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2부(25-2)
01.
한국생명과학연구소..
『응.. 하앙.. 거기.. 좀 더.. 깊게.. 』
타르타로스라는 은밀한 명칭이 붙은 한국생명과학연구소.. 그 최고책임자인 연구소장의 방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은 끈적하고도 관능적인 교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장실의 중앙에는 각 파트의 책임자가 모두 모여 앉을 수 있을만큼 넓은 쇼파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에 커다란 탁자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 탁자 위 그곳에서 한 쌍의 남녀가 알몸으로 서로의 몸을 겹치고 있는 것이었다.
『아응.. 아앙.. 조금 더 힘을.. 』
정애리.. 지희와 같은 고등학교 선배이자 학생회장이며 학생들사이에 엘리트 그룹이라고 일컬어지는 몇 명의 아이들의 모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바로 그녀였다. 공부도 거의 탑클래스에 남자들이나 다른 학생들을 마치 자신과의 레벨과 맞지않는다는듯이 내려다보던 그런 정애리였지만 지금 보여지는 모습은 항상 단정하게 묶여있던 머리가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나무에 달려있는 잘 익은 과실이 그 무게를 지탱하지못하고 바닥에 떨어질듯말듯한 모습과 같이 젖가슴은 금방이라도 탁자위로 떨어져내릴 것만 같이 출렁이고 있었다. 땀으로 흠뻑 젖어 아주 완만한 모양으로 살짝 아래를 향해 휘어있는 등에는 하얗고 가녀린 느낌의 등과는 대조적으로 어둡고 커다란 손이 등을 쥐어짜듯 잡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위압적이고 강압적인 말투와는 전혀 다른 아쉬움이 가득 찬 교성이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흐앙.. 아빠.. 아빠.. 조금만 더 깊게.. 더 세게.. 』
가끔 나이가 많은 연인이나 조건만남을 하는 여자들중에서는 파트너를 아빠라고 칭하는 여자들도 있었지만 탁자위에서 양 손과 무릎으로 엎드린 자세를 지탱하고 있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아빠는 그런 의미가 아닌 자신을 낳아준 아빠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등에 올려져있는 손의 주인공 그는 바로 이곳 연구소의 총책임자이자 지금 자신의 육봉을 박아대고있는 여자의 아버지인 정현식이었다. 연구소장이라는 직책과 조금씩 희끗희끗해져가는 머리카락이 알려주는 나이에 맞게 엄해보이면서도 근엄해보이는 중년의 얼굴을 한 현식은 사타구니에 자신의 딸의 엉덩이가 부드럽게 부딪치는 철썩거리는 부드러움과 나이가 들어 힘을 유지하기 버거운 자신의 육기둥을 놓치기 싫은듯 꼭 조여주는 애리의 비부에서 전해져오는 자극을 참지못하고 몸을 바르르 떨며 안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아..안돼.. 벌써.. 』
애리는 자신의 안에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절정이 아닌 아쉬움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현식이 나이가 있어 어린 애리의 욕정을 다 채워주기에는 힘이 너무 딸리는 것도 사실이나 애리의 욕구를 완전하게 해소시켜줄 사람은 세상에 오직 한 사람만이 존재했다. 수십년을 운동으로 단련한 그런 근육질의 운동선수가 와도 지금보다야 더 흥분하고 좋겠지만 그녀를 만족시켜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애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애리의 아쉬움을.. 더 갈구하는 바람을 이루기위해 애리는 자신의 애액과 범벅이 되어버린 정액을 탁자위로 한방울씩 떨어트리며 기어가듯 탁자에서 내려와 연구소장의 책상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그녀의 눈에 보이는 구두.. 애리는 시선을 들어 구두의 주인을 올려보았다.
조금 전까지 애리와 현식의 정사를 바라보고 있던 사람.. 바로 주정찬이었다. 하지만 정찬은 이미 그들의 정사가 끝났음에도 애초에 처음부터 그 정사에는 관심이 없는듯이 여전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완견이 주인의 관심을 끌기위해 아양을 부리듯 애리는 정찬의 구두를 핥아내며 정찬의 관심을 끌어보기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아응.. 주.. 주인님.. 제..제게.. 주인님의.. 』
퍼억-!!!
정찬의 구둣발이 애리의 얼굴을 거칠게 발로 차내었다. 애리는 순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벌벌 떨며 정찬을 바라보았다.
『주..주인님 자..잘못했어요.. 아..안그럴게요.. 』
『정현식!! 지금 당장 미국 연구소쪽에서 넘어온 자료들 전부 가져와!! 』
『네?? 네.. 』
『뭘 꾸물거리고 있어? 지금 당장이란 말 못들었어?!!! 』
불같이 화를 내는 정찬의 모습에 정현식은 황급히 옷을 주워입고는 도망나가듯이 방을 뛰쳐나갔다. 그와 함께 정찬은 거칠게 허리띠를 풀어내며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애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한쪽 발을 들고 그녀를 등쪽으로 거칠게 돌려버렸다. 한 쌍을 이루는 애리의 둔덕이 보이자 정찬은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리며 명령했다.
『벌려-!! 』
『네..네..주인님!! 』
조금 전까지 두려움에 벌벌 떨던 애리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나고 있었다. 정찬이 무엇을 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찬의 맘이 그새 변하기라도 할까봐 애리는 얼른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린후에 양 손으로 동그랗게 모여진 자신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활짝 벌려보였다. 애액과 정액이 뒤섞인 희끄무레한 액체들이 뻐끔거리는 핑크빛의 동굴안쪽으로 조금씩 보이고 있었지만 정찬은 그런것 따위 아무런 상관없다는듯이 자신의 육봉을 한껏 벌어진 애리의 음부를 향해 힘껏 밀어넣었다.
『하앙!! 주..주인님!! 가..감사합니다!! 아아.. 주인님밖에 없어요!! 』
애리는 환희에 찬 교성을 질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교성이 마음에 들지 않은듯 정찬은 애리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쥐고 상체가 들어올려질만큼 강한 힘으로 에리의 머리카락을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아흑..!! 』
목이 꺾여질듯 머리가 들어올려져버린 애리의 입에서 작은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낮은 비명소리는 정찬의 마음에 들었지만 비명소리를 내지르고 있는 것이 애리라는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흐음....."
비록 정찬이 지금 범하고 있는 것은 애리였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범해지고 있는 인물은 애리가 아닌 한윤아.. 바로 지희의 엄마였다. 정찬의 상황판단은 현명했다고 스스로 칭찬해줄만한 일이었다. 만약, 그 자리에서 변신한 프레이아와 싸웠다면 아마도 필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판단과는 달리 그의 자존심은 상당히 큰 상처를 받았다. 우선, 그의 능력이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았던 것.. 물론, 그녀가 변신할 수 있는 능력자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정찬 역시 그렇게 쉽게 그녀가 변신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여자에게는 반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해도 일단은 정찬의 능력이 통했기에 그 당시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반탄력이라는 것은 저항과는 다르다. 저항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떤 물질에 총을 발사했을때 그 총알이 뚫고나가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저항이 강하면 그 총알이 얕게 박힐것이고 저항이 작을수록 총알은 깊이 박혀들어갈 것이다. 즉, 저항이라는 것은 일단 총알이 박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반탄력이라는 것은 총알 자체가 아예 박히지 않고 튕겨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방어나 보호라는 목적은 같지만 전제자체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지금까지 정찬의 능력에 저항이 아닌 반탄력을 보여줬던 것은 단 두사람.. 지희와 유나뿐이었다.
그럼 어째서 지희와 유나 이 두사람은 저항이 아닌 반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은 또 다른 의문과 이어진다. 능력자는 생식기능을 잃는다. 즉, 남자쪽이든 여자쪽이든 한쪽이라도 능력자라면 그들 사이에서는 결코 아이가 잉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능력자인 지희를 딸로 두고 있는 유나가 변신을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희가 유나의 친딸이 아닌 가능성도 생각해보고 조사를 해보았지만 그런 흔적은 없다. 설령 그런 가능성이 있다해도 엄마를 많이 닮은 지희의 외모나 모녀에게서만 똑같이 느껴지는 반탄력은 설명할 수도 없고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고 넘어갈만한 문제도 아니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나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유나의 반탄력으로 볼때 만약 예전의 정찬이었다면 능력자체를 완전히 튕겨내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튕겨내었을 것이다. 예전에 정찬이 미나를 잡기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어 미나에게 능력을 사용했을 때에도 정찬은 미나의 반탄력으로인해 능력을 사용하지 못했다. 일반인 상태인 지희에게서도 반탄력을 느꼈지만 능력이 통했던 것은 지희의 반탄력보다 정찬의 능력이 더 우위에 있었기때문이라기보다 지희의 마음이 정찬이에게 향해있었기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그 당시 지희에게 애리나 지애에게처럼 옥상에서 뛰어내리라는 것과 같은 명령을 내리려했다면 능력을 튕겨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정찬의 몸은 거의 NH화가 되어가던 것을 미카엘이 강제로 막아버린 탓에 반각성과같은 형태로 NH화가 되어가던 영향력이 그대로 정찬의 몸에 남아 그의 기본적인 능력의 향상뿐아니라 신체적인 능력 역시 파워형의 능력자처럼 강해졌다. 그렇기에 유나의 반탄력을 뚫고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딸의 안전에 위협을 느낀 유나는 변신해버리고 말았다.
정찬이 프레이아에대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프레이아는 빛의 성질을 가진 능력자로서 능력자와의 전투에한해서는 어떤 능력자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능력자였다. 결과적으로 프레이아와 싸우게된다면 정찬이 이길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렇기에 정찬이 이 싸움에서 이기기위해서는 프레이아가 아닌 프레이아로 변신하기전인 한윤아라는 여자를 공략해야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한윤아에게 강제로 능력을 사용해서 프레이아로 변신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찬도 확실히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간단한 명령이라면 몰라도 위기나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그때처럼 또다시 프레이아로 변신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었다.
물론,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한윤아라는 여자가 프레이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일반인상태인 한윤아를 죽여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한다면 결론적으로 한윤아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한윤아로인해 이미 한번 금이 가버린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져내리게 만드는 것이 될 것이었다. 또한, 어째서 한윤아와 그의 딸인 지희에게만 반탄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지.. 그리고 어째서 능력자인 한윤아가 능력자인 지희를 딸로 둘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꼭 알아내야만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않기에 정찬은 머리속에 한윤아를 떠올리며 분하고 답답한 마음을 지금 애리에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일단은 프레이아라는 능력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모아야했다. 그래서 최소한 그녀가 프레이아가 되었을때를 대비할 대책은 가지고 있어야만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한 가지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오래전 미국정부의 주도하에 가장 많은 연구를 진행하던 연구소가 대폭발을 일으킨 이후 그 연구소에 관련된 자료들.. 그것들이 이곳이 타르타로스로 지정이 되면서 모두 이곳 연구소로 옮겨져왔었다. 그 자료들에서 그 연구소에서 프레이아에 대한 연구를 했었다는 것을 본 기억이 있었다. 프레이아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소실되었다고 봐도 좋은데다 이미 그 활동을 중지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넘어갔었지만 어쩌면 뭔가 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정현식에게 그것을 모두 모아오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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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뭐지? 』
정찬의 말에 현식은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쩔쩔매며 정찬에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저도 잘... 』
정찬이 집어들고 있는 물건은 이상하게 생긴 물체였다.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상자에 그 안에는 마치 사람의 뇌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동그란 구체가 들어있었고 그 구체와 상자에 복잡하게 회로들이 얽혀있는 모습이 마치 사람의 뇌를 어느 상자에 집어넣어놓고 그 뇌와 상자를 연결해 뇌를 작동시키는 그런 것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이게 뭔지 전혀 모르겠단 말이야? 』
『그게.. 중요연구원이 소유하고있던 장치에 들어있던거라 회수되긴했는데 여러가지 방법으로 회선을 연결해보고 시도해봐도 작동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지라.. 저희들로서는 이어지는 회로들을 봐서는 어떤 저장장치가 아닐까 하는 추측은 해보았지만 현존하는 모든 출력방법을 동원해도 출력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폭발로인한 고장이거나 아니면 저장장치가 아닐 가능성도... 그래서.. 』
『그만.. 』
정찬은 어떻게든 정찬이 화를 내는걸 모면하려고 애쓰는 현식의 말을 저지했다.
"저장장치라..."
마치 사람의 뇌를 연상시키는 이런 모양에 회로가 이어지는 것도 저장장치쪽에 가깝다고 한다면 어느정도 일리도 있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출력할 수 없다면 설사 이것이 저장장치라해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뭔가 중요한 것들이 들어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탁자위에 다시 내려놓는 순간 정찬은 인간의 뇌모양과 비슷한 모양이라는 것에 혹시..? 하는 생각이 들어왔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그 작은 장치를 향해 사용해봤다. 정찬의 몸에서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들이 기계에 이어진 회로들에 연결되어져갔다.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슬라이드 화면을 보는 것과 같은 영상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자신이 자신이 겪고 기억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정찬 스스로 한번도 경험한 사실이 없는 기억들이 머리속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건..??!"
순간 현식이 말한 저장장치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렇게 기억을 저장할 수도 있는 것인가..? 너무 빠르게 많은 것들이 지나가버렸기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의 기억이었다. 그 기억 그 연구소에 있던 연구원중의 한 명의 기억임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그 기억들중에 분명 정찬이 얼마전에 봤던 프레이아라는 능력자의 모습이 있던것도 보았다.
이 자료를 가져오라고 명령했을때만해도 그리 큰 기대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생각보다 훨씬 큰 수확이었다. 기술적으로 아직 출력방법을 찿을 수 없는듯한 모양이었지만 뇌의 구조와 비슷한 구조에 정찬의 능력이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대신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 장치에 저장된 기억은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정찬을 흥분시키고 있는 것은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록 기계장치에 불과하지만 이 장치에서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서도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 거기에 정찬의 능력을 잘 컨트롤한다면 읽어낸 기억을 마치 지금 일어나는 현실처럼 그 사람에게 다시 부각시킬수도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정찬의 능력에는 확실히 단점이 존재했다. 일단 능력사용을 위해서는 접촉이 필요했고 그렇게 접촉해서 능력을 사용했다고해도 시야에서 벗어나거나 어느정도이상 거리가 멀어져버리면 지배능력을 상실해버리고 만다. 정찬이라는 녀석과 거래할때 지희의 몸에 있던 그 녀석이 거의 각성상태로 돌아가던 정찬을 저지한 덕분에 능력자들과 전혀다른 NH화가 되어가다 말은 반각성과 같은 형태가 되어버렸기에 기본적인 능력향상은 물론이거니와 파워형과도 같은 신체적인 능력향상도 있었으니 접촉을 해야하는 부분은 이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지배능력을 상실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단점을 정찬이라는 아이는 세뇌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극복해냈었다. 세뇌라는 것이 비록 완벽한 것도 아니고 시간도 적지않게 오래 걸리는 부분이었지만 정찬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보다 완벽하게 만들 수 있었다. 거기에 타인의 기억을 읽어내고 현실처럼 부각시킬 수 있다면 일은 훨씬 더 간단하고 쉬워질 것이다. 그 후.. 정찬은 앨런이 남긴 저장장치에서 프레이아에 대한 모든 것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상대의 기억을 읽어내고 응용하는 트레이닝도 함께 했다. 비록 기억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지만 한번 읽고나면 기억조차도 자신이 원하는대로 상대에게 떠오르게 할 수도 있고 능력을 강하게 확대하면 마치 그것을 현실처럼 느끼도록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쉽게도 장치에 저장된 내용은 앨런이라는 과학자의 일기처럼 프레이아와 앨런에 대한 사적인 기록이 상당히 많아서 프레이아의 능력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는 없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지희라는 아이의 출생에 관한 부분부터 여성 능력자를 NH화 할 수있는 가능성과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 한번은 성공한 적이 있는 방법.. 그리고 프레이아가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정보와 그를 대하는 프레이아의 성격... 이것으로 정찬이 할 수 있는 일이 떠올랐다.
정찬의 머리속에서 유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풍성한 가슴.. 그리고 그 때 가슴을 움켜쥐었을 때 느껴졌던 그 촉감과 흥분감.. 떠오르는 모습 그대로 치마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고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머리속에서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겨나가면서 정찬은 음산하게 읊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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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윤아라고 했던가? 기다려라.. 그 날일은 몇 배로 되갚아 줄테니까.. 』
02.
띵동~!!
벨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유나가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저번과 달리 정찬을 기억한 유나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정찬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몇 번을 찿아와도.. 』
『아니요 그 때 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서요 』
『괜찮아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게.. 』
『그럼 잠깐 들어올래요? 』
유나는 말하고 싶은게 있다는 정찬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문을 열고 정찬을 안으로 맞아들였다. 지난 번에 왔을 때와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한가지 달라진게 있다면 유나의 옷차림.. 전에는 집에서 입는 편한 옷을 입고있었던 반면에 지금은 새하얀색의 블라우스에 검은색의 정장슈트에 골반에서부터 무릎바로위까지 하체의 라인을 따라 살짝 좁아지면서 내려오는 슈트와 같은 색의 검은색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스커트가 다리에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앞에서 걷고있는 유나의 뒷모습은 탄력있는 엉덩이가 팽팽하게 치마에 밀착되어있었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스커트덕분에 한 발씩 앞으로 내디딜때마다 치마에 감춰진 다리의 각선미가 치마위로 드러나고 있었다. 워낙 좋은 몸매덕분에 살아나는 옷맵시가 유나의 하체를 더욱 섹시하게 드러내보이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일때문에 약속이 있어서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거든? 』
유나는 부엌으로 가 찻잔을 꺼내고 정찬에게 내어줄 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여러종류의 찻잔과 다기들과 저번에 방문했을때 정찬에게 내준 차를 내어줄때를 생각해보면 커피같은 쪽보다는 차를 훨신 좋아하는 것 같았다.
『여기.. 이거 전에 왔을때 차를 좋아하시는거 같아서 가져와 봤어요 』
『어머.. 』
정찬은 가져온 차를 유나에게 내밀었다. 뜻밖의 선물에 놀라며 조금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정찬의 생각대로 차를 좋아해서인지 유나는 기쁜 모습을 미처 다 숨기지는 못하고 정찬이 준 작은 병안에 들어있는 찻잎의 향을 맡으며 물었다.
『처음보는 차 같은데? 뭔지 물어봐도 되니? 』
『카바카바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차에요 』
『카바카바..? 』
『네.. 서양은 차문화가 동양처럼 발달하지 않았지만 동양쪽에서 볼 수 없는 꽤 괜찮은 차들도 있거든요 』
『그래? 덕분에 좋은걸 알았네? 그럼 오늘은 이걸로 해볼까? 잠시만 앉아있을래? 』
유나는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꽤나 많이 해본 솜씨로 물을 데우고 찻잎을 정리하며 준비를 하는동안 정찬은 거실의 쇼파에 앉았다. 카바카바라는 차는 실제로 만들어지거나 유통되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그 식물에서 성분을 추출해낸 것은 맞았다. 긴장을 풀어주고 성기를 부드럽게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서 적은 양을 마셔도 쉽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성분인데다 약간의 최음성분도 첨가했으니 향기 역시 최면에 효과가 좋은 베르가모트 꽃향기를 첨가해서 차와같이 마실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일 뿐이었다.
『음.. 향기가 좋은데? 』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향기가 좋다기보다 최면에 이용하는 성분들이 대체로 나른한 졸음을 유발하고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효과가 있으니 향기자체보다 좋은 느낌이 좋은 향기가 나는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있을 것이었다.
『깊은 맛은 덜한거 같지만 마음은 편해지는거 같아 』
『마음에 드셔서 다행이네요 』
정찬은 몸에서 붉은 실을 뿜어내어 유나에게 가볍게 연결했다. 지난번처럼 몸을 강제할만큼 강하게 연결해버리면 뭔가 이상하다는 눈치를 챌 수도 있고 반발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최면은 처음이 중요하다. 정찬의 능력에 반발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들킬 염려가 없으니 강하게 능력을 써가며 정찬이 유도하는대로 몸을 움직이게하면 되겠지만 이 여자의 경우에는 그것이 자칫 의심을 살 수도 있고 그렇게 의심을 사게되면 어려워진다. 더구나 유나 스스로 그 이유까지는 잘 모르고 있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변신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두번째로 찿아온 지금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정찬에 대한 경계로 이어질 수도 있을것이었다. 찻잔을 내려놓고 정찬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정찬은 그녀가 용건을 물어보려고 하고 있음을 느꼈다. 정찬은 재빨리 선수를 쳐 질문했다.
『그런데 약속이 있으시다구요? 』
『어? 응.. 일때문에 작업한 것도 전해드리고 전에 작업에대해서 해야할 이야기들도 좀 있고.. 』
『좋은 분인가봐요? 』
『응..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친절하시고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
『아마도 너무 예쁘셔서 그런걸거에요 』
『어머.. 아니야.. 』
유나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귀엽게도 수줍어하며 조금은 기분 좋은듯이 말하고 있었다. 혼자인 유나가 지희를 키우기위해서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 미국에서 기자생활을 했었기에 한국에와서 할 수 있을만한 일은 꽤 있었지만 지희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찿기는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번역이라는 일을 맡아서 할 수 있게 되었고 인맥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국에서 그 일을 할 수있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오늘 만날 사람이었다. 지희때문에 거의 집에서 작업을 하고 지희를 돌보고 외출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만나는 사람도 상당히 한정되어 있었다. 지희가 어느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시간이 났지만 오랜시간동안 그렇게 생활을 해온 터라 외출을 거의 하지않는 편이었기에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런 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유나에게 정찬의 말은 오랜만에 지희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여자로서의 감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계획은 생각대로 진행이 되어가고 있었다. 유나가 좋아하는 종류의 선물을 받은 것과 정찬의 차가 주는 최면효과 그리고 정찬이 유나의 의지에 반발하지않고 지금의 좋은 기분을 조금씩 더 자극시켜주는 그런 능력이 합해져서 원래대로라면 물어도 벌써 용건을 물어봤어야할 유나였지만 지금은 정찬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그런 것도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유나가 용건을 물어도 대답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용건을 말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최면가능상태로 잘 접어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정찬은 지금과 같은 상태가 유지되도록 주의해서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앨런이 저장해둔 기억저장장치.. 그것은 앨런의 기억을 고스란히 저장해두고 있었으므로 프레이아 즉, 유나에 대한 부분들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유나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들로 정찬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유나를 상대하고 있었다.
정찬은 유나의 시선이 미칠만한 곳에서 같은 손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메트로놈이나 시계추같은 것들이 있으면 조금 더 좋았겠지만 그런걸 꺼내놓는다면 금방 이상함을 눈치챌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역활을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같은 손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 왔을때도 느낀 것이지만 유나는 앉아있을때 등을 쭉 편자세로 곧은 자세로 앉아 다소곳이 차를 마시거나 차를 마실때가 아니면 두 손을 가지런히 허벅지에 모아놓는 자세로 앉아있었다. 그런 유나의 자세가 차의 성분과 향기와 정찬이 리드하는 말들에 나른해지며 조금씩 흐트러지면서 쇼파에 기대는 자세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찬은 여전히 말이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가면서도 유나의 눈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살짝 풀린듯한 눈빛이 정찬이 아닌 일정하게 반복되는 정찬의 손에서 눈을떼지 못하고 고정되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어떤 경우에도 톤의 높낮이 없이 일정한 톤을 유지하고있던 정찬의 목소리가 조금씩 낮아져가고 있었다.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하시나보네요.. 』
『아.. 이러면 안..되는데.. 』
『괜찮아요 조금 편안한해져도 괜찮으니 그 편안함에 몸을 맡겨봐요.. 』
『고마워.. 지금도 편안해... 아.. 그..그런데.. 』
『그래서 유나씨도 그 분을 좋아하시나요? 』
『응.. 하지만 이성으로서는 아니야.. 나는.. 』
어느새 정찬은 지희엄마가 아닌 유나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음에도 유나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못하고 조금씩 나른하고 졸려운 기운에 빠져들고 있었다. 정찬의 질문에 유나는 흐린 눈을 하면서도 누군가 생각이 나는지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혀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군요... 』
『응.. 내가.. 사랑하는 사람.. 』
『그럼 눈을 감고 그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
정찬의 말에 유나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이미 차의 성분과 향기가 계속해서 몸속으로 스며들어간 유나인데다 이미 충분한 조사를 마쳐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를 이끌어나가며 충분한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정찬의 말에 이끌리듯 유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뭐가 보이시나요? 』
『아.. 앨런.. 앨런이 일을 하고 있어.. 슬픈 모습.. 외로운 모습.. 옆에 있어주고 싶어.. 손..잡아주고 싶어.. 』
정찬은 천천히 일어나 켜져있는 조명을 모두 끄고 커텐을 닫아 집안을 어둡게 만든 다음 아주 천천히 유나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 부드럽게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쓰다듬어주듯이 그 손등을 쓸어주었다. 손등을 쓸어주며 정찬이 다시 천천히 톤의 높낮이가 없는 하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앨런의 외로움을 달래주러 가볼까요..? 』
『자.. 그럼 이제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앨런이.. 가..가슴... 』
유나는 부끄러운듯이 얼굴이 발갛게 물들면서 더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슴을 보여주거나 만져주거나.. 그런 상황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해도 부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최면상태로 들어가는 과정임에도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것에대한 거부감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괜찮아요 사랑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렇죠? 사랑하는 사람이 무엇을 해주고 있나요? 』
『가슴..을 만져주고.. 있어.. 』
정찬은 여전히 유나의 손등을 쓰다듬어주면서 한 손으로는 자켓을 살짝 옆으로 밀어내고는 블라우스위로 유나의 가슴을 살며시 움켜쥐었다. 그러자 유나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음.. 』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요.. 그렇죠? 』
『응.. 좋아..앨런.. 좋아.. 』
『조금 더 기분 좋아져도 괜찮아요.. 』
『으응.. 』
정찬은 손등을 쓰다듬어주던 손을 천천히 팔을 타고 이동해 다른 젖가슴 마저도 살며시 움켜쥐며 아주 은근한 속도로 크게 원을 그리듯 젖가슴을 주물러가기 시작했다. 유나의 몸은 이제 완전히 쇼파에 등을 기댄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뒤쪽에서 유나의 가슴을 주물러대던 정찬의 얼굴에 눈을 감고 가슴에서 느껴지는 흥분감에 입맛을 다시듯 메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고 아랫입을 잘근깨무는 유나의 얼굴이 바로 아래에서 보여지자 그 야릇한 모습과 손에서 느껴져오는 부드러운 감촉에 아랫도리가 서서히 팽창하는게 느껴졌다.
인간이 느끼는 욕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이는 유나의 그런 얼굴은 섹시함을 넘어 뇌쇄적이기까지 했다. 유나의 얼굴을 보면 그대로보면 아름다운 얼굴이기는 하나 단번에 섹시하다는 느낌이 드는 얼굴은 아니었다. 오히려 온화하지만 반듯하고 품행이 단정한 그런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그런데 지금 보이는 유나의 얼굴.. 그 뇌쇄적인 얼굴에 정찬은 자신도 모르게 키스를 해버리고 말았다. 순간,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지만 다행히 유나는 앨런과 키스하듯 정찬의 키스를 반갑게 맞아들이며 서로의 혀를 얽혀내갔다.
아직 기억을 읽어낼 수는 없었다. 기억을 읽어내기에는 집중할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같이 최면을 유지하며 기억을 읽어내는 것은 어렵다. 물론, 수면제나 마취등의 방법도 있지만 깨어났을 때 이상한 느낌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능력을 생각해보면 자칫하면 최대의 적이 될 수도 있고 그녀가 경계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뾰족한 방법이 없는만큼 가능성이 적은 위험부담이라고 무시하며 강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능력을 사용을 하지않고 순수한 최면을통해 세뇌를 진행해야만 하는데 능력을 사용할 수도.. 기억을 읽어내 활용할 수도 없는 순수한 최면만으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시간은 좀 오래 걸리겠지만 충분히 깊은 최면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정도까지 정신적인 방어벽을 무너트려놓으면 그때부터는 직접적으로 능력을 사용할 수도 기억을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까지만 도달할 수 있다면 정찬이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조금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었다. 정찬은 슬슬 다음 단계로 진행해나갔다.
『어떤가요? 앨런도 좋아하고 있나요? 』
『자..잘 모르겠어... 』
유나는 사랑을 고백한 소녀가 긍정인지 부정인지 확실치 못한 남자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과도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신없는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순정적인 고뇌의 표정을 지어보이는 유나의 소녀적인 감성에 정찬은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그 예쁜 가슴을 보여주면 분명 앨런도 기뻐할거에요 』
정찬의 말에 힘을 빼고 허벅지위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유나의 손가락이 주저하듯이 꼬물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유나의 손은 천천히 들어올려지며 블라우스의 첫번째 단추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은 유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유나가 최면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유나에게 걸어놓은 정찬의 능력이었다. 유나의 의지에 반발하는 방향으로 능력을 쓰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위험한 방법이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며 망설이는듯한 유나의 모습에 정찬이 살짝 능력을 가한다면 그건 의지의 반발이 아닌 자신의 망설임속에 자신 스스로가 그런 선택을 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을위해 미리 써먹지도 않을 능력을 사용해놓은 것이었다.
유나의 블라우스 단추가 하나하나씩 풀려나가기 시작하자 정찬은 천천히 그녀의 어깨에서 자켓을 미끄러트리듯 뒤쪽으로 벗겨내렸다. 블라우스의 중앙이 좌우로 나뉘어지고 어깨에 걸려있던 부분이 어깨를 벗어나자 하얀색의 블라우스는 유나의 등뒤쪽으로 스르르 흘러내렸다. 자켓과 함께 블라우스를 벗어낸 유나의 손이 등뒤로 돌아가 짙은 보라색의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고는 어깨끈을 흘려내린 유나가 브라를 감싸안고있듯 자신의 가슴에서 손을 쉽게 떼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앨런을 기쁘게 해주고 싶죠..? 』
정찬의 말에 유나는 가슴을 가리며 망설이고 있던 손을 천천히 브라와 함께 조금씩 아래로 내렸다. 유나의 가슴이 드디어 그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이가 있지만 능력자라는 것이 원래의 육체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탄탄함을 자랑하는 복부와 과거의 절대강자였던 히로인답게 쳐지지 않고 똑바로 그 원형의 탄력을 유지하고 있는 당당함이 느껴지는 가슴이었다. 그 당당함이 정찬 자신의 하체까지 당당해지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을 느끼며 정찬의 손이 천천히 유나의 가슴을 향해 뻗어나가고 있었다. 계획대로 잘 이끌어나가던 정찬에게 당혹감을 안겨준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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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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