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 38
<63. 쓰라린 변모>
이처럼 전체적으로 선이 가는 우아한 몸매의 여자는 감도가 예민하다는 것을
가와다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가 보인 광란에는 혀를 내둘렀다.
윤기 있는 고운 피부에 끈끈한 비지땀을 흘리며 다마에 부인은 혀 꼬부라진
비명을 지르고, 번민에 옥죈 얼굴을 격렬하게 좌우로 내저었다.
적당히 솟은 모양 좋은 가슴의 융기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의 손바닥에서 흔들흔들
파도치고, 복부에서 허리 근방, 그리고 신비할 정도로 뇌쇄적인 넓적다리가
요동쳤다가는 경직되며, 쥰코의 가차없는 손놀림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후후후, 아무리 몸부림 쳐도 소용없어. 이미 이렇게 됐으면 단념해."
쥰코는 공격에 한층 힘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아아, 어, 어떡하면 좋아! 네, 저 어떡하면 좋아요!?"
다마에 부인이 부들부들 입술을 떨면서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므로, 젖가슴을
애무하는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얼굴을 마주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쥰코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일부러 다정한 말투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부인. 나머지 일은 우리들에게 맡겨둬."
하고 말하자, 최후의 압도를 가하기 위해 몰아갔다.
"그래. 그렇게 얌전해져야지. 그럼 이제부터 모든 기량을 다 쏟아 멋진 기분에
젖도록 해줄게."
쥰코는 우쭐해져서 다마에 부인에게 공격을 계속 감행하였다.
"이봐, 너희들 잘 보라고."
쥰코는 다마에 부인을 주무르면서 도모코와 나오에를 곁으로 불렀다.
"어머, 대단해."
오니겐도 눈을 가늘게 뜨고 요염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다마에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해."
갑자기 다마에 부인은 비지땀이 맺힌 아름다운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보채듯이
고개를 내젓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넓적다리 근육이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마음 푹 놓아, 부인."
쥰코가 잔학의 흥분에 도취된 채 잔인한 눈을 번쩍였다.
하지만, 쥰코와 가와다 일행의 공격에는 한층 박차가 가해졌다.
"요, 용서해요!―."
뇌까리듯이 외친 다마에 부인은 침대에 고정된 전신을 경직시키고 두 다리를
뒤집었다.
허덕이며 뭔가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린 다마에 부인에게 쥰코는 고문
기구의 버튼을 눌렀다.
육체가 작렬할 정도의 충격에 온몸을 격하게 경련 시킨 부인은 고개를 크게
젖혔다. 잇달아 일어나는 발작에 농락 당한 다마에 부인은 육체를 부르르 떨고,
그 어마어마한 광경에 도모코와 나오에는 아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막힌 피날레 군."
쥰코는 긴코, 아케미와 나란히 다마에 부인을 가리키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너무 애를 먹였어. 응, 오리하라 부인."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다마에 부인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
다마에 부인은 자신의 의지를 뒤엎고, 이들 야비한 인간들의 눈앞에서 비참한
패배의 몰골을 드러내고 만 분함과 부끄러움으로 살아 있는 심정이 아닌 채
그저 훌쩍이고 있을 뿐이었다.
쥰코는 조용하게 고문 기구를 떼며 다마에 부인의 그 엄청난 패배의 증거에
새삼 눈길을 향함과 함께, 일시에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상당히 참으셨던 모양이야, 부인. 하지만 무리도 아니지. 나이 서른이라면
여자로선 한창인걸."
그리고 쥰코는 이어 얼굴을 비틀어 파묻고 있는 다마에 부인의 뜨거운 뺨을
두 손에 끼워, 부인의 얼굴을 정면으로 돌리고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후후후, 얼굴 좀 똑똑히 보여줘. 부인 기분은 어때. 뭐라고 말해봐."
쥰코는 품위 있는 섬세한 다마에 부인의 코를 손으로 눌렀다.
"부탁이에요. 끈을 끈을 풀어줘요."
다마에 부인은 떨리는 소리로 쥰코에게 애원하였다.
"아니, 이 정도로 무슨 얘기야. 이제부터 날이 샐 때까지 적어도 다섯 번은
스파크가 일게 해줄 건데."
"아아, 차라리 단숨에 죽여줘! 제발, 죽여줘요!"
이 이상 야비한 남녀의 눈앞에 노리개가 될 기력도 없어 다마에 부인은 울면서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에요!? 치하라가의 아가씨도 가까운 시일 내 이런 특별 조교를
받을 거예요. 선배가 그렇게 이성을 잃으면, 볼썽사납지."
쥰코가 말하자, 이어 오니겐이 위협적인 소리를 다마에 부인에게 퍼부었다.
"우리들은 말야, 네 몸과 마음을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시켜 훌륭한 상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아직, 모르겠어!?"
"저, 가와다 씨. 광 지하에 있는 아가씨를 이리로 데려와요."
쥰코가 가와다에게 지시하자, 다마에 부인은 퍼뜩 놀라 눈을 떴다.
"기다려, 기다려 주세요!"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가와다를 다마에 부인은 온힘을 다해 목청껏 불렀다.
"아가씨를 데리고 오는 것만은 그만둬 주세요. 그것만은 부탁해요. 오츠카
씨."
크게 놀라 사지를 버둥거리며 그렇게 외친 다마에 부인은 이어 목메어 울었다.
"그럼, 고분고분하게 우리들의 조교를 받겠단 말이지?"
오니겐이 다마에 부인에게 바싹 다가가 유두를 퉁기며 물었다.
"어라, 대답을 해야지 기쁘게 조교를 받겠습니다, 하고 분명하게 말해봐."
"기쁘게, 기쁘게 조교를 받겠습니다."
다마에 부인은 흐느끼며 작은 소리로 대답하고 고개를 돌렸다.
"좋아, 그 말 잊어선 안 돼!"
오니겐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멍하니 곁에 우두커니 서 있는 도모코와
나오에에게 말하였다.
"이번엔 아까처럼 애먹이는 일은 없을 거야. 야무지게 해봐."
그리고 고문 기구를 도모코에게 건네주었다.
폭력 행사 자가 예전의 고용인이었던 도모코와 나오에 임을 알자, 다마에
부인은 동요하며 분함에 치를 떨었다.
"우리들이 상대하면 어째서 그렇게 딱딱하게 나오는 거야, 응? 부인."
도모코는 오니겐에게 방법을 배워 가스 스토브 위에 우유 냄비를 얹으면서,
침대 위의 다마에 부인에게 말을 건넸다.
"우유는 미지근한 쪽이 좋아. 아니면 뜨거운 쪽이 좋아? 응, 부인?"
나오에가 이번엔 부인에게 물었다.
하녀의 손에 희롱 당하는 굴욕에 다마에 부인은 옥죈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테이블 곁의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리고 있는 가와다와 요시자와 일당은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자, 준비는 다 됐어."
도모코는 고문 기구를 오른 손에 들고, 나오에를 재촉하여 침대 위에 다리를
걸쳤다.
"그런 원통한 얼굴 하지 말아, 부인."
나오에는 즉시 부인의 뺨과 젖가슴을 세게, 또 부드럽게 두 손을 사용해
주무르기 시작하였다.
한번 이상한 불길에 격하게 타올랐던 부인의 육체는 하녀 두 사람의 희롱에
남아있던 불씨가 다시금 휘저어져 차츰 분한 마음도 저항력도 스르르 멀어져갔다.
"자, 다음은 여기야, 부인."
그 순간 다마에 부인은 목덜미를 뚜렷이 드러내며 얼굴을 크게 젖혔는데,
멍하니 눈꺼풀을 감은 다마에 부인의 얼굴이 참으로 빛나 보였다.
"잘 되가는 군, 후후후."
긴코와 아케미가 껌을 씹으면서 들여다보고 웃었다.
"도모코 양, 잠깐만! 응, 기다려 줘!"
돌연 다마에 부인이 절박한 소리로 외쳤다.
"뭐야? 부인."
도모코가 공격을 중단하고 크게 헐떡이는 다마에 부인의 땀 투성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나는 이제 어떻게 돼도 좋아. 하지만 부탁이야, 아가씨를, 아가씨를
구해 줘."
잠꼬대처럼 다마에 부인은 중얼거렸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구경하고 있는 긴코가 내뱉듯이 말했다.
"치하라가의 아가씨도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운명이야. 아가씨의 앞으로의
일은 일체 우리들에게 맡겨두면 돼. 네가 걱정할 것 하나 없어. 자, 찍소리
못할 정도로 만져 줘. 너희들 다음은 우리들이 주물러주기로 되어 있으니까."
도모코와 나오에는 빙그레 끄덕이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고뇌라고도 열락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신음을 내며 다마에 부인은 고정된
사지를 뒤집었다.
"저어 오츠카 부인 잠깐 보세요."
아케미는 키들키들 웃으면서 쥰코를 손짓으로 불러 부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모코의 잔혹한 고문에 반응하고 있는 여자. 그 곳에는 이미 정숙하고 교양
있는 박사 부인의 그림자 따윈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고, 피학의 요기에
숨막힌 한 마리의 암컷만이 있을 뿐이었다.
구경꾼 사이에 끼여든 오니겐의 입가에 심술궂은 미소가 번졌다. 쇼에 내보내도
이 여자는 충분히 남자 손님들의 관능을 저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차후의
조교 나름으로는 시즈코 부인과 마찬가지로, 모리다파의 우수한 탤런트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오니겐은 공연히 즐거워졌다. 이윽고 다마에 부인은
아까보다도 더욱 격렬해져 요란한 소리를 질렀다.
다마에 부인은 전신을 활처럼 젖히고 숨이 끊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신음을 지르고, 풀썩 고개를 떨구었다.
결국 다마에 부인의 항복을 받아낸 도로코와 나오에는 환성을 질렀다.
"후후후, 여태껏 부리던 하녀들에게 이런 흥한 몰골을 보이고, 정말 부인도
기분이 좋은가봐!?"
그러나 다마에 부인은 더 이상 말할 기력도 없을 정도로 탈진하였다. 오니겐도
가와다도 다마에 부인의 감수성 풍부함에 새삼 놀랐다.
"아직 새벽녘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어. 실컷 신음하게 만들어줄게."
오니겐은 고개를 옆으로 푹 떨군 채 조그맣게 입을 벌리고, 눈감고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말하고는 도모코와 나오에의 얼굴을 보았다.
"좀 불쌍한데. 일단 깨끗이 닦아주지."
도모코와 나오에는 휘파람을 불면서 오니겐이 지시한 일에 착수하였다.
패배한 비참함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려는 도모코 일행의 뒤처리 손놀림에
다마에 부인은 혼까지 떨리는 울음을 새었다.
"이런 식으로 친절하게 해주는데, 왜 우는 거야."
"그건 그렇고 부인. 그런 예쁘장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대단해."
도모코와 나오에가 일을 마치자 오니겐에게 알렸다.
"그럼, 십 분 간 휴식하고 긴코와 아케미가 시작해."
"드디어 왔군."
긴코는 도모코에게서 고문 기구를 받아 쥐었다. 그리고 천장에 쳐져있던
커튼이 좌우로 벌어지고, 커다란 거울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것은 묶여 있는
산 제물의 전신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비참한, 망측스런 자신의 전신상을 문득 그 거울 안에서 본 다마에 부인은
똑바로 그것에 눈을 향할 용기가 없었다.
"알았어!? 긴코 일행의 조교가 끝날 때까지 위 거울에서 눈을 돌려선 안
돼. 말을 듣지 않으면 곧 여기로 지하의 미사에를 끌어올 테니까."
오니겐은 부들부들 어깨를 떨고 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날카로운 소리를 퍼부었다.
지하실 작은 창으로 희미하게 비쳐든 아침 햇살이, 단 한 장의 모포에 몸을
감싸고 누운 시즈코 부인의 자는 얼굴을 비추고 있다. 어젯밤 끝도 없는 찌요와
오니겐의 괴롭힘을 받아 녹초가 된 시즈코 부인은 죽은 듯이 꼼짝도 않고 자고
있다.
마침내 시즈코 부인은 살짝 몸을 뒤척이다 눈을 떴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감옥의 사방을 둘러봤다.
오늘은 어떤 조교를 받게 될까 하고 시즈코 부인은 엄중한 자물쇠가 채워진
철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유괴된 오리하라 부인과
미사에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고 걱정하고, 이어 쿄오코와 미츠에, 사요코와
게이코의 운명을 생각하였다.
부인은 몸을 일으키고, 끈 자국이 생긴 하얀 양팔을 꼭 껴안았다.
여느 때라면 벌써 나타날 무서운 조교 사들이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 이대로 쉬고 싶은 부인은 그들이 나타나지 않길 기도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어긋나고 왁자한 웃음소리와 함께 몇 사람인가의 발소리가
울려 왔다.
시즈코 부인은 허둥지둥 일어나 모포를 개켜서 구석에 놓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지하실에 내방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렇게 예의 바르게 기다리도록
오니겐에게서 교육을 받은 것이다.
"호호호, 예의 바르게 대기하고 있군. 감탄했어."
찌요는 어스름한 감옥 안에 정좌하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대견스럽게 쇠창살
사이로 바라보았다.
"어젯밤은 늦게까지 다마에 부인의 조교에 매달려서 오니겐 씨는 늦잠을
주무시고 계셔. 예정보다 한 시간이나 늦었지만, 자, 오늘도 열심히 연습하자고."
찌요는 그렇게 말하고 하루다로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하루다로가 찰칵찰칵
하고 자물쇠가 벗겼다.
"나와요, 부인. 얼굴을 씻고 화장을 마치면, 곧 오니겐 씨의 방으로 가는
거야."
하루다로와 나츠다로에게 재촉 받아 부인은 조용히 일어나 허리를 굽히고
감옥에서 나왔다.
지하실 계단 가까이에 있는 세면실에서 이를 닦고 얼굴을 씻은 뒤, 간단한
화장을 마치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밧줄을 갖고 등뒤로
다가갔다.
"오늘은 또 새로운 공부를 오니겐 씨가 가르쳐 주실 모양이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해."
찌요는 시즈코 부인의 훌륭하게 무르익은 나신을 바라보면서 흡족하여 그렇게
말하였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년 여인들에게 등과 엉덩이를 찔리며 알몸의 시즈코
부인은 비틀비틀 걸어갔다.
"그렇게 우울한 얼굴 하지 말라고 했죠. 몇 번 얘기해야 알겠어? 부인."
지하 계단을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면서 걸어가는 부인의 옆얼굴을 본 가즈에는
쯧쯧 거리며 부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저, 찌요 씨."
오니겐의 방을 향해 이층 긴 복도를 걸어가는 시즈코 부인이 눈을 깜박이면서
찌요 쪽을 보았다.
"뭐야, 부인."
찌요는 쌀쌀맞은 어투로 심술궂은 시선을 부인에게 쏟았다.
"오늘은 어젯밤의 피로 탓인지 두통이 있어요. 연습을 오전만 해주실 수
없을까요?"
찌요의 기분을 건드릴 것이 두려워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뻔뻔스런 얘기하지 마. 잠시만 이쪽이 부드럽게 나가면 금방 기어오른다니까."
험악하게 찌요가 말했다.
"우리도 너를 이 방면의 대 스타로 만들기 위해 갖가지로 애쓰고 있어. 그런데
연습을 게을리 하겠다는 발상은 영 못마땅해. 오니겐 씨에게 부탁해서 오늘
조교는 철야로 계속할 거야."
시즈코 부인의 쌍꺼풀진 눈이 눈물로 흐려졌다.
"후후후, 긁어 부스럼을 낸 거군,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구슬픈 부인의 옆얼굴을 보고 웃었다.
하루다로가 오니겐의 숙소로 쓰이고 있는 이층 방을 노크하였다.
수면 부족으로 얼굴이 흙빛인 오니겐이 고개를 내밀고 거기 서 있는 시즈코
부인을 보고는 생긋 웃었다.
"그렇지. 오늘 아침은 네 조교가 가장 먼저였지. 자, 들어와. 이쪽에 앉아."
오니겐은 부인을 앉히고 오랏줄을 침대 다리에 비끄러매었다.
"가와다 형, 그만 일어나."
오니겐은 침대 위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가와다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어젯밤 늦게까지 오리하라 부인을 무진장 괴롭히고, 그 피로에 지친 몸을
이곳으로 옮겨와 오니겐과 가와다가 함께 잔 모양이다.
"아이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어?"
가와다는 잠이 덜 깬 눈으로 손목시계를 보고는 서둘러 일어났다.
문득 침대 다리에 묶여 작게 움츠리고 있는 시즈코 부인에게 눈이 간 가와다는,
"헤헤헤, 여전히 예쁘군, 부인."
하고 부인의 뺨을 건드리며 셔츠를 입었다.
찌요 일행은 어수선한 방안을 치웠다.
"호호호, 오니겐 씨. 어제 약속한 대로 오늘부터 이 부인에게는 아침 식사
대신 듬뿍 특제 주스를 먹여주기로 했었죠? 잘 부탁드려요."
"아아, 알았어요. 부인의 미용과 건강을 위해 가와다 형과 제가 교대로 먹여주기로
했으니까."
가와다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젖먹이 아기용 턱받이를 갖고 와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을 들어올리고 그것을 목에 묶었다.
"우유를 마셔야 하니까, 턱받이를 매줘야지."
그것을 본 찌요와 가즈에 일행은 입을 막고 웃음을 터뜨렸다.
부인의 상아색 뺨이 차츰 붉은 기를 띠어갔다.
"하하하, 턱받이를 다니까 대단히 귀여운데, 부인."
오니겐과 가와다는 그런 시즈코 부인의 좌우에 천천히 쪼그리고 앉아 껄껄
웃기 시작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선이 가는 우아한 몸매의 여자는 감도가 예민하다는 것을
가와다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가 보인 광란에는 혀를 내둘렀다.
윤기 있는 고운 피부에 끈끈한 비지땀을 흘리며 다마에 부인은 혀 꼬부라진
비명을 지르고, 번민에 옥죈 얼굴을 격렬하게 좌우로 내저었다.
적당히 솟은 모양 좋은 가슴의 융기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의 손바닥에서 흔들흔들
파도치고, 복부에서 허리 근방, 그리고 신비할 정도로 뇌쇄적인 넓적다리가
요동쳤다가는 경직되며, 쥰코의 가차없는 손놀림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후후후, 아무리 몸부림 쳐도 소용없어. 이미 이렇게 됐으면 단념해."
쥰코는 공격에 한층 힘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아아, 어, 어떡하면 좋아! 네, 저 어떡하면 좋아요!?"
다마에 부인이 부들부들 입술을 떨면서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므로, 젖가슴을
애무하는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얼굴을 마주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쥰코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일부러 다정한 말투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부인. 나머지 일은 우리들에게 맡겨둬."
하고 말하자, 최후의 압도를 가하기 위해 몰아갔다.
"그래. 그렇게 얌전해져야지. 그럼 이제부터 모든 기량을 다 쏟아 멋진 기분에
젖도록 해줄게."
쥰코는 우쭐해져서 다마에 부인에게 공격을 계속 감행하였다.
"이봐, 너희들 잘 보라고."
쥰코는 다마에 부인을 주무르면서 도모코와 나오에를 곁으로 불렀다.
"어머, 대단해."
오니겐도 눈을 가늘게 뜨고 요염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다마에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해."
갑자기 다마에 부인은 비지땀이 맺힌 아름다운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보채듯이
고개를 내젓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넓적다리 근육이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마음 푹 놓아, 부인."
쥰코가 잔학의 흥분에 도취된 채 잔인한 눈을 번쩍였다.
하지만, 쥰코와 가와다 일행의 공격에는 한층 박차가 가해졌다.
"요, 용서해요!―."
뇌까리듯이 외친 다마에 부인은 침대에 고정된 전신을 경직시키고 두 다리를
뒤집었다.
허덕이며 뭔가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린 다마에 부인에게 쥰코는 고문
기구의 버튼을 눌렀다.
육체가 작렬할 정도의 충격에 온몸을 격하게 경련 시킨 부인은 고개를 크게
젖혔다. 잇달아 일어나는 발작에 농락 당한 다마에 부인은 육체를 부르르 떨고,
그 어마어마한 광경에 도모코와 나오에는 아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막힌 피날레 군."
쥰코는 긴코, 아케미와 나란히 다마에 부인을 가리키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너무 애를 먹였어. 응, 오리하라 부인."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다마에 부인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
다마에 부인은 자신의 의지를 뒤엎고, 이들 야비한 인간들의 눈앞에서 비참한
패배의 몰골을 드러내고 만 분함과 부끄러움으로 살아 있는 심정이 아닌 채
그저 훌쩍이고 있을 뿐이었다.
쥰코는 조용하게 고문 기구를 떼며 다마에 부인의 그 엄청난 패배의 증거에
새삼 눈길을 향함과 함께, 일시에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상당히 참으셨던 모양이야, 부인. 하지만 무리도 아니지. 나이 서른이라면
여자로선 한창인걸."
그리고 쥰코는 이어 얼굴을 비틀어 파묻고 있는 다마에 부인의 뜨거운 뺨을
두 손에 끼워, 부인의 얼굴을 정면으로 돌리고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후후후, 얼굴 좀 똑똑히 보여줘. 부인 기분은 어때. 뭐라고 말해봐."
쥰코는 품위 있는 섬세한 다마에 부인의 코를 손으로 눌렀다.
"부탁이에요. 끈을 끈을 풀어줘요."
다마에 부인은 떨리는 소리로 쥰코에게 애원하였다.
"아니, 이 정도로 무슨 얘기야. 이제부터 날이 샐 때까지 적어도 다섯 번은
스파크가 일게 해줄 건데."
"아아, 차라리 단숨에 죽여줘! 제발, 죽여줘요!"
이 이상 야비한 남녀의 눈앞에 노리개가 될 기력도 없어 다마에 부인은 울면서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에요!? 치하라가의 아가씨도 가까운 시일 내 이런 특별 조교를
받을 거예요. 선배가 그렇게 이성을 잃으면, 볼썽사납지."
쥰코가 말하자, 이어 오니겐이 위협적인 소리를 다마에 부인에게 퍼부었다.
"우리들은 말야, 네 몸과 마음을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시켜 훌륭한 상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아직, 모르겠어!?"
"저, 가와다 씨. 광 지하에 있는 아가씨를 이리로 데려와요."
쥰코가 가와다에게 지시하자, 다마에 부인은 퍼뜩 놀라 눈을 떴다.
"기다려, 기다려 주세요!"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가와다를 다마에 부인은 온힘을 다해 목청껏 불렀다.
"아가씨를 데리고 오는 것만은 그만둬 주세요. 그것만은 부탁해요. 오츠카
씨."
크게 놀라 사지를 버둥거리며 그렇게 외친 다마에 부인은 이어 목메어 울었다.
"그럼, 고분고분하게 우리들의 조교를 받겠단 말이지?"
오니겐이 다마에 부인에게 바싹 다가가 유두를 퉁기며 물었다.
"어라, 대답을 해야지 기쁘게 조교를 받겠습니다, 하고 분명하게 말해봐."
"기쁘게, 기쁘게 조교를 받겠습니다."
다마에 부인은 흐느끼며 작은 소리로 대답하고 고개를 돌렸다.
"좋아, 그 말 잊어선 안 돼!"
오니겐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멍하니 곁에 우두커니 서 있는 도모코와
나오에에게 말하였다.
"이번엔 아까처럼 애먹이는 일은 없을 거야. 야무지게 해봐."
그리고 고문 기구를 도모코에게 건네주었다.
폭력 행사 자가 예전의 고용인이었던 도모코와 나오에 임을 알자, 다마에
부인은 동요하며 분함에 치를 떨었다.
"우리들이 상대하면 어째서 그렇게 딱딱하게 나오는 거야, 응? 부인."
도모코는 오니겐에게 방법을 배워 가스 스토브 위에 우유 냄비를 얹으면서,
침대 위의 다마에 부인에게 말을 건넸다.
"우유는 미지근한 쪽이 좋아. 아니면 뜨거운 쪽이 좋아? 응, 부인?"
나오에가 이번엔 부인에게 물었다.
하녀의 손에 희롱 당하는 굴욕에 다마에 부인은 옥죈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테이블 곁의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리고 있는 가와다와 요시자와 일당은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자, 준비는 다 됐어."
도모코는 고문 기구를 오른 손에 들고, 나오에를 재촉하여 침대 위에 다리를
걸쳤다.
"그런 원통한 얼굴 하지 말아, 부인."
나오에는 즉시 부인의 뺨과 젖가슴을 세게, 또 부드럽게 두 손을 사용해
주무르기 시작하였다.
한번 이상한 불길에 격하게 타올랐던 부인의 육체는 하녀 두 사람의 희롱에
남아있던 불씨가 다시금 휘저어져 차츰 분한 마음도 저항력도 스르르 멀어져갔다.
"자, 다음은 여기야, 부인."
그 순간 다마에 부인은 목덜미를 뚜렷이 드러내며 얼굴을 크게 젖혔는데,
멍하니 눈꺼풀을 감은 다마에 부인의 얼굴이 참으로 빛나 보였다.
"잘 되가는 군, 후후후."
긴코와 아케미가 껌을 씹으면서 들여다보고 웃었다.
"도모코 양, 잠깐만! 응, 기다려 줘!"
돌연 다마에 부인이 절박한 소리로 외쳤다.
"뭐야? 부인."
도모코가 공격을 중단하고 크게 헐떡이는 다마에 부인의 땀 투성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나는 이제 어떻게 돼도 좋아. 하지만 부탁이야, 아가씨를, 아가씨를
구해 줘."
잠꼬대처럼 다마에 부인은 중얼거렸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구경하고 있는 긴코가 내뱉듯이 말했다.
"치하라가의 아가씨도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운명이야. 아가씨의 앞으로의
일은 일체 우리들에게 맡겨두면 돼. 네가 걱정할 것 하나 없어. 자, 찍소리
못할 정도로 만져 줘. 너희들 다음은 우리들이 주물러주기로 되어 있으니까."
도모코와 나오에는 빙그레 끄덕이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고뇌라고도 열락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신음을 내며 다마에 부인은 고정된
사지를 뒤집었다.
"저어 오츠카 부인 잠깐 보세요."
아케미는 키들키들 웃으면서 쥰코를 손짓으로 불러 부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모코의 잔혹한 고문에 반응하고 있는 여자. 그 곳에는 이미 정숙하고 교양
있는 박사 부인의 그림자 따윈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고, 피학의 요기에
숨막힌 한 마리의 암컷만이 있을 뿐이었다.
구경꾼 사이에 끼여든 오니겐의 입가에 심술궂은 미소가 번졌다. 쇼에 내보내도
이 여자는 충분히 남자 손님들의 관능을 저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차후의
조교 나름으로는 시즈코 부인과 마찬가지로, 모리다파의 우수한 탤런트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오니겐은 공연히 즐거워졌다. 이윽고 다마에 부인은
아까보다도 더욱 격렬해져 요란한 소리를 질렀다.
다마에 부인은 전신을 활처럼 젖히고 숨이 끊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신음을 지르고, 풀썩 고개를 떨구었다.
결국 다마에 부인의 항복을 받아낸 도로코와 나오에는 환성을 질렀다.
"후후후, 여태껏 부리던 하녀들에게 이런 흥한 몰골을 보이고, 정말 부인도
기분이 좋은가봐!?"
그러나 다마에 부인은 더 이상 말할 기력도 없을 정도로 탈진하였다. 오니겐도
가와다도 다마에 부인의 감수성 풍부함에 새삼 놀랐다.
"아직 새벽녘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어. 실컷 신음하게 만들어줄게."
오니겐은 고개를 옆으로 푹 떨군 채 조그맣게 입을 벌리고, 눈감고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말하고는 도모코와 나오에의 얼굴을 보았다.
"좀 불쌍한데. 일단 깨끗이 닦아주지."
도모코와 나오에는 휘파람을 불면서 오니겐이 지시한 일에 착수하였다.
패배한 비참함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려는 도모코 일행의 뒤처리 손놀림에
다마에 부인은 혼까지 떨리는 울음을 새었다.
"이런 식으로 친절하게 해주는데, 왜 우는 거야."
"그건 그렇고 부인. 그런 예쁘장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대단해."
도모코와 나오에가 일을 마치자 오니겐에게 알렸다.
"그럼, 십 분 간 휴식하고 긴코와 아케미가 시작해."
"드디어 왔군."
긴코는 도모코에게서 고문 기구를 받아 쥐었다. 그리고 천장에 쳐져있던
커튼이 좌우로 벌어지고, 커다란 거울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것은 묶여 있는
산 제물의 전신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비참한, 망측스런 자신의 전신상을 문득 그 거울 안에서 본 다마에 부인은
똑바로 그것에 눈을 향할 용기가 없었다.
"알았어!? 긴코 일행의 조교가 끝날 때까지 위 거울에서 눈을 돌려선 안
돼. 말을 듣지 않으면 곧 여기로 지하의 미사에를 끌어올 테니까."
오니겐은 부들부들 어깨를 떨고 있는 다마에 부인에게 날카로운 소리를 퍼부었다.
지하실 작은 창으로 희미하게 비쳐든 아침 햇살이, 단 한 장의 모포에 몸을
감싸고 누운 시즈코 부인의 자는 얼굴을 비추고 있다. 어젯밤 끝도 없는 찌요와
오니겐의 괴롭힘을 받아 녹초가 된 시즈코 부인은 죽은 듯이 꼼짝도 않고 자고
있다.
마침내 시즈코 부인은 살짝 몸을 뒤척이다 눈을 떴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감옥의 사방을 둘러봤다.
오늘은 어떤 조교를 받게 될까 하고 시즈코 부인은 엄중한 자물쇠가 채워진
철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유괴된 오리하라 부인과
미사에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고 걱정하고, 이어 쿄오코와 미츠에, 사요코와
게이코의 운명을 생각하였다.
부인은 몸을 일으키고, 끈 자국이 생긴 하얀 양팔을 꼭 껴안았다.
여느 때라면 벌써 나타날 무서운 조교 사들이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 이대로 쉬고 싶은 부인은 그들이 나타나지 않길 기도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어긋나고 왁자한 웃음소리와 함께 몇 사람인가의 발소리가
울려 왔다.
시즈코 부인은 허둥지둥 일어나 모포를 개켜서 구석에 놓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지하실에 내방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렇게 예의 바르게 기다리도록
오니겐에게서 교육을 받은 것이다.
"호호호, 예의 바르게 대기하고 있군. 감탄했어."
찌요는 어스름한 감옥 안에 정좌하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대견스럽게 쇠창살
사이로 바라보았다.
"어젯밤은 늦게까지 다마에 부인의 조교에 매달려서 오니겐 씨는 늦잠을
주무시고 계셔. 예정보다 한 시간이나 늦었지만, 자, 오늘도 열심히 연습하자고."
찌요는 그렇게 말하고 하루다로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하루다로가 찰칵찰칵
하고 자물쇠가 벗겼다.
"나와요, 부인. 얼굴을 씻고 화장을 마치면, 곧 오니겐 씨의 방으로 가는
거야."
하루다로와 나츠다로에게 재촉 받아 부인은 조용히 일어나 허리를 굽히고
감옥에서 나왔다.
지하실 계단 가까이에 있는 세면실에서 이를 닦고 얼굴을 씻은 뒤, 간단한
화장을 마치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밧줄을 갖고 등뒤로
다가갔다.
"오늘은 또 새로운 공부를 오니겐 씨가 가르쳐 주실 모양이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해."
찌요는 시즈코 부인의 훌륭하게 무르익은 나신을 바라보면서 흡족하여 그렇게
말하였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년 여인들에게 등과 엉덩이를 찔리며 알몸의 시즈코
부인은 비틀비틀 걸어갔다.
"그렇게 우울한 얼굴 하지 말라고 했죠. 몇 번 얘기해야 알겠어? 부인."
지하 계단을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면서 걸어가는 부인의 옆얼굴을 본 가즈에는
쯧쯧 거리며 부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저, 찌요 씨."
오니겐의 방을 향해 이층 긴 복도를 걸어가는 시즈코 부인이 눈을 깜박이면서
찌요 쪽을 보았다.
"뭐야, 부인."
찌요는 쌀쌀맞은 어투로 심술궂은 시선을 부인에게 쏟았다.
"오늘은 어젯밤의 피로 탓인지 두통이 있어요. 연습을 오전만 해주실 수
없을까요?"
찌요의 기분을 건드릴 것이 두려워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뻔뻔스런 얘기하지 마. 잠시만 이쪽이 부드럽게 나가면 금방 기어오른다니까."
험악하게 찌요가 말했다.
"우리도 너를 이 방면의 대 스타로 만들기 위해 갖가지로 애쓰고 있어. 그런데
연습을 게을리 하겠다는 발상은 영 못마땅해. 오니겐 씨에게 부탁해서 오늘
조교는 철야로 계속할 거야."
시즈코 부인의 쌍꺼풀진 눈이 눈물로 흐려졌다.
"후후후, 긁어 부스럼을 낸 거군,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구슬픈 부인의 옆얼굴을 보고 웃었다.
하루다로가 오니겐의 숙소로 쓰이고 있는 이층 방을 노크하였다.
수면 부족으로 얼굴이 흙빛인 오니겐이 고개를 내밀고 거기 서 있는 시즈코
부인을 보고는 생긋 웃었다.
"그렇지. 오늘 아침은 네 조교가 가장 먼저였지. 자, 들어와. 이쪽에 앉아."
오니겐은 부인을 앉히고 오랏줄을 침대 다리에 비끄러매었다.
"가와다 형, 그만 일어나."
오니겐은 침대 위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가와다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어젯밤 늦게까지 오리하라 부인을 무진장 괴롭히고, 그 피로에 지친 몸을
이곳으로 옮겨와 오니겐과 가와다가 함께 잔 모양이다.
"아이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어?"
가와다는 잠이 덜 깬 눈으로 손목시계를 보고는 서둘러 일어났다.
문득 침대 다리에 묶여 작게 움츠리고 있는 시즈코 부인에게 눈이 간 가와다는,
"헤헤헤, 여전히 예쁘군, 부인."
하고 부인의 뺨을 건드리며 셔츠를 입었다.
찌요 일행은 어수선한 방안을 치웠다.
"호호호, 오니겐 씨. 어제 약속한 대로 오늘부터 이 부인에게는 아침 식사
대신 듬뿍 특제 주스를 먹여주기로 했었죠? 잘 부탁드려요."
"아아, 알았어요. 부인의 미용과 건강을 위해 가와다 형과 제가 교대로 먹여주기로
했으니까."
가와다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젖먹이 아기용 턱받이를 갖고 와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을 들어올리고 그것을 목에 묶었다.
"우유를 마셔야 하니까, 턱받이를 매줘야지."
그것을 본 찌요와 가즈에 일행은 입을 막고 웃음을 터뜨렸다.
부인의 상아색 뺨이 차츰 붉은 기를 띠어갔다.
"하하하, 턱받이를 다니까 대단히 귀여운데, 부인."
오니겐과 가와다는 그런 시즈코 부인의 좌우에 천천히 쪼그리고 앉아 껄껄
웃기 시작했다.
<64. 아침 식사의 미각>
"그건 그렇고."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두 다리를 책상다리로 접어 발목을 묶자, 방안 귀퉁이에
있는 냉장고에서 접시 위에 얹은 애플 파이를 꺼냈다.
"어때. 맛있겠지, 부인?"
오니겐은 파이를 부인의 눈앞에 보이고 기묘한 일을 시작하였다.
나이프를 사용해 파이의 한가운데에 칼집을 넣고, 포크로 그 중앙부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이걸 부인에게 먹여줄게. 파이라고. 조교를 위한 거야."
엷은 웃음을 띠고 그렇게 말한 오니겐은,
"오늘부터 또 다른 테크닉을 가르쳐줄게. 지금까지 배운 키스는 상당히 능숙해졌지만,
좀더 남자를 기쁘게 하려면 이제부터 배우는 것을 잘 연습하라고 그렇게 하면
남자들이 뿅갈 테니까."
"항문에 키스해서 손님을 즐겁게 하는 창부는 얼마든지 있어."
하고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특히 얼마 안 있으면 너와 커플을 이루게 될 흑인 죠는, 이걸 상대가 해주지
않으면 심사가 뒤틀린단 말야. 그러니까 빠른 시일 내 그 요령을 익혀두지
않으면 안 돼. 자, 이 파이를 연습 상대로 삼아 멋지게 혀를 놀려봐. 지금
실력이라면 잔소리하지 않아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가와다도 책상다리로 묶여 있는 부인의 옆에 다가앉아 파이 접시를 부인의
코앞에 들이밀었다.
"가와다 씨!"
시즈코 부인은 슬픈 표정으로 속눈썹을 부르르 떨며 흥분한 기색으로 말하였다.
"이런 짓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당신들은 시즈코를 이처럼
개돼지보다도 못한 인간으로 만들어 완전한 성의 노예로 만들었는데, 그러고도
아직 이 시즈코가 미운 건가요!?"
마비된 신경이 순간 흥분하여 엉겁결에 나오는 대로 내뱉었다.
"말하고 싶은 게 그것 뿐이야?"
오니다와 가와다가 험악한 빛을 눈에 띠고 히죽히죽 웃고있는 것을 깨닫자,
부인은 고개를 떨구고 훌쩍이며 사과하였다.
"그럼, 연습에 들어가지. 요령을 터득하면 우리들이 실험 상대가 되어줄
테니까."
오니겐은 차츰 부인의 체내에 마조히즘의 피가 들끓어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기뻐하면서 조교를 개시하였다.
"간질이듯이 그 파이에 코끝을 쓱 문질러봐."
시즈코 부인은 오니겐의 명령에 따라 코끝을 파이 위에 미끄러뜨렸다.
"다음은 혀야."
꽃잎 같은 입술을 들이대고 있던 시즈코 부인은 쑥 혀를 내밀고 희미하게
콧김을 내면서, 오니겐이 지시한 대로 파이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동시켰다.
"다음은 한가운데야 이런 식으로 혀를 둥글게 말아."
오니겐은 혀를 둥글게 말아 보이고, 부인에게 집중 공격을 지시하였다.
부인은 차츰 요염한 표정이 되었다.
"이것만 보면 마치 남자가 된 여자가, 여자가 된 남자를 괴롭히고있는 것
같단 말야."
격렬하게 목을 앞뒤로 움직이며 모든 것을 잊고 혀 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부인을 응시하고 있던 가와다는, 무엇을 상상한 건지 그런 말을 하고 웃었다.
부인의 가늘고 둥글게 만 혀끝에서는 자연히 타액이 흘러나와 파이 위를
적시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하면 검둥이 죠도 만족할 거야."
가와다와 오니겐은 얼굴을 마주보고 웃어댔다.
더욱더 집요하게 그러한 연습을 부인에게 시킨 오니겐은,
"좋아, 그 요령을 잊지 말아. 그런 식으로 해주면 상대는 불끈불끈 힘이
솟아 상당히 힘을 낼 게 틀림없어."
"그럼, 약속의 아침 식사를 시작할까?"
하고 오니겐은 가까스로 파이에서 얼굴을 들것을 허락하고 시즈코 부인에게
말했다.
"가와다 형님이 먼저 식사를 주지. 나는 잠시, 오리하라 부인의 상황을 보고
올 테니까."
오니겐은 오늘 아침, 오츠카 쥰코 앞에서 맹세시키고 삭모 하기로 되어 있는
다마에 부인의 일이 걱정이 되어 방을 나갔다.
그런 뒤 가와다는 경대 위에서 립스틱을 옆으로 숙이고 있는 부인의 턱을
받쳐들고 정성껏 바르기 시작했다.
"식사하기 전에 몸단장을 해야지."
부인은 가만히 눈을 감고 가와다의 손에 얼굴을 내맡기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피학의 생활에 젖은 여자로서의 천성의 미모에 플러스된 아름다움이 배어 나오는
듯하여, 가와다는 즐거워졌다.
"여기에서 상업용 필름을 찍을 생각이에요."
다시로는 다다미 열 장의 넓은 방의 중앙에 깔린 하얀 시트를 가리키며 이자와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무대로 사용될 침구 주변에는 촬영용 라이트가 배치되어 있고, 모리다파의
똘마니들이 전구를 켰다 껐다 하면서 기계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러한 일에 촬영기사인 간부 야쿠자 이노우에는 소형 촬영기를 점검하면서
옆에서 술을 들이키고 있는 스테타로 쪽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며 역정을 내었다.
"이봐, 그렇게 마시면 어떻게 연기할 거야!? 작작 좀 해!"
"봐, 대 스타 등장이야."
장지문이 열리고 찌요와 하루다로 무리에게 둘러싸여 시즈코 부인이 그 요염한
나신을 보이므로, 다시로는 싱긋 웃으며 이노우에의 어깨를 두드렸다. 스테타로는
군침을 흘리면서 어슬렁어슬렁 일어서서는 누런 이를 드러내고 기묘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저, 사장님. 두 시간만 이 부인을 빌려줘 하루다로 씨들에게 좀더 연마시키면
완전하게 되겠는데. 그게 끝나면 곧 촬영에 들어가지. 괜찮겠죠?"
찌요는 얼굴을 숙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다시로에게
물었다.
"조교가 끝나면 한번, 이걸 스테타로에게 실험해보도록 해서 잘 되면 영화에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과연, 그렇게 하면 더 재미있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겠군."
모리다가 얼굴을 우그리고 웃었다.
"좋아, 그거 재미있겠어. 그럼, 철저하게 연마시켜 줘. 잘 되면 영화에 넣자고."
다시로도 마음이 내켜, 8밀리 영화 촬영은 좀더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그렇게 얘기가 결정됐으면 서둘러야겠네. 자, 부인 가시죠."
찌요는 부인의 등을 떠밀고 이자와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했다.
두 방이 이어져 있는 찌요의 방으로 끌려간 시즈코 부인은 완전히 의지를
상실한 인간처럼, 그저 아름답게 젖어 빛나는 두 눈을 깜박이고 있을 뿐이다.
"응? 부인. 이자와 선생은 네 재산을 전부 내 소유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로 수고해 주신 분이야, 그러니까 아주 흡족하게 해드렸으면 해. 알았지?"
찌요는 부인이 이자와에게 갖가지 교태를 부리면서 하루다로들의 조교를
받도록 강요하였다.
"알았습니다. 찌요 씨가 말씀하신 대로 하겠어요."
"선생, 이쪽으로 와요."
찌요는 왠지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건넌방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이자와
쪽을 향해 손짓으로 불렀다.
"조교 도구를 준비해오는 동안 잠시 부인을 지켜주세요, 선생."
찌요는 심술궂게 웃고 이자와의 어깨를 탁 치고는, 하루다로, 나츠다로를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
알몸을 드러내고 있는 시즈코 부인과 단둘이 있게 된 이자와는 테두리 없는
안경을 고쳐 쓰고 부인 곁으로 다가앉았다. 부인은 하얀 뺨을 경직시킨 채,
호색스러운 이자와의 능글맞은 눈에서 시선을 외면하였다.
"오늘밤 오랜만에 부인을 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려
진정할 수가 없어요."
이자와는 시즈코 부인의 부드러운, 마음도 빨려 들어갈 듯한 하얀 피부에
눈길을 보내고, 그리고 딱 붙이고 있는 적당히 지방이 오른 넓적다리를 잔뜩
벼르며 바라보았다. 이윽고 이자와의 눈에 차츰 핏발이 서 갔다.
오늘밤은 이 남자의 노리개가 돼야만 하는가, 하고 부인은 그러한 약속을
찌요와 주고받던 일을 떠올리며 비참한 심정에 빠져들었다.
이자와는 원망하는 투로 부인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하였다.
"오늘밤은 싫다고는 하지 말아요, 부인. 어쨌든 나도 그 방면에 대강은 통달한
남자라고 그 방법으로 부인을 기쁘게 만들 자신이 있어요."
이자와는 황홀한 기분이 되어, 오늘밤의 사냥감에게 찬찬한 눈길을 쏟으면서
나불나불 지껄여대고 있었다.
"그때는 죄송했어요. 그래서 시즈코, 오니겐 씨에게 그 방법을 배웠는걸요."
시즈코 부인은 한껏 교태를 부릴 심산으로 이자와의 시선에 흐릿한 눈을
맞추었다.
"그럼, 약속했죠. 오늘밤은 저를 만족시켜주셔야 해요."
"어떤 부끄러운 일도 지금의 시즈코는 마다하지 않아요.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세요."
애교 부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시즈코 부인은 이자와의 요구에
따라, 붉은 입술을 이자와의 입술에 포개고 다정하게 이자와의 혀에 혀를 감았다.
이자와에게서 조용히 입술을 뗀 시즈코 부인은 아까, 가와다에게 연기해
보였던 그 굴욕적인 행위를 또다시 이 속이 매슥거리는 남자에게 연기해 보여야만
하는가 하고 암담한 심정이 되었다.
오니겐에게 몇 번이고 교육받아 성의 요기에 도취되어 문득 망아 상태에서
연기하던 부인도, 일시의 흥분이 사라진 뒤에 남는 것은 자신에 대한 조소뿐이었다.
부패한 과일의 향기와 비릿하고 달큰한, 코를 톡 쏘는 이상한 악취. 연기한
직후엔 눈이 캄캄해지고, 귀청을 찢는 듯한 미칠 것 같은 기분이 찾아오는
시즈코 부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이미 스테타로, 오니겐, 가와다.
다시 두 시스터 보이 하고까지, 그러한 추악한 행위를 연기한 자신이 아니던가
하고 자조적이 되어 시즈코 부인은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있는 이자와에게
달콤한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알았죠. 시즈코, 이자와 선생님을 충분히 즐겁게 해드릴게요."
이자와가 거친 숨과 함께 달려들자, 부인은 달콤한 거부를 보이며 나긋나긋
부드러운 몸을 흔들었다.
"아이, 안 돼요, 선생님. 그건 밤까지 기다려요. 으응, 싫어, 싫어."
부인이 머뭇머뭇 몸을 흔들며 이자와를 피하고 있을 때, 장지문이 열리고
찌요가 하루다로와 갖가지 소도구를 갖고 들어왔다.
이자와는 황급히 부인에게서 몸을 떼고,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천연덕스런
표정을 짓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런 이자와에게 시즈코 부인은 정감적인 눈을 향하며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이제 시즈코 아주 부끄러운 조교를 받을 거예요. 웃으시면 안 돼요, 선생님."
그렇게 말한 시즈코 부인은 이미 각오가 되어 있는지, 하루다로 일행이 섬뜩한
소도구를 가지런히 모은 발목 앞에 늘어놓아도 아무런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물처럼 맑은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가, 서정적인 눈을
망연히 전방에 향하고 조교 개시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부인, 시작할까."
하루다로는 손에 든 종이 봉투 안에서 탁구공을 꺼내, 그것을 부인 앞으로
가져갔다.
"이걸 두 개나 세 개 넣을 수 있게 되면, 그걸로 충분할 거야. 이쪽도 열심히
조교 할 테니 부인도 자신의 몸을 새로이 만들 작정으로 열심히 해줘."
하루다로는 시즈코 부인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 멀거니 서 있는 이자와
쪽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럼, 오늘은 이자와 선생님에게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아볼까요?"
그러자 이자와도 서둘러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아아, 무엇이든 도와주지."
이자와는 묘하게 안절부절못하며, 두 줄의 로프에 매여져 있는 시즈코 부인의
주위를 뱅뱅 돌았다.
<65. 계란 곡예>
두 줄의 로프에 몸을 지탱하고 선 시즈코 부인은 하루다로와 나츠다로의
고문을 기다리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약과 기묘한 모양의 전기 안마기, 그리고 탁구공과
크고 작은 유리 막대 등이 부인의 발치에 차례차례 놓여져 갔다.
이제부터 이 사내들은 또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학대할 것인지, 반은 혐오하면서
반은 그것을 마음 어딘가에서 기대하는―그런 자신을 문득 깨달은 시즈코 부인은
돌연 얼굴을 숙이고 자신이 두려워져 몸을 경직시켰다.
찌요와 이자와는 바로 옆 탁자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자못 유쾌하게
시즈코 부인의 아름다운 옆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자신이 몸의 컨디션을 조절하도록 해."
하루다로가 종이 봉투 안에서 은으로 만든 가는 체인을 꺼냈다.
"이 방면의 대 스타가 된 부인을 위해 찌요 부인이 특별히 주문해주신 은
체인에 금방울이야, 자, 찌요 부인에게 감사드려.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가는 은 체인을 시즈코 부인의 우윳빛으로 뿌연 부드러운
복부에 둘러 주면서 말했다.
부인의 세로로 긴 배꼽을 중심으로 마름모꼴로 체인을 묶고, 크고 작은 금방울을
단 체인 한 줄은 사타구니에 통과시켰다.
이전의 시즈코 부인이었다면 그런 세로 끈을 걸려고 하는 것에 대해 심한
동요를 보였을 텐데, 지금은 눈썹 하나 까딱 않고 가학자의 행위를 감수하고
있었다.
"좀, 기분을 내봐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부인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였다. 부인은 스스로
그것에 휩쓸리려고 노력하는 듯이 보였다.
"으응, 좀더 부드럽게 해주지 않으면, 싫어."
나츠다로에게 떼쓰며 몸을 비비꼬는 행동을 보이고, 달콤한 한숨을 지으면서
나긋나긋 엉덩이를 흔들었다.
부인의 감각이 흥분되어옴을 감지한 두 시스터 보이는 재빠르게 은 체인을
통과시켜, 두 개의 방울을 끼우고 힘껏 체인을 잡아당겼다.
부인은 약간 붉어진 뺨을 옆으로 숙일 뿐 그것에 거부하는 몸짓을 보이지
않을 뿐더러, 그 과녁이 벗어나 미흡한 사실까지 가학자에게 채근하였다.
"저어, 이건 안 돼. 다시 해줘요."
배꼽을 중심으로 마름모꼴로 체인을 휘감고, 완전히 사타구니에 결박을 지은
시스터 보이는 한숨 돌리며 탁자 앞에 앉아 있은 찌요와 이자와 쪽을 보았다.
"어때요, 이자와 선생. 이전과 달리, 부인의 행동이 상당히 진보되었죠?"
찌요는 아연한 표정으로 시즈코 부인 쪽으로 눈길을 향하는 이자와에게 말을
건넸다.
"자, 부인 어떤 식으로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였는지 손님에게 가르쳐줘야지.
어서 시작해."
옆얼굴을 이쪽으로 보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은 반은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찌요의 명령을 받아 천천히 엉덩이를 구불거리기 시작하였다. 이자와는 어정어정
이끌려 그런 몸짓을 시작한 시즈코 부인 곁으로 다가갔다.
"이런 식으로 해서 시즈코는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있지요, 이자와 선생."
시즈코 부인은 백치 같은 표정이 되어 바로 앞까지 온 이자와에게 슬프고도
매력적인 보조개를 만들면서 말하였다.
"그렇게 뚫어지게 보시면 싫어요. 이런 짓을 보여야만 하는 저, 실은 죽고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요."
시즈코 부인은 차츰 길들여진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오싹할 정도의 아름다운
정감에 젖은 눈을 눈앞에 웅크리고 앉은 이자와에게 보내면서 엉덩이 흔들기에
한층 열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은색의 가는 체인은 쭈그리고 앉은 이자와의 탐욕스런 시선 앞에 팽팽히
당겨졌다, 오그라들고, 금방울의 약동까지 확실하게 드러내고있었다.
부인은 뜨겁게 상기된 뺨을 떨면서 살포시 눈을 감고 목이 잠긴 소리로 입술을
덜덜 떨며 신음하듯 말하였다.
"좀더, 좀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웃지 마세요, 웃으시면 싫어요,
선생님."
"이제 충분한 모양이군. 그럼, 시작할까, 나츠."
하루다로는 나츠다로를 재촉하여, 전신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시즈코 부인에게
다가섰다.
부인의 허리에 감겨 있던 은 체인은 두 시스터 보이의 손으로 재빠르게 벗겨져
갔다.
"후후후, 벌써 이렇게 되었어? 대단해 부인."
하루다로는 킬킬 웃으며 부인의 등뒤로 돌아가 탱탱하게 솟은 관능적인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시즈코 부인은 목덜미를 크게 드러내고, 자못 애처롭게
눈을 감았다.
하얗고 풍만한 살에 하루다로의 손이 닿자,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경련 시키며 엉덩이를 멈칫멈칫 흔들었다.
"얌전히 굴어야지."
하루다로가 혀를 차며 부인의 엉덩이를 찰싹 두드렸다.
"하지만, 하지만."
부인은 하루다로의 손이 닿자, 다시 빼어난 허리의 곡선을 비비꼬았다.
"호호호, 이자와 선생이 보고 계신다고 해서 그렇게 부끄러워할 것 없어."
찌요는 맛있게 담배 연기를 뱉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이어 정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다리를 벌려서 묶어버려. 하루다로."
나츠다로가 복도로 나가 긴 청죽을 갖고 돌아왔다.
"자, 일하기 쉽게 다리를 크게 벌려, 부인."
"우물쭈물하지 말아. 부인이 어떤 조교를 받고 얼마나 유순해졌는지, 그것을
여기에 계신 이자와 선생에게 보여드리려는 것이 내 목적이야. 자, 어서 이
방면의 스타로서의 관록을 보여봐."
찌요가 퍼붓는 말에 시즈코 부인은 수줍음에 물든 얼굴을 옆으로 숙이면서,
조그맣게 끄덕여 보였다.
"좀더 눈을 크게 뜨고 봐주세요. 네에? 선생님."
"아직 부족해,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청죽과 밧줄을 갖고 부인의 아래에 주저앉으면서,
즐거운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이래도, 이래도 아직 안 돼요?"
시즈코 부인은 눈을 힘없이 깜빡이면서, 그러나 흐트러진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다시 대담한 자태를 보였다.
새된 소리로 웃기 시작한 찌요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황홀하니 넋을 잃고
있는 이자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어때, 선생. 놀랐죠? 도야마 재벌의 영부인이 지금은 이런 비참한 몰골로도
태연하니 말이에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망측스런 자태를 취한 부인의 발목에 청죽을 대고
친친 밧줄을 고정하였다.
"오늘은 계란을 낳을 때까지 철저하게 다룰 거야. 부인도 그런 결심으로
열심히 해줘야 해."
하루다로가 부인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며 말하였다.
"그리고 이자와 선생께서도 이 조교를 거들어주실 테니까."
찌요가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부인에게 다가섰다.
"알고 있겠지? 부인이 도리어 이자와 선생을 리드해선 안 돼."
찌요는 흥이 나서 하루다로와 함께 부인에게 요령을 일러두었다.
"자, 선생. 이쪽으로 와요. 시즈코 부인이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선생 덕분에
홀가분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찌요의 재촉에 이자와는 다시 부인 앞에 털썩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이자와의
게슴츠레한 시선은 여전히 부인의 한곳에 못 박혀 있다.
"부인, 선생에게 감사드려야지."
옆에 선 찌요에게 젖가슴을 찔린 시즈코 부인은, 가까스로 숙였던 얼굴을
주눅든 기색 없이 정면으로 들었는데, 그것은 인간적인 사념의 일체가 차단된
빛을 띠고 있었다.
"선생님 덕분에 시즈코는 몸도 마음도 알몸이 될 수가 있었어요. 그로써
시즈코는 성의 노예로서 모리다 조직에게 일생 이 몸을 받칠 것을 결심한 것입니다."
그렇게 입을 연 시즈코 부인의 눈은, 차츰 요염하고 정감적인 촉촉함을 갖기
시작하였다.
"선생님에게 조교를 받고 싶어요. 네? 제 뒤에 서 주세요."
이자와는 부인의 달콤한 유혹에 들뜬 기분으로 기듯이 해서 등뒤로 돌아갔다.
눈에 스며들 것 같은 하얀 부인의 엉덩이를 앞에 두고 허리를 굽힌 이자와는
애간장이 타는 기분으로, 그것에 정신없이 뜨거운 키스를 퍼부으며 양손을
얹었다.
순식간에 곤혹스러움과 수치의 전율이 부인의 표정을 가로질렀는데, 그것도
일순간의 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도 어떻게든 평정을 되찾으려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하루다로 씨들에게 아주 멋진 조교를 받았었어요. 으응. 잠자코 계시기만
하면 싫어. 뭐라고 말씀해보세요."
시즈코 부인은 엉덩이를 조바심 나는 듯이 나긋나긋 흔들어 보였다.
이자와는 가슴이 죄어올 정도로 욱신거리면서, 악랄한 조교를 받았다고는
믿어지지 않은 부인의 깊숙이 감추어진 가련하리 만치 사랑스러운 팽팽한 뒷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호호호, 부인. 이제 슬슬 선생에게 조교를 졸라야지."
시즈코 부인은 정욕적으로 촉촉이 젖은 눈을 곁눈질하여, 등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은 이자와 쪽으로 얼굴을 비틀었다.
"네, 선생님 부탁해요."
이자와는 부인의 말에 흥분의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동시에 목이 메이는 듯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뇌색적인 부인의 신음 소리가
이자와의 귀에 들려왔다.
"저어, 아이 기다려요!"
부인은 청죽에 묶여 버둥거렸다.
"왜 그래? 부인."
눈에 핏발이 선 이자와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바셀린을 사용하시지 않으면, 싫어요."
시즈코 부인은 앵돌아진 안타까운 몸부림을 짓고 응석부리며 말하였다. 하루다로가
빙그레 웃으며 건네준 바셀린을 이자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퍼냈다.
"아, 아뇨. 좀더, 좀더 세게 해주셔야 해요. 그, 그렇게 하면 소용없어요.
아이 몰라."
시즈코 부인은 속상한 듯이 얼굴을 돌리고, 가지런한 속눈썹을 부르르 떨면서
흐느꼈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웃으면서 다가와 이자와의 등을 두드렸다.
"거기는 다소 어려워요. 교대하시죠, 선생님."
이자와는 두 시스터 보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자존심이 상하여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시즈코 부인은 오히려 이제야 살았다는 표정이 되어, 미묘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자와를 요염하게 곁눈질하여 바라보았다.
"여자의 몸이란 것은 복잡해요, 선생님. 저희들이 하는 것을 잘 보세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부인의 앞과 뒤에 허리를 낮추었다.
하루다로가 공격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나츠다로도 그것에 동조하여 부드러운
애무를 가하였다. 때때로 손놀림을 늦추고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또 다시
장단을 맞추어 부드러운 공격을 반복하였다. 확실히 그 희롱은 교묘함이 극에
달해있었다. 부인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는 것은, 점차로 드러나는
몸의 뒤틀림과 격렬한 울음소리로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나츠다로는 부인이 항복하기 시작한 반응을 보이자,
"후후후, 예쁜 얼굴에 걸맞지 않게 변태스러운 부인이야. 이게 도야마 재벌의
젊은 부인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하지만 역시야. 음전하고 아름다운
작은 시내가 졸졸 흐르는 소리. 이봐, 하루, 들려?"
하고 놀리면, 등뒤에 있는 하루다로도 끈기 있게 마사지를 계속하면서,
"이봐, 미모의 젊은 부인. 아무리 어떻게든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방귀는
뀌지 말아."
라고 말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한 희롱의 말에 고조된 피학감이 또다시 뜨겁게 동요되어 휩쓸려 들어가는
시즈코 부인이었다.
부인의 반짝반짝 젖은 눈은 마침내 물방울이 떨어질 정도로 축축해지기 시작하고,
괴이하게 뭔가에 도취되어 있는 듯했다.
"후후후, 어때요 이자와 선생님."
하루다로는 이자와에게 그 마사지의 효과를 보여주어 놀라게 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손에 쥔 떡이지. 남은 일은 끝마무리라고."
다시 바셀린을 듬뿍 퍼낸 하루다로는 이어 전기 안마 기를 들었다. 거기에
맞춰 나츠다로도 다른 전기 안마 기를 들었다.
악! 하고 소리지를 틈도 없이 부인은, 두개의 전기 안마 기의 전동음과 함께
결박된 몸을 부르르 떨며 혀꼬부라진 비명을 질렀다.
츠무라 요시오의 침실이었던 이층 방에서, 철저한 고문을 받은 다마에 부인은
두 줄의 로프에 지탱하고 거울 앞에 서 있다.
어제까지의 대리석 같은 경질의 아름다운 용모도 사라져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반쯤 열린 입에서는 뜨거운 숨이 새어나오며 매끈한 피부에는 끈끈한 비지땀이
맺혀, 정말이지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었다.
방금 전까지 다마에 부인이 대자로 묶여 있던 커다란 침대 위에는 가와다와
요시자와가 화투 놀이를 하고 있었다.
힐끔 선 채로 묶여 있는 다마에 부인 쪽을 본 요시자와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이봐, 어째서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거야! 말한 대로 똑똑히 거울을 봐야
할 게 아냐!"
요시자와는 다마에 부인의 턱을 손으로 받혀 홱 들어올렸다.
다마에 부인은 육체가 질척하게 녹아 내린 그 여운 속에서 아직껏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멍한 표정을 거울 속에 던지고 있었다.
"새벽녘까지 일곱 번이나 울었었지. 거참 부인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야."
요시자와가 뺨을 건드리자, 몸을 비비꼰 다마에 부인은 얼굴을 숙이고 훌쩍훌쩍
울었다.
"거울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했지. 됐다고 말할 때까지 자신의 비참한 몰골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거야."
이번엔 가와다가 침대에서 내려와 쭈뼛쭈뼛하는 다마에 부인을 야단쳤다.
"아직, 제게 줄 수치가 남아있는 건가요!?"
다마에 부인은 얼굴을 거울로 돌리면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 정말로 수치를 주는 것은 이제부터라고, 부인."
가와다는 다마에 부인의 고운 피부를 훑어 내리며 말했다.
샘이 날 정도로 품위를 지닌 섬세한 다마에 부인의 다리는 가와다가 다가가자
딱 닫혀지며, 희미한 떨림을 보였다.
"부인은 오츠카 여사에게 오랜 세월 치하라류 꽃꽂이를 후원한 사실을 사과하고,
그리고 나서 털을 깎이게 될 거야. 각오는 돼 있겠지?"
가와다의 그 말에 다마에 부인의 얼굴은 삽시간에 홍조로 변했다.
"이렇게 거울 앞에 세운 것은 부인에게 이별을 아쉬워하라는 뜻이야."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고 웃자, 다마에 부인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붉어진
얼굴을 옆으로 숙이고 어깨를 떨기 시작하였다.
그때 문이 열리고 오츠카 쥰코가 나오에와 도모코를 데리고 들어왔다.
다마에 부인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오츠카 쥰코에게 저주하는
눈빛을 보냈다.
"어머, 무서운 얼굴. 어젯밤 그 정도로 여자답게 울어대기에, 분명 오늘
아침은 좀더 여자다워졌으리라 기대하고 있었지. 후후후."
쥰코는 손에 든 카메라를 다마에 부인 쪽으로 향했다.
다마에 부인은 낭패감에 카메라에서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렸다.
"아니, 안 돼지. 그렇게 얼굴을 돌리면."
쥰코는 혀를 끌끌 차며 다마에 부인의 정면으로 돌아갔다.
"이런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도대체 어쩔 셈이에요, 오츠카 씨!"
다마에 부인은 복받치는 소리로 말하고, 나신을 비틀어 카메라의 눈에서
도망치려고 하였다.
"치하라류 후원회의 전 회원에게 오리하라 부인의 누드 사진을 보낼 거야.
후원 회장의 누드를 보고 회원들이 얼마나 당황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워져."
그 말을 듣고 다마에 부인은 두려움에 오싹하여 크게 눈을 떴다.
"그, 그런 무서운 짓을. 오츠카 씨, 당신은 미쳤어요!"
"쫑알거리지 마. 어젯밤의 일을 떠올려봐. 이제 너는 모든 사람 앞에 똑바로
얼굴을 내밀지도 못할 터인데."
요시자와가 웃음을 터뜨리며 다마에 부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사진을 정 찍기 싫다면 치하라 미사에에게 부인의 대역을 부탁해도 좋아.
그 쪽이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어."
쥰코의 말에 다마에 부인은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것만은, 아아, 그것만은!"
다마에 부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미사에를 비호하며 결국 악마들에게
항복하였다.
"속이 후련할 때까지 저를 노리개로 삼으세요. 그 대신 아가씨에게는 손을
대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오츠카 씨."
다마에 부인은 그렇게 애원하고는, 눈물에 젖은 눈동자를 조용히 맞추고
각오했음을 알렸다.
쥰코는 다마에 부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은 남편에게 보낼 사진을 찍죠."
새로운 필름으로 갈아 끼운 쥰코는 다시 다마에 부인의 정면으로 돌았다.
남편에게까지 사진을 보낸다는 오츠카 쥰코의 짐승만도 못한 착상에 다마에
부인의 표정은 또다시 굳어졌는데, 더 이상 악마들에게 질질 끌려서 수렁에
빠지는 외에 달리 길이 없는 자신을 깨닫고 풀썩 고개를 떨궈버렸다.
"얼굴을 감추면 안 돼지."
원래는 치하라가의 하녀였던 도모코와 나오에가 다마에 부인의 턱을 잡아
바로 세웠다.
"이봐 시키는 대로하지 않으면 미사에를 네 앞에서 노리개로 삼을 줄 알아."
요시자와가 기세가 등등하여 으름장을 놓았다.
양 발목에 끈을 묶어 좌우로 잡아당긴 모습을 찍는 것은 간단하지만, 다마에
부인에게 스스로 벌리게 만드는 쪽이 재미있어 쥰코는 직접 행동으로 취하려고
하는 남자들을 제지하였다.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다마에 부인의 양옆에 서서
알몸으로 묶인 다마에 부인의 젖가슴을 찌르고 배꼽을 누르며 협박하였다.
"가와다 씨. 아가씨를 데리고 와요."
쥰코의 부탁으로 가와다가 방에서 나가려고 하자, 다마에 부인은 요란한
소리를 질렀다.
"기다려요!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찍고 싶은 만큼 실컷 찍도록 해요. 이렇게
하면 되겠죠?"
찌르는 듯한 쌀쌀한 어조로 그렇게 말한 다마에 부인은 얼른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환상적일 정도로 하얀 허벅지를 서서히 벌리기 시작하였다.
"그건 그렇고."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두 다리를 책상다리로 접어 발목을 묶자, 방안 귀퉁이에
있는 냉장고에서 접시 위에 얹은 애플 파이를 꺼냈다.
"어때. 맛있겠지, 부인?"
오니겐은 파이를 부인의 눈앞에 보이고 기묘한 일을 시작하였다.
나이프를 사용해 파이의 한가운데에 칼집을 넣고, 포크로 그 중앙부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이걸 부인에게 먹여줄게. 파이라고. 조교를 위한 거야."
엷은 웃음을 띠고 그렇게 말한 오니겐은,
"오늘부터 또 다른 테크닉을 가르쳐줄게. 지금까지 배운 키스는 상당히 능숙해졌지만,
좀더 남자를 기쁘게 하려면 이제부터 배우는 것을 잘 연습하라고 그렇게 하면
남자들이 뿅갈 테니까."
"항문에 키스해서 손님을 즐겁게 하는 창부는 얼마든지 있어."
하고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특히 얼마 안 있으면 너와 커플을 이루게 될 흑인 죠는, 이걸 상대가 해주지
않으면 심사가 뒤틀린단 말야. 그러니까 빠른 시일 내 그 요령을 익혀두지
않으면 안 돼. 자, 이 파이를 연습 상대로 삼아 멋지게 혀를 놀려봐. 지금
실력이라면 잔소리하지 않아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가와다도 책상다리로 묶여 있는 부인의 옆에 다가앉아 파이 접시를 부인의
코앞에 들이밀었다.
"가와다 씨!"
시즈코 부인은 슬픈 표정으로 속눈썹을 부르르 떨며 흥분한 기색으로 말하였다.
"이런 짓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당신들은 시즈코를 이처럼
개돼지보다도 못한 인간으로 만들어 완전한 성의 노예로 만들었는데, 그러고도
아직 이 시즈코가 미운 건가요!?"
마비된 신경이 순간 흥분하여 엉겁결에 나오는 대로 내뱉었다.
"말하고 싶은 게 그것 뿐이야?"
오니다와 가와다가 험악한 빛을 눈에 띠고 히죽히죽 웃고있는 것을 깨닫자,
부인은 고개를 떨구고 훌쩍이며 사과하였다.
"그럼, 연습에 들어가지. 요령을 터득하면 우리들이 실험 상대가 되어줄
테니까."
오니겐은 차츰 부인의 체내에 마조히즘의 피가 들끓어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기뻐하면서 조교를 개시하였다.
"간질이듯이 그 파이에 코끝을 쓱 문질러봐."
시즈코 부인은 오니겐의 명령에 따라 코끝을 파이 위에 미끄러뜨렸다.
"다음은 혀야."
꽃잎 같은 입술을 들이대고 있던 시즈코 부인은 쑥 혀를 내밀고 희미하게
콧김을 내면서, 오니겐이 지시한 대로 파이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동시켰다.
"다음은 한가운데야 이런 식으로 혀를 둥글게 말아."
오니겐은 혀를 둥글게 말아 보이고, 부인에게 집중 공격을 지시하였다.
부인은 차츰 요염한 표정이 되었다.
"이것만 보면 마치 남자가 된 여자가, 여자가 된 남자를 괴롭히고있는 것
같단 말야."
격렬하게 목을 앞뒤로 움직이며 모든 것을 잊고 혀 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부인을 응시하고 있던 가와다는, 무엇을 상상한 건지 그런 말을 하고 웃었다.
부인의 가늘고 둥글게 만 혀끝에서는 자연히 타액이 흘러나와 파이 위를
적시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하면 검둥이 죠도 만족할 거야."
가와다와 오니겐은 얼굴을 마주보고 웃어댔다.
더욱더 집요하게 그러한 연습을 부인에게 시킨 오니겐은,
"좋아, 그 요령을 잊지 말아. 그런 식으로 해주면 상대는 불끈불끈 힘이
솟아 상당히 힘을 낼 게 틀림없어."
"그럼, 약속의 아침 식사를 시작할까?"
하고 오니겐은 가까스로 파이에서 얼굴을 들것을 허락하고 시즈코 부인에게
말했다.
"가와다 형님이 먼저 식사를 주지. 나는 잠시, 오리하라 부인의 상황을 보고
올 테니까."
오니겐은 오늘 아침, 오츠카 쥰코 앞에서 맹세시키고 삭모 하기로 되어 있는
다마에 부인의 일이 걱정이 되어 방을 나갔다.
그런 뒤 가와다는 경대 위에서 립스틱을 옆으로 숙이고 있는 부인의 턱을
받쳐들고 정성껏 바르기 시작했다.
"식사하기 전에 몸단장을 해야지."
부인은 가만히 눈을 감고 가와다의 손에 얼굴을 내맡기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피학의 생활에 젖은 여자로서의 천성의 미모에 플러스된 아름다움이 배어 나오는
듯하여, 가와다는 즐거워졌다.
"여기에서 상업용 필름을 찍을 생각이에요."
다시로는 다다미 열 장의 넓은 방의 중앙에 깔린 하얀 시트를 가리키며 이자와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무대로 사용될 침구 주변에는 촬영용 라이트가 배치되어 있고, 모리다파의
똘마니들이 전구를 켰다 껐다 하면서 기계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러한 일에 촬영기사인 간부 야쿠자 이노우에는 소형 촬영기를 점검하면서
옆에서 술을 들이키고 있는 스테타로 쪽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며 역정을 내었다.
"이봐, 그렇게 마시면 어떻게 연기할 거야!? 작작 좀 해!"
"봐, 대 스타 등장이야."
장지문이 열리고 찌요와 하루다로 무리에게 둘러싸여 시즈코 부인이 그 요염한
나신을 보이므로, 다시로는 싱긋 웃으며 이노우에의 어깨를 두드렸다. 스테타로는
군침을 흘리면서 어슬렁어슬렁 일어서서는 누런 이를 드러내고 기묘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저, 사장님. 두 시간만 이 부인을 빌려줘 하루다로 씨들에게 좀더 연마시키면
완전하게 되겠는데. 그게 끝나면 곧 촬영에 들어가지. 괜찮겠죠?"
찌요는 얼굴을 숙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다시로에게
물었다.
"조교가 끝나면 한번, 이걸 스테타로에게 실험해보도록 해서 잘 되면 영화에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과연, 그렇게 하면 더 재미있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겠군."
모리다가 얼굴을 우그리고 웃었다.
"좋아, 그거 재미있겠어. 그럼, 철저하게 연마시켜 줘. 잘 되면 영화에 넣자고."
다시로도 마음이 내켜, 8밀리 영화 촬영은 좀더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그렇게 얘기가 결정됐으면 서둘러야겠네. 자, 부인 가시죠."
찌요는 부인의 등을 떠밀고 이자와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했다.
두 방이 이어져 있는 찌요의 방으로 끌려간 시즈코 부인은 완전히 의지를
상실한 인간처럼, 그저 아름답게 젖어 빛나는 두 눈을 깜박이고 있을 뿐이다.
"응? 부인. 이자와 선생은 네 재산을 전부 내 소유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로 수고해 주신 분이야, 그러니까 아주 흡족하게 해드렸으면 해. 알았지?"
찌요는 부인이 이자와에게 갖가지 교태를 부리면서 하루다로들의 조교를
받도록 강요하였다.
"알았습니다. 찌요 씨가 말씀하신 대로 하겠어요."
"선생, 이쪽으로 와요."
찌요는 왠지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건넌방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이자와
쪽을 향해 손짓으로 불렀다.
"조교 도구를 준비해오는 동안 잠시 부인을 지켜주세요, 선생."
찌요는 심술궂게 웃고 이자와의 어깨를 탁 치고는, 하루다로, 나츠다로를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
알몸을 드러내고 있는 시즈코 부인과 단둘이 있게 된 이자와는 테두리 없는
안경을 고쳐 쓰고 부인 곁으로 다가앉았다. 부인은 하얀 뺨을 경직시킨 채,
호색스러운 이자와의 능글맞은 눈에서 시선을 외면하였다.
"오늘밤 오랜만에 부인을 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려
진정할 수가 없어요."
이자와는 시즈코 부인의 부드러운, 마음도 빨려 들어갈 듯한 하얀 피부에
눈길을 보내고, 그리고 딱 붙이고 있는 적당히 지방이 오른 넓적다리를 잔뜩
벼르며 바라보았다. 이윽고 이자와의 눈에 차츰 핏발이 서 갔다.
오늘밤은 이 남자의 노리개가 돼야만 하는가, 하고 부인은 그러한 약속을
찌요와 주고받던 일을 떠올리며 비참한 심정에 빠져들었다.
이자와는 원망하는 투로 부인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하였다.
"오늘밤은 싫다고는 하지 말아요, 부인. 어쨌든 나도 그 방면에 대강은 통달한
남자라고 그 방법으로 부인을 기쁘게 만들 자신이 있어요."
이자와는 황홀한 기분이 되어, 오늘밤의 사냥감에게 찬찬한 눈길을 쏟으면서
나불나불 지껄여대고 있었다.
"그때는 죄송했어요. 그래서 시즈코, 오니겐 씨에게 그 방법을 배웠는걸요."
시즈코 부인은 한껏 교태를 부릴 심산으로 이자와의 시선에 흐릿한 눈을
맞추었다.
"그럼, 약속했죠. 오늘밤은 저를 만족시켜주셔야 해요."
"어떤 부끄러운 일도 지금의 시즈코는 마다하지 않아요.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세요."
애교 부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시즈코 부인은 이자와의 요구에
따라, 붉은 입술을 이자와의 입술에 포개고 다정하게 이자와의 혀에 혀를 감았다.
이자와에게서 조용히 입술을 뗀 시즈코 부인은 아까, 가와다에게 연기해
보였던 그 굴욕적인 행위를 또다시 이 속이 매슥거리는 남자에게 연기해 보여야만
하는가 하고 암담한 심정이 되었다.
오니겐에게 몇 번이고 교육받아 성의 요기에 도취되어 문득 망아 상태에서
연기하던 부인도, 일시의 흥분이 사라진 뒤에 남는 것은 자신에 대한 조소뿐이었다.
부패한 과일의 향기와 비릿하고 달큰한, 코를 톡 쏘는 이상한 악취. 연기한
직후엔 눈이 캄캄해지고, 귀청을 찢는 듯한 미칠 것 같은 기분이 찾아오는
시즈코 부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이미 스테타로, 오니겐, 가와다.
다시 두 시스터 보이 하고까지, 그러한 추악한 행위를 연기한 자신이 아니던가
하고 자조적이 되어 시즈코 부인은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있는 이자와에게
달콤한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알았죠. 시즈코, 이자와 선생님을 충분히 즐겁게 해드릴게요."
이자와가 거친 숨과 함께 달려들자, 부인은 달콤한 거부를 보이며 나긋나긋
부드러운 몸을 흔들었다.
"아이, 안 돼요, 선생님. 그건 밤까지 기다려요. 으응, 싫어, 싫어."
부인이 머뭇머뭇 몸을 흔들며 이자와를 피하고 있을 때, 장지문이 열리고
찌요가 하루다로와 갖가지 소도구를 갖고 들어왔다.
이자와는 황급히 부인에게서 몸을 떼고,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천연덕스런
표정을 짓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런 이자와에게 시즈코 부인은 정감적인 눈을 향하며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이제 시즈코 아주 부끄러운 조교를 받을 거예요. 웃으시면 안 돼요, 선생님."
그렇게 말한 시즈코 부인은 이미 각오가 되어 있는지, 하루다로 일행이 섬뜩한
소도구를 가지런히 모은 발목 앞에 늘어놓아도 아무런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물처럼 맑은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가, 서정적인 눈을
망연히 전방에 향하고 조교 개시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부인, 시작할까."
하루다로는 손에 든 종이 봉투 안에서 탁구공을 꺼내, 그것을 부인 앞으로
가져갔다.
"이걸 두 개나 세 개 넣을 수 있게 되면, 그걸로 충분할 거야. 이쪽도 열심히
조교 할 테니 부인도 자신의 몸을 새로이 만들 작정으로 열심히 해줘."
하루다로는 시즈코 부인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 멀거니 서 있는 이자와
쪽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럼, 오늘은 이자와 선생님에게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아볼까요?"
그러자 이자와도 서둘러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아아, 무엇이든 도와주지."
이자와는 묘하게 안절부절못하며, 두 줄의 로프에 매여져 있는 시즈코 부인의
주위를 뱅뱅 돌았다.
<65. 계란 곡예>
두 줄의 로프에 몸을 지탱하고 선 시즈코 부인은 하루다로와 나츠다로의
고문을 기다리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약과 기묘한 모양의 전기 안마기, 그리고 탁구공과
크고 작은 유리 막대 등이 부인의 발치에 차례차례 놓여져 갔다.
이제부터 이 사내들은 또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학대할 것인지, 반은 혐오하면서
반은 그것을 마음 어딘가에서 기대하는―그런 자신을 문득 깨달은 시즈코 부인은
돌연 얼굴을 숙이고 자신이 두려워져 몸을 경직시켰다.
찌요와 이자와는 바로 옆 탁자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자못 유쾌하게
시즈코 부인의 아름다운 옆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자신이 몸의 컨디션을 조절하도록 해."
하루다로가 종이 봉투 안에서 은으로 만든 가는 체인을 꺼냈다.
"이 방면의 대 스타가 된 부인을 위해 찌요 부인이 특별히 주문해주신 은
체인에 금방울이야, 자, 찌요 부인에게 감사드려.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가는 은 체인을 시즈코 부인의 우윳빛으로 뿌연 부드러운
복부에 둘러 주면서 말했다.
부인의 세로로 긴 배꼽을 중심으로 마름모꼴로 체인을 묶고, 크고 작은 금방울을
단 체인 한 줄은 사타구니에 통과시켰다.
이전의 시즈코 부인이었다면 그런 세로 끈을 걸려고 하는 것에 대해 심한
동요를 보였을 텐데, 지금은 눈썹 하나 까딱 않고 가학자의 행위를 감수하고
있었다.
"좀, 기분을 내봐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부인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였다. 부인은 스스로
그것에 휩쓸리려고 노력하는 듯이 보였다.
"으응, 좀더 부드럽게 해주지 않으면, 싫어."
나츠다로에게 떼쓰며 몸을 비비꼬는 행동을 보이고, 달콤한 한숨을 지으면서
나긋나긋 엉덩이를 흔들었다.
부인의 감각이 흥분되어옴을 감지한 두 시스터 보이는 재빠르게 은 체인을
통과시켜, 두 개의 방울을 끼우고 힘껏 체인을 잡아당겼다.
부인은 약간 붉어진 뺨을 옆으로 숙일 뿐 그것에 거부하는 몸짓을 보이지
않을 뿐더러, 그 과녁이 벗어나 미흡한 사실까지 가학자에게 채근하였다.
"저어, 이건 안 돼. 다시 해줘요."
배꼽을 중심으로 마름모꼴로 체인을 휘감고, 완전히 사타구니에 결박을 지은
시스터 보이는 한숨 돌리며 탁자 앞에 앉아 있은 찌요와 이자와 쪽을 보았다.
"어때요, 이자와 선생. 이전과 달리, 부인의 행동이 상당히 진보되었죠?"
찌요는 아연한 표정으로 시즈코 부인 쪽으로 눈길을 향하는 이자와에게 말을
건넸다.
"자, 부인 어떤 식으로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였는지 손님에게 가르쳐줘야지.
어서 시작해."
옆얼굴을 이쪽으로 보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은 반은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찌요의 명령을 받아 천천히 엉덩이를 구불거리기 시작하였다. 이자와는 어정어정
이끌려 그런 몸짓을 시작한 시즈코 부인 곁으로 다가갔다.
"이런 식으로 해서 시즈코는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있지요, 이자와 선생."
시즈코 부인은 백치 같은 표정이 되어 바로 앞까지 온 이자와에게 슬프고도
매력적인 보조개를 만들면서 말하였다.
"그렇게 뚫어지게 보시면 싫어요. 이런 짓을 보여야만 하는 저, 실은 죽고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요."
시즈코 부인은 차츰 길들여진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오싹할 정도의 아름다운
정감에 젖은 눈을 눈앞에 웅크리고 앉은 이자와에게 보내면서 엉덩이 흔들기에
한층 열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은색의 가는 체인은 쭈그리고 앉은 이자와의 탐욕스런 시선 앞에 팽팽히
당겨졌다, 오그라들고, 금방울의 약동까지 확실하게 드러내고있었다.
부인은 뜨겁게 상기된 뺨을 떨면서 살포시 눈을 감고 목이 잠긴 소리로 입술을
덜덜 떨며 신음하듯 말하였다.
"좀더, 좀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웃지 마세요, 웃으시면 싫어요,
선생님."
"이제 충분한 모양이군. 그럼, 시작할까, 나츠."
하루다로는 나츠다로를 재촉하여, 전신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시즈코 부인에게
다가섰다.
부인의 허리에 감겨 있던 은 체인은 두 시스터 보이의 손으로 재빠르게 벗겨져
갔다.
"후후후, 벌써 이렇게 되었어? 대단해 부인."
하루다로는 킬킬 웃으며 부인의 등뒤로 돌아가 탱탱하게 솟은 관능적인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시즈코 부인은 목덜미를 크게 드러내고, 자못 애처롭게
눈을 감았다.
하얗고 풍만한 살에 하루다로의 손이 닿자,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경련 시키며 엉덩이를 멈칫멈칫 흔들었다.
"얌전히 굴어야지."
하루다로가 혀를 차며 부인의 엉덩이를 찰싹 두드렸다.
"하지만, 하지만."
부인은 하루다로의 손이 닿자, 다시 빼어난 허리의 곡선을 비비꼬았다.
"호호호, 이자와 선생이 보고 계신다고 해서 그렇게 부끄러워할 것 없어."
찌요는 맛있게 담배 연기를 뱉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이어 정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다리를 벌려서 묶어버려. 하루다로."
나츠다로가 복도로 나가 긴 청죽을 갖고 돌아왔다.
"자, 일하기 쉽게 다리를 크게 벌려, 부인."
"우물쭈물하지 말아. 부인이 어떤 조교를 받고 얼마나 유순해졌는지, 그것을
여기에 계신 이자와 선생에게 보여드리려는 것이 내 목적이야. 자, 어서 이
방면의 스타로서의 관록을 보여봐."
찌요가 퍼붓는 말에 시즈코 부인은 수줍음에 물든 얼굴을 옆으로 숙이면서,
조그맣게 끄덕여 보였다.
"좀더 눈을 크게 뜨고 봐주세요. 네에? 선생님."
"아직 부족해, 부인."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청죽과 밧줄을 갖고 부인의 아래에 주저앉으면서,
즐거운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이래도, 이래도 아직 안 돼요?"
시즈코 부인은 눈을 힘없이 깜빡이면서, 그러나 흐트러진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다시 대담한 자태를 보였다.
새된 소리로 웃기 시작한 찌요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황홀하니 넋을 잃고
있는 이자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어때, 선생. 놀랐죠? 도야마 재벌의 영부인이 지금은 이런 비참한 몰골로도
태연하니 말이에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망측스런 자태를 취한 부인의 발목에 청죽을 대고
친친 밧줄을 고정하였다.
"오늘은 계란을 낳을 때까지 철저하게 다룰 거야. 부인도 그런 결심으로
열심히 해줘야 해."
하루다로가 부인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며 말하였다.
"그리고 이자와 선생께서도 이 조교를 거들어주실 테니까."
찌요가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부인에게 다가섰다.
"알고 있겠지? 부인이 도리어 이자와 선생을 리드해선 안 돼."
찌요는 흥이 나서 하루다로와 함께 부인에게 요령을 일러두었다.
"자, 선생. 이쪽으로 와요. 시즈코 부인이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선생 덕분에
홀가분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찌요의 재촉에 이자와는 다시 부인 앞에 털썩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이자와의
게슴츠레한 시선은 여전히 부인의 한곳에 못 박혀 있다.
"부인, 선생에게 감사드려야지."
옆에 선 찌요에게 젖가슴을 찔린 시즈코 부인은, 가까스로 숙였던 얼굴을
주눅든 기색 없이 정면으로 들었는데, 그것은 인간적인 사념의 일체가 차단된
빛을 띠고 있었다.
"선생님 덕분에 시즈코는 몸도 마음도 알몸이 될 수가 있었어요. 그로써
시즈코는 성의 노예로서 모리다 조직에게 일생 이 몸을 받칠 것을 결심한 것입니다."
그렇게 입을 연 시즈코 부인의 눈은, 차츰 요염하고 정감적인 촉촉함을 갖기
시작하였다.
"선생님에게 조교를 받고 싶어요. 네? 제 뒤에 서 주세요."
이자와는 부인의 달콤한 유혹에 들뜬 기분으로 기듯이 해서 등뒤로 돌아갔다.
눈에 스며들 것 같은 하얀 부인의 엉덩이를 앞에 두고 허리를 굽힌 이자와는
애간장이 타는 기분으로, 그것에 정신없이 뜨거운 키스를 퍼부으며 양손을
얹었다.
순식간에 곤혹스러움과 수치의 전율이 부인의 표정을 가로질렀는데, 그것도
일순간의 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도 어떻게든 평정을 되찾으려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하루다로 씨들에게 아주 멋진 조교를 받았었어요. 으응. 잠자코 계시기만
하면 싫어. 뭐라고 말씀해보세요."
시즈코 부인은 엉덩이를 조바심 나는 듯이 나긋나긋 흔들어 보였다.
이자와는 가슴이 죄어올 정도로 욱신거리면서, 악랄한 조교를 받았다고는
믿어지지 않은 부인의 깊숙이 감추어진 가련하리 만치 사랑스러운 팽팽한 뒷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호호호, 부인. 이제 슬슬 선생에게 조교를 졸라야지."
시즈코 부인은 정욕적으로 촉촉이 젖은 눈을 곁눈질하여, 등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은 이자와 쪽으로 얼굴을 비틀었다.
"네, 선생님 부탁해요."
이자와는 부인의 말에 흥분의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동시에 목이 메이는 듯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뇌색적인 부인의 신음 소리가
이자와의 귀에 들려왔다.
"저어, 아이 기다려요!"
부인은 청죽에 묶여 버둥거렸다.
"왜 그래? 부인."
눈에 핏발이 선 이자와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바셀린을 사용하시지 않으면, 싫어요."
시즈코 부인은 앵돌아진 안타까운 몸부림을 짓고 응석부리며 말하였다. 하루다로가
빙그레 웃으며 건네준 바셀린을 이자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퍼냈다.
"아, 아뇨. 좀더, 좀더 세게 해주셔야 해요. 그, 그렇게 하면 소용없어요.
아이 몰라."
시즈코 부인은 속상한 듯이 얼굴을 돌리고, 가지런한 속눈썹을 부르르 떨면서
흐느꼈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웃으면서 다가와 이자와의 등을 두드렸다.
"거기는 다소 어려워요. 교대하시죠, 선생님."
이자와는 두 시스터 보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자존심이 상하여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시즈코 부인은 오히려 이제야 살았다는 표정이 되어, 미묘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자와를 요염하게 곁눈질하여 바라보았다.
"여자의 몸이란 것은 복잡해요, 선생님. 저희들이 하는 것을 잘 보세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부인의 앞과 뒤에 허리를 낮추었다.
하루다로가 공격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나츠다로도 그것에 동조하여 부드러운
애무를 가하였다. 때때로 손놀림을 늦추고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또 다시
장단을 맞추어 부드러운 공격을 반복하였다. 확실히 그 희롱은 교묘함이 극에
달해있었다. 부인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는 것은, 점차로 드러나는
몸의 뒤틀림과 격렬한 울음소리로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나츠다로는 부인이 항복하기 시작한 반응을 보이자,
"후후후, 예쁜 얼굴에 걸맞지 않게 변태스러운 부인이야. 이게 도야마 재벌의
젊은 부인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하지만 역시야. 음전하고 아름다운
작은 시내가 졸졸 흐르는 소리. 이봐, 하루, 들려?"
하고 놀리면, 등뒤에 있는 하루다로도 끈기 있게 마사지를 계속하면서,
"이봐, 미모의 젊은 부인. 아무리 어떻게든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방귀는
뀌지 말아."
라고 말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한 희롱의 말에 고조된 피학감이 또다시 뜨겁게 동요되어 휩쓸려 들어가는
시즈코 부인이었다.
부인의 반짝반짝 젖은 눈은 마침내 물방울이 떨어질 정도로 축축해지기 시작하고,
괴이하게 뭔가에 도취되어 있는 듯했다.
"후후후, 어때요 이자와 선생님."
하루다로는 이자와에게 그 마사지의 효과를 보여주어 놀라게 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손에 쥔 떡이지. 남은 일은 끝마무리라고."
다시 바셀린을 듬뿍 퍼낸 하루다로는 이어 전기 안마 기를 들었다. 거기에
맞춰 나츠다로도 다른 전기 안마 기를 들었다.
악! 하고 소리지를 틈도 없이 부인은, 두개의 전기 안마 기의 전동음과 함께
결박된 몸을 부르르 떨며 혀꼬부라진 비명을 질렀다.
츠무라 요시오의 침실이었던 이층 방에서, 철저한 고문을 받은 다마에 부인은
두 줄의 로프에 지탱하고 거울 앞에 서 있다.
어제까지의 대리석 같은 경질의 아름다운 용모도 사라져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반쯤 열린 입에서는 뜨거운 숨이 새어나오며 매끈한 피부에는 끈끈한 비지땀이
맺혀, 정말이지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었다.
방금 전까지 다마에 부인이 대자로 묶여 있던 커다란 침대 위에는 가와다와
요시자와가 화투 놀이를 하고 있었다.
힐끔 선 채로 묶여 있는 다마에 부인 쪽을 본 요시자와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이봐, 어째서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거야! 말한 대로 똑똑히 거울을 봐야
할 게 아냐!"
요시자와는 다마에 부인의 턱을 손으로 받혀 홱 들어올렸다.
다마에 부인은 육체가 질척하게 녹아 내린 그 여운 속에서 아직껏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멍한 표정을 거울 속에 던지고 있었다.
"새벽녘까지 일곱 번이나 울었었지. 거참 부인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야."
요시자와가 뺨을 건드리자, 몸을 비비꼰 다마에 부인은 얼굴을 숙이고 훌쩍훌쩍
울었다.
"거울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했지. 됐다고 말할 때까지 자신의 비참한 몰골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거야."
이번엔 가와다가 침대에서 내려와 쭈뼛쭈뼛하는 다마에 부인을 야단쳤다.
"아직, 제게 줄 수치가 남아있는 건가요!?"
다마에 부인은 얼굴을 거울로 돌리면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 정말로 수치를 주는 것은 이제부터라고, 부인."
가와다는 다마에 부인의 고운 피부를 훑어 내리며 말했다.
샘이 날 정도로 품위를 지닌 섬세한 다마에 부인의 다리는 가와다가 다가가자
딱 닫혀지며, 희미한 떨림을 보였다.
"부인은 오츠카 여사에게 오랜 세월 치하라류 꽃꽂이를 후원한 사실을 사과하고,
그리고 나서 털을 깎이게 될 거야. 각오는 돼 있겠지?"
가와다의 그 말에 다마에 부인의 얼굴은 삽시간에 홍조로 변했다.
"이렇게 거울 앞에 세운 것은 부인에게 이별을 아쉬워하라는 뜻이야."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고 웃자, 다마에 부인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붉어진
얼굴을 옆으로 숙이고 어깨를 떨기 시작하였다.
그때 문이 열리고 오츠카 쥰코가 나오에와 도모코를 데리고 들어왔다.
다마에 부인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오츠카 쥰코에게 저주하는
눈빛을 보냈다.
"어머, 무서운 얼굴. 어젯밤 그 정도로 여자답게 울어대기에, 분명 오늘
아침은 좀더 여자다워졌으리라 기대하고 있었지. 후후후."
쥰코는 손에 든 카메라를 다마에 부인 쪽으로 향했다.
다마에 부인은 낭패감에 카메라에서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렸다.
"아니, 안 돼지. 그렇게 얼굴을 돌리면."
쥰코는 혀를 끌끌 차며 다마에 부인의 정면으로 돌아갔다.
"이런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도대체 어쩔 셈이에요, 오츠카 씨!"
다마에 부인은 복받치는 소리로 말하고, 나신을 비틀어 카메라의 눈에서
도망치려고 하였다.
"치하라류 후원회의 전 회원에게 오리하라 부인의 누드 사진을 보낼 거야.
후원 회장의 누드를 보고 회원들이 얼마나 당황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워져."
그 말을 듣고 다마에 부인은 두려움에 오싹하여 크게 눈을 떴다.
"그, 그런 무서운 짓을. 오츠카 씨, 당신은 미쳤어요!"
"쫑알거리지 마. 어젯밤의 일을 떠올려봐. 이제 너는 모든 사람 앞에 똑바로
얼굴을 내밀지도 못할 터인데."
요시자와가 웃음을 터뜨리며 다마에 부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사진을 정 찍기 싫다면 치하라 미사에에게 부인의 대역을 부탁해도 좋아.
그 쪽이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어."
쥰코의 말에 다마에 부인은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것만은, 아아, 그것만은!"
다마에 부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미사에를 비호하며 결국 악마들에게
항복하였다.
"속이 후련할 때까지 저를 노리개로 삼으세요. 그 대신 아가씨에게는 손을
대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오츠카 씨."
다마에 부인은 그렇게 애원하고는, 눈물에 젖은 눈동자를 조용히 맞추고
각오했음을 알렸다.
쥰코는 다마에 부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은 남편에게 보낼 사진을 찍죠."
새로운 필름으로 갈아 끼운 쥰코는 다시 다마에 부인의 정면으로 돌았다.
남편에게까지 사진을 보낸다는 오츠카 쥰코의 짐승만도 못한 착상에 다마에
부인의 표정은 또다시 굳어졌는데, 더 이상 악마들에게 질질 끌려서 수렁에
빠지는 외에 달리 길이 없는 자신을 깨닫고 풀썩 고개를 떨궈버렸다.
"얼굴을 감추면 안 돼지."
원래는 치하라가의 하녀였던 도모코와 나오에가 다마에 부인의 턱을 잡아
바로 세웠다.
"이봐 시키는 대로하지 않으면 미사에를 네 앞에서 노리개로 삼을 줄 알아."
요시자와가 기세가 등등하여 으름장을 놓았다.
양 발목에 끈을 묶어 좌우로 잡아당긴 모습을 찍는 것은 간단하지만, 다마에
부인에게 스스로 벌리게 만드는 쪽이 재미있어 쥰코는 직접 행동으로 취하려고
하는 남자들을 제지하였다.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다마에 부인의 양옆에 서서
알몸으로 묶인 다마에 부인의 젖가슴을 찌르고 배꼽을 누르며 협박하였다.
"가와다 씨. 아가씨를 데리고 와요."
쥰코의 부탁으로 가와다가 방에서 나가려고 하자, 다마에 부인은 요란한
소리를 질렀다.
"기다려요!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찍고 싶은 만큼 실컷 찍도록 해요. 이렇게
하면 되겠죠?"
찌르는 듯한 쌀쌀한 어조로 그렇게 말한 다마에 부인은 얼른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환상적일 정도로 하얀 허벅지를 서서히 벌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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