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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막장무림 4

용천이 소소를 데리고 장거리 질주를 하고 있을 무렵.....


 


 


 


 사악하기 그지없는 방법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는 사특한 무리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악명높기로 유명한 암흑마교와도 쌍벽을 이룬다고 하는 혈영신교, 줄여서 말하자면 혈교였던 집단의 후신인 혈영신궁이다.


 


 


과거에는 10만 사파를 영도한다는 집단인 마교에 소속된 이들이었고 같은 길을 가고 있었지만, 결국 진정한 마(魔)의 길은 이게 아니다!! 라고 외친 희대의 여고수 한명으로 인해 마교 내부에서는 갈등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극강을 자랑하는 마교도 내부 분열엔 별수 없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파 쪽의 무림인들은 신체를 단련하고 무공을 쌓을 때, 몸 안에 타고 흐르는 혈도를 일주천하는 과정에 있어, 혈도가 본디 흐르는 맥을 타는데 정석인 방법을 쓴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쳐가면서 심법을 행한다든지 무공을 단련해가면, 모든 무림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주화 입마에 빠질 가능성이 상당히 적다는 이점도 있었으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수련 기간에 비해 무공의 진척정도가 적잖이 더디다는 단점이 있다.


 


 


사파에서는 정파처럼 무식하고도 정석적인 그 방법으로 밀고 나가지 않았다. 편법(?)에 치중한 것이다. 즉 각종 암기술이나, 독, 기타 등등의 비교적 비겁한 수법 등을 이용해 적을 격패시키는 방법을 연구, 주력했다.(괜히 사파가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한 무리들 중에서도 파격적인 방법을 발견, 차후 발전시켜가면서 자기들만의 길을 가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암흑마교의 시초를 연 자들이다.


 


 


정파인들처럼 내공 수련을 정석으로 하는게 아니라, 원래 혈도가 타고 흐르는 방향을 역으로 돌려 내공을 수련하는 방법, 즉 역혈의 내공 수련법을 만들어낸것이다.


 


 


역혈의 내공을 쌓으면, 정파인들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내공을 쌓을수 있다. 정파의 무림인이 40~50줄이나 되어야 달성할수 있는 경지가 표준이라 치면,  역혈내공을 연성한 자는 30줄, 운 좋으면 20대에 그들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할수 있었던것이다.


 


 


대신 역혈의 내공심법 단련에도 단점은 있는데, 그건 바로 주화입마에 빠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것이다.  역혈의 내공을 쌓는 자들은 거의 모 아니면 도의 심정으로 미칠듯한 조마조마함을 품고서 이 방법을 쓴다.


 


 


그래도 탈만 나지 않는다면 <성취가 빠르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옴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기에 죽자고 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암흑마교의 고수들은 대단히 젊은 나이에 절정에서 초절정에 이르는 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단일 세력으로 무림 최강이라 할수 있는 방파는 소림사도 아니요, 무당파도 아닌 바로 마교였다.


 


 


그렇게 그들은 사파의 우두머리가 될수 있었고, 천험의 요새라 할수 있는 장소인 십만대산(十萬大山)에 똬리를 틀고 커나갔고, 연신 무림의 패권을 장악하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막강한 마교도 내부분란때문에 하마터면 반쪽이 날 뻔할 지경에 이르렀지만, 애초에 분란을 일으켰던 당시의 여고수, 마교 서열 2위였던 독수요랑(毒手瑤狼) 진연하는, 자신이 일으킨 문란이니 수습하겠다고 일단 선언을 한다.


 


 


마교 서열 2위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마의 극한이라 할수 있는 극마지체를 달성한 경지를 몸안에 지닌 극마의 고수였으며, 부교주였던 여자다.


 


 


정파인들을 죽일 때 그 손속이 하도 매섭고도 잔인했지만, 사이한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한 마리의 이리(狼)같다 하여 붙은 외호였다. 실력도 실력이었고 대단한 미색을 뽐냈었던 여자였기에,  이 여 부교주의 인기는 상층부고 아랫것들이고 할것 없어 엄청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여인이다. 


 


 


그리고 당시의 교주와 열애 관계에 있었던 여인이기도 하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교주의 사랑과 총애를 받는 여자였기에, 그녀를 맘속에 품은 교내의 남자 고수들은 피눈물을 쏟으면서도 언감생심 꿈같은 분이라면서 입술을 깨물어댈 수밖에 없었었다.


 


 


때문에 그녀가 일으킨 여파는 엄청나게 컸다. 더군다나 진연하는 부교주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교내의 모두에게 알렸다.


 


 


<본녀는 교를 자진 탈퇴하겠다. 하지만 패도의 길만을 걸어서는 결코 사마의 영원한 수위자의 위치를 지켜내진 못하리라고 본녀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나가는 즉시 내 방식대로 하여 나만의 교를 세우고자 한다. 패도적인 무공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각종 사이한 대법과 독물 등, 연구, 분석을 통해 수많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정파의 쓰레기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본교 내의 모든 고수들은 들으라. 만약 본녀를 믿고 지지하는 마음이 변치 않을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 본교 내의 방식만으로는 무림 패권을 노리는데 무리가 있으리라 여기는 자들은 나를 따르라. 물론 자유 의사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지 이것뿐이다>


 


 


 


그 말은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켰었다. 본교의 상층부는 당황했지만, 교주의 눈치를 보아하니 묵과할 눈치였다. 교주는 그만큼 진연하를 사랑했었던 것이다. 진연하가 비록 극마의 고수라 하지만,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1:1로 하면 엇비슷하거나 자신이 좀더 위겠지만, 마교의 고위급 고수들과 주요무력세력을 동원한다면 그녀를 잡아 끝장낼순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는 그리하지 않았고, 침묵만을 지켰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당황한건 진연하 쪽이었다. 상황을 보고서 일이 정 이상하게 돌아가면 그냥 냅다 튈 생각이었는데, 교주로부턴 어떠한 징계도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교주에게 야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심정으로 떠나기 전날 자신의 처소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다.


 


 


밤새 내내 사색에 잠겨 정원을 이리저리 거닐고 있는데, 어느새 그녀의 뒤에 다가선 교주가 그녀를 한차례 깊이 포옹하고 나서는, 소근거렸다.


 


 


<남자 고수들은 허락 못하지만, 여자 고수들 중 맘에 드는 애들을 데려가는것만은 허락하겠소. 단!! 초절정 고수급 부턴 여고수라 해도 데려갈수 없소. 당신도 내 입장을 이해못하진 않겠지? 이게 내가 해줄수 있는 최선의 양보요....>


 


 


틀림없이 그녀를 사랑하는 그이지만, 교주라는 직책이 있었다. 수하들이 좋다고 하여 다따라가 세력이 양분된다면,  재수없으면 정파놈들로부터 각개격파를 당할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애인한테 휘둘려 교를 망쳤다는 질책을 받을수도 있었다.


 


 


교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그녀였기에, 그에게 의미깊은 입맞춤을 한번 선사해주고 나선 교주의 목을 한번 꼭 끌어안아준 후 그녀 역시 소근거리듯 말했다.


 


 


<당신은 언제나 나를 민망하게 하는군요. 좋아요. 그것마저 거절한다면 당신이 더없이 실망할테니....>


 


 


두 사람은 그 날 달도 없이 어두운 밤에 은밀하고도 뜨거운 마지막 정사를 나눴다.  그리고 진연하는 떠났다. 자신이 총애했고 아꼈었던, 절정 고수급의 여자 1000명을 데리고....


 


 


 


마교의 쓸만한 고수를 모두 합한다면 2~3만명 사이를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건 언뜻 들으면 정말 별것 아닌 수를 그녀가 데려간것 같지만, 절정 고수 한명을 키우는데 얼마나 오랜 노력과 투자가 들어가는지 아는 무림인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이야기였을 것이다. 어쨌든 그것이 혈교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며, 벌써 백년도 훨씬 더 된 일이었다.


 


 


현 교주인 흑천마제의 전대 교주이자 그의 아버지 대에 있었던 일이다. 그 후, 혈교는 진연하의 지휘와 통제 아래 나름대로 훌륭히 사마 외도의 무리로써 성장하기 시작했다.


 


 


진연하는 처음엔 혈영신교라고 이름붙이고선 마교의 둥지인 십만대산 서쪽에 위치한 마신봉 일대를 근거지로 삼고 스스로 여교주가 되어 활동했으나, 마교에서 사람 한명을 보내어 해온다는 말이 <무림의 지존이자 교주는 한분뿐이시니 문파의 이름을 바꾸어달라>는 부탁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끝의 교 자를 궁으로 바꾸어 혈영신궁이라 재차 명명하곤, 궁주가 되었던 것이다.


 


 


혈영신궁은 특이한 집단이었다. 진연하 자신이 엄청난 마교 고수였던 만큼, 마교가 자랑하는 패도적인 무공인, 혈수 마공이라던지 소수 마공 등을 비롯하여, 검법, 도법, 장법, 지법 등 무공 자체는 마교의 것과 맥을 같이했다.


 


 


거기다가 그녀 스스로 더 발전시켜 무림패권을 노리겠다고 장담했던 대로 연구해 내 대단히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들이 많았다.


 


 


사실 진연하는 양성애자였다. 교주를 사랑하기도 했지만, 마교에서 생활할때, 시녀로 삼은 아이들은 단순한 역할만을 한건 아니었던 것이다.  종복들 중에서도 유난히 얼굴이 반반한 계집들  두어 셋정도를 꼽은 후 밤마다 자신의 처소로 은밀히 불러들여, 여체를 탐했던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걸 하기도 하고 관심두기도 하는 그녀였지만 말이다.


 


 


어쨌건 혈영신궁, 즉 혈궁은 마치 9파1방에 속하는 아미파의 여승들마냥, 오로지 여자들만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이었기에, 미인계나, 음약, 미혼술 등의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채양 보음(採陽 補陰)의 수법이 대단했다. 고수라 해도 남자라면 여체에 혹하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걸 이용해 다방면에 걸쳐 써먹을수 있었던 것이다.


 


 


돈벌이도 짭잘했다. 색기나 도발적인 시선이 몸에 자르르 흐르는 것들이 모여 화류계로 진출하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일수도 있었다. 때문에 기방이라던지, 주루(樓)를 차려 짭잘한 돈을 만질수 있었는데, 그녀들이 혈궁의 끄나풀인줄 알았다면 일반인 아니라 무림인들도 그렇게 맘 편히 놓고 들락날락하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혈교가 가장 자랑해 마지 않으며, 최고로 성과를 올린것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그것이 강시(僵屍)라는 존재다.


 


 


강시는 이미 죽은 시체를 말한다. 하지만 그냥 단순한 시체가 아니고, 각종 사이한 대법과 약물 등을 사용해 죽은 자를 움직이게끔 하여 사용되어지기에, 무섭고도 으스스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약물이니 뭐니의 도움을 입었다곤 하지만, 죽은 몸뚱이가 펄떡거리며 뛰어다니니 왠만한 강심장 아니라면 보통 사람은 보는 즉시 기절하기 십상이고 무림인이라 해도 맘속 떨림이 쉽사리 걷히지 않는 것이다.


 


 


혈궁에선 강시 제조에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는데, 강시라는것 자체가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그런데로 쓸만한 고수 한명 키워내기보다 강시 만들기가 더 들어가는 시간이 적었기에 맛을 들일수밖에.


 


 


제조되는 강시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가장 흔한 강시는 혈영강시였다. 그리고 더더욱 무시무시하고 악랄한 수법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강한 강시는 천령강시 라고 한다. 천령 강시같은 경우는 무림의 절정 고수들조차 상대하기가 힘들 정도이고 초절정 고수들이 모여 연수합격으로 몰아쳐야 그나마 그런데로 수월히 처리할수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막강한 강시이다.


 


 


강시는 죽은 자이기에 팔다리가 잘리거나 내장이 흘러나와도 개의치 않고 싸울수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었다. 겉모양만 사람같지 칠공에서 피를 철철 뿜으며 설치는 놈도 있을 정도이다.


 


 


혈궁에 소속된 자들은 모두 여인이지만, 강시만은 남자도 사용한다. 그런 점에서 정말 사악한 여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사악함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으니, 바로 생(生)강시의 존재가 그것이다.


 


 


생강시.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생생한 인간을 강시로 만든다는 건데, 이 무시무시한 작업을 혈궁의 무리들은 비밀리에 납치한 여자들에게만 사용했다. 이건 다름아닌 혈궁주, 진연하의 지시였다.


 


 


계집 하나를 잡아다 생강시로 만들면 겉 외양은 언뜻 보면 마령섭혼심법에 걸린 여자와 비슷한 모습이다. 마령섭혼심법에 걸리면 이지가 풀려 보통은 무표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생강시라 해도 강시는 강시기에 얼굴에 표정이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무표정을 띄게 된다. 


 


 


잡아온 계집들을 되도록이면 섭혼술로 홀려놓기만 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굳이 생강시로 만드는 이유는, 일단 생강시로만 탈바꿈되어도 주위 세력의 공격을 혹여 받았을때, 곧바로 고수를 상대로 응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강시가 되면 이미 껍데기만 인간이지 정신이란것이 존재치 않는다. 하지만 웃기게도 성장은 하는데, 여자로서 가장 아름다울 때인 만 16~20세 사이정도까지 컸을 때, 그 생강시는 진연하에게 얼굴과 체형을 검사받고 난 후 그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외형에 이르렀다 싶으면 천령강시로 만들어,  무적의 천령강시부대에 편입시킨다. 이 천령강시부대는 특별히 여자 강시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궁주를 수호하고 지키는 역할을 맞는다.


 


 


천령강시나 혈령강시는 성장을 하지 않는다. 이미 죽어버린 이들을 가지고 만들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생강시->천령강시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는 오로지 여자 강시들뿐이다.


 


 


여체의 미색에 대한 집착과 애정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엄청난 진연하. 그녀는 영원히 바뀌지 않는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여자를 손아귀에 넣고 싶었었고, 그녀의 그런 열정이 강시 라는 것을 탄생시키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두 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고, 그 양쪽의 방을 긋는 경계점이랄수 있는 발이 드리워져 있었다.


 


 


한쪽 방에는 부복한채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인물이 셋 있었는데 모두 여자들이었다. 여자라고 하지만 결코 무시할수 없을만큼 강인하고 사이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들은 고개도 들지 못하며 발 너머에 있는 존재의 기척을 연신 의식하고있었다.


 


 


세 여자 중 가장 상위에 놓이는 듯한 인물이 가는 듯하면서도 패기가 느껴지는 목소리의 음성을 내었다.


 


 


" 아뢰옵니다. 인근 마을에서 계집 하나를 비밀리에 납치해왔사온데....."


 


 


여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 너머에 있던 인물이 말허리를 자르고 질문을 건네오기 시작했다.  질문하는 자 또한 여인이었다.


 


 


 자기한테까지 직접 내용을 전하려 오는 것을 보면 가능성은 몇가지 유추해볼수 있었다. 미색이 대단히 빼어난 년이라던지, 그도 아니면 무공 자질이 대단하다던지, 그것도 아니면, 사실 이게 가장 기대하는 거지만 그 둘 다를 지닌 계집이던지...


 


 


" 계집아이 하나 납치해온게 무어 대단하길래 본녀에게까지 와서 알리는 것이냐? 생긴게 제법인가?"


 


 


상대가 말허리를 자르고 질문을 던져왔지만 기분상하긴 커녕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는지 더욱 머리를 조아리는 여검사.


 


 


" 소녀의 판단으론, 궁주님께서 대단히 흡족해 하실 듯한 물건이라 사료됩니다. 어쩌면 태상 궁주님까지 흡족해 하실지도 모를..."


 


 


"뭣이?! 태상마저 흥미를 쏟으실지도 모르겠다고? 그정도더냐?!"


 


 


이번에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지만 연신 개의치 않고 수하가 다시 말을 조근조근히 이어갔다.


 


 


" 예 "


 


 


" 구미가 당기는군. 대체 어느 정도의 계집이기에? "


 


 


" 그냥 인근 마을에 사는데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계집인 듯하여 기회를 노리다가 잡아들인 것이옵니다. 그런데,  멀리서 볼때와 가까이서 볼때가 사뭇 달라 좀 면밀히 살폈더니..."


 


 


"살폈더니?"


 


 


"그저 단순한 무지렁이 촌민의 여식이 아니옵고, 하늘에서 내린 무골을 지닌 여아였습니다. 더구나 나름대로 내공 심법도 지닌채 스스로 행해오는 심법까지 지닌 정순한 기운을 갈무리한 계집이었습니다"


 


 


" 무공 자질이 뛰어나보인단 말이군. 그렇다면 얼굴은 혹시 별로인 것이냐?"


 


 


"아니옵니다. 아직 어리지만 성장하면 대단히 뛰어난 미색을 흘릴 정도로 자라날 듯합니다"


 


 


"그 계집이 몇살 쯤인고?"


 


 


"10 살 이옵니다 "


 


 


점점 입맛이 당기는지 발 안의 인물이 상큼한 웃음소릴 흘렸다.


 


 


"호호호. 살짝 늦은 감은 있지만,  벌모세수(伐毛洗髓)를 시킨 후 요리하기 시작하면 뛰어난 그릇으로 성장하겠군. 좋다. 본녀가 직접 살펴보고, 맘에 차면, 차후 내 뒤를 이어갈 여식으로 삼을 것이야. "


 


 


" 그리하옵소서"


 


 


궁주가 다시 묻는다.


 


 


"그나저나... 그래도 나이가 10살이라고? 나름대로 주관이 서 있는 계집이겠군. 심법을 하나 지니고 있댔는데, 혹시 문제 되는것이 있나?"


 


 


바로 그것 때문에 궁주를 찾았던 것인지, 수하가 머리를 조아리며 다시 아뢰었다


 


 


" 여기서 약 200리 떨어진 곳에  정파 소속 태청문이 있사온데...."


 


 


"태청문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는 곳이군. 검좀 쓴다고 설쳐대는 놈들이 있는 곳 아닌가. 도가의 한 계통이라 들었는데....근데 그것이 왜?"


 


 


" 궁주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도가 계통의 맥을 잇고 있는 곳이 태청문입니다. 그곳의 심법을 익힌 계집아이라 마령섭혼심법에 걸리질 않습니다"


 


 


"아하. 그렇게 된거로군. 혹시나 했는데 역시. 흠..."


 


 


궁주는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현문 계통의 모든 심법들은 정순한 기운을 몸 안에 갈무리하는걸 기본으로 하는지라 모든 사이한 대법을 막아준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난 것들은 아예 어떠한 것도 침범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과연, 악명높은 마령섭혼심법마저 방어해줄 정도라면 효능이 거짓은 아니었나보다.


 


 


마령섭혼심법은 마교의 자랑인 섭혼술법이지만 애초에 마교에서 떨어져 나온 곳이 혈궁이었기에 그들 역시 이 섭혼술법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현문의 심법을 익혔다 하여도, 온갖 고문과 고통을 가해 대상자의 이성을 무너뜨리고 난 후에 사술을 걸면, 결국엔 별수 없이 섭혼술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에 잡아들인 계집아이는 어쩌면 후일의 궁주로 성장시킬수도 있는 그릇이었기에,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는 일없이 궁주를 알현 후에 이들이 아뢴 것이다.


 


 


그들의 선택은 옳았고, 궁주는 잘했다고 그들을 치하하며 또다시 생긴 한가지의 궁금증을 내뱉었다.


 


 


"근데, 듣자니 촌민들 중에 한 집안의 여식이랬는데...어떻게 현문의 심법을 배웠지? 사문이 있는 계집도 아닌 듯한데?"


 


 


그러자 수하가 대답했다


 


 


" 태청문주의 손자가 근방에 있는 강에서 놀다 빠져죽을뻔했었는데  그 계집이 마침 근처에 있어  구해줬나봅니다.  그 보답으로, 입문하지 않은 이상 무공까진 못 가르쳐주고, 심법을 가르쳐주었나봅니다"


 


 


"흐음. 그런 거였군. 뭐 좋다. 가보자. 오랜만에 흥미있는 게 굴러들어왔군. 호호호"


 


 


말을 끝냄과 동시에 발 속의 인물이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바로 현 궁주인 음마요녀(淫魔瑤女) 백설희였다.


 


 


백설희 역시 과거에 납치되어 혈궁에서 키워져 성장한 여인으로, 태상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뛰어난 여걸로 성장했다. 극마의 고수이며 현 태상궁주인 독수요랑 진연하의 양녀이기도 하다.


 


 


잡혀올 당시부터 빼어난 미색과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진연하의 마음에 들어 마령섭혼심법으로 이성이 일부 통제당해 꾸준히 제어를 받아 심성이 개조되어, 무시무시한 성격의 여인이 되었다. 소수 마공의 달인인 그녀는 백옥과도 같은 흰 손과 얼굴, 몸매때문에 진연하로부터 그러한 이름을 받았다.


 


 


심성 개조를 당할 당시, 진연하가 손수 그녀를 조련했는데, 진연하 휘하에 있는 세명의 <간지럼 시종>의 손놀림에 구워삶아졌던 여자다.


 


 


과거에는 자신이 그런 일을 당했었지만, 이미 그런 일은 기억도 못하는 그녀였다.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양녀가 될지도 모를 계집의 낯짝을 보기 위해 행차할 준비를 마쳤다.


 


 


" 그 여아(女兒)는 어디에 있는가?"


 


 


" 암연동의 고문실 안에 있습니다. 속곳만을 착용시켜놓았으며, 점혈해 수족을 놀릴수 없게 해놓고  침대에 대자로 눕혀놓았습니다. 자해를 할지 몰라 아혈(점혈되면 입을 놀릴수 없다)  역시 점혈해놨습니다. 계속 섭혼술을 시도하곤 있을테지만 아마 진척은 없을 겁니다"


 


 


" 가자 "


 


 


"예. 여봐라. 가마를..."


 


 


"되었다. 빨리 보고 싶구나. 뒤쳐지지나 말고 어서 따라와라"


 


 


수하들보곤 알아서 따라오라는듯한 말 한마디만을 남긴 채 그녀는 가벼이 몸을 날렸다. 그 비쾌한 경신술을 감탄어린 눈으로 잠시간 쳐다보던 수하들은 이내 정신을 차린채 전속력으로 궁주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암연동은 혈궁의 본거지인 대산 서쪽 마신봉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동굴을 깎고 다듬어 만든 일종의 <감옥> 으로,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 안쪽 고문실에, 계집아이 하나가 땀을 뻘뻘 흘리며 겁먹은 표정으로 눈동자만 여기저기 굴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왠 으시시할 정도로 무표정인 여자들 세명이서 계속 뭐라뭐라 중얼대며 자신에게 뭔가를 하려고 하는 듯했던 것이다. 그녀는 그게 뭔줄 몰랐지만, 여자들은 다름 아닌 혈궁의 여인들이었고, 계속 그녀의 심지를 장악하기 위해 섭혼술을 시도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허사였다.


 


 


 


".........."


 


 


여자애는 손발은 물론이고 아혈까지 제압된 상황이라 혀도, 이빨도 놀릴수 없었다. 그냥 두려운 시선으로 눈동자만 또록또록 굴릴 뿐이었다.


 


 


그때 쯔음 궁주가 몸을 드러냈다. 고문실 안에 있던 인물들 모두가 그녀를 보자 고개를 조아리는것도 아니고 오체투지하며 예를 올렸다


 


 


"궁주님을 뵈옵니다"


 


 


궁주는 한손을 가벼이 내저어 일어나란 뜻을 내보이고선 곧장 침대에 누운 계집 가까이에게 다가갔다.


 


 


" 이 아인가?"


 


 


" 그렇사옵니다 "


 


 


잠시동안 여자애의 얼굴을 보던 궁주는 계집이 퍽 맘에 드는지 미소를 잠시 머금다가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 과연. 아직 어리지만 쪼그만 것이 꽤 그럴듯한 얼굴이구나. 섭혼술이 듣지 않는다고?"


 


 


"예...심법때문에..."


 


 


"호호호. 귀엽기도 하지. 저 눈굴리는것좀 봐. 하지만 이 와중에도 침착하려 애쓰는 듯이 보이는군? 제법 강단이 있는 계집이야.  너희들은 모두 나가라. 그리고, 시종들을 불러와. 물론 "그" 시종들이다"


 


 


시녀들이 흠칫 하였다. 시녀들 중 한명이 재차 물었다


 


 


" "그" 시종들이옵니까?"


 


 


" 그래. 그 세명이다"


 


 


그 세명이라는 말만 듣고도 방안에 있던 모든 이들은 궁주와 아무것도 모르는 계집을 제외하곤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만큼 그 세명의 여 시종들은 무서웠던 것이다.


 


 


시녀들이 모두 나가고 나자, 궁주는 여아의 손발은 제외하고 점혈되어있던 아혈은 풀어주었다. 입을놀릴수있게해준것이다


 


 


그렇게 되자 여자애는 겁먹은게 틀림없이 눈에 빤히 보이지만 나름대로 당당히 외치기 시작했다


 


 


"누구세요? 저를 왜 데려왔어요? 여긴 어디죠? 절 풀어주시면 안돼요?"


 


 


줄줄이 쏟아지는 질문이 끝도 없을 듯하자, 약간 짜증이 난 궁주는 표정을 약간 엄히 하면서 말했다


 


 


"더 이상 질문을 해대면, 네 부모를 찾아서 반드시 죽여버릴것이다"


 


 


"............"


 


 


계집애가 질린 표정이 되자  그제서야 만족하고선  궁주는 여아가 날 잡아잡수란 듯한 자세로 팔다리를 벌린채 누워 있는 침대 옆켠에 엉덩이를 내려놓고선 여자애의 볼을 살살 쓰다듬으며 말했다


 


 


"호호. 보면 볼수록 괜찮은걸? 오성도 뛰어나 보이고말야. 심법만 배워 행했다는데도 이정도면, 본격적으로 수련시키고 영약까지 복용시키면, 대단한 계집이 되겠어. 어떠냐? 네가 보기에는"


 


 


밑도끝도없이 뭐가 어떠냐는건지 모를수밖에 없는 여아였기에, 궁주에게 질문을던질수밖에 없었다


 


 


"뭐...뭐가요?"


 


 


계집의 까만 흑발을 뒤로 선선히 쓸어넘기면서 궁주는 생글거렸다


 


 


" 내 모습 말이야. 아름답지 않니? 그리고 건강해보이고말야"


 


 


아이가 보기에 과연 눈앞에 있는 아줌마...는 아니고 젊은 언니로 보이는 여자는 그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왠지 이 여자는 무서웠다.


 


 


"...아줌....언니는 아름답긴 해요. 근데...무서워요"


 


 


만약 아줌마라 했었다면 이 계집은 지금부터 지옥을 경험해야 했을 것이다. 간지럼이라는 지옥을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히 그런 망발을 저지르지 않아 고문 시간을 단축시킬수 있었다는건 계집 스스로도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궁주는 다시 말을 붙였다. 연신 사근거리면서


 


 


"호호. 그러니? 뭐 어쨌든, 너는 이제 못 돌아가. 이제부턴 나와 같이 여기서 살아야 돼. 알겠지? 도망갈수도 없어. 그런 생각을 할수도 없게 만들수도 있고"


 


 


그러자 여자애 눈에서 오기가 떠올랐다


 


 


"흥!!  하나도 안무서워요!! 아까도 다른 언니들이 날 어떻게 하려 했었어요!! 하지만 못했죠!! 메~~롱~~"


 


 


여자애의 작은 혀가 쑥 나오며 배배 움직여대자 그것이 오히려 귀여운지 궁주는 여아의 작태를 될대로 놔두었다


 


 


"호호. 치아가 참 고르구나. 어린데도 이쁘게 나 있네. 좀 있으면 넌 내게 계속 치아를 보여주게 될거야. 그리고, 네가 믿고 의지하는 그 마음 속의 방벽을 본녀가...아니 이 언니가 깨부숴주마. 요 깜찍한 것아~"


 


 


그러면서 궁주가 계집의 쪼그만 코를 살짝 꼬집을 무렵, <간지럼 시종> 세 명이 들어왔다. 세명의 여인은 모두 무표정이었다.


 


 


"궁주님을 뵈옵니다"


 


 


"어서 오게나. 이 아일세 "


 


 


세명의 시녀는 잠시 여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궁주를 보더니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질문을 던졌다. 세명 모두 합창하듯이 질문이든 대답이든 해대는 그녀들이었다.


 


 


"어떻게 하면 되옵니까?"


 


 


궁주는 생긋 웃더니 주문을 했다. 아주 간단하고도 무시무시한 주문을.


 


 


" 아아. 자네들은 한가지만 해주면 돼. 이 계집한테 섭혼술이 안 걸리는게 문제였거든. 이성을 무너뜨려주게나. 사술을 걸수 있게끔 말이야 "


 


 


무서운 말이었지만, 안색하나 변하지 않은채 그녀들은 누워 있는 계집에게 다가갔다.


 


 


한 명은 계집의 좌우에 섰고, 두명은 계집의 발 밑가에 위치하였다.


 


 


이 여인들은 궁내에서도 아주 유명하면서 높은 서열을 차지하는 자들로, 이럴 경우에 전문적으로 계집들의 이성을 파괴시켜 사술에 걸리게끔  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시작하기 전 여자들은 딱 한가지만을 물었다. 궁주에게.


 


 


"계시겠사옵니까?"


 


 


시끄러울수도 있으니 묻는것이다. 궁주는 빙긋 웃더니 말했다.


 


 


"아아 신경쓰지 말게. 나도 좋아하거든. 이런 거."


 


 


사실 납치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것에 취미 없이 성장한 궁주였지만, 독수요랑에 의해 성격이 이리 개조되어버렸던 것이다.


 


 


계집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멀뚱멀뚱댔지만, 곧이어 그 일이 자신에게 온몸으로 느껴지자, 사태를 깨닫는건 순간이었다.


 


 


점혈되서 반항할수 없는 양 발의 발목을 한손으로 잡고선, 두 여자는 서서히 길게 기른 손톱들로 계집의 발바닥을 긁어가기 시작했다. 계집의 이마에  내 천(川)자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더니, 강압에 의한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흐....흐으....흐흐흣! 하..하지마요!!"


 


 


예쁜 언니들이 자기 발을 못움직이게 해놓고 발바닥을 긁기 시작하자 애써 참으려 하는 계집이었다. 하지만 그런 참을성도 곧 찢어발겨져야만 했다.


 


 


"꺄하하!! 흐흐흐!! 아하하하하하~!! 푸...푸흐흐....흐하하하!!!"


 


 


계집의 하얀 몸이 점차 빨개져가기 시작했다. 집요한 간질임의 자극은 엄청난 위력으로 자기를 괴롭혀댔던 것이다.


 


 


발도 발이지만, 겨드랑이를 그 긴 손톱으로 마치 갈고리처럼 사용하듯이 긁어대는 언니들의 손놀림엔 정말 맛이 갈 지경이었다. 계집의 이성이 멋대로 왔다갔다 바빠지기 시작했다.


 


 


"푸...푸흐흐흣!! 하...하지마요오하하하!!! 이히하하!!"


 


 


소녀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은지  실내에 있던 의자 하나를 끌어 어느새 앉은 채 그걸 즐기면서 듣는 궁주였다.


 


 


" 아아~ 좋네 좋아. 웃음소리...호호"


 


 


 


"꺄흐흑!! 키히힛!! 이햐하하하~!!!"


 


 


 


소녀의 웃음소리가 암연동 안을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암연동 외곽을 지키고 있던 여무사들과, 밖에서 대기중이던 시녀들. 그들은 모두 너나할것 없이 저도 모르게 움찔 몸을 떨었다. 그 일이 자신의 몸에 닥친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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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입니다. 1편 올릴때 적었습니다만, 아마 추후 내용이 더 나올 일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빨리 노란신호가 되어보고 싶어서 별짓을 다하는군요. 회원분들께 여러모로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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