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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椿 오니츠바키 2-6

제6화


"치----즈"
사람 좋아 보이는 초로의 신사가 일회용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흰 치아를 드러내고 기쁜듯이 웃는 류지와, 어떤 얼굴을 하면 좋을지 몰라 곤혹스러워하며 애매한 미소를 띠는 유카.
나가노로 향하는 신칸센 열차 안에서, 둘이 나란히 파인더에 들어온다.


그 날, 더이상 연인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마음을 정했다.
류지와의 관계를 끊는다. 그 자리에서 모두 끝내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 딱 하루만, 애인으로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매달리는 류지, 결국 정에 이끌려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한순간이나마 틀림없이 마음이 끌린 외로운 후배의 기억에 적어도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었다.
"유카선배와는, 이걸로 마지막이니까, 그러니까, 하루종일 함께 보내고 싶다. 누구의 눈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장소에서, 마음껏 즐겁게 놀고 싶다"
류지의 간절한 바램으로, 당일치기 짧은 여행으로, 평일 강의를 빠지고 온천으로 떠났다.
아마노에게는 써클을 은퇴한 친구와 놀러 간다고 말했다.
변함없이 연구에 바빠, 어제는 연구실에서 밤샘하느라 귀가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뒤가 켕기기도 했고, 나오면서 보낸 짧은 메일에 "재밌게 놀다와"라는 답장을 받고는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아마노의 상냥한 얼굴을 보게되면, 도저히 류지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었다.
학교에 갈 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 약속장소로 향했다.
다운자켓에, 영화를 보러갔을 때 류지가 마음에 들어했던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러시아워 전의 아직 사람이 적은 터미널 개찰구 앞에서, 유카가 선물한 머플러를 감고 손에 흰 입김을 쬐고 있는 류지를 발견했다.
아직 약속시간이 20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유카선배"
유카에게만 보이는 웃는 얼굴을 하고 큰 소리로 부른다.
"와, 오늘도 미니스커트네요. 기쁜걸요. 역시 선배는 스타일이 좋으니까, 미니가 제일 잘 어울려요"
오늘로 마지막. 그런데도 모두 잊은 것처럼, 구김살없는 미소다.


"두 사람 연인사이죠?"
노신사의 맞은편자리에 앉자, 비슷한 연령의 부인이 상냥하게 말을 걸어왔다.
남편이 정년이 되자, 그걸 기회로, 부부가 함께 각지의 명소를 여행하고 있단다.
"그게..."
"그렇게 보이다니 기쁜데요. 하지만 아니에요"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유카를 대신해 류지가 짧게 대답했다.
노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카메라를 받아 가방에 넣는 류지의 표정은, 말투와 마찬가지로 평소와 같았다.
"쑥스러운가봐요. 풋풋하네"
노부부가 웃음소리를 나란히 하며 두 젊은이를 바라본다.
"젊음이 참 부럽구만. 내가 두 사람과 같은 나이일 때는 형편이 어려워서, 아침부터 밤까지 죽어라 일만 했지. 집사람에게 뭐 해 줄 수 있는게 없어서, 잔뜩 고생만 시키고...그렇게 살아오고 지금에서야, 이렇게 여기저기 여행을 하는거라네. 뭐, 그나마 속죄는 하는게지"
"이봐요, 당신, 옛날 이야기같은 걸 또 뭐하러, 젊은 사람들 어려워하게"
"오, 미안하게 됐군. 나이를 먹으면 이러니저러니해도 옛날이 그리워져서 말이야. 두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어요"
노부부는 그렇게 따뜻한 말을 건내며 도시락을 꺼내 두 사람에게도 권했다.
"감사합니다"
정중하게 대답하는 류지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유카는 미니스커트의 무릎을 덮은 타올에 시선을 떨어트렸다.
오래 되서 닳고 해어진 목욕타올.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서,
"유카선배, 춥지요? 이런 거라도 괜찮으면 덮어요" ,라며 류지가 무릎에 덮어준 것.
평소와 같은 상냥함. 하지만 느껴진다. 오늘 류지군은 어쩐지... 뭔가... 다르다...


나가노역에서 내려 노부부와는 작별, 목적지인 산간의 온천마을까지는 노선버스로 갈아탄다.
승객은 두 사람을 제외하면 현지 고교생 몇 명.
덜컹덜컹거리는 산길을 한 시간 남짓 달려 히터를 틀어주던 버스에서 내리면, 그곳은 내쉬는 숨도 얼어버리는 별세계였다.
이리저리 휘날리는 가랑눈, 피부를 에는 추위. 도쿄를 떠나 먼 곳까지 온 실감이 난다.
버스정류장 앞에는 낡은 식료품점과 우체국이 있고, 급한 비탈길을 따라 온천여관과 선물가게가 옹기종기 모여있지만, 사람의 그림자는 거의 없다,
류지는 가이드북을 손에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아마, 여기일거에요. 추우니까 빨리 움직이죠"
사박사박 얇게 쌓인 눈을 밟으며 숙소로 향하는 길, 류지가 조그만 스케이트 링크를 찾아냈다.
현지에 사는 초등학생들인가,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얼음 위를 미끄러지며 놀고 있었다.
"유카선배, 좀 놀다 가요. 괜찮죠? 에이~ 그렇게 해요~"
"어, 하지만, 나 저거 타본적 없는데..."
"괜찮아요, 선배, 운동신경 좋잖아요. 그리고 나도, 스케이트 타본적 없는데요 뭐"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어 본 유카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아직 제대로 서지도 못해 엉금엉금, 난간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
한편 류지는 금새 요령을 깨닫고, 아이들과 섞여 두 세 바퀴 링크를 돌다 유카의 앞에서 멋지게 턴하며 멈춰선다.
"선배, 쿠쿠쿡...좀 어설픈데요, 하하하"
순진한, 아이같은, 구김살 없는 웃음소리. 언제나 이상으로 까불고 떠든다.
"뭐야~~, 처음이니까 그렇지~"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있지만, 류지의 놀림에 정말로 기분이 상한건 아니다.
디즈니랜드 이후로 간만의 데이트다운 데이트.
둘이 함께 있는게 즐겁다. 다시 한번, 확실히 자신은, 류지가 싫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라, 언제까지나 그렇게 난간에만 매달려있음, 스케이트는 못 타요"
"말은 쉽지! 그렇...꺄악!!!"
손을 떼어 놓는 순간, 넘어질 뻔 한 유카를 재빨리 류지가 손으로 잡는다.
그날 이후로 처음, 류지의 몸이 닿았다. 가까이에서 시선을 마주친다.
그리고, 분명히 알았다. 류지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지를.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눈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것처럼 슬픔을 가득 담고 있었다.
류지가 얼른 시선을 피했다.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 싫어하는 것처럼.
"자, 그럼 내가 스케이트 코치를 해드리겠슴다. 제대로 탈 때까지, 식사는 없음입니다"
한층 더 밝은 목소리를 낸다.
"...응, 무서운 코치님, 부탁해"
유카도 애써 밝게 대답했다.
류지...역시 무리하고 있어...내가 싫은 생각하지 않게, 평소의 류지를 연기하고 있어...
가볍게 주고 받는 말과는 정반대로, 유카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고 있었다.


"당일치기 입욕-점심식사 포함"이라는 간판이 붙은 여관에서 늦은 점심식사.
근방에 이렇다 할 관광지가 없는 탓인지, 이 여관도, 이 온천마을 자체도 조금 시골 분위기가 난다.
게다가 오늘은 평일인데다, 스케이트를 타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탓인지 두 사람말고는 숙소에 투숙객은 없어보였다.
"이런 곳에 오면 역시, 땅에서 난 걸 먹어야죠"
라고 하면서, 산채 튀김정식을 주문해, 그것도 모자라 추가로 밥 한 공기를 더 시키는 류지를, 마냥 웃으며 바라보기가 버거운 유카.
류지...나를 위해서, 사실은 슬픈데도...견뎌주고 있다...평상시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그런만큼 더 안쓰러웠다.
"무슨 일 있어요? 유카선배"
객실에서 식사를 마친 후, 찻잔을 손에 들고 생각에 빠져있는 유카에게, 류지가 걱정스레 말을 건낸다.
"으응? 미안, 조금 멍해져서. 스케이트를 하도 엄하게 배우는 바람에"
"에...그런 말이 어딨어요. 누가 들으면 내가 괴롭힌 줄 알겠어요"
"후후...그래, 류지는 상냥하니까"
서로의 눈을 바라보느라 잠시 말을 잊는다.
"자, 그럼 온천에 들어가 볼까요? 되게 기대되는데요? 나, 사실, 온천은 처음이거든요"
"에? 수학여행이라든지, 가족여행..." ,거기까지 말하고 급히 입을 틀어막는다.
"자기 아이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부모도 있다, 뭐 그런 겁니다"
...등의 흉터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얘기를 류지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가족여행같은 사치는 꿈도 꾸지 못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생각없이 한 말이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카에게 덤덤히,
"수학여행이라든지, 그런거 간 적 없어요"
등을 돌린채 가방 안에서 부스럭대며 타올이나 샴푸를 꺼내면서, 변함없이 밝은 어조로 대답했다.
"그럼, 한 시간 정도면 되겠죠? 있다 방에서 만나요"
남탕과 여탕, 포렴이 내려진 노천탕 입구에서, 목에 수건을 걸치고 있는 류지에게, 유카가 조그만 목소리로,
"저기...류지...같이...안 들어갈래?"
그렇게 말하며, 한 쪽에 따로 마련된 가족탕의 입구를 가리켰다.
지금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슬픈 걸 참고 이별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류지를,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
순간, 당황한 표정을 보이던 류지가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기뻐요...."


먼저 히노키(노송나무)욕조에 들어가 턱까지 물에 잠긴 류지의 뒤를 이어, 유카가 들어왔다.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묶어 타올로 몸을 가렸지만, 풍만한 가슴의 볼륨이나, 보이지 않는 끈으로 힘껏 조인 것처럼 가느다란 허리의 날씬한 라인은 조금도 숨겨지지 않는다.
욕조 옆에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목욕통으로 뜨거운 물을 퍼 어깨에 흘려 붓는다.
그 소리만 넓은 목욕탕에 조용히 울린다.
뜨거운 물 안으로 조심스럽게 다리를 집어넣는 유카 앞으로, 갑자기 류지가 벌떡 일어섰다.
가리는 것 없이 전부 드러낸, 단단한 근육질의 멋진 몸매에, 부끄러워 눈을 돌리고 만다.
"예뻐요, 유카선배. 믿을 수 없을 만큼 예뻐요. 게다가...정말이지...너무 요염해요..."
물에 젖어 몸에 달라붙은 타올이 요염함을 더해, 유카의 나긋나긋하고 아름다운 신체의 라인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복숭아색의 젖꼭지나 희미한 수풀이, 젖어서 속살이 비치는 천 위로 살짝 엿보인다.
한참을 응시하던 류지가, 천천히 손을 뻗어, 눈을 돌리고 있는 유카로부터, 슬며시 타올을 빼앗는다.
"안 돼...부끄러워..."
전신을 기어다니는 시선을 피하려는 듯 류지의 몸으로 파고 들면서 유카가 먼저 입술을 겹친다.
그렇게, 서로의 등에 팔을 돌린채로, 천천히 욕조에 몸을 가라앉힌다.
유카의 가는 손가락이 등의 상처를 매만진다.
"아...아앙"
욕조 안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류지 위로 몸을 내린다.
격분하고 있는 커다란 자지를, 부드러운 보지 안에 받아들인다.
사랑스러운 입술에서 달콤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하아, 하아, 응...하아앙...."
대면좌위로 끌어안고 있는 유카의 허리를, 류지가 천천히 상하로 움직인다.
얕은 욕조의 물 위로 조그마한 파문이 규칙적으로 퍼져나간다.
"으응...으윽...츄웁...하아...츄우읍..."
말을 주고 받을 틈도 없이, 두 사람은 딥키스를 반복한다.
유카의 달아오른 뺨을 류지의 큰 손이 쓰다듬고, 류지의 뒤통수를 유카의 흰 손이 어루만진다.
류지의 단단한 가슴에 젖가슴이 짖눌려 뭉개질 정도로, 미친듯이 끌어안는다.
몸이 위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욕조의 뜨거운 물에서 얼굴을 내미는 젖꼭지가 류지의 가슴에 스쳐, 짜릿한 쾌감이 등골을 달린다.
"아앙...아....앙, ..아...아흑..."
류지의 손이 허리에서 떨어져나와 등이나 목덜미를 돌아다니며, 핥듯이 살결을 애무하기 시작하는데도, 유카의 허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히고 그 사이에서 얽히는 혀의 움직임도 점점 격렬해져 간다.
서로 뒤섞여 흘러 넘친 타액이 실처럼 늘어져 욕조의 물 위에 방울방울 떨어진다.
민감한 클리토리스를 류지의 아랫배에 힘껏 눌러 마구 비벼댄다.
단단한 자지와 부드러운 질벽이 스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쾌감이 전신에 퍼졌다.
뜨거운 애액이 샘처럼 솟아나오기 시작한다.
"서...선배...유..카...선배..."
유카의 리듬에 맞춰, 류지도 탱탱한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고,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유카가 허리를 올릴 때는 천천히 원을 그리며 자신의 허리를 빼고, 유카가 허리를 내리면 자궁을 겨냥해 자지를 쑥 내민다.
욕조의 물이 그리는 파문이 점점 커지고, 불규칙해진다.
지금까지의 섹스와 같은 격렬함은 보이지 않고, 반대로 아주 깊고 차분한,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는 행위.
"아...대단해...류지...굉장해..."
"기분, 좋아요?"
"응, 좋아, 기분 좋아..."
입술이 떨어져도, 눈은 계속 떼지 않고 서로를 가만히 바라본다.
녹아내리는듯한 눈으로, 땀과 온기로 젖은 류지의 날렵하고 사나워 보이는 얼굴을 응시하며, 등골을 타고 지나가는 유열을 말로 토해낸다.
"느껴...류지 것을...류지를...굉장히...느껴. 느껴버려...아아...류지...."
다시, 입술을 부딪힌다.
"으으...하아...유카선배, 나도..."
평소보다 확실히 이르다.
사정 직전의 한층 더 단단해지는 자지를 보지로 느끼면서, 유카가 요염한 미소를 보낸다.
"응...그래...해. 나도...가버려...가...함께...응? 내 안에다...류지...해도 돼..."
그 말을 신호로, 류지가 번쩍하고  유카를 높이 들어올렸다가, 세게 확 내리누르는 것과 동시에, 단숨에 자지를 밀어올려 부딪혔다.
"아아아흐윽.."
숨이 끊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류지의 목덜미를 손으로 잡아, 상체를 뒤로 크게 젖히고 한참을 경련하듯 몸을 떠는 유카.
잠시 후 천천히, 유카가 류지의 가슴으로 쓰러지듯 안겨온다.


초겨울의 하루는 순식간에 지나 벌써 황혼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곧 있으면, 마지막 하루가, 끝난다.
유카는 긴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먼저 옷을 다 입은 류지는, 창가에 앉은 채로 바깥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무엇을 보고 있는건지, 류지의 표정에선 읽혀지지가 않는다.
아까보다 바람이 강해졌는지, 가랑눈이 부딪히는 유리창이 때때로 덜컹거린다.
나는 류지가 싫지 않다. 아니, 아마도 난 류지를....
몸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욕조에서 나눈 섹스의 여운을 느끼며, 자신의 마음 속에서, 자신의 기분을 반추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든 다잡아, 자꾸만 떠오르는 잔념을 애써 지운다.
...류지와의 관계를 계속하면 안 된다...안 돼...제대로...끝내지 않으면...
마음 속의 또다른 자신이, 묻는다.
정말, 그걸로, 괜찮아...?
"류지, 늦겠어, 자, 슬슬 돌아가자"
대답이 없는 류지의 옆에 다가가, 무릎 위의 손을 잡아 일으켜세우려 했지만, 반대로 끌어당겨 앉혀져 버린다.
"아, 안 돼..."
두꺼운 가슴에 안기는 꼴이 되어버렸다. 강하게 꽉 껴안는 류지.
"나, 돌아가기...싫어.."
"그러면, 안 돼.."
단단히 갇힌 팔 안에서 발버둥치며 팔을 떼어내려고 하는 유카를 무시하고,
"어째서 상냥하게 군거야? 선배가 상냥하게만 안 굴었어도...나, 단념하려고 했었지만, 역시 안 돼, 선배하고 헤어지는거, 그렇게 못해!!"
큰소리로 외친다.
"저기, 류지. 이제부터는 친구로..."
유카의 말을, 류지가 자른다.
"싫어, 싫다구, 그런거. 나는, 오늘처럼 선배 옆에 있고 싶어. 계속 옆에 있고 싶어. 선배를 안고 싶어. 나라면, 선배를 혼자 외롭게 두거나 하지 않아. 그러니까,  날 다시 외톨이로 만들어 버리는거, 그만 둬. ...외톨이로 만들지 마."
키스하려고 유카의 얼굴을 들어올리는 순간, 류지의 팔에 힘이 약해진 틈을 타, 도망치듯, 엎드려 출구를 향해 기어간다.
"가지 마!! 선배! 아무데도 못 가!"
등나무의자에서 뛰어 오른 류지가, 유카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았다.
"싫어, 안 돼"
다다미 위로, 엎어진 채 질질 끌려오는 유카.
미니스커트가 허리까지 말려 올라가, 레이스가 달린 수수해보이는 흰 팬티의 엉덩이가 드러났다.
"제발...류지...안 돼..."
팔다리를 버둥대며 저항하는 유카의 등을 바닥으로 세게 내리누르며, 류지는 팬티를 벗길 여유조차 없는 듯 가랭이부분만 옆으로 젖히고, 아직도 뜨거운 열이 남아 있는 보지를 더듬어, 클리토리스를 반죽하듯 짓이긴다.
노천탕에서 나눈 섹스의, 남아 있던 불길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거 봐, 선배의 몸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잖아"
"안 돼, 제발, 그런일 당하면, 나 또..."
한 손으로 허리를 누르고, 나머지 손으로 청바지의 지퍼를 내려, 잔뜩 성이 난 자지를 뒤로부터 푸욱, 쑤셔 박는다.
목욕을 막 하고난 직후여서인지, 애액이 이미 흘러넘쳐서인지, 흠뻑 젖은 보지는 수월하게 류지의 자지를 빨아들였다.
"아아아...."
단 한 번의 찌르기로, 다다미에 손톱을 세운 유카의 입에서 뜨거운 한숨이 흘러나온다.
"이런 짓 하는 나, 이제 싫어요?"
"......"
자지를 깊숙히 박아 넣은 채로, 바닥에 얼굴을 박고 거친 숨을 몰아세우는 유카의 가냘픈 몸을 짓누르면서, 류지가 유카의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나, 이대로...선배하고 헤어지면, 반드시 후회할거야. 더이상은 나 자신을 속이지 않을거야. 선배의 전부를 다 내 걸로 하고 싶어. 있는 그대로의 날 받아들여 줘. 오늘은...그이한테고뭐고 못 돌려보내"
"그...그런..."
어슴푸레한 방 안, 작게 고개를 가로젓는 유카의, 붉은 리본만이 흔들거렸다.
해가 지고, 긴 밤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온천마을에 하나 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상하게 갑자기 작업속도가 더뎌지네요...

호구지책인 영어번역일하고 같이 병행하다 보니까 뭔가 머리속에 혼선이...

제 인생의 좌우명이 될대로 되라, 내지는 이 세상엔 오직 두 가지 선택만 있다-지금 당장 하든가, 안 하든가, ...또는 오늘 못 놀면, 내일 죽어서, 영원히 못 노는 수가 있다...뭐 이런 거라, 이렇게 헷갈리다보면 잠시 쉬어야 할지도...ㅋㅋ

...아무튼 잼있게 드셔요, 빵이랑 같....뭔 소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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