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1_13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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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1_13편

<12>


음모의 한 축이던 화이트 드라코리치는 쫒아 보냈지만, [쇄국파]중의 누군가가 화이트 드래곤과 내통한 것이 확실한 이 시점에서 이 문제는 끝난게 아니었다. 내통자가 적발되지 않고, 아바리엘 사회의 내부 갈등이 유지되는 이상 같은 일은 언제든 재발할 것이다. 이제 이것은 정치 문제였다.


그리고 정치는 압델의 영역이다. 슈발츠는 자신이 알아낸 사실들을 그와 공유했다.


" 믿기 어렵지만 아귀가 딱 뜰어맞는군요... "/압델


" 아마 내통자는 지금쯤 똥줄이 탈거요. 두 공격의 주범이 같은 드래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아이아스를 탄핵할 명분이 희박해지니까... "/슈발츠


게다가 펜테실레이아를 비롯한 생존자들이 드래곤의 둥지에서 보고 들었던 것을 증언하게 되면, 상황은 내통자 쪽에 불리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슈발츠의 머리를 급하게 스치는 점이 있었다. 내통자가 증인이 될 생존자들을 노리지 않을 리가 없는 것이다.


압델도 거의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었다.


" 증인들을 보호해야 하오. "


두명은 거의 동시에 같은 말을 꺼내었다.


" 그 일은 내가 맏지요. 이 문제에 있어 나는 당신의 검이 될거요. "/슈발츠


" 부탁드리겠소. "/압델


압델이 증인신청을 하기 위해 정청을 향하는 동안, 슈발츠는 곧바로 알루데시아와 두르나를 대동한 채로 부상자들이 쉬는 신전 부속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에 먼저 에어리가 슈발츠를 불러 세웠다.


" 미인을 문병하는데 빈손으로 가시면 쓰나요? "/에어리


" 그런 거요? "/슈발츠


에어리가 웃으며 들려 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원을 찾았을 때, 펜테실레이아의 병실에는 자매인 헬레네와 브리세이즈가 와서 간병 중이었다.


" 아. 슈발츠님. "/헬레네&브리세이즈


" 그녀는 어떻습니까? "/슈발츠


" 날개가 약간 찢어졌데요. "/헬레네


" 그리고 동상이 조금... "/브리세이즈


슈발츠는 헬레네에게 과일바구니를 넘겼다. 그녀가 그것을 깎아서 내오는 동안, 브리세이즈가 자리를 양보하려는 것을 만류했다.


" 오, 문병까지 와주시다니, 이거 영광인걸요? "/펜테실레이아


펜테실레이아는 슈발츠에게 나체를 보엿다는 사실 같은건 벌써 잊어버린듯 여느때의 쾌활함을 되찾고 있었다. 그녀의 침대 옆에 앉은 후 헬레네가 깎아서 내온 과일을 먹으며 슈발츠는 용건을 꺼냈다.


" 다름이아니라, 내일 정청에서 열리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주길 바라오. "/슈발츠


" 재판이라뇨? "/펜테실레이아


슈발츠는 펜테실레이아에게 아이아스가 반역죄로 재판에 회부된 일과, 그 전후의 사정에 관해 이야기 해 주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튀어오를 정도로 화를 냈다.


" 그 병신같은 아퀼란이 말리지도 않았단 거에요? "/펜테실레이아


" 펜테, 누가 들으면 큰일낼 소릴... "/브리세이즈


문득 슈발츠는 펜테실레이아에게 또 물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처음 만났을 당시의 사건에 대한 그녀의 개인적인 조사가 어느정도 진척되었는지 말이다.


" 그리 대단한건 못찾았어요. 하지만 그 드래곤 둥지에 끌려갔을 때, 고블린 무당이 우리 장신구를 걸치고 있는걸 봤어요. "


펜테실레이아가 말하는 [우리 장신구]라는 것은 유리 세공 목걸이였다. 아바리엘은 유리 세공에 대단한 솜씨를 가지고 있어 무구부터 장신구까지 폭넓은 방면에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장신구 중에서도 백미는 시내의 공방에서 생산되는 물방울 모양으로 만든 유리알을 서로 연결해 만든 목걸이나 팔찌다. 다른 재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유리알만을 연결하는 그 유리 세공의 정점에 달한 솜씨는 다른 어떤 종족도 흉내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눈 독수리의 안식처의 아바리엘의 작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병사인)그녀나 다른 포로들에게서 뺏은 것이 아니라, 분명히 다른 아바리엘의 것을 빼앗은 것이다.


" 당신을 호송하고 나서 시신을 수습했을 때도 행방불명자가 있었고, 그 사건 이전부터 종종 하계(산 아래의 저지대를 말한다)의 이주민들의 행방불명 사건이 일어나곤 했어요. "


이어진 펜테실레이아의 설명에 따르면, 행방불명은 몆년에 한두명 꼴로 발생했다고 했다. 대빙해의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하거나, 혹은 얼어붙은 평원 위에서 날며 사냥을 하는 사냥꾼이 행불자의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은 불운한 사고를 만난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이번의 본격적인 습격은 그 스케일이 컸고,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다, 그동안의 실종자 문제도 수상하고 해서 그녀가 개인적으로 조사를 했던 것이다.


다만 실종자를 통해 아바리엘의 군 정보를 빼낸다는 것 자체는 회의적이다. 지금까지의 실종자는 모두 [민간인]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내통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그날의 순찰 교대 일정을 알 수 있는, 꽤 고위층의 내통자가.


한편, 슈발츠가 펜테실레이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헬레네는 병원의 복도 끝에서 전 남편인 파리스를 만나고 있었다. 물론 정청에서 아이아스를 탄핵하던 쇄국파의 투톱 중 한명인 그 파리스다.


" 무슨 용건이세요? "/헬레네


" 이봐, 그렇게 쌀쌀맞게 굴것은 없지 않나. "/파리스


" 잊으셨나 본데, 내 머리색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절 쫒아낸 건 당신이에요. 내가 살갑게 굴 이유가 있나요? "/헬레네


들키지 않게 헬레네를 아래위로 훝어보며, 파리스는 입맛을 다셨다. 그녀는 최고의 여자였다. 문제는 머리색이 금발이라는 것과, 그녀가 애인이나 첩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그 몸을 맛보고 싶어 결혼까지 했지만, 곧 별거하고 결국 이혼하게 된 이유도 그녀의 존재가 출세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그는 오픈 로드 직을 얻어 출세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하지만 역시 손에서 놓친 떡이 크게 보이는 법. 이혼하고 나서 오히려 그녀를 원하는 마음이 더 커져 있었다.


두고보라지, 언젠가 네년을 다시 내 배 아래 깔아놓고 말테니. 아니 이번 일이 잘 끝나면 싫어도 그렇게 되겟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파리스는 찾아온 용건을 말했다.


" 내일 정청에서 열리는 재판에서 당신네 파티의 몆명이 더 추가로 기소될거야. 그리고 그중에는 펜테실레이아도 있어. "


" 뭐라고요? "


발끈하는 헬레네를 말리듯이 파리스는 손을 내저었다.


" 쉿... 율리세스(Ulyses 중립 악 아바리엘 남성 파 11)의 생각이야, 내 생각이 아니라고. 아무튼 그녀가 저런 상태이니 기소를 당하면 어떻게 될지... 보는 눈이 많으니 나는 이만. 잘 처신하게. "


더이상 말할 필요는 없었다. 헬레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본 파리스는 돌아서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현명하긴 하지만 가족의 일에는 이성을 잃는 헬레네를 자극해 두면, 분명히 펜테실레이아를 도시에서 빼낼 시도를 할것이라는 계산이 서 있었던 것이다. 다만 파리스의 계산에 들어 있지 않았던 것은 슈발츠와 압델이었다.


사실 헬레네와 그녀의 자매들은 슈발츠에게 저마다 정도는 다를지라도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라오며 받은 차별과 앞으로도 내내 아바리엘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아바리엘 사회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그녀들로써는 그녀들의 머리색을 보고도 백안시하지 않는 슈발츠 같은 외부자가 훨씬 더 사귀어 볼 만한 대상인 것이다.


게다가 슈발츠는 그 자신의 신변의 위협을 감수해 가며 용의 둥지에 숨어들어(?) 자매들 중 한명인 펜테실레이아의 구출하기도 했다. 고마움과 호감을 가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아무튼 이 호감에 의해 그에게 일종의 신뢰를 가지게 된 헬레네는 방금 파리스에게 들은 정보를 슈발츠에게 숨김없이 털어놓고 의논하게 되었다.


" 이미 내가 그녀를 증인으로 신청해 두었소. 슈발츠도 증인으로 출석할거고. 율리세스가 펜테를 고발한다면, 그녀가 증인인 재판이 끝나야 가능한 이야기요. "


마침 에어리발 과일 한바구니를 하나 더 공수해 온 압델의 말은 파리스의 작은 음모를 수포로 돌리기에 족했다.


" 하지만 아마 그 파리스라는 친구... 헬레네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을 테니 응해 주지 않으면 실망하겠지. "/슈발츠


" 네, 네?... "/헬레네


무슨 말인지 때달은 브리세이즈도 슈발츠쪽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 그 작자의 당황한 표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


아바리엘이 가장 좋아하는 재료는 유리강이다. 그리고 눈 독수리의 안식처 요새의 아바리엘 병사들의 무구도 바로 그 재질이었다. 다만 갑옷의 경우 (풍기문란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안이 완전히 비치는 투명한 것은 쓰지 않는다. 저마다 유리에 색을 입힌 것을 쓰는 것이다. 일반병들은 푸른색(하늘색에 가까운), 장교들은 붉은색 무구에 금은으로 깃털 장식을 상감해 넣은 고급품을 쓴다. 아바리엘 정규병의 갑옷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프 플레이트(반 판갑: 몸통만을 가리는)이지만, 투구는 거의 풀 헬름(머리 전체와 얼굴 대부분을 가리는)이다. 때문에 완전 무장을 갖추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펜테실레이아는 장교이기 때문에 물론 붉은 색의 갑옷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브리세이즈가 입었다. 그리고 환상마법을 이용해 머리색을 펜테실레이아와 같은 색으로 바꾸기만 하면 대강의 변장은 완료다. 자매기 때문인지 목소리도 비슷해서, 톤만 바꾼다면 거의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부상을 가장하기 위해 붕대를 감은 후, 병영으로 가서 교대 임무를 신청하는 것이다.


" 괜찮겠나? 귀관의 부상은 아직 다 낫지도 않았잖은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시슈발


"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교대조 인원도 부족할 텐데, 이까짓 살짝 까진 상처 따위를 빌미로 한가하게 누워 있을수 만은 없지요. "/브리세이즈


" 음, 좋은 자세다. 그렇다면 다음 교대조에 합류하게. 마침 분대장을 누구로 삼을까 하던 참이었네. "/시슈발


그동안 슈발츠는 몸을 숨기고 성벽 밖으로 가서 적당한 위치(브리세이즈를 포함한 순찰조를 중간에서 낚아채기 적당한 위치를 감시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파리스 일당이 나타나면 빙고. 텔레파시를 통해 에어리와 함께 있는 두르나와 연락을 하면 에어리를 통해서 정청 근처의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는 압델에게 전언이 갈것이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었다. 저장의 장갑에서 에버라스카의 아크를 꺼내 든 슈발츠는 그것의 활시위를 한번 힘주어 당겨 보았다. 오랫동안 함께 한 무구의 익숙한 느낌이 손가락을 통해 전해져 왔다. 아직은 [빛의 칼]같은 것보다는 이쪽이 더 믿음이 가는 것이다.


화살은 필요치 않았다. 슈발츠 자신의 신성한 에너지를 활을 통해 쏘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주화 에너지를 쓰지만, 위브가 요동하고 있는 지금은 주화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신성 에너지는 그 대용품이다.


" 과연, 아니나다를까... 이렇게 예측하기 쉬운 놈들도 오랜만이군. "


저 멀리 바윗길 아래로 무장을 갖춘 일단의 아바리엘들이 나타나 숨는 모습을 보고, 슈발츠는 씨익 웃었다. 백미터도 넘는 거리였지만, 슈발츠의 [드래곤의 시야]에는 그들의 움직임이 속속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 살인멸구를 할 작정인가보군. "


해를 등진 위치에서 매복하는 것은 정석적인 전술이다. 매복을 당하는 쪽이 태양광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막 등 뒤로부터 해돋이가 시작되 오는 것을 느끼며, 슈발츠도 준비를 시작했다. 매복자들은 아주 본격적인 습격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하긴, 그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생포하는 것보다는 죽이는 쪽이 훨씬 더 빠르게 입을 막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아바리엘들은 생김새로 동족을 차별하는 걸로도 모자라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다고 모략질에 암살까지 해치우는 것이다. (태양엘프와 맞먹을 만큼)스스로 잘난체가 심한 엘프 종족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놀라울 정도의 천박함이기도 했다.


" 그만한 자격이 있다면 잘난체가 아니라 [자존심]이겠지만, 이건 하는 짓거릴 보니 만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군. "


멀리 브리세이즈가 포함된 아바리엘 병사들의 일행이 보였다. 슈발츠는 매복조들이 본격적인 공격 준비를 하는 것까지 보고 기다렸다. 그리고 가장 먼저 활을 들어 동족을 조준한 아바리엘의 등짝을 향해, 그의 손에 잡아당겨진 아크의 시위가 풀려났다.


" 죽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죽을만큼 아플꺼야. "


터엉!...


슈발츠는 일부러 시위에 걸린 힘을 조절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되었다. 등 뒤로부터 날아온 보이지 않는 에너지 탄환의 일격을 얻어맞은 아바리엘은 앞으로 붕 떠서 날아간 다음 아래로 추락했다. 즉사는 면했지만, 늑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피할 수 없었다.


바위 아래 처박혀서 피를 토하는 동료를 보고 놀란 아바리엘들이 뒤돌아보았지만, 그들의 위치에서는 슈발츠의 위치가 해돋이 방향이다. 게다가 일반의 화살이라면 닿지도 못할 가공할 거리(백여미터)가 떨어진 능선의 경계에 서 있는 슈발츠의 모습은 태양광이 만든 산그림자와 분간이 가지 않았다.


" 또 간다. "


터엉!...


터엉!...


연이어 두발을 쏘아 내고, 또 다시 두명의 아바리엘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제 습격자 진영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그들이 우왕좌왕 하는 동안 브리세이즈가 포함된 아바리엘 경비들이 그들을 발견했다. 이제 기습의 이점은 커녕 왜 이런 곳에 매복하고 있었느냐 하는 점을 추궁당할 차례일 것이다. 슈발츠는 브리세이즈 팀이 그들을 포위하는 것 까지 지켜본 후 슬그머니 바위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며 자리를 벗어났다.


.
.
.


활을 통해 기를 날려서 원거리의 적을 격살하는 것은, 우리나라 궁도의 전통적인 기예입니다(이성계나, 혹은 무쇠활로 유명한 김덕령님 등이 구사했었다고 합니다). 슈발츠의 것은 기가 아니고 신성 에너지지만, 어쨌건 원리는 같습니다.


양놈들은 이런거 못하죠. 크하하핳.... 롱보우 따위 각궁에 비할쏘냐.


참고로 에버라스카의 아크는 [단궁]이며, 활대가 금이랑 미스릴의 합금입니다. 활시위는 마법적으로 만들어진 거지요. 그 위력은 사용자의 힘 수치에 자동적으로 맞춰지고, 엘프나 드워프가 아니면 시위를 당기는게 아예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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