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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인간 -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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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영부인과 이수>


 
  오니겐에게 협조를 부탁 받고, 시즈코 부인의 반짝이는 듯한 매끄럽고 부드러운
몸에 손을 댄 서너 명의 깡패들은, 그대로 부인을 들어올려, 커다란 매트리스
위로 옮겨갔다. 시즈코 부인은 육체도 마음도 그리고 목숨마저도 악마들에게
맡겨버린 듯이, 눈을 감고 그들이 하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두세 명이 부인의 뽀얀 어깨와 등에 손을 감고 들어올려 몹시 즐거운 듯이
영차 영차 소리까지 내가면서 매트 위로 옮겨갔다. 손이 뒤로 돌려져 무명
끈으로 결박당한 채, 매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시즈코 부인은, 술기운으로
붉게 상기된 아름다운 얼굴을 좌우로 돌렸다.
 
  "꾸물꾸물하지 말고, 이제부터 시작하는 쇼를 손님들에게 설명해야할 거
아니야."
 
  오니겐이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롭게 퍼부었다.
 
  시즈코 부인은 분장 실에서 오니겐에게 교육받은 대로, 이제부터 연기해야
하는 잔혹한 행위에 대해서 주위를 가득 매운 남자들과 이와자키의 첩들에게
설명해야만 했다.
 
  "도대체 이제부터는 어떤 쇼를 보여 주려는 거야?"
 
  이제 쇼장 분위기에도 익숙해지고 술에 취해 한층 대담해진 두 명의 악녀,
가즈에와 요오코는 매트리스 위에 천장을 향한 채 누워 있는 시즈코 부인의
옆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사모님들께서 가장 좋아하실 방법이에요. 이제부터 그것을 스테타로 주인과
함께 시즈코가 여기서 연출해 보이겠습니다."
 
  시즈코 부인은 눈을 들어 슬프게 가즈에와 요오코에게 말했다.
 
  "우리가 제일 좋아할 방법이라는 것이 도대체 뭐야? 그렇게 거드름피우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봐."
 
  가즈에가 부인의 하얀 볼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즐거운 듯이 말했다.
 
  그러자 오니겐이 싱글거리며 다가와서, 그녀들에게 의미를 설명해주었다.
 
  "에이, 싫어. 호호호."
 
  가즈케와 요오코가 동시에 기가막히다는 얼굴로 웃자, 찌요와 가와다가 각각
손에 향수병을 들고 부인에게 다가왔다.
 
  "자, 부인. 침실 에티켓에 대해서 모두에게 설명해주지 않겠습니까?"
 
  찌요는 향수병의 뚜껑을 열면서 부인에게 다음 설명을 요구했다. 시즈코
부인은 조용히 두 눈을 뜨고 가즈에와 요오코를 바라보았다.
 
  "이런 애정 표현을 하기 전에는 침대 에티켓으로 아내가 주위에 향수를 뿌립니다.
찌요 씨, 가와다 씨.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즈코 부인의 괴로운 설명은 계속되었다.
 
  "두 분들에게 이런 부탁까지 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해서요."
 
  시즈코 부인은 응석을 부리듯이 말하였다.
 
  "향수는 이제 충분히 뿌렸어요. 다른 향수가 필요하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부인?"
 
  찌요는 금니를 드러내고 이죽거리듯이 말하면서, 시즈코 부인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튀겼다. 아무리 몸부림쳐봐도, 드디어 오늘밤에, 결국 미모의 영부인은, 잔혹한
스테타로와,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이었다. 더구나 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 앞에서 기묘한 애정 행각을 벌이며, 밤새 야비한 남자들의 주문대로
희롱 감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자, 찌요는 이윽고 시즈코 부인에 대한 원한이
사라지는 듯,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 기분도 잠시뿐. 이제부터 시작되는 시즈코 부인과 스테타로의
실연을 보다 효과적이고 흥미 있게 진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이를 악무는 것이었다. 찌요와 마찬가지로 가와다도, 예전의 주인이던
아름다운 시즈코 부인의 붕괴에 힘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가와다와 찌요가
일을 마치고 나자 아까부터 가까이서 닭다리를 씹으며 대기하고 있던 스테타로가
오니겐의 눈짓에 일어났다.
 
  "확실히 해라."
 
  구경꾼들은, 가슴에 털이 난 레슬링 선수 같은 모습의 스테타로를 보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스테타로는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주위의 손님들을
둘러보고 걸치고 있던 웃옷을 벗어던졌다. 와 하는 구경꾼들의 탄성과 웃음소리가
소용돌이쳤다.
 
  "와. 저거 대단한데."
 
  남자들은 얼굴을 마주보며 혀를 내둘렀다. 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두자는 찌요의 의견에 스테타로는, 매트리스에 무릎을 꿇고 앉은 부인의
뒤에서 부인을 끌어안으며 서로의 볼을 마주 대는 것이었다. 두 사람 앞에서
찌요가 카메라를 들고 서자, 그것을 신호로 해서 아까부터 대기하고 있던,
모리다파의 졸개들이, 사방에 배치돼 있는 촬영용 조명을 켰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가와다가 8밀리 촬영 카메라를 들이댔다.
 
  스테타로와 볼이 맞닿자 부인의 상아빛 볼이 얼어버린 듯이 경직되며 무의식중에
두 눈을 꼭 감게 되었다.
 
  "잠깐만. 그렇게 눈을 꼭 감고 있으면 안 되잖아. 스테타로와 인연을 맺기
전에 기념 촬영을 한다고 말했잖아. 자, 부인. 눈을 크게 뜨고 행복한 얼굴로
웃어봐."
 
  찌요가 말하자 시즈코 부인은 살짝 눈을 뜨고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어둡고
슬픈 눈동자를 찌요의 카메라로 향했다. 매트리스 위를 향해 일제히 켜진 조명
빛에 시즈코 부인의 우수에 찬 우아한 얼굴이 한층 더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듯했다.
 
  찌요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셔터를 누르고 나서, 이번에는 각도를
바꿔 뒤쪽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무엇에 홀린 듯이, 마구 셔터를 눌러댔다.
스테타로의 짐승 같은 외모와 시즈코 부인의 선녀같이 빛나는 미모, 그러한
불균형이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오니겐이 지은
미녀와 야수의 쇼라는 쇼의 제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자, 이제부터 신랑 신부는 달콤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 난 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프랑스식 쇼에 들어가겠습니다."
 
  오니겐이 술기운으로 붉어진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매우 기분 좋은 표정으로
홀 안을 가득 메운 손님들에게 소리쳤다.
 
  구경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분장실 안에서 오니겐과
스테타로에게 지시 받은 대로 연기를 시작하는 부인은 드디어 나락의 코스를
더듬어 가게 되는 것이었다.
 
  시즈코 부인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미련을 버린 듯이, 지금까지
숙이고 있던 얼굴을 살짝 들어 스테타로 쪽으로 돌리며, 응석을 부리듯이 어깨와
등을 스테타로에게 더욱 밀착시켰다.
 
  "이봐요, 당신. 좀더 세게 시즈코를 껴안아주세요."
 
  시즈코 부인이 뜻밖으로 갑자기 자신에게 교태를 떨며 몸을 밀착시켜오자
스테타로는, 한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시즈코는 오늘밤엔 당신의 것이에요. 귀여워해 주시지 않으면 싫어요."
 
  시즈코 부인은 눈을 감고, 타는 듯한 붉은 입술을 스테타로의 입술로 가져갔다.
 
  "당신은 대단해요."
 
  접근해오는 시즈코 부인의 부드러운 입술에, 스테타로는 자신의 입술을 꼭
가져다댔다. 다시오, 오니겐, 가와다, 찌요는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득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다시오는 찌요에게 손짓을 해 자신의 옆에 앉게 한 후,
잔을 건네 술을 따라주며,
 
  "이런 분위기라면 저 시즈코가 스테타로에게 오늘 원활하게 부부의 관계를
맺어줄 것 같은데. 하하하. 어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지 않아?"
 
  다시오의 말에, 찌요는 비굴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이렇게 된 것은 사장님과 오니겐 씨의 덕입니다. 그런데 시즈코가 임신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지요?"라고 웃으면서 말하자, 오니겐도 기분 좋은 얼굴로 다가와서
말했다.
 
  "헤헤헤. 점점 분위기가 달아오르는데요. 스테타로 녀석도 오늘은 오래간만에
여자를 품어본다고 상당히 긴장을 하던데…… 게다가 상대가 절세의 미녀이니
입으로 한 번, 몸으로 다섯 번, 총 여섯 번은 손님들을 기쁘게 해주겠다고
별렀어요."
 
  "뭐라고, 그렇게까지?"
 
  찌요가 쿡쿡거리며 입을 막고 웃었다.
 
  오니겐의 설명에 의하면 스테타로의 1회당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데, 여섯 번이나 한다면 다음날 아침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니겐 씨. 시즈코는 출신 성분이 좋은 귀부인인데, 저런 변강쇠
같은 놈에게 걸렸으니 몸살이라도 나지 않을까요? 귀중한 상품을 저렇게 심하게
다뤄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시오가 걱정하자 오니겐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글쎄요. 도중에 두세 번 정도 기절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기절한다면 물이라도
끼얹어 정신을 차리게 해야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계속 시킬 거예요. 이렇게
계속하면 스테타로 몸에 익숙해져, 몸도 마음도 쇼의 스타로 재탄생하고 관록도
붙어가겠지요. 예전에, 하루에 몇 번씩이나 손님을 상대하던 창녀를 훈련시킬
때도, 스테타로 같은 절륜 남을 상대하게 해서 단련시켰어요."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육체를, 창녀처럼 저항력이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스타의 교육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약간 바보이기는 하지만 스테타로 맛을
한번 본 여자는 그 맛을 잊지를 못하지요. 시즈코 부인도 조금 있으면……
히히히."
 
  오니겐은 즐거운 듯이 웃으며, 다시오의 어깨를 두드리고 시선을 무대 쪽으로
돌렸다. 스테타로와 시즈코 부인은 숨을 거칠게 내쉬며 농도 짙은 키스 신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윽고, 스테타로에게서 입술을 뗀 시즈코 부인은, 오니겐의 연출대로 상기된
스테타로의 볼에 자기 볼을 가져다대고 비비면서, 응석을 부리듯이 몸을 꼬는
것이었다.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시즈코에게 프렌치 키스를 해주세요. 괜찮으시겠어요?"
 
  "헤헤헤. 물론이지."
 
  "정말 기뻐요. 당신이 좋아하는 향수를 바르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손님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입을 벌린 채, 바보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시즈코 부인은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 변함없이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안타까운 듯 몸을 뒤틀면서 애원했다.
 
  "당신을, 당신을 꼭 안을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아아, 이 줄을
풀어주세요."
 
  "아니야, 괜찮아. 양손은 사용할 수 없지만 입은 쓸 수 있잖아."
 
  구경꾼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스테타로는 이런 일이 전문인 남자라서인지,
싱글거리거나 안절부절못하는 일없이 묘하게 생기가 도는 표정이었다.
 
 
 
  "자, 마지막으로 조금 상의를 해보자
 
  라고 말한 오니겐은, 스테타로를 부인의 옆에서 밀쳐내고, 매트리스 위에
묶인 채 나체로 앉아 있는 부인의 옆에 앉았다. 스테타로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주위를 빼곡이 채우고 있는 구경꾼들에게 양다리 사이에 자신있게
솟아 있는 육봉을 내밀어 보이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대단한 물건이구나. 꼭 말의 그것 같구나."
 
  깡패들이 웃자 스테타로는 더욱 득의에 찬 모습으로 허리를 움직이며 그
거대한 육봉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완전히 바보 아니야!"
 
  오니겐은 그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다가, 곧 찌요와 긴코 등을 불러 회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펠라치오부터 시켜보지요."
 
  긴코가 즐거운 표정으로 제안하자 오니겐이 고개를 끄덕이며,
 
  "스테타로는 처음에 먼저 한번 정액을 쏟게 하면 그 후에 묘하게 흥을 내는
편이지. 어쨌거나 정력 하나만은 대단한 놈이야."라고 말하고 살짝 웃으면서
긴코와 아케미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이제 촬영 준비도 전부 끝났으니 될
수 있으면 이 미인의 얼굴에 정액을 쏟게 하는 것이 필름 값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오니겐은 말했다.
 
  "그런데 그 방법은 이 여자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지금은 무리가 아닐까요?"
 
  아케미가 묻자,
 
  "어쨌든 부부가 되었으니, 곧 그 타이밍을 알 수 있을 거야."
 
  하고 긴코가 대답했다.
 
  "그래, 당황할 필요 없어. 조금만 훈련하면 곧 요령을 알게 될 거야. 어쨌거나
이 여자는 대학까지 나온 머리가 좋은 사람이잖아."
 
  오니겐이 빈정거리며 웃었다.
 
  "뭐야, 그거 상당히 재미있는 얘기네."
 
  찌요가 흥미를 보이며 끼여들자 오니겐은 에로 필름이라는 것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 남자의 체액이 얼굴로 쏟아지는 그런 영화도 있구나!"
 
  하고 찌요는 웃었다.
 
  "그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남편을 만났으니 이 여자도 빨리 그 요령을 터득해서
모리다파의 자금 모집에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어?"
 
  찌요는 마치 죽은 듯이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긴코는 그런 부인에게 다가가 턱에 손을 대고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며 아케미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는 것이었다.
 
  "대기업 영부인의 이런 아름다운 얼굴이 고릴라 같은 남자의 사정을 받아
끈적끈적 젖는 그런 걸작 영화를 빨리 보고 싶구나."
 
  "잠깐. 부인, 듣고 있는 거야?"
 
  치밀어 오르는 분욕을 필사적으로 견디며 억지로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부인이 얄밉게 보였는지 아케미는 부인의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듣고 있어요. 악마라도 생각해내지 못할 방법을 잘도 만들어낸다고 감탄하면서
말이에요."
 
  부인은 빈정거리며 말했다.
 
  "어쨌든 오늘은 스테타로를 그 예쁜 입으로 빨아서 한번 사정을 시키고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부부 관계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지요."
 
  긴코는 즐거운 듯이 말했는데 그때 손님들의 히히덕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스테타로의 우뚝 솟은 육봉에 가죽끈으로 연결된 술병이, 스테타로가 춤을
추는 대로 좌우로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던 것이었다.
 
  "완전 바보이기는 하지만, 저런 식으로 막간을 메워 도와주는 경우도 있구나."
 
  오니겐은 스테타로의 바보 춤을, 쓴웃음을 지으며 보고 있는데 긴코가 옆에서
거들었다.
 
  "그래도 저런 말 같은 페니스가 이 정숙한 부인의 입에 들어갈까? 그러다가
입이라도 찢어지면 어떻게 하지?"
 
  "괜찮아, 괜찮아, 상대는 사랑하는 남편이야. 사랑이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가 있는 법이지."
 
  아케미는 이렇게 말하다가 객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요시코를 발견하고는
손짓을 해 불렀다.
 
  "이제부터 부인이 스테타로를 빨아줄 거야. 내가 부인에게 루즈를 발라줄
테니까. 그 동안에 네가 미츠코에게 가르쳐준 여러 가지 기교를 부인에게도
가르쳐 줘."
 
  아케미는 요시코에게 이렇게 말하고 핸드백에서 루즈를 꺼내며, 머리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턱을 잡고 세게 얼굴을 들어올렸다.
 
  "이 여자에게 스테타로를 빨게 하는 거야. 그것도 꽤 중노동이지. 저렇게
술병을 걸고도 끄덕 없을 정도의 굵기를 가진 남자야. 턱이 후들거릴 정도로
한번 해봐."
 
  요시코가 이렇게 말하자
 
  "그렇게 하지."
 
  하면서 오니겐이 동의했다. 성의 노예로서도 시즈코 부인은 여기에서는 최고였기에
저 괴물급 바보 남자라면 상대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오니겐은 말하는
것이었다.
 
  "또 그렇게 해서 단련시켜야 우리들도 훈련시킨 보람을 느끼지."
 
  오니겐이 위엄 있게 보이려 애쓰면서 말하자,
 
  "잠깐, 오니겐 선생."
 
  찌요가 옆에서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스테타로 씨에 대해 매번 바보라느니 괴물이라느니 하면 시즈코 부인에게
실례가 아닐까요? 스테타로 씨는 이제 이 부인의 새로운 남편이 될 사람이잖아요.
머지않아 스테타로 씨의 아기까지 낳을 테고요. 안 그래요, 시즈코 부인?"
 
  콧소리를 섞어 이죽대며 부인의 탄력 있는 우윳빛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하는
것이었다. 무명 끈에 뒤로 손이 꽁꽁 묶인 시즈코 부인은 정좌한 채 긴코에게
턱이 들리고 아케미에게 루즈가 발려지면서 그 굳게 감은 눈초리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라! 울고 있는 거야? 뭐가 어떻다고 그래? 이미 각오는 하고 있었던 거
아니야?"
 
  시즈코 부인에게 루즈를 발라주던 아케미가 부인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고 말했다.
 
  "그러면 안 되지, 부인."
 
  오니겐은 요시코가 따라준 술을 한잔 마시고 나서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스테타로 같은 베테랑과 콤비를 이뤄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리는 것이겠지, 안 그래?"
 
  오니겐은 꾸짖듯이 말하며 부인의 부드러운 귓불을 무자비하게 잡아당겼다.
그리고 갑자기 위압적인 태도로,
 
  "오늘은 손님도 많이 오셨다. 이 계통의 스타로서 요염하게 연기해야 한다.
어쨌거나 일단 스테타로를 한번 사정시키지 않으면 손님들도 납득 못 할 것이고
나도 용서하지 않겠다."
 
  하고 부인에게 다짐시킨 뒤, 나머지 코치는 요시코가 맡으라고 지시를 한
오니겐은, 부인 앞에 요시코를 앉게 했다.
 
  요시코에게는 실기 지도를, 오니겐에게는 연기 지도를 받으며, 고분고분하고
애잔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찌요는 말할 수 없이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드디어 시즈코 부인이 잔혹하고 비열한 스테타로와 이곳에서 부부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자 찌요는 가슴속의 체증이 한꺼번에 쓸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어이,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거야? 저 고릴라 남자의 술병 춤은 이제 충분하다."
 
  쇼 개막을 목 빠지게 기다리던 남자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가와다는
당황하며 손님 앞에 서서 인사를 시작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쇼의 제목은 노예 부인입니다. 이런 미인 노예 한
마리를 집에서 기를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고릴라 남자가 노예 부인을
사육하고 있는 정경을 감상하시게 되겠지만, 저희들의 사전 준비가 불충분해서
완전히 지도를 못 했습니다. 그래서 코치도 함께 등장해 분장 실에서 지도하던
장면을 보여 드릴까 합니다."
 
  뭔가 요령 없이 말하고 있음을 느낀 가와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빨리 시작이나 해라."
 
  관객들의 항의를 고스란히 뒤집어쓴 가와다가 물러가자 오니겐이 매트리스
위에 의자를 올려놓고 그곳에 벌거숭이인 스테타로를 서둘러 앉게 했다. 스테타로가
앉은 의자의 바로 앞에는 무명 끈에 묶인 시즈코 부인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깊숙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부인의 얼굴에는 흘러내린 몇 가닥의 머리칼이
덮여있었다. 손님들에게, 부인의 그런 모습은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색향이
흐르는 농익은 여자라는 느낌을 주었다.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던 가즈에와
요오코 마저도,
 
  "저 여자는 같은 여자인 우리가 봐도 반할 정도로 예쁜 여자야."
 
  하고 옆에 앉아 있던 다시오에게 말할 정도였다.
 
  "그렇지요. 우리 가게에 있는 미인 노예들 중에서는 최고입니다."
 
  다시오는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즈에와 요오코의 잔에 술을 따랐다.
 
  "저 미인이 우리 가게에서 어떻게 훈련을 받았는지 그것을 술안주 삼아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오가 그녀들에게 말했을 때, 붉은 훈도시 하나만 차고 등장한 오니겐이
손에 들고있던 푸른 대나무로 시즈코 부인의 허리를 찰싹 때렸다. 오니겐은
훈련 사로서 특별 출연하여 으름장을 놓듯이 부인에게 소리를 질렀다.
 
  "자, 시작하자. 우선 남편의 발바닥부터 핥아라."
 
  오니겐에게 무자비하게 등을 떠밀린 시즈코 부인은 무릎으로 걸어서 의자에
앉아 있은 스테타로 쪽으로 기어갔다. 그와 동시에 스테타로가 기계 인형같이
다리를 들어올려 발목을 시즈코 부인의 기품 있는 코 쪽으로 들이댔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객석 쪽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느닷없이 안면에 들이닥친 고릴라 남자의 발을 본 부인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어느 틈엔가 낭패스런 기색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반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어, 서방님의 발바닥을 못 핥겠다는 거야? 너, 도대체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오니겐이 푸른 대나무로 매트리스를 내려치자, 스테타로는 들어올린 발을
부인의 부드러운 어깨 위에 올리고 재촉하듯이 발로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객석에서는 또다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시즈코 부인은 체념한 듯이 자신의 안면으로 향해 있는 스테타로의 발바닥을
눈을 질끈 감은 채 입술로 눌러댔다. 자기는 악마들에게 사육되고, 훈련받으면서
마조히즘의 기쁨을 안 여자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던 부인은, 스테타로의
거친 발바닥에 입술을 가볍게 대고 혀끝으로 쓰다듬듯이 핥기 시작했다. 이
잔혹한 남자의 발바닥을 혀끝으로 애무해야 한다는 역겨움 같은 오욕 감은,
나는 마조히즘 여자다라는 자기 최면을 거는 사이에 이상하게도 희박해져
가는 것이었다.
 
  "다음은 발가락을 하나하나 입에 집어넣어 빨아라."
 
  오니겐이 울부짖듯이 명령하자 부인은 스테타로의 발가락을 하나하나 입에
넣어 빨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웅성거리며 야유를 보내던 관객들도 어느틈엔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져, 이 노예 부인의 쇼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조용히 빨고만 있으면 곰같이 보이잖아. 좋아한다든지 사랑한다든지
남편에게 사랑의 말을 해보라고."
 
  오니겐은 부인이 유순하게 스테타로의 발가락을 애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준엄하게 조교사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었다.
 
  "좋아해요. 저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어요."
 
  오니겐이 강요한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 다시 한번 스테타로의 발가락을
입 속에 넣어 애무하는 부인. 그 꼭 감은 두 눈에서는 또다시 뜨거운 눈물이
한 방울씩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올 때까지 온 자기의 가련한
신세에 대한 자조의 눈물이면서, 한편으로는 조금은 피학적인 쾌감도 섞여있었다.
 
  "좋아. 다음은 남편의 저 훌륭한 물건에게 봉사해라."
 
  오니겐은 푸른 대나무로 부인의 하얗고 매끄러운 등을 밀면서 드디어 부인을
오욕의 극한으로 몰아넣었다.
 
  "공손히 인사하고 나서 입 속에 넣어라. 잘 알고 있겠지."
 
  오니겐이 또 다시 대나무로 등을 밀자, 부인은 무릎으로 엉거주춤하게 스테타로의
하복부 쪽으로 결박당한 나신을 옮겨갔다. 가슴에 짐승같이 검은 털이 무성하게
나 있는 스테타로는 시즈코 부인이 하복부 쪽으로 머뭇머뭇 다가오는 것을
보고 가랑이를 크게 벌렸다. 그리고 털이 무성한 육봉을 득의 만만하게 흔들면서
누런 이를 드러내고 꺽꺽대며 웃는 것이었다.
 
  스테타로가 흔들어 보이는 복부 사이의 거근으로 눈이 간 부인은, 창백하던
얼굴이 갑자기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겁먹은 듯 그것에서 눈을 돌리는 시즈코
부인의 어깨 위에 오니겐의 대나무가 작렬했다.
 
  "그렇게 자꾸 때리시면 불쌍하잖아요. 부인의 의욕이 더 꺾여버릴 거예요."
 
  술에 취한 긴코 무리들이 한쪽 구석에서 달려와 웃으면서 오니겐의 손에서
대나무를 빼앗았다. 긴코와 아케미는 시중들 듯이, 스테타로의 앞에 앉아 있은
시즈코 부인의 양옆으로 다가갔다.
 
  "자, 여기까지 왔으니 용기를 내야 해. 여학생인 미츠코도 후미오를 상대로
잘 해냈다던데."
 
  긴코가 말하자 옆에서 요시코가 웃으면서 긴코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인은 스테타로와 재혼한 거야. 그거 몰라? 부인은 스테타로의 아기까지
낳을 결심을 했다니까."
 
  긴코의 말을 듣고 있던 시즈코 부인의 전신은 얼어붙듯이 굴욕감에 굳어왔지만,
모든 것을 떨쳐버리려는 듯, 머리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저, 시즈코가 스테타로를 이렇게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세요."
 
  부인은 긴코들에게 교육받은 대로 스테타로를 향해 어렵게 말했다.
 
  "자, 한마디 더 있지?"
 
  긴코가 부인의 어깨를 흔들자 부인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당신도 저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보여주세요. 저를 사랑한다면 제 입안에서
사랑을 이루게 해주세요. 저는 당신의 사랑의 물을 마시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하며 숨이 가쁜 듯이 애원하는 것이었다.
 
  "그래 잘했어, 부인. 자, 손님들도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시작해."
 
  긴코가 재촉하며 부인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자, 부인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으로 무릎으로 기어 스테타로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스테타로의 이 거대한 육봉을 과연 자신의 입술과 혀로 빨아서 사정까지
시켜낼 수 있을까? 과연 끝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그 일을 해낼 수가 있는
것일까? 부인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죽고 싶은 기분에 오로지 음탕한 마음을
선동한 것뿐이라고 부인은 단념하고 그것에 입술을 대었다.
 
  스테타로는 동시에 한 손으로 자신의 거근을 쥐고, 부인의 코앞으로 들이밀었다.
 
  "부탁드릴게요. 이런 훌륭한 물건을, 저 이외의 다른 여자 입에 들어가게
하면 안 돼요."
 
  시즈코 부인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그 거대한 고깃덩어리의 끝에
입술을 비비고 서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한숨 소리가
터져 나오고 흥분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요기와도 같은 고상함과 정감의
향기마저 풍기는 미인이 저 시커먼 흉측한 육봉에 단정한 볼과 기품 있는 코를
비벼대며 꽃잎 같은 입술을 눌러대며 마사지를 하고 있다. 그것은 묘한 애욕
적인 광경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새털같이 부드러운 감촉을
지닌 시즈코 부인의 입술이 육봉의 머리를 자극하자 스테타로는 참을 수 없는
쾌락에, 자신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원숭이처럼 울부짖었다. 시즈코 부인이
입술을 벌려 혀끝으로, 팽창하기 시작하는 고깃덩어리의 머리에서 뿌리까지
서서히 애무해 나가자 스테타로는 가슴의 털을 쥐어뜯으며 또다시 으르렁거렸다.
 
 
 
  "아무리 봐도 저 녀석은 고릴라야."
 
  관객석에 찌요와 함께 앉아 있던 다시오가 웃으면서 찌요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습니까? 시즈코 부인을 드디어 여기까지 몰아왔으니 속이 시원하시지요?"
 
  다시오가 말하자 찌요는 말할 수 없이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이제 이걸로 저 여자는 다시는 햇볕으로 나오지 못할 거야."
 
  도야마 가의 재산은 모두 자기 것이 될 것이고 도야마의 전 부인은 저런
고릴라 같은 남자와 재혼하게 될 것이다. 찌요는 즐거운 표정을 왼손에 끼워진
비취반지를 다시오에게 보였다.
 
  "이게 이전에 모임이 있을 때마다 시즈코 부인이 끼고 나가던 반지야. 저
여자가 끼고있던 다이아 반지며 비취반지가 이제 전부 내 것이야. 이런 보석을
많이 가지고 귀족같이 살던 시즈코 부인이 지금 저기에 있는 저 여자야. 팬티
한 장 남지 않은 알몸뚱이의 여자 노예지. 이거 통렬한 인생 유전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역시 이 여자는 머리가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다시오는 찌요의 잔에
술을 따랐다.
 
  "다시오 씨, 저 시즈코 부인을 봐. 저렇게 입으로 핥고있는 것이 꼭 개를
생각나게 하지 않아?"
 
  다시오는 찌요가 가리키는 매트리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시즈코 부인은
오니겐과 긴코들이 부추기는 대로 입을 크게 벌리고 스테타로의 그것을 적극적으로
애무하고 있었다. 부인은 자신의 의지는 완전히 상실하고 음란한 악마들에게
잡혀 점점 화내기 시작하는 스테타로의 육봉에 무참한 애무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좋아요, 당신을 좋아해요."
 
  부인은 긴코 패들의 주문대로 스테타로에게 사랑의 말들을 속삭이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얼굴을 기울여 거대한 육봉의 머리를 핥아나가다가 그 뒤편에
달려있는 주머니마저 혀끝으로 한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시코의 지시대로 늘어진
주머니를 혀끝으로 들어올렸다가 입안으로 깊숙이 빨아들이는 것이었다.
 
  "명기의 소유자라는 것은,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는, 잘 모르는 것이지. 이
여자는 스테타로와 잘 어울리는 콤비가 될 거야."
 
  오니겐은 스테타로에 대한 부인의 적극적인 입술과 혀의 공격을 보고 만족스럽게
미소를 띠었다.
 
  "당신, 기분 좋아요?"
 
  부인은 묶여 있는 나신을 안타깝게 흔들며 고릴라 남자의 붉게 팽창한 육봉의
뿌리와 머리 그리고 덜렁거리는 주머니에도 쭉쭉 거리는 격렬한 소리를 내며
폭포 같은 키스를 퍼붓는 것이었다.
 
  나는 노예다. 나는 창녀다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남자의 피를 빠는 요부가 되어 나를 여기까지 전락시킨 악마들에게 복수를
해주는 거야.
 
  하는 생각이 불끈 치밀어 올라 부인은 이빨을 혀로 감싸고 불끈 솟아오른
스테타로의 육봉 끝의 뿌리까지,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었다.
 
  "좀더 입을 크게 벌리지 않으면 안 들어간다. 상대 물건은 말만큼이나 크다고."
 
  긴코들은 부인이 한결 적극적으로 변한 모습을 보고 신명이 나서 떠들었다.
 
  "그렇게 얌전하게 입을 벌리면 어떻게 하나? 계란을 삼키는 뱀처럼 입을
딱 벌려봐."
 
  아케미도 옆에서 거들자 부인은,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도 된 기분으로, 더욱
크게 입을 벌리고 스테타로의 그 뜨거운 살덩어리를 필사적으로 애무하면서,
거리낌없이 해치워내는 자신에게 문득 공포감을 느꼈다.
 
  자신의 몸 속 깊숙한 곳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요부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스테타로의 뜨겁게
경직된 육봉을 입 안 깊숙이 밀어 넣고 미친 듯이 혀끝으로 머리 쪽을 휘감았다.
 
  부인이 스테타로의 그것을 입 안 깊숙이 넣고, 결박당한 나신을 격렬히 뒤틀며
앞뒤로 얼굴을 움직이는 것을 본 관객들은, 일제히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거대한 남근을 입안에서는 어떻게 애무하는지에 대해서도 오니겐에게서
배웠던 부인은, 혀끝을 아래턱 쪽에 붙이고 육봉의 머리 쪽에 혀를 동그랗게
말 듯이 감싸 앞뒤로 격렬히 고개를 흔들어 강한 마찰을 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끔씩 입술을 떼고 충혈된 살덩어리의 요도 부근부터 늘어진 주머니의
아래쪽을 혀끝으로 더듬어 거칠게 핥고 다시 입을 크게 벌려 도전하듯이 입에
물고 땀에 흠뻑 젖은 어깻죽지까지 흔들리도록 빠는 것이었다.
 
  "이제 베테랑이 다 되었구나. 아주 잘 하는데."
 
  긴코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부인을 번들거리는 도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감탄했다.
 
  "아주 어울리는 부부가 될 것 같은데."
 
  오니겐도 빙그레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이 정도라면 서로의 엉덩이 쪽 구멍까지 핥는 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말한 오니겐은 의자 위에서 머리카락과 가슴을 쥐어뜯으며 몸을 뒤틀고
있는 스테타로의 머리를 손으로 두들기며,
 
  "좋겠구나, 너, 이런 미인에다가 잠자리 기술도 뛰어난 아내가 생겼으니.
짐승 같은 소리만 내지 말고 너도 뭔가 감상을 말해봐라."
 
  스테타로는, 충혈된 눈으로 오니겐을 바라보며 입만 뻐끔거리는 것이었다.
 
  "이 녀석, 흥분하면 말도 못 하나봐. 뭐야 칠칠치 못하게 침이나 흘리고.
아무 데서나 침을 홀리나?"
 
  오니겐은 스테타로의 머리를 두드리며,
 
  "너에게 꽃 같은 부인이 되어주신 저 미인은 원래는 부잣집 젊은 마나님이셨다.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를 낳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고맙다고 말씀드려라.
이제부터 시간 있을 때마다 열심히 사랑을 나누도록 해라."
 
  하고 말하며 웃었을 때, 오니겐은 스테타로의 벌려진 대퇴부의 근육이 희미하게
경련 하는 것을 보았다.
 
  "이 녀석, 슬슬 소식이 오나보군."
 
  오니겐의 그 말을 들었던 것일까. 스테타로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던
부인이 그 곳에서 입을 떼고 괴롭게 숨을 몰아쉬며 상체를 일으켰다.
 
  "벌써 휴식인가, 부인? 좀더 분발해봐."
 
  긴코와 아케미가 좌우에서 부인의 땀에 젖은 양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시
물리려고 하자 부인은 잠깐 기다려 달라고 애원하며 아름다운 눈썹을 찌푸리며
상체를 꼬듯이 비틀며,
 
  "턱이 마비되는 것 같아요. 부탁입니다. 물 한잔만 마시게 해주세요."
 
  하고 헐떡이며 말했다. 그러자 객석 쪽에서 찌요가 손에 술잔을 들고 매트리스
위로 올라왔다.
 
  "목이 마른 가? 이제 곧 스테타로 씨의 사랑의 주스를 듬뿍 마실 수 있을
거야."
 
  심술궂게 웃으며 말한 찌요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의 술을 갑자기 시즈코 부인의
괴롭게 일그러져 있는 입에 가져다댔다.
 
  "자, 힘이 좀 나게 이 술을 한잔 맛있게 마셔라."
 
  시즈코 부인은 반발하지 않고 살짝 눈을 뜨며 찌요가 주는 컵의 술을 목젖을
울려가며 마시는 것이었다.
 
  "자, 손님들이 잔뜩 기대하고 있어. 마무리를 하자."
 
  "다시 한번 스테타로에게 사랑의 대화를 속삭이고, 한번에 쳐들어가는 거야."
 
  긴코와 아케미는 술기운으로 안면이 붉게 물든 시즈코 부인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한쪽 볼까지 흘러내린 머리칼을 고갯짓으로 올려놓고
결박된 나신을 고쳐앉았다.
 
  "당신, 시즈코의 입안에도 괜찮아요. 시즈코를 사랑하신다면 제 입안으로……."
 
  시즈코 부인은 정감으로 요염하게 빛나는 젖은 눈빛으로, 스테타로의 얼굴과
짐승처럼 털이 무성한 가슴을 보며 다시 한번 그 다리 사이의 거대한 육봉을
도전하듯이 입술로 말아 감는 것이었다. 흘러내린 머리칼이 춤을 출 정도로,
미친 듯이 아래위로 고개를 흔들며 필사적으로 스테타로를 애무하는 부인을
보고, 긴코들은 그 기세에 부채질이라도 하듯이 박수를 쳐대기 시작했다.
 
  "보내버려, 보내버려, 고릴라를 보내버려라."
 
  관객들도 재미있다는 듯이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매트리스 위에까지 발을
들여놓는 것이었다. 시즈코 부인의 백설 같은 피부도, 그 아름다운 나신을
감고 있는 자색 무명 끈도 땀으로 축축해져 갔다. 그런 부인 옆에 있던 오니겐은,
관객의 탄성과 박수 속에서 부인의 귀에 입을 대고 말했다.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이번이 첫 번째 발사다. 스테타로는 양이 많다.
토해내면 절대로 안 돼. 좀 괴롭더라도 한꺼번에 꿀꺽 삼켜라. 만약 다 못
삼키면 나머지는 얼굴로 받아놓아라. 그러면 손님들이 아주 즐거워하실 거야."
 
  시즈코 부인은 연 분홍빛으로 물든 볼을 크게 부풀렸다가 수축시키면서,
거친 콧김을 내뿜으며 말하는 오니겐의 요구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계에 다다른 스테타로의 뜨거운 육봉은 부인의 입안에서 한층 팽창해,
부인은 볼과 턱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고깃덩어리를 숨죽여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부인은 필사적으로 육봉의
머리 쪽을 입술로 옥죄면서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조금 더 빨리, 조금만 더 분발해라."
 
  찌요도 미친 듯이 웃으며 재촉했다. 요시코도,
 
  "좀더, 힘껏 쭉쭉 빨아라."
 
  하고 부추기는 것이었다. 시즈코 부인도 이제 스테타로가 사정 직전까지
왔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무언가에 대한 한과 애증을 한꺼번에 여기서 폭발시키려는
심정으로 부인은 스스로를 광폭하게 만들면서, 입술로 표피를 말아 올리듯이
고깃덩어리를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하면서 울음 섞인 목소리로
졸라대듯이,
 
  "부탁입니다. 당신, 아직도 마음을 주지 않으시나요? 이렇게 사랑을 드리는
데도 사정해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하고 엉겁결에 말했다.
 
  "아앗, 이제 곧 나오려고 해."
 
  스테타로는, 갑자기 부인의 땀에 젖은 양어깨를 움켜쥐고 머리를 흔들면서
신음했다.
 
  "기다려요. 시즈코의 입안으로 사정하세요. 한꺼번에 다 쏟아 넣으세요.
당신이 좋아요."
 
  더듬더듬 신음하듯 말하던 부인은 자신에게도 절정의 쾌감이 도달하는 듯,
전신이 불기둥같이 타오르면서 다시 한번 입안으로 딱딱한 거근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와 동시에 스테타로는, 부인의 땀에 젖은 양어깨를 두 손으로 꼭
움켜쥐며 양 대퇴부가 부르르 떨렸다. 스테타로는, 신음 소리를 누르면서 다시
한번 온몸을 떨었다. 부인 입안의 육봉도 서서히 숨을 죽였다.
 
  스테타로의 격렬한 분사를 입안으로 받아들인 부인은 순간 낭패감으로 엉겁결에
입을 떼어내는 순간 스테타로의 뜨거운 체액이 넘쳐 부인의 상기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입을 떼면 안 돼."
 
  부인의 좌우에 서 있던 긴코와 아케미는 순간, 기가 질린 부인이 당황하며
고개를 들자 스테타로의 경련 하는 육봉을 다시 부인의 입안으로 강제로 밀어
넣었다.
 
  "이럴 때는 주저하면 안 돼. 그런 예쁜 얼굴을 끈적끈적한 체액으로 화장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긴코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스테타로의 분출물을 부인이 얼굴로 받아낸 것은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그 순간을 카메라로 찍는 사람도 보였고
기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 그래. 이제부터 판매용 필름을 찍을 때는 그런 요령으로 볼이나 콧날
쪽으로 분사 물을 받아라. 그 방법이 아주 박력이 있지."
 
  오니겐은 유쾌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즈코 부인은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리는 뿌연 체액의 감촉에 몸서리치면서도
스테타로의 잇단 발작을 입안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삼키려 했다. 찌요는
기분이 좋아져, 남자의 체액으로 젖어 있는 부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남편하고 호흡이 꼭 맞는군. 나도 이제 안심했어. 오니겐 씨는 이제부터
뒤쪽 구멍까지 서로 핥아주는 찰떡 궁합으로 서로 일하라고 했다."
 
  시즈코 부인은 그런 찌요의 사악한 야유를 무시하고, 가는 눈썹을 찡그려
체액이 흘러내린 볼을 천천히 수축시키면서 스테타로의 다량의 체액을, 질식할
듯한 괴로움을 참아가며 목구멍으로 흘려 넘겼다. 그런 시즈코 부인의 신경은
완전히 포기한 심정으로, 한도 애증도 일체 잊어버린 듯 황홀과 몰아의 상태를
헤매는 듯이 보였다. 스테타로가 분사한, 그 코에 훅 하고 닿는 새큼한 악취도
지각을 마비시켜 버린 부인에게는 어떤 고통도 느끼게 하지 않았고, 굳게 눈을
감고 머리카락이 흘러내린 상기된 두 볼을 수축시키면서 꿀꺽꿀꺽 목젖을 울리고
있었다.
 
  "어때, 남편의 주스가 맛있나?"
 
  찌요가 조롱하듯이 말하며, 부인의 등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부인은 체액을
입에 담은 채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여자 노예가 되었구나."
 
  찌요는 긴코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는 것이었다. 그것을 입안에 담고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기던 부인의 입으로 흰 점액질의 액이 새나왔다. 그러자,
 
  "어라, 사랑하는 남편의 주스를 홀리면 안 되지."
 
  하고 찌요는 입을 삐죽거렸다. 시즈코 부인의 입에 많은 체액을 배출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던 스테타로는 만족한 듯이 허리를 쭉 펴는 것이었다. 요시코가,
 
  "잠깐만."
 
  하고 부인의 귀에 입을 대고,
 
  "남편께서 한 발 발사하셨는데 노예 부인이 깨끗하게 뒤처리도 안 해주나?
하기야 지금 묶여 있으니 휴지나 수건을 사용할 수 없겠군. 그렇다면…… 역시
혀를 써서 뒤처리를 해야하지 않겠어? 그리고 남편께서 사랑의 주스를 마시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표현을 해야지."
 
  하며 찌요와 함께 음험하게 웃는 것이었다 시즈코 부인이 스테타로 하복부의
그것을 입에 문 채로 촬영 회가 시작되었다.
 
  이윽고 일을 끝내고 지친 스테타로가, 부인을 밀어 떼어내고 허리를 펴며,
 
  "기다려. 당신, 깨끗하게 청소를 안 했잖아. 아직 여기가 젖어있는데."
 
  하고 말하자, 부인은 무릎을 꿇은 채,
 
  "용서하세요. 손이 묶여 있어서 휴지나 수건을 사용하지 못 하겠어요. 제
혀로 처리해드릴 테니까 잠시만 참으세요."
 
  시즈코 부인은 달콤한 목소리로 스테타로에게 말하고 스테타로의 요도 쪽으로
혀끝을 대고 주변을 핥아 낸 후, 젖은 음경을 혀와 입술로 정성 들여 닦아내는
것이었다.
 
  "꼭 개 같은, 아니 암퇘지 같은 모습이군."
 
  찌요는 일부러 부인에게 들리게 빈정거리며 웃었다.
 
  "오늘은 내가 보기에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더 이상 괴롭히지 말지."
 
  술에 취해 자꾸 시즈코 부인에게 독설을 퍼붓는 찌요를 오니겐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달랬는데 찌요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개나 암퇘지 같다고 말하는 것이 뭐가 나쁘다는 겁니까?"
 
  "이 여자는 나의 노예다. 너희들에게 잠시 맡겨 여자 노예로 교육시키게
한 거야."
 
  찌요는 갑자기 시즈코 부인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쥐고 억지로 끌어 매트리스
중앙에 앉혔다.
 
  "자, 모두의 앞에서 이제부터 내가 말하는 대로 크게 선서해라."
 
  또 시작하는구나 하고 다시오와 가와다는 얼굴을 마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두 손을 결박당한 채 알몸으로 매트리스 위에서 정좌하고 앉아 있은 시즈코
부인은 머리를 푹 수그리면서 찌요의 마녀같이 흥분한 목소리를 듣고있었다.
 
  가와다는 살짝 매트리스 위에 올라서서,
 
  "어이 찌요."
 
  하고 흥분 상태의 찌요를 달래듯이 불렀다.
 
  "시즈코 부인은 스테타로를 입으로 빨아서 자기 마음을 전달했다. 거기까지
했으면 됐지 뭐가 부족하다는 거야? 손님들 앞에서 흉한 꼴은 보이지 말아라."
 
  가와다가 말하자,
 
  "귀찮게 하는군. 오빠는 빠져 줘."
 
  하고 찌요는 어느 틈엔가 푸른 대나무를 쥐고 가와다 쪽으로 험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돌렸다. 가와다는, 찌요가 시즈코 부인에 대한 정체 모를 증오심이
병적으로 깊은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자, 모두에게 인사를 드려라 "
 
  찌요는 들고 있던 푸른 대나무로 시즈코 부인의 등을 찰싹 때렸다. 노예
부인으로서 저렇게 농후하고 박력 있는 펠라치오 신을 전개했던 미인에게,
징계를 한다고는 생각 못 했던 관객들은, 아연해했지만 이것도 쇼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입을 다물고 구경하는 것이었다.
 
  시즈코 부인의 얼굴은 흘러내린 머리카락으로 절반이 가려져 있었고 볼에는
남자의 체액이 남아 있어 처연함마저 풍겼다. 그녀는 비통의 그늘이 드리워진
시선으로 전방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도야마 시즈코는 모리다파의 모든 분들에게 이제부터는 여자 노예로서 일생을
신세지게 되었습니다. 미천한 몸이지만 실연(寶演)이나 영화에 몸을 바쳐 일을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부인이, 찌요가 시킨 인사말을 간신히 끝내고 나자, 다시오와 가와다가 박수를
보냈다.
 
  "네, 계속해서……."
 
  찌요는 부인의 턱을 대나무로 들어올리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죄의 대가로……."
 
  부인은 찌요가 시키는 대로 계속 말을 이어나가면서 도대체 자신이 무슨
죄가 있었는가를 생각하자, 가슴이 저미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즉각 찌요는 푸른 대나무로 부인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죄의 대가로, 시즈코는 팬티 한 장 걸치지 않은 완전 알몸으로
여자 노예로서 모든 분들의 명령에 기쁜 마음으로 복종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부인이 말하자, 찌요는 득의 만만하게
긴코와 아케미에게 얼굴을 돌리면서,
 
  "여러분, 들었지요? 본인도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팬티 한 장 입히면 안
돼요. 그곳도 계속 드러낸 채로 둬야 해요."
 
  하며 흥분해서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찌요는 긴코와 아케미를 불러서
시즈코 부인을 그 자리에서 일어서게 했다.
 
  여자들에게 어깨와 포승줄 끝을 잡힌 채 그 자리에서 일어선 시즈코 부인의
긴 나신을, 찌요는 관객들에게 잠깐 감상시킨 후, 다시 푸른 대나무를 고쳐
쥐었다. 자색 무명 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는 부인의 풍만한 두 개의 유방,
탄력 있는 우윳빛의 어깨선, 관능적인 잘록한 허리, 비단같이 부드러운 복부
우아한 선과 관능미를 합쳐놓은 듯한 육체의 이곳 저곳을 대나무 끝으로 쿡쿡
찌르면서 찌요는,
 
  "여러분, 원래 부잣집 영부인이었던 이 노예의 아름다운 신체의 선을 잘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자신이 사회자라도 된 듯이 관객들에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이런 미인은 완전 나체로 있는 쪽이 한층 더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야. 그렇게
생각 안 해?"
 
  찌요는 이렇게 말하고 영부인의 쭉 뻗은 하체 쪽으로 대나무를 가져갔다.
 
  무릎에서 정강이에 걸쳐서 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새하얗고 섬세한, 단정하게
모아져 있는 우윳빛의 다리는 적당한 살집으로 부인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찌요의 가지고 있던 푸른 대나무가 아름다운 다리가 합쳐지는
곳에 봉긋하게 타원형으로 부풀어오른 흑단 같은 섬모 부근에 닿았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이 여자 몸 중에서 가장 값어치가 나가는 곳이 바로
여기인 것 같아요. 그건 여러분들도 충분히 납득하시겠죠? 계란을 깨뜨리고
바나나를 잘라 떨어뜨리는, 자신이 자랑할 수 있는 명기이지요."
 
  한쪽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오니겐을 찌요가 손짓으로 불렀다.
 
  "나만 떠드는 것 같은데 당신도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하고 말하고 찌요는 관객들에게 새삼 조교사인 오니겐을 소개했다.
 
  "이제부터 이 명기에 어떤 여러 가지 기술을 훈련시킬 예정이십니까, 오니겐
선생?"
 
  사회자 같은 찌요에게, 관객들 앞에서 질문을 받은 오니겐은 눈을 흘겼다.
 
  "다음에 선보일 묘기는 병 매달기 기술이다. 아까 스테타로가 자기 물건에
병을 매달고 묘한 춤을 추었는데, 이 부인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야. 음핵을
연마해 단단하게 만들고 나서 실을 묶어 병을 늘어뜨리는 것이지. 스테타로
따위와는 달리, 미인이 그런 식으로 춤을 추면 틀림없이 돈이 될 거야."
 
  하고 말하며 오니겐은 흐트러진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있는 부인의 허리를
손바닥으로 치며,
 
  "어이, 잠깐 다리 좀 벌려 봐."
 
  하고 말했다. 부인은 소리 죽여 울면서 그 관능미 넘치는 다리를 살짝 벌렸다.
 
  "좀더 벌려봐라."
 
  오니겐은 부인의 다리 사이에 몸을 파묻듯이 하며 무성한 숲을 손가락으로
벌리고,
 
  "자, 봐라."
 
  하며 긴코와 아케미에게 보였다.
 
  "이렇게 조금 주름을 벌리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듯 음핵이 머리를 내민다.
보통 것보다 크고 잘 늘어난다 이건 훈련시키는 데에 따라서 물건이 될 거야."
 
  하고 긴코는 감탄했는데,
 
  "이런 것까지 쇼에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하며 아케미와 함께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오니겐이 허리를 펴자 부인은
적당히 벌린 양  다리를 오므리고,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옆으로 획 돌렸다.
찌요는 또 푸른 대나무 끝을 부인의 다리 사이 무성한 숲 위에 대고,
 
  "알았어. 부인의 몸뚱이는 전부 쇼에는 최고로 적합하다. 좀더 빨리 그것을
알고 이 길로 접어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비웃다가 갑자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부인의 이제부터의 삶은, 그 배꼽 아래에 있는 여자의 무기, 단지 그것
하나뿐이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도 그 강한 여자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철저하게
그것을 단련시켜 모리다파를 위해 확실하게 일해야 한다."
 
  찌요가 미친 듯이 소리치자,
 
  "아니, 그것뿐 아니라 지금 연기한 것처럼 입술과 혀의 기교는 이제 프로지만
뒤쪽 구멍도 쓸모 있는 물건이 될 거야 이것저것 모두 뛰어나야지 어느 한
가지만 잘하는 여자는 돈을 벌 수가 없지."
 
  하고 기쁨에 들 뜬 표정을 보인 오니겐은,
 
  "좋아, 십 분 간 휴식이다."
 
  라고, 긴코에게 말했다. 그때, 긴장해 있던 마음이 갑자기 풀린 것인가.
부인은 발을 후들후들 떨면서 매트리스 위에 무릎을 꿇었다.
 
 
 
  복도 쪽으로 뛰어나간 에츠코는 그대로 벽에 등을 기대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미모와 교양이 넘치는, 상류 사회의 꽃이었던 도야마 재벌의 영부인.
 
  그녀는 이미 잔혹한 고릴라 같은 남자인 스테타로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부 생활을 실연했다는 지독하게 끔찍한 사실을 받아들여야했던 것이다. 짐승
같은 오니겐과 다시오 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에츠코의 가슴에 피어올랐다.
 
  "아 아―."
 
  분노의 신음 소리를 내며 에츠코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자신도 바로
전까지는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악마가 아니었던가. 상류 사회에서 유유자적하던
삶을 누리던 귀부인 같은 인종이 아니꼬워서 하자쿠라단 단장인 긴코와 부단장인
아케미보다 더 시즈코 부인이나 사요코에 대해 잔혹하게 굴었던 것이다.
 
  지금, 아무 죄도 없는 시즈코 부인을 여기까지 전락시켰다고 후회해보지만,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에 에츠코는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어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미 시즈코 부인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잔혹한 고문을 받아 사람들 앞에 제대로 설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몸인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에츠코는, 갑자기 가슴이 뜨끔거리는 아픔을 느꼈다.
 
  "불쌍한 여자."
 
  라고 내뱉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어쩌다가 스테타로와 강제로 콤비가 된 시즈코 부인은, 이전에 자기의 몸종이었던
찌요라는 여자의 음습한 계획대로 스테타로의 아이를…….
 
  하고 생각하자 에츠코는 오싹한 기분에 황급히 담배를 비벼 껐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즈코 부인이 하자쿠라단의 덫에 걸려 시골 농부의 집에 감금되던
날을 후회스럽게 떠올렸다.
 
  줄무늬의 수수한 기모노를 입은 시즈코 부인. 상아빛의 깨끗한 일본 옷이
시즈코 부인의 고귀한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흡사 폐가 같은 농가 검은
기둥에, 시즈코 부인은 겉옷만 벗은 모습으로 굵은 밧줄에 묶여 있었다.
 
  기둥 주변에 서 있는 불량배들에게 빙 에워싸여 있는 시즈코 부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눈동자에 반항과 노여움을 담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잠깐 사이에
보여주었던 부인의 아름다운 모습은 에츠코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
지금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요염한 목덜미를 또렷이 드러내주는 일본 옷에,
시즈코 부인의 큰 키와 늘씬한 육체는 감춰져있었고, 나중에 불량배들이 경탄을
금치 못한, 관능미 넘치는 풍만한 유방과 물에서 방금 건져 올린 듯, 싱싱한
두 다리마저 가려져 있었는데, 시즈코 부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옷을 전부
벗기자고 긴코가 제안했을 때의 부인의 낭패스런 얼굴도, 에츠코는 바로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자 갑자기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오른 에츠코는 견딜
수 없는 회한에 양손으로 머리를 파묻고 벽에 이마를 부딪치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기둥에 온몸을 꽁꽁 묶인 채, 내 손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을
때, 부인은 혼이 나간 듯한 공포와 전율에 휩싸여 흥분된 목소리로 애원했었지.
그러나 이미 그곳을 목제 가위로 집힌 채, 아름답고 중량감 있는 몸을 뒤틀며
하자쿠라단 만세를 외쳐야 했었어. 아, 미모의 영부인.
 
  그러나 에츠코는, 그때의 시즈코 부인이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그 후로 부인은
오니겐의 지옥 같은 훈련을 받고는, 몸도 마음도 악마에게 순응하여 지금,
커다란 홀에서 비열한 남녀들에게 둘러싸인 채 마치 짐승 같은 굴욕적인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갑자기 회장 쪽이 시끄러워져 에츠코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남자들의 조소, 여자들의 교성이 뒤엉켜 소란스러운 가운데에서도, 몇 번이나
들어 귀에 익은 시즈코 부인의 비단이 울리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찌요가 가와다. 다시오 들과 무언가 즐겁게 이야기하며 밝은 표정으로
나왔다. 울상을 짓고 서 있는 에츠코를 발견한 가와다가 물었다.
 
  "뭐야, 에츠코.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시즈코, 시즈코 부인은……?"
 
  에츠코는 화가 난 얼굴로 가와다를 보았다.
 
  "이제 막 끝났다. 저 사람들, 이제 좋은 부부가 될 거야."
 
  가와다가 이렇게 말하고 웃자, 다시오도 불룩 나온 배를 두드리며,
 
  "이제부터 15분 간 휴식이다. 그 다음에 손님들이 좋아하는 체위로 스테타로의
애정을 받아들이는 거다. 스테타로가 자기 씨를 잘 뿌리겠지. 안 그래, 찌요
부인?"
 
  하며 찌요의 동의를 구하듯이 말했다. 찌요는 매우 기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난 듯이,
 
  "이 집에 온 이후로, 오늘밤은 나에게는 가장 기쁜 밤이야. 스테타로와 함께
뒹굴 때의 시즈코의 얼굴이란……."
 
  에츠코는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라 돌풍같이 부엌으로 달려갔다.
컵에 물을 담아, 세면기를 겨드랑이에 끼고, 한걸음에 회장으로 달려갔다.
한시라도 빨리 시즈코 부인에게 양치질을 시키고 세면기에 토하도록 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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