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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인간 - 41

 <72. 유리 고문>


 
  "당황할 거 없어. 아주 천천히 시작할 테니까."
 
  세이지는 하루다로 일행에게 술을 데우게 한 뒤 침대 위에 눕혀져 두 다리가
높게 매달려 있는 쿄오코 옆에 누워있었다.
 
  "헤헤헤. 이봐, 쿄오코. 이번에야말로 진짜 마음을 고쳐먹어야 할거야."
 
  하며 조용하게 눈을 감고 있는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쿄오코는 힘없이 눈을 떠 세이지 쪽을 바라보았다.
 
  "아직 믿어 주시지 않는군요."
 
  쿄오코는 샐쭉 토라지며 말했다.
 
  "그런데, 너 같은 여자에게 어떻게 남자를 셋씩이나 쓰러뜨릴 만한 힘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이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쿄오코는 이제 두 번 다시 공수 같은 건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어요."
 
  쿄오코는 힘없이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바로 전에 보였던 반발이나 적의 같은 건 조금도 볼 수가 없었다.
 
  "네가 그렇게 솔직한 태도로 나온다면 미츠코는 정말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야."
 
  "정말예요, 세이지 씨."
 
  쿄오코는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하듯 세이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것만 약속해주신다면 저는 아무리 수치스러운 일도 참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저 상관하지 마시고 직성이 풀릴 때까지 마음대로 한을 풀도록 하세요."
 
  쿄오코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하였다.
 
  "좋아, 마음에 들었어."
 
  세이지는 하루다로가 쟁반에 받쳐들고 온 술을 술잔에 따르며 그것을 단숨에
마시고 나서 고로 일행에게 말했다.
 
  "자, 슬슬 일을 시작해볼까."
 
  좋았어, 하며 고로와 사부로는 이제는 더 이상 어디로 도망칠 수도 숨어버릴
수도 없는 쿄오코의 국화꽃 부분에 다시 공격을 시작하려고 하였다.
 
  "형님, 미안하지만 그 술 조금만 주세요."
 
  고로는 세이지가 내민 술병을 받아들고,
 
  "이 술로 요 녀석을 좀 취하게 해보고 싶어서요."
 
  하며 그 술병을 흔들어 보이며 사부로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는 것이었다.
 
  콜드 같은 것을 사용해서 충분히 마사지를 하여 그 부분이 면처럼 부드러워졌을
때 다시 술 방울을 떨어뜨려 자극을 주려는 것이다. 술이 두세 방울씩 천천히
흘러 넘치기 시작하자 쿄오코는 괴로운 듯 풍만한 엉덩이를 나긋나긋하게 비틀어대고
있었다.
 
  "저어, 이제 그만하면 충분해요. 제발, 빨리 관장을……."
 
  쿄오코는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안 돼! 아직은 안 돼요. 좀더 부드러워져야 돼……."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재미있는 듯 미지근한 술을 다시 두세 방울 그곳에
떨어뜨리며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자극을 가하였다.
 
  "사실은, 아주 기분이 좋을 거야. 그렇지, 쿄오코?"
 
  하루다로는 미소를 지으며 집요하게 자극을 가하면서 눈썹을 찌푸리며 흐느껴
우는 쿄오코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요. 쿄오코?"
 
  그곳의 공격을 하루다로에게 맡기고, 고로와 사부로는 상기된 볼을 부르르
떨고 있는 쿄오코의 양옆으로 다가갔다.
 
  "너에게 한방에 나가떨어진 우리가 이렇게까지 부드럽게 해주고 있잖아.
여자로서의 기쁨이 어떤 건지 이제 잘 알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고로와 사부로는 다시 삼베 줄로 단단히 묶여 있는 탐스러운
쿄오코의 젖가슴을 좌우에서 부드럽게 감싸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하루다로의
공격과 호흡을 맞춰 두 남자에게 젖가슴을 맡기고있던 쿄오코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격한 신음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좋아, 이 정도면 됐어. 시작해."
 
  세이지가 고로에게 눈짓을 했다.
 
  고로는 히죽 웃으며 기쁜 듯이 관장 기를 집어들었다.
 
  하루다로의 교묘한 기교로 그들의 목표는 눈 녹듯이 부드럽게 변해가고 있었다.
고로는 하루다로와 교대하여.
 
  "쿄오코. 자, 시작할 겁니다."
 
  하고 관장 기의 취관(부리 쪽)을 살짝 내밀었다.
 
  이제까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옆으로 돌려 조용히 흐느끼고 있던 쿄오코는
갑자기 차가운 유리가 닿는 순간 무감각했던 풍만한 쌍곡선에 경련을 일으키며
미간을 찡그렸다.
 
  "헤헤헤. 어때 쿄오코. 불쾌한가?"
 
  고로는 한 번에 공격을 끝내지 않고 취관으로 가볍게 두드리거나 간질이기도
하면서 그곳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저어, 부탁예요. 빨리, 빨리 끝내 주세요."
 
  쿄오코는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고로와 사부로에게 애원했다.
 
  "세 남자를 바보로 만들 때는 언제고, 네가 한 짓을 아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거야."
 
  고로가 취관을 갑자기 강하게 밀어 넣었다. 그런데 고로는 관장 기를 통해서
쿄오코의 그 부분이 이상할 정도로 뜨겁고 끈끈한 흡입력이 왔다는 것을 알고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놀라워했다.
 
  "자, 다시 한번."
 
  부리 끝을 빼냈다가 다시 밀어 넣는 등 남자들은 잔인한 짓을 반복하며 쿄오코를
고문해 대고 있었다. 쿄오코는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애원했다.
 
  "이 정도면 됐어. 충분해. 고로, 용액을 넣어 줘."
 
  세이지는 쿄오코의 한쪽 볼에 흘러내려 있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비지땀에
흠뻑 젖은 얼굴을 즐거운 듯이 바라보았다.
 
  "우웃."
 
  고로가 원한을 풀기 위해 마음껏 공격해대고 있는 유리관의 비정함에 쿄오코의
고개가 크게 뒤로 젖혀졌다. 선명하게 드러난 매혹적인 목덜미 주위에도 비지땀이
흠뻑 젖어있었고, 괴로운 듯 입술을 떨고 있는 쿄오코의 표정은 처참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여자인 주제에 남자들을 쓰러뜨리다니. 어때, 좀 후회스럽지."
 
  고로는 천천히 펌프를 누르면서 교만하게 웃어대는 것이었다.
 
  "아아……."
 
  쿄오코는 눈물이 고인 눈동자를 살며시 뜨며 괴로워했다.
 
  "나하고 교대해."
 
  하며 고로가 용액을 반 정토 부어넣고 있을 때 사부로가 다가왔다.
 
  "아까 발길질 당한 보답을 나도 해야지."
 
  사부로 역시 천천히 유리 펌프를 누르기 시작했다.
 
  쿄오코는 지각조차 마비되어 버릴 것 같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안쪽 깊숙이
부어지고 있는 따뜻한 비눗물의 감촉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매끈한 어깨를
떨며 흐느끼고 있는 쿄오코의 옆모습은 가련하게도 눈물에 젖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쿄오코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무의식과  무감각 속에서 남자들의
손에 의해 점차 용액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때, 뱃속에 들어간 것이 뭔지 잘 알지."
 
  하루다로는 옆으로 비틀고 있는 쿄오코의 볼을 잡고 정면으로 향하도록 하였다.
쿄오코는 젖은 눈동자에 촉촉이 물기를 띠며 뜨거운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헤헤헤. 드디어 다 부었군. 어때 쿄오코?"
 
  고로와 사부로는 텅 빈 관장 기로 쿄오코의 배꼽 주위를 두드리며 웃어댔다.
 
  "아니야, 난 아직 원한을 갚지 않았어."
 
  이번에는 세이지가 관장 기를 집어들고 하루다로에게 따뜻한 술을 부어 달라고
하였다.
 
  "기분 좋게 취하도록 해줄 거야."
 
  하루다로가 술병 가득히 데운 술을 유리관에 천천히 부어넣자, 세이지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들고 뜨겁게 상기된 쿄오코의 볼을 톡톡 쳤다.
 
  "쿄오코를 실컷 괴롭혀서……."
 
  세이지에게 턱을 잡힌 쿄오코는 이 상황에 당황한다면 자신이 더욱 비참해질
거라고 생각했는지 눈물에 흠뻑 젖은 눈동자를 살며시 세이지에게 향하며 아양떨
듯 말했다.
 
  "그럼, 이제 쿄오코를 용서해주시는 거죠, 세이지 씨."
 
  세이지는 아무 대답 없이 자리를 옮겨 취관을 준비했다.
 
  "저, 기다려 주세요."
 
  쿄오코는 코맹맹이 소리로 토라지듯 말하고, 베개 위에 받쳐진 엉덩이를
나긋나긋하게 흔들며 감미로운 거부의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네? 확실하게 말씀해주세요. 쿄오코를 용서해주겠다고 분명히 말씀해주세요."
 
  공중에 매달린 살집 좋은 허벅지까지 요염하게 낭창낭창 흔들면서 토라지는
쿄오코의 몸짓에 세이지는 즐거운 듯
 
  "헷 헤헤헤, 아주 여자다워진 것 같네, 쿄오코. 좋아, 그렇게까지 나오는데
공수까지 써가며 우리에게 반항했던 일은 말끔히 잊어주지."
 
  "정말이에요, 세이지 씨."
 
  쿄오코는 물기 어린 눈동자로 감미롭게 세이지를 바라보며 그제야 조용히
눈을 감는 것이었다.
 
  정지된 쿄오코의 쌍곡선에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되었지만 쿄오코는 오히려
스스로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활을 그리듯 엉덩이를 돌리며 세이지의
일에 대담하게 협조하고 있었다.
 
  다시 차가운 유리관을 받아들인 쿄오코는 박차를 가하며 세차게 펌프질을
해대기 시작한 세이지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나무라는 것이었다.
 
  "으응, 싫어. 세이지 씨 좀더 부드럽게 넣어줘요."
 
  그런 쿄오코의 교태에 세이지나 고로도 유정 천이 돼가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네가 그렇게 부드러워지니까 난 꼭 뭐에 홀린 것 같단
말야."
 
  세이지는 쓴웃음을 지으며 간격을 두면서 천천히 주입해 갔다.
 
  쿄오코는 뜨겁게 상기된 얼굴을 옆으로 돌려 흐느끼다가 고혹적인 목덜미를
크게 드러내며 숨을 거칠게 토해내면서 결국 그 관장 기에 가득 담긴 술을
체내에 모두 받아들여 버린 것이다.
 
  "어때, 쿄오코. 두 번이나 잔뜩 뱃속에 받아들인 기분이."
 
  세이지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탈지면을 주워들고 그 부분을 부드럽게 닦아내면서
쿄오코에게 말했다. 그런 세이지의 조롱을 받으며 쿄오코는 더욱 뜨겁게 신음하고
있었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띄우며 쿄오코에게
다가가 변을 보고픈 욕구를 고조시키려는 심산인지 젖가슴 부분에서 명치,
복부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마사지를 해 가고 있었다.
 
  쿄오코는 급소를 찌르는 듯한 시스터 보이의 손놀림에 점차로 말려들기 시작하여
어느 사이엔가 생리적인 고통이 온몸에 덮쳐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매끄러운
복부를 손바닥으로 몇 번이나 쓸어 내리며 허리 부분에 지압을 가하는 등 몇
번이나 노골적인 세례를 가하면서도 이젠 수치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확실하게 개화시켜버린 국화꽃 주위까지 지압을 가하고 있었다.
 
  쿄오코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듯 이를 갈며 괴롭게 신음하기 시작하자 하루다로는
나츠다로에게 소리쳤다.
 
  "나츠, 변기 준비를 부탁해. 이제 슬슬 시작할 것 같으니까."
 
  알았어 하며 나츠다로는 고로가 조금 전에 들고 들어온 어린아이용 푸른색
변기를 다시 가져왔다.
 
  "세 남자를 걷어찰 만큼 사나운 언닌데 그렇게 작은 것이 어울릴까?"
 
  쿄오코를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하루다로는 웃으며 말했다. 나츠다로도 킥킥거리면서
그 유아용 변기를 쿄오코의 눈앞으로 가져갔다.
 
  "응, 쿄오코 언니. 어린아이용 변기밖에 없는데 여기에 잘 들어갈까?"
 
  하루다로의 유도 적인 지압으로 생리적인 고통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쿄오코는
처연한 표정까지 짓고 있었다. 나츠다로가 귓불을 꼬집자 갑자기 눈을 뜬 쿄오코는
그 변기를 보고 수치스러운 듯 시선을 돌려버렸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치스러워하는 쿄오코의 새빨개진 얼굴을 남자들은 술을 마시면서 흥분된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작은 변기 같은 걸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하며 나츠다로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있는 쿄오코를 즐거운
듯이 바라보고 있다가 말했다.
 
  "그래도 이것밖에 없으니까 참고 있어봐. 흘러 넘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쿄오코의 떨림이 점점 거칠어지고 드디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안 하루다로는
그제야 겨우 지압하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어때, 쿄오코. 이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하루다로는 미간을 찌푸리며 격하게 한숨을 내쉬는 쿄오코의 뜨거운 볼을
손가락으로 간질이는 것이었다.
 
  "슬슬 시작할까? 응, 쿄오코 언니."
 
  하루다로가 귀에 대고 속삭이자 쿄오코는 젖은 눈을 살며시 뜨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새빨개진 얼굴을 옆으로 돌려
훌쩍훌쩍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럼, 세이지 씨 일행에게 도움을 받아야겠죠. 자, 쿄오코 언니 입으로
세 사람에게 부탁드려 봐요."
 
  그 말을 들은 쿄오코는 상기된 얼굴이 굳어지며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왜 그래, 이제 와서 부끄러워할 게 뭐 있어. 여자답고 아주 감미로운 목소리로
배설한 뒤처리까지 세이지 씨 일행에게 부탁해 보란 말야. 그렇게 하면 세이지
씨 일행의 원한도 완전히 사라져 버릴 테니까."
 
  하루다로는 눈물에 젖은 쿄오코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아아……."
 
  "이봐, 우물쭈물하다가 쏟아져 나와버리면 어떡해. 빨리 세이지 씨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된다니까."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재미 있어하며 그런 쿄오코를 좌우에서 흔들어댔다.
마침내 쿄오코는 세이지 일행에게 최후의 굴복을 하게 되었다.
 
  "세이지 씨, 부, 부탁이에요."
 
  쿄오코는 상기된 목소리로 세이지를 불렀다.
 
  "어쩌라는 거야. 쿄오코 누님?"
 
  세이지는 고로와 함께 쿄오코 주위를 에워쌌다.
 
  쿄오코는 불처럼 뜨거워진 볼을 매트에 비비면서.
 
  "더 이상,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네에……."
 
  쿄오코는 수치고 뭐고 할 것 없이 불같은 일념으로 세이지에게 애원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달라는 거야?"
 
  세이지는 고로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히죽거리면서 오뇌에 찬 쿄오코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장난 그만하시고. 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쿄오코는 전율하듯 공중에 매달린 두 다리를 떨면서 울부짖었다.
 
  "빨리, 아아 빨리. 변기를 대주세요."
 
  순간 세이지와 고로는 큰 소리로 웃어댔다.
 
  "공수로 냅다 차버렸던 세 남자에게 흘러 넘치는 뒤처리를 해달라는 말씀이군."
 
  고로와 사부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러나 쿄오코는 그런 남자들의 조롱도 이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지 온몸이
불처럼 달아오르며 격한 울음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73. 쿄오코의 붕괴>
  
  쿄오코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수치스러움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리고
나자, 하얀 볼이 뜨겁게 상기되며 더욱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네에, 벼, 변기를……."
 
  애타게 보채듯이 말하며 고개가 크게 뒤로 젖혀진 쿄오코의 하얀 목덜미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그런 난폭한 여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요염하다고
느낀 세이지는 고로와 얼굴을 쳐다보며 서로 입을 삐죽였다.
 
  "어때, 쿄오코 누님. 괴로운가?"
 
  고로와 사부로는 이마에 비지땀이 맺히며 신음하고 있는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퉁기며 입 언저리에 음흉스런 웃음을 띄우면서 쿄오코의 복부를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그만둬. 제, 제발."
 
  쿄오코가 당황하며 높게 매달린 두 다리를 흔들기 시작하자 남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웃어댔다.
 
  "몸 속의 것을 완전히 토해내야 돼, 알겠어. 그러니까 가능한 한 참고 있어."
 
  세이지는 조금 전의 원한은 이것으로 충분히 갚았다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발갛게 충혈된 볼을 매트에 비비며 흐느껴 우는 쿄오코의 목 아래쪽으로 손을
넣어 얼굴을 정면으로 향하도록 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을 거지, 쿄오코. 다시 한번 확실하게 사죄를
해봐."
 
  "이제 두 번 다시 난폭하게 굴지 않겠어요. 쿄오코를 제발, 제발, 용서해주세요."
 
  신음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쿄오코는 얼굴 가득히 수치스런 빛을 띄우면서
애원했다.
 
  "네에, 부탁이에요. 이제 진짜 참을 수 없어요."
 
  "자, 쿄오코 언니. 고로 씨와 사부로 씨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하고
부드럽게 애무해 줘 봐요."
 
  하루다로는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의 오뚝한 코를 살짝 눌렀다.
 
  고로가 입맛을 다시며 다가가자 쿄오코는 발갛게 물든 볼을 경직시키며 반대쪽으로
살짝 얼굴을 돌렸다.
 
  "이봐, 진짜 여자다운 여자가 되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될 거 아냐. 더구나
고로 씨들은 당신의 그 더러운 것까지 처리해 주실 거잖아. 자, 감사하는 마음을
확실하게 보여드려 봐."
 
  기세가 등등한 하루다로는 쿄오코의 어깨 흔들어댔다.
 
  "뭘 그렇게 망설이는 거야. 미츠코를 용서해주신 형님에게 그 정도의 서비스는
당연하잖아, 쿄오코 언니."
 
  "고로 씨, 아까의 일을 쿄오코가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살며시 눈을 뜬 쿄오코는 재미있다는 듯이 그녀의 볼을 향해
밀고 들어오는 고로를 물기 어린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염려하지 마."
 
  고로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쿄오코의 붉은 입술을 노리고 있었다.
 
  쿄오코는 곤혹스러움과 수치스러운 빛을 얼굴 가득히 띄우면서 굳어있는
얼굴에 실룩거리며 두세 번 경련을 일으킨 뒤 곧 입술을 쑥 내밀려고 하였다.
 
  "안 돼. 좀더 정열적으로 해야 돼."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즐거운 듯이 쿄오코의 양옆에서 몸을 구부렸다. 세이지도
사부로와 큰 소리로 웃으며 혀를 살짝 내밀고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한 쿄오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쿄오코는 점차로 남자들의 요구에 가슴이 메어지는 듯
눈을 감고 찢어진 눈초리에서 눈물이 흐르며 열정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어때, 고로. 이젠 복부의 벌레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됐을 테지."
 
  야릇한 기분에 빠져들고 있는 고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세이지가 말했다.
 
  "좋아, 사부로와 교대해."
 
  "조금만 더, 안 될까요, 형님?"
 
  "나중에 또 즐길 수도 있으니까."
 
  세이지는 고로를 밀어내고 사부로를 불렀다.
 
  "사부로 씨도 쿄오코의 일을 용서해주시는 거죠."
 
  그렇게 말한 쿄오코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밀고 들어오는 사부로에게 입술을
갖다댔다. 혀로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가볍게 깨물기도 하는 등 쿄오코의 교태스러운
키스에 사부로도 온몸이 마비되고 있었다.
 
  "쿄오코는 정말로 진심이에요. 앞으로 정말 여자다워질 거예요."
 
  입술을 살짝 떼고 달콤한 콧김과 함께 그렇게 속삭이며 또다시 혀로 간질이면서
입술을 밀어붙이는 쿄오코를 바라보며 세이지의 가슴에는 이것으로 완전히
쿄오코를 정복했다는 쾌감이 밀려들고 있었다.
 
  안쓰러울 정도로 유순한 여자로 변해버린 쿄오코를 보고 세이지는 이제 됐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사부로를 밀어젖혔다.
 
  "형님, 맛만 보이고 말면 어떡해요."
 
  "뭐 그렇게 당황할 것 없어. 그것보다 가여운 쿄오코 언니의 배가 꼬르륵꼬르륵
울고 있잖아. 상쾌하게 한번 쓸어줘야지."
 
  세이지가 그렇게 말하고 다시 관장 기를 집어들어 세숫대에 남아있는 용액을
가득 부어넣었다.
 
  "그럼,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거야."
 
  세이지는 고로에게 주사기를 건네주고 앉아 천천히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제, 이제 충분히 됐어요. 네에, 그만해줘요……."
 
  고로와 사부로가 다시 어슬렁거리며 다가가자 쿄오코는 토라지듯이 콧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나긋나긋하게 비틀면서 거부의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세 남자를 차서 쓰러뜨린 사나운 아가씨가 이렇게까지 부드러워질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구먼."
 
  고로와 사부로는 천천히 펌프질을 해대면서 웃었다.
 
  "이제 그런 말하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용액은 천천히 몸 속으로 흘러들고 있었으며 쿄오코는 입술을 떨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다 들어갔군."
 
  두 남자는 빈 관장 기를 내던지며 크게 웃었다.
 
  "네에, 빨리……."
 
  쿄오코는 이마에 비지땀을 잔뜩 흘리며 일보 직전의 상황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이제 됐잖아요. 빨리, 변기를. 아아, 이제 미칠 것 같아요."
 
  결박된 상반신을 흔들며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쿄오코를 보고 고로와
사부로는 일부러 천천히 변기를 집어들었다.
 
  두 사람이 엉덩이 아래 부분에다 변기를 대려고 할 때 세이지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럼 쿄오코. 남자들에게 이런 도움까지 받게 됐으니 나중에 기분이 상쾌해지면
미츠코와 사이 좋게 쇼를 연출해서 우리를 즐겁게 해줘야 되는 거야."
 
  세이지는 교활한 표정을 지으며 조소하듯 말했다.
 
  "뭐, 뭐예요?"
 
  고통스러움을 간신히 참고 있는 쿄오코는 세이지의 그 말에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 그건 무슨 말이에요?"
 
  한계에 달한 생리적인 고통을 꾹 참고 있던 쿄오코는 얼굴이 굳어지며 빨갛게
충혈된 눈을 세이지에게로 향하였다. 이것이 바로 세이지 일행의 음험한 덫이었다.
 
  "뱃속에 담겨 있는 것을 방출해내게 하는 것이 겨우 너에 대한 복수일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걸 앞으로 20분 정도 참고 있어. 그럼 미츠코는 용서해줄게."
 
  버티기 힘든 지경까지 쿄오코를 몰아넣고 만약 배설하기라도 한다면 미츠코를
처음 계획한 대로 쿄오코와 콤비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비열한 남자들…… 무서움에 눈을 크게 뜬 쿄오코의 눈동자에 반발과
적의의 빛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뭐야, 그 얼굴. 여자다워지겠다고 맹세했으면서 무슨 얼굴이 그래."
 
  고로가 입을 삐죽였다.
 
  "비겁해요. 아, 너무해요."
 
  쿄오코는 뜨거운 볼에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변기에 닿아 있는 엉덩이를
사정없이 흔들어댔다. 생각 탓인지 남자들에게는 가엾고 비참한 쿄오코의 국화꽃
부분까지 분 욕에 떨고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그만 투덜대고 시작하는 게 어때. 뒤처리는 우리가 맡아줄 테니까. 너와
미츠코가 하는 쇼를 보고 싶은데, 뒤처리 정도는 얼마든지 우리가 해줄 수
있어. 쿄오코 언니."
 
  고로와 사부로는 울부짖는 쿄오코를 보고 말할 수 없는 즐거움에 빠져들고
있었다.
 
  "형님, 어쩌면 쿄오코 언니가 20분간의 시련을 참아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좋아, 그럼 더 재밌지."
 
  세이지는 선반 위에 놓여 있는 탁상시계를 꺼내 일부러 그것을 상기된 쿄오코의
얼굴 가까이에 놓았다.
 
  "그럼, 지금부터 20분간 참아봐. 열심히 참아낸 다면 미츠코와 콤비를 이루는
일은 용서해 줄 테니."
 
  세이지는 조소하며 탁상시계의 바늘을 돌렸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온몸에 비지땀을 잔뜩 흘리며 고통과 싸우고 있는
쿄오코의 주위를 토인의 기도사처럼 어슬렁거리며 맴돌며 쿄오코를 조롱하고
있었다.
 
  "이봐요, 쿄오코 씨. 그렇게 괴로우면 시원하게 끝내버려. 그렇잖아, 미츠코와
콤비를 이루는 것뿐인데."
 
  쿄오코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그들을 노려보고 다시 눈을 감으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간신히 참아내고 있는데, 더 이상 약을 올리면 달려들어 물지도 몰라."
 
  남자들은 서로 술을 따르면서 큰 소리로 웃고있었다.
 
  홍조를 띠고 있는 쿄오코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고 얼어붙듯이 경직되고
있었다.
 
  "이상하게 얼굴이 새파래지잖아. 대단한데."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앞으로, 앞으로 몇 분이에요. 가르쳐줘요."
 
  쿄오코는 눈을 꼭 감고 입술만 부르르 떨고 있었다.
 
  "10분 남았어. 어때, 참을 수 있어? 쿄오코 언니."
 
  쿄오코는 사뭇 괴로운 듯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여 보이며
다시 거센 기세로 밀려오는 변의를 신음을 내뱉으며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앞으로 5분이야 충분히 참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루다로는 탁상시계를 보고 술을 마시고 있는 세이지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 상태라면 쿄오코는 20분간의 시간을 참아낼지도 모른다는 하루다로의 표정을
읽고, 세이지 일행은 입가에 야비한 미소를 띄우며 일어나서 다가왔다
 
  "헤헤헤, 교오코 언니. 여기까지 잘 참아냈군. 동생에 대한 네 마음에 정말
감탄했어."
 
  고로는 그렇게 말하며 떨어져 있는 관장 기를 집어들고 사부로와 함께 다시
용액을 가득 담았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을 거야. 잘 기억해둬."
 
  쿄오코는 눈을 뜨고 관장 기에 용액을 담고 있는 고로와 사부로를 보았다.
그 순간, 창백해진 쿄오코의 얼굴에 순식간에 전율이 흐르고있었다.
 
  "자, 이쯤 해서 또 한번 대접을 해주지."
 
  두 사람이 쿄오코의 하반신 쪽으로 돌아갔다.
 
  "뭐, 뭐 하는 거야. 더 이상 그런 짓은 그, 그만둬요. 부탁이에요."
 
  쿄오코가 창백해진 하얀 얼굴을 부들부들 떨며 격앙된 목소리로 외쳐대자.
그것을 달래기라도 하려는 듯이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양옆에서 쿄오코의
얼굴 쪽으로 조금씩 다가갔다.
 
  "이제 단념해요, 쿄오코.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이 사람들에게 이길 수는
없을 거야."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쿄오코와 미츠코를 콤비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 나도 아름다운 언니와 동생의 콤비가 탄생하면 얼마나 멋있을까 하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시끄럽게 떼쓰지 말고 새롭게
변해보는 게 어때?"
 
  두 시스터 보이는 쿄오코의 볼에 코를 비벼대고 있었다.
 
  쿄오코의 검은 눈동자에서 이젠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슬픈 체념의 빛이
흘러나왔다. 애처롭게도 쿄오코는 볼에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감고 있었다.
 
  "져, 졌어요. 이제 어떻게 해도……."
 
  쿄오코는 아까 와는 달리 차분하게 몸을 떨면서 이렇게 말하고는 슬픔에
복받쳐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좋아, 아주 좋았어."
 
  고로와 사부로는 부리를 천천히 허벅지에 미끄러지도록 하였다.
 
  쿄오코는 숨이 막힐 듯이 요염하고 관능미가 풍부한 두 허벅지와 허리를
비틀어대며 그들의 행동에 반응을 보였지만 살며시 눈을 감고 있는 쿄오코의
상기된 얼굴에는 희망이라곤 일체 찾아볼 수 없는 그저 아름다운 모습만 남아있었다.
 
  고로와 사부로가 계속해서 용액을 주입시키자, 쿄오코는 참을 수 없는 듯
매혹적인 목덜미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머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다섯 번째 관장을 감수해 낸 쿄오코는 지금 주위에 진을 치고 있는 악마들에게
영혼의 껍질마저 모조리 벗겨진 채 침대 위에서 요염하게 몸을 구불거리고
있었다.
 
  "그럼, 쿄오코 언니, 변기를 사용할까요?"
 
  부리로 공격을 가한 뒤에 탈지면으로 가볍게 누르고 있던 고로가 말했다.
쿄오코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이제 미츠코와 콤비를 이루기로 결정된 거야, 그렇지?"
 
  세이지는 쿄오코의 턱을 잡고 승리의 쾌감에 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자, 분명히 대답해. 그럼, 변기를 잘 대줄 테니."
 
  세이지는 쿄오코의 코를 퉁겨 보고 귀를 잡아당기면서 입 언저리를 심술궂게
삐죽이며 비웃고있었다.
 
  "미츠코와 콤비를 이뤄줄 거지? 쿄오코 언니."
 
  하루다로는 결박된 쿄오코의 탐스런 젖가슴에 볼을 비벼대면서 세이지와
장단을 맞추듯 말했다.
 
  "아, 알겠어요. 미츠코와 콤비를 이룰게요."
 
  쿄오코가 조용히 흐느끼면서 분명하게 말하자 세이지와 고로 일행은 모두
환성을 질렀다.
 
 
 
  이자와는 이부자리 속에서 천천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제 서서히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어젯밤 이자와는 세네 시간에 걸쳐 시즈코 부인의 유연하고 풍부한 관능미에
의해 정욕을 만끽했던 것이다. 이자와는 팔베개를 하면서 옆에서 조용히 수면을
취하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매혹적인 검은머리를 한쪽
볼에다 길게 늘어뜨리며 자고 있는 부인의 모습은 세상에서 둘도 없을 만큼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자와는 이불을 살짝 걷고 다시 한번 잠자는 부인의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나체의 시즈코 부인은 이자와가 귀를 간질이자
살며시 몸을 뒤척였다.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등줄기,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허리 부분, 그리고 다부지게 부풀어오른 아름다운 엉덩이 곡선…… 이자와는
끌어안듯이 몸을 부인에게 밀착시키고 그녀의 요염한 목덜미와 어깨까지 입술로
부드럽게 애무하고 있었다. 이처럼 천사 같은 미모를 지닌 여자가 남자의 관능의
심지까지 마비시켜버리는 기교를 갖고 있다니…… 이자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줄을 풀어준 부인의 프랑스식 체위라는 것을 떠올리자 이자와는 온몸이 흐물흐물해질
것 같은 마비 증세를 느꼈다. 부인의 혀는 이자와를 도저히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취에 빠져버리게 하였다.
 
  이자와는 시즈코 부인의 잠든 모습을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어젯밤의 정사를
열심히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부인이 눈을 떴다.
 
  이자와와 시선이 마주치자 부인은 깜짝 놀랐지만 곧 알았다는 듯이 하얗고
차가운 볼에 미소를 띄우며 응석받이처럼 이자와의 가슴에 이마를 묻었다.
 
  "어젯밤은 굉장했어. 그런 진한 섹스는 태어나서 처음이야. 부인의 대단한
기교에 난 완전히 녹초가 돼버렸어."
 
  "싫어싫어. 아침부터 그런 소리하지 말아요."
 
  시즈코 부인은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진 눈을 들어 이자와를 올려다보며 몸을
작게 움츠렸다. 그런 부인이 안쓰러워 어젯밤에 그렇게 싫어했던 국화꽃 고문을
억지로 가한 심술궂은 일들이 갑자기 후회스러워졌다.
 
  부인은 살며시 이불 속에서 나와 한쪽 손으로 젖가슴을 감싸고 다른 한쪽
손으로 앞을 가리면서 몸을 구부려 경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이불에서 편하게 잘 수 있었던 건 참 오랜만이에요.
항상 어둠침침한 지하실에서 차가운 이불을 덮고 자야 하니까요"
 
  시즈코 부인은 머리 빗을 들고 검은머리를 빗어 넘기고, 우아한 손놀림으로
아침 화장을 하고 있었다.
 
  "늘 그렇게 벌거벗은 몸으로 있어야 하는 건가?"
 
  이부자리 속에서 이자와가 묻자 부인은 상아빛 볼에 슬픈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네, 언제나 이렇게 태어나던 모습인 채로 줄에 묶여 있어야 해요."
 
  "그거 정말 안됐네."
 
  이자와는 일어나서 부인의 등에다 잠옷을 걸쳐주었다.
 
  "미안해요."
 
  시즈코 부인은 그림자를 드리운 눈동자를 이자와에게 향하며 입술에 연지를
칠하고 있었다. 이렇게 거울 앞에 앉아서 화장을 하는 단 몇 분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 한 순간이었다. 부인은 정성껏 화장을 하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이자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이별해야겠네요. 이제 곧 찌요 씨가 나를 데리러 올 거예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고 가와다와 요시자와가 찌요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어떻습니까? 이자와 선생님. 아침 기분은……."
 
  찌요는 웃음을 머금고 부인 옆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이자와의 얼굴을
보았다.
 
  "시즈코가 뭔가 실례되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습니까, 선생님?"
 
  찌요는 그곳에 무릎을 꿇고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아니오. 충분히 만족스러웠소. 이렇게 즐거운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소."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예쁘게 화장한 시즈코 부인의 옆모습을 만족스러운
듯이 바라보며 다가왔다.
 
  "그럼 부인, 훈련 실로 가야 할 시간이야 갑시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이제 곧 갈 테니까요."
 
  부인이 급하게 일어서서 방에 딸려 있는 세면기 쪽으로 가려고 하자 찌요가
갑자기 그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에 가려는 거야, 이제 시간이 없어요. 오늘 아침은 특별히 아침 시간을
충분하게 줬을 텐데."
 
  "손을 씻으려는 것뿐이에요."
 
  "우물쭈물하지 말고 그 옷을 벗어. 늘 하던 식으로 완전히 벗으란 말야."
 
  찌요는 마치 뱀과 같은 음험한 눈초리로 부인을 노려보았다.
 
  시즈코 부인은 어두운 눈동자를 슬픈 듯이 깜박이면서 옷의 끈을 풀었다.
조용하게 어깨부터 옷을 벗어 내리고 완전 나체가 된 부인은 허리를 굽혀 단정하게
옷을 개고 일어나서 젖가슴과 앞쪽을 양손으로 가리면서 차갑게 굳은 얼굴을
찌요 쪽으로 향하였다.
 
  "정말로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몸을 갖고 있어. 하얀빛이 눈이 부실 정도야.
흑인 녀석과의 쇼는 분명히 굉장할 거야."
 
  시즈코 부인은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흑인 죠가 이곳에 온 것일까.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부인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볼에는 희미하게 핏발이 서기 시작했다.
 
  "죠에게 연락이 닿았어. 녀석은 동료 한 사람과 내일 모레쯤 이곳으로 올
거라고 했지. 잘 부탁해요. 부인, 어쨌든 이 쇼는 이제부터 우리 집 간판 쇼가
될 테니까."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줄을 당기면서 부인의 뒤로 돌아갔다.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민첩하게 줄로 시즈코 부인의 손목을 묶고, 나머지 엉덩이 줄을 두세 줄 돌려서
젖가슴 아래위를 단단하게 결박해갔다.
 
  아름다운 얼굴을 비스듬히 숙이고 속눈썹을 떨면서 그들이 하는 대로 몸을
맡겨두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다 묶은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엉덩이 줄을 잡고
어깨를 손으로 밀었다.
 
  "잠깐, 기다려요."
 
  찌요는 거실 가운데 있는 기둥을 가리켰다.
 
  "앞으로 30분 정도 이자와 선생님과 이별의 아쉬움을 풀어드려야죠. 오늘부터
흑인과의 쇼를 위한 철저한 훈련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이제 당분간 이자와
선생님과 만날 수 없을 테니 선생님과 회포를 잘 풀어봐요."
 
  찌요는 한쪽 볼을 찡그리며 웃고는 거실에 놓여 있는 화병을 들어 이자와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으로 부인의 욕구를 받아주세요. 아시겠죠?"
 
  찌요는 가와다와 요시자와에게 눈짓을 하고 잠시 우리는 비켜드리자며 밖으로
나갔다.
 
  이자와는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가지런히 발을 모으고 서 있는 부인의 발목
앞에 화병을 놓았다. 그것을 본 부인은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를 띄우며 정감에
찬 눈동자를 이자와에게 향하고 있었다.
 
  "키스해줘요. 이별의 키스요. 네에, 이자와 선생님."
 
  이자와는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부인의 요염한 태도에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며 빨려 들어가듯 부인에게 다가갔다. 이자와가 밀고
들어오는 입술에 붉은 입술을 마주 댄 부인은 축축이 젖은 혀끝을 이자와의
입 속으로 들여놓으며 달콤하고 부드럽게 애무한 다음 다시 부드럽게 그의
혀를 빨아들였다.
 
  이자와에게서 입술을 뗀 시즈코 부인은 이자와의 볼에 뜨거운 볼을 비벼대면서
요염함이 가득 찬 눈으로 이자와를 바라보았다.
 
  "대 주시겠어요? 네에, 선생님……."
 
  "그러고 말고요. 맡겨만 주세요."
 
  이자와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화병을 부인의 발끝 부분에 두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여기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니까 부끄러워하지 말고
시작해 봐요."
 
  "이 상태에서 그 화병 속으로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건 무리예요."
 
  시즈코 부인은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쯤이면 부인은 선 채로 용무를 마칠 수가 있을 텐데. 자 남자들처럼 시작해
봐요."
 
  "지, 지독하시군요. 시즈코는 여자예요."
 
  부인은 부끄러운 듯이 낭창낭창하게 몸을 비틀어댔다.
 
  "꾸물거리다가 찌요 씨 일행들이 들어오면 어떡해요. 자, 지금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더욱 고통을 당하게 될 테니까."
 
  "그 대신 웃으면 싫어요. 네에, 이자와 선생님."
 
  "안 돼 안 돼. 좀더 크게 벌려요."
 
  "으응, 또, 시즈코를…… 웃으실 건가요?"
 
  시즈코 부인은 교태스러운 목소리로 이자와에게 말하고는 다시 노골적으로
드러난 우윳빛 넓적다리를 크게 벌리고 있었다.
 
  "저어, 병이 멀어요. 좀더 앞으로, 부탁이에요."
 
  부인은 요염하게 몸을 비틀며 옆에 서 있는 이자와에게 응석이라도 부리듯이
이마를 묻는 것이었다. 

  <74. 어두운 공포>
  
  "끝났어요?"
 
  문이 열리고 찌요가 가와다 일행과 다시 얼굴을 내밀었을 때, 시즈코 부인은
마지막 한 방울을 이자와가 대놓은 꽃병 속에 떨어뜨리고 새빨개진 얼굴을
옆으로 비틀며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이제 됐어요? 부인."
 
  이자와는 화병을 덮으면서 반짝이는 눈으로 부인을 올려다보았다.
 
  시즈코 부인은 부끄러운 듯이 기둥에 묶여진 몸을 비비꼬면서 나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닦아주세요."
 
  부인은 수치스러운 듯 머뭇거리면서 흠뻑 젖은 정감 있는 눈동자를 이자와에게
향하며 말했다.
 
  "좋아 좋아."
 
  이자와는 싱글벙글하며 기분 좋은 표정으로 일어서서 찌요 쪽을 바라보았다.
 
  "호호호, 기분 좋으시겠어. 자신의 재산을 몽땅 빼앗은 변호사에게 몸을
맡기고 게다가 그런 일까지 시키고 있으니."
 
  찌요는 가와다와 요시자와를 보고 일부러 크게 웃었다.
 
  "자, 부인. 이제 됐지요."
 
  이자와는 일어나서 정감에 찬 눈으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부인의 하얀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이자와의 입술이 목덜미에서
부인의 볼 쪽을 간질이기 시작하자 부인은 고개를 돌려 이자와의 입술을 찾고있었다.
괴로운 듯 콧김을 뿜어내면서 이자와의 입 속으로 혀를 들여 넣고 충분히 애무한
부인은 젖은 눈동자를 이자와에게 향하며 상기된 볼을 비벼대면서 감미롭게
속삭였다.
 
  "이런 일까지 시키게 했다고 제발 시즈코를 비웃지 말아줘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런 감격을 맛보는 것도 태어나서 처음인 걸."
 
  "정말로 부인 대단하시더군요."
 
  이자와는 우아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리에 키스를 하며 계속해서 부인의
넓적다리에까지 입을 맞추고 있었다. 부인은 괴로운 신음 소리와 함께 요염하게
몸을 떨며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부분으로 손을 뻗어오는 이자와에게 거부의
몸짓을 보이며 관능미 넘치는 허리를 나긋나긋하게 흔들었다.
 
  "아쉬워하시는 선생님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만 이제 시즈코 부인은 이쪽으로
넘겨 주여야겠습니다."
 
  찌요가 다가가서 이자와와 부인의 사이로 끼여들었다.
 
  "그럼, 부인. 훈련 실로 가실까요? 준비는 되어 있겠지요?"
 
  찌요는 부인을 거실 기둥에서 풀어내려고 하였다.
 
  "네, 찌요 부인."
 
  부인은 히죽히죽 웃고 있는 찌요를 힘없이 바라보았다.
 
  "난 오늘 아침에 어떤 훈련을 받는 건가요?"
 
  "어쨌든 내일 모레 흑인 두 사람이 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마에
부인과 관계를 갖는 것을 하루 연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두 흑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훈련을 열심히 받아야 할 거예요."
 
  찌요는 가와다 쪽을 보고, 부인에게 그 사진을 보여 주죠라고 말했다.
 
  가와다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주머니에서 몇 장의 사진을 꺼낸 부인의
눈앞으로 가지고 갔다. 그것을 본 부인은 당황하며 사진에서 얼굴을 돌려버렸다.
 
  "호호호, 지금 이 방면에 베테랑 급 여배우인 부인께서 새삼스럽게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잖아."
 
  하며 찌요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 모습은 백인 여자 한 사람과 두 흑인 남자가 여러 가지 포즈를 연출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어때, 이 사진 속에 있는 백인 여자는 실제로 뒤로도 잘하고 있잖아 이
두 사람의 능력에 비하면 부인은 아직도 많이 배워야 돼. 우리는 당신과 두
흑인의 사진을 외국으로 널리 팔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까."
 
  가와다는 그렇게 말하며, 우리는 부인을 이 방면의 국제적인 스타로 키울
생각이지, 하며 요시오와 함께 웃는 것이었다.
 
  "이런 백인 여자에게 져선 안 돼요. 알겠지?"
 
  하며 찌요는 부인의 옆얼굴에다 담배 연기를 뿜어댔다.
 
  "어쨌든 이런 사람에게 대항하려면 더욱 철저하게 연습해야 될 거야. 어때,
그렇게 생각 안 돼요. 다시 한번 잘 봐요."
 
  그렇게 말하면서 가와다는 부인의 턱을 잡고 얼굴을 위로 들어올렸다. 가와다가
들이미는 그 사진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시즈코 부인은 어깨에 경련을
일으키며 그대로 다시 얼굴을 숙이고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마음이 약해지는군. 오늘 하루종일 두 검둥이를 상대해도 한치도 뒤지지
않은 몸으로 연마시켜야겠어."
 
  요시자와가 이를 드러내며 손에 들고 있는 종이 꾸러미 속에서 고무로 된
두 개의 고문 도구를 꺼내 보였다.
 
  "이것이 두 흑인 사이즈에 맞춘 훈련 도구야. 이 두 개를 훌륭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오늘은 철야를 해서라도 훈련을 계속할 테니까."
 
  요시자와는 그렇게 말하며 부인의 엉덩이 줄을 거실 기둥에서 풀어냈다.
 
  "자, 가요. 2층 훈련 실로."
 
  시즈코 부인은 표정이 어두워지며 요시자와에게 이끌려 방을 나갔다. 찌요,
가와다, 이자와 세 사람은 그런 시즈코의 주위를 둘러싸고 즐거운 듯이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그 흑인과 부인의 쇼가 보고 싶어."
 
  찌요는 부인의 우아한 옆모습을 흘끔거리며 유쾌한 듯이 말했다.
 
  이처럼 맑고 고운 부인의 나체가 덩치 큰 두 흑인 남자와 뒤엉킬 날도 멀진
않았다고 생각하자 찌요의 마음은 벌써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시즈코 부인은 이제 각오를 한 듯이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한 발 한 발 복도를
걷고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이 아래위로 묶여 큰 키에 날씬한 몸을 훈련 실로
향하여 걷고 있는 시즈코 부인은 오래된 꿈이라고 기억해내는 것처럼 젖은
눈초리를 멍하게 앞쪽으로 향하면서 2층으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요, 부인. 홍콩에 있는 개도 데리고 오기로 했어요. 외국에서는
최근에 그런 쇼가 있다잖아요. 흑인 쇼가 그렇게 끝나게 되면 그 쇼를 기획하려고
해요. 이제부터는 부인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곤란할 겁니다."
 
  찌요는 그렇게 말하며 훈련실 문을 열었다.
 
  오니겐이 얼굴을 쑥 내밀고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기다리고 있었어. 자, 이쪽으로 와요."
 
  오니겐은 요시자와를 대신하여 부인의 엉덩이 끈을 잡고 침대가 놓여있는
마루를 지나 커튼이 쳐져 있는 방으로 부인을 데리고 갔다.
 
  오니겐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쇠사슬에 부인의 엉덩이 줄을 연결하고 그곳에다
부인을 똑바로 세운 뒤 오니겐은 부인 앞에 놓여 있는 의자에 가슴을 쭉 펴고
앉았다.
 
  "이야기는 들었을 테지. 내일 모레 이곳으로 흑인 죠와 그 동료인 브라운이
오게 돼 있어. 녀석들은 이 방면에 베테랑이니까 거기에 뒤지지 않도록 오늘은
철저하게 총 연습을 할거야."
 
  찌요와 가와다 일행도 방으로 들어와서 쇠사슬에 매달린 부인의 주위를 에워쌌다.
 
  "그러니까,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죠와 브라운의 마음에 들도록 고 녀석도
철저하게 훈련해야 하는 거야."
 
  오니겐은 그렇게 말하며, 자, 한번― 하고 크게 입을 벌려봐 하며 부인에게
다가갔다. 부인은 얼어붙은 듯이 냉담한 옆모습을 보이며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오니겐은 화를 내며 부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들리지 않는 거야. 입을 크게 벌리라고 했잖아!"
 
  부인은 얼굴에 슬픈 빛을 띄우며 입을 작게 벌렸다.
 
  "바보 같은, 상대는 흑인이야. 그렇게 얌전해 가지고 상대를 당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오니겐의 질타를 받고 부인은 다시 입술을 열었다.
 
  "좀더 크게, 그 정도로는 안 돼."
 
  오니겐은 고문 도구를 부인의 입술에 갖다댔다. 부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입을 벌리고 그것을 머금으려고 하였다.
 
  "좋아, 됐어. 스테타로를 상대로 해서 다시 한번 철저히 연습시킬 테니까."
 
  오니겐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리고 자, 준비 됐겠지 하며 가와다 일행과
함께 커튼을 젖히고 밖으로 나갔다.
 
  찌요는 책상 위에 있는 위스키를 잔에 따르면서 히죽거리며 부인의 옆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도야마 집안의 젊은 부인은 결국 흑인을 노리갯감으로 하는 요부가 된 건가?
나중에 들려줘야 돼요. 흑인은 우리 같은 사람과 어떻게 다른지 말야. 후후후."
 
  그런 식으로 야유하는 찌요는 시즈코 부인의 아름다운 눈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찌요 씨, 저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시즈코 부인은 찌요의 말장난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 선지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진 눈을 힘없이 깜박이며 입을 열었다.
 
  "뭐예요? 부인."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남편, 아니 시즈코의 본 남편인 도야마의 일입니다.
누군가 간병해주는 사람이라도 있는 건가요?"
 
  눈물이 글썽인 눈동자로 찌요를 바라보던 시즈코 부인은 겁먹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호호호, 부인도 아직 전 남편의 일을 생각하고 계시는군."
 
  "아니에요, 그런 게. 이제 시즈코는 도야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하지만 병으로 입원해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가엾어서……."
 
  그렇게 말한 시즈코 부인은 참을 수 없었는지 얼굴을 숙이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었다.
 
  "부인도 지금은 완전 알몸인 노예의 몸이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순정적이네요.
감탄했어요."
 
  찌요가 잔뜩 빈정거리는 투로 말하고 있을 때 커튼이 열리고 오니겐이 들어왔다.
 
  "준비 됐어요? 오니겐 씨."
 
  찌요가 고개를 들자 오니겐이 찌요를 보며 말했다.
 
  "좀더 있어야겠는데요. 훈련을 받는 시즈코 부인의 모습을 모리다 조직 쪽에서
사진 촬영을 해두고 싶다고 해서 지금 한참 그 준비중입니다"
 
  커튼의 틈새로 보니 침대 주위에 모리다 조직의 젊은 부하들이 라이트를
설치하며 카메라의 위치도 바로잡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다음 찌요는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 시즈코 부인의 화사한 발끝에 일부러
세면기를 놓아두고 글리세린 액을 용해시킨 다음 언젠가 오니겐에게 들은 적이
있는 식용 초를 잔뜩 붓고 또 술을 부어 서로 혼합시키고 있었다.
 
  "이런 걸 한 세 번쯤 뱃속에 주입시키게 되면 아마 몹시도 고통스럽겠죠,
부인. 하지만 이것은 부인의 아누스를 백인 여자에게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훈련이야."
 
  찌요는 일을 마치고 일어나서 깊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부인의 부드러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대신 도야마의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내가 가끔씩 문병을 가고
있으니까."
 
  "찌요 씨, 정말 도야마의 일을…… 부탁합니다."
 
  시즈코 부인은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찌요에게 말했다.
 
  "자, 준비 됐어요."
 
  가와다가 요시자와와 함께 들어왔다.
 
  "관장에서 배설할 때까지의 과정을 필름에 담는다는 군. 그러라고 했어요
부인."
 
  커튼을 크게 젖히자 침대 쪽은 이제 완전히 준비가 끝났고 모리다 조직의
야쿠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대기하고 있었다.
 
  찌요는 가와다를 불러 귀에 대고 뭔가 속닥거렸다.
 
  "과연 좋은 생각이야. 내가 그 문장을 떠올려 볼게."
 
  가와다는 책상에 앉아서 즐거운 듯이 메모 용지에 뭔가 쓰기 시작했다.
 
  "부인."
 
  찌요는 빈정거리듯 미소를 지으며 조용하게 눈을 감고있는 부인에게 다가갔다.
 
  "도야마 집안에는 아직 전에 있던 하녀들이 남아있어요. 부인의 목소리를
한번 듣고 싶어하는데요."
 
  문득 눈을 뜬 시즈코 부인은 찌요의 얼굴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우메코랑 쿄에, 히데코와 같은 하녀들이 언젠가는 부인이 돌아올 거라고
믿고, 찌요의 학대에도 참아가며 도야마 집에 아직 머물러 있다고 한다.
 
  "그럼, 우메코 씨들이 아직 도야마 집에……."
 
  시즈코 부인은 눈물을 흘렸다. 충실한 하녀 세 사람이 아직도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니 부인은 너무나도 가슴이 메어졌다.
 
  "아주 바보 같은 사람들이야. 몇 번인가 쫓아내려고 했지만 부인에게서 연락이
있을 때까지 이 집에서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요."
 
  "도무지 설득하기가 어려워요."
 
  시즈코 부인은 눈물이 잔뜩 고인 눈을 찌요에게 향했다.
 
  "다시 말해 하녀들 모두를 집에서 쫓아내려는 거예요. 부인의 메시지가 있으면
납득하고 나갈 것 같아서."
 
  시즈코 부인의 뇌리에 우메코와 같은 충실한 세 하녀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도야마 집의 넓은 정원 한쪽 모퉁이에 세워진 찻실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시즈코 부인은 찌요를 포함해 네 명의 하녀들에게 차를 대접했는데, 그때
조용하게 앉아 있던 하녀들의 얼굴이 마치 요즘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찌요도 부인과 함께 똑같은 정경을 떠올리고 있었다.
 
  "찻실에서 나도 우메코들과 함께 부인에게서 다도 공부를 배웠었는데, 우리들
눈에는 그 때의 부인이 눈이 부실 정도로 고상하고 아름다웠었지. 호호호,
그런데 지금은 어때, 완전히 벌거벗은 여자 노예. 게다가 내일 모레면 조용히
묽은 차를 마시던 그 입술로 흑인을 가지고 놀겠지."
 
  "아아, 찌요 씨."
 
  시즈코 부인은 참을 수 없었는지 얼굴을 숙이고 훌쩍훌쩍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째서 시즈코를 그렇게 슬프게 하는 거예요. 시즈코는 이제 몸과 마음이
전부 노예가 돼버렸잖아요. 부탁이에요. 이제 옛날이야기는 하지 말아줘요."
 
  부인은 그렇게 소리지르고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에츠코가 커튼을 젖히고 불쑥 들어왔다.
 
  "마침 잘 왔어, 에츠코. 빨리 부인에게 화장을 시켜줘요."
 
  찌요는 모리다 조직이 벌이는 일의 진행 상태를 보기 위해 가와다와 함께
커튼 밖으로 나갔다.
 
  오니겐은 부인을 매달고 있는 쇠사슬을 늦추었다.
 
  "에츠코가 화장을 다 마치면 곧 훈련을 시작할 거야."
 
  오니겐이 냉정하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에츠코 씨."
 
  시즈코 부인은 힘없이 에츠코를 바라보며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만 그대로 고개를 깊게 떨구어버렸다.
 
  "부인, 난 더 이상 부인이 이 패거리들에게 고문당하는 것을 볼 수가 없어요."
 
  "그, 그런 말을 하다니, 에츠코 씨. 이제 시즈코는 이 생지옥에서 도망칠
방법이 없습니다."
 
  시즈코 부인은 뭔가 호소하는 듯한 눈초리를 에츠코에게 향하고 있었다.
 
  "도망치세요, 부인."
 
  "옛!"
 
  에츠코의 말에 놀란 부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죠와 함께 브라운이라는 덩치 큰 흑인이 마침내 내일 모레 이곳으로 올
거예요. 그런 놈들과 부인을 결합시키려고 하다니, 이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악마예요. 네? 도망치세요. 지금이 기회예요."
 
  에츠코는 커튼 밖을 살피고 나서 재빨리 부인의 결박을 풀어내려고 하였다.
 
  "안돼요, 에츠코 씨. 만약 내가 잡히기라도 하면 당신에게까지 해가 미칠
거예요."
 
  "지금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문제죠."
 
  에츠코는 소리를 낮춰 병원에 있는 도야마가 지금 위험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넷? 그게 정말이에요."
 
  부인은 깜짝 놀라며 에츠코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오늘 아침에 가와다와 찌요가 복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내가 살짝
엿들었어요. 도야마가 죽는 것도 시간문제라며 서로 웃고 있었어요."
 
  도야마는 몸이 아주 쇠약해져 있지만 정신만큼은 돌아와서 시즈코, 시즈코는
어디 있는 거야, 하며 계속 헛소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야마가 그런 상태에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에츠코 씨, 시즈코를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도야마를 만나게 해줘요. 네,
부탁이에요."
 
  부인은 볼에 굵은 눈물 방울을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에츠코에게 애원하였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어요. 알겠어요? 부인."
 
  에츠코는 부인의 몸에서 줄을 풀고 준비해 온 무늬 있는 속옷을 부인의 어깨에다
살짝 덮어주었다. 어쩌면 도야마가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자 부인은
한 번만이라도 그를 만나고 싶은 충동이 치밀어 올랐다.
 
  "저 창문에서 뛰어내려요. 자, 부인 어서."
 
  에츠코가 서둘러서 창문을 열려고 하자 바로 그때 커튼이 열렸다.
 
  "이것 봐라, 뭐 하고 있는 거야."
 
  오니겐의 위협적인 목소리를 들은 부인과 에츠코는 등뒤에서 찬물을 끼얹은
듯이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고 말았다.
 
  "도망치려고 했던 건가?"
 
  오니겐이 눈을 부라리며 쏘아보았다.
 
  가와다와 찌요도 달려왔다.
 
  "에츠코, 네가 시즈코를 도망치게 하려고 했어?"
 
  가와다가 노여움이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 아니에요."
 
  부인은 필사적으로 얼굴을 흔들었다.
 
  "내가 혼자서 줄을 풀고 에츠코 씨를 밀어젖히고 도망치려고 했던 거예요."
 
  에츠코는 아니에요, 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부인을 부추겨서 억지로 도망치게 하려던 거였어요. 잘못은 내게 있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에츠코 씨."
 
  시즈코 부인은 에츠코의 말을 가로막았다.
 
  "시즈코가 멋대로 도망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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