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마지막회.
겨울로 접어들면서 눈이 많이 내렸다. 그리고 모든 방송과 언론에는 박 목사의 타락에 관한 기사로 연일 시끄러웠다. 기혁은 박 목사가 그 동안 관계를 맺은 모든 여자들의 영상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테이프를 빼내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기혁이 빼낸 수많은 테이프들 속엔 이 지역 유지들의 아내들도 있어 놀라웠고, 오래된 테이프엔 어린 윤경과 함께 다른 소녀들의 것도 있었다. 박 목사의 섹스성향은 일정하지 않고 즉흥적이면서 다양해 보였다.
기혁은 여신도들의 영상은 불태워 버렸다. 목적은 박 목사였지 여신도들이 아니었고, 굳이 가정을 파탄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기혁은 소녀들의 영상만을 경찰에 보냈고 박 목사는 구속되었다. 이제 박 목사는 완전히 사회적으로 매장되었다. 택민의 일이 겹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더 빨리 해결되었을 것이었지만, 윤경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날과 겹쳐서 언론에 보도 돼 공교롭게도 그녀에겐 합격축하 선물이 되고 말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 아파트의 남자들은 모두 변해있었다. 난 이들이 그저 또 다른 자극에만 매달리는 줄 알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아내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준규는 혜경이 임신하자 전혀 딴 사람처럼 변했다.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갔고, 술과 담배도 끊어버렸다. 나는 혜경의 뱃속의 애가 내 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웃으며 아쉽게도 아니라고 했다. 나와의 일을 거치며 준규는 혜경에게 다른 매력을 느꼈는지 신혼 때처럼 자신을 못 살게 굴었다고 했다.
그것은 승백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순간부터 병숙에게 빠져들어 누구보다도 자기 아내를 챙기며 가정적인 남자가 되었고, 혜경처럼 임신한 상태였다. 규식과 영인, 두석과 양순도 전보다 더 부부간의 금실이 좋아져 정관수술을 받은 것이 후회가 된다고 할 정도였고, 정란과 정희는 이제 남자들과의 관계보다는 돈을 모으는 재미와 아이들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이들은 나와 같은 쓰레기는 아니었다. 나는 새로운 기회를 자극을 얻는 것에만 집중했지만, 이들은 삶의 윤활유로 사용했던 것이었다. 윤경도 그랬고, 승희도 그랬고, 동남이 봉섭이 성태도 새로운 삶의 기회에 대해 겸손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결국, 난 택민의 말대로 쓰레기였다.
은아는 이제 본사의 일을 완전히 정리하고 일에서 해방됐고, 기혁과 대협도 백화점이 안정되자 서울로 올라가 비행청소년 일에만 매달렸다. 나도 아파트를 떠나 서울에서 생활했다. 나와 수민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은 많이 아쉬워했지만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나도 그렇고 수민도 그렇고 다시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변호사를 통해 나와 수민의 이혼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우리의 관계와 지금까지의 상황을 잘 모르는 국현은 수민과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치기어린 나의 복수극은 이렇게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나와 은아는 윤경과 승희, 그리고 동남, 봉섭, 성태를 데리고 스키장으로 놀러갔다. 윤경은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고, 승희가 솔로데뷔를 앞두고 있는 것을 축하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은아는 볼수록 대단한 여자였다. 그런 일을 겪고도 나를 걱정했고 애들을 챙겼다. 그러고 보니 난 은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윤경과 승희는 꽤 친해보였고, 남자 녀석들과도 전의 일은 없었던 것처럼 모두 친해져 있었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 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스키를 즐기다가 카페에 들어가자, 모든 남자들이 윤경과 승희를 쳐다봤다. 윤경과 승희는 원래 예쁘기도 했지만, 은아가 화장을 기가 막히게 해줬기 때문이었다.
나와 은아는 애들끼리 놀게 하고 방으로 들어와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갔다.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 나른 해 지며 피로를 풀어줬다. 은아의 팔뚝엔 문신이 있었다. 뜬금없이 문신이라니? 은아가 타투를 좋아했었나? 자세히 보니 택민에게 강간당할 때 생긴 담배 빵을 가리기 위해 문신을 한 것이었다. 그 상처를 보자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난 은아를 당겨 안아주었다.
“수민씨...정말로 이제 안 만날 거예요?”
“... ...”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 은아가 돌아서 내 위에 앉았다.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내 양 볼을 잡고 늘였다, 줄였다하며 장난을 쳤다.
“어이구!~ 우리 찬웅씨는 왜 이리 겁이 많을까 몰라...?”
택민의 일이 정리되고 은아는 계속 수민을 만나야 한다고 했지만, 난 그녀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민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한, 그냥 그렇게 정리가 되길 바랐고 수민 또한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 때문인지 나를 피하고 있었다. 수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긴...나 조차도 내 자신이 뭘 원하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수민은 말해 뭐 하겠는가.
은아는 계속 장난을 치다가 내 얼굴 앞에 바짝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찬웅씨...”
“응?...”
은아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녀의 반응에 난 조금 긴장이 됐다.
“윤경이랑 승희가... 당신을 깨끗하게 포기해준데요...”
은아의 그 말에 내가 크게 웃었다.
“고맙죠? 걔들...하하하...!”
포기라...윤경과 승희의 포기는 내가 수민을 만나지 않는 것과는 다른 의미 같았다. 나의 포기는 단순하게 끝을 의미했지만 윤경과 승희의 포기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 시작...새로운 시작?
난 정말로 오랜만에 크게 웃었고, 은아도 함께 웃었다. 우리의 웃음소리는 욕실을 울려 거실로 흘러나갔다.
이틀이 지나고 난 백화점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수민을 만났다. 은아는 내가 수민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계속 나를 설득했고, 수민도 은아에게 설득 당했는지 나를 만나겠다고 해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많이 ...변했네?”
“당신도 많이 변했어...”
난 수민 앞에 봉투를 내밀었다. 이혼서류였다. 수민은 그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렇게 해 달라고 할 때는 ...안 해주더니...”
수민은 백에서 도장을 꺼내 찍었다. 국현도 이제 마음고생을 털고 수민과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이, 봉투는 뭐야?”
“위자료야...진작 주려고 했는데, 일이 그렇게 됐다...”
수민은 통장을 받아들고 손을 떨었다.
“비밀번호는 우리...결혼식 날짜야. 년도 빼고, 월 일...알겠지? 잘 지내라. 나 같은 놈 만나 고생했던 거...잊고 ...국현이 형하고 한 번, 잘 살아봐...넌 잘 할 수 있을 거야...”
수민은 손도 떨었고, 얼굴 근육도 떨고 있었다.
“...이...이거...”
“...응?”
난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려다가 다시 수민을 돌아봤다.
“이...이거...세금, 내야하는 거야?”
“... ...”
난 쓴 웃음이 나왔다. 여기서 왜 저런 걸 물어볼까?
“...위자료는 세금이 없어...”
내가 밖으로 나 올 때까지 수민은 통장만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수민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는 말이 떠올랐다. 택민은 단번에 나를 알아봤지만, 나와 살을 섞으며 살았던 수민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었다. 택민은 복수와 돈 때문에 박형민이 필요한 것이었고, 수민은 자유를 위해 박찬웅이 필요했을 것이었다. 그럼, 수민은 내게 무엇을 위한 존재였을까?
회전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오자, 거짓말처럼 수민에 대한 어떤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다. 통장을 쥐고 주변을 살피는 수민은 더 이상 내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주차장에는 은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차에 오르자 은아가 시동을 걸며 나를 쳐다봤다.
은아는 궁금한 듯 내게 물었다. 난 이제 제주도로 떠날 것이었다.
“여긴, 추워서 이젠 싫어...”
“제주도도 겨울엔 추워...”
은아가 말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부드럽게 차가 움직이며 호텔 밖으로 달려갔다.
“아파트하고 별장은 어떻게 할 까?”
“모두 처분해...!”
난 창문을 내렸다. 찬 바람이 들어와 내 얼굴을 강하게 때렸지만 하나도 차갑지 않았다.
“찬웅씨, 우리 결혼할래?”
바람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나랑 결혼하자고!!!!~”
내가 은아를 바라보자 그녀가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싫어!~~”
“왜?~~~~”
“위자료가 너무 비싸!!!!!~~~~~”
내 말에 은아가 깔깔대며 웃었다.
그렇게 8년이 흘렀다. 나는 정식으로 은아와 결혼해 딸 둘을 낳고 살고 있었다. 대협과 기혁도 결혼해서 각각, 아들과 딸을 낳고 10층짜리 빌라를 지어 함께 살면서 불우 청소년들과 비행 청소년들의 삶을 바꿔주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대협의 아내는 놀랍게도 윤경이었고, 기혁의 아내는 승희였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참 기묘했다.
윤경은 대학에 다니면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소녀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가 대협을 만났고, 그의 열정에 그만 반하고 말았다. 대협은 나이차가 많이 나서 계속 그녀를 거부했지만 윤경의 고집과 열정으로 결국, 두 사람은 결혼을 했고 지금은 잘 살고 있었다.
기혁과 승희의 만남도 황당했다. 난 8년 전 수민과 이혼을 하고 은아와 제주도에서 생활했었다. 기혁은 승희를 보고 첫 눈에 반했었지만 나와의 관계를 알고 포기했었다. 하지만 사람의 연이란 것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닌 듯 했다. 두 사람은 우연히도, 너무나 우연하게도 같은 날, 나를 만나기 위해 공항에 갔다가 그곳에서 만나게 됐다.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던 승희는 방송국 피디와의 일로 그 세계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던 시기라 은아를 만나 조언을 듣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날씨로 인해 비행기가 연착에 연착을 거듭했고, 결국 다음날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하루를 공항에서 보낸 기혁과 승희는 많은 대화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생겼고, 계속된 만남은 사랑으로 싹트고 말았다. 그 일로 승희는 가수데뷔를 포기하고 기혁을 택했다. 참 인연이란 신기한 것이었다.
대협과 기혁의 결혼으로 나와 은아는 제주도에서의 삶을 접고 서울로 올라와 10층짜리 빌라를 개조해 그들과 함께 생활을 했다.
“아!~~~여보, 빨리!! 아!!!!~~~”
나는 싱크대 앞에서 승희의 보지를 빨고 있었다. 승희의 보지에서는 물이 흘러 넘쳤고, 빨리 넣어달라고 외치는 그녀의 보지에 내 자지를 찔러 넣었다. 내가 그녀의 허리를 잡고 강하게 밀어 붙이자, 승희의 발이 들썩였고, 허리를 잡고 들어 올리자 승희가 고개를 돌려, 내게 키스를 해왔다. 난 승희의 보지에 삽입한 채로 그녀를 들고, 거실로 걸어갔다.
거실 소파에선 은아가 기혁과 대협에게 공략 당하고 있었다. 기혁은 은아의 보지에 자지를 넣고 있었고, 대협은 은아의 똥구멍에 삽입한 상태였다. 은아는 승희와 윤경 하고는 다르게 항문섹스를 즐겨했다.
내가 바닥에 눕자, 승희의 엉덩이가 정면으로 보였고 그녀가 내 다리를 잡고 엉덩이를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찌걱거리는 소리와 은아의 신음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승희의 엉덩이 움직임이 빨라질 때, 윤경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내 젖꼭지를 깨물기 시작했고, 눈이 뒤집히는 것 같은 흥분이 밀려왔다.
윤경은 계속 내 젖꼭지를 깨물다가 위로 올라와 엉덩이를 내 얼굴 쪽으로 들이댔다. 난 윤경의 보지와 똥구멍을 미친 듯이 빨아댔고, 갑자기 승희가 비명을 지르며 뜨거운 물을 쏟아내고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거실 바닥에 누운 승희의 보지에선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 자지가 아직 꼿꼿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자, 윤경이 밑으로 내려가 자기 보지에 내 자지를 끼워 넣었다.
“흐응!~~아!~~여보!~~~”
난 상체를 일으켜 윤경을 깔고 정상위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윤경이 신음소리를 내 뱉었고, 은아는 눈을 뒤집은 채, 울고 있었다. 갑자기 내 엉덩이가 화끈 거렸다. 어느새 승희가 내 엉덩이에 혀를 집어넣고 빨고 있었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고, 윤경이 비명을 질러댔다. 머릿속이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난 윤경의 보지에 울컥 울컥 사정을 해 버렸다.
승희는 계속 움찔대는 내 엉덩이를 빨아주고 있었다. 기혁이 은아에게서 자지를 빼고 승희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기혁의 자지를 빨아주기 시작했다. 대협은 이제 은아의 똥구멍에서 자지를 빼내, 다시 은아의 보지에 찔러 넣고는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해댔다.
은아가 또 다시 격한 소리를 질러대자 좆 질을 하던 대협이 은아의 보지에 왈칵, 사정을 했고, 기혁은 승희의 입에 사정을 했다. 승희는 기혁의 자지를 입에 문 채로 그의 정액을 꿀꺽, 꿀꺽 잘도 마셨다.
은아는 내 딸을 낳았지만, 대협의 딸도 낳았다. 승희는 기혁의 딸을 낳았지만 내 아들도 낳았다. 윤경은 대협의 딸을 낳았지만 기혁의 아들도 낳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정관수술을 받았다. 나와 대협, 기혁은 고아였기 때문에 항상 외로움에 시달렸었다. 그리고 은아도 그렇고, 윤경, 승희도 가족이 있었지만 우리와 처지가 비슷했기 때문에 이런 생활이 가능한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있어서 완벽한 보험이었다.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의 생활이 일치되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우리의 생활은 지탄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10층짜리 빌라에서 애들이 모르게 철저하게 생활을 했다. 1층은 주차장이었고, 2층은 애들의 놀이방이었다. 3층은 대협과 윤경, 4층은 나와 은아, 5층은 기혁과 승희가 생활했고, 6층 이상은 애들이 갈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9층은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사랑할 때만 가끔씩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꾸며져 있었다.
물론, 언젠가는 애들이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는 그것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에게 지탄받을 수 있는 생활이었지만, 우리에겐 현실적인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나와 대협, 그리고 기혁은 누가 먼저 죽더라도 남은 가족을 자신의 가족과 똑 같이 챙겨줄 것에 안심했고, 그것은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아파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수민은 국현과 결혼하지 않고 또 다시 도망치고 말았고, 지금 그녀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 일로 방황하던 국현은 정란에게 위로를 받다가 두 사람은 사랑이 싹트고 말았다. 이제 정란과 국현은 정식으로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고, 정희도 백화점에서 알게 된 연하의 남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었다.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와 친구로 지내며 왕래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소모적인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아파트 사람들은 수민과는 달리, 나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