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 25
<42. 굴욕스런 무도>
사요코의 엉덩이 줄을 천장에서 내려진 로프에 연결하고, 바닥 위에 사요코를
세워놓은 뒤, 다시 찌요와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사요코
앞에다 세워놓고 마찬가지로 부인의 엉덩이 줄을 다른 하나의 로프에 연결해
버렸다. 시즈코와 사요코는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온몸을 경직시키고 있었다.
이제부터 비열한 인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출해야 하는 행위, 그것을
생각하면, 두 사람 모두 심장이 두근거리며 피가 역류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양손이 모두 등뒤로 높이높이 결박된 채, 그 부분만을 연결시켜 엉덩이춤을
추어야 하는 것이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굴욕감―시즈코 부인과 사요코는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으로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런 두 미녀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비열한 인간들은 그 모습을 즐기며 위스키를
마시면서 서로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어어, 이거 봐라. 당신들 지금 물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긴코가 웃자, 가와다도 위스키를 마시면서.
"때를 봐서 도구를 사용하도록 해줄 테니까 그때까지는 너희들끼리 해봐."
하며 큰 소리로 웃었다.
가와다와 다시로 그리고 요시가와 역시 이제부터 그녀들이 장밋빛으로 물들며
너울너울 춤을 출 것이라고 생각하자, 가슴속에 밀려드는 통쾌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쿄오코와 게이코 두 사람과 이미 동성연애를 경험했던 시즈코 부인이 이제부터
자신의 제자인 사요코와―그런 생각을 하며 찌요와 여자들은 모두 숨소리조차
죽여가며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두 사람의 육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니겐이 한쪽 소매를 벗으며 일어섰다.
"그런데 단지 연출만 해서는 안 돼, 관중들은 시즈코 부인이 어떤 식으로
사요코를 훈련시킬 것인지, 그걸 보려는 거니까. 알겠어. 사요코에게 코치해가면서
플레이를 하는 거야, 알았지."
그렇게 말하며 오니겐은 부인의 하얀 어깨를 손으로 쿡쿡 찔렀다.
"그럼, 시작해봐."
오니겐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사요코."
시즈코 부인은 눈물에 젖은 눈을 뜨며 말하기 시작했다.
"우린, 이제 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거예요. 부탁이야. 사요코, 시즈코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져……."
"선생님. 사요코, 이제…… 어떻게 되어도……."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하얀 볼과 볼을 맞대고 흐느끼자,
"언제까지 그렇게 훌쩍거리고 있을 거야. 적당히 좀 해."
하고 오니겐은 긴코에게서 받은 위스키를 입으로 가져가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사요코를 빨리 흥분시켜서 받아들일 자세를 만들어 놓아야
되지 않겠냐고 오니겐이 말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눈동자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슬픈 빛을 띠며 시즈코 부인은 사요코의
부드러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그때 사요코는 부르르 온몸을 떨며 초조한 듯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곧 살며시 눈을 감으며 조그마한 입술을 열고 부인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이윽고 작은 소리와 함께 사요코는 온몸이 흥분되며 몹시 안타까운 도취에
젖어들고 있었다.
존경하며 동경심을 가지고 대해왔던 시즈코 부인에게, 그런 생각만으로도
사요코는 온몸에 확 불길이 닿는 것 같았다.
"……아아, 선생님……."
사요코는 시즈코 부인에게서 입술을 떼고 부인의 볼에다 상기된 자신의 볼을
맞대며 격하게 울었다.
"……사요코, 제발 시즈코가 시키는 대로 해줘."
시즈코 부인은 신음하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 순간 사요코의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리고 얼굴 가득히 곤혹스러움과 수치스러운 빛을 띠며 갑자기 온몸이
불처럼 달아올랐다.
"앗, 아아…… 선생님."
"……미안해. 용서해 줘, 사요코. 훈련이라는 것이 바로 이, 이런 거야."
시즈코 부인은 굴욕스런 눈물을 흘리면서 허리 부분을 사요코의 허리에다
갖다대었다. 그리고 여자의 음부에 또 다른 음부를 밀착시키고, 천천히 비벼대는
것이었다.
"참아요, 사요코."
당황하는 사요코를 위로하듯 부인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부인의 사타구니에
무성진 그 부분을 사요코의 부드럽고 섬세한 섬모 부분에다 겹치며 허리를
아주 요염하게 비틀어대고 있었다.
그들에게 계속 눈을 쏟고 있던 가와다와 다시로 그리고 요시자와 일행은
근질근질 좀이 쑤셔오는 것을 주체할 수 없는 듯 결박된 나체를 밀착시키며
허리 부분을 너울너울 춤추고 있는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 곁으로 빨려들 듯이
다가갔다.
"이봐, 아가씨, 시즈코 부인에게 리듬을 맞춰서 허리를 움직여줘야지. 그
부분과 그 부분을 더욱 비벼대면서 말야."
오니겐이 꾸짖듯이 말했다.
"멍하게 있지 말고, 입을 서로 빨아들여 봐."
가와다도 오니겐에게 장단이라도 맞추듯이 큰 소리를 쳤다.
"사요코, 자, 용기를 내. 부탁이야. 다시 한번 시즈코에게 입을 맞춰 줘."
부인의 격려를 받으며 사요코는 울면서 상기된 얼굴을 들었고, 그러자 부인은
사요코의 얼굴을 반이나 덮고있는 검은머리를 볼로 이리저리 가르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사요코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술을 맞추었다.
입술과 입술을 비벼대며 혀끝을 서로 엉키게 한 부인과 사요코를 보고 있는
남자들은 휘파람을 불며 신명난 듯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그래, 그래. 그렇게 혀를 서로 빨아들이면서 더 열심히 그 부분들을 비벼대는
거야. 음핵을 파고들 정도로 세차게 허리를 사용하란 말야."
오니겐은 만족스러운 듯이 보고 있다가 갑자기 두 사람에게 다가가서 양손으로
두 사람의 엉덩이를 쳐서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다음은 이런 식으로 해."
라고 말하며 오니겐은 부인의 한쪽 다리를 잡고 사요코의 사타구니 속으로
집어넣도록 하였다.
"넓적다리를 들어서 사요코의 그 부분을 부드럽게 문질러주는 거야. 기분이
달아오르는지는 뜨거운 물기가 허벅다리를 적시면 알 수 있을 거야."
서로 허벅다리를 사용해서 기분을 내보라고 오니겐은 말했다.
"사요꼬, 이런 짓을 하는 나를 용서해줘요."
시즈코 부인은 무릎을 굽혀서 사요코의 사타구니에 허벅다리를 끼워 넣고,
사요코의 가련한 섬모 부분을 넓적다리를 사용하여 천천히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음, 사요코, 우리 서로 음란한 여자가 되자, 우리가 구제될 수 있는 길은
그렇게 되는 수밖에 없어."
부인은 처절한 표정으로 사요코의 젖가슴에 자신의 젖가슴을 비벼대며 사요코의
사타구니를 넓적다리로 쓸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황스러움과 수치심에
어쩔 줄 몰라하는 사요코의 볼과 귓불, 목덜미에 이르기까지 키스를 퍼부어
댔다.
시즈코 부인은 사요코의 혀를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더욱 세차게 사요코의
사타구니를 고문해 대는 것이었다. 자신의 체내의 깊숙이 자리잡은 악마를
사요코에게 내보이며 그리고 사요코의 체내에 등지를 틀고 있는 악마를 유인해
내려는 것처럼 부인은 사요코의 부드러운 섬모의 촉감을 넓적다리의 표피로
즐기면서 고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넓적다리의 표피에 사요코의 뜨거운
수액을 느끼자 시즈코 부인은,
"자, 이번에는 사요코가 나를 고문해……."
하고 달콤하게 유혹하는 목소리로 사요코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요코는 부인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부인의 사타구니에 한쪽 다리를 집어넣고
넓적다리로 황홀할 정도로 무성한 부인의 그 부분을 문질러 올렸다.
"제, 제발, 사요코. 좀더, 좀더 강하게 비벼 줘."
하고 부인은 결박된 젖가슴을 사요코의 젖가슴에 밀어붙이고 비벼대면서
상기된 듯 소리를 질러댔다.
"좋아."
오니겐은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는 듯 소리치며 두 사람의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이 정도면 양쪽 모두 기분이 고조된 것 같으니까. 도구를 사용하도록 해줄게."
두 사람 모두 오른쪽으로 돌아서 이쪽을 봐, 하며 오니겐은 오동나무 상자를
손에 들었다.
"이쪽을 보라니까, 내 말 안 들을 거야."
오니겐은 발갛게 달아오른 볼과 볼을 비벼대면서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떨고 있는 두 미녀에게 소리쳤다.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는 서로 간신히 볼을 떼며 결박된 나체를 돌려 오니겐과
가와다에게 앞면 전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충분히 몸을 적셨을 거야."
이제부터 점검해보고 괜찮다면 양수(여성용 자위 기구)를 달아줄 거라며
오니겐은 오동나무 상자를 열고 남자들 음경 모양처럼 생긴 큰 대롱을 꺼냈다.
이것은 상대 장형이라고도 하고 양수라고도 하는 레즈비언용 소도구라며
오니겐은 의기양양하게 그 기묘한 대롱을 부인과 사요코의 눈에 보여주었다.
갑자기 그것을 본 부인과 사요코는 상기된 볼에 홍조를 띠며 시선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젖은 상태를 조사하도록 할거야."
오니겐에게 그런 말을 들은 사요코는 겁에 질려 시선을 앞으로 향하자 바로
앞에 츠무라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서 있었다. 그 교활한 요시오의 얼굴을 본
순간, 사요코는 괴로운지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젖었어. 사요코."
하고 요시오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존경하는 시즈코 부인의 훈련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을 거야, 나도
사요코가 이제부터 이 길의 스타가 되도록 미흡하나마 여러 가지로 도와줄게."
요시오의 그런 말을 들은 사요코는 심장을 도려 파는 듯한 괴로움을 느끼며
온몸을 조금씩 떨었다. 그런 사요코를 달래는 것인지 시즈코 부인은 등뒤로
묶여 있는 손목을 겨우 움직여 역시 등뒤로 묶여져 있는 사요코의 손목 주위를
강하게 잡는 것이었다. 참아요, 사요코, 참아야 해 하며 부인은 가슴속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요코에게 타이르고 있었다.
그런 시즈코 부인 앞에는 증오하고도 남을 가와다와 찌요가 엷은 웃음을
띄우며 서 있었다.
"된 것 같군요. 질퍽하게 젖어있어요."
그곳에 들어간 찌요의 손가락을 느낀 부인은 모욕감에 괴로운 듯이 볼을
찡그리며 하얀 이빨을 깨물었다.
"그래도 원래 도야마가의 하녀와 운전사였던 우리가 부인의 이런 부분을
이렇게 만지작거려보면서,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야."
찌요는 킥킥 웃으면서 부인의 섬모를 헤집고 양 손가락을 사용하여 여자의
비열함을 생생하게 개화시키면서 소위 말하는 야유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젖어버렸으니, 상대가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 분간을 못하겠네.
이렇게 음란한 여자인 줄은 몰랐네."
가와다는 뜨겁게 익은 그곳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일부러 크게 웃었다.
가와다가 손가락을 조작하여 부인의 질 속까지 개화시키자 질퍽하게 젖은 엷은
벽의 상층에서 돌출된 음핵이 확실하게 노출되었다. 그것을 본 찌요는 역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어버리는 것이었다.
찌요가 장단을 맞추듯이 말로써 서서히 고문을 해가자 오니겐이 웃으면서
찌요의 손에 그 양수라는 신기한 도구를 건네주었다.
"그럼, 원래 도야마가의 하녀였던 찌요 부인께서 요 녀석을 달아드릴 거야."
오니겐에게서 그 도구를 다는 방법을 들은 찌요는 즐거워하며, 재빨리 가와다와
둘이서 작업에 들어갔다.
가와다는 그 양수의 한쪽 끝을 부인의 사타구니에 밀어 넣어 여자 음부에
깊숙이 집어넣으려고 하였다.
"우우."
부인은 슬픈 듯이 눈썹을 찡그리며 이를 악물었지만, 그러나 곧 체념하고
그것을 체내에 받아들이려고 허리 부분을 앞으로 쭈욱 내밀며 두 허벅다리
근육을 잔뜩 긴장시켰다.
이윽고, 끈적끈적한 벽은 그것을 둘러싸며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여 대롱의
끝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와, 역시 명기네. 조개가 먹이를 먹어 가는 것 같은데, 벽이 수축하면서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어."
하고 긴코가 옆에서 그것을 관찰하며 말했다.
"나도 처음 봤어. 마치 그곳만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수축하는 거야."
찌요도 가와다와 함께 대롱을 부인의 몸 속에 넣어가면서 얼떨떨한 것처럼
말했다.
"아아, 사요코."
시즈코 부인은 영혼마저 작렬한 것 같은 이 굴욕감을 사요코에게 전하기라도
할 것처럼 등뒤로 묶여진 손을 잡고 있는 사요코에게 뒷면이 젖혀지도록 몸을
밀었다. 사요코도 참아주세요. 부인 하고 말하듯이 부인의 손을 등뒤에서
꽉 쥐었다.
"마무리를 부탁해."
하고 가와다가 말하자 긴코와 함께 양수에 연결되어 있는 가죽끈을 잡아당기면서
두 줄을 부인의 부드러운 허리 부분에 단단히 연결하고, 한 줄을 부인의 사타구니를
통과하여 엉덩이의 갈라진 부분 깊숙이 파고들도록 팽팽하게 당겼다.
"도야마 가에서 부인의 신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었지만, 레즈비언용
소도구를 이렇게 매다는 날이 오리라고는."
하며 찌요는 긴코의 얼굴을 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자, 이젠 됐어요. 그 순진한 아가씨를 마음껏 사랑해줄 수가 있을 거예요."
찌요는 줄을 다 묶고 앞으로 돌아와서 숨막히는 굴욕감을 온몸으로 간신히
참고있는 부인을 유쾌한 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때, 남자가 된 감상을 말해보세요, 부인."
하며 야유하는 것이었다.
"그런 무기를 몸에 붙이면, 이 아가씨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 노예들도 즐겁게
해줄 수가 있을 거야."
찌요가 또 부인을 조롱하기 시작하자 오니겐이 결국 앞으로 다가와,
"그럼, 시간도 꽤 잡아먹은 것 같으니까 시작해볼까."
하고 소리쳤다.
오니겐이 크게 소리치자 시즈코 부인은 등뒤로 묶여 있는 손으로 사요코의
손은 꼭 쥐며 확실히 각오를 한 듯이 얼굴을 들었다.
"……여러분의 무정함에 의해 무라세 사요코와 도야마 시즈꼬는 이제 이곳에서
같은 여자로서의 사랑을 맺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발, 이 사랑의 행위가 술자리의 흥을 돋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시즈코 부인은 주위에 모여든 악마들을 무시하며 뭔가를 호소하는 듯한 감정이
가득 담긴 눈동자를 공중의 어딘가로 향하면서 말하였다.
사요코가 이어서 아케미에게 강요받은 말을 눈을 감은 채 굳어버린 표정으로
시작하였다.
"그 동안 동경해 왔던 시즈코 부인과 레즈비언의 사랑을 맺을 수가 있게
돼서 사요코는 행복합니다. 이 사랑이 성립된 이후로 사요코는 시즈코 부인과
함께 유순한 여자 노예로서 여러분에게 봉사할 것을 맹세합니다."
거기까지 말을 한 사요코는 갑자기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도자기처럼
투명한 하얀 몸을 떨며 오열하였다.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는 함께 선 자세로 손이 뒤로 묶여진 완전 나체를 서로
마주보고 섰다. 사타구니에 끼여진 대롱을 사요코의 눈에 내보인 시즈코는
견딜 수 없는 수치스러움에 몸을 비틀었다.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어요. 사요코, 제발, 웃지 말아 줘."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며 얼굴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오니겐은 다시로가 권하는 술을 황송한 듯이 건네 받아 단번에 잔을 비우고,
푸른 대를 손으로 짚으며 일어섰다.
"서로 양손이 묶여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흠이네, 목표물을 잘 맞춰서
양수를 찔러 넣고 허리를 잘 사용하는 거야."
하고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양감 있는 엉덩이 주위를 푸른 대나무로 가볍게
찌르면서 말했다. 그 엉덩이 깊숙이 그림자를 드린 요염하게 갈라진 틈에는
양수를 연결한 가죽끈이 고통스러울 만큼 깊게 파고들어 있었다.
"자, 타이밍을 잘 맞추는 거야, 갈 때는 함께."
부인과 사요코는 비장한 각오를 한 것처럼 서로 쳐다보다가, 이제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이라는 듯이 슬픔을 난폭하게 부딪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얼굴과
얼굴을 강하게 맞대며 서로 입술을 겹치는 것이었다.
서로의 혀를 빼내어 강하게 빨아들이며 묶여 있는 젖가슴과 젖가슴을 거칠게
비벼대면서 젖꼭지와 젖꼭지까지 겹치고 있는 두 미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남녀 사이에서는 환성과 흥분이 소용돌이쳤다.
"빨리 양수를 연결해."
"머뭇머뭇 거리지 말고, 빨리 처넣어."
악마의 웃음소리, 마녀의 음성도 이제 부인과 사요코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부인은 사요코의 새빨개진 귓불과 불같이 뜨거워진 볼에 키스를 퍼부으면서
허리를 비틀며 사타구니에 끼워진 대롱을 움직여서 사요코의 여자 부분을 열심히
찾고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케미는,
"거기잖아요. 좀더 아래를 노려야지. 아니, 아니, 거기는 목표물 밖이야."
이렇게 소리치며 긴코와 함께 고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역시 양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자유스러운 거구나, 마치 빵 먹기
경쟁을 하는 것 같잖아."
어때, 도와줄까 하며 츠무라 요시오가 거기에 빨려들 듯이 가까이 가서 두
미녀 사이에 몸을 낮추려고 하였다.
"소, 손대지 마."
그 순간에 사요코는 자신을 능멸했던 이 남자에게 있는 힘껏 반항이라도
하듯이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래, 사람들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다 이거지. 그거 괜찮은
것 같군."
하며 요시오는 빈정거리듯이 웃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사요코가 받아들이려고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부인이 사타구니로 물고
있는 대롱은 사요코의 섬세한 섬모 부분에 확실하게 닿을 수 있었다.
"거, 거기, 강하게 찔러."
사요코는 불처럼 헐떡이며 하얗고 매끄러운 두 넓적다리를 벌리고 그곳에
닿은 대롱을 끼워 넣으려고 허리를 쭈욱 밀었다.
"들어간 거 같아. 사요코."
"아아, 아니요. 들어가지 않았어요."
격하게 흐느껴 울면서 불같이 뜨거워진 얼굴을 흔들어대며 그런 말을 내뱉고
있는 부인과 사요코를 악마들은 뭔지 모를 음풍에라도 맞은 것처럼 온몸이
고주망태가 되어 숨을 죽이며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부인은 애를 태우다가 일단 몸을 떼고 그 대롱 끝으로 사요코의 부드러운
섬모를 강하게 비비면서 허리를 위아래로 세차게 움직였다.
사요코가 부인의 애쓴 노력에 의해 양수의 한끝을 체내 깊숙이 삼켜버린
것을 안 긴코 일행들은 "됐다." 하고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질러댔다.
"사요코, 기뻐. 받아줬구나."
하고 시즈코 부인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면서 사요코의 볼과 목덜미에 키스를
퍼부어 댔다.
"이제, 이것으로 사요코는 내 것이야."
시즈코 부인은 사요코의 흐트러진 머리를 치켜올리고 그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며 얼굴을 들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사요코의 입술에 강하게 입술을 맞추고
사요코의 혀끝에 자신의 혀끝을 뒤엉키게 하였다.
"자, 하나로 연결됐으면 이제 허리를 사용해야 될 거 아냐, 서로 충분히
사랑해 봐."
하며 오니겐에게 다시 질타를 받은 부인과 사요코는 함께 달콤하고 그리고
강하게 혀끝을 빨면서 허리를 꾸불거리며 엉덩이를 움직였다.
"용서해. 사요코. 너에게 이런 짓을 시키는 시즈코를 용서해 줘."
하며 사요코의 뜨거운 귀에다 입을 대며 계속해서 그런 말을 해대고 있었다.
그리고 사요코의 관능의 심지에 이렇게 해서 파고들어야 하는 자신을 저주하기도
하며 한없이 울면서 사요코의 사타구니에 강하게 사타구니를 밀어붙이며 풍만한
엉덩이를 마치 활을 그리듯이 돌리기도 하고 앞뒤로 흔들며 움직이기도 하였다.
"아아, 아앗."
사요코는 자신의 살 속 깊이를 부인에게 찔리는 듯한 공포와 모욕을 동반한
쾌감이 전신을 마비시키며 고뇌인지 쾌감인지 모를 신음을 뱉어내고 있었다.
시즈코 부인의 볼에 흐트러져 내린 검은머리가 점차로 폭풍처럼 거세게 흔들려갔다.
"용서해 줘, 사요코."
부인은 사요코에게 사죄하면서 허리의 움직임을 더욱더 세차게 해나갔다.
"우리 함께 수치의 늪으로 빠지는 거야, 응, 함께 사요코."
부인이 세차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대롱은 사요코의 살 속까지
파고들어 사요코는 더할 수 없는 고통과 허리뼈가 휘어져 부서지는 듯한 쾌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찌요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호호호. 두 사람 모두 역시 후지가와류의 무용가인 만큼 허리를 사용하는
게 요염함이 철철 넘쳐흐르네. 하지만 이건 일본 무도가 아니니까. 그런 우아한
허리 움직임으로는 둘 다 기분을 낼 수 없을 거야. 좀 더 엉덩이를 흔들면서
세차게 찔러 넣는 거야."
하며 광기에 찬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런 찌요의 말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부인의 움직임과 사요코의 움직임
역시 점차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부인과 사요코를 하나로 연결시킨 상대를
고문하는 대롱은 부인의 무성하게 부풀어오른 그 부분과 사요코의 실크처럼
부드럽고 엷은 그 부분 사이에 완전히 매몰되었고 관능의 뜨거운 쾌감 속에서
몸부림치는 두 미녀는 마치 두 마리의 하얀 짐승처럼 보이는 것이다.
"아앗, 시즈코 선생님."
하고 사요코가 얼굴을 크게 뒤로 젖히며 외치자 긴코가 사요코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시즈코 선생님이 아니라 시즈코 언니라고 했잖아요."
하고 꾸짖는 것이었다.
"언니, 시즈코 언니……."
하고 사요코는 잠꼬대하듯이 입술을 떨었다.
"이젠 더 이상 안 돼요. 사요코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이제 됐어요."
라고 지껄여대는 것이었다.
"기다려. 기다려 사요코."
시즈코 부인은 당황한 듯이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쳤다.
"기분을 낼 때는 함께 가는 거야. 시즈코만 내버려두고 가지 말고."
거친 움직임을 서서히 부드럽게 바꾸며 극한 점까지 끌어올렸던 사요코의
정감을 점차 끌어내렸다. 그리고 부인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응. 사요코, 시즈코의 젖을 빨아 줘."
하며 사요코의 귀를 자극하듯이 말했다.
사요코가 격하게 숨을 내쉬면서 부인의 연붉은 색 젖꼭지를 입에 물고 빨기
시작하자, 좀더 강하게 하며 부인은 자신의 정감을 사요코에게 합치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좋아요. 사요코. 가는 거야. 시즈코도 함께 가는 거야."
다시 사요코를 극점으로 끌어올린 부인은 경련이 이는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같이 가요. 시즈코 언니와 함께 가는 거예요."
"그래, 함께 가는 거야."
부인과 사요코 두 사람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어대며 육욕의 정점을 향하여
돌진해갔다.
두 사람의 쾌락 원은 양수에 의해 마침내 돌파되었고, 머리끝까지 꿰뚫는
듯한 요염하고 예리한 쾌감이 짜릿하게 전해져왔다.
함께 육욕의 도취에 빠져 있는 두 사람은 아앗, 됐어요. 됐어라고 절규하며
서로를 탐하듯이 입술을 맞추고 혀를 빨아들였다.
강요에 의해 동성끼리의 연기를 완전하게 해내고 주위를 메우고 있는 악마들을
충분히 즐기게 해준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는 다시 오니겐이 몸을 뒤로 돌리도록
명령하자, 서로 등을 맞대고 서서 주위를 둘러싼 남자들의 시선에 전신을 모조리
드러내고 있었다.
"서로 멋지게 맹세했던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를 축복하며 우리 건배나 할까."
하고 다시로가 잔을 들고 불룩 나온 배를 흔들며 웃자, 가와다와 긴코 일행도
일제히 위스키를 서로 따라주며 극한 굴욕스러움을 겨우 참고있는 두 미녀의
주위를 둘러싸고 손뼉을 치며 외설 스러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장 즐겁게 떠들고 있는 사람은 역시 찌요인 것 같았다. 찌요는 잔을 입에
대며 시즈코 부인 앞에 서서,
"호호호, 이것으로 부인은 무라세 보석상의 따님과 대단한 관계로 빠져버린
거야 어때요, 기분은?"
괴로운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린 시즈코 부인의 기품 있는 옆모습에 술에 취한
멍한 눈동자를 향하며 찌요는 소리를 내어 웃었다. 한편, 사요코 쪽에는 츠무라
요시오가 히죽히죽 웃으며 고개를 깊게 떨구고 훌쩍훌쩍 울고있는 사요코를
즐거운 듯이 바라보았다. 츠무라는 찌요와 시선을 마주치자 만족스러운 듯
빙그레 웃었다. 시즈코 부인은 아름다운 눈썹을 찡그리고, 이를 악물며 참을
수 없었는지 얼굴을 돌려버렸다.
"부인, 굉장히……."
찌요가 화장지를 가지고 뒤처리를 시작하자, 거기에 뒤질세라 요시오도 사요코
곁으로 다가가는 것이었다.
"아아!"
사요코는 온몸을 떨며 새빨간 얼굴을 돌리고는 온몸이 땅으로 꺼져버릴 것
같은 수치심에 어쩔 줄을 몰랐다.
겨우 일을 마치고 일어선 찌요는 견딜 수 없는 굴욕스러움에 얼굴을 숙이며
흐느끼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턱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연꽃처럼 고귀한 느낌을
주는 부인의 미모를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부인 이번에는 사랑스러운 한 사람의 여자로서 스테타로 씨의 사랑을
받아들여야지. 무척이나 즐겁겠네요."
찌요가 유쾌한 듯이 그렇게 말했을 때 문을 열고 이노우에가 들어왔다.
"뭐야, 모두들 이런 곳에서 즐기고 있었던 겁니까."
이노우에는 방의 중앙에 등을 대고 온몸을 노출시킨 채 서 있는 아름다운
두 사람을 보고는 입을 벌리고 히죽거리는 것이었다.
"지금 이 부인과 아가씨는 우리 앞에서 깊은 관계를 맹세한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시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노우에를 보고,
"이제부터 부인은 스테타로의 애정을 듬뿍 받게 될 거야. 네게도 구경시켜주지."
"그거 고맙지만, 사장님. 지금 도박장 쪽은 일단 끝을 냈어요. 이제 대나무
숲에 있는 흙광에서 미츠코와 후미오의 쇼가 시작될 거라고 하는데."
"그래." 다시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이렇게 무사태평하게 있을수 없지."
하며 일어섰다.
"유감스럽지만 스테타로와 시즈코와의 관계는 보류다. 이와자키 두목의 기분을
맞추는 게 우선 이니까."
그러자 긴코가 입을 삐죽였다.
"하지만 사장님, 그럼 스테타로 씨가 가엽잖아요. 먹으려고 했던 음식을
그냥 가져가는 것처럼……."
"하하하, 서두를 필요는 없어, 우선 지금 열연을 한 부인도 몹시 지친 상태야.
너무 욕심 내서 즐기려고 하면 몸에 이상이 생길 테니까."
다시로가 그렇게 말하고 찌요와 스테타로 쪽을 보자, 그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다 지쳐 술을 너무 마셨는지 방석을 베고 기분 좋게 잠이 들어있었다.
"유감스럽지만 할 수 없군."
하고 칠칠치 못한 스테타로의 모습을 보고 시선을 시즈코에게 돌려,
"한번 즐겨 보지도 못하고 입맛만 다신 꼴이 됐네. 그렇죠 부인, 지금 열연했으니까
오늘밤은 이것으로 해방시켜드리지요."
이어서 오니겐이 시즈코 부인 앞에 나섰다.
"여러분의 의견에 따라 오늘밤은 이것으로 끝낼 거야. 그 대신 내일 밤은
이와자키 두목 앞에서 처음부터 정식으로 해야 하는 거야. 알겠지."
시즈코 부인은 이미 스테타로의 여자라는 것을 이와자키 두목에게 알리고.
그의 눈앞에서 시대극처럼 머리를 올린 시즈코 부인을 스테타로에게 안기도록
하는 계획이 오니겐의 뇌리에 떠오르고 있었다.
"그럼, 오니겐 씨. 오늘밤은 이 두 별품들을 함께 지하실로 처넣을 건가.
이렇게 좋은 방은 이 부인이 스테타로와 확실히 관계를 가진 후 부부가 되어서
지낼 곳이잖아. 그러니까 오늘밤은 아직 여기서 잘 자격이 없어. 노예에 대한
예절도 엄하게 해야 하는 거니까."
하고 가와다가 오니겐에게 진언하였다.
"분명히 해야지" 하고 오니겐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었지 시즈코, 여러분에 대한 인정에 감사해야 돼. 오늘밤은 지하실에서
사요코와 하룻밤 오붓하게 지낼 수 있게 해줄 거야. 그 대신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훈련을 시작할 거야. 알겠지. 7시 기상이야."
오니겐은 시즈코 부인의 볼을 쿡쿡 찌르고 나서 복도로 나가서 미리 준비해
둔 것처럼 세면기를 두 개 가지고 들어왔다. 그 중 하나를 시즈코 부인 앞에
또 다른 하나를 사요코 발 앞에 놓았다. 고개를 푹 떨구고 있던 시즈코 부인의
젖은 눈동자가 갑자기 발끝에 놓여진 세면기를 보고 당황하며 얼굴을 돌려버렸다.
"자, 두 사람 모두 사이 좋게 함께 지낼 거지. 내일 아침까지 갈 수 없을
거야."
하고 오니겐은 담배를 입에 물면서 말했다.
사요코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왜 그래, 빨리 같이 지내고 싶지 않은 거야. 이제 너희들, 그것도 부끄럽다고
하는 거야."
하고 오니겐이 소리치자 둥그렇게 앉아 있던 구경꾼들은 큰 소리로 웃었다.
"호호호, 부인, 당신까지 사요코처럼 머뭇거리고 있어서는 안되잖아요. 사요코를
훈련시켜주시겠다고 약속했죠. 자, 솔선 수범을 보여 사요코와 함께 해 주세요."
찌요는 눈물이 가득 고여있는 시즈코 부인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끈질기게
고문하고 있었다.
"……사요코, 우리는 이제 인간이 아니에요. 부탁이야. 시즈코와 함께……."
"싫어, 싫어요. 할 수 없어요. 그런 짓……."
"안 돼요. 사요코. 시즈코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제발, 시즈코가 하는 대로 사요코도. 응, 부탁이야……."
시즈코 부인의 상아빛 고운 볼에 몇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응, 사요코. 제발. 시즈코처럼……."
웨이브 진 검은머리를 떨며 흐느끼고 있던 사요코는 결국 결심한 것처럼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들었다. 시즈코 부인과 함께라면 생 치욕을 당해도 좋다며
마치 혼까지 팔이 넘긴 기분으로 눈을 딱 감고 입술을 꽉 깨무는 사요코였다.
"자, 시작했으니까 이제 사이좋게 함께 하는 거야."
여자들과 찌요는 부인과 사요코가 수치스러움에 목이 메어 우는 옆모습을
쳐다보고 발 밑의 세면기를 손가락질하며 웃고있었다.
"왜 그래, 빨리 하지 않고, 이쪽은 바쁜 몸이야. 우물쭈물하면 처음 예정했던
대로 사요코는 그 녀석들 방으로 들여보낼 거야."
오니겐이 바로 앞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사, 사요코. 시즈코와, 시즈코와 함께…… 응, 부탁이야."
시즈코 부인은 애원하듯 그렇게 말하고 나서 하얀 목덜미를 드러내며 얼굴을
뒤로 젖혔다.
와―하는 구경꾼들의 조소와 함께 세면기 바닥을 두드리는 물소리가 사요코의
귀에 찢기듯 들려왔다.
"하하하, 잔뜩이네, 그래."
"호호호, 시원하겠어요."
사요코는 수치와 공포에 의해 불처럼 달아오른 얼굴을 들고 끝내 결심한
듯 부인과 마찬가지로 목을 크게 뒤로 젖혔다.
주위를 메우고 있던 구경꾼들 사이에서 더 세 찬 웃음소리가 넘치고 있었다.
"좋은 집안의 부인과 아가씨가…… 호호호. 꼴불견이네. 선 채로……."
찌요는 결박되어 있는 두 미녀 주위를 손바닥을 치며 걸으면서 조소하듯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다음날, 요시오가 눈을 뜬것은 점심이 거의 가까워질 무렵이었다.
어젯밤은 시즈코 부인과 사요코의 쇼를 충분히 감상한 뒤 이와자키와 함께
대나무 숲 속에 있는 밀실에서 미소년과 미소녀의 쇼를 즐겼고 그때의 흥분이
아침에 눈을 뜰 때까지도 가시지 않아 요시오는 침대 속에서 크게 기지개를
펴고 상체를 일으켜 웃옷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모든 쇼를 한꺼번에 내보이지 않고 조금씩 내놓아서 이와자키의 호색한 마음을
자극한다는 것이 다시로와 모리다가 생각해낸 것이었는데 그 작전은 완벽하게
들어맞고 있었다.
요시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꼴 좋다. 사요코 년. 이것으로 나는 완전히 옛날의 원한을 갚은 거야."
요시오는 혼자 히죽거리며 어젯밤 사람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시즈코 부인과
굴욕스런 동성 관계를 맺고 참기 힘든 수치심에 이를 갈면서 세면기에 방출해야
했던 사요코의 일을 떠올렸다.
아무리 아름답고 상류 사회에서 자랐다고 해도 한 꺼풀 벗겨놓으면 바로
그 꼴이지. 이제부터는 오니겐의 철저한 훈련을 받으며, 타고난 미모를 과시하고
있던 시즈코 부인과 함께 모리다 조직의 대 스타가 되겠지 하며 요시오는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젯밤 오니겐 일행의 강요에 의해 세면기를 앞에 놓고 시즈코 부인과 함께
우아하고 부드럽게 몸을 떨면서 내 눈앞에서 조금씩 수치심과 굴욕감에 몸부림치며
슬피 울었던 사요코……,
요시오는 입을 삐죽이면 히죽거리면서 몇 번이나 그 광경을 떠올리고 있었다.
요시오가 옷을 입고 이층 식당에 모습을 나타내자 다시로와 이와자키가 이른
점심을 들면서 뭔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어젯밤, 쇼에 나온 아가씨, 이곳 젊은 사람들은 모습 그대로 몽땅 별품이라고
떠들어대던데, 어떤 아가씬가요."
이와자키는 다시로에게 묻고 있었다.
"미츠코라는 아가씨입니다. 아직 나이는 18살이고, 유가리 여학교의 재원이었다는데……
가만, 스타의 신원에 대한 질문은, 죄송합니다."
하고 다시로는 웃으면서 말했다.
"헤헤에, 요전에 내가 즐겼던 시즈코라는 중년 여인이며, 어젯밤 미츠코,
다시로 당신은 굉장한 별품들만 갖추고 있는 것 같군요."
"칭찬을 받으니 황송합니다."
다시로도 기뻐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밤 상연 물은 뭔가."
"쿄오코라는 은어처럼 팔팔하고 생기 넘치는 젊은 아가씨의 숀데, 그 다음으로
두목, 기다리고 계신 시즈코를 출연시킬 예정입니다만."
"다시로 씨, 어제도, 잠깐 말했는데, 그 시즈코 말인데요, 내가 보살피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지만 두목, 삼천만 두목이 내달라고 하셔도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녀에게는 스테타로라는 좀 바보스러운 남편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보스러운."
다시로의 설명을 듣고 이와자키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다시로는 생각나는 대로 말을 늘어놓으며 그런 유의 여자를 두목이 첩으로
둔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체면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와자키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그렇지만 그건, 굉장한 미인인데, 얼굴만이 아니라, 그런 훌륭한
신체를 가진 여자는 난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어. 게다가 또 야무진 모습,
생각만 해도 왠지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려지는데."
이와자키는 참을 수 없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얼빠진 듯한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다시로와 요시오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히죽 웃었다.
그곳으로 모리다가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들어와서 이와자키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두목 와코의 조직. 난바라 일가의 두목들이 꼭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찾아왔는데요……."
관서의 거물인 이와자키가 왔다는 걸 알고 관동 방면의 도박꾼들이 오늘
아침부터 계속해서 인사를 핑계삼아 찾아오고 있었다.
"그래."
하고 이와자키는 일어나서 모리다 뒤를 따라 식당을 나갔다.
이와자키의 모습이 사라지자 다시로는 안심했다는 듯이 요시오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대 성공이었어요. 츠무라 씨. 어젯밤 테라전의 수입은 거의 천만 엔이나
된 다는군요. 이 상태로 가면 이와자키 두목이 이제부터 끌어들일 것까지 약
5천만은 이익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데 모두 당신이 도와준 덕분입니다. 나중에
사례를 톡톡히 해드리죠."
"아닙니다. 그런 것보다 나로서는 무라세 사요코에 대한 오래된 원한을 깨끗이
풀어버릴 수가 있었던 것으로도 충분해요. 게다가 동생의 원수도 여기서 만날
수가 있었고……."
그렇게 말한 요시오는 그럼 하며 일어났다.
"잠깐 시스터 보이들의 방을 들여다보아야겠어요, 그때부터 어떻게됐는지
신경이 쓰이네요."
사요코를 철저하게 고뇌의 늪으로 떨어뜨린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졌지만,
동생인 세이지 들을 공수로 때려눕힌 쿄오코에 대한 복수의 결과를 보아야만
했다. 요시오는 가슴 설레며 식당을 나와서 시스터 보이들이 있는 방으로 발을
옮겼다. 방 앞에 서서 요시오가 노크를 하자,
"누구십니까."
하고 하루다로의 긴 목소리가 안에서 들렸다.
"나야, 츠무라."
"아, 츠무라 씨."
잠근 장치를 푸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며 하루다로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떻게 됐어? 초야는, 탈없이 잘한 거야."
요시오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그런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니죠."
하고 하루다로는 억지로 갖다 붙인 것처럼 어색하게 교태를 부리며 킥킥
웃으면서,
"지금, 세 사람이서 식사를 하던 중이에요. 괜찮아요. 들어오세요."
하루다로는 요시오를 불러들었다.
쿄오코는 공허하게 눈을 깜박이면서 어제까지 보였던 반항의 기색은 사라지고
모든 게 끝난 듯한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자, 쿄오코, 고기야. 아― 하고 크게 입을 벌려."
하루다로가 칼로 잘게 자른 고기 한 점을 나츠다로가 젓가락으로 집어서
쿄오코의 입으로 가져갔다.
쿄오코는 조용히 고개를 나츠다로 쪽으로 돌리고 눈을 감으면서 부끄러운
듯이 입을 열었다.
"어때, 쿄오코 맛있죠?"
나츠다로는 입안의 것을 얌전하게 씹고 있는 쿄오코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즐거운 듯이 소리쳤다.
일체의 희망을 잃어버린 듯한 슬픔과 그리고 나른한 상태에다 몸을 맡기고
있는 것처럼 쿄오코는 좌우에서 바싹 달라붙은 두 시스터 보이의 손에 밥을
받아먹고 있었다.
"하하하. 부부 사이가 상당히 좋네. 왠지 보고 있기가 민망한 것 같다."
하고 요시오가 입에 담배를 물며 웃자,
"그건 그래요, 어젯밤 쿄오코는 완전히 우리 두 사람의 아내가 된 거예요.
그렇지. 쿄오코."
하루다로는 아름다운 볼을 붉히며 눈을 내리깔고 있는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웃음을 머금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구석에 놓여 있던 카세트테이프를 가져와 요시오 앞에 놓았다.
"나중에 사장님과 함께 들어주세요. 우리 세 사람의 사랑에 대한 기록을
전부 녹음한 거예요. 그러니까요. 이제부터 매일 쿄오코의 훈련일지를 적기로
한 거예요."
하루다로는 푸른 표지로 된 노트를 요시오에게 내밀었다. 표지엔 애정 일지라고
씌어있고, 그 밑에는 쿄오코를 맨 가운데로 하여 하루다로, 나츠다로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었다.
요시오는 흥미를 자아내며 1페이지를 열었다. 쿄오코와 두 사람의 정사에
관한 기록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요시오는 그것을 읽어 가는 동안에 킥킥
웃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쿄오코가 두 남자의 애정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를 겨우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지의 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하루다로의 글씨로 적혀있었다.
그처럼 계속 거부하던 쿄오코를 나츠다로와 함께 설득시킨 결과 쿄오코는
A와 V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것을 겨우 이해하였다. 단 입을 사용하는 것만은
완강하게 거부하며 우는 것이었다. 부인에게 애정이 있다면 그것의 사용이
부자연스러울 리 없다며 이쪽도 고집을 피우고 쿄오코를 질책하자, 내일 밤에는
반드시 사용할 거라며 울며울며 거듭 애원했기 때문에 가엾게 생각해 오늘밤은
쿄오코의 A와 V만을 사용하기로 하고 일단 쿄오코를 일으켜 세워 천장에서
내려온 줄 하나에 매달아 놓고 앞뒤에서 공격을 시작하였다.
처음엔 나츠다로에게 V를 주고 나는 A를 사용하였지만, A쪽은 생각 외로
원활하게 일이 추진되지 않았다. 쿄오코가 크게 난리 치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울부짖는 바람에 조금 애를 먹었지만, 몇 분 후에 결국 예정대로 동시 고문에
들어갔다. 그 격한…… 에 쿄오코는 몸을 떨며 오열했다 시간은 약 20분.
쿄오코,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난폭하게 행동한 것을 사죄하고 사랑스런
여자가 될 것을 맹세했다. 10분 휴식, 다음은 내가 V, 나츠다로가 A를 사용하였다.
시간, 약 1분간 쿄오코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두 번만에 쿄오코 실신,
쿄오코에게 정사의 극한계를 알게 해준 느낌이었다. 내일 밤, AVM 3가지를
사용할 것을 굳게 맹세하고, 겨우 해방시켜 줌―
"과연, 잘 알았어."
요시오는 니글거리게 웃으며 하루다로에게 노트를 건네주었다.
"츠무라 씨, 거기에 씌어있는 대로 어젯밤 쿄오코는 여자로서 가슴속에서부터
눈을 뜨게 된 거예요. 우리 두 사람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 준 거예요."
하루다로는 요시오에게 그렇게 말하여 다시 쿄오코 쪽을 보고
"그럼 쿄오코, 슬슬 연습을 시작해볼까요. 어젯밤에 너무 즐겼더니 늦잠을
자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오후에는 충분히 연습을 해야죠."
"두 시스터 보이는 능숙한 솜씨로 빗을 사용하여 쿄오코의 머리를 빗어주고,
또 얼굴에 정성 들여 화장을 시켰다. 쿄오코는 가볍게 눈을 감고, 두 사람의
손에 모든 걸 맡기고 있었다. 나츠다로는 루즈에 침을 묻히면서 쿄오코의 입술에
칠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계속 관찰하고 있던 요시오는,
"그럼, 동생인 세이지들이 이곳으로 들어와도 쿄오코는 각오하고 처벌을
받는 거지."
그렇게 말하자 쿄오코의 목덜미 주위에 향수를 뿌리고 있던 하루다로는,
"물론이에요. 그 일에 대해서도 쿄오코와 약속한 걸요. 기죽지 않고 세이지
씨의 복수를 받겠다고요. 그리고 진심으로 폭력을 휘둘렀던 일을 사죄한다고
했어요. 그렇죠. 쿄오코."
하루다로가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자 쿄오코는 눈을 내리뜨면서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봐요. 츠무라 씨, 쿄오코도 이렇게 유순해 졌으니까 쿄오코의 이 아름다운
몸에 상처를 입히는 식의 체벌은 하지 말아줘요."
"쿄오코의 화장을 끝마친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쿄오코의 등을 가볍게 밀며
벽 쪽에 세워진 기둥으로 데리고 갔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기둥 아래에 떨어져 있는 줄을 집어들고 기둥에 단단히
연결하였다.
요시오는 기둥에 단단히 결박된 쿄오코에게 다가가서 히죽히죽 웃으며 눈으로
그 아름다운 온몸을 훑기 시작했다.
약간 피로한 기색을 띤 표정과는 달리 강하게 결박되었어도 성숙 미가 감도는
부드러운 곡선, 위아래를 단단히 묶고 있는 줄을 금방이라도 튕겨낼듯한 탄력
있는 젖가슴, 모든 것이 푸릇푸릇하고 신선한 아름다움을 지닌 몸매에 요시오는
군침을 삼키고 있었다.
"어젯밤, 네 동생의 쇼를 했어. 네 동생이긴 하지만, 상당한 미인이던데
젊은 사람들이 매우 기뻐하던걸."
요시오는 쿄오코의 관념에 찬 표정을 들여다보며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요시오의 말을 듣자, 쿄오코는 갑자기 얼굴에 비통한 기색을 가득 띠며 눈을
내리 깔았다.
하루다로는 그런 쿄오코의 옆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가,
"나츠, 쿄오코는 다시로 유리코라는 사람과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옆모습인지,
아니 전부다."
"그렇네. 그렇게 말하니까 신체 모습까지 닮은 것 같은데."
두 시스터 보이는 그런 말을 하며 훈련 기둥에 묶여 있는 쿄오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 언제까지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수 없지. 사장님과 약속한 대로 우리들이
쿄오코를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아야 하는 거잖아."
하루다로는 그렇게 말하고 요시오 쪽을 보며 멋쩍은 듯이 웃었다.
"츠무라 씨가 보고 있으니까 하기 어렵잖아. 쿄오코가 부끄러워해서 진행을
할 수가 없어. 미안하지만 여기서 나가주실 수 없을까요."
"어어, 또 쫓아내는 거야,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말고, 너희들 일을 좀 견학시켜
줘."
요시오는 입을 삐죽여 보였다.
"안 돼요. 일과인 수염도 밀어줘야 해요, 우리 부부끼리 할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건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아요."
"할 수 없지. 너희가 말하는 대로 해야지. 그 대신 쿄오코를 확실하게 훈련시켜야
돼. 오니겐에게 지지 않도록 말야."
"맡겨만 주세요. 훈련사로서 추천해주신 츠무라 씨의 얼굴에 먹칠하진 않을
거니까요."
그 말을 듣자 요시오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카세트 테이프를 감싸안고
나갔다.
츠무라가 방을 나가자 나츠다로는 재빨리 문을 걸었다.
"귀찮은 사람이 나갔네. 그럼. 우리끼리 철저하게 훈련해 볼까요, 쿄오코."
나츠다로는 쿄오코의 부드러운 어깨에 손을 얹고 타이르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어젯밤, 몇 번이나 울면서 맹세한 것을 잊으면 안 돼요. 알겠죠, 쿄오코."
라며 계속해서 하루다로가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며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쿄오코는 눈을 살짝 감은 채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적인 감정을
일체 버리고 이제부터 지독스런 훈련을 받으며 그들이 바라는 대로 몸과 마음을
바꾸어 가려고 하는 비통한 결의가 냉정한 쿄오코의 옆모습에 확실하게 베어
나오고 있었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흡족한 듯 싱글벙글하였다.
"그럼, 먼저 아침 일과를 끝내기로 하죠. 수염을 미는 거예요."
하루다로는 쟁반 위에 준비되어 있는 서양식 면도칼을 들고 가죽끈으로 갈기
시작했다.
"원래는 모근을 전부 뽑아버리는 게 깨끗하긴 하지만, 아침마다 이렇게 두
남편이 깎아주는 것이 쿄오코에게는 더 즐거울 거야."
나츠다로는 작은 그릇 안에 있는 비눗물을 솔로 풀면서 즐거운 듯이 말했다.
"자 쿄오코."
"……부, 부끄러워요."
쿄오코는 볼을 엷은 장밋빛으로 물들이며 머뭇머뭇하다가 얼굴을 돌렸는데
그런 쿄오코의 부드러운 피부에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요염할 정도의
색기가 흘러나왔다.
"자,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말고. 후후후, 사실은 즐거운 게 아냐, 쿄오코."
"……으으, 짓궂게."
쿄오코는 토라지듯 콧소리를 내며 뜨거운 한숨과 함께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재빨리 일을 착수하였다. 쿄오코는 다시 콧소리를 내며
괴로운 듯 몸을 떨었다.
이윽고, 하루다로의 손에 면도칼이 들려졌다.
쿄오코는 볼을 어슴푸레한 장밋빛으로 상기시키고, 끌어당긴 목덜미를 옆으로
돌리며 도망가려고도 하지 않고 그것을 달콤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쿄요코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얄미울 정도로 사랑스러운데요, 이런 얄미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까. 쿄오코가 공수 2단의 사나운 말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고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다.
"……제발, 이제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쿄오코는 응석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머리를 흔들면서 콧소리를 냈다.
"그러죠. 그럼, 이번에는 뒤쪽 손질을 해줄게요."
하루다로우가 그렇게 말하자, 나츠다로는 쿄오코 다리 한쪽을 위로 들어올리려고
하였다.
"……아아, 뭐, 뭐 하시는 거예요."
"하루가 일하기 쉽도록 위로 올리려는 거예요."
쿄오코는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츠다로가 하는 대로 그냥 맡겨두고
있었다.
나츠다로가 으샤 하고 들어올리자 하루다로는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모습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자, 됐다."
간신히 일을 끝마친 두 시스터 보이는 엷은 수건으로 깨끗하게 비눗물을
닦아주고 다시 광택 있는 아름다운 쿄오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루다로는
선반 위에서 오래된 듯한 커다란 손거울은 꺼내 히죽히죽 웃으며 거울을 경사지게
해서 그것이 비치도록 하였다.
"잘 봐요. 쿄오코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자그마한 언덕에 가로 일자 모양의 균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쿄오코는
눈을 멍하니 뜨고 하루다로가 밑에서 들고 있는 손거울을 본 순간 놀라서 당황하며
눈을 돌려버렸다.
"안 돼요. 봐야 해요. 화장한 얼굴을 보라는 게 아냐, 이 길의 스타가 되기
위해 쿄오코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에요."
"후후후. 어때요. 우리에게 본 소감을 들려줘 봐요. 쿄오코. 쿄오코, 그렇게
거울을 보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테죠. 그렇죠. 두
번 다시 공수 같은 건 쓰지 않는 우아한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 거예요."
나츠다로가 쿄오코의 오동통한 볼에 가볍게 키스하며 그렇게 말하자, 젖은
눈을 거울에다 쏟아 붓고 있는 쿄오코는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그런 쿄오코의 태도와 몸짓에서 자신의 운명을 완전히 체념하고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려고 하는 정감과 기특함이 느껴지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쿄오코가 예상대로 여자다움을 갖기 시작했다고 기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몰아치기라도 하듯이,
"이제부터 쿄오코는 매일 아침, 그렇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면서 선언하는
거야. 이걸 아침 일과로 할 테니까. 다시 말해서 쿄오코는 매일 아침, 자신의
성장 모습을 거울로 바라볼 수가 있다는 거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는 일이
아주 즐거워질 거예요."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킥킥거리면서 이 기회에 쿄오코에게 철저하게
세뇌 교육을 시켜서 몸과 마음을 바꾸어놓고 자신들 두 사람에게 완전히 종속시키려
하고 있었다. 결국 쿄오코는 얼빠진 여자처럼 두 시스터 보이의 명령을 충실하게
실행하기 시작했다.
눈물에 젖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계속 거울 속에다 쏟으면서 쿄오코는
그들이 가르쳐준 대로 선언하였다.
"쿄오코는 오늘 하루 두 남편의 애정 어린 훈련을 기꺼이 받아들여 사랑스럽고
여자다운 여성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두 남편에게는 절대복종하며 어떠한 심한
훈련을 요구하더라도 쿄오코는 기꺼이 행할 것을 맹세합니다."
속눈썹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거울 속으로 눈을 떨어뜨리며 그렇게
선언하였다. 그런 쿄오코의 우수에 찬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나츠다로가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루다로와 나란히 허리를 낮추자 쿄오코는
놀랍고 당황스러웠는지 온몸을 경직시켰다.
"안돼, 눈을 크게 뜨고, 잘 봐둬."
하며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거친 말투로 동요의 빛을 보이는 쿄오코를 꾸짖었다.
쿄오코는 진퇴양난에 놓인 듯 슬픈 표정을 지으며 다시 눈을 거울 속으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하루다로와 나츠나로는 서로 얼굴은 쳐다보며 이어서 찾아올 승리감에 입을
삐죽이며 웃었다. 쿄오코가 결국 자신들이 기대하는 모습의 여체로 변하게
된 것을 매우 기뻐하며 보기 좋게 한방 해치웠다는 듯이 싱글거리며 웃는 것이었다.
"아주 흥미가 넘치는 것 같은데. 어때요, 여자란 참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쿄오코에게 충분히 확인시키고 겨우 일어서서 손거울을 집어넣은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상기되어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처연한 눈동자를 멍하니 앞으로
향하고 있는 쿄오코를 흡족하게 바라보면서,
"이것으로 우리는 쿄오코를 이 길의 스타로 만들어낼 자신이 생겼어요. 그럼
슬슬 연습에 들어갈까요."
쿄요코는 최면술에라도 걸린 것처럼 그들이 조롱하는 대로 되었던 것이다.
코요코가 장밋빛으로 물든 깨끗한 볼을 옆쪽으로 보이며. 깊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을 본 하루다로는,
"어떡할 거예요. 연습을 앞두고 그렇게 주저하는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서로 즐거운 기분으로 연습을 해야죠."
하루다로가 쿄오코의 어깨를 찌르자 그제야 얼굴을 정면으로 들었다. 미련을
버린 듯 숨을 깊게 들이마신 쿄오코는 입가에 복잡한 마음을 담은 미소를 띄우며,
"미안해요. 여보, 이제 다시는 주저하지 않을게요."
얼굴에 슬픈 미소를 띄운 쿄오코는 부드러운 속눈썹을 살짝 감고 있었다.
"자, 쿄요코에게 연습을 시켜주세요."
왠지 쿄오코의 온몸에서 달콤하고 요염한 냄새가 풍기는 듯 하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안절부절못하며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나나는 모두 열 네 개씩 다섯 줄이 있어요. 이걸 전부 사용하게 됐을
때는, 쿄오코는 뼈까지도 삼켜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루다로가 그렇게 말하자 나츠다로도 손에 든 바나나 껍질을 벗겨내며,
"하루, 나 쿄오코의 입 연습 좀 시켜주고 싶은데, 오늘밤 쿄오코가 우리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잖아. 이상한 말인지 모르지만 연습도 없이 한 입에
넣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
"후후후. 너 옛날에 길에 서 있었을 때 일을 말하는 거구나."
"옛날 일은 말하지 말고, 어쨌든 나, 오늘밤 쿄오코와의 게임이 즐거워야지.
안 그래, 내가 위, 네가 아래에서 쿄오코를 훈련시키는 게 더 능률적이지 않을까."
나츠다로는 그렇게 말하며 쿄오코 옆으로 찰싹 달라붙어서 우아하게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