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5
5월 21일 수
그 후로 아내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낮에 노다한테서 전화로, 오후 6시에 오겠다는 연락이 와서, 아내에게,
“이래저래 생각했지만, 이혼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이제 바람피지 않을게요.”
“착각하지마. 널 용서했다는 것이 아니야. 이혼해서 니가 행복해지는 것이 참을 수 없었을 뿐이야. 이혼하면 얼씨구나 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즐길 생각이지? 평생 내 손아귀에 두고 빚을 갚게 해줄거야. 평생 괴로워하면서 후회하게 해줄거야. 더 이상 아내라고는 생각치 않아.”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이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해도 괜찮아요. 당신이 제가 당신 옆에 있는 것만 허락 해준다면, 저는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노다는 시간에 맞춰 와서, 방에 들어오자마자 무릎을 꿇고 엎드려 빌기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할지 생각해 온건가? 나도 생각했다만 너부터 얘기해보지?”
“이제 두 번 다시 둘이서 만나지 않을 것과, 일 이외는 연락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각서도 쓰겠습니다. 그리고 위자료로, 저번 지불한 것에 합쳐 백오십만을 드리겠습니다. 이걸로 부디 용서를 받고 싶습니다만.”
“25번 했다고 치면 한번에 6만엔 인가. 어이, 미스즈, 널 한 번하는데 6만엔에 사준거라고.”
“그런 의미가,,,,,, 죄송합니다.”
“그건 됐고, 저번? 그건 선생이, 이제 아내랑 만나지 않겠다고 말하고 내놓은 거잖아. 각서도 있어. 뭘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야? 설마 자기가 한 불륜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더러운 인간은 아니지? 그렇지 않으면,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좋아하는 사람을 내팽겨치고, 자기 혼자만 살려고 한건가?”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비겁한 인간입니다.”
“뭐 됐고. 어느 쪽이든 간에 그런 조건으로는 납득할 수 없어. 너 몇살이냐? 그리고 너희 마누라 나이도 말해봐.”
“전 49이고 아내는 40살 입니다. 그것보다 어떻게 하면 용서받을 수 있겠습니까?”
“내 조건 말이야? 그건 부인이야. 넌 마누라가 바람 피워서 괴로워했다며. 그런데 내 아내를 안고서 괴로움이 줄어들었다. 그렇지? 나는 지금 너랑 똑같은 심정이야. 너무 괴로워. 그렇다 해도, 너처럼 다른 사람의 가정을 부수면서까지 편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어. 또 미스즈처럼 누구한테든지 금방 다리를 벌려주는 여자는 그렇게 많질 않고. 하지만 나도 바람을 피워서 편해지고 싶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돈은 필요없어. 150만엔 만큼, 너희 부인을 사줄께. 하지만 얼굴과 몸을 보기 전까지는, 25번이 될지 100번이 될지 결정할 수 없겠네. 지금 당장 여기로 불러. 그 이외의 조건은 필요없다.”
물론, 저에게 이와 같은 짓을 할 마음은 없습니다. 단지, 아내한테서 아직 부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 노다가 싫어하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것만은 용서해주십시요. 다른 조건이라면 뭐든지 따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안돼. 너희 부인도 미스즈처럼, 금방 다리를 벌리는 여자잖아? 자기만 내 아내를 품고선, 자기는 싫다는거야? 뭐, 니 동의를 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그렇게 결정한 거야. 니가 없는 사이에 강간을 해서라도 그렇게 할 테니. 그리고 말하는 걸 깜빡했는데 아내와는 이혼하지 않기로 했어. 내 손아귀에 두고 평생 괴롭히는 것으로 했어. 지금까지 마음껏 즐겼으니까, 지금부터의 인생에 즐거운 것은 아무것도 안해줄려고. 주말에도 밤에도 일을 시킬거야. 그 돈으로 나는 즐길 생각이고. 노다, 넌 발이 넓으니까, 밤에 하는 알바 같은 거 뭐 없을까? 최근은 이 녀석처럼 나이가 많아도 돈이 되는 곳이 있다던데. 벌써 나 이외에 너한테도 안겼으니, 누구에게 몇 번을 안기든 상관없다고 생각해.”
노다는 눈물을 흘렸습니다만, 그 정도로는 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요. 아내의 건도 미스즈씨의 일도 용서해 주십시요. 미스즈씨에게 그런 것을 시키지 말아 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안된다니깐. 나는 벌써 결정했다고 말했지? 거기에 미스즈는 이해해 주고 있다고. 어떤 보상도 하겠다고 말하고 있어. 뭐든지 할 테니까, 여기에 있고 싶다고 말했지?”
아내는 크게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는 끝났다. 이제 돌아가도 좋아. 돌아가지 않을거야? 지금부터 미스즈한테 청소를 시킬껀데. 점잖게 옷을 입고 있는 것도 맘에 들지 않고. 미스즈, 옷을 벗어라. 알몸으로 청소를 해. 아직 돌아가지 않을꺼면 너도 보라고. 미스즈, 니가 좋아하는 노다도 봐주는 것 같다. 빨리 벗어. 지금부터 평생 집안에서 알몸으로 있어라.”
노다는 앉아 있기 힘들었는지 돌아가 버렸습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어째서 마음에도 없는 말이, 연이어 입으로 튀어 나왔는지 생각하고 있던 중에, 아내가 들어와 옷을 벗고 알몸으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말하는 대로 뭐든지 할게요. 밤에 나가는 일도 할게요. 그러니까 부인의 건은 용서해주세요. 그 사람의 부인에게 그런 잔인한 일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할게요.”
밤 9시에 지금 다시 한번 찾아오겠다는 전화가 왔고, 중간 정도 왔을 때 전화를 한 것인지 10분정도 후에 왔습니다.
“미스즈. 차를 가져와라.”
아내는 침실에서 허둥지둥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니가 말하는 것은 거짓말 뿐이구만. 내가 말하는 것은 뭐든지 들을 테니까, 부인 건은 용서해달라고 말했지? 니가 알몸으로 청소를 하길래, 용서할까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아내는 그와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면서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어째서 알몸으로 나오지 않은 거지? 이 새끼한테는 묶여서 이것저것 당한 주제에, 아직 부끄러운 거야? 어째서 나한테는 반항하는 거지? 조금 전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하자.”
이런 것을 말해서는, 아내의 마음이 더욱 멀어져 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노다의 앞에서는, 특히나 괴롭히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미스즈씨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의 저는 비겁했습니다. 저는 어떤 보상이라도 할 테니까, 부디 미스즈씨는 용서해 주십시요. 부탁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람의 가정 일에 참견 하지 마라. 니가 미스즈를 감싸는 것 자체가 맘에 안들어. 그것보다 뭐하러 온거야? 이야기는 끝났을텐데.”
“집에 돌아가서 아내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내는 자신의 탓도 있으니까 절 탓하지 않고 자기를 탓하며, 미친듯 울었습니다. 이제 헤어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내를 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만, 다른 조건을 말씀하시면, 가능한 따르겠습니다. 위자료도 희망하시는 액수를 말씀해주세요. 그걸로 부디 용서해 주십시요. 미스즈씨도 부디 용서해 주십시요.”
“그렇다면, 미스즈는 일해서 갚지 않으면 안되니까, 니가 회사를 그만둬라. 그리고 위자료 1억. 매일 10만씩 내가 있는 부임처로 가져와. 그 때마다 한 대씩 얻어터지도록 하고. 그걸로 이번 건은 용서해주지.”
“그런 터무니없는. 위자료 1억은 정말 무리입니다. 거기에 회사를 그만두면 위자료도 지불할 수 없습니다.”
“조금 전, 다른 것이라면 뭐든지 할 테니 말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말한 것 뿐인데. 할 수 없으면 처음부터 잘난척 말하질마.”
“이제 안되겠습니다. 재판을 하게 해주십시요. 제 3자가 개입해 받지 않으면 저로서는,,,,”
“뭐야? 적반하장이야? 사과하러 왔다고 생각했더니, 싸움을 걸러 온 거야? 열받는구만. 재판 따위 안해. 비합법적인 것도 뭐든지 해줄께. 내 인생이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이제 무서울 것도 없어. 경찰에 잡혀도 그건 그거대로 좋아. 철저하게 부셔줄 테니까. 그리고 니가 말한것이 그대로, 미스즈에게 돌아 간다는 것을 모르는거야? 어이, 미스즈. 배가 고프니까 편의점에 가서 뭐라도 사와라. 단, 속옷은 입지마. 편의점에 도착하면 스커트를 들어올려서 편의점 형씨한테 ‘이걸로 조금 깎아줘요’라고 부탁해봐.”
나 스스로도 브레이크가 듣질 않게 되어, 말하는 것이 자꾸만 에스컬레이트 해버립니다. 생트집을 잡고는, 어디서 끝을 낼지 제 자신도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흥분해서 말이 지나쳤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요. 위자료도 지금의 저로서는 2백만엔이 한계입니다. 그것도 분할을 부탁드리지 않으면 지불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은 무리입니다만, 매월 가지고 갈 테니, 그 때에 맞아도 좋습니다. 이제 두번 다시 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쓰고, 차후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면, 추가해 고쳐 쓰는 것도 약속드립니다. 부디 그걸로 용서해 주십시요. 미스즈씨에게도 잔인한 일은 시키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내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불합리한 남편과 성심성의를 다하는 연인. 제가 화를 내면 낼수록 그가 좋게만 보일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냉정함을 잃고, 너무 심한 대응을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5월 22일 목
눈이 떠도 아내와 노다를 향한 분노는 변하질 않습니다만, 냉정함은 되찾아, 어제의 일을 생각했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나한테로만 되돌리고 싶었을 뿐인데, 화가 나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려, 반대로 아내의 마음을 그에게 향하게 한 것은 아닐까하고 후회했습니다. 두 사람을 갈라 놓아도, 마음을 떼어 놓을 수 없다면, 제 마음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에게 울면서 매달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습니다. 침실을 나와 부엌으로 가자, 아내는 알몸으로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기척을 눈치채고 뒤돌아 보며, 아침 인사를 하는 외로운 것 같은 그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침실에서 어제의 일을 반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보자, 비아냥거리는 말을 해버렸습니다.
“왜 그래? 외로운 것 같은 눈을 하고선. 그 새끼랑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사귈 수 없는 것이, 그렇게 외로운 거야? 그 새끼를 잊을 수가 없어서 괴로운 거야?”
“아침부터 울고 있어서, 죄송해요. 쭉 당신에 대해서 생각했었어요. 당신과 사귀기 시작한 뒤, 지금까지의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결혼을 했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 당신만 있어 준다면, 다른 그 무엇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난 어째서 이런 여자기 되버린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성질이 급한 면도 있지만,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아니에요, 지금도 다정한 사람이예요. 그걸 제가,,,,,,, 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당신에 대해서는 이런 너무 심한 짓을 해버리고, 상처를 주고, 어떻게 갚으면 좋을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바라는 것은 뭐든지 할 작정이예요. 그 사람은 아직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당신에게 혼이 나겠지만 솔직한 마음이예요. 하지만, 당신을 잃으면서까지, 그 사람과 계속할 생각은 없어요. 배신한 주제라 믿기 어렵겠지만, 당신 쪽이 소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 사람은 잊도록 노력할께요. 꼭 잊을께요. 저 자신도 이런 생각이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반대 입장이라면, 저는 참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말이야, 너의 그 솔직한 마음이, 노력하지 않으면 잊을수 없다는 그 마음이 참을 수가 없어. 나는 지금까지 미스즈만을 바라보며 살았어. 미스즈도 당연히 그럴 것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나 미스즈는 다른 남자도 보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까지는 묶어두지 못해. 미스즈의 마음까지는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런데도 참을 수가 없어. 그리고 또 하나. 상스런 이야기지만, 미스즈의 거기는 나만의 것이었어. 거기에 다른 남자가 들어갔다. 미스즈가 절정을 맞이 할 때의 얼굴이나 소리는, 나밖에 볼 수 없는 것이었어. 그것을 그 남자한테도 보여줬다. 여자인 네가 이해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런 것들도 뭐라 할 수 없이 괴로워. 단순한 독점욕일지도 모르겠지만, 미칠 것 같이 괴로워. 너는 모를지 몰라도, 그 남자는 이 괴로움을 알고 있을 거다. 알고 있으면서 자기만 생각하고 날 상처 입혔어. 나에게 조금이나마 용기가 있다면, 지금이 생활을 버릴 용기가 있다면, 칼로 찔러 버렸을 거야. 플랫폼에서 내 앞에 서있다면, 전철이 오기 직전에 등을 밀어버릴거라 생각해. 네가 이런 내 기분을 알겠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괴롭게 해서 미안해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러버렸어요. 용서해주세요. 당신이 말한 것 처럼, 이제 평생 즐거운 일이 없어도 괜찮아요. 용서해주세요. 부탁해요. 제발, 부탁할게요.”
“네가 그 남자를 잊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말을 해도, 몇 번을 빌어도, 지금은 용서가 안돼. 용서할 때가 올지 어떨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남자만은 평생 용서 못해. 용서할 생각도 없어. 지금부터 평생 복수를 생각하면서 살아 갈려고 생각해. 반드시 복수 할 기회만 엿보면서 살아갈 거야. 노다가 선생한테 죄를 뒤집어 씌운 것도, 복수의 일종이라고 생각해. 만약을 대비해 복수와 자기를 지키기 위한 일석이조를 일찌감치 생각해뒀던 것이 틀림없어. 그 남자가 지금도 선생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지금부터 쭉 복수를 생각하면서 살아 갈거야. 나도 그런 인생은 보내고 싶지 않아. 그런 인생은 싫어. 하지만 누가 그렇게 만들었지? 누가 나쁜거야? 내가? 내가 너희들 관계를 인정하고, 웃어 줬다면 좋았겠어? 나도 이런 인생,,,,,,, 이제 됐어, 옷을 입어.”
“당신의 앞으로 인생을 못쓰게 만들어 버렸어요. 이렇게 괴롭게 만들어 버렸어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당신의 마음이 편해져요? 평생 복수를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니,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저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아요? 미안해요. 용서해주세요. 잊어요. 그 사람은 잊을께요. 당신만 바라보며 살아 갈게요. 그러니까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줘요.”
“쉽게 잊는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왜 좀 더 빨리 잊지 못했어? 잊을려고 했지만 잊혀지지 않은것이겠지?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잊는 것이 되질 않잖아? 그거랑 똑같은거야. 내가 어떤 복수를 할 수 있을런지도 몰라. 단지, 지금 내 솔직한 마음이야.”
침실로 돌아가, 이 후의 일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휴대폰이 울려서, 보니 저의 회사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요즘 몇 년인가 한번도 유급휴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일요일까지 휴가를 받았었는데, 내일 어떻게든 출근 해달라고 부탁 받아서, 나는 오늘밤 신칸센으로 돌아간다. 미스즈도 일을 관두게 하고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여기에 남아서 회사를 다녀라. 한심한 이야기지만, 아이들 두 명 모두 사립대에 넣고 아파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너의 수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회사를 관두고 다른 일을 찾는다 해도, 지금의 수입은 무리잖아? 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니야. 함께 살아도 나는 널 24시간 감시할 수가 없으니까, 만나려고 생각한다면 만나겠지. 결국 너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똑같아. 육체 관계도 물론이지만, 마음의 연결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같아. 옛날 노래에도 있지만 만날수 없게 되어 더욱더 커지는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도 있다. 매일 일로 얼굴을 맞대고, 그런데도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는다면 진짜라고 생각해. 너랑 그 남자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솔직히 괴로워. 그러나, 내가 생각해도 무르다고 생각하지만, 너의 마음이 바뀌는 것을 믿기로 했어. 지금의 마음을 끝맺기 위한 것이라면 녀석과 둘이서 이야기를 해도 좋다. 단지 어설픈 말이나, 육체관계는 용서치 않아. 이렇게 말해도 숨기고 호텔에 갈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을 괴롭게 만들지 말아줘. 또 그랬을 때는, 그때는 복수뿐인 인생이 되버릴 테니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어질거야. 결국 물리적으로 떼어 놓을 수는 있어도, 미스즈의 마음이 나만을 위한 것 아니라면, 이 문제는 내 안에서 해결되지 않아. 분하지만 미스즈의 마음까지는 내가 어쩔 도리가 없다. 미스즈에게 맡길 수 밖에 없어.”
“이제 두 번 다시 배신하지 않아요. 또 믿어주는 당신을 배신하는 일은 안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반드시 당신만을 바라보게 될게요. 저도 옛날 처럼 당신만을 바라보고 싶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5월 31일 토
어제 밤부터 아내가 와있습니다. 지난 주도 금요일 밤에 왔었습니다. 아내의 제안으로, 지금까지와 반대로, 간혹 제가 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금요일 일이 끝나는대로 아내가 오는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잘난 척 말했습니다만, 아내를 남겨두고 온 것 때문에 매일 밤이 되면 아내를 의심하여, 두 사람이 사이 좋게 침대에서 이야기를 하는 풍경이 떠올라,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이것저것 듣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이야기를 하게 되면 아마도 비아냥거리는 말을 해버릴 것 같아, 아내와는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밖에 하지 않습니다. 그 일로 아내도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 많아졌고, 그것 때문에 더더욱 저는, 그 남자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억측하게 되는,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전은 아름다운 꽃이 눈에 띈 것만으로도, 웃으면서 2시간이나 그걸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런 날들은, 이제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