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온리 (6)
6)
“ 오빠~ 오빠~~”
“ 으, 응~?...깼어?”
“ 응...잘 잤어?”
“ 그래..너도?”
“ 웅~~ 사랑해~~ 으응~~”
언제 잠이 들었을까?
조심스럽게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아주 곤하게 자고 있는 주연의 모습이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보였다.
혹시나 깰 새라 몰래 옆으로 다시 기어들어가면서도,
자신이 왜 이렇게 눈치를 보는가 하고 순간적으로 의문이 들었다.
특별히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다.
누웠다가 담배가 생각나 나갔었고,
들어오는 길에 혼자 있는 동생이 걱정되어 잠시 들렀던 게 다였다.
그런데...왜...나쁜 짓이라도 한 것처럼 조심스러워졌던 걸까?
더군다나 그 어려운 결정을 내린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자찬을 하면서도 왜?
그런 알 수 없는 의문 속에서 스스로 자문하며 답을 구하려 애를 썼다.
아까 동생 방의 문을 나서면서 주저앉고 싶은 허탈함 속에서도,
머리 속만은 명쾌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명확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술과 두 번에 걸친 정사, 그리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긴장 속의 수 많은 갈등들...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심신이 지쳤음은 눈자위가 아파오는 걸로만 봐도 분명했다.
두통과 함께 열까지 슬슬 날 정도로 졸리는데도 막상 눈이 감기질 않았다.
그때였다.
잠결에도 손을 더듬어 자신의 팔을 당겨 베고서 품으로 파고든 주연....
팔에 느껴지는 묵직한 중량감과 함께,
조금은 답답할 정도로 찰싹 달라붙은 부드러운 여체가 주는 따스함이,
그리고, 코끝을 간질이는 새근거리는 숨결과 희미하게 전해지는 심장소리가,
끊어지기 직전까지 팽팽해졌던 신경줄을 느슨하게 해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 억지로 안간힘을 써도 감기지 않던 눈이,
역기라도 매단 것처럼 한 없이 무거워지더니 스르르 내려앉았다.
그게 잠깐이었던 것 같은데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자 커튼 사이로 밝은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눈부신 아침햇살을 등지고서 자신의 잠든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던,
주연의 얼굴에 맺힌 미소가 순간적으로 눈이 부셨다.
마치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난 다음에 두터운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선명한 빛줄기 같았다.
너무나 예뻤다.
아니,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릴 것만 같았다.
부드럽게 아래로 휘어진 눈꼬리와 반대로 위를 향해 올라간 입매....
그리고, 오뚝한 콧날과 반짝이는 별빛처럼 초롱초롱한 눈동자까지....
진작에 미인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차근차근 뜯어보자 참으로 예쁜 구석이 많았다.
이 아름다운 얼굴이 눈을 부시게 하는 걸까?
아니면, 그곳에 걸린 환한 미소가 그렇게 만드는 걸까?
어쨌던, 자신의 감정이 변하면서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까지 볼 수 있는,
심안이라도 열린 것처럼 주연의 영상이 가슴 깊숙한 곳으로 박혀 들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눈부신 얼굴이 점점 크게 확대되어 눈앞을 가득 메우더니,
달뜬 숨결과 함께 보드랍고 촉촉한 입술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홍시의 얇디 얇은 속껍질같이 너무나 하늘거리고 달콤한 살결이 달라붙더니,
몰캉하고 쫄깃한 살이 조심스럽게 들어와서 수줍게 민의 혀를 톡톡 건드려보다,
용기를 얻은 듯이 장난스럽게 간질이고는 곧 뜨겁게 덤벼들었다.
“ 하아~~ 사랑해~ 오빠...”
“ 나도 사랑해...주연아...”
“ 아~~ 너무 행복하다...헤헤~~”
“ 녀석도...후후후....”
지난 새벽의 혼돈이 한바탕 꿈인 것처럼 행복해하는 주연의 감정에 그대로 전염이 된다.
순간 동생의 마지막 흐느낌이 잠깐 떠올라 멈칫했지만 재빨리 지워버렸다.
지금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자신보다 동생을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
자신은 동생에 대한 사랑, 아니...어쩌면 욕정에 가까운 욕심이란 걸 분명히 알지만...
동생은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있어서 용감한 기사이자 든든한 보금자리였던,
오빠에 대한 선망의 감정을 사랑과 혼돈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직은 어리고 너무나 순수한 아이였기에....
“ 그만 일어나서 씻어야지?”
“ 으, 응...근데...일어나기가 싫어...그냥 이렇게 계속 있고 싶은 걸?”
“ 그래도...일어나서 아침을 먹어야지...새미가 혼자 있는 것도 좀 그렇고...”
“ 치~ 여전히 나는 2등이네?”
“ 아니야...새미는 동생이고...너는 내 연인이잖아? 둘을 비교할 부분이 아니야...”
“ 와~~~ 앙~ 너무 좋아~ 오빠가 나더러 연인이라고 해주니까~~ 헤헤~~ 알았어...”
품 안에서 비비적거리던 주연이 기운차게 상체를 벌떡 일으키자 쭉 빠진 나신이 드러났다.
팔을 쫙 뻗어 기지개를 펴고서 몸을 이리저리 틀어보더니 바닥으로 내려섰다.
물결이 치는 것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새하얀 등위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날씬하게 빠진 상체를 타고 내려온 선이 둔부에서 급격하게 둥근 선을 그렸다.
잘 익은 박처럼 벌어진 탱탱한 살덩어리가 균형이 잡혀서 앙증맞게 쪼개져 있었다.
하트를 거꾸로 세운 것 같은 생김새...
왠지 그 엉덩이가 자신에게 사랑의 윙크를 보내는 것만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창 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그 깊은 계곡 사이로 언뜻 붉은 살빛이 내비치며,
이번에는 성숙한 여인의 유혹이 느껴져 잠이 덜 깬 가운데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
“ 아~~ 추워~~”
상쾌한 아침공기라도 마실 생각이었는지 커튼을 열고서 창을 활짝 연 주연이,
갑자기 밀어닥친 찬바람에 부르르 떨며 가슴에다 손을 모으고 움츠렸다.
그러자, 살짝 구부린 엉덩이가 벌어지면서 갈라진 붉은 살의 틈이 습기를 머금고 반짝거렸다.
그리고, 밝은 햇살에 드러난, 바람을 따라 살랑거리는 몇 가닥의 털들....
민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주연에게로 다가갔다.
“ 추우면 닫지 그래?”
“ 아니야...웅~~ 오빠가 이렇게 안아주니까 하나도 안 추워...따뜻해서 너무 좋아....”
바짝 다가선 민이 뒤에서 꼭 껴안자 몸을 기대오면서 미소를 짓는다.
살갗에 부드럽게 달라붙어오는 살결...
그리고 어느 샌가 단단하게 서버린 자신의 성기를 눌러오는 풍만한 엉덩이의 살집....
민이 두 손으로 아랫배를 덮자 주연이 그 손을 끌어올려 젖가슴에다 놓아주었다.
“ 아~~ 오빠의 손....이렇게 만져만 줘도 온몸이 떨려....”
“ 주연아...너...참 예뻐...사랑스럽고...”
“ 오빠...”
손아귀를 가득 넘치는 풍선 같이 말랑한 젖가슴을 부드럽게 잡자,
주연이 탄성을 토하며 엉덩이를 비벼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뒤로 돌리고서 민의 엉덩이를 잡아당겨 더욱 몸을 밀착했다.
엉덩이의 골짜기에 파묻히는 기둥...그리고 허리부근을 비비는 귀두....
두 사람의 숨결은 조금씩 가빠지고 있었다.
“ 오빠...이렇게 해님을 보면서 나를 사랑해줘...지금...”
“ 주연아...”
민의 엉덩이에 있던 손을 앞으로 빼 성기를 잡더니,
자신의 엉덩이 사이 연약하고 따스한 살에다 잠시 비빈 주연이,
다른 한 손으로는 창턱을 짚으면서 상체를 숙이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리고는 다리를 살짝 벌리고서 귀두를 그 깊은 골짜기로 끌어 비볐다.
이미 그곳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미끈거리는 액체가 스며 나와있었다.
“ 아흐흑~~ 오빠~~ 사랑해~~ 아~~”
“ 사랑해..주연아...”
천천히 허리를 밀자 약간 빠듯한 느낌이 들더니 곧 매끄럽게 미끄러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 잘 잤어? 배고프지 않아?”
“ ..으, 응...괜찮아...오빠...”
주연과 한차례의 사랑을 나눈 후 두 사람은 같이 씻었다.
그리고서 옷을 입으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주연에게,
만약에 준비가 끝났다면 새미를 이리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자 주연은 동생을 너무 챙긴다면서 밉지 않게 툴툴거리고는 나갔다.
잠시 후에 조심스러운 노크소리와 함께 조용히 들어온 새미....
눈 아래가 거뭇한 게 한숨도 못 잔 것 같았다.
마치 영혼의 일부분이 빠져 나가버린 것처럼 왠지 텅 비어 보이는 그 모습...
문득 자신의 포근했던 잠과 아침에 나눈 사랑 때문에 큰 죄를 지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난 밤처럼 또다시 동생의 아픔이 생생하게 밀려오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 새미야..이리와 봐...”
“ 으, 응...오빠...”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손을 내밀자 주춤거리면서도 얌전히 다가와 손을 내주고는 옆에 앉는다.
약간 출렁거리는 침대와 함께 살짝 닿은 동생의 엉덩이가 따스하게만 느껴졌다.
순간 아래쪽을 찡하게 울리면서 더워지는 가슴....
갑자기 자신의 지난 밤 결정이 또다시 후회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이래선 안 된다.
이럴 거면 왜 동생의 흐느낌과 슬픔을 그렇게 모질게 외면했을까?
“ 아직도 많이 힘들어?”
“ ..아니야...나 이젠 하나도 안 힘들어...정말이야...”
희미하게 웃어 보이는 동생....
새미야..너 그거 알고 있니?
지금 네 웃음은 펑펑 소리를 내서 우는 것보다도 더 슬퍼 보인다는 거...
고저가 없는 약한 음성이 마치 절규처럼 느껴진다.
힘들지 않다고 하는 말이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만 같다.
“ 새미야..그러지 말아...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울고 싶을 땐 울어...”
“ ..오빠....흑....”
“ 그래...그렇게 하는 거야...”
“ 흑흑...흑...”
살며시 당겨서 품에다 꼭 끌어안고 속삭이자 동생이 드디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간밤의 장면과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달랐다.
그때는 뭔가 위태위태한 감정의 상태에서 어두운 둘만의 공간이었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하게 슬픔을 발산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내 여린 동생은 어째서 이렇게나 눈물이 많을까?
가슴이 축축하게 젖어온다.
“ 자신의 감정을 너무 그렇게 억지로 부정하려고도 말고...
그렇다고 그걸 모두 진실이라고 쉽게 믿어버리지도 말아...
그냥 느끼는 대로 조용히 받아들이기만 해...”
“ 흑...하지만...난...흑...”
“ 쉬이~~ 그냥 울고 싶을 때까지 울면서 들어...”
“ 흑흑....”
동생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어릴 때 엄마에게 떼를 쓰다 매를 맞고는,
방구석에서 혼자 서럽게 울고 있던 동생을 이렇게 안아주면서 달래던 기억이 났다.
마음이 짠해진다.
“ 사람의 마음이란 건 말이야...참 어려워....자신마저 쉽게 속이거든?
설마 내 마음을 내가 모를까 싶지만....그걸 정확히 아는 건 아마 반도 안될 거야...”
“ ...훌쩍~”
흐느낌이 조용해지면서 훌쩍거리는 소리와 함께 따스한 숨결만이 느껴졌다.
“ 물론 그렇다고 지금 네가 느끼고 있는 것들이 전부 거짓이란 말은 아니야...”
그때 살며시 방문이 열리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활짝 웃으면서 신나게 들어서려던 주연이 놀라움으로 굳어 멍하니 바라보는 게 보였다.
신기했다.
새벽에는 그렇게 죄를 지은 것처럼 몰래 숨어들어갔는데,
지금은 오해하기 딱 좋을 정도로
오누이가 침대에 나란히 앉아 꼭 끌어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당황하거나 어색한 기분이 들지를 않았다.
손가락으로 입술을 누르면서 주연에게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고는,
윙크와 함께 손짓으로 잠시 둘만 있게 해달라는 뜻을 보내자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자신의 침착한 모습과 표정에 주연도 뭔가 이상한 상황이 아니란 진실이 와 닿았던 것 같다.
옅은 미소와 함께 옆방에 가있겠다는 시늉을 하고서 다시 조용히 사라졌다.
“ 네가 느끼는 감정들은 모두 진실이야...
다만 당장에 어떤 결론을 내리고서 그걸 옳다고 믿어버리진 말라는 거지...
지금은 옳은 것 같았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면 틀릴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게 되는 거야...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도 모두 경험에 의해서야...
넌..아니 나도 마찬가지지만...아직은 많이 어리고 서툴러...
그래서 섣불리 판단하고 행동을 해버리면 나중에 돌이키기 힘든 후회를 하게 될 거야...”
“ ..오빠...”
“ 응...새미야...”
“ ...알아...오빠가 하는 말....”
“ 그래..당연히 알겠지...우리 새미가 얼마나 똑똑한데?”
“ 치~ 오빠는 무조건 내 편만 들잖아?”
“ 그건 당연한 거야...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동생인데...”
“ 오빠...나도...”
두 사람 다 움찔했다.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뭔가가 가슴 속을 빠르게 스치고 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아마 동생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금 민이 동생에게 소곤거리는 말은 어쩌면 스스로에게 하는 건지도 몰랐다.
“ 우리...둘 다...조금만 더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보자...
그러면 그때 가서 다시 한번 지금의 감정을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해...어때?”
“ 으, 응...알았어...오빠...”
“ 그래...그리고 우리 때문에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거나 상처주지도 말고...알았지?”
“ ..으, 응...”
“ 후후후~~ 주연이가 많이 밉지?”
“ 오, 오빠...”
“ 후후후~ 괜찮아...나도 병호 녀석이 많이 미우니까...
이렇게 예쁜 우리 새미를 낼름 낚아채버린 욕심 많고 운이 좋은 놈...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하하하...”
“ 치~~ 몰라....”
“ 그래도 그런 거 티 내면 안 되겠지? 괜히 미워해서도 안 되고...
그냥 자연스럽게 느끼는 대로만 두면 곧 마음이 편안해질 거야....
우린 용기 있는 착한 남매니까...남매는 용감했다..는 걸 보여줘야지?”
“ 우웅~~ 알았어...오빠...”
이제는 완전히 진정이 된 것 같았다.
새미에겐 어두웠던 기색이 거의 사라지고 육체적인 피곤함만이 보였다.
“ 아함~~”
“ 졸리는구나? 너 한숨도 못 잤지?”
“ 우웅~~ 그래도 괜찮아...참을 수 있어...하암~~”
긴장이 풀어지자 졸음이 마구 쏟아지는 모양이었다.
연신 하품을 하는 동생의 눈에 잠 기운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 안 되겠다...잠시만 있어...”
“ 응? 왜?”
“ 금방 올게...”
“ 응...오빠..”
민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는 옆방으로 건너갔다.
“ 주연아...”
“ 응...오빠..이야기가 끝났어?”
“ 응...그렇긴 한데...새미가 한잠도 못 잤나 봐...지금 졸려서 그대로 쓰러지기 직전이야...”
“ 그러면 어쩌려고?”
“ 우리 나가지 말고 그냥 시켜서 아침을 먹자...
그리고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해서 오후까지 한숨 붙이고 바로 출발해...
어차피 여긴 나가봐야 갈 데도 없어...춥기만 하고...
겨울만 아니면 슬슬 걸어서 바닷가라도 본다지만...지금 그랬다가는 당장에 감기가 들 거야...”
“ 헤헤~ 나야~ 그러면 더 좋지? 히히~~”
“ 이 녀석? 그냥 한숨 자면서 피로를 풀고 가라니까 딴 생각을 해?”
“ 히히~~ 난 안 자도 돼...차를 타고 가면서 실컷 잘 건데?”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손을 뻗어 넌지시 성기를 잡아오는 주연에,
조금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 매혹적인 모습으로 가슴이 후끈 달아올랐다.
“ 그런데...아까는 분위기가 왜 그래? 새미가 우는 것 같던데...”
“ 으, 응...새미가 지난 밤에 많이 외롭고 힘들었던 모양이야...”
“ 왜? 병호가 못 나와서?”
“ 뭐..그것도 있겠지만...나 때문이지...”
“ 응? 오빠? 왜?”
“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알기가 쉬울 거야...부모님이 딸을 시집 보낼 때 눈물이 난다는 것 같은...”
“ 에? 그러면 오빠가 딸이고, 새미가 엄마?”
“ 하하하...뭐...아주 틀린 말은 아니야...그러니까 가까웠던 오빠를 뺏기는 것 같아서...
배신감도 느끼고, 화도 나는데다가 그런 자신이 처량하고 당황스러웠겠지...
더군다나 저는 혼자라서 무섭기도 해서 더 그랬을 테고...”
“ 으, 응...난 형제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럴 거도 같아....
오빠랑 새미는 특히나 유별나잖아?”
“ 유별? 그런 건 아주 사이 좋은 남매라고 하는 거야...”
“ 치~~ 시스터 보이, 브라더 걸....콤플렉스 남매...킥킥...”
“ 자자~ 그만하고...내가 카운터에 가서 식사를 시키고, 시간 연장도 하고 다시 올게...”
“ 으, 응...이리로 올 거야?”
“ 그럴 거야...밥이 올 때까지라도 자게 두지 뭐...”
“ 응...알았어...”
민은 방을 나와서 카운터로 향했다.
그리고서 다시 새미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침대에 앉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태풍을 만난 어린 나무마냥 앞으로 뒤로 위태위태하게 흔들리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재미있는데다가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저렇게 힘들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찡했다.
“ 새미야...”
“ 으, 응...오빠...왔어?..이제 나갈 거야?”
“ 아니야..그냥 시켜서 먹고...오후까지 한숨 더 자다가 집으로 바로 출발해...”
“ 오빠?”
“ 나가봐야..추워서 갈 데도 없어...기껏해야 커피숍이지...뭐....”
“ 으, 응..알았어..그렇게 해...”
“ 자...밥은 시켰으니까...올 때까지 잠깐 눈을 붙여...내가 베개를 해줄게...”
“ 우~웅~~ 고마워~ 오빠~~ 헤헤~~ 너무 좋다...”
“ 그래..어서 눈을 감아...”
끌어당기자 달랑 무릎을 베고 누워서 웃는 동생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그리고 눈을 감고서 몇을 세기도 전에 벌써 새근거리는 동생의 이마와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었다.
여전히 맑고 예쁘기만 한 동생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서,
남자를 아는 성숙한 한 여성이 되고, 이런 감정으로 마음 고생까지 하다니...
민은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따스한 동생의 체온을 하염없이 느끼고 있었다.
“ 휴~~”
역시 사람의 마음이란 게 머리 속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의 다리를 베고 길게 드러누운 동생의 몸이 천에 감겨 그 굴곡을 뚜렷이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여전히 어리고 귀여운 동생이라면서 자신에게 다짐을 해보지만,
새근거리는 숨결을 따라 오르내리는 봉긋한 가슴으로 시선이 쏠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여체를 따라 흘러내린 눈길이 머문 곳은....
치마에 휩싸여서는 완전히 자란 한 여자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하체...
그것도 오목하게 들어가서 Y가 확실하게 드러난 신비의 계곡이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지만, 각자가 모두 다른,
저곳의 향기, 그 뜨거움 그리고 매끄러운 살결까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자신의 손길이 조금씩 떨리고,
손바닥으로 촉촉하게 땀이 배여 나고 있다는 걸 민은 몰랐다.
“ ..오빠...”
“ 으, 응...그래...”
“ 식사 왔어...”
“ 응, 알았어...깨워서 갈게...”
“ ..으, 응....”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자 언제 왔는지 입구에 주연이 서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대답에 뭔가를 말하려다 돌아섰다.
“ 새미야....새미야...”
“ 으, 응....”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 짧은 시간에 아주 깊이 잠이 들었는지 한참을 깨워서야 눈을 떴다.
그리고, 동생의 커다란 눈동자가 보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촉촉하게 물기가 배인 뭔가를 갈망하는 듯한 그 눈이 자신을 너무나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아직 잠이 덜 깬 건지, 초점을 잡느라 껌벅껌벅 하는 자신의 맑은 눈동자가,
지금 오빠를 얼마나 흔들리게 하고 있는지를 동생은 절대 모를 것이었다.
“ 밥이 왔어..먹고 자...”
“ 웅~~ 그냥 자고 싶은데...”
“ 안돼...나중에 차를 타려면...빈 속으로는 너무 힘들어...빨랑...”
“ 그러면..나..뽀뽀...응?”
갑자기 칭얼대며 응석을 부리는 동생....
당황?
아니었다.
어쩌면 기대를 했던 건지도...
그래, 그냥 뽀뽀야...어릴 때부터 종종 하던...동생과 나 사이에 친밀함의 증표...
고개를 숙여서는 눈을 감은 채 뾰족이 내민 동생의 입술에다 자신의 입술을 살포시 댔다.
촉촉하면서도 너무나 보드라운 감촉..
감미로웠다.
향기로웠다.
그리고, 너무나 달콤했다.
이대로 계속 있으면서 입술을 비비고 혀를 내밀어 안으로 넣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그건 스스로에게 핑계로 댔던 가벼운 입맞춤이 아닌 것이다.
“ 자~~ 이젠 일어나...가자..”
“ 으, 응...오빠...”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동생...
그래도 아까 했던 말이 효과가 있었던지 더 이상 고집을 피우지는 않았다.
둘은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다정하게 손을 잡고 옆방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때 주연의 이맛살이 순간적으로 찌푸려졌다는 걸 민은 몰랐다.
“ 하~~ 나도 이젠 들어가야겠지....?”
두 사람이 탄 버스가 출발하는 걸 보고서 돌아섰다.
왠지 가슴 속에 구멍이 뻥 뚫린 양 허한 바람이 드나드는 것만 같았다.
결국에 주연이 기대했던(그리고, 자신 역시 은근히 바랬던) 일은 일어나지를 않았다.
아침을 먹으면서도 거의 졸다시피 한 동생이,
빈 그릇을 치우고서 모두가 나란히 침대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도저히 졸음을 참지 못하고는 다시 민의 다리를 베고 누워버린 것이다.
순간 당황하면서 주연을 바라봤지만, 미소까지 띠며 좋아하는 동생을 밀어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금새 잠에 빠져드는 동생....
약간은 어이없는 심정으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던 민과 주연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셋이 사이 좋게 한 침대에서 달콤한 낮잠을 즐기다가 제일 먼저 깨어난 건 민이었다.
그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날아가는 새 거시기만 봐도 벌떡 선다는 군바리답게,
수면 중에 완전히 발기가 된 성기에서 밀려오는 간질간질한 쾌감은,
더 이상 숙면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던 것이다.
어렴풋이 정신이 들면서, 언제 그렇게 되었는지 자신의 양팔에 느껴지는 묵직한 머리들...
게다가 양쪽에서 부드러운 살결들이 기분 좋은 따스함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야 상황을 알아챘다.
한쪽은 자신의 가슴에다 손을 올리고 있었고, 다른 쪽은 성기를 쥐고 있었다.
그것도 미세하게 조몰락거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서 눈만 굴려서 좌우를 확인했다.
그리고 아래쪽의 상황도....
성기를 쥐고 있는 건 바로 새미였다.
과연 자신이 어느 쪽이기를 바랬던가에 대한 진실은 중요하지가 않았다.
흥분이 치솟으면서 순간적으로 사정을 할뻔했던 것이다.
그나마 숨소리로 볼 때 둘 다 자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게 다행이었다.
민은 성기를 쥔 동생의 손을 조심스럽게 떼어내 자신의 가슴에다 놓아주었다.
그러자 두 여자의 손이 사이 좋게 자신의 가슴을 양분했다.
그 후에야 민은 조심스럽게 두 사람을 깨웠다.
그렇게 민은 자신만의 비밀을 또 하나 간직하게 되었다.
“ 여보세요? 병호냐?”
“ 네, 일병 김 병호...”
“ 하하하..임마...난 이제 민간인이야...”
“ 아...네..형...”
“ 그래...길게 통화하기는 눈치가 보일 테니...몸 건강하고...새미는 말 안 해도 알지?”
“ 네..형...형만 믿어요...”
“ 그래...내 곧 새미를 데리고 면회 오마...그때까지 잘 지내...”
“ 네..형...그간 수고하셨습니다..축하 드려요...”
“ 그래..고맙다...너도 조금만 더 고생하고...”
“ 네...형...”
“ 끊는다....”
“ 뚜~ 뚜~~”
공중전화를 끝내고서 돌아섰다.
병호의 마지막 말투에서 물기가 약간 묻어나는 것만 같았다.
마음이 짠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병호도 이 자리에서 자신처럼 부대로 마지막 인사 전화를 하게 될 것이리라...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차가운 공기가 가득 밀려들면서 상쾌하게 만들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겨울하늘이 파랗게 깨어질 것처럼 보였다.
“ 자~~ 민간인 한 민...드디어 사회복귀다...가볼까? 집으로....”
민은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