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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무림 2

"꺄하하~!! 우히히히~~ 으크크크흐오호하하하하하~~!!"


 


 


소소는 두눈동자에 핏줄이 일어설정도로 눈을 부릅뜨고선 눈물을 줄줄 흘려대며 웃고 있었다. 웃음소리가 어찌나 큰지 산 전체가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지만, 행여나 다른 누군가 이 소리를 듣고 달려와줄 사람은 전무하다고 봐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용천이 손을 썼기 때문이다.


 


 


근방 일대에 자신의 기를 이용해 소소의 웃음소리가 주변에 새나가지 않게 <단음강막>을 무형의 반구형으로 둘러씌워놓았기에, 웃음소리는 씨알만큼도  새나가지 못했던 것이다.


 


 


단음강막이라는 건 임의로 내공을 사용하여 주변의 공기를 통제하에 두고서 소리의 강약(强弱)을 제어하는 수법을 말함인데, 소소의 미친 웃음소리가 그렇게 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주변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한다는건, 용천의 내공이며 무공 수위가 얼마나 초절한 경지인지를 말해주는것과 같다.


 


 


더구나 내공의 경지에 따라 이런 조화를 부릴수 있는것에도 한계가 있는 수법인데, 그는 그걸 장난스레 반경 10여 장(약 30미터) 정도로 펼치고 있는것이다.


 


 


소소가 이히히~ 하면서 미친년마냥 킬킬거리며 입가에서 침까지 흘려가며 웃어댔지만, 그 또한 그의 청각에 조금도 괴롭힘을 주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음악소리처럼 용천의 귓가에 간드러지게 울려대고 있었는데 이유가 뭔고 하니, 이또한 임의로 청각의 듣는 정도를 적당히 가감(加減)하여 음악의 고저(高低)를 맞추듯이, 소소의 웃음소릴 딱 즐기며 듣기 좋은 수준으로 낮춰놓고 기분좋게 즐기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소소가 목청이 터져라 웃어댔지만, 그가 이 귀여운 소녀의 웃음소리를 즐겁게 듣는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바각 바각!!


 


간질 간질~


 


 


"꺄하하~!! 오호호호호~~끄흐흐흐흐흐으흐흐? 끼하하하하하~~~!"


 


 


소소의 발바닥을 여기저기, 집요하게 긁어댐에 따라, 웃음소리가 다양하리만치도 터져나왔다. 소소는 마치, 자신은 이런 웃음소리도 낼수 있다는 듯이, 일부러 의도하면서 웃음소릴 바꾸는게 아닐까 싶게 다양하게도 웃어댔다. 물론, 절대 의도한게 아니겠지만..


 


 


소소의 혼을 튕겨나게 할정도로 대단한 간지럼 세례를 약 반 각 (7~8분 사이) 정도 더 먹여준 후에 용천은 땀으로 흠뻑 젖은채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뺨과 이마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서 물었다. 분명 부드러운 음성으로 묻는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꼼짝 못한채 들어야만 하는 소소 입장에선 이상하리만치 온몸에 쭉쭉 소름이 끼쳤다.


 


 


"자아~ 다시 한번 오붓하게 대화를 해볼까? 왠만큼 이젠 상황이 파악이 되지를 않느냐? 클클~"


 


 


"허억...헉...허억..콜록...노..노야...살려주세요 제발...흑흑..."


 


 


소소는 그야말로 눈물콧물침범벅이 되서 까만 두 눈망울을 빛내며 애원해댔다. 용천은 밭은 숨을 뱉으며 기침까지 연신 해가면서 오들오들 떠는 소소를 시선에 담으며 속으로 "크~ 귀여운 것!!" 하고 외쳤지만 겉으로 표현은 안하고 그냥 음산함을 바닥에 깐 미소만 지어보인다.


 


 


"아~ 그러게. 말했잖느냐. 난 예쁘고 귀여운 것들은 안죽인다고. 노부가 보기엔, 넌 예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 딱 중간정도 섞인것 같구먼. 뭐 어쨌건, 절대 안죽인다고 몇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냐.  내가 말하는것만 차근차근히 대답해주면 돼. 알겠느냐?"


 


 


"하...하지만..."


 


 


소소는 눈썹을 파들파들 떨면서도 쉽사리 입을 열 생각을 못하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소는 눈앞에서 자신을 보며 클클거리는 젊은 남자의 신분에 대해 어느 정도 대강이라도 감을 잡았기 때문이다.


 


 


아까 대화 나누던 중,  흑의인은 자신이 마교의 인물이라고 밝혔고, 또 지닌 바 무위를 보아하니, 최소한 화경, 아니. 이자는 사파의 인물이니까 극마라고 치고, 아무튼 최소한 극마급은 상회하는 실력을 지닌것이 틀림없었다.


 


 


초식따위를 일절 생략하고 어검술을 그렇게 시전했다면, 모르긴 몰라도 최악의 경우 탈마의 고수일것이 분명하다. 탈마(脫魔)라 함은 현경(玄境)과 더불어 무림 역사상에 존재했던 무림인의 경지 중 가장 최상승의 경지.


 


 


장강(양자강)이며 태산(太山)도 일수(一手)에 가르거니 베어버리니 하는 짓거리를 할수 있다고 회자되는게 그 경지에 이른 무림인의 수준이다. 한마디로 사람의 탈을 쓰기만 했지, 이미 인간의 경지를 아득히 뛰어넘은 지고무상(至高無上)의 존재인것이다.


 


 


더구나 흑의인 스스로 자신이 탈마가 맞다고 인정하는 듯이 말했으니, 거의 확실한듯하다. 설혹 탈마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극마인것은 분명하고, 그렇다면 이자는 말로만 듣던 <암흑마교>의 2인자. 즉 부교주. 어쩌면 최악의 경우 교주일 가능성도 있었다. 암흑마교의 교주인 흑천마제(黑天魔帝)도 극마의 고수라고 들었으니 말이다.


 


 


눈앞의 자가 부교주일 가능성이 크다고 그녀가 생각한 이유는, 교주의 신분상 교내에서 가장 지고한 위치, 교 외출을 이렇게 아무 호위도 없이 돌아다닐 리가 없다. 가장 윗대가리가 그렇게 돌아다닐 리가 없는것이다.


 


 


마교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나, 일단 마교의 이인자라는 부교주의 직함을 받으려면, 힘을 숭상하는 그들에 있어서, <극마의 고수>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함은 필수사항이라는 것쯤은 들은바 있다.


 


 


눈앞의 젊은이는 호위도 일절 거느리지 않고, 실력 또한 탈마에 준하는것 같으니, 교주보다는 부교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무튼, 젊은이가 대단한, 아니 황당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가진, 그리고 지고하신 마교의 부교주라는 점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찬양드리고 싶지만 두손 두발 다 점혈당해 놀릴수 없는 상황에선 그러기가 불가하고, 냄새나는 맨발에서 발냄새까지 풀풀 풍겨가며 이 양반에게 농락당하는 부끄러운 상황에선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라 더더욱 찬양하고 자시고 하는 경건한 마음새가 생기질 않는다.


 


 


이 와중에도, 빨리 이 <높으신 분>이 자신의 냄새나는 발바닥이나 발가락에서 시선을 떼주셨으면 하는 부끄러운 심정뿐이니까,,


 


 


소소는 푸들푸들 떨면서 속으로 계속 머리를 딴에는 굴리고 있었다.


 


 


"도대체가 무슨 할 짓이 없어서 마교의 부교주가 호위도 대동않고 출타를?.. 정파의 초고수라도 암살하러 가는 중이었나? 그딴 이유야 사실 나로선 아무래도 좋지만, 이 노괴(老怪)가 아무래도 우리들의 은거지에 관심을 가지는 눈치이니, 그 의도가 좋다면 모를까 설혹 조금이라도 안 좋다면....끄윽....."


 


 


그 다음은 상상하기도 싫은 그녀였다.


 


 


"...만약 전설이 사실이라면 이자 혼자서도 우리 산채를 두동강내는건 일도 아닐거야...."


 


 


무림 역사상 탈마의 고수는 공식적으론 기재된 사람이 없지만, 현경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있었다고 한다. 한 명이었는지 두 명이었댔는지 긴가민가하지만, 아무튼 소문이 뻥튀기가 너무 심하게 된건지 몰라도 별의별 소리가 난무했었다.


 


 


하루 종일 하늘을 걸어댕겼대나 뛰어댕겼대나.. 절벽의 모양새가 맘에 안 든다 하여 일수에 깎아지른 정도를 바꿔놔 절경을 만들어놨대나...


 


 


어찌 그런 짓거리를 하는게 사람이란 말인가. 아무튼 이놈이 지 말대로라면 탈마의 고수래는데, 그 잘난 탈마인지 뭔지 하는 경지를 지 잘나서 꼴리는대로 이룬 건지 어떤지는 몰라도, 경지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기 산채 뽀개는데 수월할테고, 수하들을 손쉽게 죽이며 족치는데는 더더욱 수월할 것임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말이다.


 


 


"....일이 잘 풀리면 한혈마(馬)를 타보게 되나 하고 좋아라 했더니..나참...이게 뭐야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이게 정말 뭐란 말인가.  그녀의 옆에 죽어 나자빠져 있는 오빠란 인간이,  만사만 제대로 풀리면 한혈마를 사주겠다고 한게 불과 반시진(1시간)도 채 안된 좀전의 일인데...


 


 


한혈마라 함은 붉은색의 윤기나는 몸을 뽐내며 큰놈의 경우에는 무려 머리부터 꼬리 길이까지 1장(3미터)에 달하는 육중한 몸을 가지고서도 날래기가 이를 데 없는 환상의 말이다.  잡다한 피가 섞이지 않고 조금의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태생에서 비롯되어 나오는...가히 신마(神馬)라고 할수 있는 말인것이다. 달리고 달리다 그 부드러운 몸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피처럼 붉다 하여 한혈마라고 불린다.


 


 


삼국지에서 도원결의를 맹세하였던 영웅호걸중 그 이름도 유명한 관운장이 조조에게 선물받아 그토록 좋아하고 아꼈었다는..그 또한 축생의 몸이면서도 만천하에 이름을 떨쳤던 적토마(馬). 하루에 천 리를 간다 하여 천리마라고도 불렸던 그 말이 한혈마이다.


 


 


어릴 때부터 말 자체는 물론이고, 그 말을 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길 좋아했던 소소였기에,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소소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속으로 슬퍼했다.


 


 


"...오빠라는 놈은 정말 싫어했지만 한혈마 생각에 간신히 웃는 척이라도 할수 있었는데....흑흑"


 


 


사실 소소는 옆에 죽어 뻗어 있는 오라버니라고 불러야만 했던 인간에 대해 좋은 감정은 없었다. 뭣보다 그녀는 이 인간의 친여동생도 아니고, 배다른 동생이다. 오빠라는 놈의 아비 또한 호색한이었기에 벌어진 결과였다. 아비라는 인간 또한 툭하면 첩 들이기를 좋아했고, 밤마다 그짓거리니 이런 일이 생긴 거였다.


 


 


배가 다른 오빠라 하여 무조건 싫어했던 것도 아니지만... 오빠란 놈은 어릴때부터 같이 자라오면서도, 아무리 배다르다지만 명색이 오라버니라는 것이 자기 몸을 보는 눈길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었다.


 


소소는 항상 몸간수를 잘 해서 큰 봉변은 어찌어찌 잘 넘기고 있었지만 자신의 나이 방년 열여섯이 된 올해 이 인간이 기어코 자신에게 한번 사심을 크게 담고 작정을 한듯하자 내심 침을 꼴깍 삼키며 대비중이었다. 한혈마를 사달라고 평소에 조르던 것도 그 좋은 말을 타고 탈출구를 마련해놓기 위함이었다.


 


 


어쨌건 일이 웃기게 되어 오빠란 놈이 죽었지만 그때문에 아까부터 눈물을 터뜨린건 아니다. 오빠는 죽어버렸지만, 눈앞에는 별 어처구니 없는, 생전 만날 일도 없을것이라 여겼던 <탈마의 고수>가 떡 하니 나타나고선, 자신을 점혈해놓고, 이렇게 자신을 <의지와 상관 없이 웃음이 나오게끔 하는> 고문 아닌 고문을 해대고 있으니, 자기 신세가 기구해서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다.


 


 


소소는 상념때문에 입술을 질끈 물고 있다가 다시 흑흑거리며 애원했다.


 


 


"노...노야...제발 소녀를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산채에도 아무쪼록 손길을 걷어주십시오. 미천한 것들이지만 다들 먹고살기가 힘들어 산적이 된 연놈들입니다. 흑흑..."


 


 


소소가 애원이 담뿍 담긴 소리를 해대건 말건 용천은 소소의 발가락이나 발바닥의 생김새를 관찰하듯이 구경하면서 피식 웃더니 물었다.


 


 


"이 어린 것이 나를 웃게 만드는군. 좋다. 네년을 보아하니 산채에 딸린 놈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제법이로군. 딴에는 머리를 굴린답시고 생각하다 보니 어렴풋이 내가 누군지 정도는 용케 짐작했나보구나. 아아~ 놀란 표정 말거라 클클. 무림의 소눈깔들이 대부분 어검술이 시전 되는 중 발화 현상을 보고서도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고 기세만 몰아 덤벼들다 저승길로 냉큼 뛰어드는것들이 꽤 많지. 하지만 네년의 오빠라는 놈이나 너는 의외로 금방 알아보더군. 어검술을 알아보았고 내 스스로 마교니 탈마니 해 댔으니 내 직함정도 추리할만도 싶지.  어쨌거나 네년이 제법 음탕하고 손속은 악랄해 보이기도 하긴 한데, 산채것들을 그리도 신경쓰는걸 보니까 천성이 악한 년은 아닌것 같구먼. 아마 어릴 때부터 그런 세계에서 살아와 그리 되었나 본데 노부 또한 일찌감치 마교라는 울타리 내에서 자라고 커왔던 몸. 짐작은 약간이나마 간다. 그러니 내 네년을....."


 


 


꿀꺽.


 


 


소소는 희망을 담은 눈동자로 흑으인을 올려다봤다. 말이 길어질 듯해 조마조마 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이야기 반전? 그리고 내 네년을...까지 들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저를?...."


 


 


용천은 씨익 웃더니, 한마디 툭 뱉었다.


 


 


"풀어주마....고 할줄 알았느냐?~"


 


 


".....예?...."


 


 


소소의 눈이 동그래졌다.


 


 


소소의 눈이 동그래지건 말건 용천은 피식 흘린듯한 웃음을 내더니 소소의 옷에 손을 뻗더니 갑자기 앞섶을 더듬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소소는 속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꺄..꺄악!"


 


 


아무래도 올게 왔나보다. 이 껍데기만 젊은 영감탱이 반로환동(反老還童)의 고수가 자신을 취하려 함이 분명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자길 욕보이게 해서라도 입을 열게 만들겠단 말인가? 하지만....


 


 


 


"....?"


 


 


소소는 눈을 살짝 떴다. 옷이 좀 풀어지고 벌려지긴 했지만 별반 큰 변화는 없었던 것이다.  


 


 


좀전과 차이가 있다면 자신의 상의가 양 옆으로 트여져, 새하얀 어깨의 아랫부분과 약간 거뭇하게 자란 액모(겨드랑이 털)까지 내보이고 있는 양 겨드랑이가 드러났다는 정도랄까.


 


 


중국의 여인들은 액모(腋毛)를 좀처럼 제거하지 않는 편이다. 하얗기 그지없는 양 겨드랑이에 살짝 거뭇한 액모가 용천에게 보여지자, 소소는 얼굴이 더 홍당무가 되었다.


 


아까부터 이놈의 노괴가 무슨 심산인지, 평소엔 드러나지지 않는 부위들을 자꾸만 드러나게 해놓고 구경하고 그런다. 냄새나는 발바닥과 발가락을 드러나게 하질 않나. 털자란 처녀의 겨드랑이를 드러나게 하질 않나...뭐 이런 고수가 다 있어?


 


 


하지만 소소는 순간 어떤 것에 생각이 딱 하고 미치자,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


 


 


"서...설마...."


 


 


여태까지 몸으로 느껴본 결과...아마 답은 거의 확실할 듯하고, 무엇보다 그 확증은 악마처럼 웃고 있는 눈앞의 녀석이 잘 말해주고 있었다. 뭣보담도, 그는 양손을 슬며시 들어 두 검지를 좌우로 까닥 까닥 돌리며 들이밀고 있었으니..


 


 


"크흐흣~! 아무렴 내가 <오냐오냐. 노부가 잘못했다. 안심하거라. 이제 풀어줄테니 집에 가 발닦고 푹 쉬거라..> 할줄 알았느냐. 요 앙큼한 것이 자꾸 말을 돌려 돌리기를? 불라고 할때 빨리 불었어야지. 여태까진 네년의 편의를 봐줘 가볍게 했지만, 이젠 그런 걸 바라진 말거라. 어디 한번 재주껏 견뎌봐라. 이건 좀 더 당하는 재미가 삼삼할게다. 클클~"


 


 


말을 끝맺으면서 그는 검지손가락에 내력(內力)을 주입해 한 점으로 모으더니, 소소의 겨드랑이에서도 가장 깊이 패인 부분을 향해 순식간에 찔러넣곤 그 위치의 혈도를 통해 내공을 흘려넣었다.


 


 


그와 동시에 소소에게 꽂히는 벼락과 같은 근질거림.


 


 


콰가가각


 


 


번쩍!


 


 


간질간질간질간질


 


근질근질근질근질~~


 


 


"!!!!!아!! 아악!!! 끄아아악하하하하하하~~~~끼햐하하하하하하으오하하하하하하하~~이케케케케케카카카~~~"


 


 


소소는 그야말로 순간의 경련이 있는가 싶은 후로부턴 입가에서 침방울을 퍽 터뜨림과 동시에 겔겔대버리기 시작하였다. 아까까지 있었던 웃음도 엄청났지만 지금의 웃음소리에 비하면 아까 것은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했을 정도이니, 그녀의 간지러워 못미치는 심정이 어느정도인지 약간이나마 짐작될 만하다.


 


 


"끄오오하하하하하하~~~으아아아아아아악하하하하하하~~~캬하하우흐흐하하하하~~"


 


 


아깐 가끔 살려달라느니 뭐니, 중간중간 말 비스무리한거라도 섞어 내뱉었지, 이번의 웃음소리는 웃는데만 시간이며 기력을 소비하기도 모자란듯했다.  그야말로 광년이. 말 그대로 미친년이 되어버린듯이 보이는 그녀였다.


 


 


하늘이 노래질정도로 간지러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그녀. 겨드랑이에 마치 개미가 수만마리는 달라붙어 일사분란하게 돌아다니는 듯했다.


 


 


겨드랑이는 파문을 일으킨 곳이라 가장 충격이 크다지만, 다른 곳에도 그 기세가 실로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기세로 구석구석 퍼져가듯이 하여, 실로 그 충격은 소소의 숨이 끊어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깊고도 고통스러우면서도 자극에 못당해 토해내는 웃음소리를 자아내게 만들었고, 점혈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온 몸을 경련해대는 신기에 가까운 떨림마저 일으켜보이는 그녀였다.


 


 


소소의 온몸이 맹렬하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하얬던 겨드랑이며 발바닥이 불에라도 덴 양인듯 빨개져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액모는 땀방울이 차츰 덮여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고, 끊임없이 경련하며 떠는 발가락들과 그 사이사이에 맺힌 땀방울들이 발바닥의 넓은 표면을 도로삼아 밑으로 꺼지듯 흘러내려댔다.


 


 


"끄우으흐흐흐흐흐흐오오하하하하하~~끼끼끼끼히히히히!! 이히히히히히히히~~~"


 


 


이젠 이히히키키키 하면서 웃기 시작하기에 이른 소소였다. 거의 눈은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입가에도 살며시 거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용천은 눈을 까뒤집은 소소의 이마며 뺨을 귀여운 듯이 바라보다가, 자신의 상의 품속을 잠시 뒤지더니 이윽고 매화나무 한그루가 예쁘게 수놓인 손수건을 꺼낸 후에 열심히 그녀의 땀을 닦아주면서 흥얼거리며 말했다.


 


 


"자아~ 재주껏 견뎌보려무나. 클클. 말했지? 노부 손에 걸려서 안 배겨난 계집이 없다고.. 끌끌. 벌써부터 거품을 쏟으면 어쩌겠다는 것인지...아직 2단계에 불과한데 말이야.  뭐 어쨌건, 괜한 고집 부리지도 말고, 말 돌려 대답을 회피할 생각도 말아야 할거다 너는. 간혹 가다가 기를 쓰고 참다 신경이 망가지는 계집들을 좀 봤었거든. 물론 그렇게 되가면서까지 견딘 그 인내력은 대단하지만, 별로 칭찬해주고 싶진 않더군. 노부 정도 수준이면 타인의 파괴된 혈맥이나 세맥도 임의로 원상태로 돌려놓는게 가능해지거든. 그러니 다시 고쳐주고, 또 어루만져주면 그만이야. 내쪽에선 네년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를 더 오래 들을수 있는 이익이 있을지언정 손해는 없단 말이지. 난 착해서 아량이 넓으니까 이번에도 딱 1각(15분)만 해줄터이니, 힘껏 웃으면서 참아보거라. 있는 힘껏 힘을 실어 웃음을 쏟아내야 견디기가 좀 더 수월하거든. 벌을 받고 있는 네년에게 조언이라고 해줄만한 건 이것 하나뿐이고, 너 또한 그저 대자로 편히 누워 열심히 웃기만 하면 되니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을 하고 있는거야. 어떠냐. 참으로 네년의 팔자가 타고 난 홍복이라 할만하지 않느냐? 클클~ 자~ 웃어라 웃어. 귀여운 아이야. 크크큿.."


 


 


용천의 말에 기꺼이 부응하겠다는 듯, 소소는 끊임업이 눈물과 콧물, 그리고 침을 쏟아내면서 열심히도 웃었다. 실상은 그의 친절한(?) 조언이며 자신에게 하는 기타 등등의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할 만큼 정신없이 혼란한 그녀였지만.


 


 


 


"이키키키케케케케하하하하하~~~~~~"


 


 


 


사자후(獅子吼)가 아닐까 싶은 이 아가씨의 웃음은 앞으로 싫건 좋건 최대한의 증폭성을 지니고 앞으로 약 10여분 이상 더 터져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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