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에 장성을 넘다.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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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에 장성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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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늦었다”
원호는 시계를 보며 헐레벌떡 뛰어가고 있었다. 운동장 모퉁이를 돌자 ‘괴테의 생각’이라는 동아리 간판이 보였다. 동아리 문앞에는 웬 근육질의 여학생이 몽둥이를 들고 서 있었다. 거의 스포츠에 가까운 머리에 무스를 발라 쫙 세웠으며 까무잡잡한 피부에 헬스를 했는지 여자임에도 걷어부친 팔뚝에 근육이 보였다.

“오호라, 신입생이 지각을 해?”
“죄송합니다. 과 모임이 있어서 참석하느라고...”
“그래, 니네들이 동아리 규율 알기를 개떡같이 안다 이거지..”
은영이라 불린 여학생은 짐짓 인상을 써가며 위협적인 모습으로 원호를 압도했다.
‘이거 문학 동아리라고 하더니 잘못 들어온 것 아냐?’ 원호는 은영의 위압적인 모습을 보고 내심 긴장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때 동아리 문이 열리면서 상냥한 얼굴에 정말 이쁜, 천사같은(그순간 원호는 그렇게 느꼈다) 여학생이 나왔다.
“어, 신입생들 왔구나. 그렇게 서있지 말고 들어와. 아이 참. 은영아. 너는 또 왜 몽둥이를 들고 설치니. 그래도 니가 그렇게 있으니까 어울리긴 잘 어울린다.”
갑자기 은영은 쑥스러운 듯 씽긋 웃더니
“헤헤, 은지야, 재미있잖아, 애들 겁 한번 줘 볼려고. 자 들어가자”
원호는 멋적게 웃고는 동아리 방에 들어갔다.


[괴테의 생각]
간판이 멋있다고 생각한 이 동아리는 문학 동아리다. 책을 읽고 비평하고 또 창작도 연습하는 동아리다. 원래 원호는 책은 꽤 많이 보는 편이다. 하루키라던지 카뮈의 실존주의 소설들을 굉장히 좋아했어며 비평집도 더러 보고 이론적인 공부도 제법했다. 하지만 이 동아리에 든 것은 단지 동아리 모집기간에 나와서 신입생 모집하던 은지의 미모에 뻑 가서 입부 원서를 냈다. 그게 문학동아리던지 철학동아리던지 상관없었다. 첫 모임일에 동아리방을 들어가는 원호의 기대는 부풀어 있었다. 동아리방에는 여학생이 아홉명, 남학생 한명이 있었다.
방내를 쭈욱 둘러보던 원호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다들 끝내주는 미인은 아니지만 예쁘장하게 개성만점인 여학생들이었다.
“일루 와서 앉아.” 은영이 두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사람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 ‘괴테’에서 총무겸 규율을 맡고 있는 94학번 신은영. 이쪽은 우리 회장님인 음대 94학번 강은지. 그리고 같은과 94학번 김솔지, 여기 두사람도 같은 사회학과로 김정인, 유지숙 둘다 95학번이야. 그리고 여기 이분은 국문학과 김영철선배님. 90학번이셔. 올해 졸업반이시지.우리 동아리 고문을 맡고 계시지. 그리고 나머지 신입생들은 각자 인사 부탁해..”
그러자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일어나더니 꾸벅하고 인사했다.
“전 김선화구요, 불문과 96학번이에요. 앞으로 선배님들 잘 부탁드릴께요.”
차례로 한문학과 김서정, 최윤정, 건축공학과 허윤지 라고 소개를 했다. 물론 뒤이어 원호도 꾸뻑 인사를 했다.

달무리에서 신입생 환영회 술자리는 계속 이어갔다.
거나하게 취한 영철이 홀로 외롭게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약간은 혀꼬부라지는 소리로 강의하고 있고 나머지들은 듣는둥 마는둥 삼삼오오 얘기하고 있었다.
“사실 우리 동아리는 문학동아리인데 오히려 여행동아리라고 하는게 맞을거야..”
은영이 소주잔을 들이키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얘기죠? 여행을 많이 간다는 얘기인가요? M.T같은거요...?” 윤지가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물었다.
“영철이 형이 자고로 많은 여행과 자연을 격어야 창작과 고민의 깊이가 깊어진다고 해서 어지간한 여행동아리보다 많이 가지. 정기모임이랑 발표회같은건 대부분 여행가서 한다고 생각하면 되..재밌어”
순간 원호는 정말 얼떨결에 들어왔지만 잘왔다고 생각했다. 예쁜 누나들이랑 또 동기 여학생들이랑 여행이라..쿠쿠. 웃음이 절로 나왔다. 선생님같은 영철이형을 포함하더라도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졌다. 원호는 술먹다가 서정을 바라보았다. 자꾸 힐끔 힐금 자신을 바라보는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또 이렇게 쳐다보면 다른데를 본다.

원호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린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게 초등학교를 6살 때 입학 한 탓에 사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만으로 18도 안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래 얼굴도 동안이라 언 듯 보면 중학생 정도로 밖에 안보일 정도 였다. 그래서 인지 평범한 얼굴이지만 미소 하나만큼은 정말 귀엽게 보였다.

시간이 10시가 다되어가자 몇몇은 일어서고 학교앞에서 자취나 하숙하는 사람들만 남았다.
원호, 서정, 그리고 솔지선배, 정인선배, 회장님과 신입생 윤정이가 남았다.
모두들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서 은지선배가 술자리를 정리했다.
“이제 오늘은 여기서 그만 마치자. 정말 우리 신입생들 환영하고 앞으로도 잘 지내자구”
“그래, 갈 사람들은 가고 야, 원호 너는 한잔 더 안할래?”
먹어도 먹어도 안 취하는 것 같은 솔지 선배가 말했다. 술마시는 동안 원호가 18살이란걸 알고 같은 동기들보고도 누나라고 불러야 된다는 둥 애가 술 먹는다는둥 놀리고 티격태격한 덕에 한층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그러죠, 뭐.”그러면서 원호는 걸려도 단단히 걸렸다고 생각했다.
‘이름하고 넘 안 어울린다..이건 완전 술고래에 터프걸이네..’
“한잔 더 할 사람들은 우리집에 가서 한잔 더 먹자..어중간하게 먹어면 잠이 안와서....”
“그래, 한잔 더 하지뭐” 정인 선배가 맞장구를 쳤다.
또 한차례 이별의 인사.

셋은 솔지네 집에 갔다. 5층짜리 건물에 3층에 위치한 아담한 원룸이었다.
집에 들어가면서 원호는 여러 상상을 했다. ‘혹시 이 누나들이 나를 유혹하는 건 아닐까? 혹시 그 말로만 듣던 2:1을 해보는건가?’ 은근한 기대와 설래임은 방문을 여는 순간 여지없이 박살났다. 기대했던 에로틱 분위기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변했다.
사실 크기만 아담했지 방안은 완전히 전쟁터였다. 방구석에는 맥주병과 소주병들이 사열을 하고 있고 구석구석 옷가지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아휴. 언니, 방좀 치우고 살아. 여자방이 이게 뭐냐?”
방안에 들어서는 원호의 발에 뭐가 걸려 주어보니 앙증맞은 팬티였다. 순간 원호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한 미묘한 상황에 빠졌다. 그러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되었다.
“이건 뭐에요? 술먹을 때 머리에 쓰고 먹는건가?”
그런데도 솔지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태연하게 말했다.
“아 그거 빨려고 던져놓은건데...니가 온김에 좀 빨아주고 가던지..”
오히려 정인의 얼굴이 빨개졌다.
“누나는 정말 완전히 선머슴이네..”
“원래 솔지선배가 좀 그래..술도 어지간한 남자들보다 더 잘먹잖아..”
방안은 초봄이라 난방을 해놓은 터에 조금 더웠다. 정인이 방안을 주섬주섬 정리하는 동안 솔지는 간단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아, 시원하다. 어, 내방이 왜 이렇게 반짝반짝해졌지..그래 정인이 네가 한번씩 와야된다니까..”
“언니방 치우느라 먼지 다 뒤집어 썼다. 나도 잠깐 씻고 나올게”
원호는 맥주를 따면서 솔지를 바라보았다. 면티에 펄렁한 반바지를 입고 나온 솔지는 겉만 보면 제법 섹쉬한 편이다. 게다가 머리까지 촉촉히 젖어 순간 원호의 똘이 잠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한마디에 그냥 죽어버렸다.
“야, 짜샤, 한잔 부어봐라. 이 누나가 술이 뭔지 보여줄테니까.”
‘그래, 솔지누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니깐’
순식간에 맥주 세병이 비워지고 정인이 나왔다.
“언니 이거 좀 입을게”
정인은 빨간 면티와 집에서 입는 긴 주름치마를 입고 나왔다. 정인은 그렇게 예쁜 얼굴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몸매는 그래도 잘 빠진 편이었다.
셋은 맥주를 거의 한박스나 비우고 나서야 파장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정인은 이미 술이 취해 헤롱헤롱 하다가 언젠지 모르게 누워서 자고 있었고 솔지도 이제는 더 못마시겠다고 두손을 들었다.
“우띠,,증말 취한다...근데 너 정말 술 잘먹는다..자고로 인간은 술을 잘먹어야되..술을 잘 먹어야 인생을 논한다 이거지.”
‘이제 끝날 분위기인데 어떻게 이 누나들 틈에서 잘 기회를 만들어볼까...’원호는 순간 술이 확 깨는 느낌이었다. 지금 까지 술먹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갈순 없다는 사명감이 그를 초 긴장상태에 이르게 했다.
“누나, 저도 많이 취했어요..누나도 정말 술 잘드시네요.. 인제 가야되겠네요..집까지 갈려면 또 한참인데..어케 가지..술이 취해서 제대로 갈련지 모르겠네.”
“그래? 아이 그냥 너도 여기서 자고가라. 아침에 내가 밥은 해주께”
“여기서요..?” 놀라 반문하는척 하면서도도 목소리를 낮췄다. ‘최대한 자연스럽게...자연스럽게 넘어가는게 중요한거야. ’
“그래 자구가, 아무데나 자..” 그 말을 끝으로 솔지는 정인의 옆에 그냥 픽 쓰러져 잤다.
원호는 식탁에 앉아서 자고 있는 두 사람을 내려다 보았다. ‘참 스스럼 없네. 나는 남자로 생각하지도 않는구나..쩝..하지만...나도 남자라구요’

원호는 남아있는 맥주를 마져 들이킨채 간단히 샤워를 했다. 정인의 치마는 어느새 올라가 하얀 허벅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심지어 베이지색 팬티까지...원호는 사타구니가 빡빡해 오는걸 느꼈다. 청바지는 벗어버리고 팬티만 입고 둘 사이에 끼여 들었다. 물론 조심스럽게..그러나 자연스럽게...
원호가 대충 배운 삶의 방식은 그랬다. 모든 것은 술이 이해해준다. 어제 제가 취해서 정신이 없었어요..그러면 끝나는 거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매 순간 자연스러워야 되고 지나치지 않아야 된다. 치한과 술취해 재롱부리는것과는 종이한장 차이일 뿐이다. 원호는 다시 한번 긴장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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