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무림 3
용천은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시행했다.
그는 분명히 소소에게 고문아닌고문을 약 1각(15분) 동안 시행하였고, 그 시간 동안 소소는 지옥이 어떤 건지를 맛볼수 있었다.
1각 후에 그녀의 모습은.....
"이....이히....히히히.....케켁...."
이랬다...
용천은 처음엔 소소의 웃음소릴 즐겁게 들으며 좋아라 하고 있었었다.
그런데 그 1각 사이에 그의 표정은 분명 바뀌어 있었다. 그 변화가 언제쯤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는고 하니, 고문을 시작한지 반 각(7~8분)을 조금 더 넘어섰을 때이다.
소소를 고문하는 이 방법은, 그 스스로 이름 붙인 것이 이른바 악형이다.
악(樂) 즐기다, 즐겁게 하다의 의미이며, 웃음이 터져나오게끔 하는 형벌이다.
용천은 매우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이 고문법은 자신이 직접 창안하였다.
무림인들이 흔히 즐겨 사용하고, 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방법으로 대표적인게 바로 분근 착골이다.
고문할 대상의 혈도를 임의로 건드려서 몸의 근육과 뼈를 뒤틀리고 뒤집어지게끔 하는 고문법으로, 그 효용성은 익히 알려진 터라 가장 널리 사용되어진다.
장시간 사용하면 근골을 상하게 하여 지대한 타격감을 주는 만큼, 고문법으로 사용할거면 그 효과는 실로 뛰어나다 할수 있겠다.
하지만 용천은 지저분한 남자놈들에겐 이 방법을 눈썹 하나 까닥이지 않으며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에게만은 절대 이 수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딱히 편애한다면 편애하는거다. 그는 아름답다든지, 귀엽다든지, 가녀린 것들에게 약했다.
하지만 그래도, 취조든지 형벌이든지...어떤 일이 닥쳤을때 여자들에게 주어야 할 벌은 있어야 할 법했다. 그는 궁리했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낸, 창안해낸 후에 여자들에게 유난히 더욱 효과가 극대적인 수법이 바로 이 악형이다.
악형은 여자들의 몸에 생채기 하나 내지 않으면서도 분근착골 못지 않은 효과를 보였으며, 계집들에게 사용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게 있을까 싶을정도로 뛰어난 고문법이었다.
여자애들의 숨넘어가는 듯이 토해내는 웃음소리를 듣는것도 재미있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고집 세고 독종인 계집들이어도, 그 지옥같은 간지럼의 매서운 맛을 견뎌낼 재간이 없는 모양이었다.
발바닥은 몰라도 겨드랑이를 자극해대는 시점에선 항복하지 않을 년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설혹 그거까지 견뎌내는 계집이 있어도, 그련 것들을 위해 또 더더욱 고차원적인 고문 수법은 있었다. 그 누구도 그의 악형을 끝까지 버텨낸 여잔 없었다.
물론, 놀라움을 가져다 주는 여자애들이 있긴 하다.
소소에게도 좀전에 말해줬던 거지만, 간혹 가다 너무 무리한 고문을 견뎌내다가 신경이 망가져버릴때까지 견디는 애들도 있었다. 그리고 하체에 힘이 풀려버려 실뇨를 해버리는 애들도 있었다.
그럴 경우, 그런 여자들의 특징이 있다.
주인, 혹은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한 충성심이라든지 의리가 충만한 여자라든지, 그것도 아니면 천성이 심적으로 약한 여인들이다.
그런 여자들의 경우, 이를 악물고 악형을 견뎌내다 끝끝내 못참아 웃음을 터뜨리는 경우를 왕왕 보았던 것이다.
근성 없는 것들은 반 각만 악형을 시행해도 지옥에라도 다녀온 양 아는거 다 말하겠다고 술술 부는데...
소소에게 악형을 시행한 시간은 도합해보면 2각은 넘는다. 물론 소소보다 더 오랜 시간 고문을 받은 과거의 계집들은 존재하지만 연속해서 시간을 두고 벌인 악형은 이게 최장시간이었다.
용천은 그래서 표정이 바뀐 것이다. 약간 의아한 표정이 된 그가 눈을 까뒤집은 채 끼히히..하면서 신음하는 소소의 젖은 뺨과 이마를 손수건으로 한번 더 훔쳐낸 뒤 볼을 두어 번 탁탁 하고 쳤다.
"...아이야?"
그럭저럭 몇년 더 지나면 스물이 될것이라 하지만 기절한채 누운 요 계집보다는 자신이 거의 네 배는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그가 그녀를 아이라 불러도 누가 탓할순 없을것이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둘이 남매라 해도 믿겠지만..
소소의 부드러운 볼살을 몇번 쳐봤지만, 너무나 충격이 컸는지, 소소의 뒤집힌 눈은 돌아올줄을 몰랐다.
용천은 속으로 생각했다.
".....허어.... 요 계집이 아무래도 산채놈들에 대한 걱정때문에 이런가 본데, 오빠라는 놈이 산채의 두목쯤 되는듯했으니 이년의 지위가 거기서 상당히 높을것임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을 그리 신경쓴단 말인가? 이정도면 그 정도가 과한 감이 없잖은데... 이거 괜히 노부가 미안할 지경이구먼? 부하들을 그렇게나 신경써주는 여자애라니... 아니면 무슨 속사정이 있나? 여태 살아온 인생이 박복했다던지 말이야... 하기사 가만 생각해보니까 나로 인해 두려움에 떨기도 많이 떨었지만 저 뒈진 놈이 오빠랬는데 아무리 무서웠다지만 그리 슬퍼하는 기색이 없어 보였어....흠...."
뭔가 자신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는 듯했다. 물론 아까 이 계집이 연검을 뽑아들고 자신에게 출수를 무작정 해댔지만, 따지고 보면 무공 좀 배웠다는 사람들의 방식은 어지간해선 다 거기서 거기다. 누가 자기네를 미행했고 거기다 한술 더 떠 비웃듯이 말했으니 기분 안좋은건 당연지사인것이다. 칼밥 먹고 사는 애들이 무림인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적한테 내가 죽을 수도 있고 죽일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마교의 인물. 소소의 아까 행동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입고 있는 홍의며, 냄새는 나지만 그 자체는 틀림없이 고급인 비단 족의를 신고 있던 소소. 옷차림은 대갓집 딸에 못지 않지만, 어쩌면 여태 살아온 삶이 영 슬펐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래도 소소는 너무 삭막한 생활을 하다 보니 성격이 좀 모난 듯하고, 일단 안면 트고 지내게 된 인물들에게 정을 쌓으면 무척이나 챙기려 애쓰는 새심한 계집일것 같다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때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입에서 거품을 물어갈정도로 간지럼에 미칠 지경이 되가며 시달리면서도 안불려 할 이유가 있을리가 없으니..
그렇게 혼자 지레짐작을 해보는 그의 후각에 아스라히 지린내가 스며들었다.
"......음? 혹시...."
그는 손을 뻗어 소소의 복장에서 아래맡을 더듬었다. 역시나....
소소는 그 지독한 악형을 견뎌내느라고 그만 저도 모르게 하체의 힘을 놔버린 모양이었다. 눈은 여전히 뒤집혀 있었다.
용천은 뒤통수를 긁적이다가 소소의 얼굴을 살폈다. 그녀는 기절해 있었다. 입에선 침이 흘러내렸다.
용천은 손수건으로 다시 한번 그녀의 입가 주변과 얼굴을 세심하게 훔치고선 그녀의 수혈(睡血)을 짚었다.
안 그래도 악형때문에 온 몸의 체력과 기력을 몽땅 다 빼앗겨버린 그녀인지라 거의 기절하다시피 잠이 들어버렸다.
용천은 소소의 부드러운 눈꺼풀을 내리 덮어주고 나선 그녀의 젖은 이마에 달라붙어 있던 머리칼을 한차례 쓸듯이 손에 모아쥐고선 그 고운 결을 감상하면서 만지며 잠든 홍의경장 차림의 소녀를 시선에 담으면서 미소지었다.
"....뭐........성격이야 고쳐가면 되는거니까....조련하는 맛도 있을테지. 재미로 데리고 좀 돌아다녀볼까?"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일단 결정했으면 결정된거다. 즉각말이다. 그는 그런 인간이니까.
기진해 잠든 소소는 잠시 내버려두고, 그녀의 족의가 시선에 들어오자 오른손에 들어 다시 한번 킁킁거려봤다.
얼굴에 다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녀의 풋풋한 족취(足臭).... 미소와 동시에 이마에 가벼운 찡그림도 가져다줬지만.
소소의 족의에 배인 향내(?)에 심취(心取)해 있던 용천은, 일단 곯아떨어진 이 계집애를 그대로 재워놓기로 하고, 이년의 속사정이든 산채의 장소든지 하는것들에 대해선 나중에 듣기로 했다. 어차피 그럴 목적으로 수혈을 짚은것이지만..
고집센건 둘째치고서라도, 심성이 생각밖으로 고운 듯해, 이 계집이 꽤나 맘에 들었던 것이다. 원체 귀여운 것들한테 껌벅 죽는 인종인지라, 이이상 모질게 굴 자신도 없었다. 그리고 계집의 잠든 얼굴을 보고 잠시 있자니, 귀엽기가 이를데 없었기에, 악형을 일단은 중지하자고 마음 먹은데 대해 더욱 일조를 하는데 적잖은 공로를 세웠다.
"흠.....그나저나...이걸 처리해놓아야겠지? 나때문에 이리 되었으니..."
소소의 젖은 하의에 흘낏 시선을 잠시 준 후, 어떻게 할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계집이 잠이 들어있으니, 옷좀 벗긴다고 해서 울고 불고 해댈리는 없다. 뒷수습 후 자신만 나몰라라~하고 있으면 발뺌이 되든 아예 묻혀지든 어떻게상황이 굴러가든지 만사형통일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다른것에 있었다.
용천의 나이는 칠순을 넘긴지가 오래다. 여든을 향해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놈의 무공이 뭔지...그것의 끝을 보겠다고 붙잡은 세월이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었다.
그래도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낮이고밤이고 미친놈맹키로 열심히 수련에 매진하고 사색해대고 하는 것에 대해 하늘이 감동했는지, 그 짓거리가 자기를 탈마 라고 하는 지고한 경지에 들게 해줄수 있었다.
무공의 길을 걷고 걷다 보니 정신 차렸을 때 마흔이 넘었었다. 그때가 아마 극마의 벽을 허물고 나서 막 기뻐하던 때였던 듯하다. 그러고 나서 문득 같이 드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아아...내가 아직도... 동정이로군....하고.
그는 여색을 밝히질 않는 성격이었다. 물론 여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성과의 단순한 성합이라는 행위는 그다지 그에게 다가오는 뭔가의 감흥이 없었다. 물론 다른 몇몇 특정 군데(?)에는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였지만 말이다.
소소의 옷을 벗긴다 하여 그 나신에 혹할 자신은 아니다. 다만, 옷은 자신이 빨던 삶던 어떻게 해줄수 있는데, 일을 봐버린 소소의 아래맡도 해결은 봐야 할것이 아닌가.
솔직히 난감했다. 악형을 견뎌내는 도중 이런 일을 일으키는 계집들이 몇몇 있었다. 물론 이 경우는 몽땅 다 본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본교에도 실력좀 있다고 까불어대며 무림출도!!를 외치는 뿔난 망아지마냥 설쳐대는 년들이 좀 있었다.
당연히 고 계집들을 얌전하게 만드느라고 악형을 시행했고, 끝까지 버틴다고 버티다가 그꼴나버린 계집이 발생했을 때는, 시녀들에게 후일은 맡겼던 것이다. 시녀들이 데려간 후에 옷도 갈아입히고 씻기고 그럴 테니까.
그러기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어찌한다? 요것이 뻗어 있으니 내가 뒷처리를 해도 알수는 없을 테지만 그래도 조금...흠..."
그는 계집들의 그곳(?)을 본다 해도 물론 욕정을 단 하나도 안 느낄리는 없을테지만, 자제는 물론 충분히 할수 있었다.
하지만 뻗어 있는 계집의 몸을, 더더군다나 순결의 보고에 해당하는 곳을 차마 손대기가 미안했던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선 특히나 더더욱 신경 쓰고 약한 그였다.
용천은 또다시 애꿏은 뒤통수만 벅벅 긁으며 투덜거렸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마령섭혼심법(魔靈攝魂心法)도 배워놓는건데...."
마령섭혼심법이란 섭혼술(攝魂術)의 일종으로서 목표로 삼은 인물에게 이것을 사용하면 목표물의 이지를 상실하게 하여 동공이 풀리고 초점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 심지를 장악해서 시전자로 하여금 목표물을 마치 꼭두각시 부리듯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수법을 바로 섭혼술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마령섭혼심법은 암흑마교에서 사용되는 악랄하기 이름 높은 섭혼술로, 안 걸리면 모르되, 일단 심지가 제압된 후 이 심법에 걸려들면 그야말로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신세가 되며, 도로 이성을 돌려놓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려진 심법이다.
마교의 최상층 간부급 고수들의 경우, 간혹 가다 교외로 출타를 해 그들이 가진 바 힘을 무림 전체에 떨치기 위해 왕왕 중원을 전전해 대는데, 여행 중 길을 가다 제법이라도 미색이 반반한 계집들을 보면 원체 납치하여 교내로 데려오는 일이 적지 않았다.
잡혀온 계집들의 연고가 있건 없건, 사악하기 그지없는 마기를 온몸에서 뿜어내는 마교고수들이 무섭고 두려울 건 뻔한 사실.
맨정신으로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건 무공을 전혀 익히지 않는 일반인, 더구나 여자의 몸으로 그걸 견뎌낸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잡혀온 것들은 처음엔 제발 살려달라며 울고불고 애원해댄다.
바로 그런 아이들에게 마령섭혼심법이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심지를 장악해서 고분고분하게 만들어놓고 시종으로 쓰는것이다.
때문에 예쁜 계집들을 좋아하는 마교의 고수라면 거의 이것을 필수항목으로 여기다시피 하며 배워놓는다. 요긴하게 써먹을데가 많으니까.
하지만 용천은 아직까지도 그걸 배워놓지 않았다. 왠지 불쌍했던 것이다. 자신의 의지는 지워진채 심법에 사로잡힌 후에 교육받은 데로 웃고 말하면서 살아가는 시비들의 얼굴을 볼때마다 그리 느꼈었다.
약한 것들을 보면 짜증도 나지만 연민의 정 또한 느껴지는건 어쩔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 요긴할수도 있는(?) 수법을 익혀놓지를 않았으니 그로서는 좋건 싫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잠시간의 고민 끝에, 그는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용천은 씨익 웃음지었다.
"흐흐~ 그래. 맞아. 차력대나인수법(借力大拿引手法)이 있었지. 옳거니. 그걸 사용하면 문제없겠어. 크크큭!!"
차력 대나 인수법이란 타인의 몸에 자신의 공력을 빌려주고선 그의 몸을 완전히 사로잡아 시전자가 원하는 마음데로 이끄는 수법을 말한다.
허공을 격하고 내공을 이용해서 공력을 전해 상대를 움직이는게 가능하게 하기에 자기 뜻대로 상대의 수족을 마음대로 놀릴수 있게 할수 있다.
타인의 몸을 움직이는데 있어서 완전히 자신의 뜻대로 할수 있기에 이 수법을 사용하려면 시전자의 엄청난 내력을 필요로 하지만, 용천이 누군가. 탈마의 고수이다. 써도 써도 그 내력의 바닥을 알수 없는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자가 바로 그인 것이다.
마령섭혼심법에 걸린 자는 비록 자기 뜻대로 모든 명령을 수행하게 할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심법에 걸린 당사자가 의식불명 상태일 경우엔 당연히 스스로 움직이는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차력대나인수법을 사용한다면, 내공의 힘만 지속적으로 받쳐줄 경우, 그 자가 맨정신이든지, 무의식상태이든지간에 얼마든지 움직이게 할수 있는 것이다.
대신 차력대나인수법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이 수법을 받는 자와 의사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상대가 마음이 없는데도 차력대나인수법을 사용하여 강제로 움직이게 하려면 더욱 엄청난 내력을 필요로 하고, 또한 그렇게 해서 움직이게 한다 하더라도 그 움직임은 별반 오래 가지 못한다. 상대의 의지가 육체가 하려는 일에 계속 반하기 때문에 충돌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인수법을 사용한 자도 별로 재미없는 상황을 겪을수도 있고, 인수법에 걸린 자는 더더욱 말할 필요 없이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 폐인이 되거나 죽을수도 있는것이다.
때문에 이 기술을 사용할거면, 항상 두 사람간에 이야기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수법이 최고의 효능을 발휘될수 있으니까 말이다. 장단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기에, 경우에 따라선, 상대가 무의식상태일 경우 이 수법은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이유는 상대의 몸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기에 아주 적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소소는 수혈을 짚인 참이라 잠들어 있었고, 용천이 내공만 운기하여 그녀의 몸에 불어넣어주면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하기에, 그는 이 수법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용천은 즉각 허공을 격해 소소의 몸에 일정량의 내공을 불어넣었다.
내공을 받게 되면 만에 하나 소소가 깨어날 수도 있으므로, 그는 소소의 수혈에 넣었던 힘을 더욱 깊게 불어넣었다. 이렇게 해놓으면 내공이 몸안을 타고 흘러도 소소가 정신을 차릴 일은 없을 것이다.
용천의 조종을 받기 시작한 소소는 두 눈이 감긴 채로 자리를 털고선 벌떡 일어섰다. 용천은 일어선 소소를 잠시 바라보다가 주변에 쳐놓았던 단음강막을 해제시키고선 청각을 좀 돋우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유속이 그런데로 빠른 강과 물줄기의 존재감이 포착되자, 그는 소소를 조종해서 그녀 스스로 족의와 가죽신을 신게 만든 후, 검까지 빠짐없이 챙긴 후 떠날 채비를 마쳤다.
떠나기 직전 용천은 지면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강한 풍압이 순간적으로 동반되면서 콰쾅! 하는소리와 흙먼지가 순간 날리는가 싶더니 꽤나 깊은 골이 패였다. 용천은 죽어 나자빠진 사내놈을 발로 퍽 차 구덩이에 쳐넣고는 다시 한번 손을 휘저으는 장난스런 수고를 해준 후에 놈을 깔끔히 매장시켜줬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큼지막한 돌까지 공력을 운기해 들어다 날라놓고 난 후, 고개를 돌린 후에 소소의 뺨을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자. 가자꾸나. 아차. 어차피 넌 듣지도 못하겠구나. 클클~"
소소를 잘 조종하여 그는 신형을 날렸다. 그의 뒤를 소소가 따랐다.
절경 아래 펼쳐진 강줄기의 지척에 다다른 후에 그는 소소와 약 2장(6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선 소소의 손발을 세심하게 조종하기 시작했다.
소소를 조종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그녀를 봐야만 했기에, 그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녀의 등을 쳐다보는 수고만큼은 피할 길이 없었다.
참방 참방.
시원한 물소리를 내가면서 소소는 두 손으로 그녀의 하의를 끌러 벗어든 그것을 빨고 있었다.
소소의 탐스러운 엉덩짝이 내비쳐지지만 그는 마음을 잘 다스려 그 부위를 별반 본체만체 하면서 그녀의 손놀림에만 집중했다.
소소가 하의를 다 빨기를 마쳤을 무렵, 그는 잠시 소소를 세워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흠.....목욕을 시키자니 그러자면 그게 문젠데......"
뭐가 문제라는 걸까. 설마 소소가 알몸이 되면 자제심이 더 이상 못버티고 이성이 무너져버린다는 소린가.
다행이도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다는 소리는 그거보다 더 가관이었다. 가죽신을 신은 소소의 두 작은 발을 뒤에서 바라보며 입맛을 쩍쩍 다시더니 한다는소리는...
"....물에 들어가면 저년의 감칠맛 나는 고린내가 다 달아날텐데... 쯧쯧....."
누가 혀를 차야 할 상황인지를 망각한 듯한 용천의 걸쭉한 한마디였다.
용천은 소소의 손을 놀려 그녀가 입은 윗옷의 품속에 손수건이 하나 들어있다는걸 알아내고선, 계획을 수정했다.
소소의 발냄새를 포기할수 없었던 그는, 손수건을 물에 적셔, 목표부위(?)만 그녀가 앉아 닦아내게끔 조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그 작업을 소소의 등만 봐가면서 성공하는 기적을 이뤘다. 도대체 어떻게 성공할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할 따름이다.
목표부위를 다 그녀가 닦아내자 손수건을 다시 한번 빨도록 하게 한 후에 얼른 그녀를 좀 멀찍이 떨어지게 하고 나선 바닥에 놓인 하의를 집어들었다. 그리곤 의복에 내공을 뿜어넣었다.
파다닥~
순식간에 물기가 날아가버린 하의를 소소에게 던지고 그녀가 받아들게 했다. 어차피 소소의 등만 보고 조종하는 거니까 그녀가 손을 뒤로 뻗게 한후 잡게만 하면 되니 그녀는 뒤도 안보고서 빨래감을 잡아낼수 있었다.
소소가 하의를 차려입기를 마치자 잠시 세워놓고선 손수건 역시 챙겨 물기를 날려버린 후에 그걸 그녀 품속에 쑤셔넣어주고선 용천은 희희덕거리며 소소의 부드러운 이마를 쓰다듬어줬다.
"클클~ 이제 끝났구먼"
끝났다고 생각한 그의 머릿속에 순간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허엇~!!"
되새겨보니까, 목표부위에 묻은 물기와 젖은 속곳까지 챙겨주지를 못했다.
"...........허.....참나...."
그는 잠시 입맛을 다시다 에잉~!! 하더니 인상을 가볍게 찌푸린 후 씹어뱉듯 말했다.
"젠장. 나도 모르겠다 이젠. 찬물로 씻었으니 열이 알아서 오르겠지 뭐. 그렇게 되면 그걸 감싸고 있어주는 그것도 알아서 자연 마를게고 말이야..."
뒷수습을 말끔히 못해냈다는 것에 대해서 애써 무시해가며 그는 휘적휘적 발걸음을 옮겨댔다. 그러다 그는 흐흐흐~ 하고 어느새 다시 웃기 시작했다.
"뭐....아무려면 어떠냐. 저년의 발냄새는 무사하잖아? 클클~"
그것에 대해 무한한 만족감을 느끼는 그였다. 하지만 그로서도 멍청했던 것이, 그냥 소소의 어깨에 손을 짚은채 몸 전체로 하여금 내공을 운용해 그녀에게 주입해주면 옷을 꼭 벗기고 나서 말려주지 않아도 되었던 것인데...
멍청하게도 그걸 또 바지를 끄르고 부위를 드러나게 해준 후 손을 짚고 나서 말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해서 고심했던 그였던 것이다. 은근히 멍청한 탈마의 고수셨다.
소소를 잘 인솔해서 돌아다니기 시작한 후, 그는 하늘을 잠시 올려다봤다.
"일단 이 계집애가 피곤한거 같으니까 묵을 곳을 찾아가봐야겠군. 자세한 얘긴 내일 하도록 하고..."
말을 끊은 후 그는 옆에 붙어 서서 걷고 있던 소소의 가죽신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흐흐흐. 인수법으로 어차피 조종도 내뜻대로겠다. 어디 한번 요년의 족취를 제대로 피어나게 해볼까나 "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쏘아져 나갔다. 그의 속도는 무시무시했지만 같이 달리며 옆에 바싹 따라붙는 계집 역시 그 속도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
차력 대나 인수법으로 인해 조종되는 소소는, 지금 육체 자체에서 나오는 힘은 하나도 사용치 않고 순전히 용천의 내공의 도움을 입어 달리는 중이다. 육체가 애쓰지 않는 한 이런 속도로 지속해 장거리를 이동한다면 발바닥에 땀이 차는 건 물론이고 비단 족의가 아마 푸욱 젖어버릴 지경에 이를 것이다. 용천이 의도하는것도 바로 그거였다.
오랜만에 세상 나들이를 한 참에, 보기 드물정도로 귀여운 묘령의 계집애에게서 나오는 발냄새에 중독되어버리듯이 한 그인지라 이토록 집착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일단 작정할대로 한 그이기에, 그는 이 암컷에게서 할수 있는 한한 최대한의 발냄새를 인위적으로 뽑아낼 셈이었다.
자기 옆에 소소가 바짝 붙어 달려가게 만들어놓은 후 그는 웃으면서 흥얼거리듯 말했다.
"여아(女兒)들의 발에서 피어나는 냄새야 말로...진정한 취화(臭花)....향기내는 꽃들의 뭇 정점이라 할수 있을것이야. 클클~ "
어디서 묵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착했을 때쯤엔 틀림없이,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소소가 품어주고 있을 것이다. 그 두 가죽신 안에 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