픈 거 아니야?”


“ 아니야...오빠...난 괜찮아...”


“ 에효~~ 병호가 너 보면 걱정하겠다...자~ 일단 따뜻한 걸 먹으면 좀 나을 거야...”


“ 응...”


 


간성읍내에 내려서 들어선 식당에서 마주앉은 동생이 기운이 없어 보여 걱정이 됐다.


그래서 서둘러서 식사를 주문했다.


 


“ 오빠....”


“ 응? 벌써 다 먹은 거야? 왜 그렇게 뜨다 말아? 좀 더 먹지?”


“ 아니...많이 먹었어...배불러...”


“ 그래...안 넘어가는 걸 억지로 먹지는 마...차를 오래 타서 그럴 거야...”


 


몇 술 뜨지도 않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새미...


정말로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혹시나 생리 중이 아닌가 하고 곰곰이 다시 생각했지만 자신의 기억으로는 절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늘 동생에게 신경을 쓰다 보니,


구태여 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생리일 정도는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다.


자신이 오늘로 계획을 잡은 것도 그걸 다 고려한 것이었다.


분명히 며칠 전에 끝났을 텐데...


 


“ 오빠...”


“ 응..왜?”


 


잠시 조용히 물만 마시고 있던 동생이 불렀다.


 


“ 우리...”


“ 응...그래..말해...”


“ 병호랑 그냥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그러다가...병호는 저녁에 다시 들어가는 거...안 되겠지?”


“ 으, 응? 너 그게 무슨 소리야? 기껏 병호를 만나러 와서는?”


 


전혀 뜻밖의 말에 깜짝 놀랐다.


물론 오빠에게 그런 걸 보여준다는 게 부담이 되긴 하겠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일인데다가 자신 역시 주연과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렇게나 창피하고 심적 부담이 컸었나?


그럴 줄 알았으면 나중에 친구들과 오게 놔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 보기에 부끄러워서 그런다면...난 괜찮으니까 그러지마...


  너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고...당당한 성인이야...”


“ ..으, 응....알아...오빠가 다 이해를 해준다는 거...하지만...”


“ 하지만..뭐?”


“ 그러면...오빠 혼자 쓸쓸하게 자야 하잖아? 아무래도 병호랑 있으면....”


“ 휴~~ 새미야...”


“ 응...”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도 제 오빠를 걱정하느라 꺼내기 힘든 말까지 하는 동생에 마음이 짠해졌다.


 


“ 고마워...나를 그렇게 생각해줘서...”


“ 아, 아니야...”


“ 하지만, 그런 건 아니야...


  병호는 군생활을 하느라 힘든데다가 널 무척 보고 싶었을 거고...


  너도 그 동안에 마찬가지였잖아? 보고 싶고 외롭고...


  그러니까 오늘은 너희 두 사람이 기쁘고 반가우면 돼...


  그렇게 보내는 게 차라리 내 마음도 편하고...날 위해주는 거야...


  네 마음은 잘 알았으니까 그것만 해도 난 너무 행복해...알았지?”


“ 으, 응...알았어...오빠...”


 


왠지 민도 식욕이 없어져버렸다.


그래서 조용히 숟갈을 내려놓았다.


 


 


“ 많이 기다렸지?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 아니에요...형...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진짜에요...”


“ 하하하...그래...일단 방부터 잡아두자...”


“ 네...”


 


처음 피엑스로 들어서서 우리를 발견하고는 눈에 눈물마저 글썽이던 병호였다.


불과 몇 달 전의 자신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잠깐 행정반과 내무반을 들러 인사를 하고는 곧 병호를 데리고 부대를 빠져 나왔다.


새미의 손을 놓칠 새라 꼭 쥐고서 부대 앞에서 택시를 탈 때,


언뜻 불룩해진 병호의 바지앞자락이 눈에 띄었을 때는....


그 야릇한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그냥 앞자리에 앉으며 눈만 질끈 감고서 생각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 어디 보자...시간은 이르지만...술이나 한잔할까? 저녁에는 일찍 쉬기로 하고...”


“ 네..그래요..형...”


“ .......”


 


새미는 계속 조용히 병호 옆에 붙어만 있었다.


두 개의 방을 잡을 때 밖에다 기다리게 하고 혼자 모텔 카운터에 가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았다.


다시 나오기 전 잠깐 화장실을 들렀을 때 자신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런 감정을 숨기려 애를 쓰며 두 사람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기 위해 말을 꺼냈다.


 


 


“ 잘 자고..아침에 보자...”


“ 네..형..고마워요...”


“ 아니야..어서 들어가...”


“ 네...”


 


거의 동시에 각자의 방으로 들어섰다.


다른 층이 안 되더라도 가급적이면 떨어진 방을 얻으려 했지만 나란히 붙은 두 개밖에 없었던 것이 좀 그랬다.


문 앞 복도에서 인사를 나눌 때 병호 뒤에 고개를 숙이고 선 동생에게는 따로 말을 하지 않았다.


물론 동생도 그걸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예 일찌감치 저녁까지 해결하고 이곳으로 왔다.


기껏해야 여섯 시가 조금 지났지만 부대를 나설 때부터 시작해서,


내내 바지 앞이 불룩한 상태로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병호를 더 이상 지켜보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동생 역시 그걸 본 건지 민망함에 어쩔 줄을 몰라 했고...


그렇다고 혼자 기다릴 테니, 일단 한번 회포를 풀고 오라고 그럴 수도 없는 문제였다.


그랬다가는 정말 동생 새미가 부끄러움으로 질식사할지도 모르니...


 


 


“ 으, 음....”


 


갈증에 눈을 뜨자 환한 불빛이 눈을 아프게 찔러오면서 두통마저 일으켰다.


방으로 들어서자 씻고는 일부러 TV 볼륨을 키우고서 사온 소주를 혼자 마셨었다.


혹시나 방음이 시원찮아 소리가 들릴까 해서였다.


그리고, 깨어서 말똥말똥하게 있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상상이 자신을 힘들게 할지 잘 알았기 때문이다.


거의 병나발을 부는 것처럼 한 모금에 반 병씩,


두 번에 나누어서 한 병을 마시고 나자 취기가 확 올라오면서 어지러웠다.


그 다음에는 침대 위에 쓰러지다시피 해서 잠든 게 기억났다.


 


“ 이제 10시네?”


 


비틀거리며 일어나 키 작은 냉장고를 열고서 물을 마신 뒤에 시계를 쳐다보자 10시였다.


많이 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던 것이다.


 


“ 휴~~”


 


작은 실내등으로 바꾸고서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그리고는, 하릴없이 리모컨으로 이리저리 채널을 바꾸어보았다.


그러다가 전처럼 포르노가 나오는 걸 보고서 풀썩 웃고 말았다.


하기야 특별히 변할 구석이 없긴 하지만 이 동네는 참 안 바뀐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다.


 


“ 으, 응?”


 


딱히 포르노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멍하니 털어놓고 있었다.


꽥꽥대는 백인여자의 신음소리가 너무나 가식적으로 느껴져 오히려 성욕을 가라앉히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런데 그때, 문득 희미하게 무슨 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그래서, TV 소리를 죽이고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 것도 들리지를 않았다.


 


“ 이건....”


 


하지만 잘못 들었나 하고 다시 소리를 키우려는 순간, 이번에는 가늘긴 했지만 분명하게 들려왔다.


누군가가 앓는 듯한 신음소리...


처음에는 들릴 듯 말 듯한 그 약한 소리가 몇 초간의 간격을 두고 드문드문 들리더니,


점점 더 명확하게 짧은 사이를 두고서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러다가 길게 이어지면서 울음소리 비슷한 걸로 바뀌어갔다.


 


정신이 확 들었다.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건 분명히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것도 자신이 등을 기댄 방 쪽에서....


그리고 거기는 동생이 병호와 같이 들어간 방이었다.


 


“ 하아~ 하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었다.


머리 속으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벽에다 귀를 바짝 붙이고는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그러자 소리는 더욱 분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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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스토리가 조금 느린 감이 있어서 지겨우실 것 같아...

그 대안으로 조금 무리를 해서 두 편씩 썼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상적(?)으로 한 편씩 써서 올리도록 할 겁니다...

이 용의 노래 가사처럼 10월의 마지막 밤이군요...

화끈하게들 불사르고 계시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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