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4
학교 기숙사에서 그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만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었다. 여대생이 살인자이자 피해자가 된 이 사건은 한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하였고 현지는 경찰에 학교에 이러저리 불려다녀야만했고 학교관계자들의 당부에 따라 기자들을 피해다녀야만 했다.
현지가 생활했던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났던 기숙사 306호는 폐쇄되었지만 그런 끔찍한 일을 지켜봤던 다른 기숙사 학생들과 그의 부모들은 그들이 기숙사에 머무는 것을 꺼려했고 결국 너무 많은 학생이 기숙사를 떠나 새로운 자취나 하숙집으로 떠나게되자 학교측에서는 잠정적으로 한동안 여자 기숙사 건물 자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이유로 입학이나 개학시즌도 아닌 학기중에 대학가에서는 방을 구하는 학생들로 한동안 난리가 났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지는 그 난리에 휘말리지 않았다.
그 날 과사무실로 찿아온 두 명의 형사중 여자형사가 당분간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낼것을 권해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현지는 그 제안을 거절했었지만 안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방을 구하는 이 난리통에 현지 역시 방을 구하는게 쉽지 않은데다 사건이 일어난 그 비슷한 시각에 현지가 공격당한 점등을 이유로 당분간 현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경찰측에서 현지의 신병확보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그러기위해서 형사와 같이 거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경찰측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현지도 그 제안을 받아들여 그 여형사와 같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날이후 너무도 지치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시간은 현지에게 조금씩 안정을 되찿아주고 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현지는 침대위에서 긴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일어나~~ 』
누군가 현지를 깨우는 소리에 죽은듯이 누워있던 현지가 뒤척이며 반응을 보였지만 오랜만의 단잠에 빠져들어 있어서인지 현지는 쉽게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 일어나~~ 심심하단 말이야~~ 』
『으응..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가... 』
현지는 조금만 더를 중얼거리며 얼굴을 이불속으로 파묻었다. 더이상 현지를 깨우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다시 잠에 빠져드는듯 하던 현지가 갑자기 눈을 떴다. 조금전에는 잠결에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지만 지금 자신을 깨울 사람은 이 집안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 집에는 현지와 같이 사는 여자형사가 한 명이 있기는 했지만 친자매처럼 서로를 깨워준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조금전 현지를 깨우던 목소리는 분명 남자의 목소리였다.
"강도....??"
현지의 머리속에 도둑이나 강도같은 생각이 번쩍 떠올랐지만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남의 집을 털러온 강도가 구지 자고있는 사람을 깨울리는 만무했고 설사 깨운다하더라도 입을 틀어막거나 하는 위협적인 행동이 아닌 마치 자기집식구를 깨우는듯한 목소리를 낼리는 없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현지가 황급히 이불을 걷어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현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현지가 잠자리에 들기전에 앉아있었던 책상이었다. 하지만 책상에는 아무도 없었고 특별히 이상한 점도 없었다. 현지가 시선을 돌리자 이번엔 한쪽 벽에 있는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현지는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서서 옷장으로 다가가 크게 호흡을 한 후에 옷장을 활짝 열어보았다. 옷장안에 현지의 옷 이외에 특별한 것은 없자 현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부엌과 거실 그리고 다른 방을 살펴보았지만 집안에는 현지이외에 아무도 없었다.
『잘못 들었나? 』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온 현지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왜 이러지...?? 』
잠시 멍하니 앉아있던 현지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이번에는 현지가 착각한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 있었다면 그 짧은 시간동안 아무런 기척이나 소리도 없이 현지의 방을 나가기는 어려운 일이었고 더군다나 집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마치 자신이 조금씩 미쳐가는 느낌에 현지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정신이상이면 어쩌지..? 』
기숙사사건으로 인해 현지는 과사무실에서 형사들을 만난 이후에도 몇 번 경찰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경찰서에 갈때마다 현지는 그날 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질문받았고 과사무실에서 이야기한 그 이상으로 형사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기에 현지는 똑같은 이야기를 몇번 반복해야했었다. 경찰들은 이해할 수 없는 현지의 진술에 답답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건으로 인한 충격등으로 인해 현지가 헛소리를 하는것일지도 모른다고 판단을 했는지 현지에게 정신감정을 제안했고 현지는 조금 찜찜하긴 했어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제안을 받을 당시만해도 결과가 정상이 아니라고 나올 경우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날 밤 이후 오늘 또 이런 일을 겪게되자 조금씩 그 결과가 정상일거라는 확신이 줄어들고 있었고 그것은 조금씩 현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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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 』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응.. 』
스스로의 불안감에 깊이 빠져있던 현지가 아무런 생각없이 대꾸했다. 그렇게 소리를 향해 대꾸하고난 현지는 또다시 자신이 환청을 들었고 이번에는 자기도 모르게 대꾸까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 진짜 미쳤나봐... 』
방금 전 집안을 모두 살펴보고 집안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현지였다. 조금 전에는 잠결이라 무엇인가 들은것같은 느낌만 들었을 뿐이라고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던 현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잠결이 아님에도 환청이 들려왔고 거기에 정말 미친사람처럼 자신도 모르게 대꾸까지 했다는 사실에 현지는 앞이 깜깜해지는 것만 같았다.
『내가 보기에는 멀쩡한것 같은데? 』
또다시 들려오는 환청...
마치 정말로 누군가 옆에서 귓가에 속삭이는듯이 선명하게 들려오는 소리...
현지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것만 같았다. 이 나이에 미치다니....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그리고 오랜시간 자식하나 가지는 것이 꿈이었던 부모님.. 비록 딸이었지만 50이 넘는 늦은 나이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낳은 소중한 딸이었기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소중한 딸에게는 웃음을 잃는 법이 없으셨던 부모가 딸이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때 걱정하고 상심할 얼굴을 떠올리니 현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것만 같았다.
『왜 그래??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
또다시 환청이 들려오고 있었다. 이젠 아예 대놓고 들려오고 있었다. 현지가 얼굴을 감싸고 있던 손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현지는 고개를 들고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돌아보았다. 당연히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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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아아아~~악!!!!! 』
큼직한 눈이 현지의 눈에 들어왔다.
순해보이는 큼지막한 눈이 현지의 눈과 마주쳤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의 정적이 흐른 후...
현지의 방안에서는 커다란 비명이 울려퍼졌다.
높은 음의 여자의 목소리로 울리는 비명과...
낮은 음의 남자의 목소리로 울리는 비명.. 두개의 비명이 동시에 방안을 가득 채웠다.
현지가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듯 싶더니 황급히 책상위에 있는 스탠드를 집어들고는 방안의 한쪽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으어어..!! 으허..!! 으허..!!! 』
현지가 응시하는 곳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지보다 훨씬 키가 커보이는 남자가 놀란듯이 커다란 눈을 하고 가슴에 손을 얹고는 숨을 고르는듯한 행동을 하며 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치고는 조금 긴듯한 머리카락은 뒷목 윗부분을 살짝 덮고 있었고 약간은 마른듯 하면서도 다부져보이는 체격을 가진 남자였다. 또한 여자가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로 아이처럼 뽀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다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형태는 아니어도 상당히 호감이 가는 얼굴이었으며 큼지막한 눈은 사람을 순하게 보이게 하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큰 눈에 뽀얀 피부는 남자의 얼굴에 귀여운 느낌을 심어주고 있었다.
스탠드를 남자쪽을 향해 들이밀고 있는 현지가 마른침을 삼켰다. 겉으로 보기에는 도둑이나 강도로 보기 어려울정도로 호감이 가는 인상인데다 칼이나 둔기같은 무기도 들고있지는 않았고 지금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오히려 현지보다 훨씬 더 놀란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남자였지만 분명 현지로서는 처음 보는 남자였다.
"나.. 이제 환각까지 보는건가..?"
분명 조금 전 집안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현지였다. 더구나 남자가 현지가 모르게 집안의 은밀한 한 구석에 숨어있었더라고 하더라도 문이 닫혀있는 현지의 방에 그렇게 아무런 기척이나 소리도 없이 불쑥 사람이 나타날 수 있을까? 그것도 현지가 앉아있는 바로 옆에 그렇게 현지가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하게 앉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현지로 하여금 지금 눈앞에 똑똑히 남자의 모습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실제 존재하는 남자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오고 있었다.
『우쒸..!! 놀랐잖아!! 면상에다 대놓고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
한쪽벽에 바짝 붙어서 한 손을 가슴에 얹고 숨을 고르던 남자가 나무라듯 현지를 향해 소리치며 현지에게 다가오려하자 현지가 스탠드를 앞으로 들이밀며 말했다.
『다..다가오지마!!!! 』
『후우우.... 』
갑자기 남자가 길게 숨을 내쉬는듯 하는 순간 남자의 발치에서부터 뿌연 연기같은 것이 뭉실거리며 남자의 몸을 덮어가기 시작했다. 연기라기보다 마치 눈앞에 구름이라도 있는듯이 뭉실거리는 뿌연 무엇인가가 남자의 몸을 뒤덮어갔다.
『무..무슨 짓이야!! 뭐..뭐하는거야!!! 』
갑자기 난데없이 구름과 같이 뭉실거리는 연기가 피어오르자 당황한 현지가 더듬거리며 말했지만 섣불리 다가가거나 남자를 저지하지도 못하고 엄한 스탠드만 앞으로 휘휘 내저으며 말하고 있었다.
구름이 흩어지듯 다른 곳으로는 퍼지지 않고 유독 남자가 서있는 부분에만 피어나던 연기들이 조금씩 옅어지면서 연기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제 알아보겠어?? 』
연기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를 들은 현지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연기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조금 전 남자의 목소리와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 남자의 목소리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는데 반해 지금 연기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마치 어린아이의 목소리처럼 톤이 높고 얇게 바뀌어 있었다.
『너.. 너...!!! 』
희미해지던 연기가 걷히고 나자 마치 연기와 함께 사라져버린듯 남자의 모습은 찿아볼 수가 없었고 그 대신 그 자리에는 작은 꼬마아이가 한 명 서 있었다. 남자가 사라지면서 연기와 함께 나타난 작은 아이.. 그 아이는 분명 그날 밤 귀신에게 홀린듯한 그날 밤 현지와 같이 있던 그 아이였다.
『이제 알아보겠어?? 』
아이가 조금은 실망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현지에게 다가가려하자 현지가 다시 스탠드를 휘저으며 아이가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으응?? 또 왜그래?? 설마 아직도 못알아보는거야?? 』
이 아이.. 분명 현지는 이 아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을만큼 이 아이에 대한 기억은 선명했다. 하지만 지금 현지가 본 것은 너무도 놀라웠고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기에 현지는 아직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너.. 저..정체가 뭐야!! 그리고 방금.. 뭘 어떻게... 너 설마... 』
말을 하던 현지의 머리속에 문득 한가지 떠오르는게 있었다. 이건 도무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현지가 정말 미친것이 아니라면 미쳐서 환각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건 필시......
귀신...
귀신이나 유령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 현지는 TV나 영화속에서 보는것과 같이 귀신이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귀신이나 영혼같은것의 존재가 아주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이 아이가 귀신이나 유령같은 것일거라는 것말고는 현지의 눈앞에서 일어난 이 일을 그리고 그날 밤 그 골목길에서 일어날 일을 설명하거나 이해할 방법은 없었다.
"어..어떻게 해야하지??"
이 아이가 귀신이라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귀신이 아니라 도둑이나 강도같은것이었으면 더 나을텐델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지는 막막했다.
막막함에 잠시동안 그렇게 위협하듯 스탠드를 앞쪽으로 내밀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던 현지가 천천히 스탠드를 들어 1자로 세우고 팔을 가로로 눕혀 십자가와 크로스 시키면서 십자가 형태를 취했다. 어차피 현지가 제령등을 할 수 있는 무당이나 퇴마사도 아니었고 이 아이가 귀신이라면 당장 할 수 있는 것...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십자가.. 그것 하나 뿐이었다.
『지금 뭐하는거야?? 너 설마.. 나를 허접스레한 잡귀취급하는건 아니겠지??』
예상밖의 아이의 대답에 그리고 아주 옛날 동화속에서나 들어봤던 이름에 현지는 잠시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며 아이의 말을 되뇌였다.
『도..깨...비?? 』
현지는 저번에 아이를 만나고 남자에게 느꼈던 절망감이나 공포감을 잊었듯이 오늘도 아이와 티격태격하고 있는 사이에 자신이 미친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나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이 귀신이라는 두려움도 모두 잊고 아이의 모습을 하고있는 도깨비와 유치한 설전을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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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돼요? 』
『음.. 그럴까? 』
차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이 차밖으로 나왔다. 과사무실에서 현지를 찿아왔던 그 두명의 형사들이었다.
『아.. 현지란 아이 정신감정 나왔다고 그랬지? 』
『여기요.. 』
여자가 들고 있던 노란 서류봉투를 남자에게 건내주자 남자는 서류봉투에서 몇 장의 결과지를 꺼내 읽어보았다. 한참동안 서류를 바라보며 걸어가던 남자가 말했다.
『흐음.. 지극히 정상이라는 이야기군.. 』
『글쎄요.. 』
대화를 하던 두 사람이 집에 다다르자 여자가 핸드백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아파트문이 열리자 집안쪽에서부터 큰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누구와 싸우고 있는듯한 목소리...
현관에 들어선 남자와 여자형사는 그 소리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남자 형사가 검지를 입에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고 여자는 품안에서 작은 소형 권총 한자루를 꺼내들었다. 남자형사 역시 품안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살금살금 소리가나는 현지의 방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잡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방문을 살짝 열고 문틈으로 방안을 바라보았다.
방문이 천천히 열렸지만 현지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듯 큰소리로 말하고 있었고 그것을 보던 남자와 여자형사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들고있던 권총을 내려놓았다. 잔뜩 긴장을 하며 현지의 방문을 열었던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스탠드를 손에 들고 아무것도 없는 땅바닥에다대고 설교하듯 그리고 때로는 싸우듯이 열심히 소리를 높여대고 있는 현지의 모습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여자형사와 현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남자형사가 조금 전 여자가 건네준 서류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의사 새끼.. 이거 돌팔이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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