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6_44편
" 드워프를 학살한 것은 이놈들인가보군. "/슈발츠
" 흐... 흥! 물러서라, 쇠붙이! "/비코니아
터엉!!...웅웅웅웅....
비코니아가 신성한 힘을 두른 아다만틴 플레일로 가까이 다가오는 고렘을 내리치자, 귀가 멍해 질 정도로 엄청난 울림이 터져나왔다.
" 아욱!... "/비코니아
" 음!... "/슈발츠
귀를 붙잡고 잠깐 괴로워하는 비코니아. 슈발츠는 골렘이 그녀를 향해 막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비코니아의 전력이 실린 일격을 맞았지만, 그 골렘의 표면엔 생채기 하나 없었다. 골렘들은 대부분의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그것이 신성한 힘이든, 위브로부터 오는 힘이든 간에. 비코니아와는 극성인 것이다. 그리고 아다만틴 재질인 플레일로 내리쳤는데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 골렘들이 단순히 미스를 덩어리를 빚어 만든 [조잡한]경지의 고렘이 아니라, 그보다 더 특별한 마법적인 보호가 걸린 마법적인 창조물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슈발츠의 검은 마법이 걸려있는 연금술적인 은 재질이다. 시험삼아 찔러 보았지만 불꽃을 튀기고 쇠 울리는 소리가 나며 빗나갔을 뿐이다.
" 비코니아, 도망치자. "/슈발츠
" 으음, 마음에 들지 않지만, 좋다. "/비코니아
그 와중에도 투쟁심을 드러내는 비코니아였지만, 두들겼는데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것을 본 직후다. 비코니아를 앞서 보내고 골렘들 앞에서 잠깐 날렵함을 과시한 후(무기를 피하면서), 슈발츠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 이야, 저것들 빠르군. "
보통 골렘이라면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달리기 솜씨만 가지면 그리 어렵지 않게 도망칠 수 있다. 그런데 슈발츠가 막 [따돌린] 놈들의 달리기 속도는 슈발츠에 못지 않았다. 아니 그대로 달리다간 얼마 못가 따라잡힐 정도의 기세였다. 그제사 슈발츠는 왜 드워프들이 전멸한 것인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이놈들은 드워프들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다리가 짧은(그래서 그들은 슬프지)드워프들로써는 도저히 도망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 비코니아, 지진이다! "
앞장서서 달리던 비코니아가 주저 없이 팔을 휘두르며 에일리의 기도문을 영창했다. 슈발츠의 바로 뒤로부터 파멸적인 충격과 진동이 동굴 통로를 덮쳤고, 부서진 벽돌과 토사가 통로를 가로막았다. 한순간 쉽게 처리한다 싶었지만, 미스릴 대가리가 부서진 벽돌과 토사를 헤치고 나타났다.
" 맙소사. "
슈발츠는 막 찔러들어오는 도끼를 맞받은 후 뒤로 굴러 위혐범위를 벗어났다. 그리고 그것을 안절부절 보고 있던 비코니아에게 외쳤다.
" 달려! "
다시 날아오는 도끼를 맞받은 후, 슈발츠는 비코니아 뒤를 따라 오래된 유적 통로에서 탈출해 다시 광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눈에 마침 갱도를 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에 박힌 도끼가 눈에 들어왔다.
" 지상으로, 어서! "/슈발츠
" 안됀다, 같이 도망쳐야지! "/비코니아
" 이놈들을 처리할 방법이 있어. 그런데 니가 옆에 있으면 방해야! "/슈발츠
슈발츠는 비코니아를 재촉했다. 바로 뒤에서 다시 도끼가 휘둘러지는것을 허리를 숙여 피해낸 후, 슈발츠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외쳤다.
" 벨드린... "/비코니아
" 아무튼 가라니까, 주인으로써의 명령이다! "/슈발츠
비코니아는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 그리고 다음부터는 나를 [슈발츠]라고 불러, 그게 원래 내 이름이다. 그리고 실제론 이거보다 훨씬 더 잘생겼지. "/슈발츠
" ? "/비코니아
" 생각할 시간 있으면 달리라고, 이놈들 발을 묶은 다음에는 나도 쫒아갈테니! "/슈발츠
그리고 슈발츠는 미스릴 고렘들과 드잡이질을 시작했다. 비코니아는 지상으로 통하는 수갱의 사다리를 타면서 다시 한번 슈발츠쪽을 돌아보았다.
" 정말이지, 정말 따라오는거지? "/비코니아
" 아놔, 속고만 살았냐!? 그보다 말 대답 하면서 날 죽일 셈이야!? "/비코니아
" 아니, 올라가겟다, 얼른 쫒아와야해? "/비코니아
" 내가 거짓말 하는거 봣냐? "/슈발츠
물론 거짓말이다.
비코니아가 마지못해 사다리를 타는 것 까지 지켜본 직후, 슈발츠는 비코니아가 나간 통로를 지키며 버텼다. 그리고 곧 중과부적이라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섯구의 미스릴 고렘은 벨드린의 몸으로 감당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 큭!... 이럴때 원래 몸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
미스릴 도끼날이 슈발츠의 옆구리를 스치면서 피가 배어 나왔다. 동시에 등에 강렬한 일격을 얻어 맞고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창을 든 고렘이 미스릴로 된 창대를 휘둘러 친 것이다. 그 다음 찌르기는 바닥을 굴러서 간신히 피했다. 고렘들의 공격을 열심히 피하며, 그는 도끼가 박혀 있는 기둥을 등지고 섰다.
고렘들은 슈발츠를 최우선 타겟으로 삼으려는듯 그를 중심으로 포위대형을 취해 왔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노리는 바였다.
" 어서 오너라, 이 쇳덩이들아. "
갖가지 무기가 슈발츠를 향해 날아왔다. 슈발츠는 도망치는 방향에 있는 검을 제외한 모든 무기를 피하고, 검은 자신의 검으로 맞받으며 몸을 비틀어서 공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흟려낸 검 끝이 허벅지를 깊숙히 스치며 그를 주저앉혔다.
퍼버버벅!...
도끼, 양손 도끼, 양손 검, 창이 일제히 기둥에 박히며 나무로 된 기둥의 중간을 초토화시켰다. 튀어오르는 나무 조각이 슈발츠의 얼굴에까지 튀었다.
드드드드....득... 콰자작!...
기둥이 부서졋다. 고렘들은 그에 상관하지 않고 무기를 빼내어 슈발츠에게 휘두르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고렘들의 머리 위로 덮치기 시작했다.
흙아래 묻는 것은 소용이 없겠지만, 수백톤의 돌더미 아래 묻어버리면 지놈들이 별 수 있겠냐. 슈발츠는 허벅지에 박힌 미스릴 칼을 붙잡은 채로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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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무는 성공한거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죽어]버렸으니 실패한건지도 모르겠군. "
솔라 앞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채로 슈발츠는 마지막까지 미스릴 골렘을 상대로 싸웠던 것을 떠올리고 씨익 웃었다.
" 하지만 미인 하나를 살리고 그런 비싼 놈들을 여섯이나 장사지냈다면, 이득이지. 그러고보니 마지막 질문이 남았군. "
슈발츠의 시선이 솔라 쪽을 향했다. 은과 금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닥뜨렸다.
" 마지막 질문도 힌트가 없나? "
솔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 대신, 문제를 직접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무엇이 누군가의 본성을 바꾸는가?]입니다. "/솔라
" 친절하군. "/슈발츠
무엇이 누군가의 본질을 바꾸는가... 슈발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누군가의 본질이라면, [본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걸 바꿀수 있나?... "/슈발츠
" 드물지만요. "/솔라
" 이를테면 악마를 천사처럼?... 그러고보니 (내 노예 중의 하나인)알루데시아는 서큐버스였다가 수니의 팔라딘이 되었었지. "
그리고 지금은 슈발츠의 애완동물이다. 그것은 훌륭한 본성의 [변화]의 사례였다.
처음 알루데시아가 수니의 팔라딘이 된 계기는 한 천사를 사랑하면서였다고 들었다. 그녀의 연애담은 꽤 유명해서, 노스 인근에서는 몆몆 바드들이 노래를 만들어 부를 정도였다. 그런데 천사는 죽었고, 미쳐서는 다시 타락해버렸다. 그대로 두면 위험하고 불쌍하기도 했기 때문에(그리고 뭣보다 그녀가 아름다웠기 때문에), 슈발츠는 그녀를 부숴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서 자신의 애완동물로 삼았다.
그 변화에 공통점이 있나?...
그러고보면 알루데시아의 변화 중에서 자율적인 변화는 처음 서큐버스에서 팔라딘이 되었을 때 뿐이다. 중간에 타락하거나 부숴지거나 한건 외부의 강제에 의해서였다. 그럼 그렇게 바뀐건 고려할수 없는건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아니 그보다 [시험]이라면 슈발츠가 지금까지 벨드린으로 겪은 일들 안에서 사례를 찾아 봐야 할것이다.
살게라스는 이기적인 호색한이었다. 하지만 죽을 때가 되었을 때, 그는 죽을 장소를 자신이 정했다. 그것도 료나를 위해, 일행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스스로 죽음을 자청했다.
비코니아는 원래 롤스의 여사제에 어울리는 전형적인 [마님]이었지만, 다른 롤스의 여사제들과 달리 그 근본까지 썩지는 않았다. 갓난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거부하면서 그녀의 변화는 시작되었고, 지상으로 탈출하고, [고라이언의 양자]라는 영웅과 만나 그를 보면서 감화를 받아 새 삶을 시작했다. 사랑보다 자존심을 세우려던 것도 포기하고 노예가 되어도 좋다라고 말하던 그녀는 이미 예전의 그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일 것이다.
슈발츠도, 아마 예전 같았으면 비코니아에게 서슴없이 다시 한번 지진을 일으키라고 했겠지만, 그러면 그녀도 같이 죽을 확률이 높다. 장래의 노예일 그녀를 살려 보내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뒤에 남아 그 귀찮은 일(미스릴 골렘 떼와 치고 받는)을 한 것이다. 칼라드네이가 죽은 후로 노예들이 죽는 일을 더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노예들을 과보호한다.
변화의 원인은 사랑인가?
하지만 슈발츠는 자신의 노예를 위해 조금 위험을 겪고 수고를 해도, 그들을 위해 헌신하지는 않는다. 봉사를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다. 이번에도 벨드린이 죽는다 해도 자신은 죽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기에 기꺼이 죽은 것이다(그리고 애시당초 본신의 그와 마짱을 뜬다면, 6기가 아니라 600기라도 미스릴 파편이 되는 것은 고렘들 쪽이다).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뭣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제외하고 나면, 변화의 원인으로 남는건 하나 뿐이다.
" 누군가를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사랑도 쾌락도 미움도 아니다. 그것은 [후회]다.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회, 그랬으면 지금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 말이다. "
솔라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 시험은 끝났습니다. "/솔라
" 나는 통과한 것인가? "/슈발츠
" ...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군요. "/솔라
" 음, 시험 결과가 영 좋지 않은 모양이군. "/슈발츠
솔라는 고개를 저었다.
"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런 시험을 거쳐 가신 분이 세분이 있습니다만, [유일하신 분]께서 만족하신 것은 처음입니다. "/솔라
" 그럼 뭔가 좋은게 있는 건가? "/슈발츠
" 물론입니다. 그 [선물]은 슈발츠님께서 검은 태양과 맞선 최후의 시점에 빛을 발하게 될것이라 하십니다. "/솔라
슈발츠는 잠깐 전신에 온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면 일마터도 비슷한 예언을 남겼을 때가 있었다. 그 예언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슈발츠는 없었을 것이다. 일마터도 아니고 다름아닌 [절대적인 그분]이 주는 이득이라니 공수표는 아니겠지. 슈발츠는 책상다리를 하고 있던 것을 풀고 일어섰다.
" 그럼 이제 내 노예들에게 되돌아갈 때가 된 것 같은데. "/슈발츠
" 이곳입니다. "/솔라
솔라가 손을 한번 휘두르자, 허공에 투명한 거울 같은 것이 생겼다. 차원문이다. 황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그 너머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슈발츠는 그 안으로 주저 없이 발을 옮겼다.
고오오오오...
눈을 떠 보자, 슈발츠는 추락하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샤르와 싸우고 난 후 기절했던 그 돌덩이 위에 누워 있었는데, 그 돌덩이가 굉장한 기세로 어디론가 떨어지고 있었다.
" 아이고... "
일어서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는데 전신이 쑤셔 왔다.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다. 신성한 영기의 충돌과 폭발로 입은 타격 때문에 온몸에 성한 부분이 없었다.
우우웅...
실버 소드를 꺼내서 짚고 일어서려는데 은색의 빛으로 이뤄진 [칼]이 나타났다. [절대적인 그분]에게서 받은 능력이다. 시험삼아 정신을 집중해서 그 색을 검게 바꾸어 보았다. 솔라의 말대로였다.
진천과 용수는 흔적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 칼들에게 먹혔던 샤르의 시체(하반신)도 보이지 않았다. 여신이 그 정도로 죽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당분간은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슈발츠는 검은 칼을 짚고 서서 [떨어지고 있는] 돌바닥의 가장자리로 가 보았다.
환하고 파란 구체가 보였다. 아니 황토색과 파란색이 뒤섞인 구체였다. 굉장한 거리에 있었지만, 지금 슈발츠가 짚고 선 바닥이 그것을 향해 [떨어지고]있는 것이 확실했다.
" 저 모양은 낮이 좀 익은데... "
구체의 한쪽, 낙하하고 있는 드웨머 하트의 조각의 진로에 있는 [무늬]는 슈발츠의 기억 속에 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려고 애쓴 끝에, 슈발츠는 그것이 사피아와 젤로나가 합작해서 만든 칼라디나의 집무실 벽에 걸린 거대한 [내해 지도]와 거의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국가별로 색색의 돌조각을 박아서 만들었던 것이다.
" 설마, 그럼 저것이 페이룬인가?... "
슈발츠가 [아는] 세계는 그 구체의 작은 구석일 뿐이었다. 나머지 거대하고 광활한 바다와, 그 너머 미지의 대륙은 잠깐 동안이지만 그를 우물안 개구리라고 느끼도록 만들었다.
" 내가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한 곳이 저렇게도 작구나... 그리고 그 세계 전부도... 여기서 보니 무척 작아 보이는군. 과연, 신들은 이런 것을 보는가?... "
슈발츠는 쓰게 웃었다.
점차 시야에 들어오는 [구체]가 거대해져 가는 것에 비례해서, 슈발츠의 피부에 닿는 열기도 심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보통 인간이라면 지금쯤 삶은 물고기 신세가 되었을 정도의 열기가 뿜어지고 있었다. 충격파는 말할것도 없었다. 위브의 요동 때문에 주화도 주문도 쓸 수도 없었다. 슈발츠는 마법의 도움 없이 충격에 대비해야 했다. 슈발츠는 떨어지는 방향의 반대편에 있는 판석 위에 엎드렸다. 열기와 충격파에서 떨어져서 조금이라도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뭔가 쓸모있는 것이 없을 까 하고 잡낭을 뒤졌을 때, 슈발츠는 [젤로나의 만능 딜도]를 발견했다.
" 이제 왜 여기있는거지? "
쥐어 보니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일리시움으로 된 만능 딜도는 그 재질 자체가 무른 금속인 탓에 자유롭게 변형 가능했다. 혹시 하는 마음에 길쭉하게 늘인 후 끝을 버섯 머리처럼 만들자, 훌륭한 임시 낙하산 형태가 되었다. 하지만 슈발츠의 기대도 잠시, 바람을 받자 마자 그 [버섯 머리]는 훌렁 뒤집어져 버렸다.
" 아아...역시 쓸모없군. "
잠시 쓸데없는 기대를 했던 것을 후회하는 사이, 이제 잡낭을 뒤질 여유도 없을 정도로 열기와 진동이 심해졌다.
" 젠장. "
불평하면서도 슈발츠는 바닥에서 판석 하나를 떼어 들었다. 그 왼만한 타워실드보다 큰 정방형의 반투명한 돌덩어리는, 재질이 무언지 알 수 없었지만 드웨머 하트의 폭발과 슈발츠와 샤르의 충돌의 여파에서도 생채기 하나 없었다. 충분히 쓸만한[방패]가 될 것이다.
차앗!
후드득!... 콰앙!...
슈발츠가 돌덩어리에서 뛰어 올라 판석 뒤로 몸을 숨기자 마자, 충격파에 충돌해 가랑잎처럼 튕겨 날아갔다. 그가 누워있던 드웨머 하트의 조각이 순식간에 까마득히 멀어져 가는 것이 보였다. 피부가 불타는 듯한 느낌과 뺨을 스치는 칼날같은 충격파의 진동을 느끼며, 슈발츠는 판석에 양각된 룬 문자를 붙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이제 [착지]가 머지 않았다. 거대한 돌조각들이 불덩이로 변하며 쪼개지는 것을 보며, 슈발츠는 [방패]위에서 최대한 몸을 둥글게 말고 충격을 대비했다.
콰앙!!!
쇳덩이에 들이받은 듯한 충격이 슈발츠를 덮쳤다. 붙잡고 있던 판석을 놓친 슈발츠는 판석과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날아가 몆번이나 물 위를 [물수제비]치듯 날았고, 마침내 파도 속에 처박혔다. 하지만 그 상태로 정신줄을 놓칠 여유는 없었다. 물 위로 한차례 칼날같은 충격파가 쓸고 지나간 후, 하늘을 온통 가리는 거대한 [물의 벽]이 그의 시야를 온통 가로막고 있었다.
" 맙소사. "
해일이 덮쳤을 때, 물기둥이 돌덩이로 때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슈발츠는 마침내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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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번 편은 어느 콘솔 게임의 어느 장면에 대한 어떤 오마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이라면 문짝 하나 들고 외기권에서 대기권 돌입을 시도하신 분이지요.
마지막은 유명한 경고 문구로 끝맺음을.
Do"nt, try this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