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행복한 아내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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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내 2015 12 20 more
제2장 이 사
아내를 보는 타카하시씨의 눈이 조금은 지나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상냥하게 미소 짓는 얼굴로부터 음란하다거나 불쾌한 것 같은 느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실례지만 나이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네... 제가 이제 막 40에... 아내는 36세입니다.」
타카하시씨는 분명하게 아내 쪽을 보며 물었습니다만,
아내가 대답하는 것이 갑자기 신경 쓰여서 내가 바로 대답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타카하시씨는 무엇인가 아쉽다는 듯 나를 보며 회사의 일 등을 물어 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내 옆에 서 있는 아내를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괜찮으면 집을 둘러보고 결정해 주세요.」
그 소리로 저희들은 아무래도 타카하시씨의 조건에 합격한 것 같았고,
아내와 나의 선택만 남아 있었습니다.
타카하시씨는 선두에 서서 안으로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희들이 선택 받았다고 하는 것보다, 아내를 마음에 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약간 불편해 졌습니다.
그러나 집을 둘러보는 내내 외관뿐만이 아니라,
내부도 건축 된지 5년이 지났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멋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절하려고 생각하면 할수록 더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나는 야마타씨 부부와 같은 분에게 집을 양도하여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다다미나, 에... 또, 벽지 등도 새로 해 드릴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욕조나 화장실의 변좌도 새것으로 바꿔 드리겠습니다.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것을 싹 바꿔 드리지요~! 새 욕조에서 천천히 피로를 푸시는 즐거움은 덤으로 드리지요. 」
마치 내가 거절이라도 할 것을 미리 눈치 챈 것처럼 끊을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아주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양도를 받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것입니다.
「그... 이전에 살던 사람들은 왜······?」
나는 조건이 너무 좋아서 반대로 아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먼저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까 들으니까... 이렇게 좋은 집인데 5년 동안에 3가족이나 살다가 이사했다고 하는데... 어째서 그렇게 되었나요? 혹시 유령이라도 나오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일은······」
「핫핫핫~! 유령은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유령이 나온다면 나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부부는 이혼을 하고 헤어지게 되어 이사를 갔습니다. 다음은 신랑이 먼 곳으로 갑작스럽게 발령을 받아 전근을 하게 되는 바람에 떠났습니다. 에~ 그 다음은 자세한 이유까지 물어 볼 수는 없었는데 아마 대출금 상환이 어렵게 되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에······ 나는 우리 집 근처에 이상한 분이 이사 오는 것이 싫고, 그래서 이번에 이 소꿉친구에게 특별히 부탁해 좋은 이웃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한 것뿐입니다. 이 나이가 되면 작은 이익보다 좋은 이웃과 사이좋게 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니까요.」
타카하시씨가 듣기 좋은 목소리로 장황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일조도 좋고, 뜰에는 평소에 꿈이었던 화단도 있고, 잔디도 깔리고 있어 불만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아내가 수퍼에서 파트타임이긴 하지만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까?」
「당신 잠깐만! 그것은 제가 바라던 일이예요. 나는 항상 일하고 싶었으니까, 오히려 잘 된 일이죠. 당신도 미유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일을 해도 된다고 허락 했으니까!」
「아, 아! 두 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일단 조건에 써 놓았습니다만, 이 집을 가지고 강요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나로서는 사모님과 같은 분이 일을 해 주신다면 고마울 뿐입니다.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계약서를 만들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와 줄지 어떨지를 강요 하지 않겠습니다. 와 주셔도 일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그만두어도 좋습니다.」
*****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 미유키가 졸업한 다음 다음날, 저희들은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한 다음날 뜰에 나와 보자, 타카하시씨의 집과는 초등학생이라도 간단하게 뛰어 넘을 수 있을 정도의 나지막한 판자로 만들어진 울타리가 있을 뿐, 우리 집 뜰의 10배가 넘는 커다란 정원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역시 거기에도 잔디가 깔려 있고 잘 가꾸어진 화단과 나무들이 서로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직 쌀쌀한 날씨인데 타카하시씨가 마치 내가 나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우리 집 쪽을 향해 놓여진 고급스러운 정원용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야아~! 야마타씨. 사시는 기분은 어떻습니까? 아하, 이것 참 실례했습니다. 바로 어제 이사 오셨지요.」
「아닙니다. 하룻밤 잣지만 아주 조용하고 쾌적합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괜찮으시면 차 한잔 같이 하실까요?」
타카하시씨에게 차를 권유받아 근처의 의자에 앉았습니다.
잠시 후 화려하게 화장을 한, 나와 같은 나이 정도의 귀여운 얼굴을 한, 고상하고 기품있는 여성이 차를 가져왔습니다.
「사모님··· 이십니까?」
「아니예요, 저는······」
「유감스럽지만 아닙니다. 이렇게 젊고 예쁜 아내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아내는 벌써 10여 년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딸도 벌써 20년도 더 전에 멀리 시집을 갔고, 아들도 ‘슈퍼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속박되고 싶지 않다.’라며 미쓰비시 회사에 취직을 해 지금은 일의 관계로 외국에 나가 살고 있습니다. 슈퍼에서 물건 처리하는 일 이외는 아무 쓸모도 없는 노인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유미코라고 합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순간 ‘내연의 아내’라고 하는 단어들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찻잔을 내 앞에 내려놓고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가자, 내 속내를 간파했는지 타카하시씨가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이 나이에 그 같은 건강은 없습니다. 아내가 죽고 나서 바로 나는 남자로서 소용이 되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발기가 되질 않습니다. 지금 내 물건은 오직 소변 볼 때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아쉬울 따름입니다만 발기가 되질 않으니 방법 없습니다. 핫핫핫핫핫....」
어딘가 외롭고 공허한 타카하시씨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설마 아내에 대한 어떤 흑심이 있지 않을까 하고 내내 불안했던 마음이 일시에 가시고 갑자기 안심이 되었습니다.
*****
딸의 중학교 입학식 다음날부터 타카하시씨의 슈퍼에 나가는 아내는, 결혼 후 14년 가깝게 일을 하지 않아 피곤 할 텐데도 전혀 피로한 기색을 보이지도 않고 매일 매일이 굉장히 즐거운 듯합니다.
「그렇게 즐거운가?」
「예, 가깝기 때문에 걸어 다닐 수 있고, 모두 좋은 사람들만으로 사장도 상냥하고, 맡은 일도 어렵거나 힘들지 않아요.」
「맡은 일은 무엇인지?」
「상품 관리. 월말은 잔업을 해야 하는 일도 있는 것 같고, 상품 교체 시에는, 폐점 이후에 하기 때문에 밤늦게 까지 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지만, 연중무휴의 슈퍼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평상시는 판매를 하는 사람보다 편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만 쉬지만, 나는 2일에 1번씩 휴일로 정해 주셨기 때문에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지요. 사장이 “미사키씨는 솜씨도 좋고 이해도 빠르기 때문에, 좀 더 익숙해지면 정사원으로 해 주고, 상품 관리의 모든 것을 맡기고 싶다.”라고까지 칭찬해 주었으므로, 굉장히 보람이 있어요.」
「이런! 보람은 좋지만, 정사원이 되면 귀가가 늦어지겠지? 월말 등이 특별한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미유키가 중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6시까지 귀가라고 한 약속을 잊지 말아라.」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잠시 상념에 잠겨봅니다.
나에게 무슨 복이 있길래 이와 같은 좋은 집을 싸게 살 수가 있는 것인지 마치 꿈만 같았습니다. 지금까지보다 30분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만 참으면, 이곳이 출발지인 버스로 언제나 자리가 있어 회사까지 앉아서 갈 수가 있어 대 만족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아내가 이전보다 밝고 의욕이 넘치고 있어 이때만 해도 나는 이렇게 찾아온 행운에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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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의 말씀을 주신 멍멍이님, 슬픈영혼시님, 여우4620님, greysky님 감사합니다.
멍멍이님의 [영감탱이가 몬가 흉악한 일을 벌일 것 같은 예감이.......] 맞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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