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2부(12-1)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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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2부(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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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속도로 날아가던 이그니스는 한 지점에 이르자 멈춰섰다.


 


"분명.. 이쯤이었지..?"


 


목적지를 찿는듯이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이그니스가 방향을 정한듯 빠르게 이동했다.


조금 전 그녀는 한 능력자와 싸우고 있었다. 그와 싸우는 동안 기묘하게 느껴져왔던 기시감...


그것이 싸우는내내 이그니스의 마음에 걸렸다. 상대는 쉴드를 사용하는 것 같은 특수능력을 사용하는 방어형 능력자였다. 싸운 상대를 모두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특수능력이 있는 상대의 경우 대부분 기억에 남는 편이다. 물론, 얼굴이나 특징 그런 자세한 부분까지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대의 능력을 보면 전에 만났던 적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기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남자의 능력을 보고 방어위주의 전략으로 나오면 시간이 좀 걸릴수도 있겠는데.. 쉴드가 내 능력까지 방어해줄 수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언젠가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던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그리 오래전이 아닌 최근에 그런 생각을 했었던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생각이 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까지는 아니어도 싸운 기억은 나는게 보통인데 이 남자는 도저히 싸워본것 같지 않을정도로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리디아가 잠시 위기에 빠져 리디아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동안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상황이 변해 남자가 도망가는 순간 남자가 도망가는 방향이 얼마전 방문했었던 타르타로스(생명공학연구소)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자 싸우면서 기시감이 들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타르타로스를 방문했을 때 수감되어있던 수감자 목록에서 본 것 같은 기억이 났기때문이었다.


 


만약, 정말 수감자 기록에서 봤던 것이라면 능력은 기억이 나면서도 싸웠던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이 수감자는 타르타로스에서 탈출한 것이 된다. 타르타로스에 수감자들이 대거 탈출했다면 정부에서 모를리 없을테고 그런 정보가 가디언즈에 전달되지 않을리 없었다. 어떻게든 몇 명정도가 탈출했고 아직 정부에서는 그 사실을 모른다고 가정해도 그렇게 탈출한 능력자가 도망가거나 몸을 숨기는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디언즈에게 싸움을 걸어온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선, 이그니스와 상대하던 녀석에게서 느낀건 시간을 끌고 있다는 느낌.. 리디아가 불안해하는 것처럼 뭔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 더구나 그렇게 탈출해서 가디언즈에게 도발을 하고서는 뜻대로 안되서 도망을 가는게 하필이면 자신이 갖혀있던 방향으로 가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그니스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것이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같은 그것도 뭔가 거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직접 확인을 해보기전에는 이 불길한 기분이 떨쳐질거 같지가 않았다. 그렇기에 도망가는 녀석을 향해 스킬을 날리려다 멈춘 것이었다. 그래서 찿아온 것이 바로 여기 타르타로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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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 이상한 점은 없었다. 지난 번에 방문했을때와 마찬가지로 경비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듯 보였고 경비하는 인원들도 보였다. 당해히 지난번 연구소장이 건네준 패스는 소지하고 있었기에 이그니스는 타르타로스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서는 패스를 밀어넣은 후 새롭게 열린 조작판을 조작하여 타르타로스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파워형 능력자들이 수감된 장소는 지하 3층이라고 들었지만 흔히 우리가 3층이라고 알고있는 정도보다 훨씬 밑으로 내려간 후에야 문이 열렸다. 지난번에 찿아왔을 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이그니스는 수감자 목록이 있는 장소로 이동해 목록들을 살펴보기시작했다.


 


이름 : 류페이 / 국적 : 중국 / 능력자타입 : A타입 / 특수능력: 방어형 쉴드사용  / 수감지역 : P-32 구역


 


목록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였다. 단순한 쉴드사용이라는 능력설명만보고 이그니스가 상대했던 능력자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더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고 싶지만 더 이상의 자료를 열람하기위해서는 누군가 불러야할 것 같았다. 이전 방문시에도 통제실이 따로 있기에 이곳에 따로 상주하는 인원은 없고 특수경비를 담당하는 인원만 교대로 움직이는걸로 들었기에 포기하고 류페이라는 능력자가 수감되어있는 P-32구역으로 향했다.




『삐빅..!! 오후 7시 43분 사용자.. 이그니스 승인되었습니다.  』


 


패스를 넣고 소장이 안내해줬던대로 입력을 하자 안내메세지와 함께 벽면처럼 보이던 부분이 올라가고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벽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비어있는 방같지는 않은데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었다. 이그니스는 잠시 뒤로 물러나와 자신의 위치가 P-32구역이 맞는지 확인해보았지만 역시 이곳이 맞았다.


 


"이상한데..?"


 


『크크크.. 나를 찿아온건가? 』


 


『 !! 』


 


그 때.. 이그니스의 귀에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자 이그니스의 눈 앞에 조금 전 리디아와 함께 있을 때 싸웠던 그 방어형능력자가 웃으며 서 있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P-32에 수감된 능력자가 이그니스가 상대했던 능력자든 아니든 어떻게 저 자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인지의 이유는 제쳐두고 일단은 이 능력자를 제압해야만 했다.  그렇게 이그니스가 류페이라는 이름의 능력자를 향하는 순간..


 


『프로스트 레인!! 』


 


이그니스의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 그와 함께 싸늘한 기운을 느끼자마자 이그니스는 빠르게 자리를 이탈했다. 이그니스가 이탈하자마자 이그니스가 서있던 자리에 날카로운 얼음 조각들이 쏟아져내렸다.


 


『이 스킬은..??!! 』


 


이그니스가 익히 알고 있는 스킬이었다.


 


『글라키..에스...? 』


 


얼마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수감되어있던 글라키에스.. 바로 그의 스킬이었다. 이그니스 그녀로서는 가장 상대하기 싫은 바로 그 자였다. 지난번 왔을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수감되어있는 방안에서 유리벽너머로 마주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같은 복도에서 마주하고 있다는 것..


 


『뜻밖의 손님이지만 이왕 이렇게 왔으니 환영해주는게 도리겠지? 』


 


『어떻게.. 탈출한거지? 』


 


『탈출..? 푸하하핫 』


 


이그니스의 물음에 글라키에스는 우습다는듯이 큰 소리로 웃었다.


마치.. 자신이 이렇게 나와있는 것을 들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듯이..


 


『이렇게 좋은 곳을 내가 왜 탈출을 해야하지? 』


 


『 ....? 』


 


『뭔가 착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여기는 말야.. 이미 타르타로스가 아니야.. 여기는 우리의 엘리시온이란 말이다!! 』


 


엘리시온... 그것은 다른말로 낙원이라고도 불리운다. 타이탄과 가디언즈의 전쟁을 조금 아는 사람은 신화의 내용도 대강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타이탄과 가디언의 전쟁을 그 신화에 빚대어 티타노마키아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는 고대신들을 무저지옥이라 불리는 타르타로스에 가두었다. 타이탄그룹을 고대신으로 비유해 능력자들을 가둔 곳인 이곳은 워낙 극비사항이라 장소나 실제로 있는지여부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길이 없었지만 그들은 이곳에 타르타로스라는 상징적인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타르타로스는 이후 죽음의 신 하데스가 관리하는 죽은자들이 가는 저승이라는 곳을 양분하는 하나의 장소로서 약간은 다르지만 인간이 죽음을 맞이한 이후에 지옥과 비슷한 개념의 타르타로스가 있고 천국과 비슷한 개념의 엘리시온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글라키에스의 말은 이곳이 바로 낙원!! 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엘리시온... 이라고? 』


 


그 순간.. 넓고 긴 복도를 따라 이어져있던 벽면이 일제히 오픈되었다. 그리고 오픈된 벽면안에 있을 유리벽마저도 완전하게 오픈이 되어 버렸다. 타르타로스가 모두 개방되어 버린 것이었다. 류페이와 글라키에스가 밖으로 나와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는 했으나 그 놀람조차 표정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이그니스의 눈이 크게 치떠졌다.


 


『크크큭.. 네가 여기에 있는 능력자 모두를 이길 수 있겠나? 』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하지만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이곳이 파워형만 수감이 되어있는 층이라는 점에서볼때 일반적인 상식을 완전 깨버리는 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자는 없을 것이다. 또한, 파워형이라해도 특수능력자들이 일반 능력자에비해 그 수가 적은 점으로 볼때 특수능력이 없는 능력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해도 승산이 있는건 아니었다. 당장 앞에있는 글라키에스만하더라도 이그니스가 상대하고 싶지 않은 부류의 능력자였고 특수능력자 한둘만이 더 서포트한다는 가정만 붙어도 그들을 이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이긴다는 전제하에서는 그렇다. 이기는 것이 아닌 탈출을 전제로 한다면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절망적인 상황까지는 아닐 수도 있었다. 지금 이그니스가 서있는 복도는 복도로서의 기능을 생각해봤을때나 넓은 편이지 이런 전투를 벌이기에는 그리 넓다고 할 수는 없는 장소였다. 즉, 측면에서 공격이 들어올 확율은 지극히 적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신경써야할 곳은 전방과 후방 뿐.. 승리가 아닌 탈출이 목적이라면 후방 역시 버려도 무리는 없다. 거기에 폭이 좁은 복도다 보니 아군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공격하기위해서는 수가 많다해도 그 수가 모두 한꺼번에 공격하거나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오로지 앞만보고 돌진한다. 다행히 스피드나 파워면에서 최강이라 불리는 이그니스였다.


 


『하지만!! 이런건 재미없지.. 닫아!! 』


 


글라키에스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 오픈되었던 문들이 일제히 다시 닫히기 시작했다. 이건 또 무슨 자신감인가..?

아무리 이그니스가 글라키에스와 싸우는걸 꺼려한다고해도 이그니스와 한번 싸워본 글라키에스라면 결코 이그니스의 능력을 무시하지못할 것이었다. 그만큼 능력면에서는 이그니스가 한 수 위였다. 그런데도 이런 자신감이라는건.. 무슨 이유일까..?


 


『내가 말했지.. 네 다리사이에 내 얼음자지를 박아넣어주겠다고.. 자~ 오늘이 바로 그 날이야!! 』


 


 


 


 


 




02.


 




『아이시클 스파이크!! 』


 


커다란 고드름처럼 생긴 얼음이 이그니스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파이어 볼!! 』


 


이그니스쪽에서도 화염구가 발사되어 먼지처럼 새하얀 수증기를 발생시키며 서로 공중에서 사라졌다. 그 직후 수증기를 뚫고 글라키에스가 이그니스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며 이그니스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글라키에스의 마지막 말을 생각하면 이죽거리는 면상을 한 대 갈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오지만 지금은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이그니스는 그의 공격을 피하면서 글라키에스를 뒤로하고 그대로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었다. 글라키에스의 주먹을 피하려고 하는 순간..


 


『샤클!! 』


 


글라키에스의 외침과 함께 바닥에서 이그니스의 발목부분까지 얼음이 솟아올라왔다. 차갑게 발목에 감기는 얼음의 느낌.. 한 겨울 따뜻한 이불속에 있는데 누군가 차가운 얼음을 옷속에 확 집어넣어버리는 그 소름끼치는 느낌이 이그니스에게 치가 떨리도록 전해져왔다. 불이라는 능력을 사용하도록 몸이 특화되어 있어서 그런건지 얼음같이 차가운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특히나 글라키에스의 스킬의 한기는 소름끼치도록 싫었다. 갑자기 발목이 잡힌데다 발에서 느껴지는 한기의 불편함이 만들어낸 틈에 글라키에스의 주먹이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그니스도 수많은 전투경험을 해온 능력자였다. 만약 글래키에스의 손이 칼이었다면 머리카락이 잘려나갔을지도 모를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주먹을 피하고 반격을 하려는 찰라.. 류페이가 뒤에서 이그니스의 팔을 잡으며 거북이등껍질처럼 달라붙었다. 그렇게 이그니스의 움직임이 묶인사이 글라키에스의 손이 손바닥을 활짝 편 채의 장력으로 이그니스의 왼쪽 가슴을 강하게 강타했다.


 


『흐윽.. 』


 


글라키에스의 커다란 손바닥은 앙증맞은 이그니스의 왼쪽가슴을 강타하고난 직후 그대로 이그니스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이그니스의 젖가슴이 글라키에스의 손에의해 비틀려지면서 이그니스의 입에서는 낮은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프로스트 하트!! 』


 


순간 쩌저적하는 소리와 함께 글라키에스의 손에서부터 얼음이 생성되기 시작하더니 이그니스의 가슴과 목 허리와 허벅지 부분까지 뒤에서 달라붙은 류페이의 일부분까지 감싸버리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형성이 되었다. 이그니스의 턱아래까지 얼음이 올라왔으나 머리부분은 얼지 않았고 특이하게도 허벅지부분까지 감싸고 내려와있는 얼음덩어리는 이그니스의 다리사이의 은밀한 부위에는 형성되지 않았다.


 


가슴을 움켜쥔 글라키에스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젖가슴이 강하게 짓눌려져 일그러지는 고통을 느끼는 동안 글라키에스의 다른 손이 빠르게 고의적으로 얼리지않은듯 무방비상태인 이그니스의 치마속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이그니스의 팬티위를 살살 문지르던 손가락이 이그니스의 팬티속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후우.. 이거 지금 당장 박아넣고 싶은걸? 』


 


이죽거리며 웃는 글라키에스의 손가락은 팬티속으로 들어와 이그니스의 음순과 그 주위를 꾸욱 꾹 눌러대며 안쪽으로 들어갈듯말듯 이그니스의 속살을 희롱하기 시작했으나 그 사이에 이그니스는 작은 신음소리조차 내지않고 글라키에스를 노려보았다.


 


『파이어 블래스트!! 』


 


이그니스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불꽃이 소용돌이처럼 이그니스를 감싸며 타오르기 시작하자 글라키에스는 빠르게 뒤쪽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등에 달라붙어있던 류페이는 이그니스의 화염에 검게 그을리고 나서야 이그니스로부터 떨어질 수 있었다.


 


『크아아악!!! 』


 


큰 화염데미지를 입고 화상에 괴로워하는 류페이와 달리 글라키에스는 여전히 여유있다는듯이 웃어보이고 있었다.


 


『역시 매섭군 이그니스는.. 크큭.. 뭐 아쉽지만 선물은 이 정도로 받아둘까? 』


 


글라키에스의 손에는 이그니스의 것으로 보이는 붉은 빛을 띄고있는 곱슬곱슬한 털이 몇 가닥 들려져있었다. 그것을 본 이그니스의 눈썹이 꿈틀거리는 순간 이그니스는 빠른 속도로 글라키에스쪽으로 몸을 날렸다. 애초부터 제대로 싸울 마음이 없었는듯 글라키에스는 이그니스와 맞서는 대신 그녀의 도약을 느낀 순간 빠르게 뒤쪽 멀리 물러났다. 하지만 이그니스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파이어 월!! 』


 


마치 기름에 불을 붙이기라도 한듯 바닥으로부터 거대한 불꽃이 솟아오르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로 복도 전체를 집어삼킬듯 활활 타오르며 글라키에스가 후퇴한 방향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바닥전체를 화염으로 휩쓸면서 글라키에스에게로 쏟아졌다.


 


『헉..!!! 프..프로스트 노바!! 』


 


글라키에스는 당황하며 헛숨을 삼키고 재빨리 자신의 스킬을 펼쳐 데미지를 최소화 했다. 글라키에스의 주변이 원형으로 얼어가며 차가운 한기를 내뿜었지만 파이어 월의 기세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운듯이 벅차보였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 사이를 뚫고 이그니스가 글라키에스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살짝 들어올리고 있는 양 손은 야구공보다 조금 커보이는 구슬같은 모양의 빛을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


 


『플레어 홀!! 』


 


순간 마치 주위의 모든 공기가 이그니스의 양손으로 모여드는것 같이 파이어 월의 불꽃들이 붉은 빛의 구슬에 빨려들어갈듯이 춤추어대기 시작하더니 이그니스가 플레어홀을 외치는 순간 붉은 빛의 구슬이 주위에 있는 산소란 산소는 모두 빨아들이며 최대한으로 압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기운에 닿기만해도 모든 것이 스르르 녹아버릴듯한 엄청난 기세로 붉은 빛의 구슬은 글라키에스를 향해 쏘아져나아갔다.


 


"저건 피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듯 글라키에스의 눈빛은 절망적이었다. 이그니스가 한기의 소름끼치는 느낌이 너무 싫어서 글라키에스를 상대하기 꺼려했을 뿐 그 위력은 이그니스가 앞서고 있었다. 더구나 크고 강력한 스킬일수록 그 체력소모가 큰 만큼 같은 A랭크이지만 신체적으로 앞서는 이그니스가 더 유리한 것은 당연했다. 다만, 이전에 전투할때는 (지금도 그렇지만) 한기에 집중력이 자꾸 흩어져서 이그니스가 조금 애를 먹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글라키에스가 이 정도의 전력차이를 보일만큼 약한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넓은 대지같은 곳에서 싸웠다면 승패의 여부를 떠나서 자유롭게 피할 수 있는 글라키에스가 이렇게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글라키에스는 한가지 사실을 간과했다. 이렇게 피할 길이 없는 좁은 곳에서는 화력이 집중된다는 것..


 


이그니스는 빠르게 승부를 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탈출이 목적인 이상 글라키에스가 다른 능력자들이 나서지않도록 호기를 부린 부분은 이그니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만약 각 수감방의 문이 열려있기만해도 방까지 직접 몰아넣고 스킬을 쓰지 않는이상 데미지는 덜했을 것이다. 물론, 글라키에스가 방으로 도망가 피한다면 이그니스는 그대로 도망쳐버렸겠지만... 파이어 월이나 플레임홀이 체력소모가 꽤 큰 스킬이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써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글라키에스가 쓰러지지않는다해도 데미지를 입고있는동안 그대로 돌파해버릴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그니스의 예상대로 먹혀들어갔다.


 


『쿠엑..!! 』


 


"과당탕...!!"


 


『 흐윽..!! 』


 


공격을 맞고 날아가버린 것은 글라키에스였지만 신음을 흘려낸 것은 글라키에스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호흡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능력자인 이그니스가 이 정도로 호흡하기가 어려울 상황이라면 일반인일경우 질식사한다해도 좋을만큼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이상한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파이어 월은 광역적인 공격에 효과적이지만 플레어 홀은 파이어 에너지를 한곳에 집결시켜주변의 산소를 흡수하고 압축해 대상에 적중하면서 상호작용으로인해 엄청난 열기폭발을 일으킨다. 플레어홀의 위력은 적중이 아닌 적중이후의 폭발이다. 그런데 글라키에스가 뒤로 나가떨어질정도로 적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그니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큭...크큭... 』


 


글라키에스의 웃음소리.. 넘어져있던 글라키에스가 천천히 일어섰다. 그 역시 얼굴을 찡그리며 호흡하기 곤란해하는듯보였으나 찡그리고 있는 얼굴과는 달리 입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진짜로 죽는줄 알았다고.. 크큭.. 그만큼 대가를 치루게 해주지.. 』


 


글라키에스는 무엇인가를 작은 콩같은 기기를 꺼내들고 코안쪽에다가 부착하듯 집어넣었다. 몇번 킁킁 거리며 확인을 하는듯하던 글라키에스가 씨익 웃어보이는듯한 순간 갑자기 이그니스를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이그니스가 피하려는 순간.. 이번에도 이그니스의 몸이 말을 안들었다. 얼음트랩같은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못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몸의 반응이 생각보다 느렸다.


 


"쿠당탕.."


 


이번에 날아간 것은 이그니스였다. 글라키에스는 이번에도 이그니스의 왼쪽 젖가슴을 노리고 강타했다. 남자의 급소가 사타구니이듯 여자의 가슴 역시 하나의 급소다. 맞으면 상당히 괴롭다. 비록 능력자이기는 하지만 여자의 몸인이상 가슴부분은 다른 부위보다 조금 더 고통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부위의 공격은 고통에 수치심까지 더해지기 마련이었다.


 


『휴우~ 생각보다 좀 위험했지만 이제 좀 놀아볼까? 』


 


호흡곤란에 시달리고 있는 이그니스와는 달리 조금 전까지만해도 얼굴을 찡그리고 있던 글라키에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이그니스를 보며 글라키에스가 다시 이죽거리며 말을 꺼냈다.


 


『오픈시켰던 벽을 차단한 것.. 내가 호기부리는거라 생각했지? 크크큭.. 』


 


『내 능력과 네 능력의 차이.. 니 능력이 내 능력보다 위라고 할 수있겠지만 항상 그런건 아니지.. 난 얼음이라는 스킬을 사용하기때문에 습기가 적은 곳에서는 능력이 반감되지만 습도가 높고 물이 많은 지역이라면 그만큼 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 』


 


『너는 어떨까..? 네가 매지션이 아닌이상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제대로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겠지? 크크크.. 그래 바로 그거야 네 능력을 봉쇄하려면 산소를 제거해야하거든.. 그런데 그렇게되면 우리쪽도 곤란해지겠지 아무래도 다수인 우리쪽이 더 힘들겠지? 다들 너만큼 강한 능력자도 아닌이상말이야.. 뭐 물론 방금 내가 착용한 소형호흡기가 있다면 우리같은 능력자들이야 호흡에는 별 지장이 없겠지만 아쉽게도 네가 이렇게 일찍 찿아올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 나도 조금전에야 네가 여기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걱정말라고 보다시피 너를위한 환영의 준비는 이미 오래전에 끝내놨었으니까 크크크크큭 』


 




『자~ 그럼 이제 쇼타임을 시작해볼까~? 』


 


글라키에스의 말과 함께 천장에 있던 스프링쿨러들이 일제히 작동을 하기 시작했다.


 


 


 


 


03.


 


 




호흡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그로인해 움직임까지 둔해지고 이그니스의 능력은 봉쇄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스킬을 아예 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력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해서 스킬을 사용하는 체력소모가 덜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연구소장의 말에 따르면 위기상황시 산소를 제거하고 독성물질을 살포할 수 있다고했다. 지금 상황은 이미 산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그니스가 사용한 스킬로인해 그나마 있던 산소가 빠르게 소모되었기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일까..? 지금 호흡상태로보면 정상적인 수준보다 산소밀도가 확연히 낮아진 상황이긴 하지만 더 악화되어가지는 않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이그니스라도 만약의 사태에 능력자를 살상하기위해 마련된 독성물질에 노출이 되어있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아니.. 그 이전에 단순히 산소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조금 걸릴지 몰라도 이그니스는 분명 죽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저 산소만 차단하고 가만히 있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건.. 최소한 지금 당장은 이그니스를 죽일 생각은 없다고봐도 좋을 것이었다.


 


글라키에스와의 전투는 쉽지 않았다. 몸이 둔해진만큼 공격의 예리함도 무뎌져 있었다. 거기에 비처럼 뿌려내리는 물 줄기.. 그것 자체가 이그니스에게 크게 방해가 되는건 아니었지만 상대의 능력을 감안한다면 지극히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다하더라도 전투자체는 버틸만했다. 하지만....


 


『아이스 로드!! 』


 


순간 쿨러로 인해 흠뻑 젖어있는 복도를 둘러싸고 있는 벽면 전체가 두꺼운 얼음으로 변해가면서 이그니스를 향해 덮쳐왔다. 벽면전체를 얼음이 덮어가면서 복도는 빠르게 얼음통로로 변해가고 있었다.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이그니스로서는 막을 도리가 없었다. 주위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며 이그니의 주위를 관통해 나아가는 얼음 벽들.. 이미 한번 샤클이라는 스킬의 트랩에 당한터라 몸을 살짝 공중에 띄워 발이 어는 것은 피하고 있었지만 다른 도리는 없었다.


 


아이스 로드라는 스킬은 대상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공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싼 얼음벽으로부터 너무 차갑고도 매서운 바람이 이그니스를 향해 불어왔다. 눈이 내리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 겨울에 발가벗겨져 밖으로 나온 사람이 느끼는 추위처럼 매서운 한기의 폭풍이 그녀를 향해 쏟아졌다.


 


입에서 나오는 입김마저 그대로 얼어버릴듯한 혹독한 한기에 이그니스의 입술은 파래지고 얼굴은 하얗게 창백해져 갔다. 몸이 추위에 부들부들 떨려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그니스는 글라키에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에게서 시선을 떼는 순간 그는 이그니스를 향해 돌진해 들어올테니까...  멀리서 이그니스가 떨고있는 모습을 보던 글라키에스의 한쪽 입꼬리가 들어올려졌다.


 


『글래셜 오브!!! 』


 


그와함께 금방이라도 얼음통로가 무너질듯이 쩌적..쩌저저적..!! 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펑!! 하는 느낌과 함께 얼음통로의 두꺼운 벽이 일부 터져나가며 얼음벽을 이루고 있던 것들이 수천개의 작고 날카로운 얼음조각으로 바뀌었다.


 


"위험하다..!!"


 


이그니스의 직감이 경고를 울리는 순간 이그니스는 빠르게 뒤쪽으로 후퇴했다. 글라키에스와의 전투과정에서 조금씩 뒤쪽으로 밀려나고 있었던데다 위기를 느끼고 뒤로 크게 물러나는 순간.. 이그니스는 거의 복도의 막바지까지 밀려나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리파편이 터져나가듯이 복도 전체에 가득 매운 무수한 얼음조각들.. 그것들이 일제히 한기의 폭풍을 타고 이그니스쪽을 향해 쏘아져왔다.


 


더 이상 막을 수도 없이 몸으로 버텨야하는 절대절명의 상황..




그 상황에서 이그니스는 복도끝의 한 방의 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든 방이 완벽하게 닫혀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열려있는 딱 하나의 방.. 그것은 행운이 아닌 함정일 것이라는 것... 순간적이지만 이그니스의 감각은 그렇게 판단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저 엄청난 공격을 그대로 받게 된다면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기에 이그니스는 어쩔 수 없이 문이 열려있는 방으로 몸을 날렸다.


 


"파파바박.. 파샤샷!!!"


 


조금 전 이그니스가 있었던 자리로 몰아치는 얼음조각들의 폭풍..!! 그 기세는 방으로 피한 이그니스조차 고개를 돌려야할정도로 엄청났다.  고개를 돌리자 작은 문의 입구를 글라키에스가 막아서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너를위해 마련한 방이야 네 방에 온걸 환영한다 이그니스 흐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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