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 6
6) 언제나 그 자리에.....
나는 양가 부모님들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용서를 빈 다음에야 승낙을 받아냈다.
금방 배가 불러 표시가 날 테니 서두를 수 밖에 없었고 겨우 한 달 후에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이제 내게 가장 힘든 일들이 남았었다.
“ 아름아...삼촌이 너하고 한 약속을 못 지키게 됐구나....
미안해....대신 가장 가고 싶은 데가 어디야?
무슨 수를 내더라도 가자꾸나....”
“ 삼촌....해 뜨는 걸 보고 싶어....괜찮겠어?
하루 만에 못 갔다 올 텐데......숙..모..한테.......”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숙모라고 이야기하는 아름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이 위태위태하게 보여
나는 가슴이 답답해져 창을 내리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차가운 겨울 강바람이 차 창을 타고 안으로 밀려 들어 오자
아름은 추운 듯 부르르 떨며 내 품을 더욱 파고 들었다.
나는 담배를 버리고는 ‘미안’이라고 말하며 창을 다시 올렸지만
품 속 깊이 파고 들어 잘게 떨고 있는 아름이
단순히 추워서 그러는 게 아니란 걸 알기에 그냥 더 꼭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 그래..걱정 마....2박3일을 예정으로 하고 며칠 내로 떠나는 걸로 하자.
더 늦으면 아마 시간내기가 힘들 거야....”
“ 응...알았어..삼촌...나 너무 걱정 하지마....
갑자기 결정 나서 좀 놀라긴 했지만 알고 있었던 일이잖아...”
“ 아름아....”
애써 울음을 참느라 꼭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내 눈에 보이는데도
나에게 그렇게 어른스럽게 말하는 아름의 모습이 너무나 힘들어 보여 키스를 해 주었다.
내 목을 안고 매달려 오며 세차게 빨아오는 아름의 뜨거운 입술이 안타까웠다.
결국 또르르 한 방울 눈물이 타고 흘러내려 내 가슴 속은 찬바람이 부는 듯 시려왔다.
동해바다로 가는 길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얼마 전 신년 해맞이 때는 온통 북새통을 떨었을 길이 지금은 한적하니 오히려 운치가 있었다.
흔히 하는 말처럼 제대하면 다시는 강원도 땅을 보고는 오줌도 누지 않으리라 각오해 놓고도
막상 시간이 흐르니 그 맑은 공기와 우거진 나무들 그리고 새파란 동해바다가 생각났었다.
그리고는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는 혼자서 훌쩍 강원도로 떠나곤 했었다.
연주에겐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물론 모든 걸 이야기한 게 아니라 아름의 졸업 선물로 여행을 약속했었는데
지금이 아니면 도저히 지킬 수 없을 것 같기에 갔다 오겠다고 하자
환영의 뜻을 보이며 차에서 먹으라고 김밥과 과일을 준비해주어 내심 찔리게 만들었다.
한계령을 넘을 때 잠시 휴게소를 들러 쉬었다.
휴게소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운무에 쌓인 산봉우리들은 여전히 신비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름은 처음 와보는지 경치에 입을 다물지를 못했고 너무나 좋다며 폴짝 뛰어 내게 안겨 고맙다고 했다.
문득 사람들에게 우리가 연인으로 보일지 아니면 불륜 관계쯤으로 보일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둘은 구름에 둘러싸인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나왔다.
선애와 갔었던 마지막 여행이 생각나 이것도 이별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쓸쓸해졌다.
우울한 생각을 떨치기라도 하듯이 운전 중에 장난스럽게 아름의 가슴을 만지자
아름이 곱게 눈을 흘기더니 부스럭거리며 아예 브래지어를 풀어버리고 내 손을 넣어 주었다.
“ 야~아...고맙다...삼촌 손 시렸는데....따끈따끈한 게 장갑보다 훨씬 좋은데...?”
“ 뭐야? 좋은 구경시켜줘서 큰 맘먹고 서비스했더니 기껏 장갑에 비교해?
그냥 확 빼 버릴까 보다?”
말과는 달리 아름의 눈동자는 촉촉히 젖어 더 만져주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가슴을 쥐고 주무르자 곧 단단해진 젖꼭지가 뾰족하게 손바닥을 찔러왔다.
나는 예전에 알아두었던 설악산 입구 해변가 물치에 있는 민박집을 택해 들어갔다.
그 집의 장점은 민박집임에도 방마다 침대와 욕실이 따로 있어 편안함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내가 거기를 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바로 방 안에서 커다란 창을 통해 바다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추운데 나가 떨 필요 없이 방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고
설악산에 온 사람들이 일출을 보러 나오는 곳과 불과 도로 하나를 건너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근처에서 삶은 소라와 멍게 그리고 회거리를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속옷차림으로 앉은 아름을 보며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비슷한 상황이 기억나 웃음이 나왔다.
“ 왜? 삼촌...”
“ 그냥...네가 예뻐서...”
“ 흥..거짓말...응큼한 생각했지?”
“ 이 녀석이 삼촌을 색골로 모네?”
“ 호~오..삼촌 아래나 내려다 보고 말해...”
“ 윽...내가 졌다...”
시덥잖은 농담으로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쓰는 나나 거기에 장단을 맞추는 아름도
정작 해야 할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겉으로 빙빙 돌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 아름아...이리 와봐...여기서 보면 오징어잡이 배 불빛이 보여서 아주 멋져...
아침엔 해 뜨는 것도 볼 수 있어...”
“ 정말? 어디? 저게 오징어잡이 배야? 저기가 등대구?....멋지다~~”
나는 아름을 앞에 세우고는 안고서 아름의 따뜻한 가슴을 만지며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어두운 겨울 바다 위에 외로이 빛나는 등대 불빛과 떠 있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는 내게 등을 기대며 아름이 말했다.
“ 삼촌....”
“ 왜?”
“ 삼촌..나 버리지 않을 거지?”
“ 무슨 말이야? 너를 버리다니...
나는 너를 평생 지켜줄 거야...
너랑 약속했잖아....”
“ 고마워..삼촌..그러면 됐어....나한테 미안해 하지마....
삼촌만 변하지 않으면 돼.....
그러니까 우리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다 가자..응?”
“ 그래....”
아름의 고개를 돌려 키스를 하며 팬티 속으로 손을 넣으니 따뜻한 살들이 만져지며 조금씩 젖어 오기 시작했다.
내가 아름을 번쩍 안아 들자 아름이 작게 ‘꺅~’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침대로 와서 던지듯이 눕히고는 나는 옷을 급하게 벗어 던지고 아름에게로 뛰어 들었다.
잡아 먹으려 덮치는 짐승 같다며 아름이 깔깔대다 내 손길에 곧 신음소리를 내며 안겨 들었다.
밖은 아직 캄캄했다.
해가 뜨려면 7시는 넘어야 할 것이고 창으로 먼동이 뿌얘질 때쯤 일어나도
창가에 서기만 하면 충분하기에 나는 자신의 선택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내 팔을 베고 가슴을 잡힌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름을 보면서 손을 쥐어보자
보드라운 살결이 뭉클하게 다가오고 아직도 끈적한 습기가 남아 있는 자지가 서서히 힘을 찾는 게 느껴졌다.
아름의 말랑말랑한 입술에 내 입을 겹치며 손을 내려 보지를 만지자 촉촉한 느낌이 손끝에 잡혔다.
“ 흐~응...삼촌? 아이 뭐야?....”
“ 싫어? 싫으면 그만두고...”
“ 아이~꼭 그렇게 말해야 해?..심술쟁이....몰라...힝..”
아름은 뜨겁게 키스를 해오며 밤새 타오르고도 아직 정열이 남았던지 내 위로 올라와 꿈틀거렸다.
배 위에 누운 딱딱한 자지에다 축축한 보지를 비비자 뜨거운 느낌이 들며 미끄러운 액체가 묻어났다.
잠시 후 자지를 잡는 아름의 작은 손이 느껴지더니 좁고 따뜻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자
아름의 혀를 빠는 강도가 세어지며 비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찔꺽대는 소리를 들으며 점점 밖이 밝아오는 걸 알고 나는 아름을 일으켜 창으로 가서 세우고 커튼을 젖혔다.
“ 꺅~ 삼촌 누가 보며 어쩌려고 그래...나 옷 입을 거야....”
“ 그러면 위에만 입고 와...서둘러....곧 해가 뜰 거야...”
상반신이 다 내다 보이는 큰 창에 아름이 기겁을 하고는 재빨리 물러나 티를 입고 다시 내 앞에 섰다.
벌거벗은 엉덩이 사이로 젖은 허벅지가 보였다.
나는 아름의 허리를 당겨 뒤에서 찔러 넣고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아름의 가슴을 쥐고 창 앞에 섰다.
아름의 보지가 강하게 조여지며 아름이 가슴을 잡은 내 두 팔에 매달려 이야기했다.
“ 앙~..삼촌 처음부터..이럴 작정이었지?...아흑~”
“ 응...어때...짜릿하지 않아... 네 몸 속에 삼촌을 넣고서 해 뜨는 걸 본다고 생각하면...”
“ 아흑~몰라..나 서있기도 힘들어.....움직이지마...”
내가 강하게 한 번 찔러 넣으며 이야기하자 아름은 평상시보다 훨씬 크게 반응했다.
“ 힘들면 창문을 짚어...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해...
특히 마지막 해가 물에서 떨어질 때를 놓치지 마...
아름아..그런데 너무 몸을 흔들진 마라.....
저 아래 사람들이 그렇잖아도 수상하게 쳐다보는데....
표정관리도 하고...흐흐흐....”
“ 삼촌~나 제발...좀 쉬면 안돼..앙~”
막상 밑에서 올려다 보면 햇빛이 유리에 반사되어 유심히 보지 않으면 사람이 서 있는지 알기 힘들었지만
삼층에서 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길 건너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은 당연히 우리도 그럴 거라 생각한 아름을 잔뜩 긴장시켰다.
역시 내가 생각한대로 아름은 억지로 참으면서 조임도 강해지고 쾌감을 느끼는 감도도 높아져
내가 조금만 허리를 흔들거나 젖꼭지를 비벼도 교성과 함께 보지를 조이며 애액을 흘려 내렸다.
밖에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나도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길이나 우리 쪽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마치 보여주는 듯한 착각이 드는데 아름의 반응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흠칫하며 보지를 조여오고
내가 그런 사실을 귓가에 소근거리자 부르르 떨며 진저리를 치고는
내가 허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엉덩이를 내게 비비고 천천히 돌리며 쾌감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사정을 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바닷물이 부글거리며 끓어오를 때는 내 구슬주머니에서 정액도 같이 끓는듯한 느낌이었다.
아름은 일출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겨우 버티고는 털썩 주저앉아 방바닥으로 정액을 흘려 보냈다.
내게 마구 투덜대는 아름에게 맛있는 걸 만들어 줄 테니 화를 풀라고 하고는 장을 보러 나오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언제부턴지 민박집 옥상에 차양막이 쳐져 있었고 덕분에 창가에 서서 내게 손을 흔드는 아름이 선명하게 보였다.
결국 나는 정말 노출 섹스쇼를 한 것이었다.
그나마 아름이 위에 옷을 입은 건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사실을 말하지 않고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그랬는데
털어놓고 그냥 나체로 관계를 가졌더라면 정말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아니 차라리 그랬더라면........이상한 욕망이 스믈스믈 올라오는걸 알고 나는 황급히 페달을 밟았다.
생태지리를 시원하게 끓여서 먹고는 씻고서 나와 동해안 국도를 타고 올라 가며
해변 바위 위의 카페도 들리고 작은 어항에 들러 고깃배를 구경하기도 했다.
민통선 안까지 들어가 통일전망대를 구경하고는 다시 밑으로 내려와 조용한 동해시에서 하루를 더 보냈다.
겨울이라 무릉계곡이나 두타산을 가기엔 좀 무리인 것 같아 그냥 입구까지만 가서
산자락 아래 경치를 구경하며 산채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 아름아...삼촌이 시간이 없어 이렇게 밖에 안되네...
미안하다..약속을 못 지켜서..아름인 삼촌한테 약속을 지켰는데....”
“ 괜찮아 삼촌...나 이틀 동안 좋은데도 많이 보고...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어...
삼촌이 만들어준 것도 먹고...삼촌한테....사랑도..많이 받고.....너무 좋았어...”
“ 나중에 삼촌이 좀 정리가 되고 나면 시간을 내서 여유 있게 한 번 여행을 가자꾸나..”
“ 그러면야 나는 언제라도 좋지..삼촌 기대할 게...쪽”
미시령을 넘어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한산해서 차가 거의 보이질 않았다.
쉴새 없이 떠들며 행복해 하던 아름이 강원도를 벗어나 경기도로 접어들자 말수가 점점 줄더니 결국 침묵하고 말았다.
나는 차를 꺾어 한적한 길 옆에 세우고는 아름을 안고서 입을 열었다.
“ 아름아...조금 있으면 서울에 도착해....
그러면 아마 삼촌 결혼식 때까지 이야기 할 시간이 없을 거야...
지나서 후회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지금 해...”
“ 으..응....삼촌..결혼 안 하면 안돼?....라고 하면 안되겠지....헤헤...
그냥...모르겠어....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그냥..그냥....가슴이...아픈데........무슨 말을..하고...싶긴 한데....흑.....”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오며 내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 왔다.
울던 아름이 나에게 갑자기 키스를 하며 내 바지를 끄르고는
자지를 잡고 흔들다가 좁아 불편한데도 나를 타고 앉아 자신의 보지로 집어 넣었다.
“ 헉~삼촌...나..정말은 삼촌 보내기 싫어.....흑.....
그냥..이대로 둘이서 도망가 버리면 좋겠어....흑......
이렇게 내 속에 느껴지는 삼촌을 아무에게도 주고 싶지 않아.....흑..흑....”
“ 헉...아름아...”
울면서 내게 매달려 허리를 돌리고 자지를 조여대며 외쳤다.
짧지만 격렬한 움직임 끝에 또 한번 정액을 자신 속으로 받아낸 아름이 내 목을 안은 채 말했다.
“ 삼촌..결혼 축하해...행복하길 빌어..진심이야...
대신...나...외롭게 하면 싫어......
꼭 안아 주지 않더라도...전화라도 자주 해주고 해야 해...알았지....?”
“ 그래..아름아....삼촌이 약속할게....외롭지 않게 할게...”
나는 절대 지키지 못할 약속이란 걸 알면서도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내가 아무리 안아주고 전화를 해도 여전히 외로울 거란 걸 아름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단지 내가 자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계속 사랑할 거란 말을 듣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덮어준 내 윗도리를 끌어올리고는 좋은 냄새가 난다며 강아지처럼 킁킁거리다 잠든 아름을 보면서
운전을 하다 가끔씩 뺨을 쓰다듬자 그때마다 아름은 잠에 취한 눈으로 나를 보고 배시시 웃고는 다시 잠들었다.
그런 아름을 보면서 이번 여행이 아름을 위로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거란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아름을 보지 못하면 내가 외로움에 못 견딜 것을 알고 나는 아름에게서 확신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나는 이미 아름을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영아의 반응은 어쩌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던 쓸쓸하게 웃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짧은 기간 밝았던 영아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 모습을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니 갑갑해졌다.
그나마 농담처럼 이야기하던 40쯤이 되어 둘 다 혼자면 결혼하자던 말도 이젠 확실히 공수표가 되었다.
“ 그래? 축하해....결국 연주씨가 승자네.....
내가 너의 아기를 가졌더라면....넌....나랑 결혼했을까?”
“ 아마도....”
“ 그랬었구나....왜 그 간단한 생각을 못했을까?....하..하....
알고 나니 좀 허탈하네....
난 도대체 몇 년을 바보짓만 한 거지?...”
“ 영아야...네 마음을 늘 아프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해....
힘들 때마다 너한테 도움만 받으면서.....너한텐 항상 상처만 주네...”
“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선택한 거야....후회는 없어....
단지 이번엔...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래서인지 좀 아쉽고 허전하고..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나 보다...
선물은 뭘 받고 싶어?”
“ 아니....선물 같은 거 필요 없어.... 그리고 힘들면 식장에 안 와도 돼...”
“ 가야지....연주씨 때문에라도 가야지..안 가면 오히려 이상하잖아?
너와 나 사이를 아는데...”
“ 영아야...너 정말 괜찮겠어....적은 나이가 아니야...우리....
이제 조금씩 주변에서 사람들이 자기들 생활을 위해 하나 둘씩 떠날 나이야...
정말 기남이 하고는 결혼 생각 없어?”
“ 기남씨도 나도 이젠 서로 좋은 친구야....
말은 안 했지만 기남씨도 둘 사이를 대충 눈치챈 것 같아....
언젠가 내가 술에 취해 너를 좋아한다고 얘기했던 것도 같아....
어쩌면 기남씨가 너를 나와 친구로 만든 것도....
나와 섹스를 멀리한 것도 나를 위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 마음을 알고 너와 연결시켜주려고.......
날 여자로서 생각했다면 그러지 않았겠지.....
그냥 친구나 오누이....우린 서로 그렇게 느껴....
남매간에 사랑을 할 순 없잖아?”
“ ...그렇..겠지...”
하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조카와 사랑에 빠진 인간도 있는데...’ 라고...
원체 날씬해서인지 아니면 체질 탓인지 연주는 임신 4개월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배가 부른 표시가 전혀 나질 않아 걱정했던 대로 누군가 알아채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제대로 청첩장을 돌리지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와 주었다.
“ 오빠..축하해....”
“ 선애야..네가 어떻게?..”
“ 내가 연락했어...아무래도 알리지 않았을 거 같아서....”
“ 영아야....”
“ 흥..오빠...나한테 알리지도 않고 도둑 장가를 가려고?..서운해...”
“ 선애야..그런 게 아니고...”
“ 알아....날 생각해서 그런 거란 걸...괜히 해본 말이야...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나한테 알리지 않았다는 건....좀 그러네?
나를 그사이 아주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설마...”
영아를 슬쩍 보며 마지막 말과 동시에 잡은 내 손을 세게 조였다.
내가 식은 땀을 흘리며 영아를 보자 영아는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
몇 개월 만에 본 선애는 피부에 더욱 윤기가 흐르고 아름다워져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면서도 나름대로 행복한 신혼을 보내는 것 같아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오히려 선애 옆에 서있는 영아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외롭게 보여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 삼촌...준비 안하고 뭐해? 빨리 신랑 대기실로 가봐....
근대 이 언니들 누구야? 예전 여자친구들? 아니면 혹시 지금도?
농담인 줄 알았더니 정말 인기가 많은가 보네? 우리 삼촌...
안녕하세요? 전 아름이라고 해요....
여기 우리 삼촌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조카랍니다..헤헤”
“ 아..안녕....”
아름 특유의 빠른 말로 숨도 쉬지 않고 내뱉자 두 여자는 얼떨떨해 하며 어색하게 대답했고
나는 왠지 스파크가 튈 것 같은 분위기를 피해서 아름의 손목을 잡고 자리를 떴다.
결혼식을 어떻게 치루었는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게 시간이 지나고
가족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사의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고개를 돌리다 우연히 처형과 눈이 마주쳤다.
새삼 연주와 쌍둥이처럼 닮은 모습에 감탄하며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듯한 눈빛에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어떻게 지금까지 그 문제를 한 번도 의식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의아해졌다.
스치듯 서로의 시선이 어긋나고 처형과 둘이 꼭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그 순간을 지나쳤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기에 두 사람에게 익숙한 지내던 집을 신혼집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몇 가지의 가전제품과 침대와 장롱 정도만 새것으로 장만을 했다.
연주는 양가 부모님들의 눈총에도 나의 적극적인 지지로 직장을 계속 다니다가
8개월이 되면서 더 이상은 힘들어 그만두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가지던 나와의 관계도 중단했다.
나는 아름과 영아 사이를 오가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긴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두 사람을 그냥 두어도 그리고 사랑을 나누어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아름에게는 약속했던 대로 퇴근 전에 가능한 한 꼬박꼬박 전화를 해 주었다.
“ 연주야...애기 놓으러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는 장모님한테 가있는 게 어때?”
“ 네? 하지만..자기 혼자 지내면 누가 뒷바라지를...”
“ 그래 봐야...산후조리까지 해도 몇 달인데..걱정 마....
뭐..솔직히 살림 경력은 내가 선배지 않아....하하...”
“ 고마워요..당신....”
부른 배를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감싸고 안고서는 나에게 키스를 하는 연주의 어깨를 안아 주었다.
연주의 옷가지를 챙겨 차에 태워 처가로 데려다 주자
장모는 안 그래도 걱정이었는데 신혼이라 차마 말을 못 꺼내고 있었다며 너무나 고마워했다.
나는 내심 여유가 좀 생기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상하게 막상 닥치자
오히려 아름과 영아와는 가벼운 안부 통화만 하고 성실하게 출퇴근만 하며
아무도 반기지 않는 빈 집을 열심히 청소하고 닦으며 조용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늘 어둡던 실내가 환했고
앞치마를 두른 연주가 주방에서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뒷모습이 보여
나도 모르게 반가움에 다가가 날씬한 허리를 안았다.
어라? 날씬한 허리?....
’제부’........당황한 처형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아차 하는 마음에 후다닥 떨어졌다.
“ 하..하....언제 오셨어요? 키는 어떻게?...
죄송합니다...전 연주인 줄 알고..반가워서.......”
“ 알아요...맘에 두지 마세요....
연주는 늘 이렇게 사랑 받고 사는구나 싶어 기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아직 식사 전 이죠?...
앉아요..금방 준비할 테니...저도 아직이거든요?”
“ 네...금방 씻고 나올게요...”
나는 샤워를 하며 그 동안 쌓였던 성욕이 몰려와 터질 듯이 단단해진 성기를 잡고
세차게 흔들며 자위를 시작했고 마지막 사정과 동시에 내 입에선 ‘처형’이 흘러 나왔다.
“ 역시..처형의 솜씨는 일품이네요....잘 먹었습니다....”
“ 아니에요..제부가 워낙 아무거나 잘 먹어서 그렇죠....
보는 사람의 식욕이 돋을 정도로 정말 탐스럽게 식사를 하네요?”
“ 하하..배도 고팠고 맛이 너무 좋아서 제가 좀 게걸스럽게 먹었죠?
커피는 제가 탈게요...설거지는 그냥 두세요...커피 마시고 제가 할 테니...”
“ 그러면..맛있게 한 잔 부탁할게요...”
향긋한 커피 냄새를 맡으며 탁자에 마주 앉아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 그런데 정말 어쩐 일이세요?”
“ 연주가 어찌나 걱정을 하는지 엄마가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저야 이제 애들도 컸고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니.....
친정에 들러 연주에게 키를 받아 왔죠...
연주 말마따나 깔끔하대요? 별로 치울 것도 없었어요...
그냥 속옷 빨래 몇 개하고.......”
“ 흠..흠..그냥 놔 두시지....갈아 입을 것 넉넉하게 있는데....”
조금 민망스러운 마음에 말을 돌리고는 전에 일을 꺼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묻어두어야 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를 않아 고민을 하고 있는데 처형이 일어서 설거지를 시작했다.
나는 황급히 일어나 말렸지만 계속 설거지를 하는 처형을 말릴 수 없어
결국 옆에서 그릇을 넘겨받아 헹구고 닦아서 식기건조대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처형에게서 나는 좋은 냄새와 가끔씩 부딪치는 팔의 부드러운 촉감을 음미하면서
마치 부부인듯한 익숙한 느낌에 혼자 웃으며 고개를 돌리다 처형의 가슴께를 보고는 두근거렸다.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 탓인지 깊게 패인 목덜미와 제일 위의 단추가 풀어진 탓에
옆에서 내려다 보자 뽀얀 가슴뿐만 아니라 살짝 벌어진 브래지어와 가슴의 틈 사이로
아이 엄마 같지 않은 연한 핑크색 유두가 살짝 보였다.
아까 화장실에서 자위로 한 번 배출했음에도 다시 아래에 긴장이 몰려오고 있었다.
나는 들키지 않으려 몸을 적당히 틀어 가리고 설거지를 도우며 가라앉히려 애를 썼지만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단단해져 나중엔 아플 지경이 되었다.
설거지가 끝난 후 나는 담배를 한 대 피워야겠다며 황급히 문을 열고 나왔다.
요 몇 달 동안 관계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반응은 나로서는 당혹스러웠다.
역시 지금의 내 상태로 봐서는 그때 일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오자 처형은 보이질 않고 욕실문 앞에 소복하게 쌓여 있는 옷이 보였다.
나는 홀린 듯이 다가가 처형의 옷을 내려보다 작게 말린 천 조각을 집어 손바닥에 놓았다.
나비 날개처럼 얇고 가벼운 그 천 조각을 쥐자 축축한 느낌이 들며 익숙한 음란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왜 이렇게 흠뻑 젖었을까?
문득 스치는 예감에 문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리자 소리 없이 돌아가며 문이 스르르 열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옷을 하나 둘 천천히 벗다가
단단하게 서 있는 자지에 걸려 잘 내려가지 않는 팬티를 끝으로 알몸이 되어 문 앞에 섰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지금이라도 멈추고 물러서면 아무 일도 없는 거야’라고 중얼거리면서도
이미 욕실 안으로 발을 한 걸음 떼어 놓고 있었다.
‘딸깍’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는지 하얀 나체로 샤워기 아래에서 물줄기를 맞고 있던 처형이
내게 비스듬히 등을 보인 채 우뚝 멈추어 섰다.
가슴으로 모은 팔 사이로 터질 듯 밀려나온 유방과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갈라졌다 다시 모이는 쪼개진 박 같은 엉덩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쿵쾅쿵쾅’ 가슴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폭주하기 시작했고
내가 꼿꼿하게 선 성기를 건들거리며 한걸음씩 처형 쪽으로 내디딜 때마다
처형의 어깨가 움찔대는 게 눈에 들어왔다.
처형의 등뒤로 다가가 안자 물에 젖어 매끄러운 피부가 부드럽게 내 가슴에 느껴지고
딱딱하게 서있는 내 성기가 처형의 따뜻한 엉덩이 사이로 파묻혔다.
부르르 떠는 처형의 몸을 느끼며 처형의 손에 쥐어진 비누를 뺏어 들었다.
처형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고분고분하게 내가 하는 행동을 지켜만 보았고
내가 비누를 잡은 손으로 가슴을 문지르자 유두를 꼿꼿이 세우고는 뜨거운 숨을 내쉬며 내게 기댔다.
양 가슴을 비누칠을 빙자한 애무를 하다 손을 서서히 밑으로 내리자 처형의 엉덩이가 빙글빙글 움직이며 내 자지를 문질렀다.
흘러내리는 물을 타고 축 늘어진 음모를 헤치고 매끄러움이 가득한 뜨거운 살을 가르자
흐르고 있는 따뜻한 물아래로 미끄럽고 끈적한 액체가 만져지며 처형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 무릎을 굽혀 뜨겁고 미끄러운 엉덩이 사이를 문질러대다
어느 순간 보지 한 부분이 열리며 끝이 쏙 빠져드는 느낌에 무릎을 펴고 자지를 밀면서 위로 쳐올렸다.
‘허억~’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튕겨져 나가려는 처형의 허리를 안고 무릎을 완전히 펴자
뒤꿈치를 살짝 든 처형의 엉덩이가 부르르 떨리며 뜨거운 보지가 조여 들어 자지를 물어 왔다.
뜨겁게 꿈틀대는 처형의 속을 느끼면서 나는 걸음을 내디뎌 처형을 벽에 손 짚도록 하고는
엉덩이에 내 치골을 부딪치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샤워물과 애액이 튀고 흐르며 처형의 교성이 점점 크게 울려 퍼졌다.
“ 처형...미안해요....”
나는 뜨거운 정액을 한 가득 처형 속으로 쏟아 붓고서는 다시 처형을 씻긴 다음
안방 침대에 눕히고는 나도 옆에 따라 누워 키스를 한 후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 제부....”
처형이 갑자기 나를 안아오더니 뜨겁게 키스를 하며 혀를 넣어 입안을 강하게 휘젓고는 빨았다.
오늘 밤 처음으로 처형이 능동적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 제부....나....제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연주가 아까 내게 부탁할 때부터 아니...어쩌면 연주와의 결혼이 결정 났을 때부터...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 처형!”
“ 아흑~”
나도 모르게 가슴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자 처형은 비음을 흘리며 꿈틀거렸다.
“ 전에..제부와 그런 일이 있고 전..정말 당황했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도 그랬지만.....처음 느껴본 쾌락에 어쩔 줄 몰랐어요...
전 지금까지 남편 외엔 남자를 몰랐어요....
물론 포르노나 친구들 이야기를 통해 그런 쾌감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런데 동생의 애인한테....그런 걸 느끼다니....정말 비참해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점점 그 쾌감이 생각나고.....제부를 생각하며 자위도 했어요....
물론 그러고 나면 더욱 비참해졌지만.....”
“ 처형..죄송해요..저 때문에....”
“ 아니...지금 그런 잘잘못을 따지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에요...
제 이야기 좀 더 들어줄래요.....?”
“ 네....”
나는 처형의 가슴에서 손을 내려 보드라운 음모를 쓸며 계속 이야기를 들었다.
“ 나는 혼란 속에서도 그냥 잊자고 생각하며 참으려 노력했어요...
내 잘못으로 연주와 제부 사이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이젠 동생의 남자를 욕심 낸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연주의 임신과 더불어 모든 게 달라졌어요...
애당초 연주를 용서하고 있었던 제부였지만.......
연주는 제부에게 달려갔고 제부는 따뜻하게 맞아줬어요....
제가 그때 연주를 보며 느낀 감정이 뭔 줄 아세요?”
“ 아니요......”
“ 격렬한 질투와 증오였어요.....
나 자신도 깜짝 놀랐어요....더 놀란건.......
그게 제부와 생긴 일 때문만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때 비로소 전 알았어요?....
제부도 알고 있다시피 연주는 이미 전에 남자를 알고 있었고
두 번이나 실수도 했죠.....
여러 남자들과 그런 쾌감을 맛보고도 다시 제부에게 안겨
떳떳하게 내가 느꼈던 쾌감을 누린다고 생각하니....저는 부럽고 억울하고....
그래서.....제부에게 다시 한 번 안겨서 그 쾌감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 ...........................”
“ 연주에게 전화가 오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이렇게 되었을 거에요....
분명 연주가 출산하게 되면 제부 혼자 있어야 하고 도와줄 사람은 저밖에 없으니까요...
사실 제부를 기다리면서...저는 계속 흥분해 있었어요.....”
“ 처형....”
처형의 뜨거운 보지를 가르고 구멍에 손가락을 넣자 흥건해져 있던 밀액이 엉덩이로 흘러내리며
가벼운 탄성을 내지르고는 내 목을 안고 키스를 해왔다.
역시나 연주에게서 느껴지는 나긋나긋한 몸이 감겨 오고 처형은 내 위로 올라가서 자지를 자신에게 넣고는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처형이 어떤 답을 얻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단지 그날 밤새 몇 번의 관계를 가질수록 점점 뜨겁게 반응하는 처형을 보며
첫 인상에 느꼈듯이 이렇게 뜨거운 여자가 외도 한 번 없이 참았었다는 게 조금은 의외였다.
아니 숨겨져 있던걸 내가 끄집어낸 게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움과
더불어 연주에게도 그런 면이 숨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처형은 할 때마다 달라서 잘 모르겠다며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리고 연주에게 일임 받은 이상 자신이 연주대신 아내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겠지만
자신도 가정이 있어서 곤란하고 앞으로 연주가 돌아올 때까지
화, 목 일주일에 두 번 와서 아내로서의 ‘의무’를 할 테니
나도 미리 스케쥴 조정을 잘해서 남편으로서의 ‘책임’에 소홀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처형이 뭔가를 눈치채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뜨끔했다.
그렇게 아내인 연주와는 떨어져 주말에 가서 얼굴을 비치는 주말 부부가 되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진짜 아내 역할을 해주는 ‘처형’과 이젠 유일하게 남은 ‘애인’인 영아와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인 아름이 사이 좋게 이틀씩을 나눠가져
나는 쉴새 없이 나에게 맡겨진 남편으로서, 제부로서, 애인으로서, 그리고 삼촌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에 바빴다.
단지 그 ‘의무’란 게 내 아랫도리 하나로 다 해결된다는 게 남들과는 좀 달랐을 뿐이었다.
그리고 두 달 후 엄마의 자궁 속에서 버티며 온 식구를 초조함으로 진을 빼 놓고서는
늦은 밤 나를 꼭 닮은 아들이 우렁찬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