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 36
<59. 낙화의 오열>
가만히 눈을 감은 다마에 부인의 긴 속눈썹에서 마침내 굵은 눈물 방울이
꼬리를 잇는 것을 본 다시로는 흥분되어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다마에 부인은
떨면서 허리띠를 풀기 시작하였다. 맵시 있는 검은 천의 띠가 스르르 풀려
뱀이 똬리를 틀 듯이 바닥에 떨어져가자, 가와다의 눈도 모리다의 눈도 끈끈하게
빛을 발했다.
다마에 부인의 기모노 경매를 시작한다는 명목으로 호출을 받은 하자쿠라단의
여자들은 그 주위에 빈둥빈둥 거리며, 시끌벅적하게 야유를 퍼붓고 있다.
"그렇게 점잔 빼면서 벗지 말고, 잽싸게 벗어버려!"
온몸으로 퍼지는 전율을 꾹 참으며, 다마에 부인은 허리끈을 풀고, 여밈이
없어진 기모노를 조용히 어깨부터 벗어갔다.
호랑나비가 어지러이 나는 화려한 긴 속치마 차림이 된 다마에 부인은, 공포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는 듯 살짝 두 손을 가슴께에 갖다대고 오도카니
서 있었다. 그 색향이 넘치는 요염하고 아름다운 다마에 부인의 용모에 가와다는
꿀꺽 침을 삼켰다. 다마에 부인에게는 시즈코 부인이 지닌 요염한 관능미는
없었지만, 남성을 황홀하게 하는 우아함과 맑고 고움이 있었다.
"자, 어서 긴 속치마도 벗으라고."
가와다는 초조감을 느끼며,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말하였다.
"네 소원을 들어줘서 미사에 쪽은 나중으로 돌렸잖아. 우물쭈물하면 미사에
쪽을 먼저 벗기겠어!"
가와다가 꾸짖자 다마에 부인은 입술을 깨물고 비통한 표정이 되어 속띠에
손을 가져갔다.
도모코 양, 나오에 양. 어서, 빨리 구하러 와줘요.
다마에 부인은 가슴속으로 빌면서, 긴 속치마의 속띠를 풀어갔다. 화려한
긴 속치마를 벗은 다마에 부인은 주위에 진을 친 야비한 남녀에게 경멸의 냉담한
시선을 때때로 던지면서.
차마 긴 속치마까지는 벗을 수 없는지 몸을 동그랗게 하고 그 자리에 움츠러들었다.
"꾸물거리지 말라고 했지!"
가와다는 요시자와와 눈짓을 나누고, 제정신이 아닌 채 엎드리고 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달려들었다.
"앗! 무슨, 무슨 짓이에요!"
"영부인이 내숭을 떠니까 열 불이 나서 그래!"
가와다는 다마에 부인의 상체를 냅다 벗겨 강제로 긴 속치마를 잡아 내렸다.
"악!"
다마에 부인은 옥죄는 소리를 지르며 드러난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돌연 짐승의 본능을 드러낸 가와다와 요시자와의 잔인함에, 다마에 부인은
삽시간에 속치마 한 장만 남겨놓고 벗겨지고 말았다.
물색에 흰 국화가 흩어진 속치마 한 장만 걸친 다마에 부인의 속살은 생각대로
눈에 스며들 정도로 차가운 하얀 빛깔과 매끈함을 지녔다.
"손대지 말아요!"
위로 일으키려는 가와다와 요시자와가 어깨와 등에 손을 뻗자, 다마에 부인은
두 사람의 수중에서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이봐, 아케미 끈 좀 줘!"
아케미는 방의 구석에 준비되어 있던 오랏줄 다발을 가와다에게 던졌다.
"이봐 얌전하게 양손을 뒤로 돌려!"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필사적으로 가슴의 융기를 누르려고 하는 다마에 부인의
두 팔을 억지로 뒤로 비틀어 구부렸다.
다마에 부인은 고통과 굴욕에 미간을 찡그리고 신음하면서 몸부림쳤지만,
두 사내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등의 중간까지 손목이 비틀어 올려졌다.
"도모코 양! 아아 나오에 양!"
다마에 부인은 가와다와 요시자와에게 친친 끈이 묶여지면서 구원자인 두
하녀의 이름을 헛소리처럼 불렀다.
"참을 수가 없군. 고운 피부야."
다시로는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광 안쪽의 가장 높은 제단 같은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갖가지 고문을 받은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가 흘린
고뇌의 땀과 기름이 밴 두 개의 기둥이 서 있었다.
"다, 당신들에게 이런 모욕을 당할 이유가 없어요!"
다마에 부인은 제단 위로 떠밀어 올리려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에게 저항하며
필사적으로 사력을 다해 버팅겼다.
"쫑알거리지 말고 어서 올라가지 못하겠어!"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계속해서 몸을 뒤트는 다마에 부인에게 고함치고, 물색
속치마로 덮인 풍만한 하복부께를 발로 걷어찼다.
"당신들은 지, 짐승이야!"
다마에 부인은 옥죄는 소리를 지르며 양옆에서 꼼짝 못하게 잡고 있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에게 욕을 해댔지만, 마침내 등이 통나무 기둥에 밀어붙여졌다.
마치 찹쌀떡처럼 부드러운 두 젖가슴의 위아래로 몇 줄의 오랏줄이 뒤얽힌
다마에 부인의 알몸은 분함으로 한층 경직되었고, 뺨은 흥분으로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그, 그만둬요!"
가와다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다마에 부인의 속치마 끈에 손을 가져가자,
그녀는 마치 불이라도 가져다 댄 것처럼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며 비명을 올렸다.
"이, 이상, 음란한 짓을 하면 혀를 깨물겠어요!"
가와다는 다마에 부인의 격한 노기에 기가 꺾여 손을 뺐지만, 이내 웃음을
흘렸다.
"시즈코도 처음엔 너와 마찬가지로 자존심이 센 여자였었지. 그런데 지금은
몸도 마음도 우리들에게 다 받치고 열심히 여기서 일하고 있어. 불원간 분명
너도― 후후후."
가와다는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뺨에 경련이 일고 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말했다.
다시로가 어슬렁어슬렁 단 위로 올라왔다.
"부인. 약속했잖아. 그 허리에 두른 것도 이쪽에 건네주지 않으면, 여기에
있는 혈기왕성한 패거리들이 지하에 있는 아가씨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하고 다시로는 입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다마에 부인은 치밀어오는 분노로 몸을 떨며 얼굴을 돌리고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다마에 부인은 간절하게 그들을 바라보면서
"좀더, 부탁드려요. 시간을 주세요. 반드시 도모코 양과 나오에 양은 돌아올
거예요."
라고 말했다.
가와다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으며, 다시로의 얼굴을 보았다. 다마에
부인이 목숨 줄이라고 믿고 있는 두 하녀는 하자쿠라단이 퍼부어 주는 술에
고주망태가 되어 위층 홈바에서 벌써 곯아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로는
그런 일은 어디까지나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좋아요. 그럼, 한 시간만 기다리기로 하죠."
그리고 바닥에 흩어져 있는 다마에 부인의 색색 가지 옷을 긴코 일행에게
모아서, 한곳에 쌓도록 했다.
"요컨대 부인에게 한 시간, 시간을 벌게 해주는 셈이죠. 그 대신, 그래도
하녀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로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외면하는 다마에 부인을 재미있게 응시하면서,
"남편에게 밖에 보이지 않으셨던 것을 우리들에게도 감상시켜줘요. 알았죠?"
다마에 부인의 등줄기에 섬뜩한 전율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지하의 아가씨도 이곳에 데리고 와서 알몸으로……."
"아, 알았습니다."
다마에 부인은 다시로의 치근치근한 말투를 자르듯이 강한 어조로 잘랐다.
이윽고 소복하게 쌓인 다마에 부인의 의류 경매가 마치 개막 전의 여흥으로
행해졌다.
"이 화사한 기모노는 어때. 안감 역시 주홍색에 금색 자잘한 무늬가 있는
사치스러운 거야. 과연 박사 부인이 입으신 것은 다르잖아? 자, 누가 좋은
값을 매겨봐."
요시자와가 머리띠를 동여매고 익살스런 장단으로 경매를 시작하였다.
"내가 전부 인수하려고 하는데. 이십만 엔 어때?"
그렇게 말한 것은 오츠카 쥰코였다.
"네, 이십만 엔. 그 정도라면 불만은 없으십니까? 어떻습니까, 사장님."
요시자와는 다시로 쪽을 향하여 히죽 웃었다. 쥰코는 핸드백 안에서 돈을
꺼내 다시로에게 건넨 후 꽃처럼 쌓인 다마에 부인의 옷을 그러안고 기둥에
묶여 있는 다마에 부인의 사뭇 억울한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약속대로 부인의 옷은 전부 내가 사들였어요."
그리고 쥰코는 다시로의 얼굴을 보고, 우스워 죽겠다는 얼굴로,
"이제 시간이 됐잖아요? 부인의 속치마도 제게 주셨으면 하는데요."
다시로는 야비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어요. 좀더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나서, 다시로는 오니겐을 가까이 불러들여 소곤소곤 뒷일을 상의하기
시작했다.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고 하지 않습니까? 뭐, 서두르지 말고 이쪽 페이스로
몰고 가죠."
오니겐은 누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다시로의 어깨를 툭 쳤다…….
"이제 십 분이야, 부인."
가와다는 휘파람을 불면서 손목시계를 보며, 기둥에 묶여 있는 다마에 부인
주위를 신바람이 난 표정으로 서성댔다. 다마에 부인은 굳게 눈을 감고, 뭔가를
빌듯이 단정한 얼굴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쩐지 이거 온몸이 근질근질해 오는군. 어서 보고 싶은데?"
요시자와가 참기 힘들다는 듯이 다마에 부인의 단 한 장의 천으로 가려진
허리께에 손을 대었다.
"무, 무슨 짓이에요!"
이쯤이겠지 하고 요시자와가 속치마 위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자 다마에 부인은
울컥 머리에 피가 치솟아 격한 소리를 지르며, 전기에라도 닿은 양 경련 하였다.
격하게 몸을 비틀며 풍만한 허리를 흔들어댄 탓에 다마에 부인의 속치마
앞자락이 좌우로 갈라지며, 눈에 스며들 것 같은 눈처럼 흰 부인의 장딴지에서
허벅지께 까지가 유화 그림처럼 노출되었다.
"이, 이렇게 꼼짝못하는 여자를 당신들은 노리개로 삼겠다는 건가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눈썹을 치켜 뜬 다마에 부인의 입에서 말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치떨리는 능욕 때문인지, 부인의 어깨가 격하게 헐떡이고 있었다.
그러나 요시자와와 가와다는 히히히 웃을 뿐 흐트러진 속치마 사이로 드러난,
푸른 혈관이 비치는 허벅지를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걸근거리지 말라고."
하고 모리다가 가와다와 요시자와를 말렸다.
"이제 몇 분만 지나면 이 부인은 태어난 모습 그대로 알몸이 되실 거야.
장난질을 치고 싶으면, 그때 가서 하는 편이 재밌지 않겠어?"
"그것도 그렇군." 하고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마에 부인에게서
손을 떼었다.
"약속된 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기다려도 후원군은 오지 않고. 안됐지만
각오하셔야겠는데요."
다시로가 그렇게 말하자, 가와다와 요시자와가 다시 잔뜩 벼르며 다마에
부인에게 다가갔다.
"그건 내가 샀어."
별안간 오츠카 쥰코가 두 사람을 제치고 다마에 부인 앞에 섰다.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부인. 이 속치마 제게 주셔야겠어요."
쥰코는 허리를 낮추고 다마에 부인의 허리끈에 손을 대었다.
쥰코의 손으로 마침내 매듭이 풀리고 단 한 장, 다마에 부인의 몸을 지키던
천은 나풀 부인의 발목 위로 떨어졌다.
윽 하고 다마에 부인은 수치로 괴로워하며, 아름다운 얼굴을 옆으로 숙였다.
다마에 부인은 그 아래에 기모노용 얇은 팬티를 입고 있었다.
"이런 것 벗겨드려."
쥰코는 곁에서 대기하고 있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에게 말했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 하고 두 사내는 좌우에서 고무줄에 손을 댔다. 우아한 선을 그리는
허리 부분에서 그것이 미끄러져 요염한 다리 아래까지 잡아당겨지자, 다마에
부인은 빨개진 얼굴을 좌우로 내저으며 애처로운 몸부림에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뒤섞었다.
반사적으로 다마에 부인은 찰싹 넓적다리를 닫았다. 그 사타구니께에 비단
같은 나긋나긋함으로 봉긋 솟아오른 칠흑 색의 섬모는 생각 탓인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마에 부인은 그곳에 못 박힌 사내들의 시선에 당혹하여 나긋나긋한 선이
아름다운 넓적다리를 연신 쭈뼛 쭈뼛거렸다.
돌연, 다마에 부인이 엄청난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가와다가
추잡하게 손가락을 굽혀 부인을 만져보려고 했던 것이다.
"지, 짐승!!"
다마에 부인은 가와다에게 침이라도 뱉을 정도의 기세로 욕설을 퍼부었다.
"짐승이라고!"
가와다가 갑자기 안색이 변해 느닷없이 다마에 부인의 뺨을 세차게 후려갈겼다.
"됐어, 가와다."
모리다는 격분한 가와다를 진정시키고 말했다.
"오늘밤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않는 편이 좋아. 부인이 알몸이 되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러나 가와다는 붕대가 감긴 한쪽 손을 모리다에게 보이며, "이 정도로는
분이 풀리지 않아요." 하고 말하였다.
"알았어."
모리다는 가와다의 귀에 입을 대고,
"아까도 말했듯이 이 여자를 제일 먼저 네게 안겨줄게. 오늘밤은 이미 늦었고,
내일 하자고."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계단을 내려오는 몇 명의 발자국 소리. 감옥의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흐느끼고 있던 미사에는 소스라치게 놀라 얼굴을 들었다.
다시로와 모리다, rm리고 오츠카쥰코 일행이 뭔가 깔깔대면서 다가왔다. 미사에는
오싹하여 감옥 구석으로 물러났다.
"아가씨, 재미있는 것을 보여줄게."
쥰코는 뒤를 돌아다보고 눈짓을 했다.
가와다에게 오랏줄을 잡힌 다마에 부인이 떨리는 맨발로 계단을 밟으며 끌려왔다.
"이봐, 빨리 걷지 못해!"
가와다는 다마에 부인의 등을 매몰차게 밀어붙였다.
"앗!"
미사에는 참혹하게 손을 뒤로 묶인 다마에 부인을 본 순간,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고 자신도 모르게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자, 이리로 오세요. 부인."
쥰코는 꽁무니를 빼는 다마에 부인의 매끄러운 어깨에 손을 얹어, 미사에가
감금되어 있는 감옥 앞에 세우려고 하였다.
"아주머니를 이런, 너, 너무해요!"
다마에 부인은 가와다와 요시자와 일행에게 어깨와 등을 떠밀려, 미사에가
갇힌 쇠창살 앞에 세워지고 말았다.
미사에 앞에 몸을 드러내야만 하는 수치에 다마에 부인은 몸을 뒤틀고, 미사에와
시선이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비틀 듯이 발그레한 얼굴을 외면하였는데, 미사에도
마치 자신이 그런 몰골이 된 것처럼 빨개진 얼굴을 외면한 채 떨고 있었다.
"밤도 깊고 했으니, 아가씨 쪽의 옷 경매는 내일로 하지. 모두 오늘밤은
아가씨도 이렇게 되기를 기대했었지만."
이어 다시로가 겁에 질린 미사에를 재미있게 바라보면서,
"오늘밤은 아주머니가 대신해 주셨으니까, 아가씨도 내일은 고분고분하게
벗어주시지 않으면 곤란해요."
그렇게 말하고 다시로는 긴 속눈썹을 떨며 한층 격하게 흐느끼기 시작한
다마에 부인의 얼굴을 힐끔 보고 가와다에게 눈짓을 보냈다.
"됐어."
가와다는 부인의 오랏줄을 쥐고 감옥으로 데리고 갔다. 요시자와가 감옥
문을 열었다.
"들어가."
가와다가 등을 떠밀자, 다마에 부인은 언뜻 감옥 안을 보고 깜짝 놀라 발길을
멈추었다.
감옥 안의 주위 벽에는 빼곡이 괴상한 사진이 붙어있었다. 벽만이 아니라,
바닥에도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남녀가 뒤얽힌 외설적인 사진이 흩어져
있었다.
다마에 부인이 광 안에서 옷을 벗기고 있는 동안에 다시로가 이노우에를
시켜 이런 농간을 부렸는데,
"이런 것을 매일 보시면 지루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요. 게다가 우리 일에
협력할 기분도 차츰 드시리라 생각됩니다."
하고 다시로는 큰배를 출렁거리며 웃었다.
부인은 증오가 이글거리는 눈을 다시로에게 향했다.
오츠카 쥰코는 쇠창살 사이로 다마에 부인을 바라보며 가슴이 후련한 듯
웃어댔다.
"이 명패는 이곳에 박아둬."
모리다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목패를 다마에 부인이 감금된 감옥 입구에
박기 시작하였다. 거기에는 굵은 글자로, 오리하라 다마에(31세)라고 씌어있고,
그 아래에 의학박사 부인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아무래도 동물원 같군."
모리다는 자신이 박은 목패를 보고 껄껄 웃었다.
"동물 같아서 딱하지만, 용변은 여기에 보도록 해."
요시자와는 쇠창살 사이로 낡은 세면기를 던져 넣었다. 다마에 부인은 돌아보지도
않고,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쥰코와 사내들이 사라지자, 바닥에 엎드려 울던 미사에는 비틀비틀 일어나
벽을 두드렸다.
"아주머니, 저 아주머니!"
목이 메어 흐느끼면서 미사에가 있는 힘껏 벽을 두드렸다.
"아가씨! 저, 저, 분, 분해요."
다마에 부인도 흐느끼면서 그렇게 말하고 이를 갈며 참고 참았던 통곡이
복받쳐, 억 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떨었다.
서로의 울음소리가 한층 통곡을 불러일으키고, 눈물은 자꾸자꾸 넘쳐 뺨을
타고 흘렀다.
다음날, 찌요의 방에서는 아침부터 찌요에 요오코, 가즈에, 쥰코 네 사람이
마작을 하고 있었다. 달그닥 달그닥, 패를 휘젓는 악녀 네 사람은 한결같이
어젯밤 다마에 부인에게 가한 고문을 화제로 삼고있다.
"어쨌든 치하라류의 후원 회장을 알몸으로 만들어 감옥에 처박아 두었으니,
너도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겠구나."
찌요가 쥰코에게 말하였다.
"그야 그렇지. 게다가 오늘밤은 치하라 미사에를 벗길 거니까, 뭐 웃을 일이
끊이지 않는 셈이지."
"저, 잠깐 신문 좀 봐." 하고 가즈에가 옆에 있던 조간을 쥰코에게 가리켰다.
거기에는 어제 치하라류 꽃꽂이의 신작 발표회가 당주인 미사에가 마지막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아, 수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었다.
동시에 후원 회장인 오리하라도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기사화
되어 있었다. 요컨대, 치하라 미사에와 오리하라 다마에의 행방불명을 신문은
대서특필하고 있었다.
"꼴 좋군!"
쥰코는 코방귀를 뀌고 휙 신문을 던져버렸다.
그때, 옆방에서 장지문 너머로 시즈코 부인의 감미로운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파! 응, 그만해."
"시끄러워 죽겠네!" 하고 네 악녀는 얼굴을 찌푸리고 장지문 쪽을 봤다.
건넛방에서는 시즈코 부인의 아침 조교가 하루다로와 나츠다로에 의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삼일 간은 찌요 일행의 감시 하에 이 방에서 조교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뭘 하는지 잠시 살펴볼까?"
네 악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건넌방의 장지문을 연 순간, 찌요와 쥰코는 그만 손을 입에 대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천장에서 늘어뜨려 있는 두 줄의 쇠사슬에 몸을 지탱하고, 널빤지 위에 시즈코
부인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뒤에 마치 도마뱀처럼 하루다로가 뒤얽혀 관계를
가지려 하고 있다. 나츠다로는 가까운 의자에 앉아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널 섹스란 의외로 힘든 거야. 이제 슬슬 사용해도 좋을 테지만."
하루다로가 그렇게 말하며 시도하고 있었다.
시즈코 부인은 선선한 이마에 뻘뻘 비지땀을 흘리며, 그래도 처음엔 어떻게든
상대해 주려고 커브를 그리듯이 회전시키기도 했지만, 곧 또다시 거부하며
하반신을 격렬하게 떨었다.
"무리야! 저, 무리예요!"
날카로운 소리로 그렇게 외친 부인은, 참으로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상기된
뺨을 외면하고 훌쩍훌쩍 울었다.
"안 될 리가 없을 텐데."
하루다로는 부인에게서 몸을 떼자 불만스러운 듯 입을 뽀로통히 내밀었지만,
저쪽 방안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네 여자를 알아차리고는 황급히 두 손으로
앞을 가렸다.
"실례예요. 조교를 보시려면 한마디 양해는 구하셔야죠."
찌요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와, 쇠사슬에 오랏줄이
매여져 있는 시즈코 부인의 주위를 둘러쌌다.
부인은 이제 찌요가 눈앞에 얼굴을 보여도 특별한 감정을 보이지 않고, 시선을
외면할 뿐이었다.
"오늘 아침 컨디션은 어때, 부인?"
찌요는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고 부인의 기품 있는 코앞에 후 하고 연기를
내뱉었다.
"지금 무슨 연습을 하고 계셨어? 응, 상세히 말해봐요."
찌요가 뺨을 손가락으로 눌러도 시즈코 부인은 그저 조각상처럼 잠자코 있었다.
오랏줄에 친친 매인 부인의 가슴은, 다마에 부인의 부드럽게 반원형으로
볼록한 단정한 아름다움과는 대조적으로, 풍만하게 솟아올라 요염함을 느끼게
하였다. 다리도 다마에 부인의 그것은 화사하여 만지면 손가락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접착력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시즈코 부인은 보기만 해도 육감적으로
살이 오동통하니 올라, 마음이 녹아 내릴 듯한 관능미를 띠고 있었다.
어젯밤에 본 다마에 부인을 떠올리며 찌요와 쥰코는 비교하듯이 찬찬히 시즈코
부인을 훑어 내렸다.
"이봐 내가 묻는 말을 모르겠어!?"
숱한 모진 고문을 당하고도 아직 그 빛을 잃지 않은 시즈코 부인의 미모에
또다시 질투가 치솟은 찌요는 얄밉게 눈을 감고 있는 부인의 옆얼굴을 노려보고,
이어 딱 붙이고 있는 부인의 다리에 눈길을 떨구었다. 그것은 수많은 조교를
받았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음전함과 사내의 마음을 도발시키는 요염함을 겸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부잣집 영부인을 한번 콤비로 해서, 하는 착상이 찌요의 뇌리를
스쳤다.
"언제까지고 입다물고 있는 건 실례야. 자, 주인에게 어떤 조교를 받고 있었는지
얘기해 드려."
나츠다로가 시즈코 부인의 매끄러운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항문을 사용해서, 저."
뒷말을 잇지 못하고, 발그레 귓불을 물들이며 찌요에게서 눈길을 외면하는
부인이었다. 찌요는 그런 식으로 정감적으로 성장한 부인을 보는 게 좋았다.
"그래, 잘 됐어?"
부인은 부끄럽게 고개를 숙이고 좌우로 흔들었다.
"잘, 안 됐어요. 죄송해요."
그렇게 말하는 시즈코 부인을 보고, 찌요는 꽤 오랜 시간이 들었지만 마침내
시즈코를 굴복시켰다 하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시즈코
부인은 자신이 노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찌요를 주인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도야마 시즈코라는 여성은 완전히 다시
태어나, 별개의 여자로서 재출발한 것이다.
"그만큼 몇 번이고 관장을 시켰으면 충분히 단련됐을 텐데."
찌요는 일부러 혀를 끌끌 차며, 볼륨 있는 부인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그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찌요는 "들어와요." 하고 대꾸하고 하루다로들에게 말했다.
"연습 상대로 부인에게 적당한 상대를 골라놨어."
문을 열고,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들어온 것은 긴코였다.
긴코의 뒤를 따라 들어온 것은 아케미와 요시코였는데, 이 두 사람은 후미오를
끌고 왔다. 오랏줄로 꽁꽁 결박당한 전라의 후미오가 오랏줄을 쥔 아케미에게
매몰차게 등을 떠밀려 비틀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오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환성을 질렀다.
"만나고 싶었어, 후미오 군."
"여전히 핸섬하군."
마치 애인이 출현한 듯이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후미오에게 착 달라붙었다.
연일 받는 조교로 인해 후미오도 새로운 성의 사면(斜面)을 지각하게 되었는지,
피학적인 유순함이 몸에 배어있었다. 이전처럼 이내 반발하는 기백은 상실하고,
마조히즘의 쾌감도 지각하고 있었다.
"후미오, 오늘 상대는 시즈코 님이야. 네 누나가 선생으로 모시던 부잣집
영부인이지."
아케미는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는 후미오를 재미있게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은 말야. 여자 노예에게 펠라치오를 연습시키는 게 아냐. 어쨌든 상대는
거물이니까."
아케미가 후미오의 귓가에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자, 후미오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얼굴이 굳어졌다.
"상대는 베테랑이야. 부인 쪽이 잘 리드해 주실 거야."
"후미오 군, 이미 누나들에게서 사정은 들었겠지? 오늘은 후미오 군이 이
부인의 엉덩이를 사용하도록 도와줬으면 하는데."
찌요는 후미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후미오를 향하고 있는 볼륨 있는 요염한
엉덩이를 찰싹 손바닥으로 때리고 키득키득 웃었다.
"앞으로는 손님상대로 이 부인은 엉덩이 쪽을 사용해서 모리다파를 위해
일해야만 하거든. 어제 하루, 하루다로 씨들의 조교를 받고 상당히 구멍이
벌어지긴 했는데 말야. 처음부터 스테타로의 말 같은 것을 쑤셔 넣기엔 가엾고,
그래서 후미오 군에게 연습 상대로 등장해달라고 한 거야."
긴코도 시즈코 부인의 그 관능미 있는 통통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흐뭇하게
쓰다듬으면서 후미오의 새파랗게 질린 표정을 즐겁게 바라보았다.
"부잣집 아름다운 영부인에 뼈대있는 집안의 핸섬한 미소년, 조교용으로서는
이상적인 커플이잖아?"
긴코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더는 참지 못하고 시즈코 부인이 격하게 검은
머리칼을 흔들며 비통한 소리를 내었다.
"부탁이에요! 후미오 군에게 그런 추잡한 짓을 시키지 말아요. 오니겐 선생님이든
스테타로 씨든 상관없어요. 저, 열심히 연습할 테니 후미오 군에게만은 그런
짓 시키지 말아줘요!"
시즈코 부인은 가랑이를 벌리고 선 채로 묶인 알몸을 뒤틀며 목메어 흐느꼈다.
"잘도 그런 말을 멋대로 지껄이는군."
갑자기 오니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상황을 살피려고 들어왔는데, 그런 추잡한 짓이라니! 나와 스테타로는
추잡한 짓을 시켜도 되고 후미오에게는 시키지 말라는 말이야!?"
오니겐은 발끈한 표정으로 호통을 치며 부인의 엉덩이를 힘껏 발로 찼다.
"그래. 오니겐 씨가 화내는 것도 당연하지. 귀여운 소년의 마음을 짓밟고
싶지 않은 심정일지도 모르지만, 후미오도 지금은 완전히 마음가짐이 바뀌어
매일, 마조히즘 소년으로서 성장하고 있어."
긴코는 그렇게 말하고, "그 증거를 보여주지." 하고 후미오의 오랏줄을 쥐고
부인 앞쪽으로 끌고 갔다.
"갑자기 뒤에서 찔러대는 것은 멋대가리가 없을 거야. 한번, 부인의 그 아름다운
젖가슴에서부터 음모까지 후미오에게 남김없이 보여주라고."
자신의 정면에 오랏줄을 잡힌 후미오가 모습을 보이자 부인은 당황한 기색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 후미오 군. 부인의 이 아름다운 몸을 보고 여기를 단단하게 해봐."
긴코에게 오랏줄을 잡혀 그곳에 세워진 후미오의 남근을 아케미가 가볍게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음란하게 웃었다.
"얼굴을 서로 외면하는 맞선은 우습잖아?"
오니겐은 필사적으로 시선을 외면하고 있는 부인과 후미오를 번갈아 보면서
혀를 차며 말했다.
"이봐 후미오의 고추를 봐. 저게 엉덩이에 물릴지 어쩔지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오니겐은 부인의 턱을 잡아 억지로 얼굴을 들게 했다.
"자, 시작해."
아케미는 부인의 한쪽 뺨에 엉켜 붙은 검은 머리칼을 헤집고 재촉하였지만,
부추길 것까지도 없이 후미오는 시즈코 부인의 가랑이를 벌린 망측스런 전라
상을 정면에서 보고 아까부터 온몸에 땀이 날 정도의 욕정의 욱신거림을 느끼며,
괴롭게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후미오의 사타구니의 무성한 숲 사이에
늘어져 있던 페니스는 뚜렷하게 기립을 보이고 있었다.
"정말, 맛있겠는데?"
하루다로는 후미오의 페니스가 이제 열기를 띠고 우뚝 솟기 시작한 것을
확인하자 잔뜩 벼르는 표정으로 후미오에게 몸을 기대어갔다.
"잠깐! 아직 손대지 말아. 지금 조교 중이잖아!?"
아케미는 살며시 허리를 숙인 하루다로의 손이 후미오의 우뚝 솟은 그것을
만지려고 하자, 서둘러서 그 손을 털어 버렸다.
"부인이 예전에 가르치던 아이와 오랜만에 대면하시잖아. 방해하지 말아."
아케미는 그렇게 말하고 이어 붉게 물든 뺨을 옆으로 숙이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부인에게 다시 재촉했다.
"후미오 군, 저, 시즈코를 똑똑히 봐. 안 돼, 사내아이가 그렇게 부끄러워하면
어떡해. 자, 시즈코의……."
그렇게 말하고 부인은 서글프게 미간을 찡그리고, 자신도 후미오에게서 눈길을
외면하였는데, 아케미가, "이제 부인은 프로야. 자신이 부끄러워하면 얘기가
안 되잖아!" 하고 호통을 쳤다.
시즈코 부인은 인간적인 사념을 내팽개치듯 냉담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들었다.
"자, 후미오 군. 시즈코의 ××를 확실하게 봐."
떨리는 소리로 말하고는 가랑이를 벌리고 선 채로 묶인 양 넓적다리를 비틀어
허리 부분을 후미오 쪽으로 쑥 내밀었다.
"응, 나만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건 싫어. 후미오 군도 다리를
벌려 내게 확실하게 육봉(肉湊)을 보여줘."
시즈코 부인의 그 생각지도 않은 말에 찌요도 쥰코는 놀란 표정을 짓고,
이어서는 어깨를 비틀며 자지러지게 웃었다. 아케미에게 강요받았다고는 하지만,
그런 대담한 말을 뱉기까지 된 시즈코 부인이 찌요에게는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이봐, 시즈코 님이 다리를 벌려 좀더 확실하게 내밀어 보여달라고 말씀하시잖아."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좌우에서 후미오의 양 넓적다리에 손을 감아 쫙 벌렸다.
"어때, 후미오 군. 이것으로 시즈코 부인의 정체를 잘 알았지? 당신에게는
미모와 교양을 겸비하고 천사 같은 사람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이런 몰골이야. 허리를 내밀고, 시즈코의 ××를 확실하게 보라니, 조교에
따라서는 선녀로 보이던 여자도 저런 난잡한 여자가 되는 거야."
찌요의 그 말을 들은 부인의 눈초리에서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이내 그 눈물을 뿌리치며 부인은 흐릿한 눈동자를 후미오에게 향하고 비통한
소리를 내었다.
"후미오 군, 부탁이야. 시즈코의 이곳을 똑똑히 보면서 후미오 군의 페니스를
좀더 단단하게, 크게 만들어 줘."
후미오는 뜨겁게 헐떡이면서 시즈코 부인의 정감 어린 탐스런 젖가슴, 명치에서
허리에 걸친 마음 산란한 곡선과 부푼 복부, 좌우로 벌어진 우윳빛의 넓적다리,
그리고 쑥 과장되게 내민 사타구니의 봉긋 솟은 선정적인 음모들을 끈끈한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봐, 부인. 후미오 군은 이렇게 크고 단단하게 만들었잖아. 부인도 보답으로
단단해진 클리토리스를 후미오 군에게 보여주자고."
아케미가 귓가에 뭔가 속삭이자 부인은 끄덕이며 후미오 쪽으로 정감으로
녹아 내린 요염한 눈을 향했다.
"기뻐, 후미오 군. 시즈코를 위해 그렇게 단단하게 만들어 주셨군요. 그럼,
시즈코도 보여드릴게요."
부인은 허리를 더욱 내밀고, 얇은 종이가 떨리는 듯한 소리로 말했다.
"아케미 씨, 부탁해요. 시즈코의 이 숲 안쪽의 갈라진 틈새를 벌려 후미오
군에게 보여줘."
찌요와 쥰코는 아연한 표정이 되었다. 강요받았다고는 하지만, 부인이 음부와
같은 교태와 추태를 후미오에게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케미와 요시코가 자세를 낮추고 부인의 음모를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고,
손가락으로 헤집어 여자의 둔덕의 갈라진 입구를 벌려갔다. 부드러운 내측
주름까지 드러낸 요시코는 후미오에게 말을 건넸다.
"이봐, 후미오. 잘 봐. 부인이 네게 특별히 패주까지 보여준다잖아."
그리고 부인의 그 담홍색으로 젖은 질 육의 위쪽 벽에서 미묘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는 음핵을 손가락을 사용해 짜내듯이 노출시켰다.
"보고 있어? 아아, 보라고, 후미오 군. 시즈코 역시 이렇게 단단하게 만들었어."
음란한 악마에게라도 흘린 양 부인은 허리를 관능적으로 흔들어 후미오를
도발시켰다.
오니겐은 하루다로의 애무를 받고있는 후미오의 페니스가 이제 발딱 젖혀지리
만치 우뚝 솟은 것을 보고 두 시스터 보이에게 눈짓을 보냈다.
"이제 충분해. 부인의 엉덩이를 사용하게 해."
후미오는 긴코에게 오랏줄을 잡혀 이어 시즈코 부인의 등뒤로 끌려갔다.
"응, 알겠지? 이 구멍이야. 어젯밤, 하루에 걸려서 단련했으니까 충분히
구멍은 벌어져 있어. 겁내지 않아도 돼. 베테랑의 경지에 달한 부인이 다정하게
리드해 주실 거야."
그렇게 말한 긴코는 후미오의 등을 탁 밀어 부인의 매끈한 등에 후미오의
가슴을 밀어붙였다.
이제부터 선 채로 묶인 부인과 후배위(後背位)로 후미오가 하나로 합체된다고
생각하자 찌요도 쥰코 일행도 이상한 희열에 짜릿짜릿하여, 재잘재잘 떠들면서
등과 가슴을 딱 맞대고 있는 두 사람을 둘러쌌다.
"아침부터 재미있는 구경을 하게 되다니, 우리들은 행운아야."
등과 가슴을 맞댄 채, 부인과 후미오는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참고있던 것이
붕괴된 듯이 격하게 오열하며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 용서해 줘. 후미오 군! 시즈코는 이렇게 무서운 여자가 되어버렸어!
하지만 너까지 이런 일에 끌어들이게 되다니. 부탁이야, 시즈코를 원망하지
말아 줘!"
오열과 함께 떠는 부인의 우윳빛 어깨에 후미오도 이마를 대고 흐느끼고
있었다.
"부인이 이 미소년을 달콤하게 리드하는 거야. 쇼를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줘요."
빙그레 웃으며 말한 찌요는 앉아서 구경하기 위해 요시코가 가지고 온 의자에
엉덩이를 걸쳤다.
"후미오 군, 시즈코는 음부가 되어 네 누나를 빼앗았어. 이번엔 동생인 너까지
빼앗으려는 거야. 각오해!"
부인은 후미오의 남근을 찾아 엉덩이를 더듬더듬 움직였다.
후미오도 비통한 결심을 하고 얼굴을 들자 포박된 알몸을 비비꼬아 부인의
깊은 그늘이 드리운 엉덩이의 갈라진 틈새로 팽창한 페니스를 찔러 넣었다.
"아냐! 틀려, 좀더 위에."
시즈코 부인이 보채듯이 허리를 비비꼬고, 엉덩이를 물결치며 후미오의 그것을
끌어넣으려고 하는 것을 보자 실내엔 웃음소리와 괴성이 소용돌이쳐 올랐다.
"후미오 군, 힘껏!"
어떻게든 하나로 연결되려고 등과 가슴을 비벼대며 허리께를 함께 뒤틀고
있는 영부인과 미소년의 광란, 그것을 둘러싸고 야유하고 폭소를 터뜨리는
악녀들, 실내에는 이상한 흥분의 열기가 충만 되었다.
후미오는 부인의 우윳빛 유연한 어깨에 이마와 코끝을 거칠게 비벼대면서
격렬하게 허리를 놀려 창끝을 부인의 엉덩이 틈새에 찔러 넣었는데, 문득 그것을
항문에 받아들인 부인은 흥분된 소리를 질렀다.
"기다려! 후미오 군, 그대로 움직이지 말아!"
부인은 그것이 확실하게 표적에 닿았음을 지각하자 후미오의 움직임을 정지시키고
뜨겁게 헐떡이면서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어 항문의 미묘한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그것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었다. 후미오는 자신을 끈덕지게 끌어넣으려고 하는
부인의 부드러워진 항문 근육의 수축을 뚜렷하게 감지하였다. 그 미묘한 연체
동물 같은 수축과 긴축 감에 후미오는 놀라며, 동시에 숨막히는 이상하고 괴이한
쾌감을 느꼈다.
"자, 후미오 군! 찔러 넣어, 마음껏 찔러 넣어!"
부인의 부추김에 후미오는 허둥대는 기색으로 단숨에 도전하였다.
"좀더! 좀더 세게!"
후미오는 이를 악물고, 온힘을 다 쥐어 짜내 찔러 넣었다.
"아악! 후미오 군!"
후미오의 그것을 깊숙이 받아들인 부인은 상체를 뒤로 젖히고 고통이라고도
기쁨이라고도 할 수 없는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그것은 부인에게도 믿을 수 없는 사실로, 후미오의 불처럼 뜨겁고, 강철처럼
단단한 페니스가 그 미묘한 점막을 뚫고 직장에 다다르리 만치 침입해온 것이다.
격렬한 통증과 피학성의 괴이한 쾌감이 동시에 작렬하여 요골까지 산산이 부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부인은 순간 현기증이 일었다.
"들어갔어? 응, 부인 들어갔어?"
하루다로는 상체를 크게 젖히고 헐떡이는 부인의 땀이 배인 옆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사뭇 애달프게 미간을 찡그리고 어금니를 부득부득 갈면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 순간 하루다로도 나츠다로도, "해냈어!" 하고 환성을 질렀다.
"우리들이 열심히 조교한 보람이 있게 됐군! 이제 안심이야!"
하루다로는 그렇게 말하고 후배위로 후미오와 단단히 연결된 부인의 요염과
비애가 배어있는 후끈 달아오른 옆얼굴을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부인의 끈끈한 비지땀이 맺힌 등줄기에 후미오의 결박된 가슴이 찰싹 밀착되어
두 사람은 이 통렬한 오욕 감과 미칠 것 같은 쾌감에 전신을 크게 굽이치고
있었다. 후미오는 부인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시즈코님! 시즈코님!" 하고
상기된 소리를 내면서 오열하였다.
"엉덩이에 문 채 가만히 있으면 멋대가리 없지. 개가 낫겠다."
오니겐이 냉소하면서 호통쳤다.
"그래. 부인. 섹시하게 엉덩이를 놀려서 후미오 군을 후련하게 사정시켜
줘."
선 채로 직결되어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어깨를 들썩이면서 정지하고 있는
부인과 후미오에게 여자들은 일제히 요란하게 소리질렀다.
부인은 미묘한 항문을 여자의 성기로 바꾸어 후미오의 뜨겁게 단단해진 창끝이
뚫고 들어온 공포 탓인지, 때때로 전율을 전달하듯이 후미오의 그것을 깊숙이
문 엉덩이를 부르르 경련 시켰는데, 이윽고 오니겐과 여자들의 요구에 따라
숨가쁜 숨소리와 함께 후미오를 문 엉덩이를 천천히 물결쳤다.
후미오가 그것에 따라서 아랫도리를 힘껏 비틀자 부인은 불로 그 부분을
에이는 통증에 악문 이 사이로 숨이 끊어질 듯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부인은 이 이상한 열락의 도취 속에 후미오를 융화시켜, 자의식을 상실케
하는 것이 후미오에게 있어서는 하다 못해 구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이 음부가 되어 후미오를 빙빙 돌게 만드는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반쯤 자포자기의 배짱으로, "좀더, 좀더 세게 찔러!" 하고
후미오에게 졸라대며, 깊숙이 문 그것을 미묘한 항문과 근육의 수축으로 조이면서
관능적인 엉덩이를 활 모양을 그리듯이 뇌쇄적으로 굽이쳐댔다.
"아아, 후미오 군. 어떡하면 좋아, 시즈코 이렇게 타올랐어."
부인은 의미 없는 신음 소리를 새면서, 엉덩이를 크게 굽이쳐 후미오가 밀어
넣은 창끝과 호응하였다. 태어나서 처음 맛본 음밀 하고 깊은 피학성의 쾌감이
거친 파도처럼 밀려왔다.
시즈코 부인의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은 등뒤에서 공격해대는 후미오의 얼굴에도
쏟아지고, 후미오는 부인의 달콤한 향에 더욱 흥분되어, "아아, 시즈코님!"
하고 헐떡이며 죽자살자 공격을 퍼부어 갔다.
찌요는 의자에서 일어나 광란을 연출하는 두 사람을 즐겁게 바라보면서 그
주위를 천천히 돌았다.
등뒤로 후미오를 받아들이고 땀 투성이가 되어 몸부림치는 부인과, 등뒤에서
부인의 몸에 관통하고 짐승처럼 신음해 대는 후미오. 그것은 찌요의 눈에 엉덩이와
아랫도리를 맞대고. 서로 흔들고 있는 암컷과 수컷의 음란한 짐승처럼 비쳤다.
찌요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후미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정면으로 돌아왔다. 널빤지에 두 다리를 크게 벌리고 매달려 있는 부인의 넓적다리에도
종아리에도 끈끈한 비지땀이 맺혀 있었다.
"후후후, 이봐 부인. 불어를 가르치던 후미오 군과 설마 이렇게 관계를 갖게
되리라 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겠지?"
찌요는 사디스틱한 기쁨에 푹 잠기면서 부인을 야유하였지만, 부인의 무릎께에
쭈그리고 있던 요시코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말했다.
"잠깐만! 찌요 부인. 이 부인, 대단한 기분을 내고 있는데요!? 봐요, 단단해진
씨앗을 불쑥 내밀고."
요시코는 부인의 사타구니 사이의 음모를 손가락으로 헤집어, 질척하게 젖은
질육 사이를 비집고 너츠 모양의 돌기를 보이는 음핵을 찌요의 눈에 보였다.
"어디! 어디!" 하고 쥰코도 요시코도 찌요에게 바싹 달라붙어 허리를 굽히고
들여다보며, "어머, 훌륭한 클리토리스." 하고 깔깔댔다.
"뒷구멍을 후비니까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야, 부인 어머, 또 팽창했어."
세 악녀들이 이런 조소와 야유를 퍼부어도 시즈코 부인은 등뒤에서 밀어대는
후미오의 허리 움직임에 맞춰 벌린 넓적다리를 비비꼬고, 엉덩이를 물결치며
혼까지 녹아 내린 듯 황홀한 표정을 보일 뿐이었다.
"어머, 벌써 축축해. 역시 하루다로 씨들의 말대로, 엉덩이 구멍 역시 이
부인의 훌륭한 성감대가 되었어."
찌요는 살짝 손가락을 대보고, 이미 그곳이 질척하니 뜨겁게 젖어있는 것을
깨닫고 손가락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일어나 조롱하였다.
"부인, 이것으로 사요코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이어 사요코의 동생 후미오까지
자기 것으로 만든 셈이네. 미인과 핸섬한 사내의 맛을 보다니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그러나 부인은 불쑥 자신의 얼굴에 얼굴을 들이미는 찌요에게 용광로처럼
젖은 눈동자를 향할 뿐,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일지 않았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후미오와 자신 단둘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걸까 부인은
등뒤에서 몰아대는 후미오의 숨소리가 급속히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후미오의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끼고 상기되어 흐트러진 드높은 소리로 유혹하였다.
"괜찮아, 후미오 군, 누어도 돼."
긴코 일행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시즈코 부인이 그 상태에 빠져, "누어도
돼."라든지 하는 자못 상류층 영부인다운 말투를 쓰자 우스꽝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시즈코 부인의 등에 미친 듯이 몸을 찰싹 비벼대던 후미오는 자신이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태에 몰린 것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 온몸을 경직시키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안돼! 후미오 군. 어째서 주저하는 거야!"
부인은 칭얼거리듯이 몸을 비비꼬아, 사정을 일 순간 주저하며 감정을 돌리려고
하는 후미오를 부추기려고 다시 미친 듯이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후미오 군이 사정해주지 않으면 우리들, 언제까지고 이런 몰골로 있어야만
돼."
"응, 부탁이야, 기분을 내서 후미오 군." 하고 꿈결처럼 중얼거린 시즈코
부인은 엉덩이를 굽이쳐, 후미오의 그것을 다시 끌어들이려고 하였다. 부인의
굳게 닫은 음밀한 항문이 엉덩이의 물결과 함께 꽉― 꽉― 힘껏 근육을 수축시켜
자신의 페니스를 조이고 있음을 지각한 후미오는 삽시간에 정염이 고조되어
숨이 끊어지는 날카로운 신음을 내며 부인의 유연한 어깨에 이를 부딪고, 부인의
엉덩이에 밀착시킨 아랫도리를 격렬하게 경련 시켰다.
"아악! 시즈코님!! 가요, 저 가요!"
"아악! 시즈코도 가, 가요!"
시즈코 부인은 후미오의 연이은 발작을 그 음밀한 점막 내측에 확실하게
지각하자 이 세상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통렬하고, 그리고 마약과 같은
괴이한 쾌감에 불기둥처럼 타오른 온몸을 후미오에게 맞추어 경련 시켰다.
"아니, 그곳만으로 여자가 기분을 내는 게 가능한 거야?"
찌요가 오니겐을 보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럼요, 그곳이 민감한 여자는 그곳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기분을 낼 수
있지요. 증거를 보여드릴까요?"
오니겐은 서서 열락의 도취에 젖어 있는 시즈코 부인의 귀에 입을 대고,
능글맞게 웃으면서 타일렀다.
"찌요 부인과 쥰코 여사의 기분을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맞춰두는 거야."
그 부분에 후미오의 뜨거운 체액이 격하게 밀려들어오는 오욕의 감촉, 그것은
신비하고 이상한 상쾌함으로 이어져, 부인은 몸도 마음도 녹아 내릴 듯이 멍하니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윽고 살포시 꿈을 꾸는 듯이 황홀한 눈을 뜨고 입술을
희미하게 떨며 말했다.
"후미오 군, 기뻐. 후미오 군의 뜨거운 것이 시즈코의 몸에 들어오는 게
똑똑히 느껴져. 하지만 이런 일을 시킨 시즈코를 원망하지 말아 줘."
이어 오니겐의 재촉으로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은 세 악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그 정감에 도취되어 열기를 띤 검은 눈동자를 그녀들에게 향하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 후미오 군과 이렇게 인연을 맺게 해주신 찌요 씨 이외의 여러분에게
시즈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리고 옆에서 다리를 뻗고 있던 하루다로들을 향해 달콤하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저, 하루다로 씨, 다시 한번 찌요 씨에게 시즈코의 몸 속까지 또렷하게
보여줘."
"알았어요." 하고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이제야 겨우 자신들에게도 일이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잽싸게 일어나자 부인의 활짝 벌린 양 넓적다리의 좌우에
허리를 굽히고 뿜어 나온 뜨거운 질 액으로 질척하게 젖은 부인의 음모를 손가락으로
쓸어 올려, 살짝 입구를 벌린 여자의 음순을 드러내었다.
"좀더, 벌려야겠어." 하고 하루다로가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리자 담홍색의
질 육은 끈끈하게 젖어, 아까부터 내민 너츠 모양의 단단한 음핵은 더욱 팽창하여
사뭇 부끄러운 떨림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방금, 극에 달한 절정 감의 여운을
알리는 것이라는 것을 찌요 일행은 알고 있지만.
"어머, 상스러워!" 하고 찌요는 일부러 손수건을 입에 대었다. 껍질을 벗고
단단하게 우뚝 솟은 음핵을 실룩실룩 경련 시키고 있는 부인의 그 부분을 하루다로가
손가락을 사용해 관찰하며, 질 액의 풍부함을 조사하고 나서 찌요에게 보고하였다.
"정말, 이 부인. 완전히 기분이 올라있어요."
후미오는 긴코와 아케미가 어깨를 부축하고, 오랏줄을 끌어당기자 가까스로
부인의 등에서 떨어졌는데, 그대로 발 밑을 휘청이며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신차려. 젊은 사람이 칠칠치 못하게 시리."
아케미가 심혈을 다하고 기진맥진하여 괴롭게 헐떡이는 후미오의 어깨에
손을 얹고 흔들었다.
"부인을 봐. 저렇게 정기를 엉덩이 구멍으로 빨아들인 뒤, 찌요 씨 일행에게
클리토리스를 실룩여 보이며 기분을 맞추고 있잖아. 베테랑의 대 스타가 되면
저렇게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는 거야."
아케미는 전면 상을 찌요 일행의 호기심 어린 눈앞에 드러내놓고, 이쪽에는
등을 돌린 채 여전히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부인을 가리켰는데, 부인의 둥그스름하고
선정적인 엉덩이의 틈새에서 밀크 같은 후미오의 체액이 실처럼 흐르고 있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허리를 일으켰다.
"맙소사! 바닥을 더럽히면 안 돼!"
아케미와 요시코는 휴지를 몇 장이고 사용해서 끊임없이 흘러 떨어지는 끈끈한
미소년의 체액을 닦았다.
"이봐, 후미오. 꽤나 기분이 좋았나보지? 이렇게 엄청나게 싼 걸 보면. 어지간해서는
닦이지가 않아."
요시코가 그렇게 말하며 혀를 차고,
"그건 그렇고 이 고귀한 영부인의 엉덩이에 퓨― 퓨― 하고 쏴댈 때의 기분은
어땠어, 후미오. 최고의 감격과는 다른 거야?"
하고 후미오의 발그레해진 옆얼굴을 보며 아케미와 함께 웃었다.
"어디, 한번 보자고."
오니겐이 부인의 뒤로 돌아와 허리를 낮추고, 별안간 엉덩이를 벌리고는
후미오의 페니스의 공격을 받아 끝까지 맞선 부인의 항문을 점검하려고 하였다.
"허. 구멍이 상당히 열린 것 같군."
부인의 항문은 그 근육이 불거져 나와 어둡고 비밀스러운 작은 구멍이 빠끔히
뚫린 느낌이었다.
요시코는 그것을 보고, "부인도 대단해."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앞의 대합을 벌리고 음핵을 점검하고, 또 뒤 틈새도 벌려 엉덩이 구멍도
점검하고, 완전 볼썽사납군." 하고 웃자, 그 말을 들은 찌요가 따라서 깔깔대고
웃었다.
"그런 말하는 게 아냐, 요시코 씨. 이 부인도 지금은 이렇게 옛 하녀 앞에
커다란 음핵을 들어내고 기분을 맞추고 계시지만, 원래로 치면 도야마 재벌의
영부인, 보통 사내라면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찌요가 그렇게 말을 꺼냈을 때, 지금까지 허탈하게 고개를 떨구고 있던 시즈코
부인은 얼굴을 홱 치켜들었다.
"그만해요! 찌요 씨. 더 이상 도야마 가의 일은 입에 올리지 말아요! 이제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에요. 난 이렇게 몸도 마음도 당신들의 노예가 되었잖아요!?"
울먹이는 소리로 내뱉은 부인은 자신이 얼마나 음란하고 비참한 노예로 바뀌었는지,
그것을 찌요에게 또렷하게 인식시키려고 하였다. 그것은 찌요에 대한 시즈코
부인의 일종의 역공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루다로 씨, 상관없어요! 좀더 벌려서 시즈코의 그 부끄러운 크, 클리토리스를
찌요 씨와 오츠카 씨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요."
훌륭하다든지, 모양이 예쁘다든지. 그렇게 여자들이 음핵 같은 것에 집착한다면
확실하게 보여주면 그만이다 하고, 부인은 이 세 악녀들에게 도전하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쯧, 쯧 부인 그렇게 자포자기할 거 없잖아?"
"하지만 생쥐도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도 있잖아. 찌요 부인도 너무 시즈코
부인을 괴롭혔어."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시즈코 부인이 돌연 자포자기하며 찌요에게 반발하는
기색을 보이자 이렇게 말하였다.
"한데, 부인이 가끔 그렇게 화난 얼굴을 보이는 게 난, 너무 좋아. 눈이
분노로 이글거리면 오싹할 정도로 요염해 보이는걸."
하루다로는 부인의 검은 눈동자에 인광처럼 노여운 빛이 일 순간,스치는
것을 보고 짜릿짜릿한 기분을 느끼며,
"그럼 베테랑 여자 노예의 관록을 보여, 찌요 부인 쪽으로 허리를 쑥 내밀어
줘. 어때, 이 ××가 보이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명기를 벌리는 거야."
라고 말해 찌요와 쥰코를 웃게 만들었다.
시즈코 부인은 하루다로가 지시한 대로, 벌린 양 넓적다리를 굽이치며 찌요
일행에게 노골적으로 수치를 드러내려고 허리를 내밀었다.
"자, 찌요 씨, 오츠카 씨 실컷 비웃어요. 지금은 시즈코 이렇게 음란한 포즈도
태연히 취할 수 있게 됐어요."
사디스틱한 악마들에게 도전하며 그렇게 중얼거린 시즈코였지만, 예전의
하녀 앞에서 이 같은 추태를 연기하게 된 자신, 이 세상의 일이 아닌 듯한
심정으로 부인은 정신이 멀어져갔다.
<60. 목마와 소망>
가와다는 츠무라 요시오의 침실로 쓰이던 이층 방을 하루 빌려, 다마에 부인에게
원한을 갚기로 했다.
"여기는 사요코의 얼을 뺀 색지옥의 방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지."
요시오는 가와다에게 여러 가지로 방 구조를 설명하였다. 침대 시트를 요시오가
벗기자, 네 구석에는 반듯하게 눕힌 산 제물을 큰 대자로 벌리기 위한 가죽
벨트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산 제물의 두 다리를 더욱 크게 벌리기
위한 핸들이 달려있어, 그것을 조작함에 따라 산 제물의 발목을 묶은 가죽끈을
자유롭게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었다.
"이거 재미있는데!?"
"훌륭하죠?"
가와다는 핸들을 작동하면서 싱글벙글하였다.
가와다가 더욱 놀란 것은 침대 바로 위 천장에 달려있는 커다란 거울이다.
"이 침대에 그 콧대 높은 오리하라 부인을 묶는다고 생각하니, 왠지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려오는군요."
가와다는 흐뭇하여 침대 위를 두드렸다.
"이런 것도 있어."
요시오는 한쪽 벽을 덮고 있는 커튼을 걷었다. 그러자 전신 거울이 나타났다.
그 2미터쯤 앞에는 천장에 박혀있는 쇠고리에 끝을 비끄러맨 로프가 두 줄
섬뜩하게 늘어뜨려져 있었다.
"과연, 침경(寢鏡)이 있는가 하면 입경(立鏡)도 갖추어져 있군요."
"나는 사요코를 이 거울 앞에서 깎아주었어. 꽤 유쾌했었지."
요시오는 그때를 떠올리며 히죽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그럼 나도 오리하라 부인을 여기에서 깎아주기로 할까? 한데, 나를 권총으로
쏴 죽이려고 했던 여자야. 그저 깎는 것 만으론 재미없을 테니까 말이죠. 한
올 한 올 뽑아줄까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하."
하고 요시오와 가와다는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그때 하자쿠라단의 불량 소녀들이, 커다란 목마를 밀고 왔다.
"수고했어. 거기에 놔줘."
가와다는 여자들이 옮겨온 목마를 방구석으로 밀고 갔다.
"목마 고문까지 하다니 상당히 세심한 준비를 했군."
요시오가 말하자, 가와다는 손을 내저었다.
"아뇨, 이건 그런 것에 사용할 게 아니라, 오리하라 부인의 변기예요."
"오니겐이 발명한 귀부인용 변기라는 거죠."
목마 고문의 목마란 것은 거기에 태운 죄인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무릇
거칠게 깎은 것인데, 그것은 통나무에 다리를 네 개 달았을 뿐인 간단한 것이었다.
한데, 통나무 등 중앙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져 있어 이 구멍 위에 오리하라
부인을 태우게 되면, 그것으로 그녀를 위한 훌륭한 변기가 된다고 가와다는
의기양양해져 요시오에게 설명하였다.
"아시겠죠?"
가와다는 목마에 뚫린 구멍 아래에 양동이를 놓고 요시오에게 가리켰다.
"이렇게 구멍 아래에 양동이를 놓아두면, 그 영부인 큰 쪽이든 작은 쪽이든
자유롭게 쌀 수 있단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가와다가 소리 높여 웃었을 때, 이번은 다시로가 오니겐과
함께 들어왔다.
"신청했던 물건을 오늘 아침, 들여다놨어."
오니겐은 옆구리에 끼고 있던 보자기 꾸러미 안에서 커다란 가죽 상자를
꺼냈다.
들여보던 긴코와 아케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