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1_18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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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1_18편

<17>


아이올라움을 처리한 후 건진 것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슈발츠는 엘더 브레인이 파괴되기 직전, 그 안으로부터 보내져 온 텔레파시(아주 함축된)를 통해, 처음의 열두 엘훈 중 아홉이 가진 지식 중 일부를 얻었다. 대부분이 고대 일리시드들 전용의 장비와 마법 아이템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대부분은 슈발츠조차 쓰기가 꺼려질 정도로 끔찍한 것들이었지만, 더없이 유용한 것들도 많았다. 그리고 혹시나 나중에라도 쓰기 위해, 슈발츠는 젤로나를 불러 [끔찍한 것들]을 포함한 일체의 일리시드 연금술/야금술 지식을 필사해 남겼다.


그리고 여자들이 있었다. 타브라와 헬베티아는 아이올라움이 죽기 직전에 퍼부은 정신 붕괴 공격에 의해 폐인이 된 상태였다. 응급처치로 살아나긴 했지만 한때 목숨도 거의 황천 문턱에 걸쳐 있었다(일리시드들의 결계가 없었다면 바깥의 두르나들과 셰이드들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원래 계획은 아니었지만, 슈발츠는 그녀들도 노예로 삼기로 했다.


미스트라 스폰 중 두명, 심불과 알루스트리엘은 타브라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내력에 대해서도 슈발츠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녀들의 설명에 따르면 타브라는 네서릴 시절의 마법사로 그 아이올라움의 마지막 제자이며, 그가 가진 어떤 마법을 전수받아 영원한 젊음을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가 가진 또다른 마법적인 비밀 중 하나는 그녀 자신을 고년기의 골드 드래곤으로 변화시켜주는 마법이며, 이것은 네서릴 시대에 실전된 마법으로, 그녀의 마법 실력과 지식은 미스트라 스폰들조차 얕볼 수 없는 대단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건 상당히 매혹적인데, 슈발츠는 입맛을 다셨다.


" 흠, 말짱하게 살려낼 수 있을라나... "


하지만 슈발츠가 일으킨 기적의 능력도 육체를 복구할수는 있지만 정신에 가해진 충격(인공적인 광기가 아니라, 두뇌가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기억을 포함한 정신 자체가 손상된 것이기 때문에)은 복구하지 못했다. 불려온 와우킨도 그 이상은 무리라며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보면, 슈발츠가 스톰을 회복시켰을 때 그녀는 적어도 뇌 손상은 입지 않았었다.


신적인 힘으로조차 되돌릴 수 없다니, 슈발츠는 아이올라움의 동굴로 두르나를 데리고 들어가지 않았던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대로 기억과 인성을 파괴당한 타브라들은 그대로 두면 노예가 아니라 단순한 육인형일 뿐이다. 그래서는 재미가 없는 슈발츠는 일리시드들에게서 [배운]기술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일리시드들의 장기인 정신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으니, 일리시드들의 기술로 복구해 봄이 어떨까 한 것이다.


곧바로 젤로나와 다른 서기들이 공방에서 타브라들의 회복용 기계를 만드는 동안, 타브라들은 플로라의 처소로 옮겨져 간호를 받았다. 플로라의 처소는 병실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시 해먹도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고, 플로라 자신이 그 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치료사이기 때문이다. 간호사역은 이제 성직자 교육을 마친 예비 노예들(라빈과 샨달라 자매들)이 맏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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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와 헤어지면서, 슈발츠는 비코니아를 그녀가 이사한 아바리엘 거주지에 정기적으로(2주일에 한번) 방문하게 시킴으로써 그녀와, 또한 그녀의 남편인 압델과의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바리엘 문제는 그의 소관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사회에 드리워진 불길한 분위기는 그에게 뭔가 이득을 줄 사건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터졌다.


압델의 연락을 받고 돌아간 아바리엘의 개척지에는 거의 야전 병원 분위기였다. 많은 부상한 아바리엘들이 거주지 중심의 에어드리 펜야 사원에 누워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고, 목책을 깎아 만든 성벽 위로 경계가 삼엄했다. 그리고 슈발츠를 만난 압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이랬다.


" 눈 독수리의 안식처가 함락되었소. "


좀 더 자세한 정황을 들어보니 화이트드래곤들에게 함락된 것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함락]이라 표현해야 할지조차 의문이었다.


그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갑자기 일어났다. [그것]이 일어났을 때는 압델이 정청에서 퇴근하던 저녁 무렵이었다. 무엇인가 끔찍한 것이 역병처럼 아바리엘들의 몸과 정신을 침식했고, 순식간에 아바리엘을 다른 끔찍한 무언가로 바꾸었다. [바뀐] 아바리엘들은 무차별로 동족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공격당해 쓰러진 아바리엘들을 그들의 공격자와 같은 존재로 바꾸었다. 그것은 마치 역병같았다. 순식간에 요새 전체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바뀌었고,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압델은 변이하지 않은 생존자들을 모아 그들을 이끌고 탈출했다.


눈 독수리의 안식처가 그렇게 무너졌을 무렵, 개척용 정착지에도 한 무리의 화이트 드래곤들의 습격이 있었다. 간신히 격퇴하긴 했지만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금의 흉흉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 일종의 언데드를 전염시킨거요? "/슈발츠


" 아니, 아니오, 언데드는 아니었소. 그보다는 뭐랄까.. 피에 굶주린 야수 같았소. 온통 검어지고... " /압델


문득 슈발츠는 헬레네 자매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자기가 찜해뒀는데 불행한 일을 당했다면 입맛이 쓸 것이다.


" 슈발츠님! "


신전 구역에서 중상자를 치료하고 있던 헬레네를 찾았을 때, 그녀는 구세주라도 만난듯이 기뻐했다. 그리고 브리세이즈도 볼 수 있었다. 나머지 펜테실레이아와 크리세이즈와 카산드라가 보이지 않아 이유를 물었더니, 자매들의 얼굴에 슬픔이 깃들었다.


" 우리 자매들은... 죽었어요. "


좀 더 캐물어 보니 크리세이즈는 피난 중에 만난 드래곤들의 공격에서 큰 부상을 입고 살아남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녀의 묘가 요새 옆의 묘지에 있었다)펜테실레이아는 피난 도중에 다른 자매들을 지키며 드래곤 하나와 같이 얼크러져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카산드라는, 불행히도 눈 독수리 요새가 함락된 그 난리 법석 중에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살아날 확률은 없다고 했지만 헬레네들은 어떻게든 구출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슈발츠도 이에 동의했다. 그가 아는 카산드라는 수줍지만 머리가 좋은 소녀였다.


" 요새엔 아직 생존자가 있겠지. 찾으러 가야겠소. "/슈발츠


" 나도 그러고 싶지만, 이곳은 도와줄 손이 부족하오. "/압델


일단 슈발츠는 플로라와 노예 후보들을 불러들였다. 플로라는 말할것도 없이 죽은자도 살려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대드루이드이고, 노예 후보들은 모두 성직자 수업을 받은 상태로 기초적인 치유의 기적 정도는 부릴 수 있었다. 약간 신전에 여유가 생기게 되자, 일단 압델부터 탐색&구출대에 지원했다. 그리고 압델이 나서자 에어리와 다른 몆몆 아바리엘 전사들도 자원했다.


" 당신은 아이들을 돌봐 주시오. "/압델


" 아니 아이들은 부모님들께 맏기면 되요. 당신은 지금 마법도 쓸 수 없는 몸이잖아요? 지금 이순간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당신이에요. "/에어리


에어리의 단호한 어조와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유모 역할을 해줄 아바리엘 한명을 구한 후, 아이 돌보기를 에어리의 부모님과 유모에게 맏긴 에어리는 모험 시절 쓰던 장비들을 챙겨 압델을 따라왔다.


슈발츠는 인선을 압델에게 맏겼다. 이런 일은 인원수가 많을 필요가 없다. 루(Ru)와 달(Dall)이라는 이름의 두명의 아바리엘 전사와 슈발츠, 두르나, 알루데시아(매 형태)가 압델과 에어리 부부와 함께 눈 독수리의 안식처에 침입하기로 했다. 슈발츠들의 [운송 수단]으로 거인 독수리 둘도 자원했다. 비코니아는 불러들인 노예 후보들을 인솔해 에어드리 펜야의 성직자들과 함께 신전에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일을 담당했다.


원래 어둠의 존재는 낮의 태양을 무서워한다. 일행은 태양이 머리위에 비치는 한낮에 맞추어 요새에 도착했다. 방해는 없었다. 요새의 발착장 중 하나에 도착했을 때, 슈발츠는 발착장 지붕 아래 그림자에 숨어 있던 [그것]을 처음 볼 수 있었다.


" 크르르르... "


아바리엘의 피부는 원래 우리 세계의 백인에 가깝다. 아니 백인보다 오히려 희다. 깃털도 대부분 피부색을 따른다. 그런데 지금 슈발츠의 눈앞에 출현한 변형된 아바리엘의 피부는 말라붙은 피딱지로 이뤄진 것 같이 검붉었고, 그 날대는 새카만 깃털 위로 붉은 진물이 뒤덮고 있었다. 이건 이미 아바리엘이 아니라 다른 끔찍하게 뒤틀어진 무언가였다.


슈발츠는 거의 한눈에 그것이 일종의 [오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물리쳤던 마왕이자 시원자인 샥스를 떠올렸다. 물론 아바리엘과 샥스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바퀴벌레와 코끼리를 직접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레벨이지만, 본성 자체를 오염시킨 것이라는 점에서 두 경우는 유사했다. 그 원천이 지옥(나인 헬)이든 무저갱(어비스)이든, 무언가 사악하고 강렬한 [의지]가 육체와 정신, 아니 영혼 그 자체에 영향을 끼쳐서 대상의 본성을 뒤틀고 영혼 그 자체를 변질시킨 것이다.


" 키아아아아!!!... "


슈발츠가 달려들어오는 변이체의 손을 붙잡아서 팔을 통채로 꺾은 후 검은 칼을 꺼내어 허리를 베어버리자, 그것은 깨끗하게 상하체가 분리되어 두동강 나며 쓰러졌다.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상체로 기어오려는 것을 두르나의 레이피어가 눈을 관통해 뇌를 찌르자 그제서야 움직임이 멎었다.


" 뭔진 몰라도 지독하군. "/슈발츠


" 대체 어떤 사악한 무언가가... 아바리엘들을 이런 끔찍한 괴물로 바꾼 걸까요?... "/두르나


" 잘하면 머잖아 알 수 있게 되겠지. "/슈발츠


일행은 주변에 변이체가 더 몰려올것을 경계하면서, 압델의 뒤를 따라 성벽 안으로 향했다.


" 과연, 태양빛을 싫어하는군. "


변이체들은 햇볕이 비치지 않는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서, 감히 태양 아래로는 나오려 하지 않았다. 일행은 피범벅이 된 거리를 수색하며 생존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수색은 수확 없이 끝났지만, 헬레네 자매들의 집을 찾았을 때 슈발츠는 부얶에서 무언가 인기척을 감지했다.


" 카산드라? "


슈발츠가 부르자, 그의 목소리르 알아본 카산드라가 부얶의 찬장 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을 내보였다.


" 슈발츠님... 맞아요?... "/카산드라


" 나 아니면 이런 흉악한 얼굴이 또 있겠느냐. "/슈발츠


슈발츠가 맞다는 사실을 확신한 카산드라는 그대로 찬장에서 굴러떨어지듯이 튀어나와서 슈발츠의 품에 착 안겼다. 곧바로 에어리가 카산드라를 인계받아 어디 다친곳이 없는지 보았다. 날개가 약간 접질린 덕분에 자력으로 날 수 없는 것만 제외하고는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새었다. 카산드라는 안도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 언니 손을 놓치고 나서 다른 누군가가 넘어진 내 날개를 짓밟았어요... "


아마도 다들 경황이 없었기 때문이었겠지만, 그래도 카산드라는 숨어야 한다는 사실을 재빨리 깨닫고 행동했다. 가장 친숙한 장소인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널찍한 찬장 안에 몸을 숨겼던 것이다. 먹을 것도 얼마간 있었기 때문에, 매우 적절한 은신처였다. 슈발츠가 기대한 바 대로 영리한 소녀답게 행동해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


두르나가 넘겨준 수통 안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기운을 찾은 카산드라는 슈발츠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 요새에 아직 생존자들이 있어요. 어제까지도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


[요새]란 눈 독수리의 안식처를 둘러 싸고 있는 유리 성벽 중에서 불쑥 튀어나온 부분들을 말한다. 도시 방어의 중심으로 군대가 주둔하고 있고, 모두 여섯개가 있었다. 카산드라가 말한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요새였다.


카산드라가 압델을 따라온 병사 중 하나인 루의 등에 업히도록 한 후, 일행은 그녀가 말한 요새를 탐색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한데 모여 있던 생존자를 찾았다. 모두 여덟, 그중에 넷은 병사였고 둘은 어린아이였으며, 둘은 민간인 여자였는데. 모두 마샬인 시슈발 음쉥의 지휘 하에 요새의 모든 출구를 바리케이트로 봉쇄한 채로 항전 중이었다.


" 날 수 없는 부상자들이 있어서 버리고 갈수가 없었소. "


부상자는 어린이 하나와 여자 둘이었다. 변이체에게 감염당하지는 않았지만, 카산드라처럼 경황 없는 와중에 같은 아바리엘들 사이에 치여 뼈가 부러졌던 것이다. 어린아이는 모르지만 아바리엘 성인을 다른 아바리엘이 혼자서 옮기기는 어렵다(무게보다는 부피 때문에). 요새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은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즉시로 슈발츠와 비코니아, 달이 부상자 운송을 돕기로 했다. 압델은 좀 더 탐색하고 싶어 했지만 산지에서는 해가 빨리 진다. 더이상 요새에 머무는 것은 위험했다.


일행이 카산드라를 포함한 아홉의 생존자를 구해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마중을 나와 열렬하게 환영했다. 헬레네 자매들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헬레네는 카산드라를 품에 안고 펑펑 울면서 연거푸 카산드라에게는 미안하다고 하고, 슈발츠에겐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튿날 다시 생존자를 탐색하기 위해 이른 아침에 모인 일행에는 시슈발과 브리세이즈가 추가로 참가하고 있었다. 기존의 일행과 합치면 모두 여덟명이다.


압델은 팀을 네명씩 나누어서 도시 반대편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압델 팀은 압델, 슈발츠, 에어리, 브리세이즈 네명으로, 위험한 임무를 맏았다. 도시의 정청을 중심으로 한 가장 깊숙한 부분까지 들어갈 계획이었던 것이다. 한편 두르나가 인솔하는 나머지(시슈발, 루, 달) 팀은 요새를 포함한 도시 외곽을 훝어보기로 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에 도시의 진입로가 보이는 능선에 도착한 일행들은 아직 태양이 뜨지 않은 상태의 어두운 하늘을 마치 경계하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채우고 날고 있는 변이체들을 발견했다.


" 누군가 지휘하는 듯이 일사불란하군. "/압델


" 이런 대사건의 배후에 누군가 없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게 아니겟소. "/슈발츠


피난민 중에는 아퀼란도, 그의 아들인 율리세스도 없었다. 강력한 성직자인 그들이 피난민을 인솔하지도 않고,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조차 못했다는 사실은 이상한 것이다. 슈발츠는 아퀼란의 신성한 후광이 일그러지던 모습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문득 시선을 돌리자, 계곡 아래로부터 무언가 검은 비행체가 눈에 뜨였다. 변이체였다.


다른 변이체와 외따로 떨어져 있는 그것은, 두 팔로 무엇인가를 들어 운반하고 있었다.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에, 슈발츠는 그것이 무엇을 운반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또다른 변이체 하나가 계곡 그림자로부터 나타나 그 변이체를 공격했다. 원래의 변이체가 운반하던 그것은 눈밭으로 철어졌고, 두 변이체는 본격적으로 얼크러져 싸우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사건이 생긴것을 직감하며 슈발츠는 숨어 있던 능선에서 나와 눈쌓인 비탈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아직 변이체들은 자기들끼리의 싸움에 바빠서 슈발츠를 보지 못하고 있는것 같았다. 슈발츠는 눈밭에 파묻힌, 변이체가 운반하던 것을 찾아냈다.


" 펜테실레이아? "


그것은 펜테실레이아였다. 유리강의 투구가 깨지고 갑옷도 거의 박살났으며, 전신은 피투성이에 온통 부러지고 너덜거리는 형상이었지만, 숨이 붙어 있었다. 슈발츠의 신호를 받은 나머지 일행들이 내려와 변이체들을 공격하는 동안, 일행의 치료사역을 자처한 브리세이즈가 달려내려와 처참한 동생의 모습을 발견했다.


" 케에엑!... "/변이체 1


" 잠깐! 나는 아니요, 나는 당신들 편이라고!... "/변이체 2


그것은 펜테실레이아를 운반하던 변이체를 습격한 변이체였다. 압델이 손을 들어 공격을 멈추자, 그것은 절쭉거리며 일어났다. 그 형상은 다른 변이체들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그것의 눈빛은 다른 변이체들과 달리 [살아] 있었다.


" 그제 요새를 다녀간 자들이 당신들이지요? "/변이체 2


" 그렇소, 보아하니 당신은 정신이 말짱한것 같은데, 어떻게 맨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거요? "/압델


" 정확히 말하자면, 아니오, 나도 저들과 차이가 없소, 이 몸을 점거하게 되어버렸지. [우리]는 여러분과 다른 존재요. 다만 나는 우리들의 방침에 반대하고, 이 일을 되돌리고 싶기 때문에 개인행동을 하는 거라오. "/변이체 2


" [우리] 라니?... "/슈발츠


"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요. 내 이름은 서스락(susrak)이라 하오. 베스티지(bestiz)의 하나이며, 한때는 변변찮은 마법사였소. "/서스락


베스티지란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서스락은 바위 그림자로 자리를 옮기고 베스티지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베스티지란, 죽음이라 할 수 없는 상태로 너무 오랜 세월을 보낸 상태의, 혹은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육신과 영혼이 분리된채로 또한 오랜 세월이 지나 버린 영혼들이었다. 이를테면 석화나 정지(starsis), 봉인 등을 당한 상태로 석화된 석상이 부서져 돌아갈 몸이 없게 되거나 한 영혼들은 죽은것도 산것도 아닌 상태기 때문에 심판의 도시로 가지도 못하고, 신들의 시체가 모이는 아스트랄 차원과 주물질계와의 틈새의 작은 차원에 모여든 것이었다.


" 우리는 다시 육신을 얻게 되기를, 우리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일들을 완수하거나, 혹은 생전에 저지른 끔찍한 실수들을 되돌리기를 원했소. "/서스락


" 하지만 [끔찍한 실수] 부분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구려, 저걸 보면. "/슈발츠


슈발츠의 적절한 태클에, 서스락은 고개를 끄덕였다.


" 끔찍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끔찍한 것과 손을 잡아버린 실수를 한 댓가요... 저들 중 대부분은 그저 마음이 없는 인형이지... 내가 좀 더 말을 하게 허락해 준다면 설명하겠소. "


슈발츠는 팔짱을 끼고 물러섰다.


서스락의 이어진 설명은 그들이 어떻게 지금 상태가 되었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 한 클레릭이 우리를 발견하고 거래를 제시했소. 우리에게 돌아갈 몸을 제공해 준다더군. 그리고 그 댓가로, 우리는 3년간 그의 노예로 살면 된다고 했소. 얼핏보면 공정한 거래 같았소... "


목숨을 되찾아주는 댓가로 3년간 공짜 머슴살이라면, 할만한 거래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클레릭이 제시한 계약은 한가지 함정이 있었다. 3년간 영혼도 같이 저당잡힌다는 사실이었다. 몸을 제공받은 순간, 강력한 마력이 그들의 영혼을 빨아내 갔던 것이다. 서스락은 운이 좋았던 케이스였다.


" 나를 비롯해, 극소수의 베스티지만이 영혼이 저당잡힌 신세를 벗어날 수 있었소. 그리고 우리가 정신을 차린 후 본 것은, 우리의 다른 동료들이 저지른 끔찍한 지옥도였지. 우리는 도망쳤소... 그리고 도망치는 동안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지. "


서스락은 그들의 영혼을 저당잡힌 자가, 일단의 화이트 드래곤도 비슷한 방식으로 영혼을 사로잡은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변이체들과 영혼이 없는 화이트 드래곤들이 서로 공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 [무언가를]기다리는 모종의 대기 상태였다.


" 끔찍한 일이군... "/압델


" 그 클레릭이 어디있는지는 알고 있소? "/슈발츠


" 물론이오. 원한다면 직접 안내해드릴수도 있소. "/서스락


슈발츠는 아직 서스락을 완전하게 믿지는 않았지만, 압델은 즉석해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다른 [제정신인]베스티지들을 데려오도록 서스락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 어째서 그를 그렇게까지 믿는거요? "/슈발츠


" 때로는 적이라도 신뢰해 가면서 일을 해야 하지 않겠소. 게다가 그가 배신한다면 보다 더 결정적인 순간에서지, 우리 여덟명만을 파멸시키려고 들지는 않을거요. "/압델


슈발츠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오랫동안 음모와 배신으로 단련된 압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서스락은 다른 베스티지들을 데리고 왔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압델은 서스락에게 이 일의 원흉인 클레릭의 위치와 몰래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등을 물었다.


" 어둠 속에서 그의 눈을 피할수는 없소. 하지만 우리 모두, 그가 어디있는지는 알지. 느낄 수 있소. "


그 감각은 아마도 그들의 영혼을 빼내려고 시도했던 마법의 잔존물인듯 했다. 데려온 거인 독수리 들에게 부탁해 펜테실레이아와 브리세이즈를 되돌려 보낸 후, 일행은 구출보다 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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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허리자르기 신공을...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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