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마구출대 시아 #NORMAL END : 필립의 아내가 된 시아
절망스럽고 치욕스런 밤이 지났다.
시아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마음에 쉽게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시아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마음에 쉽게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시아님."
그런 다음 날 아침, 이르마가 생글 거리는 얼굴로 감옥을 찾아와 주었다.
"몸은 조금 어떠신가요?"
"..."
안부를 묻는 그녀에게 시아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안색이 아직 안 좋은 걸 보니 회복이 덜 됐나 보군요."
"..."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그녀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시선을 아래로 깐 그녀는 이르마를 무시했다.
"뭐 상관없겠죠. 그나저나 기쁜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있는데 어떤 걸 먼저 듣고 싶으세요?"
"...."
시아가 반응을 하던 말던 이르마는 마이 페이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지껄였다.
"먼저 기쁜 소식은 어제 밤 노리개로서 희롱당하던 당신의 전애인 테스님과, 그 동료인 로렌양이 탈출을
했다는 거예요."
"...!"
움찔하고 시아의 몸이 떨렸다.
"하지만 안 좋은 소식은 그 분들이 당신을 버리고 갔다는 것이지요."
"!!!"
시아는 이르마의 말에 놀라서 얼굴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
이르마는 시아를 놀리는 것이 즐겁다는 듯 웃고 있었다.
"후후후, 아시겠나요? 당신은 동료들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통쾌하다는 듯 폭소를 터뜨린 이르마는 이걸로 약간은 복수가 되었다는 듯 기뻐했다.
"이래서 인간들은 안된다는 거예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고선 금새 서로를 배신하죠. 동물들은 절
대로 변치 않는데. 그러니 마오 장군님이 인간을 불신하시는거지요."
"..."
시아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런 그녀는 이르마는 또다른 소식을 알려주었다.
"아! 그리고 어젯밤 당신과 뜨거운 밤을 보낸 거지 노인은 약속대로 해방이 되었어요. 저는 당신들과 달
리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까요."
"..."
의외라면 의외의 소식을 알려준 이르마는 그 뒤 종종 찾아오겠다며 쉬고 있으라고 해주었다.
"편히 쉬도록 하세요. 앞으로 당신은 이곳에서 죄인들의 위로자가 될거니까요."
시아는 이제 뭐가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자포자기.
애인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에 그녀는 희망을 잃고 말았다.
xxx
며칠이 지났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죄인들의 위로자가 될거라는 말과는 달리 시아는 아무런 능욕도 당하지 않았고, 감옥 안은 매우 평온하
였다.
대신 이르마가 종종 찾아오며 밖의 상황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후우, 생각보다 일이 쉽게 안 풀리는군요."
"...?"
"당신들이 구해준 멜리사 장군이 병사들을 모아서 마오장군님께 반기를 들었어요."
"...!"
"정말이지 당신들이 해놓은 짓 때문에 그걸 뒤처리하느라고 고생하는군요. 잘도 이렇게 일을 힘들게 만
들어주었어요."
이르마는 시아에게 푸념했다.
"덕분에 당신에 대한 처벌은 일시 보류랍니다. 정말이지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군요."
"..."
시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으나, 밖에서 전해오는 소식에 일말의 희망은 갖게 되었다.
멜리사 장군이 이긴다면 구출을 받을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엔...?"
시아의 기분은 순간 기뻤다가 다시 침울해졌다.
"애인에게도 버림받은 나는...그저 외톨이일 뿐이야..."
애인에게 버림을 받았고, 삶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없었다.
구출을 받는다고 해도 그녀에겐 할 것이 없었다.
하루 하루를 그냥 의미없이 보내는 것 뿐.
"나는..."
또다시 아무런 목표도 없는 지루한 삶을 살아야 하는걸까.
시아는 나락으로 빠지는 기분을 느꼈다.
"...또다시 찾아올께요."
그런 그녀를 배려해서인지 이르마는 말을 멈추고 감옥을 조용히 빠져나왔다.
푸념을 하긴 하지만, 그녀는 의외로 좋은 여자인 것 같았다.
이렇게 적까지 배려를 해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면 좋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시아는 이르마가 나가자 그저 멍하니 천장을 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또다시 십여일 정도가 지났다.
이르마는 그때마다 밖의 소식을 알려주었다.
"상황이 더 안 좋아졌어요. 역시 멜리사 장군은 브린힐트의 3장군 답군요."
그때마다 이르마는 멜리사 장군이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녀의 선봉에 서있는 두 명의
여전사에 대해 알려다 주었다.
[로렌과 테스]
[로렌과 테스]
마오 장군의 손아귀에서 탈출을 한 두 여인은 멜리사 장군과 합류해 눈부신 전과를 세우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
"이제부터는 저 역시 이곳을 찾아오기 힘들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 쪽도 최후의 결전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으니까요."
"..."
"그러니 다시 찾아오게 될 때까지 시아님에 대한 조교는 잠정 보류입니다."
이르마는 그때까지 부디 몸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식사는 노예를 시켜서 꼬박 꼬박 넣어주겠다며 말이다.
"이런 식으로 만나긴 했지만, 당신과 만나서 즐거웠어요. 시아님."
"..."
시아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동안 보여준 그녀의 배려에 무척이나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럼 안녕히..."
이르마는 그 말을 끝으로 감옥을 나갔다.
그때가 이르마를 보게 되는 마지막이 될 줄은 시아는 꿈에도 몰랐다.
xxx
또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시아는 밖의 소식이 너무나 궁금하였다.
"밖이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꿈도 희망도 없는 삶이지만, 그녀는 그래도 살고 싶었다.
감옥 안에 갇힌지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왠지 밖이 어수선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
"혹시 반란군인가?"
정확히 말하면 마오 장군의 악행에 대항하는 해방군이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와아아아~!!
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함성소리를 통해 멜리사 장군의 부대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가
있었다.
-철컹!
그럴 때, 철격자가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이르마..?"
혹시라도 그녀일까 싶어 고개를 든 시아는 곧 상대가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당신은...!"
정말이지 의외의 인물.
시아는 감옥을 찾아온 사람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당신...설마 필립...?"
그랬다.
상대는 부랑아로서 시아의 하룻밤 연인이 되어준 필립 노인이었다.
"그렇습니다. 시아님, 그 동안 고생이 많으셨죠? 제가 곧 그곳에서 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품에서 열쇠를 꺼내 감방을 열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혼란을 틈타 시아를 구출해주기 위해 온 것 같았다.
자잘한 생채기에서 나오는 피를 통해 그가 얼마나 힘든 싸움을 해왔는지 알 수가 있었다.
"..."
그런 그 모습에 시아는 가슴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그녀를 버렸는데도 그녀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자, 어서 제 등에 업히세요."
노인은 감방에 들어오자 시아에게 등을 내보였다.
왜소하고 볼품없는 등.
하지만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시아에겐 너무나 커보이는 등이었다.
"...고마워요. 필립."
시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등에 업혔다.
그렇게 그녀는 아무도 몰래 마오 장군의 감옥에서 탈출했다.
-와아아아~!
사방은 아직도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의 싸우는 함성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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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시아와 필립노인이 어떻게 되었냐 하면 둘은 서로의 동의 하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무사히 감옥을 탈출하게 된 뒤, 목표를 잃어버린 시아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정성껏 간호해주고 위로를 해준 노인에게 애정을 서서히 느꼈다.
"저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늙고 보잘 것 없는 거지 노인이랍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상관없어요...필립...이제 제겐 당신 밖에 남지 않은 걸요..."
시아는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돈이라면 그녀가 그동안 요마구출대 일을 하며 모아둔 돈이 있었다.
그것이 있다면 풍족하진 않아도 브린힐트 근처의 작은 농장이라도 일구면서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오, 시아님..."
그녀의 말에 감격한 듯 필립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헀다.
"님자는 이제 빼세요. 저는 이제 당신의 아내인 걸요."
"아, 알았소. 시아."
둘은 서로에게 키스를 했다.
서로를 받아들이기로 하는 언약의 키스였다.
-쪽!
그렇게 둘은 서로의 장래를 약속하고 결합을 했다.
필립은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이 믿기지가 않았으나, 그는 말년에서야 천사같은 아내와 노후를 살아가는
데 충분한 부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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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뒤로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
세상은 마오 장군의 수중에 넘어갔다.
브린힐트를 지키려던 멜리사 장군의 저항은 끝내 무의미하게 끝난 것이다.
숫적으로 열세였던 멜리사 장군은 끝내 그것을 만회하지 못하고 사로잡히고 말았다.
결국 테스와 로렌 그리고 멜리사 장군 등은 광장에서 공개수간형을 당하는 치욕을 겪게 되었다.
그 사실을 시아는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그녀는 그걸 구경가지 않았다.
"미안...테스...그리고 안녕...."
그저 마음 속으로 작별을 했을 뿐이다.
시아는 자신을 버린 옛 애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중얼거렸다.
비록 뜻하지 않았으나 배신을 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마오 장군은 브린힐트를 손에 넣자 야수왕이라는 호칭과 함께 정복활동을 개시하였다.
세상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었다.
인간들의 도시들을 모두 점령한 마오 장군은 왕이 되었다.
그리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명씩 애완동물의 새끼를 낳아주어야 하는 법령을 내렸다.
시아 역시 그러고 싶지 않았으나 그 법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경영하고 있던 농장에서 튼튼한 숫소 한마리를 골라서 그 놈의 새끼를 낳아주었다.
남편인 필립은 너무 늙어 아이를 가질 수 없었기에 놈의 새끼가 시아의 첫 아이가 되었다.
그 뒤 소끼리 교배를 하는 것보다 인간과 교배를 하는 것이 더 임신율이 높다는 걸 깨달은 시아는, 암소 대신 자신이 새끼를 배어서 낳아주었다.
어찌된 일인지 그녀가 교배를 하면 100% 임신이 되어버렸다.
소가 태어나는 시간은 대략 280일 정도.
그런 식으로 간다면 오래지 않아 필립과 그녀는 풍족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 송아지 한마리를 또 낳고나면 우리 다시 애를 만들어보기로 해요."
"알았소. 시아.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마시오."
소의 씨앗을 받아서 불룩해진 아내의 배를 쓰다듬으며 필립은 미소지어주었다.
쥐어짠 그녀의 가슴에서 암소처럼 모유가 흘러나왔다.
이제 돈맛을 알게 된 그는, 황금알을 낳는 것 같은 자신의 아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자식을 만드는 것보다 돈이 되는 송아지를 낳아주는 아내가 더 좋았다.
이제 돈맛을 알게 된 그는, 황금알을 낳는 것 같은 자신의 아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자식을 만드는 것보다 돈이 되는 송아지를 낳아주는 아내가 더 좋았다.
"네, 알았어요. 여보. 사랑해요."
시아는 그런 남편을 보며 아름답게 웃어주었다.
비록 자신이 기르는 소들의 새끼를 낳아주어야 하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녀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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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엔드(?)입니다.
아무래도 이것 저것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대충 생략하고 빠르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인간과 하는 것엔 그다지 흥미가 없고 자꾸 막혀서 글을 쓰지 못하게 되니까요.
마지막 부분을 더 쓰고 싶었지만 그것도 그냥 생략, 대신 또다른 배드 엔딩들을 빨리 쓰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봐주세요^^
추천60 비추천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