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그네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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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계속되는 일탈.
준후는 단연코 이 집에 입양되고 나서,아니,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이토록 밤이 되기를 기다려본 적이 없었다.
겨울이라 저녁이 빨리 찾아옴에도 불구하고,준후는 계속해서 방안에서 서성대며 깊은 밤이 되기만을 기다려왔었
다. 은채가 집안에 없으니,왠지 모르게 집안은 더 썰렁하게 느껴졌고,오히려 지금 준후에게는 그편이 훨씬 편했
다.
"다녀왔습니다아~~"
언제나처럼 명랑한 은수의 목소리가 2층에 있는 준후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준후는 얼른 시계를 바라보았다.
밤 열시.고등학생인 은수가 친구집에 갔다 온거 치고는 조금 늦은 귀가시간이었지만,강회장도,은채도 없는 집안
에서 군기(?)가 바로잡힐리 없었다.준후 역시 은수에게 뭐라고 할 맘은 조금도 없었다. 가족 공동체라는 개념을
갖고 있기에는 준후가 너무나 정이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그가 너무 고아생활을 오래한 탓에 아직도 식구라는 의
미자체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다.
"늘 그랬듯이 곧 잠들겠지."
준후는 낮에 미진과의 애매한 사건이 있던 그후로,방안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있었다.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기도 하고,나름 악상을 떠올려 악보위에 팬을 끄적대기도 했지만,좀처럼 집중을 할수 없었던 탓이다.
기주에게 전화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하지만 왠지 도박을 못끊어서 징징대는 느낌을 줄것 같아 그만두었
다.어차피 포커게임에서 김사장에게 거액을 따고 난 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포커가 계속 생각나거나 하지는 않았
으니까. 오히려 그보다 더한것이 준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말 부드러운 감촉이었는데."
비록 옷위였지만,준후가 느꼈던 미진의 엉덩이 감촉은 매우 부드러웠다.첫경험을 했던 정아가 훨씬 미진보다 젊
고 이쁜데도 불구하고,이유는 알수 없지만 준후는 왠지 미진을 벗겨보고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이 계속해서 일어
났다.게다가 아까 가만히 있었던 미진의 행동역시 준후의 마음속에 불을 확 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잘 생각해보자."
준후는 열심히 통밥을 굴리기 시작했다.원체 좋은 머리니,논리적으로 생각하는것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준후는 미진이 밤마다 늘 자위를 하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바보가 아닌이상,미진역시 섹스라는 행위가 싫
은여자가 아니라는것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낮에 주방에서의 행동.그녀는 분명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유혹하
진 않았지만 거부반응은 없었다.하기야,자신이 고용된 집의 외아들이니 조금이라도 이성이 있다면 먼저 유혹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심장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왠진 모르지만,짜릿하고 재미있었다.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그것은 자신이 만든 음악 선율을
듣는것과는 또다른 느낌의 묘한 쾌감과 아찔함이 있었다.
"집안이 조용해졌다."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있던 준후는 그때서야 비로소 은수가 티비를 끄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는것을 알수 있
었다.한창때의 10대였기에,은수는 친구들과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세지를 보내거나 하기도 했지만,잠이 많은 탓
에 늘 일찍 잠들어 버리곤 했다.
끼익.
준후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문소리가 났지만 그것을 숨기려고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오히려 미진이 자신이 나
와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누군가 집안에 안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늘 현관불을 켜놓곤 했지
만,은채역시 오늘은 오지 않기 때문에 현관 조명마져 없었다.준후는 슬쩍 곁눈질로,은수의 방 불이 꺼져있음을
확인했다.
"아..."
문득 계단밑에 있는 미진의 방을 본 준후는 마음속으로 탄성을 터뜨렸다.어젯밤 그대로였다.문은 약간 열려 있
었고,형광등 불빛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희미한 빛무리 한줄기가 거실에 살짝 드리워져 있었다.틀림없었다.그것은
그녀의 모니터에서 나오는 불빛일 것이다.
준후는 숨을 죽이고는 하나,둘씩 계단을 내려갔다.고풍스럽기 그지없는 층계였지만,약간 삐걱 소리가 나기도 했
다.하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오늘은 어제와 차원자체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하아..."
그녀의 방에 접근한 순간,준후는 그녀의 깊은 호흡소리를 똑똑히 들을수 있었다.문은 어제보다 약간은 더 열려
있었고,역시나 모니터에서는 도색적인 화면이 자리잡고 있었다.
"과감한 여자로군."
은수가 깨서 나와본다면 어쩔까?하는 생각따윈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아니,그 생각이 있기에 그 스릴을 더욱 즐
기는 것일지도 모른다.준후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문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아...하아...하..."
미진의 원피스 자락 사이로,그녀의 손이 들어가 있었다.과감하게도 그녀는 한쪽 다리를 책상위에 올려 벌린후,
혼자만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그 탓에 원피스 자락은 허벅지까지 흘러내려,그녀의 도톰한 하체를 모두 보여주
고 있었다. 준후는 잘빠진 다리에 비해 허벅지가 꽤 두툼하다는 생각을 했지만,왠지 모르게 그 편이 훨씬 더 섹
시해 보였다.
"아아..제발 누가 나좀..."
준후는 살짝 침을 삼켰다.미진은 대놓고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 하고 있었다.그것은 어제밤에 조용히 신음만 참던
그녀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것이었다.마치 준후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그녀는 어제보다
백배는 자극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하체를 비벼대었다.
준후는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온몸의 피가 하체로 쏠리는것만 같았다.여자를 품은적이 있기에,지금 이것이 얼마
나 자극적인것인지 더더욱 와닿는 것이었다.막 샤워를 하고 들어왔는지,미진의 젖은 머리칼이 찰랑 거렸다.
준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방문을 살짝 더 열었다.분명히 문이 조금 열리는 소리가 났지만,미진의 행위는 멈
추지 않고 있었다.
"하아...하아.."
준후의 몸은 어느틈에 반이상이나 그녀의 방안으로 들어가 있었고,방안에는 알수 없는 열기로 가득 메워져 있
었다.그는 이미 들키면 어쩌나 하는 생각 자체를 지운지 오래였다.짜릿한 느낌.이미 미진은 자신이 온것을 알
고 있었다.
그는 단연코 여지껏 자위를 해본적이 없었다.애초에 정아때문에 성에 눈을 뜨기 전에는 그런것에 아예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허나,한번도 해본적 없는 것이었지만 왠지 자위를 하고 싶다는 충동마져 일어났다.그는 여
전히 충혈된 눈으로 미진의 행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응..."
준후는 미진의 다리사이로,무언가 얇은 천조각이 스르르 벗겨져 나가는것을 볼수 있었다.촉촉히 젖어있는,그녀의
팬티를 미진은 스스로 벗어버린 것이다.마치 자신을 어떻게 해보라고 유혹하는것과도 같았다.
그것은 정말 대놓고 준후를 도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미진을 바라보던 준후는 문득,미진의 옆에 작은 거울이
놓여져 있음을 깨달았다.그제서야 준후는 미진이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준후가 들어온것을
안 것은 물론,그녀는 앙증맞게도 거울로 그것을 훤히 보며 자신을 어루만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제도...나인줄 알았겠군."
저 거울을 오늘 저기다 놓았을수도 있을것이다.하지만 준후는 막연하게,그녀가 어제 자신을 보았을 거라는 확신
을 내리고 있었다.
"아니,아무렴 상관없지."
지난밤 자신을 보았건,보지않았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중요한것은 지금 현재,그녀는 준후를 보면서 계
속해서 야릇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준후는 조용히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이미 미진역시 모니터에서 시선을 뗀지 오래였다.다가가면 다가갈수록,의
자에 앉아있는 미진의 뒷모습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준후는 그녀의 허벅지 안쪽까지 조금씩 훤히 볼수 있었다.
"하앙..."
준후는 가만히 미진의 어깨에 손을 데었다.그것은 어쩌면 충동적으로 한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미진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오히려 체온때문에 뜨끈해진 준후의 손이 어깨에 닿자,오히려 더욱 몸을 베베꼬았다.준후는 참지
못하고 손을 내려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흑...."
준후에게 있어서도 그것은 아찔한 쾌감이었다.정아와 할때보다 백배는 더 짜릿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미진의
가슴은 풍만했고,준후가 우왁스럽게 주물러도 한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하악...하아..."
미진은 여전히 뒤를 돌아보지 않은채,준후의 손놀림에 맞춰 신음을 뿌려대었다.그것에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준후는,그녀의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끼워,그녀를 일으켜 세웠고,그녀가 앉아있던 의자는 너무나 힘없
이 옆으로 넘어져 버렸다.
"흑..."
준후는 미진의 원피스를 위로 끄집어 올려 버렸고,미진은 살짝 팔을 들어 도와주었다.그는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벗겨낸 그녀의 원피스를 옆에 있는 침대로 던져버렸다.
브레지어는 하고 있지 않아 바로 말랑말랑한 그녀의 가슴이 준후의 촉감을 즐겁게 했다.미진은 그 어떤 말도 하
지 않았다.심지어,조금만 몸을 돌리면 준후를 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니터 쪽을 향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찰칵.
준후의 청바지 벨트가 풀렸고,이윽고 준후의 하반신은 아무것도 걸치기 않은 상태로 빠르게 변했다.그의 불기둥
은 잔뜩 흥분한듯 발기했고,이미 아까 팬티를 벗은 미진은 이미 알몸인지라 준후의 자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
받고 있었다.미진의 몸이 살짝 부르르 떨리고 있는것을 준후는 볼수 있었다.
"하아..아항.."
준후의 손이 그녀의 촉촉한 꽃잎에 닿자,그녀는 참지 못하고 몸을 꼬며 뒤에 서있는 준후의 허벅지를 매만졌다.
그는 적지않은 애액의 양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정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그 만큼 미진은 엄청 흥분
해 있는듯했다.
미끈미끈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전달되오며,준후의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그는 티셔츠 마져 벗어던
져 버렸고,본능적으로 미진의 허리를 잡아 끌었다. 미진은 너무나 기다렸다는 듯이 책상을 잡고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있었다.
"역시나야.."
준후는 자신의 예상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미진의 몸매가 생각한대로 너무나 잘 빠져있었다.비록 집안일을 하는
가사도우미로 고용되어 있지만,아줌마같은 군살은 조금도 없었다.
"흐윽..."
준후의 거대한 자지가 뒤돌아 있는 미진의 허벅지 사이 갈라진 틈으로 천천히 비집고 들어갔다.미진은 살짝 다
리를 더 벌리고 서며,책상에 지탱한 팔에 힘을 주었다.준후의 허리가 격렬하게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흐응...아항...아앙...하앙..."
그녀는 더이상 신음을 참지 않았다.마치 너무나 오래 섹스를 갈구해왔던 여자처럼,그녀는 아낌없이 신음을 토해
내었다.아마도 그녀의 방이 은채의 방 위치에 있었더라면,자고 있던 은수가 무슨일이 있는줄 알고 달려나왔을
지도 모를일이었다.
찰싹.찰싹.
준후의 배와 미진의 엉덩이가 강하게 마찰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미진의 얼굴은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고,그녀
의 몸은 점점 더 뜨겁게 끓어올랐다.얼마만인지는 그녀도 알수 없지만,오랜만에 받아들이는 남자의 자지는 미진
을 너무나 쉽게 허물어 뜨리고 있었다.
"흐응..흐응..."
이제 미진은 천천히 자신이 엉덩이를 움직이기도 하며 박자를 맞춰갔다.약간 준후가 어설프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한창때의 패기가 그것을 모두 커버해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미진의 가슴이 요란하게 흔들렸고,준후는 손을 뻗어 그것을 꼬집거나,혹은 그녀의 허벅지를 강하게 움켜쥐기도
했다.
"아흑...아응...나..나이제.."
미진은 쾌감으로 몸이 덜덜 떨리는게 느껴졌다.더불어 책상에 자신의 몸을 지탱한 팔은 점점 더 그 힘을 잃고 허
물어져 버렸다.옆에 넘어져 버린 의자다리 위에,준후는 미진의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는 더욱 더 거세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처음부터 자세는 바뀌지 않았지만,그녀의 꽃잎은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준후의 불기둥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으윽..."
준후역시 절정이 오는것이 느껴졌다.둘다 엄청난 흥분상태에서 시작했으니,어쩌면 빨리 절정이 오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흑..."
미진은 하늘이 노래지는 듯한 착각을 받아야만 했다.준후의 몸이 자신과 딱 밀착하는가 싶더니,이내 자신의 몸안
으로 뭔가 뜨거운것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준후가 사정한것을 확인한 그녀
는 저도 모르게 땅바닥으로 털썩 하고 주저앉았다.
"하아...하아.."
그녀가 앉아버린탓에,보지안에서 사정을 하던 준후의 자지가 애액에 젖은체 튀어나왔다.주저앉은 그녀의 갈라진
꽃잎사이로,하얀 준후의 분신들이 조금씩 세어나오며 방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헉..허억..."
준후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옆에 놓인 미진의 침대위로 드러누워 버렸다.섹스가 끝났지만 어색하거나 할 것이
없었다.어차피,서로 누구인지 알고 시작한 일탈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옆에 누워도 돼?"
한참이나 땀에 젖은 얼굴을 비비던 준후는 옆에서 한결 달콤해진 미진의 목소리가 들려옴을 깨달았고,그는 조용
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준후의 물음에 미진은 베시시 웃으며 준후의 가슴을 어루만졌다.자신이 훔쳐보고 있음을,언제부터 알고 있었냐
는 의미였다.
"며칠전부터."
준후는 미진의 말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어제 자신을 알아챈것 뿐만이 아니라,처음 미진의 자위를 보았던 그때
도 그녀는 이미 준후가 보고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음..난 모르는줄 알았는데."
"그렇다고 내가 아는척 할순 없는거잖아.난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자연스레 둘은 말을 놓고 있었고,미진에 의해 말문이 트인 대화는 몇분이고 지속되었다.
준후는 대화를 나누며 미진의 몸매를 천천히 관찰할수 있었다.그런 준후와 말을 섞어주면서도 미진은 티슈로 정
성스레 준후의 자지를 닦아주었다.
"아아.너무 오랜만이서 흥분해버렸어."
준후는 황홀하다는 듯 중얼거리는 미진의 목소리에 약간은 질린표정을 지었다.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흥분을 했을때의 미진과,가정부 누나로써의 미진은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전혀 그
성질이 달라보였다.약간은 색기어린 표정까지 짓는 지금은 누가봐도 한명의 요부나 다름없다.
"그런데,문은 도대체 왜 열어두는 거야?"
혹시나 자신을 유혹하려는 것이 계획된것이 아닌가 해서 던진 준후의 질문이었다.만약 그런것이라면 준후도 기분
이 언짢아 질것만 같았다.열살이나 연상의 여인의 계획에 의해 몸을 섞었다는 것은 조금 불쾌했다.그것은 정복한
것이 아니라 정복당한 것이니까.
"폐쇄공포증이 있어.그래서 걸릴위험을 무릎쓰고라도 문을 열어두지 않으면 불안에서 견딜수 없거든.결론적으론
준후학생에게 들켰지만."
그제서야 준후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그의 미소를 본 미진은 손을뻗어 준후의 물건을 쓰다듬었다.
"왜 혼자서 하고 있었던 거야?"
"당연하잖아.남자의 몸이 그리웠으니까."
"그립다면 밖에서 만날수도 있는거잖아."
"흥.그거 쉬운거 아니야.어느 여자가 하고싶다고 해서 아무 남자나 꼬셔?"
"난 아무남자가 아니고?"
"준후학생은 신선하잖아.어리고...또 해서는 안되는 상대니까 스릴있고.물론 오늘의 일을 예상했다는건 아니야"
더블배드는 아니었지만,넓은 편이기에 준후는 여유롭게 미진의 가슴을 만질수 있었다.그의 손길을 느끼려는듯
미진은 몸을 살짝 틀어 만지기 편하게 해주며 물었다.
"그런데 왜 자세를 바꾸지 않은거야?특별히 뒤가 좋아?"
"아니.아까는 그럴상황이 아니었어.우발적인 일이었잖아.누나도 알다시피."
"하긴...."
또다시 적막이 흘렀다.둘은 열심히 서로를 어루만지는데 열중하고 있었다.다시금 달아오르기 시작한 준후가 미
진의 젖꼭지에 살짝 혀를 대었을때,미진이 입을 열었다.
"은채나 은수는?"
"뭐?"
뜬금없는 미진의 말에 그녀의 가슴사이에 얼굴을 묻던 준후가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왠지 모를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준후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들은 건드린적 없어?"
"바보같은 소릴."
준후는 혹시나 미진이 자신이 입양된것을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가 그만두었다.그럴리가 없지 않은가.심
지어 미진의 전에 있던 가정부 아주머니 역시,준후가 입양된 후에 고용된 여자였었다. 그처럼 준후가 입양아라는
사실은 집안에서는 암묵적인 금기사항이나 다름없었다.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그것은 강회장의 배
려였기 때문이었다.
"뭘 그리 놀라? 형제자매라도...그런일이 없지는 않잖아?"
"없지 않을지는 몰라도...쉽게 있는 일은 아니지."
미진은 준후의 말에 뭐가 재미있는지 쿡쿡 거리며 웃었다.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흔들리는것을 보니,준후역시 짜
릿한 흥분이 밀려 들어왔다.
"한명...더있지 않아?강회장님의 따님."
미진의 입술이 준후의 젖꼭지를 지나 배로 향했고,그녀는 애무를 하면서도 준후에게 묻고 있었다.
"하나 더 있지.강은하."
"은하?이쁜이름이네."
"이쁘긴 무슨."
준후가 부득 이를 갈때도,미진의 혀는 준후의 배위에서 흡사 스케이팅 선수처럼 미끄러지고 있었다.
"따로 사는거야?사이가 안좋은가봐?"
"날 싫어해.뭐...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나도 싫어.싸가지가 없거든."
"준후보다 누나야?"
"응.은채누나보다 위야."
그녀의 혀가 불알을 핥기 시작했을때,준후는 저도 모르게 살짝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미진의 질문에 대답해 주
고 있었다.
"그럼 그 아이역시 건드린적 없어?"
"아까부터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그럴리 없잖아."
"싸가지가 없다길래 하는 소리야."
"뭐?그게 무슨상관...."
미진의 알쏭달쏭한 말에 준후는 다시 되물었지만 이내 끄응하는 신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미진의 촉촉한 입술
사이로 준후의 자지가 스르륵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쪼옥..쪽...
이윽고 야릇한 소리와 함께 미진의 애무가 이어졌고,준후의 것은 곧 단단하게 팽창했다.그녀는 능숙하게 준후의
몸위로 미끄러지듯 올라탔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준후의 자지와 맞닿아 있는 미진의 보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내일...일찍 일어나야해."
"걱정마...여기서 자고가...내가 깨워줄테니까."
미진의 속삭임과 동시에,그녀의 몸이 스르르 움직이며 준후의 자지는 그녀의 몸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하응..."
이제는 깊어버린 밤.미진의 방에서는 두 남녀의 거친 호흡소리로 다시금 채워지기 시작했다.
-
너무나 향긋한 내음.
내부는 너무나 넓은 방이었지만,인테리어는 화려하다기 보다는 수수했다.하지만 여자의 방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곳곳에 베어 있었다.고급스러운 화장대.그리고 그 앞에서 거울을 보며 한 여성이 긴 생머리를 묶어 올리고 있었
다.
그녀는 상냥해 보이는 눈망울을 지닌,전형적인 청순가련형 여성이었다.옷 역시 야하고 섹시한 의상이 아닌,여성
스럽고 수수한 의상들 뿐이었다.하얀 피부와 대조적인,너무나 까만 눈망울은 보는이의 숨을 멎게 할것만 같았다.
고운 손은 자신의 머리결을 어루만지고 있었고,이윽고 너무나 가늘게 뻗은 목선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방의 주
인이자,강회장의 둘째딸인 강은채였다.
은채는 과제에 시달렸던 탓인지 약간은 피곤이 밀려왔다.뜨거운 물에 샤워를 한 탓도 있겠지만,왠지 모르게 몸이
나른해 지는것만 같았다.
"언니이~~"
방을 나선 그녀는 막내인 은수가 싱글거리며 자신의 허리를 끌어 앉는 것을 보며 싱긋 웃어주었다.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일까.은수는 늘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렸다.비록 장녀는 은하이긴 했지만,쌀쌀맞은데다가 집에 잘 있
지 않은 탓에, 은수는 늘 은채를 언니이상의 존재로 여기며 따랐다.
"언니!오늘 아빠 온데!"
"어머 정말?오랜만에 오시네.."
늘 여기저기 있는 지사를 도느라 호텔생활을 밥먹듯이 하는 강회장이 집에 온다고 하니,은채는 반갑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녀는 미진에게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미리 일러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큰언니는 안와?간만에 아빠 오는데..."
"흠..글쎄...전화해 볼까?"
은채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은하가 뻔히 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강회장이 전화해서 뭐라고 잔소리
를 해야 겨우겨우 마지못해 움직이는게 은하였다.
"안오더라도...반찬같은거 다 떨어졌을텐데."
은채는 은하가 걱정이 되었다.아무리 똑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인 그녀지만,여자혼자 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능력있는 여성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은하는 요리솜씨가 없었기에 혼자서 무엇을 잘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채는 잘 알고 있었다.
"어!오빠!어디가는거야?"
은수의 외침에 은채는 고개를 들어 층계쪽을 바라보았다.살짝 멋을 낸듯한 준후가 층계를 내려오고 있었다.
"그냥...독서실."
"핏!독서실 가는 차림이 아니잖아.가방도 없으면서.."
"안에 사물함 있어.모르면서 까불지마."
준후의 퉁명스런 말에 은수는 괜시리 은채뒤에 숨어서 혀를 삐죽 내밀어 보였다.
"나갔다 올게."
준후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수 없는 뉘앙스로 중얼거리고는 현관을 나섰다.은채는 그런 준후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뭐지...?저아이...뭔가 많이 달라졌는데..."
뭐라고 딱 집어 말할순 없었다.하지만 준후는 뭔가 다르긴 달라보였다.평소의 준후는 똑 부러지긴 했지만,약간
은 입양아 특유의 컴플렉스같은 것이 느껴졌었다.늘 말수도 적고 뭔지 모르게 기가 죽어 있는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그런 준후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공부를 하는것같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긴 했
지만,뭔가 밝아진듯도 했다.왠지 활력을 잃고있던 꽃에 듬뿍 물을 준거 같은 느낌인것도 같았다.
그녀는 문이 닫혀버린 현관을 바라보았다.옆에서 계속해서 종알거리는 은수의 목소리도 왠일인지 잘 들리지 않
을정도로,그녀는 맑은 눈으로 그가 나가버린 문쪽만 바라볼 뿐이었다.
"별일...있지는 않겠지..."
-
"여여!강준후!여기다 여기!"
시가지에 들어선 준후는 몇몇의 인원들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왔냐?"
준후의 앞에는 두명의 남학생들이 서있었다.준후가 자주 가는 음악연습실에 단골처럼 매일 출근하는 성수와
정현이었다.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아닌,음악에 미쳐서 집밖을 나도는 부류들이었다.학교친구들과 그닥
친하지 않은 준후는 음악연습실에 있는 이 아이들하고는 종종 어울리곤 했다.
"야 근데 오늘 강준후 왔으니까 양주마실수 있는거 아니냐?"
준후가 부잣집의 자재인것이야 익히 그들도 아는 사실이었다.친구로 지내고는 있지만,모두 준후보다 한살많은,
그러니까 갓 성인이 된 아이들이었기에 준후는 그저 피식 웃어버렸다.
"근데 준후 니가 왠일이냐?음악은 좋아도 나이트 음악은 시끄럽다고 싫어하면서."
"아...뭐.한번쯤은 놀고 싶어서."
이들은 오늘 나이트에 가기로 작당하고 모인것이었다.아직은 미성년자인 준후를 위해 성수는 자신의 친구의 주
민등록증을 빌려오기 까지 했다.
사실 준후는 정현의 말처럼,나이트클럽을 좋아하지 않았다.춤추는것에 아예 관심이 없을 뿐더러,시끄러운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준후도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다.대부분의 남자들은 춤추러 가려고 나이트에 가는게 아니라는 사실을.그들에
게 있어서 나이트는 자신의 입담을 총동원해서 여자와 즉석만남을 갖는 장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여자를 알게된
준후에게 있어서 그것이 새롭게 관심사에 포함된것 뿐이었다.또한 싫다고 해도 자꾸만 졸라대었던 성수의 끈질
김도 한몫했다.
"야야.저기다 저기.저기가 물 가장 좋은 곳이란다."
"야.빨리 들어가자."
시내에 모여 그럭저럭 소주로 시간을 때운 셋은,밤이 깊어지자마자 화려한 네온사인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신이나서는 들어가는 둘과는 달리,준후는 살짝 뚱한 표정으로 그들을 뒤따랐다.호기심에 온것이니,준후는 오늘은
크게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시끄럽군..."
준후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현란한 조명과 쿵쿵거리는 음악소리. 젊은 남녀들이 반짝이는 무대아래에서 청춘
을 불태우는 소리가 준후의 귀에도 들리는 듯했다.그들은 모두 취해있었고,그 누구도 남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
다.
"뭐..그게 음악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준후는 실없는 생각을 접어버리고는, 성수와 정현을 따라 앉았다.그들은 부스가 아닌 룸을 잡았다.이유는 딱하
나.돈이 많은 준후가 있기 때문이었다.
"부킹은 걱정마십쇼.제가 오늘 지치실때까지 입장시켜 드리겠슴다!"
유명 연예인의 이름표를 단 웨이터가 넉살좋게 90도로 인사를 하더니,테이블위에 양주와 맥주,그리고 안주들을
세팅해 주고는 나가버렸다.
"야야.일단은 우리도 나가서 놀아야 하는거 아니냐?"
"그럴까?야!강준후.너도 나와서 춤추자."
"됐어 그런건 별로야.술이나 마시지뭐."
"짜식 저거 재밌게 놀것처럼 따라오더니..."
밖에서 이미 한잔을 하고 왔기에,시간은 꽤나 늦어져 있었다.오늘 강회장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준후는
느긋하게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가만..그래도 구경정도는 해도 될것 같은데..."
성수와 정현이 나갔지만,준후는 왠지 호기심이 동했다.불빛에 비춰진 여자들의 곡선을 몇번 보았기 때문에,얼마
나 이쁜 여자들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그는 앞에 놓인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룸의 문을 열고 나갔다.
쿵쿵쿵쿵...
음악의 비트소리가 준후의 고막을 울려대었다.흥겨운 분위기를 위해서겠지만,의도적으로 베이스와 비트를 높여
놓은 음악소리에 준후는 적응되지 않는듯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눈이 좋은 편이었기에,준후는 조명속에서 몸을
흔드는 인원들을 하나하나 구경할수 있었다.
우선 정현과 현수가 보였다.그들은 연신 물이 어떤지 체크(?)를 하고 있다는 듯이 연신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주변으로 몇몇의 여성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야한 복장 일색이었다.
마치 오늘만 일탈이 허락된 죄수들처럼,그들은 이 상황을 너무나 즐기고 있는 듯했다.그 마음을 잘 아는 준후이
기에,그는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어..어라?"
담배에 불을 붙이려던 준후는 담배를 문채 눈이 휘둥그레졌다.무대 한쪽끝에서 춤을 추고 있는 두 여성이 보였
기 때문이었다.
한명은 눈화장을 짙게 한 여성이었다.지금의 계절이 무색하게,그녀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물론 그 위로 코
트를 걸치고 왔겠지만,지금 그녀의 복장만 봐서는 한여름이라 해도 무방할것 같았다.
하지만 준후가 놀란것은 그 옆에 있는 여성때문이었다.더운지 머리칼을 모두 위로 올려 묶고는 즐거운듯 웃고
있는 한 여성.그녀는 자신의 친구처럼 노출이 심하진 않았지만,딱 붙는 청바지에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몸
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살짝 큰 눈에,시원시원한 몸매가 인상적이었고, 화장이 진하진 않았지만 전체
적으로 뿜어지는 섹시한 분위기...
"강은하...."
이곳에서 큰누나인 은하를 보게 된 것이었다.물론 은하는 스테이지 밖에 있는 준후가 보일리 만무했다.준후는 살
짝 얼굴을 찡그렸다.
"아주 신이 나셨구만."
은하는 명문대 디자인 학과를 나온...똑똑하고 똑부러지는 여성이었다.하지만 몸을 흔들어대는 그녀를 보면,왠
지 많이 놀던 여자처럼 보인다고 준후는 생각했다.
"집에서는 모르겠군.강은하가 저러고 논다는걸."
눈에 확 띄는 은하이기에,몇몇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은근히 접근하며 밀착했다.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까칠한 태
도를 보일 은하를 기대했던 준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히려 그녀는 베시시 야시러운 미소를 흘리며 그들을
상대해 주는게 아닌가.
"거참...알다가도 모를 일인데..."
역시나 여자는 알면 알수록 신기한 존재였다.얼마전 미진과의 일만으로만 봐도 그러하지 않은가.준후는 쓴웃음
을 지으며 다시 룸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흐하...오늘 물 좋은데?"
준후가 들어와서 양주를 잔에 붓고 있을때,간단히 몸을 푼 듯한 성수와 정현이 들어오며 호들갑을 떨었다.적잖
이 여자를 좋아하는 녀석들이었다.
"야야.이제 곧 부킹들어오겠다.자리좀 넓게 벌려."
준후는 계속해서 은하가 보여준 의외의 모습만을 생각하고 있었다.마치 평소에는 그런것들을 경멸하듯 이야기
하더니....아까 남자들이랑 노는것을 보니 정말 한두번 놀아본거 같지가 않았다.
"야야 강준후."
"응?"
"부킹들어오면 이 엉아들이 못도와주니까..니가 알아서 잘 해라."
"뭘?"
"아 새끼...순진한척 하지말고...알아서 원나잇 잘 나가란 말이야.물론 나이는 한 네살 올리고."
"원나잇..?"
준후는 문득 은하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평소에는 그저 깐깐한 커리어 우먼인척,도도한척 하는 은하가
그런것을 할까.그는 피식 웃어버렸다.
"아까의 그 모습이 이 의문의 정답이겠지."
준후가 생각에 잠긴채 양주잔을 비우는 찰나,문이 열리며 아까의 웨이터가 들어왔다.그의 양손에는 여자 한명씩
이 잡혀져 있었다.
"자자자.즐겁게들 노시구요~"
성수와 정현은 눈짓으로 준후쪽을 가리켰다.초짜인 준후부터 여자를 붙여주자는 의미였다.눈빛교환을 한 성수
는 손짓으로 여자중 한명에게 준후옆쪽으로 안내했다.
둘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었고,딱봐도 준후보다 두세살은 많아 보였다.
"이 여자...아까..."
준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어쩔수 없이 끌려왔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옆에 앉는 이여자..틀림없이
은하의 옆에서 춤을 추던 여성이었다.
"안녕...하세요?"
"아..네."
그녀가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준후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준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성주는 준후에게 손짓
을 하며 어서 말을 하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몇살이세요?"
"저요?좀많아요...스물일곱."
사실 그녀가 은하와 동행한 것을 아는 준후는,은하와 대충 동갑이라고 예측했기에 그닥 놀라진 않았다.
"그쪽은요?"
"스물...넷이요."
그녀보다 약간 위라고 할까 하다가,아무리봐도 9살이상 올리는것은 무리였기에 준후는 대충 스물 넷이라고 이
야기 했다.
"와....내가 누나네?뭐 하긴 스물일곱이면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적더라...나이트에선."
"아...그래?"
준후는 은근슬쩍 말을 놓으면서도 연신 출입문쪽을 신경썼다.왠지 은하가 불쑥 들어와 버릴것만 같았다.자신이
은하가 저렇게 논다는 것을 본것은 플러스가 될수 있지만,서로 봐서 좋을게없다.분명 은하는 강회장에게 일러
대며 자신을 귀찮게 할테니까.
"혼자 온거야?"
"어쭈..누나에게 말놓는거야?헤헤...아니,친구랑 같이 왔어."
"아..그래?"
"응.근데 넌 무슨일해?"
"나는..."
준후는 그녀의 질문에 성수와 정현을 슬쩍 바라보았다.아무래도 학생이라고 말할순 없을테니까.
"음악...해."
"와..진짜?난 디자인해.오늘도 디자인하는 친구랑 같이 왔거든."
"아..그렇군."
준후는 그녀가 은하의 회사동료거나,혹은 대학동창이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근데 친구는 혼자두고 와도 돼?"
"지금 걔도 남자들이랑 신나게 부킹중일껄.나 술안줄거야?"
"아..응."
준후는 그녀의 잔에 양주를 따라주었다.그녀는 그저 준후가 비싼양주를 먹는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끼는 듯이
보였지만,준후는 그저 은하의 치부를 케고 싶어져서 연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를 하면서,자연스레 통성명도 오갔다.준후는 고아원시절 이름인 "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아무래도 실
명을 쓰면 은하와 그녀가 나중에 이야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은하의 친구인 그녀의 이름은 윤경이라고 했
다.웨이브 펌 머리에,짙은 화장도 인상적이었지만,몸매에 꽤나 자신이 있는듯 복장역시 과감했다.
-싸가지가 없다길래 하는 소리야-
그녀와 대화를 하던 준후는 문득 미진이 저번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가만...그거 혹시....."
준후는 살짝 생각에 잠겼다.미진은 은하를 건드린적이 없냐고 물으면서,없다고 하니까 그런 말을 했었다.
"설마...그런 의미인가?"
늘상 자신에게 까칠한 은하.미진이 자신과 몸을 섞고 나서 교태스럽게 바뀌었듯이,어쩌면 은하와 몸을 섞는다
면 까칠한 그녀가 한결 고분고분해질지도 모른다.준후는 그제서야 미진이 무슨의도로 그런말을 했는지 알것만
같았다.
"아냐....지나친 비약이겠지."
하지만 준후는 계속해서 호기심이 일어났다.과연 은하는 어떨까?자신과 몸을 섞게 된다면,계속해서 자신의 성
질을 북북 긁는 짓을 계속 할까? 친누나도 아닐뿐더러,그 지랄맞은 성격때문에 남이라고만 생각했던 은하이기에
준후는 왠지 과감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해?사람 앞에 놓고.마셔."
"아..그래."
준후는 윤경의 잔에 건배를 했다.부킹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인지,성수와 정현은 또다시 스테이지로 나간듯,룸
안은 둘 뿐이었다.
준후는 마음의 결심을 하고는 피식 웃었다.왠지 모르게 요새는 재미있을것만 같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
나는거 같아 즐거웠다.
"그럼 강은하 전에....이 아이에게 정보를 얻어야겠다."
준후는 단연코 이 집에 입양되고 나서,아니,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이토록 밤이 되기를 기다려본 적이 없었다.
겨울이라 저녁이 빨리 찾아옴에도 불구하고,준후는 계속해서 방안에서 서성대며 깊은 밤이 되기만을 기다려왔었
다. 은채가 집안에 없으니,왠지 모르게 집안은 더 썰렁하게 느껴졌고,오히려 지금 준후에게는 그편이 훨씬 편했
다.
"다녀왔습니다아~~"
언제나처럼 명랑한 은수의 목소리가 2층에 있는 준후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준후는 얼른 시계를 바라보았다.
밤 열시.고등학생인 은수가 친구집에 갔다 온거 치고는 조금 늦은 귀가시간이었지만,강회장도,은채도 없는 집안
에서 군기(?)가 바로잡힐리 없었다.준후 역시 은수에게 뭐라고 할 맘은 조금도 없었다. 가족 공동체라는 개념을
갖고 있기에는 준후가 너무나 정이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그가 너무 고아생활을 오래한 탓에 아직도 식구라는 의
미자체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다.
"늘 그랬듯이 곧 잠들겠지."
준후는 낮에 미진과의 애매한 사건이 있던 그후로,방안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있었다.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기도 하고,나름 악상을 떠올려 악보위에 팬을 끄적대기도 했지만,좀처럼 집중을 할수 없었던 탓이다.
기주에게 전화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하지만 왠지 도박을 못끊어서 징징대는 느낌을 줄것 같아 그만두었
다.어차피 포커게임에서 김사장에게 거액을 따고 난 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포커가 계속 생각나거나 하지는 않았
으니까. 오히려 그보다 더한것이 준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말 부드러운 감촉이었는데."
비록 옷위였지만,준후가 느꼈던 미진의 엉덩이 감촉은 매우 부드러웠다.첫경험을 했던 정아가 훨씬 미진보다 젊
고 이쁜데도 불구하고,이유는 알수 없지만 준후는 왠지 미진을 벗겨보고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이 계속해서 일어
났다.게다가 아까 가만히 있었던 미진의 행동역시 준후의 마음속에 불을 확 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잘 생각해보자."
준후는 열심히 통밥을 굴리기 시작했다.원체 좋은 머리니,논리적으로 생각하는것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준후는 미진이 밤마다 늘 자위를 하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바보가 아닌이상,미진역시 섹스라는 행위가 싫
은여자가 아니라는것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낮에 주방에서의 행동.그녀는 분명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유혹하
진 않았지만 거부반응은 없었다.하기야,자신이 고용된 집의 외아들이니 조금이라도 이성이 있다면 먼저 유혹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심장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왠진 모르지만,짜릿하고 재미있었다.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그것은 자신이 만든 음악 선율을
듣는것과는 또다른 느낌의 묘한 쾌감과 아찔함이 있었다.
"집안이 조용해졌다."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있던 준후는 그때서야 비로소 은수가 티비를 끄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는것을 알수 있
었다.한창때의 10대였기에,은수는 친구들과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세지를 보내거나 하기도 했지만,잠이 많은 탓
에 늘 일찍 잠들어 버리곤 했다.
끼익.
준후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문소리가 났지만 그것을 숨기려고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오히려 미진이 자신이 나
와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누군가 집안에 안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늘 현관불을 켜놓곤 했지
만,은채역시 오늘은 오지 않기 때문에 현관 조명마져 없었다.준후는 슬쩍 곁눈질로,은수의 방 불이 꺼져있음을
확인했다.
"아..."
문득 계단밑에 있는 미진의 방을 본 준후는 마음속으로 탄성을 터뜨렸다.어젯밤 그대로였다.문은 약간 열려 있
었고,형광등 불빛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희미한 빛무리 한줄기가 거실에 살짝 드리워져 있었다.틀림없었다.그것은
그녀의 모니터에서 나오는 불빛일 것이다.
준후는 숨을 죽이고는 하나,둘씩 계단을 내려갔다.고풍스럽기 그지없는 층계였지만,약간 삐걱 소리가 나기도 했
다.하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오늘은 어제와 차원자체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하아..."
그녀의 방에 접근한 순간,준후는 그녀의 깊은 호흡소리를 똑똑히 들을수 있었다.문은 어제보다 약간은 더 열려
있었고,역시나 모니터에서는 도색적인 화면이 자리잡고 있었다.
"과감한 여자로군."
은수가 깨서 나와본다면 어쩔까?하는 생각따윈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아니,그 생각이 있기에 그 스릴을 더욱 즐
기는 것일지도 모른다.준후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문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아...하아...하..."
미진의 원피스 자락 사이로,그녀의 손이 들어가 있었다.과감하게도 그녀는 한쪽 다리를 책상위에 올려 벌린후,
혼자만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그 탓에 원피스 자락은 허벅지까지 흘러내려,그녀의 도톰한 하체를 모두 보여주
고 있었다. 준후는 잘빠진 다리에 비해 허벅지가 꽤 두툼하다는 생각을 했지만,왠지 모르게 그 편이 훨씬 더 섹
시해 보였다.
"아아..제발 누가 나좀..."
준후는 살짝 침을 삼켰다.미진은 대놓고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 하고 있었다.그것은 어제밤에 조용히 신음만 참던
그녀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것이었다.마치 준후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그녀는 어제보다
백배는 자극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하체를 비벼대었다.
준후는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온몸의 피가 하체로 쏠리는것만 같았다.여자를 품은적이 있기에,지금 이것이 얼마
나 자극적인것인지 더더욱 와닿는 것이었다.막 샤워를 하고 들어왔는지,미진의 젖은 머리칼이 찰랑 거렸다.
준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방문을 살짝 더 열었다.분명히 문이 조금 열리는 소리가 났지만,미진의 행위는 멈
추지 않고 있었다.
"하아...하아.."
준후의 몸은 어느틈에 반이상이나 그녀의 방안으로 들어가 있었고,방안에는 알수 없는 열기로 가득 메워져 있
었다.그는 이미 들키면 어쩌나 하는 생각 자체를 지운지 오래였다.짜릿한 느낌.이미 미진은 자신이 온것을 알
고 있었다.
그는 단연코 여지껏 자위를 해본적이 없었다.애초에 정아때문에 성에 눈을 뜨기 전에는 그런것에 아예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허나,한번도 해본적 없는 것이었지만 왠지 자위를 하고 싶다는 충동마져 일어났다.그는 여
전히 충혈된 눈으로 미진의 행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응..."
준후는 미진의 다리사이로,무언가 얇은 천조각이 스르르 벗겨져 나가는것을 볼수 있었다.촉촉히 젖어있는,그녀의
팬티를 미진은 스스로 벗어버린 것이다.마치 자신을 어떻게 해보라고 유혹하는것과도 같았다.
그것은 정말 대놓고 준후를 도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미진을 바라보던 준후는 문득,미진의 옆에 작은 거울이
놓여져 있음을 깨달았다.그제서야 준후는 미진이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준후가 들어온것을
안 것은 물론,그녀는 앙증맞게도 거울로 그것을 훤히 보며 자신을 어루만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제도...나인줄 알았겠군."
저 거울을 오늘 저기다 놓았을수도 있을것이다.하지만 준후는 막연하게,그녀가 어제 자신을 보았을 거라는 확신
을 내리고 있었다.
"아니,아무렴 상관없지."
지난밤 자신을 보았건,보지않았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중요한것은 지금 현재,그녀는 준후를 보면서 계
속해서 야릇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준후는 조용히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이미 미진역시 모니터에서 시선을 뗀지 오래였다.다가가면 다가갈수록,의
자에 앉아있는 미진의 뒷모습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준후는 그녀의 허벅지 안쪽까지 조금씩 훤히 볼수 있었다.
"하앙..."
준후는 가만히 미진의 어깨에 손을 데었다.그것은 어쩌면 충동적으로 한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미진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오히려 체온때문에 뜨끈해진 준후의 손이 어깨에 닿자,오히려 더욱 몸을 베베꼬았다.준후는 참지
못하고 손을 내려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흑...."
준후에게 있어서도 그것은 아찔한 쾌감이었다.정아와 할때보다 백배는 더 짜릿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미진의
가슴은 풍만했고,준후가 우왁스럽게 주물러도 한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하악...하아..."
미진은 여전히 뒤를 돌아보지 않은채,준후의 손놀림에 맞춰 신음을 뿌려대었다.그것에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준후는,그녀의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끼워,그녀를 일으켜 세웠고,그녀가 앉아있던 의자는 너무나 힘없
이 옆으로 넘어져 버렸다.
"흑..."
준후는 미진의 원피스를 위로 끄집어 올려 버렸고,미진은 살짝 팔을 들어 도와주었다.그는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벗겨낸 그녀의 원피스를 옆에 있는 침대로 던져버렸다.
브레지어는 하고 있지 않아 바로 말랑말랑한 그녀의 가슴이 준후의 촉감을 즐겁게 했다.미진은 그 어떤 말도 하
지 않았다.심지어,조금만 몸을 돌리면 준후를 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니터 쪽을 향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찰칵.
준후의 청바지 벨트가 풀렸고,이윽고 준후의 하반신은 아무것도 걸치기 않은 상태로 빠르게 변했다.그의 불기둥
은 잔뜩 흥분한듯 발기했고,이미 아까 팬티를 벗은 미진은 이미 알몸인지라 준후의 자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
받고 있었다.미진의 몸이 살짝 부르르 떨리고 있는것을 준후는 볼수 있었다.
"하아..아항.."
준후의 손이 그녀의 촉촉한 꽃잎에 닿자,그녀는 참지 못하고 몸을 꼬며 뒤에 서있는 준후의 허벅지를 매만졌다.
그는 적지않은 애액의 양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정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그 만큼 미진은 엄청 흥분
해 있는듯했다.
미끈미끈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전달되오며,준후의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그는 티셔츠 마져 벗어던
져 버렸고,본능적으로 미진의 허리를 잡아 끌었다. 미진은 너무나 기다렸다는 듯이 책상을 잡고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있었다.
"역시나야.."
준후는 자신의 예상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미진의 몸매가 생각한대로 너무나 잘 빠져있었다.비록 집안일을 하는
가사도우미로 고용되어 있지만,아줌마같은 군살은 조금도 없었다.
"흐윽..."
준후의 거대한 자지가 뒤돌아 있는 미진의 허벅지 사이 갈라진 틈으로 천천히 비집고 들어갔다.미진은 살짝 다
리를 더 벌리고 서며,책상에 지탱한 팔에 힘을 주었다.준후의 허리가 격렬하게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흐응...아항...아앙...하앙..."
그녀는 더이상 신음을 참지 않았다.마치 너무나 오래 섹스를 갈구해왔던 여자처럼,그녀는 아낌없이 신음을 토해
내었다.아마도 그녀의 방이 은채의 방 위치에 있었더라면,자고 있던 은수가 무슨일이 있는줄 알고 달려나왔을
지도 모를일이었다.
찰싹.찰싹.
준후의 배와 미진의 엉덩이가 강하게 마찰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미진의 얼굴은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고,그녀
의 몸은 점점 더 뜨겁게 끓어올랐다.얼마만인지는 그녀도 알수 없지만,오랜만에 받아들이는 남자의 자지는 미진
을 너무나 쉽게 허물어 뜨리고 있었다.
"흐응..흐응..."
이제 미진은 천천히 자신이 엉덩이를 움직이기도 하며 박자를 맞춰갔다.약간 준후가 어설프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한창때의 패기가 그것을 모두 커버해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미진의 가슴이 요란하게 흔들렸고,준후는 손을 뻗어 그것을 꼬집거나,혹은 그녀의 허벅지를 강하게 움켜쥐기도
했다.
"아흑...아응...나..나이제.."
미진은 쾌감으로 몸이 덜덜 떨리는게 느껴졌다.더불어 책상에 자신의 몸을 지탱한 팔은 점점 더 그 힘을 잃고 허
물어져 버렸다.옆에 넘어져 버린 의자다리 위에,준후는 미진의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는 더욱 더 거세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처음부터 자세는 바뀌지 않았지만,그녀의 꽃잎은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준후의 불기둥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으윽..."
준후역시 절정이 오는것이 느껴졌다.둘다 엄청난 흥분상태에서 시작했으니,어쩌면 빨리 절정이 오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흑..."
미진은 하늘이 노래지는 듯한 착각을 받아야만 했다.준후의 몸이 자신과 딱 밀착하는가 싶더니,이내 자신의 몸안
으로 뭔가 뜨거운것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준후가 사정한것을 확인한 그녀
는 저도 모르게 땅바닥으로 털썩 하고 주저앉았다.
"하아...하아.."
그녀가 앉아버린탓에,보지안에서 사정을 하던 준후의 자지가 애액에 젖은체 튀어나왔다.주저앉은 그녀의 갈라진
꽃잎사이로,하얀 준후의 분신들이 조금씩 세어나오며 방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헉..허억..."
준후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옆에 놓인 미진의 침대위로 드러누워 버렸다.섹스가 끝났지만 어색하거나 할 것이
없었다.어차피,서로 누구인지 알고 시작한 일탈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옆에 누워도 돼?"
한참이나 땀에 젖은 얼굴을 비비던 준후는 옆에서 한결 달콤해진 미진의 목소리가 들려옴을 깨달았고,그는 조용
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준후의 물음에 미진은 베시시 웃으며 준후의 가슴을 어루만졌다.자신이 훔쳐보고 있음을,언제부터 알고 있었냐
는 의미였다.
"며칠전부터."
준후는 미진의 말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어제 자신을 알아챈것 뿐만이 아니라,처음 미진의 자위를 보았던 그때
도 그녀는 이미 준후가 보고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음..난 모르는줄 알았는데."
"그렇다고 내가 아는척 할순 없는거잖아.난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자연스레 둘은 말을 놓고 있었고,미진에 의해 말문이 트인 대화는 몇분이고 지속되었다.
준후는 대화를 나누며 미진의 몸매를 천천히 관찰할수 있었다.그런 준후와 말을 섞어주면서도 미진은 티슈로 정
성스레 준후의 자지를 닦아주었다.
"아아.너무 오랜만이서 흥분해버렸어."
준후는 황홀하다는 듯 중얼거리는 미진의 목소리에 약간은 질린표정을 지었다.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흥분을 했을때의 미진과,가정부 누나로써의 미진은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전혀 그
성질이 달라보였다.약간은 색기어린 표정까지 짓는 지금은 누가봐도 한명의 요부나 다름없다.
"그런데,문은 도대체 왜 열어두는 거야?"
혹시나 자신을 유혹하려는 것이 계획된것이 아닌가 해서 던진 준후의 질문이었다.만약 그런것이라면 준후도 기분
이 언짢아 질것만 같았다.열살이나 연상의 여인의 계획에 의해 몸을 섞었다는 것은 조금 불쾌했다.그것은 정복한
것이 아니라 정복당한 것이니까.
"폐쇄공포증이 있어.그래서 걸릴위험을 무릎쓰고라도 문을 열어두지 않으면 불안에서 견딜수 없거든.결론적으론
준후학생에게 들켰지만."
그제서야 준후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그의 미소를 본 미진은 손을뻗어 준후의 물건을 쓰다듬었다.
"왜 혼자서 하고 있었던 거야?"
"당연하잖아.남자의 몸이 그리웠으니까."
"그립다면 밖에서 만날수도 있는거잖아."
"흥.그거 쉬운거 아니야.어느 여자가 하고싶다고 해서 아무 남자나 꼬셔?"
"난 아무남자가 아니고?"
"준후학생은 신선하잖아.어리고...또 해서는 안되는 상대니까 스릴있고.물론 오늘의 일을 예상했다는건 아니야"
더블배드는 아니었지만,넓은 편이기에 준후는 여유롭게 미진의 가슴을 만질수 있었다.그의 손길을 느끼려는듯
미진은 몸을 살짝 틀어 만지기 편하게 해주며 물었다.
"그런데 왜 자세를 바꾸지 않은거야?특별히 뒤가 좋아?"
"아니.아까는 그럴상황이 아니었어.우발적인 일이었잖아.누나도 알다시피."
"하긴...."
또다시 적막이 흘렀다.둘은 열심히 서로를 어루만지는데 열중하고 있었다.다시금 달아오르기 시작한 준후가 미
진의 젖꼭지에 살짝 혀를 대었을때,미진이 입을 열었다.
"은채나 은수는?"
"뭐?"
뜬금없는 미진의 말에 그녀의 가슴사이에 얼굴을 묻던 준후가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왠지 모를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준후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들은 건드린적 없어?"
"바보같은 소릴."
준후는 혹시나 미진이 자신이 입양된것을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가 그만두었다.그럴리가 없지 않은가.심
지어 미진의 전에 있던 가정부 아주머니 역시,준후가 입양된 후에 고용된 여자였었다. 그처럼 준후가 입양아라는
사실은 집안에서는 암묵적인 금기사항이나 다름없었다.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그것은 강회장의 배
려였기 때문이었다.
"뭘 그리 놀라? 형제자매라도...그런일이 없지는 않잖아?"
"없지 않을지는 몰라도...쉽게 있는 일은 아니지."
미진은 준후의 말에 뭐가 재미있는지 쿡쿡 거리며 웃었다.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흔들리는것을 보니,준후역시 짜
릿한 흥분이 밀려 들어왔다.
"한명...더있지 않아?강회장님의 따님."
미진의 입술이 준후의 젖꼭지를 지나 배로 향했고,그녀는 애무를 하면서도 준후에게 묻고 있었다.
"하나 더 있지.강은하."
"은하?이쁜이름이네."
"이쁘긴 무슨."
준후가 부득 이를 갈때도,미진의 혀는 준후의 배위에서 흡사 스케이팅 선수처럼 미끄러지고 있었다.
"따로 사는거야?사이가 안좋은가봐?"
"날 싫어해.뭐...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나도 싫어.싸가지가 없거든."
"준후보다 누나야?"
"응.은채누나보다 위야."
그녀의 혀가 불알을 핥기 시작했을때,준후는 저도 모르게 살짝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미진의 질문에 대답해 주
고 있었다.
"그럼 그 아이역시 건드린적 없어?"
"아까부터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그럴리 없잖아."
"싸가지가 없다길래 하는 소리야."
"뭐?그게 무슨상관...."
미진의 알쏭달쏭한 말에 준후는 다시 되물었지만 이내 끄응하는 신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미진의 촉촉한 입술
사이로 준후의 자지가 스르륵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쪼옥..쪽...
이윽고 야릇한 소리와 함께 미진의 애무가 이어졌고,준후의 것은 곧 단단하게 팽창했다.그녀는 능숙하게 준후의
몸위로 미끄러지듯 올라탔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준후의 자지와 맞닿아 있는 미진의 보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내일...일찍 일어나야해."
"걱정마...여기서 자고가...내가 깨워줄테니까."
미진의 속삭임과 동시에,그녀의 몸이 스르르 움직이며 준후의 자지는 그녀의 몸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하응..."
이제는 깊어버린 밤.미진의 방에서는 두 남녀의 거친 호흡소리로 다시금 채워지기 시작했다.
-
너무나 향긋한 내음.
내부는 너무나 넓은 방이었지만,인테리어는 화려하다기 보다는 수수했다.하지만 여자의 방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곳곳에 베어 있었다.고급스러운 화장대.그리고 그 앞에서 거울을 보며 한 여성이 긴 생머리를 묶어 올리고 있었
다.
그녀는 상냥해 보이는 눈망울을 지닌,전형적인 청순가련형 여성이었다.옷 역시 야하고 섹시한 의상이 아닌,여성
스럽고 수수한 의상들 뿐이었다.하얀 피부와 대조적인,너무나 까만 눈망울은 보는이의 숨을 멎게 할것만 같았다.
고운 손은 자신의 머리결을 어루만지고 있었고,이윽고 너무나 가늘게 뻗은 목선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방의 주
인이자,강회장의 둘째딸인 강은채였다.
은채는 과제에 시달렸던 탓인지 약간은 피곤이 밀려왔다.뜨거운 물에 샤워를 한 탓도 있겠지만,왠지 모르게 몸이
나른해 지는것만 같았다.
"언니이~~"
방을 나선 그녀는 막내인 은수가 싱글거리며 자신의 허리를 끌어 앉는 것을 보며 싱긋 웃어주었다.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일까.은수는 늘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렸다.비록 장녀는 은하이긴 했지만,쌀쌀맞은데다가 집에 잘 있
지 않은 탓에, 은수는 늘 은채를 언니이상의 존재로 여기며 따랐다.
"언니!오늘 아빠 온데!"
"어머 정말?오랜만에 오시네.."
늘 여기저기 있는 지사를 도느라 호텔생활을 밥먹듯이 하는 강회장이 집에 온다고 하니,은채는 반갑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녀는 미진에게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미리 일러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큰언니는 안와?간만에 아빠 오는데..."
"흠..글쎄...전화해 볼까?"
은채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은하가 뻔히 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강회장이 전화해서 뭐라고 잔소리
를 해야 겨우겨우 마지못해 움직이는게 은하였다.
"안오더라도...반찬같은거 다 떨어졌을텐데."
은채는 은하가 걱정이 되었다.아무리 똑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인 그녀지만,여자혼자 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능력있는 여성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은하는 요리솜씨가 없었기에 혼자서 무엇을 잘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채는 잘 알고 있었다.
"어!오빠!어디가는거야?"
은수의 외침에 은채는 고개를 들어 층계쪽을 바라보았다.살짝 멋을 낸듯한 준후가 층계를 내려오고 있었다.
"그냥...독서실."
"핏!독서실 가는 차림이 아니잖아.가방도 없으면서.."
"안에 사물함 있어.모르면서 까불지마."
준후의 퉁명스런 말에 은수는 괜시리 은채뒤에 숨어서 혀를 삐죽 내밀어 보였다.
"나갔다 올게."
준후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수 없는 뉘앙스로 중얼거리고는 현관을 나섰다.은채는 그런 준후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뭐지...?저아이...뭔가 많이 달라졌는데..."
뭐라고 딱 집어 말할순 없었다.하지만 준후는 뭔가 다르긴 달라보였다.평소의 준후는 똑 부러지긴 했지만,약간
은 입양아 특유의 컴플렉스같은 것이 느껴졌었다.늘 말수도 적고 뭔지 모르게 기가 죽어 있는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그런 준후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공부를 하는것같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긴 했
지만,뭔가 밝아진듯도 했다.왠지 활력을 잃고있던 꽃에 듬뿍 물을 준거 같은 느낌인것도 같았다.
그녀는 문이 닫혀버린 현관을 바라보았다.옆에서 계속해서 종알거리는 은수의 목소리도 왠일인지 잘 들리지 않
을정도로,그녀는 맑은 눈으로 그가 나가버린 문쪽만 바라볼 뿐이었다.
"별일...있지는 않겠지..."
-
"여여!강준후!여기다 여기!"
시가지에 들어선 준후는 몇몇의 인원들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왔냐?"
준후의 앞에는 두명의 남학생들이 서있었다.준후가 자주 가는 음악연습실에 단골처럼 매일 출근하는 성수와
정현이었다.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아닌,음악에 미쳐서 집밖을 나도는 부류들이었다.학교친구들과 그닥
친하지 않은 준후는 음악연습실에 있는 이 아이들하고는 종종 어울리곤 했다.
"야 근데 오늘 강준후 왔으니까 양주마실수 있는거 아니냐?"
준후가 부잣집의 자재인것이야 익히 그들도 아는 사실이었다.친구로 지내고는 있지만,모두 준후보다 한살많은,
그러니까 갓 성인이 된 아이들이었기에 준후는 그저 피식 웃어버렸다.
"근데 준후 니가 왠일이냐?음악은 좋아도 나이트 음악은 시끄럽다고 싫어하면서."
"아...뭐.한번쯤은 놀고 싶어서."
이들은 오늘 나이트에 가기로 작당하고 모인것이었다.아직은 미성년자인 준후를 위해 성수는 자신의 친구의 주
민등록증을 빌려오기 까지 했다.
사실 준후는 정현의 말처럼,나이트클럽을 좋아하지 않았다.춤추는것에 아예 관심이 없을 뿐더러,시끄러운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준후도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다.대부분의 남자들은 춤추러 가려고 나이트에 가는게 아니라는 사실을.그들에
게 있어서 나이트는 자신의 입담을 총동원해서 여자와 즉석만남을 갖는 장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여자를 알게된
준후에게 있어서 그것이 새롭게 관심사에 포함된것 뿐이었다.또한 싫다고 해도 자꾸만 졸라대었던 성수의 끈질
김도 한몫했다.
"야야.저기다 저기.저기가 물 가장 좋은 곳이란다."
"야.빨리 들어가자."
시내에 모여 그럭저럭 소주로 시간을 때운 셋은,밤이 깊어지자마자 화려한 네온사인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신이나서는 들어가는 둘과는 달리,준후는 살짝 뚱한 표정으로 그들을 뒤따랐다.호기심에 온것이니,준후는 오늘은
크게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시끄럽군..."
준후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현란한 조명과 쿵쿵거리는 음악소리. 젊은 남녀들이 반짝이는 무대아래에서 청춘
을 불태우는 소리가 준후의 귀에도 들리는 듯했다.그들은 모두 취해있었고,그 누구도 남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
다.
"뭐..그게 음악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준후는 실없는 생각을 접어버리고는, 성수와 정현을 따라 앉았다.그들은 부스가 아닌 룸을 잡았다.이유는 딱하
나.돈이 많은 준후가 있기 때문이었다.
"부킹은 걱정마십쇼.제가 오늘 지치실때까지 입장시켜 드리겠슴다!"
유명 연예인의 이름표를 단 웨이터가 넉살좋게 90도로 인사를 하더니,테이블위에 양주와 맥주,그리고 안주들을
세팅해 주고는 나가버렸다.
"야야.일단은 우리도 나가서 놀아야 하는거 아니냐?"
"그럴까?야!강준후.너도 나와서 춤추자."
"됐어 그런건 별로야.술이나 마시지뭐."
"짜식 저거 재밌게 놀것처럼 따라오더니..."
밖에서 이미 한잔을 하고 왔기에,시간은 꽤나 늦어져 있었다.오늘 강회장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준후는
느긋하게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가만..그래도 구경정도는 해도 될것 같은데..."
성수와 정현이 나갔지만,준후는 왠지 호기심이 동했다.불빛에 비춰진 여자들의 곡선을 몇번 보았기 때문에,얼마
나 이쁜 여자들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그는 앞에 놓인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룸의 문을 열고 나갔다.
쿵쿵쿵쿵...
음악의 비트소리가 준후의 고막을 울려대었다.흥겨운 분위기를 위해서겠지만,의도적으로 베이스와 비트를 높여
놓은 음악소리에 준후는 적응되지 않는듯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눈이 좋은 편이었기에,준후는 조명속에서 몸을
흔드는 인원들을 하나하나 구경할수 있었다.
우선 정현과 현수가 보였다.그들은 연신 물이 어떤지 체크(?)를 하고 있다는 듯이 연신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주변으로 몇몇의 여성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야한 복장 일색이었다.
마치 오늘만 일탈이 허락된 죄수들처럼,그들은 이 상황을 너무나 즐기고 있는 듯했다.그 마음을 잘 아는 준후이
기에,그는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어..어라?"
담배에 불을 붙이려던 준후는 담배를 문채 눈이 휘둥그레졌다.무대 한쪽끝에서 춤을 추고 있는 두 여성이 보였
기 때문이었다.
한명은 눈화장을 짙게 한 여성이었다.지금의 계절이 무색하게,그녀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물론 그 위로 코
트를 걸치고 왔겠지만,지금 그녀의 복장만 봐서는 한여름이라 해도 무방할것 같았다.
하지만 준후가 놀란것은 그 옆에 있는 여성때문이었다.더운지 머리칼을 모두 위로 올려 묶고는 즐거운듯 웃고
있는 한 여성.그녀는 자신의 친구처럼 노출이 심하진 않았지만,딱 붙는 청바지에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몸
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살짝 큰 눈에,시원시원한 몸매가 인상적이었고, 화장이 진하진 않았지만 전체
적으로 뿜어지는 섹시한 분위기...
"강은하...."
이곳에서 큰누나인 은하를 보게 된 것이었다.물론 은하는 스테이지 밖에 있는 준후가 보일리 만무했다.준후는 살
짝 얼굴을 찡그렸다.
"아주 신이 나셨구만."
은하는 명문대 디자인 학과를 나온...똑똑하고 똑부러지는 여성이었다.하지만 몸을 흔들어대는 그녀를 보면,왠
지 많이 놀던 여자처럼 보인다고 준후는 생각했다.
"집에서는 모르겠군.강은하가 저러고 논다는걸."
눈에 확 띄는 은하이기에,몇몇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은근히 접근하며 밀착했다.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까칠한 태
도를 보일 은하를 기대했던 준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히려 그녀는 베시시 야시러운 미소를 흘리며 그들을
상대해 주는게 아닌가.
"거참...알다가도 모를 일인데..."
역시나 여자는 알면 알수록 신기한 존재였다.얼마전 미진과의 일만으로만 봐도 그러하지 않은가.준후는 쓴웃음
을 지으며 다시 룸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흐하...오늘 물 좋은데?"
준후가 들어와서 양주를 잔에 붓고 있을때,간단히 몸을 푼 듯한 성수와 정현이 들어오며 호들갑을 떨었다.적잖
이 여자를 좋아하는 녀석들이었다.
"야야.이제 곧 부킹들어오겠다.자리좀 넓게 벌려."
준후는 계속해서 은하가 보여준 의외의 모습만을 생각하고 있었다.마치 평소에는 그런것들을 경멸하듯 이야기
하더니....아까 남자들이랑 노는것을 보니 정말 한두번 놀아본거 같지가 않았다.
"야야 강준후."
"응?"
"부킹들어오면 이 엉아들이 못도와주니까..니가 알아서 잘 해라."
"뭘?"
"아 새끼...순진한척 하지말고...알아서 원나잇 잘 나가란 말이야.물론 나이는 한 네살 올리고."
"원나잇..?"
준후는 문득 은하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평소에는 그저 깐깐한 커리어 우먼인척,도도한척 하는 은하가
그런것을 할까.그는 피식 웃어버렸다.
"아까의 그 모습이 이 의문의 정답이겠지."
준후가 생각에 잠긴채 양주잔을 비우는 찰나,문이 열리며 아까의 웨이터가 들어왔다.그의 양손에는 여자 한명씩
이 잡혀져 있었다.
"자자자.즐겁게들 노시구요~"
성수와 정현은 눈짓으로 준후쪽을 가리켰다.초짜인 준후부터 여자를 붙여주자는 의미였다.눈빛교환을 한 성수
는 손짓으로 여자중 한명에게 준후옆쪽으로 안내했다.
둘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었고,딱봐도 준후보다 두세살은 많아 보였다.
"이 여자...아까..."
준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어쩔수 없이 끌려왔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옆에 앉는 이여자..틀림없이
은하의 옆에서 춤을 추던 여성이었다.
"안녕...하세요?"
"아..네."
그녀가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준후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준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성주는 준후에게 손짓
을 하며 어서 말을 하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몇살이세요?"
"저요?좀많아요...스물일곱."
사실 그녀가 은하와 동행한 것을 아는 준후는,은하와 대충 동갑이라고 예측했기에 그닥 놀라진 않았다.
"그쪽은요?"
"스물...넷이요."
그녀보다 약간 위라고 할까 하다가,아무리봐도 9살이상 올리는것은 무리였기에 준후는 대충 스물 넷이라고 이
야기 했다.
"와....내가 누나네?뭐 하긴 스물일곱이면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적더라...나이트에선."
"아...그래?"
준후는 은근슬쩍 말을 놓으면서도 연신 출입문쪽을 신경썼다.왠지 은하가 불쑥 들어와 버릴것만 같았다.자신이
은하가 저렇게 논다는 것을 본것은 플러스가 될수 있지만,서로 봐서 좋을게없다.분명 은하는 강회장에게 일러
대며 자신을 귀찮게 할테니까.
"혼자 온거야?"
"어쭈..누나에게 말놓는거야?헤헤...아니,친구랑 같이 왔어."
"아..그래?"
"응.근데 넌 무슨일해?"
"나는..."
준후는 그녀의 질문에 성수와 정현을 슬쩍 바라보았다.아무래도 학생이라고 말할순 없을테니까.
"음악...해."
"와..진짜?난 디자인해.오늘도 디자인하는 친구랑 같이 왔거든."
"아..그렇군."
준후는 그녀가 은하의 회사동료거나,혹은 대학동창이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근데 친구는 혼자두고 와도 돼?"
"지금 걔도 남자들이랑 신나게 부킹중일껄.나 술안줄거야?"
"아..응."
준후는 그녀의 잔에 양주를 따라주었다.그녀는 그저 준후가 비싼양주를 먹는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끼는 듯이
보였지만,준후는 그저 은하의 치부를 케고 싶어져서 연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를 하면서,자연스레 통성명도 오갔다.준후는 고아원시절 이름인 "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아무래도 실
명을 쓰면 은하와 그녀가 나중에 이야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은하의 친구인 그녀의 이름은 윤경이라고 했
다.웨이브 펌 머리에,짙은 화장도 인상적이었지만,몸매에 꽤나 자신이 있는듯 복장역시 과감했다.
-싸가지가 없다길래 하는 소리야-
그녀와 대화를 하던 준후는 문득 미진이 저번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가만...그거 혹시....."
준후는 살짝 생각에 잠겼다.미진은 은하를 건드린적이 없냐고 물으면서,없다고 하니까 그런 말을 했었다.
"설마...그런 의미인가?"
늘상 자신에게 까칠한 은하.미진이 자신과 몸을 섞고 나서 교태스럽게 바뀌었듯이,어쩌면 은하와 몸을 섞는다
면 까칠한 그녀가 한결 고분고분해질지도 모른다.준후는 그제서야 미진이 무슨의도로 그런말을 했는지 알것만
같았다.
"아냐....지나친 비약이겠지."
하지만 준후는 계속해서 호기심이 일어났다.과연 은하는 어떨까?자신과 몸을 섞게 된다면,계속해서 자신의 성
질을 북북 긁는 짓을 계속 할까? 친누나도 아닐뿐더러,그 지랄맞은 성격때문에 남이라고만 생각했던 은하이기에
준후는 왠지 과감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해?사람 앞에 놓고.마셔."
"아..그래."
준후는 윤경의 잔에 건배를 했다.부킹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인지,성수와 정현은 또다시 스테이지로 나간듯,룸
안은 둘 뿐이었다.
준후는 마음의 결심을 하고는 피식 웃었다.왠지 모르게 요새는 재미있을것만 같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
나는거 같아 즐거웠다.
"그럼 강은하 전에....이 아이에게 정보를 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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