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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35

금촌리 설화(금村里 說話) - 35


 



엄마가 영도 오빠하고 빠구리 했다. ---
5살백이 어린애의 입에서 불쑥 나온 말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바로 그 직전까지는 그저 일상적이며 평화로운 가족의 아침 밥상이었다.
외숙모는 제일 먼저 일어나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그 먹거리를 밥상에 챙겨 놓았다. 나도 일상적인 시간에 맞추어 오줌 누고 세수하고 학교에 갈 가방을 챙겼다.
외삼촌은 늘 그렇듯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그 서슬에 윤자도 일어나 방바닥도 말끔히 치워지고 밥상이 들어왔다.
그래서 4명이 둘러 앉아 평소처럼 수저를 놀리는데 윤자의 말 한마디는 그야말로 밥상에 갑자기 꽝! 하고 폭탄이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우선 가슴이 철렁하고 눈 앞이 캄캄했다.
시간이 정지되고 세상은 암흑처럼 앞을 가로막는 중 불쑥 임판돌이 떠 올랐다.
얼마전 자기 아내와 엉켜 한창 방아질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이눔으 시키!" 라며 낫을 들고 뛰어 들었을 때의 그 놀라움과 공포. ......
지금 외삼촌의 손에 낫은 들려 있지 않지만 언제든 흉기를 잡을 수 있고 맨 주먹으로 쳐도 나는 당할 수 밖에 없다.
이 돌발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혹은 어떤 식으로 진전될지, 나는 아무 것도 가늠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주위를 살폈다.


외숙모도 놀라움은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금방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지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크게 뜬 눈으로 곧바로 딸을 노려 보며 입을 잔득 오무리고 오른손을 종주먹으로 쥐어 들었다.
이놈의 계집애, 너 더 입을 놀리면 엄마한테 죽도록 맞을 거야. ...... 라는 표현을 힘들게 연기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윤자는 그 눈치조차 채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부모를 번갈아 보며 신기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표정으로 여전히 생글거리고 있는 것이다.


뜻밖에도 외삼촌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처음 놀란 눈을 하기는 외숙모와 마찬가지였지만 그 다음은 허공을 보며 "허 허 ...... " 하고 웃더니 딸에게 물었다.
"그게 우찌 하는 긴데 ...... ?"
"아부지 어무이 하는 기나 같제. 알몸으로 붙어가 콩닥콩닥 하고 ...... "
"니는 아부지 어무이 하는 걸 봤나?"
딸은 여전히 생글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히 히 ...... "
외삼촌은 또 웃었다.


나도 다른 곳에서 어린애의 이런 말을 들었다면 웃음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또 한번 가슴이 철렁하고 더욱 절망적인 기분에 휩싸였다.
윤자의 묘사는 정확했고 외숙모와 내가 어제 밤에 저지른 일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기 빠구리가?"
외삼촌은 화를 내지도 않고 외숙모나 나를 향해 닥달을 하지도 않은 채 여전히 빙글거리며 딸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것도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니다.
추리소설을 보면 탐정은 범죄를 수사하면서 우선 현장의 증거를 꼼꼼히 살피고 주위의 증언들을 잘 챙겨서 자신의 추리를 겻들여 나중에 범인을 꼼짝 못하게 한다. 바로 그런 절차이며 수법일지도 모른다.


"민주 언니가 그카데. 즈그 아부지 어무이도 그래 하는데 그기 빠구리라고. ...... 그런데 그 집 어무이는 우리 어무이처럼 울지는 않는다 카더라."
나는 한가지 사실을 더 알았다. 외숙모는 남편과 하면서도 기분이 오르면 어제 밤 나와 그랬던 것처럼 "응 응!" 하며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급한 상황에서 그깟 사실이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그래가 느그 엄마가 어제 밤에도 울었나?"
외삼촌은 또 탐정처럼 물었다. 나는 힐끗 윤자의 입술에 눈이 갔다. 이 5살백이 어린애의 입에는 아직도 폭탄이 남아 있는것 이다.


"이눔의 가시나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씨부리노!"
외숙모의 앙칼진 소리가 부녀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일단 그녀의 개입은 효과가 있었다.
윤자는 화들짝 놀라며 막 벌리려던 입을 다물었고 외삼촌은 아내와 딸을 번갈아 보며 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 학교 가야 하는데 무슨 개소리, ...... 아니, 니가 무슨 개꿈을 꿔 놓고 이리 아침부터 방정을 떠노? 그러이 낮잠 자지 말고 일찍 자라 카지 않았나? 가시나가 아직도 오줌을 싸고 ...... 니, 어제 밤에도 오줌 쌌잖나! 니는 오줌 쌀 때 꼭 꿈을 꾼다메 ...... ? 어젯밤에도 또 꿈을 꿨나?"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엄마의 질책에 윤자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어제는 안 싸 ...... "
윤자는 반발하려다 여전히 표독스러운 엄마의 표정을 보고 나서 풀이 죽어 나직히 말했다.
"그게 꿈인가? ...... 그래, 어무이. 내가 또 꿈 꿨는갑다."
겁 먹었으면서 시무룩한 표정의 윤자는 입을 다물었고, 외삼촌은 고개를 한번 갸우뚱하더니 말없이 밥 한숟갈을 입에 떠 넣었다.
"영도 니, 벌써 늦었제? 퍼뜩 묵고 학교 가그라."
외숙모의 그 말은 정말 반가웠다. 나는 마지막 숟갈의 밥알을 입에 문 채로 황급히 책가방을 들고 방을 나섰다. 다시 폭탄이 터지더라도 일단 나는 그 현장을 피한 것이다.


사실 별로 늦지도 않았는데 나는 산길을 탔다.
뒤에서 누가 쫓아 오기라도 하듯 나는 오르막길도 허겁지겁 달리며 올랐다. 오늘 산길에는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숨이 차 올라 나는 고개마루에서 잠시 쉬려고 바위에 걸터 앉았다.
숨이 진정되면서 자지가 스멀거리기 시작한다. 꿈결 같이 스쳐간 어제 밤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얹혀 사는 화풀이를 하듯 나에게 심통을 부리던 외숙모가 갑자기 가운을 제치며 풍만한 젖통을 내 보이고, 그 젖을 빨면서 보지까지 손이 가자 누워서 다리를 벌려 주었지. 털이 넓게 퍼져 있는 보지는 유난히 물끼가 많아 손을 댄 것만으로도 질퍽거렸다.


그녀가 자지를 보고 놀라며 "해 봤느냐?" 고 물었을 때 나는 어떻게 대답하는 게 좋을까를 저울질 하다 동네 아줌마와 두번 했다고 얼버무렸었다.
젖통과 엉덩이가 풍만한데다 그녀의 피부는 갓 지어낸 햅쌀밥처럼 희고 윤기가 흘렀다. 그 매끄럽고 보드라운 피부의 감촉을 즐기며 내 잠자리에서 본격적으로 빠구리가 시작됐지.
그녀가 먼저 내 위에 올라타고, 다시 뒷치기로 내가 박아주고, 마지막은 그녀가 바로 누워 다리를 높이 든 채 나를 재촉했다.
체위를 바꿀 때마다 그녀는 "응 응!" 하고 울어댔으니 3번이나 절정을 맞은 것이 틀림 없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를 딸도 들었다. ......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자지를 탱탱하게 만들어주던 환상은 꺼져 버리고 가슴이 또 한번 철렁했다.
이미 폭탄이 터져 눈 앞이 캄캄하고 허둥대기만 하던 중 외숙모의 임기응변으로 나 혼자만 그 자리를 빠져 나올 수 있었지만 그 뒤의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자기 아내가 남도 아닌 한집에 사는 조카와 붙어 먹은 것을 안다면 화를 내지 않을 남편이 어디 있을까.
외숙모와 내가 당할 것 말고도 외삼촌은 누나인 엄마에게 이 일을 알릴 가능성도 많다. 엄마와 누나들까지 내가 외숙모와 빠구리한 것을 알게 된다면 ...... 임가띠기 사건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나는 창피하기도 하지만 죄책감 때문에 자살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밤 외숙모와의 열정에 넘쳤던 순간의 추억, 그리고 아침 밥상에서 윤자의 폭탄 발언과 그 파장, ...... 이 두가지 상반된 상황은 내 몸에도 그대로 반응해 자지가 꿈틀대다 다시 가슴이 철렁하는 일이 학교에서도 수없이 반복되었다.
수업이 끝 난 뒤 나는 바로 집에 돌아가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운동장에 남은 아이들과 이것 저것 놀이를 해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도대체 재미가 없었다.
어차피 돌아가야 할 집, 결국 나는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는 길은 신작로로 금촌리 다른 학생들 몇명과 어울렸지만 나는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고 집이 가까워 질수록 마음은 무거웠다.


마당에서 윤자가 흙장난을 하다 나를 보자 "오빠!" 하며 말을 걸어 왔으나 나는 또 아침 밥상의 일이 떠오르며 부끄러우면서도 무서운 기분이 들어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쳤다.
엄마가 없는 집안은 더 썰렁하다. 영자 누나는 점자판을 펴놓고, 영미 누나는 엎드려 만화책을 보고 있기에 나는 건넛방으로 들어갔다.
"오, 영도 왔나?"
"예, 학교 다녀 왔심더."
마침 외숙모가 방에 있으며 먼저 알은 체를 해서 나도 꾸벅하며 인사를 했지만 얼굴을 바로 보기가 거북해 시선을 돌렸다.


"영도야, 일로 와 봐라.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카는데 ...... 인사가 뭐 그리 싱겁노?"
내가 닥아서자 그녀는 두팔로 내 등을 휘감으며 입술을 덮쳤다. 그녀의 혀를 받아 들이며 내 몸은 후끈 달아 올랐다. 몇차례 혀를 주고 받으면서 나는 몸에 열기가 오르는 것과 함께 일단 안도감이 찾아 왔다.
외숙모가 이렇게 여유있게 키스까지 하는 것은 일이 잘 풀렸다는 징조 같기도 했다.
그러나 입술을 떼고 그녀의 얼굴을 바로 보자 여전히 나는 궁금했다.
"어찌 됐어예?"
"뭐가 ...... ?"
외숙모가 딴청을 피우나, 일이 잘 풀렸나? 바로 대답을 듣지 못하니 궁금증은 더 했다.


"외삼촌요. ...... 윤자가 말한 거 ...... ?"
"아, 그거 ...... 그냥 넘어 가삤다. 내가 윽박질러 놨더이 갸는 입을 봉하고 ...... "
거기까지는 내가 있을 때의 일이고 내가 궁금한 것은 그 다음에 벌어졌을 상황이다.
"그래가 외삼촌은 더 말이 없었어예?"
"뭐 좀 찜찜해는 하는 것 같더라만 우얄끼고? 내가 가시나 입을 틀어 막아 놨으이 ...... 또 죄짓고 잘못한 거 따지마 자기가 내보다 백배는 더 할 낀데 뭐를 따지겠노?"
외숙모가 말하는 것이 자신감인지, 자기 합리화인지, 나는 판단이 잘 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도 찜찜한 기분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내도 아침에는 시껍했다. 그 여시 같은 가시나 ...... 벌써부터 부모 하는 걸 훔쳐 보다이 ...... 내는 상상도 몬했다. 어제 밤에도 분명 자고 있었고 끝나고 나서도 자는 걸 봤는데 ...... 이눔의 가시나, 다시는 주둥이 못 놀리게 내가 꼭꼭 다지 놨다."
외숙모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 것 같았는데 마침 그때 "여우" 같은 윤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무의식 중 뒷걸음질을 쳤다.
외숙모와 포옹은 벌써 풀었지만 마주 서 있는 것조차 윤자에게 보이는 것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도 나는 한동안 누나들이 있는 안방에 머물러 있었다. 외숙모나 윤자를 대하는 것이 여전히 거북했다.


밤 10시 쯤이 되자 나는 어쩔 수 없이 누나들의 방에서 쫓겨나 내 잠자리로 돌아왔다.
윤자는 이미 잠들어 있었고 외숙모는 윗목의 경대 앞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밤 인사라도 할까 하고 잠시 망서리다 그냥 말 없이 겉옷을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이 이 방에 그녀가 자게 된 뒤 평소의 내 행동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잠시 후 외숙모가 불을 껐다.
그때까지도 나는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어둠과 적막이 함께 찾아온 속에서 나는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바로 어제 밤의 이 시각, 외숙모와 나는 이런 어둠 속의 바로 이 자리에서 알몸으로 엉켜 정열을 불태웠었지. 지금도 방안의 구성원은 똑 같다. 다만 윤자를 사이에 두고 외숙모는 윗목에, 나는 아랫목에 누워 있지만 서로 손을 뻗는다면 닿을만한 거리다. 하지만 그녀도 손을 뻗지 않았고, 나 역시 아무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내 감정은 어색하고 미묘했다. 외숙모와 윤자와 나, 3명은 각각의 똑같은 잠자리에 누워 있건만 어제와 그제, 그리고 오늘의 상황과 분위기는 너무나 달랐다.
그저께 밤까지만 해도 외삼촌 부부의 밤일로 가끔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것은 새로운 내 일상사의 한 부분이었을 뿐이다. 나도 받아 들일 수밖에 없고 그런대로 평온하게 지내온 나날이었다.


그런데 어제는 돌발사태가 일어났다. 외숙모가 내 앞에서 옷을 확 제끼며 젖통을 훤히 내보인다는 것이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 그런데 그 행동은 마치 한편의 화려하고 열정으로 가득찬 드라마의 막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결국 갈데까지 갔다.
그녀의 몸은 또 얼마나 풍만하고 매끄럽고 뜨거웠던가. 그 순간 순간마다 우리는 함깨 열광했었다.
지금 되돌아 봐도 나는 그녀를 빠구리 상대로 생각했거나 혼자 상상을 해본 적도 없었다.
우선 그녀는 나의 외숙모고 남편과 딸이 늘 옆에 있다. 한밤중에 몇번 듣게 된 도둑씹도 맥빠지고 시시하기만 해 잠이 깬 것이 화가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폭발할 것 같은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었다.


오늘 밤은 또 달랐다.
이렇게 그녀의 알몸을, 숨결을, 그 뜨겁게 달라 올랐던 몸 속을 다 되살리면서도 나는 바로 지척에 있는 그녀에게 닥아갈 수 없다. 그녀 역시 나에게 닥아오지 않는다.
윤자라는 돌발적인 훼방꾼이 없었다면 오늘 밤이 어땠을까. ...... 누가 먼저일지, 아니 두개의 자석을 마주 놓은 것처럼 우리는 서로 당기고 끌려 갔을 것이다. 그 생각만으로 몸은 다시 한번 후끈 달아 오른다.
그런데 윤자의 훼방을 떠 올리자 또 한번 가슴이 철렁했다. 정말 그 때는 일촉즉발의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끝난 것은 천만다행이다. 열정의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외숙모의 말과 표정으로 볼 때 잘 수습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정말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그 일은 그대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방문을 여는 소리와 인기척, 불이 켜질 때까지 나는 선잠이 들었었나보다. 그래도 나는 일단 마음이 켕겨잠이 든 척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벌써 모두 자나?"
외삼촌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번쩍 눈이 떠졌다.
그는 아내를 향해, 나와는 등을 돌리고 있는데 벽시계를 보니 딱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먼저 그의 손을 살폈다. 낫은 물론 아무 것도 들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가슴은 쿵덕쿵덕 뛰고 있었다.


"느그 외삼촌은 자정 전에 들어온 적이 없다."
어젯밤 외숙모는 그렇게 말했다. 실제로 외삼촌이 놀음방에 드나들고 나서 나는 그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가끔 한 밤중에 빠구리를 할 때 잠이 깬 것 말고는 ...... 그런데 자정도 안 된 밤 11시에 그가 화투짝을 팽개치고 돌아온 것이다.
"오늘은 일찍 왔네예. 내사 새벽에 일나야 하니 일찍 자야지."
외숙모는 아직 잠이 덜 깬듯 눈을 부비며 나직히 말했다. 평소 같으면 남편에게 먼저 비양거릴 수도 있었을텐데 공손하다고 할만한 이런 말투는 그녀도 꿀리는 것이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여보야, 우리 말 좀 하자."
그도 나직히 말하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내 가슴은 다시 철렁하며 더욱 쿵덕쿵덕거렸다. 말소리는 조용하지만 그가 이렇게 이른 시각에 돌아와 아내와 마주 앉는 것은 분명 오늘 아침 딸의 입에서 터져 나온 그 일을 본격적으로 추궁하려는 것이다.
그녀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놀라고 긴장한 표정으로 일어나 앉았다.
"야, 오늘 밤 우리 그거 한번 해보자."
"뭐를요?"
"와, 그전에도 몇번이나 말했잖나? 그 김과장네 부부캉 하자 캤던 ...... "


"그사람들이 여 왔어예?"
그녀가 놀란 어조로 묻는데 이야기 중 새 사람이 등장하기에 나도 새롭게 호기심이 갔다.
"그 사람들이 이 시골 구석을 우찌 알겠노? 하지만 그냥 우리끼리락도 ...... "
"우리끼리라이 ...... ?"
"당신캉 내캉, 그라고 영도를 끼워서 ...... "
"뭐요? ...... 아이고, 이 술냄새 ...... !"
그녀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긴장했던 얼굴도 화를 내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참말로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네. 당신이 사람인겨?"
눈을 치껴 뜨고 남편을 노려보는데 등만 보이는 그는 아무 말이 없다. 술냄새는 그와 마주 했을 때부터 맡았을 터인데 무언가 공격할 꼬투리가 생기자 술마신 것도 상대의 약점으로 포함시킨 것인지 모른다.
"모처럼 자정 전에 들어 왔다 캤더이 술이 잔득 취해가 도깨비 똥 뀌는 소리나 하고 ...... 더구나 그런 짓은, 내는 죽어도 몬한다고 벌써 못박은 거 아이가? 그래, 그거 하자꼬 맨날 엉덩이 박았던 놀음판도 마다하고 이래 달려 온기가? 차라리 내가 죽지, 이거야 밤낮으로 또개비 짓만 하이 ...... 참말로 내가 맨정신 같고서야 우째 살겠노? 그래, 남 앞에 지 마누라 가랭이 벌리는게 그래 좋나? 그래 보고잡나?"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던 그녀는 이제 기가 뚫렸는지 언성이 높아지며 남편을 공박한다.


"여보야, 말소리 좀 낮춰라."
여전히 그는 나직히 말했다.
"히히 ...... 니가 그렇게 나오이 내가 더 안달이 나는 거 아이가? 그 생각이 들자 화투도 잘 안잡히고 끝발도 죽어 삐고, 그래가 물러나서 술 몇잔 마시다 왔다. 술도 별로 안 마싰다. 마침 오늘 누님도 안 계시니 한번 해뿔자."
"참말로 내가 미치고 환장하겠다. 변태도 이런 변태가 있나? 차라리 가서 화투짝이라도 잡으소! 내사 그때나 지금이나 죽어도 그래는 몬한다."
그녀는 쌀쌀맞게 말하고 벌렁 들어 눕더니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나는 그들 부부간에 오가는 말도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외삼촌이 놀음판의 유혹도 뿌리치고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것은 분명히 아침 밥상에서 터진 폭탄 때문이다. 그래서 외숙모도 잔득 놀라고 긴장한 표정으로 남편을 맞았는데 돌아가는 상황은 너무나 이상했다.
딸의 목격담을 토대로 아내를 더 추궁하고 닥달하고, 심지어는 죽이겠다고 달려 들 수도 있을텐데 오히려 외삼촌이 무엇인가 조르고 사정을 하는 것이다.
반면 외숙모는 풀 죽고 겁 내는 모습으로 남편을 맞았으나 그가 무슨 요청을 하자 태도가 돌변해 버렸다.
남편을 몰아 부치며 비난하고 공박하고 이어 딱 잘라 거절하더니 아예 상대조차 안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예상하고 겁을 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에 나는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가 오늘밤 아내와 "이야기 좀 하자." 며 마주한 것은 "엄마가 영도 오빠하고 빠구리했다." 고 딸이 터뜨린 폭탄 때문이다.
임판돌의 경우 처럼 현장을 바로 본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당연히 사실 확인을 위한 추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자백을 안하면 욕설과 폭력이 나올 수도 있고 더욱 험악한 꼴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기야 임가띠기 같은 여인은 외간남자의 자지가 그대로 보지에 박혀있고 낫을 쳐들고 설치는 남편 앞에서도 오히려 강하게 맞섬으로써 남편을 물리쳤다.


외숙모에게도 그런 강단이나 재치가 있을까? ...... 하지만 오늘 밤의 상황을 보면 그럴 필요조차 없어 보였다.
어찌해서 그런지는 여전히 이해가 안가지만 남편이 먼저 수그러들면서 애원을 하는 반면, 아내 쪽에서 오히려 기세등등해서 몰아 부치다 매멸차게 돌아서 버렸으니까.
그는 조심스레 이불을 걷어 제치며 다시 졸랐다.
"이 사람아, 그래 뻗대지만 말고 서방의 간절한 부탁 좀 한번 들어주라."
"말이 돼야 상대를 하지. 당신이 그 김과장네 마누라쟁이, 마릴린 몬로 닮았다 카는 그 여편네한테 침 줄줄 흘리는 건 내도 안다. 체, ...... 마릴린 몬로는 무슨 얼어 죽을 ...... 입술 옆에 점 하나 빼고는 얼굴도 말투도 천박한 기 갈보나 작부지, 그게 어염집 여자가?"


"와, 그 정도 인물이마 어때서 ...... ? 더구나 그 눈빛을 봐라. 색기가 줄줄 흐르잖나? 나이도 설흔을 넘어가 물이 오를대로 올라서 ...... 같은 여자들끼리는 그런 걸 못 느끼나?"
"그래 좋으마 당신 혼자 해결하마 될 거 아이가? ...... 데불고 살든가, 애인을 삼든가, 그러다 그 서방한테 칼침을 맞아도 내는 상관 안할께."
"그런 일 없을라꼬 서로 합의 하에 평화롭게 나누어 맛보는 거 아이가? 그 김선배도 니를 디기 좋아한데이.  사실 그 말도 그쨔서 먼저 나온기다."
"흥, 마릴린 몬로캉 살면서 뭐가 부족해서 ...... 더구나 남의 마누라 탐내는 그런 기 선배가?"
   
"그냥 묵자는 게 아이잖나? 서로 주고 받는 기지. ...... 그 선배는 니가 청순하면서도 너무 섹시하다고 ...... 고기캉 생선을 한번 바꿔 먹어 보는 기나 마찬가지지. 그 참에 니도 다른 맛 한번 보고 ...... 그 선배 물건도 실하고, 입만 열마 정력 자랑이다. 니는 참말로 마음이 안 동하나?"
"그래서 ...... ? 참말로 내가 마음이 넘어가 그 사람캉 살겠다 카마 당신은 우짤끼고?"
"그런 생각부터가 촌스러븐 기다. 서양놈들은 그런 기, ...... 같이 탁구를 한판 치거나 무도회에서 춤 한번 추는 것처럼 그저 생활의 일부분이나 마찬가진기라. 탁구나 춤 한번 췄다고 서방이나 마누라 바꾸나?"
"아니, 탁구 치는 거캉 남의 서방이나 마누라캉 몸섞는 기 같다고 ...... ? 그 서양놈들이라는기 사람이가, 즘생이지."


"야야. 글마들이 우리보다 잘 살고 교육도 많이 받고 빌딩이나 자동차 많은 것 봐라. 그만큼 서양놈들이 앞서 가는 기고 우리도 서양 노래 부르고 양복 따라 입듯 스와핑이라꼬 서로 바꿔치기 하는 그 흉내 좀 내보자 카는기다."
"흥, 서양놈들이 양잿물 마시마 당신도 따라 마실끼가?"
안개 속에서 윤곽이 조금씩 잡히듯 나도 어느 정도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들 부부간에 오가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마누라를 서로 바꾸어 먹자는 것인 모양이다. 외삼촌은 그것을 하고 싶어 안달을 부리고 외숙모는 죽어도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런 말이 부부사이에 나오는 것도 황당하지만 하필이면 오늘 밤에 왜 그 일이 다시 들먹여지는 것일까?
더구나 "영도를 끼워서 우리 셋이서." 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 외삼촌이 방에 들어선 뒤 전개되는 일들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고 혼란스러웠다.
"아침에 윤자가 그 말을 했을 때 ...... "
귀를 쫑긋 세운 채 나름대로 혼란을 정리하려던 나는 윤자가 등장하자 또 가슴이 철렁하며 긴장했다.
"윤자 대신 내가 그 장면을 봤으마 얼마나 좋았겠노 카는 생각도 들더라."
"아니, 보기는 뭘 봐? 알라가 철 없이 씨부리는 말을 당신은 곧이 듣는겨?"


외숙모도 찔리는 데가 있어서인지 남편을 타박하던 조금 전까지보다 목소리의 기가 꺾였다.
"니는 남편이 진짜로 그래 멍청했으마 좋겠나?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도 있다. 갸는 어린애라서 어른처럼 꾸미거나 거짓말을 안했을 뿐이지."
"아니, 참말로 ...... 말을 그래 ...... "
그녀가 말을 더듬거렸다.
"당신은 살을 섞으며 사는 마누라는 못 믿고, 알라가 꿈 꾼걸 갖고 나를 몰아부친다 이기지? ...... 오야, 좋다. 흐윽! ...... 사람이 원래 그래 생겨 묵은 걸 내가 어찌 할끼고? ...... 흐윽! ...... 더구나 지 여편네를 같은 직장에 있는 남정네한테 가랭이를 벌리라고 내몰고 ...... 그런 당신이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가?"


잠시 머뭇거리다 나온 그녀의 말은 기폭이 심했다.
처음은 마지못한 듯 나직하게 나오던 말이 조금 울먹이며 떨려 나오더니 이어 울음이 터지고 후반에 화제를 바꾸어 남편을 몰아부칠 때는 언성이 높아졌다.
"니를 뭐라 카는 기 아이다. 그런 니를 보고잡다 카는 기지."
"당신이 여러 모로 변태인 것은 옛날부터 많이 겪었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네. 자기 마누라 몸에 남이 드갔다는 기 생각만 해도 끔찍할텐데 당신은 우째 그기 그리 보고 싶은겨?"
"서양놈들은 벌써 그 맛을 안다카이 ...... 내는 그런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다른 사람이 보는데서 당신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사랑하는 내 아내가 남의 품에 안긴 모습은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리는 기라."


잠시 침묵이 있다가 그녀가 한숨을 푹 쉰 뒤에 말했다.
"오야 좋다. 집에 돌아가마 당신 하는 것 보고 ...... 당신이 그나마 마음잡고 일 제대로 하면서, ...... 정 그리 원한다마, ...... 그 김과장네 부부캉이라도 만나 줄께."
"약속했제? 분명히 약속한 기다! 그래, 그 전초전으로, 오늘은 맞배기로 ...... "
"뭐라카노? 오늘 당신 말을 피할라꼬 그런 약속까지 했는데 ...... 자꾸 그리 나오마 모두 깽판 되는기다. 내는 죽어도 그 사람들 안 만날끼다."
한발짝 물러난 것 같았던 그녀가 다시 거세게 반발했다.


"김선배캉은 만나겠다며 와 오늘은 안 된다는 기고?"
"참말로 ...... 말이 되어야 상대를 하지. 그 서양놈 흉내 낸다는 기 정 당신의 간절한 소원이라마 한번은 들어주겠다고 내가 분명히 말했잖소? 그런데도 와 그걸 못 참고 지금이고?"
"내사 지금 스트레스로 꽉 차 폭발 일보 직전이다. 니도 내 성질 알제, 이래 되마 사고 치는 거 ...... ?"
"흥, 밤새워 화투짝 꼬나 잡고, 집에 오마 밥 챙겨 주고, 졸리마 자고, ...... 그러면서도 스트레스 타령이가? 그라마 내는 뭐꼬? 식모처럼 일만 죽도록 하면서도 눈치밥 먹는 신세에, 놀음쟁이에다 변태인 서방하고 그것도 도둑질 하듯 ...... "
그녀는 울먹이며 말을 다 끝맺지 못했다.


"놀음하고 낮잠 자고 ...... 촌놈들 돈이야 좀 딴다 캐도 이기 어디 사람 사는기가? 그라고 이 사람아, 내가 당신 처지나 기분도 다 안다. 그러이 니나 내나 기분 한번 확 내고 그런 스트레스도 확 날려 버리자는 기다."
"즘생 같은 짓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린다꼬 ...... ?"
"니가 몰라서 그렇다. 내가 장담할께. 이래 한판 벌리고 나마 찌뿌듯 하다는 니 몸도 마음도 한꺼번에 확 풀릴끼다. 그래가 김과장네 하고도 니가 먼저 하자고 조를끼다."
"아무리 그렇다 캐도 우찌 어린 조카를 데불고 ...... "
그녀의 말에도 내가 등장한다. 나는 다시 긴장했다. 어렴풋이 짐작은 가면서도 진짜 내 역할이 무엇일지 확실히는 몰라 궁금했다.


"그기 더 사람을 흥분시킨다 카이 ...... 갸한테도 좋은 교육이 될끼다. 내사 열세살 때 멋모르고 당해가 우찌나 황당하고 부끄럽던지 ...... 그런데 쟈는 좋은 인생 선배를 만나 견학도 하고 실습도 하고 ...... 완전히 조기교육을 받는 기지."
"인간 말종 짓을 하면서 그런데다 교육을 들먹이나? ...... 사람의 두껍을 쓰고 우찌 그런 짓을 ...... 아무래도 내는 몬한다."
그녀의 표정은 다시 단호해 졌다.
"야야, 니는 내 없을 때는 조카캉 붙어 묵고 서방이 이래 간절히 원하는 건 깔아 뭉개나?"
그의 말투도 지금까지의 설득이나 애원조가 아니라 갑자기 강경해 졌다.
"뭐라꼬 ...... ?"
그녀는 화가 난 표정으로 남편을 노려 보지만 점점 그 기세가 꺾이는 것이 엿보는 나에게도 드러났다.


"당신은 윤자가 한 말을 참말로 믿는겨?"
"니는 정말 내가 멍청이로 보이나? 어떤 남자가 그 말을 그냥 지나치겠노? 하지만 내는, ...... 니 말대로 변태라 그럴 수도 있지만, 좋게 풀어 가자는 것 아이가? 니도 좋고, 갸도 좋고, 내 마음도 풀고 ...... "
"그래 하마 당신이 풀어진다꼬 ...... ?"
"하모! 공개적으로 서로 어불리는데 무슨 뒤가 남을 게 있노? 또 참말로 스릴 있고 흥분되는 일이라 카이 ...... "
딸의 증언을 여전히 그는 비장의 무기로 간직하고 있었고 그 위력을 그녀도 인정한 것 같다.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뜬 그녀는 마침내 항복을 선언했다.


"좋다! 당신 맘대로 하소. 하지만 그 일로 후회하더락도 날 원망은 하지 마라."
"원망은 무슨 ...... ? 니를 너 사랑하게 된다 카이 ...... 자, 그럼 영도도 깨우자."
"갸도 안 잘낍니다. 그냥 일나라 카소."
"그래? 그럼 ...... "
그는 신이 난듯 목소리도 커지며 마치 무대 위의 마술사처럼 손바닥을 두번 딱딱 치면서 말했다.
"영도야, 일나라!"
나는 더 이상 잠든 척 할 수 없었다. 마술도구에서 토끼나 비둘기가 나타나듯 나는 벌떡 일어났다. 하기야 내 앞에는 나도 함께 참여하는 마술 같은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영도야. 니는 오늘 정말 기똥 찬 장면을 보고 또 니도 직접 하게될 끼다. 니캉 나캉 또 외숙모랑 어불려가 빠구리, ...... 니도 빠구리는 알제?"
그를 바로 본다는 것이 여전히 마음이 걸려 나는 좀 겁먹은 표정으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바로 그 빠구리, ...... 씹판을 벌릴 끼다. 그러면서 삼촌이 설명도 다 해줄 끼다. 여자의 몸이 우째 생겼고, 씹을 할 때 남자는 전희라꼬, 미리 해줘야 할 끼 있는데 여자 어디를 우찌 보듬고 만져 줘야 하는지도 니는 배우게 될 끼다."
"사람이마 누구나 커 가면서, 또 해 보면서 알게 될 것을 뭐 지금부터 꼬치꼬치 ...... "
어느 새 얼굴이 붉어진 그녀가 고개를 돌린 채 참견했다.


"그런 기 아이다. 그라마 학교는 와 다니노? 제대로 배우마 눈치 코치로 하는 것과는 기본이 다르제. 자, 그럼 모두 일단 옷을 벗고, ...... 아 참, 여자는 남자가 벗겨 주는 기 좋다. 여자들은 저도 꼴렸으면서 내숭을 떨거나 진짜 부끄러버서 시간만 끌 때도 많은 기라."
그가 막 윗옷을 벗으려는데 그녀가 바로 옆에 잠들어 있는 윤자를 가리키며 제동을 걸었다.
"우선 쟈를 치우소! 이제 딸년 옆에 두고는 못한다."
"아 참, 그렇지! 오, 귀여운 우리 딸내미! 니, 오늘은 부모나 오빠가 콩닥콩닥하는 꿈 꾸지 마레이."
그는 딸을 이불채 똘똘 말아 안고 방문을 나갔다.

"폭 싸서 덮어 주었으니 별로 춥지는 않을 끼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판을 벌려 볼까?"

그가 옷 벗는 것을 서두르며 상반신의 알몸이 드러났다. 가슴은 좀 근육이 있었지만 겉으로 볼 때처럼 갈빗대가 그대로 보이는 좀 마른 체격이었다.
그는 윗통만 벗은 채로 아내의 가운에 손을 대었다.
"놔 두소. 이미 여까지 왔는데 ...... 내가 할끼다."
그녀는 남편의 손길을 뿌리치고 가운을 열었다. 어제 밤과 달리 그 안에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다. 브래지어를 내리자 탐스런 젖통이 드러났다. 몸을 돌리지도 않은 채 그녀는 두 남자 앞에서 팬티마저 벗었다.

그들이 앞장 서 벗는데 내가 거부를 했다면 몰라도,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나도 런닝셔츠와 팬티를 벗었는데 그녀의 젖통을 볼 때부터 자지는 탱탱해 졌다. 나는 그걸 이불로 살짝 가렸다.

그가 팬티를 내리자 잔득 성이 난 자지가 스프링처럼 튀어 나왔다. 나는 흑! 하고 숨을 들이 마셨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껏 발기한 성인의 자지를 본 적이 없었다. 평소 보았던 어른 자지보다 몇배나 크고 알밤처럼 대가리에서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그 위용은 남자가 보기에도 대단했다. 다만 크기는 나보다 좀 작지만 ......
"봐라, 외숙모 유방을 ...... 참하게 생겼제. 아, 니도 벌써 봤는지도 모르겠다만 ...... 여자는 유방을 주무르고 빨아 주는 걸 좋아 한데이."

알몸이 된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인, 그 상황만으로도 나는 몹시 흥분했다. 지난날 서울띠기와 꼽추할매, "7공주파"의 패거리, 그리고 황달자와 그녀의 올케등 복수의 여인들과 빠구리를 해본 적은 있었다. 그러나 항상 남자는 항상 나 혼자였다.
외삼촌이 어쩌다 이런 취향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겪는 나로서도 여러 여인들과 할 때와 또 다르게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그는 한쪽 젖통을 입에 물고 다른 젖통은 밀가루 반죽하듯 손으로 주물렀다. 사실 그것은 어제 밤 내가 그녀에게 했던 동작과 마찬가지인데 그가 좀 거칠어 보였다.

젖을 물린 채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눈이 마주쳤다. 입가에 엷은 웃음이 드리운 것 같기도 하고, 꼬리가 좀 올라갔고 크게 뜬 그 눈은 내게 무엇인가 전하려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의미를 나는 제대로 알아챌 수 없었다. 
점점 흥분의 열기가 올라가는 것인지, 부끄럼을 타는 것인지, 혹은 곤혹스러움인지 ...... 꽤 오래 나를 응시하던 그녀의 눈이 스르르 닫혔다.
"아얏!"
그녀의 낮은 비명에 그는 젖을 물었던 입을 떼었다.
"아, 미안 ...... 나도 모르게 열이 올라가 ...... 어어, 이 물 좀 봐라! 당신도 우리 둘이서만 할 때보다 빨리 오르제?"


그는 한손으로 보지를 훑고 그 물끼 묻은 손을 내게 보이며 눈을 찡긋했다.

"자, 이제 누버라."
그는 바로 누운 그녀의 머리에 왼팔을 집어 넣어 팔베게를 해주며 귓바퀴를 쓰다듬고" 몸을 비스듬히 해서 한다리로 그녀의 배를 감싸고, 젖통을 주무르며, 입술을 포갰다. 움직일 수 있는 몸의 모든 부분이 이른바 전희에 동원된 셈이다.
그의 입술은 귀를 덮었다가 목에 머물렀다. 이제야 알았지만 그녀의 목은 가늘고 꽤 긴편이었다. 
"하아! ...... "
그녀가 신음을 내며 몸을 비틀 때 이불로 살짝 덮은 자지도 벌떡거렸다.

 

젖통을 주무르던 손이 그녀의 왼팔을 들어 올렸다. 겨드랑털도 보지털만큼 풍성했다. 그가 그곳에 입을 대자 신음도 몸을 비트는 동작도 훨씬 커졌다.
"여자의 몸에는 성감대라고 특히 예민한 부분이 있다. 느그 외숙모는 그중에도 이래 겨드랑이 빨아주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다."
"아아, 신경질 난다! 내가 무슨 기계 부속이가, 일일히 설명까지 하게 ...... ? 구경만 해도 깨우칠 것 아이가? 그래 떠드이 내는 집중이 안된다."
나를 돌아보며 자랑처럼 말하던 그는 아내의 반발에 좀 움찔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애무보다 말을 더 하고 싶었나보다. 동작을 잠시 멈추고 아예 나를 향해 돌아 앉았다.


그때 강현수는 중학교 1학년으로 13살이었다. 2남3녀중의 막내였고 큰 누나인 우리 엄마는 이미 금촌리로 시집을 간 뒤였다.
무더위가 며칠 째 계속되는 한 여름, 도암리 그의 집에 사촌누나가 찾아 왔다. 나이는 갓 설흔을 넘겼고 시집가서 아이도 둘이나 낳았다는데 소박을 맞고 친정에 와 있다가 답답하다며 30리쯤 떨어진 그의 집으로 나들이를 나온 것이다.
습기 찬 무더위 속에서 모기에 시달리다 그는 잠에서 깨었는데 장독대 옆에서 물소리가 났다. 사촌누나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


몸을 숨기며 훔쳐 봤지만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젖통과 엉덩이의 윤곽, 손바닥만큼 퍼져 있는 보지털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소년은 흥분해서 방으로 들어와 형과 누나들이 함께 자는 옆에서 몇달 전부터 해온 용두질을 쳤다. 그래도 완전히 진정은 되지 않고 잠도 오지 않아 그는 그녀가 혼자 자는 방에 다가갔다.
문틈이나 창호지를 뚫어서라도 엿볼 생각이었는데 뜻밖에 안에서 신음소리가 났다. 신음이 더 높아지자 밤의 적막 속에서 마치 숨이 넘어가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는 문을 확 열었다.
누나는 알몸이었다. 그러나 그 광경이 너무 묘해 그는 놀란 눈과 입만 벌린 채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홑이불이 살짝 그녀의 배를 가렸을 뿐, 그녀는 젖통을 그대로 드러낸 채 가랑이를 벌리고 한손을 보지 위에 얹고 있었다. 그래서 빨간 속살까지 보이는데 그곳은 물끼로 반짝거렸다.
그녀도 처음에는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 얼굴에 곧 웃음이 번지며 그녀는 한동안 사촌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전히 젖통을 드러내고 보지에 손을 얹은 채......
"뭘 그래 넋을 잃고 보노? 들어 올라 카마 들어 오고 안 그라마 빨리 가서 자고 ...... "
그는 주문에 걸린 듯 정말 넋을 잃은 표정으로 몇발짝을 떼었다.
"그 방문은 닫고 ...... "
그녀는 나직히 말했다.


그 방에서 그는 여전히 주문이 걸렸거나 줄로 움직이는 꼭둑각시나 마찬가지였다.
"히 히 ...... 고추가 참하다! 대가리도 이제 모양을 갖춰 가네."
옷을 몽땅 벗긴 그의 자지를 그녀가 껍질을 까고 손가락으로 귀두를 만지며 부비자, 그는 처음 받는 외부의 자극에 겉물도 찔끔 싸며 몸서리를 쳤다.
"일로 함 여볼래?"
그녀가 자지를 끌면서 두다리를 높이 들었다. 자지가 고삐인양 그의 몸 전체가 딸려갔고 자지는 쑥 들어갔다. 용두질을 치면서 손바닥으로 휘감을 때처럼 조이는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보지 속은 뜨겁고 물끼가 그득해 아늑했다.


그는 숨이 가빠지면서도 그 아늑함을 즐겼다. 사촌누나도 비슷하게 가쁜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이래 좀 움직여 봐라!"
그녀가 그의 엉치뼈에 손을 대고 들썩이는 시늉을 하자 그는 비로소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 기분은 그냥 넣고 있을 때와 사뭇 달랐다. 용두질 칠 때와도 달랐다. 마치 맛있는 고기를 구경하거나 냄새만 맡다가 직접 입에 넣고 씹는 것 같은 차이였다.
그러나 그 감격이 너무 짧았다. 겨우 너댓번 쯤 움직였을 때 정액이 튀어 나오고 그렇게 끝나 버린 것이다. 그녀는 성에 안 찬듯 엉덩이를 들썩이고 흔들어도 보았지만 결국은 포기했다.


"현수야, 니 이런 거 처음이가?"
그녀가 보지를 닦으면서 물었다. 그는 웬지 주눅도 들고 기가 꺾여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마 내가 숫총각, 그 동정을 따 묻네! 그런데 숫총각은 이런 기가? 좆물도 별로 안 나왔네?"
그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못했다. 바로 직전에 혼자 용두질을 치며 흠뻑 쏟아서 그렇다는 말을 차마 그녀에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내는 뭐가 살짝 스쳐간 것처럼 영 감이 안 온다. 우리 한번 더 할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뭔가 미흡했고 다시 그 보지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뒤에 벌어진 일은 그에게 참담했다.
그녀가 아직 덜 자란 자지를 주무르고 흔들고 입에까지 넣었지만 자지는 시체처럼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더욱 안달이 나 자기 젖을 빨리고 보지를 휘젖게 했지만 효력이 없었다.
둘 다 땀만 범벅인 채 결국은 단념했고 그는 풀죽은 자지처럼 고개를 숙인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침에 눈을 뜨이 자지는 빳빳하더라. 그 뒤에도 그 누나만 생각하마 자지가 벌떡거리는데 와 그리 사람을 창피하게 했는지 ...... ? 영어로는 그런 증상을 임포텐스라 칸다. 그래가 남자는 첫경험이 중요한 기라. 와 술도 어른한테 배워야 한다는 말도 있잖나? 내는 술을 할배한테 배워가 아무리 마셔도 주정은 안한다. 영도 니도 빠구리를 이래 어른한테 배우이 진짜 선수가 될끼다."


"흥!"
남편의 등을 보면서 그녀가 나직히 코웃음을 쳤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을 삐죽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눈을 마주쳤을 때는 뜻이 안 통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영도는 이미 선수랍니다. 멍청한 당신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그것을 확인했다니까요. ...... 그녀의 표정은 그렇게 남편을 비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표정을 읽지 못한 그는 여전히 의기양양이다.
"자, 이기 클리토리스, 우리말로 공알이라 카는 기다. 여자도 흥분하마 이기 자지처럼 불어나는데 느그 외숙모는 이것도 일반 여자들보다 디기 크다."


그는 벌써 질퍽해진 보지를 훑어가다 공알에 한손가락을 대고 돌리면서 고개를 돌려 내게 말했다. 그런데 그 손놀림도 거칠어 보였다.
"아이, 아프다! 그라고 자꾸 이래 주저리 떨끼가? 그럼 내가 할께. 자, 이게 씹구멍이다! 좆을 여기에 박는 기다."
그녀가 정말 화가 난듯 다리를 넓게 벌리고 두손으로 보지를 까보였다.
"야가 와 이카노? 빨리 보여 주고 싶어 환장했나?"
그가 당황한듯 그곳을 손으로 가렸다.
"그러이 그러지 말라 캤잖나? 내가 무슨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당신 그 잘난 선배 만나서도 이래 설명할끼가?"

그도 조금은 찔끔하는 것 같았다.

"그 선배캉 영도는 다르잖나? 내가 옛날에 너무 황당해가 좀 친절하게 알려 줄라꼬 ...... "
"쟈는 당신보다 눈썰미가 좋을끼라요. 그라고 내가 이런 식으로 해가 기분이 나겠나? 할려면 그기나 제대로 하지, 와 주접까지 떠노?"
"하기사 그렇다. ...... 영도야, 니는 우리 둘이 하는 거 주목해서 보고 그대로 따라 하마 될끼다."
그는 이제 설명을 중단하고 행동에만 몰두했다. 그녀는 다시는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거의 눈을 감고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도 편했다. 나도 구경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사실 그것은 대단한 구경꺼리였다.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외삼촌 부부가 빠구리하는 것을 소리로만 들었지, 이렇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실연하는 것을 보기는 또 난생 처음이다.
영화로 보던 활극이나 연애 장면보다 더욱 생생하고 실감이 난다. 하기야 이것은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숨소리까지 들으며 보는 것이니 학예회 같은 연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게다가 그 출연배우가 익히 아는 외삼촌부부였고 그녀는 바로 어제 밤 나와 살을 섞으며 열광적인 순간을 함께 했던 여인이다.
더구나 나는 지금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다. 나 역시 이미 무대에 함께 서 있고, 잠시 후면 내가 그녀와 어울리는 대목도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외삼촌은 자신이 그토록 염원했던 것이라 연기에 몰두하며 열연하는 것이 눈에 띠게 드러났다. 외숙모도 이제 분위기에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눈을 감은 채 남편의 손길에 따라 입이 벌어졌다 다물어졌다 하며 변하는 표정, 몸을 비틀고 떨고 간간히 터져 나오는 신음이 모두 남편 못지 않은 연기였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감탄하거나 놀랄만 한 장면은 없었다. 그의 동작들도 내가 이미 다른 여인들에게 배우고 실연했던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나와 어울렸던 여인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변하는 것과 그녀의 연기도 엇비슷한 것이었다.
그래도 역시 실연을 보는 감동은 컸다. 그가 벌떡 선 자지를 집어 넣을 때는 마치 내가 직접 하는 것처럼 몸이 떨려 왔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며 엉덩이를 움직이는 것은 너무나 역동적이었다.


"야야, 소리 좀 질러 봐라! 니는 안 오르나?"
헐떡거리면서 그가 말을 걸었다. 그녀도 신음을 내고는 있었지만 아직 울음소리가 나올 단계는 아닌 것 같았다.
"풍금이 지 혼자 소리내나? 바람도 옇고 건반을 잘 눌러야지."
역시 헐떡거리면서 그녀가 대꾸했다.
"그래? ...... 그럼 바람을 좀 더 옇자."
그는 자지를 빼고 엎드린 채 얼굴을 밑으로 옮겼다.

 

"아이, 쟈도 있는데 그카지 마라!"
그녀는 어느 새 남편의 다음 동작을 알아채고 보지를 손으로 덮었다.
"와 이카노? 바람도 옇고 영도도 그걸 배워야지."
그가 그 손을 치우고 혀를 내밀어 이미 물끼가 가득한 보지를 훑으며 공알에 머물자 그녀는 몸을 비틀고 신음도 커졌다. 그리고 무의식적인지 모르지만 다리를 쳐들면서 몸을 더욱 벌렸다.
"느그 외숙모는 이걸 디기 좋아한데이. 토라져가 앙탈을 부리다가도 이쨔에 입만 가마 끝장이제."
그가 입을 떼고 나를 보며 말했다. 여전히 그는 연기와 해설을 같이 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아! ...... 하아! ...... 하! ...... 학! ...... 어, 응! ...... 응,응, 응! ...... "
드디어 풍금에서는 그가 원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그는 연주를 그리 오래 끌지는 않았다. 자신도 답례를 받고 싶었나보다.
자지를 들이밀자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별 망서림 없이 받아 들였다. 얼굴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거의 목구멍까지도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내 몸에는 강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고 아쉬움도 덩달아 느껴졌다. 그녀가 이렇게 좋아 하는 줄 알았다면 어제 밤에 나에게도 기회가 있었는데 ......


다시 그들은 몸을 합쳤다.
그의 엉덩이 놀림이 빨라지자 풍금소리도 제대로 났다. 그녀는 울부짖었다.
아직 그 울부짖음이 멎지 않았는데 그녀를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박아댔다. 다시 그녀는 울부짖었다.
그가 자지를 빼고 누웠다. 그녀는 헐떡거리면서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그 위에 쪼그리고 자지를 잡아 자기 몸속에 집어 넣었다.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몸을 포개고 엉덩이만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 따라 보짓살도 딸아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것이 나로서는 처음 볼 뿐 아니라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또 울음소리를 냈다.


그가 상반신을 일으키자 그녀의 몸은 자연히 그의 무릎에 얹혀졌다. 그가 젖을 빨자 그녀는 두팔을 그의 어깨에 걸친 채 엉덩이를 움직였다.
젖에서 입을 뗀 그는 두손을 풍만한 엉덩이에 대고 그 움직임을 도왔다. 엉덩이의 움직임에 따라 젖통도 출렁거렸다.
"아아! ...... 으으! ...... 으으! ...... "
그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낮은 신음이 이어졌다. 나는 그것이 사정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 같이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도 사정할 때 소리를 낸다.


공연은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숨을 고르는 그들 부부는 흡족한 표정이었고 나도 관객의 입장에서 그들의 연기에 완전히 몰입되어 있었다. 편한 자리라면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
외삼촌은 자랑스런 표정으로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나 그 옆의 여배우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불을 걷어 아래를 덮고 두손으로 젖통을 가렸다. 그 연기가 내게는 또 하나 놀라움이었다.
실제로 부끄러운 것인가, 그런 체를 하는 것인가? 지금껏 모든 것 다 드러내고 자지가 들락거릴 때 딸아 움직이던 보지 속살까지 다 보여준 마당에 새삼스레 무엇을 가릴 것이 있을까?


"좋았나? ...... 둘이서 하는 것보다 확실히 좋제? 내가 장담했잖나. 김과장네도 빨리 만나고 싶제?"
그는 아내에게 소감을 묻는 것이 아니라 대답을 강요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아 ...... ! 맥이 다 빠졌는갑다.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네."
표현은 돌려서 하지만 그는 아내의 대답에 만족해 하는 표정이었다.
"그라마 이래 지켜보는 영도는 우야노? ...... 그보다 진짜 보고자바 했던 내는 우야노? ...... 아이다. 지금도 바람이 마이 드가 있어 그럴 끼다. 실제로 하마 더 빨리 오를끼다."
"씻고 올끼라요."
그녀는 돌아서서 가운만 걸치고 방을 나갔다.


잠시 후 그녀가 돌아오자 그는 자리를 비켜 앉으며 내게 눈짓을 했다. 무대의 중앙을 나에게 비워주는 것이다. 이제 연기에 익숙해진 것일까, 그녀는 말없이 가운을 벗고 그 자리에 반듯이 누웠다. 나도 말없이 무릎으로 기어서 그녀에게 다가 갔다. "어 ...... !"
그에게서 낮은 탄성이 나왔다. 비로서 내 자지를 본 것이다. 그들의 생생한 연기를 감상하는동안 자지는 줄곧 탱탱해서 끝이 휘어져 올라가 있었다.
"우리 매형이 대물이라 카더이 니도 부전자전이네. 벌써 그리 크나?"
그의 평은 좀 풀이 죽어 있었다.


그의 친절한 가르침을 복습하는 기분으로 나는 거의 그가 했던 동작을 따라서 했다.
털이 수북한 겨드랑이를 빨아대자 그녀는 신음을 내며 몸을 비틀었다. 다만 그녀에게 키스를 하거나 보지에 입을 대지는 않았다. 남편이 지켜본다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나보다.
하기야 그렇지 않아도 그녀는 남편의 예상처럼 쉽게 올랐다. 자지를 꼽고 몇번 움직이지도 않아 벌써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와 나의 차이는 그녀가 스스로 울음을 멈추고 헐떡일 때 나는 다음 체위로 옮겼다는 점이다. 나는 가급적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결국 앞으로, 여성상위로, 뒷치기로, 다시 앞으로, 결국 어제 밤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사정했다.


뜻밖에 나는 잠이 빨리 들었다.
외삼촌의 코고는 소리도, 외숙모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도 듣지 못한 채 눈을 떠보니 벌써 아침이었다.
윤자를 다시 방으로 안아 왔을 때는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잠을 푹 자서 그런지 기분은 상쾌했다.
다만 외삼촌이나 외숙모의 얼굴을 보는 것은 거북했다. 그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낼 때까지 대화는 한마디도 없었고 거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윤자만이 혼자 재잘거렸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는 그애가 실제 목격담이든 꿈을 꾸었든 말을 꺼내봤자 뇌관이 없는 폭탄이라 터질 염려도 없었다.


수업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두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엄마가 행상에서 돌아왔다. 엄마는 군것질감으로 크림빵과 앙꼬빵을 사왔다.
그리고 외삼촌네 가족이 모두 우리집을 떠났다. 그들의 짐이 그리 많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방이 넓어 보이고 내 가슴도 뻥 뚤린 것 같았다. 특히 외숙모를 볼 수 없다는 것에 허전함이 밀려 왔다.
영자 누나의 이부자리와 점자책 등을 다시 건너방으로 옮기는데 영미 누나도 거들었다.
그런데 영미 누나가 혼자 킥킥거리더니 내게 물었다.
"니 어제 잠 잘 잤나?"


나는 속으로 찔끔했지만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래. 와 ...... ?"
"그리 시끄러븐데도 옆에서 잠이 오드나?"
"내사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
"니는 잠만 들마 송장이네. 언니캉 내는 안방에서도 그 소리에 잠이 깼는데 ...... "
"야야, 그런 소리는 들어도 못들은 척 하는 기다. 그라고 동생 앞에서 무슨 그런 말을 ...... "
영자 누나가 옆에서 참견을 하는데 얼굴도 좀 붉어졌다.


"그래도 너무 하잖나? 우리야 방이 다르다 캐도 조카가 바로 옆에서 자는데 ...... "
영미 누나는 또 혼자 킥킥거리고 나서 말했다.
"아따, 참말로 요란하데. 아부지 어무이는 저리 가라다. 그저 소리만 지르는게 아이라 아주 울어뿌이 ...... 나는 처음 잠이 깨가는 삼촌이 지 마누라 때려 잡는 줄 알았다."
"영미야, 그런 말 고마 하라 카이 ...... "
영자 누나가 또 제지했지만 그녀는 하고싶은 말이 아직도 남았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 엄마도 없는 짐에 회포를 푼다 캐도 빼짝 마른 삼촌 힘이 그리 좋나? 내사 완전히 잠을 설쳤잖나."


저녁을 먹고 나서 두사람이 연달아 우리집을 찾아 왔다. 모두 엄마가 행상에서 가져온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먼저 민철 엄마가 와서 물건을 고르는 중 용칠이 아버지도 들어 왔다.
"아니, 머슴방에 말뚝 박은 용칠 아배가 우째 다 저녁 때 나들이를 ...... ? 오늘은 그쨔 안 갔능겨?"
민철 엄마가 먼저 알은체를 하며 약간 비양거리는 조로 말을 걸었다.
"와요, 한참 끝발 오르는데 영자네 자기 전에 치약하고 설탕을 사오라 캐서 잠시 나온기지."
용칠 아버지는 별로 부끄러워 하지도 않으면서 대답하고 엄마를 향했다.


"참, 그 강현수라는 친구, 오늘 떠났대요."
"아, 건너 방에 묵던 그 동생이라는 총각 ...... ?"
엄마가 말하기 전에 민철 엄마가 끼어 들었다.
"총각은 무슨 ...... 애가 둘이나 딸려 있는데 ...... 맨날 사고나 치고 아직 정신을 몬 차려서 ...... 그런데 내가 와보이 일이 잘 풀렸는지 벌써 짐도 다 챙겨 가버렸데."
"그래 오래 묵다가 우째 누나한테 인사도 안하고 가노?"
원래 수다스럽고 참견을 좋아하는 민철 엄마다.


"내는 낮에 읍내 나갔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기라예. 그런데 그 친구가 "가서 맞아 죽더라도 마누라 잃는 것보다는 낫다." ...... 뭐 그런 식으로 알송달송한 말을 하데예."
용칠 아버지의 말에 엄마도 좀 납득이 가는 표정이었다.
"올케가 이런 식으로는 못살겠다고 앙탈을 부린 모양이제. 여자가 그리 남편을 휘어잡기도 해야지."
"그런데 좀 이상타 ...... "
용칠 아버지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그 친구, 전날 상돈네가 가리한 것이 있어 받을 돈도 꽤 액수가 큰데 와 그리 급히 떠났노?"
"놀음빚을 누가 제대로 받노?"
"아이라예. 경수네 방은 옛날 머슴들이 새경을 놓고 할 때부터 빚을 약속대로 안 갚거나 속임수를 쓰마 손목을 자르기도 한데라요. 그 전통이 지금도 남아 가리도 꼭 다음날 갚죠. 상돈네도 오늘 그 돈을 마련해 왔던데 글마가 땡 잡은 기네."
엄마도 민철 엄마도 고개를 갸웃했지만 묻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다 진실은 모른다.
어제 밤 외숙모가 두번씩이나 큰 울음소리를 낸 것도, 외삼촌네가 그렇게 급히 떠난 것도, 그 이유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금촌리에서 이제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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