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5
현지가 책상에 앉아서 학교에 제출할 레포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레포트는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었고 프린터기를 통해 뽑은 레포트를 최종점검하는 차원에서 현지는 새하얀 A4용지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검은 활자들을 읽어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스으윽...
갑자기 현지가 작성한 새하얀 레포트의 종이위로 검은 물체하나가 미끄러지듯 스르륵 내려앉았다. 마치 하늘에서부터 미끄러져 내려오는듯이 내려온 검은 물체는 다름아닌 사람의 머리카락이었다. 누구라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상황이었지만 의외로 현지는 그런 머리카락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담담하게 말했다.
『나 레포트 마무리 해야하거든?? 이것 좀 치워줄래?? 』
현지가 머리카락이 미끄러져 내려온 윗쪽은 바라볼 생각도 하지않고 중얼거리듯 그리고 조금은 차가운듯한 말투로 혼잣말하듯 말하자 A4지 위로 내려왔던 머리카락은 다시 스르르 위쪽을 향해 올라가버렸다.
『나랑 놀자~~ 이제 다 했잖아~~ 』
어린 아이가 놀아달라고 투정을 부리는듯한투의 남자의 말소리가 현지의 뒤에서 들려왔다. 어제 현지의 옆에 갑작스럽게 나타나 현지를 깜짝 놀라게한 바로 그 도깨비였다. 도깨비는 아이의 모습이 아닌 어제 처음 나타날때처럼 현지 또래의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자신과 놀자는 말에 현지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자 현지의 머리 좌측과 우측을 빠르게 왔다갔다하며 현지를 심란하게 만들고 있었다.
『야!!!!!! 』
도깨비의 행동을 무시한채 묵묵히 레포트를 다시 읽어내려가고 있던 현지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듯이 잠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도깨비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앗.. 깜짝이야!! 』
갑작스럽게 소리치는듯한 현지의 소리에 정신 산란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던 도깨비가 깜짝 놀라는듯한 모습으로 뒤쪽으로 물러서자 현지가 앉은 자리에서 뒤쪽을 돌아보았다. 안그래도 큰 눈에 놀란듯이 더욱 커진 눈망울을 한 남자의 모습이 현지의 눈에 들어오자 짐짓 화난 표정을 하고 돌아보았던 현지의 얼굴에서 낮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건 도대체가..."
어제 현지의 앞에 나타난 도깨비는 그 이후로 꼬박 하루가 넘는 시간동안 현지를 졸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밥을 먹을때도 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때도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때마저도 졸졸 따라다니며 놀아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제의 유치한 설전이 끝나고 현지는 스스로를 도깨비라 부르는 그 귀신을 철저히 무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현지에게 나타났고 이제는 아예 찰거머리처럼 들러붙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도깨비를 만난 날 도깨비덕에 남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고 어쩌면 같이 살고 있는 형사의 말대로 도깨비덕분에 기숙사사건에 벗어나 아직까지 현지가 살아있는 것일수도 있었으니 현지에게 해를 끼칠만한 존재는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놀란듯이 도깨비와 설전을 벌이고 있는 현지를 바라보고 있는 형사들의 모습이나 오늘 학교의 다른 학생들의 태도를 봐서는 분명 도깨비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듯 보였고 그런것이 계속해서 현지를 따라다닌다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그런 생각으로 도깨비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철저하게 무시하며 도깨비가 없을때의 일상처럼 움직였던 현지였지만 머리속에는 도깨비에 관한 생각이 가득차 있었다. 하루종일 도깨비를 없는 취급하던 현지가 강의를 듣는도중에 하도 정신없이 움직여대고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잠시 화장실에 가는것처럼 강의실 밖을 나와 그날 처음으로 도깨비에게 말을 했다.
『앞으로 한번만 더 날 방해하거나 강의 듣는거 방해하면 다시는 너랑 상종도 하지 않을거야!! 절대로!!! 』
잔뜩 화가난 얼굴로 도깨비에게 말을 한 현지를 보고 도깨비가 조심스럽게 현지에게 물어봤지만 현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그대로 강의실로 다시 들어가버렸다. 현지가 강의실로 들어가고 잠시후 또다시 현지를 따라 강의실로 들어온 도깨비였지만 현지의 화난듯한 태도때문인지 더이상 정신사납게 돌아다니거나 시끄럽게 굴지않고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현지가 앉아있는 옆의 책상위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현지의 옆자리에 앉은 학생은 도깨비가 자신의 책상위에 앉아있음에도 그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지 교수님을 바라보고 노트에 열심히 강의 내용을 적어가고 있었고 그렇게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던 녀석이 그렇게 풀이 죽은 모습을 하고 있는것을 보니 도리어 안스러운 생각까지 들어왔다.
강의가 끝나고 또다시 도깨비는 조심스럽게 놀아달라며 현지 주위를 심란하게 돌아다녔고 조금씩 원래대로 심란하게 까불어대기 시작했지만 현지가 한번씩 째려볼때마다 도깨비는 다시 풀이 죽은듯한 모습으로 조용해졌고 또다시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현지에게 징징거리기 시작했었다.
.
현지의 목소리에 겁먹은 아이처럼 놀란듯한 눈으로 현지를 바라보고 있는 도깨비를 바라보고있자니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어오고 있었다. 도깨비든 귀신이든 그 무엇이든간에 현지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해오던 그런 종류의 것들은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피를 철철 흘리는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흐느적거리면서 음산함을 풀풀 풍기며 다녀야하는게 아니었던가?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녀석은 여자라면 한번쯤 눈이 갈정도로 귀여운 얼굴을 하고는 인간인 자기보다 더 깜짝깜짝 놀라는가 하면 갖은 오두방정을 떨면서 현지를 귀찮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나 한여름의 귀찮은 파리처럼 현지주위를 붕붕 날아다니거나 벽을 뚫고 지나가거나 하는 것만 아니면 누가 이 녀석을 귀신이나 도깨비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긴.. 피를 철철 흘리며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을 하고 음산함을 풀풀 풍기며 따라다니는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나은것 같기는 하다..
『무슨 귀신이 이래..?? 』
찌리릿~!!
조심스럽게 또다시 귀신이 아니라고 항변하려던 도깨비는 현지가 날카롭게 째려보자 말끝을 흐리고 있었다. 현지가 무서운건지.. 아니면 현지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게 무서운건지 모르겠지만 도깨비는 오늘 현지가 강의실밖에서 화난듯 이야기를 한 그때부터 줄곧 현지의 눈치를 살피며 어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좋아.. 니 말대로 도깨비랑 귀신은 다른거라고 치자.. 그럼 귀신하고 도깨비는 뭐가 다른건데?? 』
어제의 설전이후 강의실앞에서 화를내며 말했던 현지의 말 이외에 처음으로 현지가 도깨비에게 말을 걸어 준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놀란듯 현지의 눈치를 살피던 도깨비의 얼굴이 환하게 그리고 장난기어린 표정으로 다시 변해갔다.
『귀신은 무섭지만... 도깨비는 귀엽잖아~~!! 』
도깨비의 황당한 말에 또다시 현지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째려보는듯한 눈초리로 변해갔다. 도깨비가 그런 현지의 눈초리에 다시 움찔하자 현지는 도깨비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거두고 다시 책상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또 장난치는 거라면 난 그만 할래.. 』
책상쪽으로 돌아앉은 현지가 읽었던 레포트를 뒤적거리기 시작하자 도깨비가 당황한듯 재빨리 현지쪽으로 다가와 현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아니야!! 말해줄게!! 말한다니까!! 』
고개를 숙이고 레포트를 바라보고 있던 현지의 입에서 씨익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작전 성공~♡"
어제 철저하게 상대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던 현지였지만 의지와는 달리 머리속에 하루종일 도깨비에관한 생각과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꾸만 자기도 모르게 살짝씩 도깨비를 바라보고 있던 자신을 속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처음 도깨비를 만났을때도 그랬지만 왠지 편안한 느낌에 자꾸 신경이 도깨비쪽으로 끌리고 있던 현지였다. 저녁무렵에는 이미 현지 자신도 도깨비에 대한 관심이 스스로 주체하지못할만큼 잔뜩 증폭이 되어버려서 집에서 컴퓨터로 레포트를 쓰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어왔지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려면 우선 현지가 먼저 꼬리를 내려야하는 상황이었고 그렇게 되면 도깨비라는 이 존재에 대해 끌려다닐것만 같아 짐짓 무관심한척하고 있었는데 계획적으로 이런 상황을 이끌어내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현지가 유리한 상황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니 나름대로 작전아닌 작전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알아서 좋을건 없을건데.. 이해하기도 힘들거고.. 』
잠시 고민하듯이 생각을 하던 도깨비가 현지가 앉아있는 책상에 걸터앉은채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음.. 너 혹시 음양이라는 것을 알아? 』
『조금 더 설명하자면 사람이 죽으면 혼이 육체에서 떨어져나오거든.. 일반적으로 자신의 수명을 다한 사람이 죽을때는 저승사자가 그 령들을 데려가기위해 미리 귀계에서 이 세상으로 내려와서 기다리거든.. 어떻게 보면 이런것이 호상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야.. 하지만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하고 죽는 경우는 저승사자들이 사후에 이쪽으로 오기때문에 혼령을 찿지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거든.. 그렇게 저승사자들에 의해 저승으로 가는 길을 인도받지 못하는 혼령들은 갈 길을 찿지 못하고 이 세상을 방황하다가 어느정도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소멸되어 버리는게 보통이야.. 』
『응.. 그렇지.. 』
현지는 어느새 도깨비와의 대화에 푹 빠져서 도깨비의 말을 어느정도는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잠시동안 생각을 하던 현지가 도깨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그럼 번지수를 잘못 찿은거아냐?? 』
『그런데 왜 나한테 온거야?? 무당이나 퇴마사같은 사람한테 가야하는거 아냐? 』
잠시동안 생각하던 현지는 이 도깨비가 뭔가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깨비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 도깨비는 현지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간에 어떻게 하려고 찿아온 것은 아닌것 같았고 만약 사기를 가진 령을 소멸시키기위해 인간세상의 협력자를 찿고 있었다면 자신은 무당도 퇴마사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현지에게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현지를 바라보던 도깨비는 현지의 뜻을 이해한듯이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면서 말했다.
『걱정하지마.. 너한테 그런거 안시키니까... 전에도 말했지만.. 난 그냥 친구를 찿아 온 것 뿐이야... 』
현지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도깨비의 말을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던 현지가 갑자기 눈이 동그래지며 도깨비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응??? 야!!!! 』
또... 시작되고야 말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또다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도깨비가 자신들이 얼마나 유치하게 놀고 있는지 깨달았는지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이 녀석만 만나면 이렇게 투닥거리면서 싸우게 되면서도 이렇게 말을 섞다보면 이 녀석이 싫지않은 느낌이 드는 현지였다. 한참을 키득거리고 웃던 현지가 말했다.
『근데 궁금한게 하나 생겼는데 말야.. 』
도깨비가 아니라는 대답을 하지 못하자 현지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도깨비에게 말했다.
『변태..... 』
.
.
.
.
.
『응???!! 야!! 그런게 어딨어!!! 』
현지는 엄청난 호색한을 보고있는듯한 느낌에 책상에 걸터 앉아있는 도깨비를 냅다 떠밀어버렸다. 갑작스럽게 현지에게 밀려 책상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도깨비가 아프다는듯한 표정으로 엄살을 부리고 있었다.
『어구구.. 사람.. 아니 도깨비 잡네... 』
의자에서 일어서서 엄살이 가득 베어있는 도깨비의 모습을 보던 현지가 그런 익살스러운 모습에 참지못하고 끝내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어쨌든.. 나 자는동안에 절대로!! 내 근처에도 오지마!! 바람둥이 도깨비씨!!! 』
현지의 말에 엄살을 부리며 바닥을 뒹굴던 도깨비가 바닥을 등지고 누은채로 현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하늘 색이네... 』
엄살이 가득한 표정이 사라지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도깨비가 말하자 현지가 천장쪽을 바라보았다.
『뭐가?? 』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도깨비가 말한 하늘색 비슷한 색을 열심히 찿고있던 현지의 귀에 도깨비의 말이 들려왔다.
『니가 입고 있는 팬티 색... 내일은 무슨 색으로... 』
쿠웅....!!!
도깨비의 말뜻을 알아차린 현지가 화들짝 놀라며 누워있는 도깨비의 얼굴을 발로 밟아버렸다. 도깨비의 너무도 엉뚱하고 어이없는 말에 너무 놀라 자기도모르게 한 행동이었지만 밟고 있는 도깨비의 얼굴은 딱딱한 사람의 두개골의 느낌이 아닌 마치 푹신한 벼개나 스펀지를 발로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버버..!! 』
현지가 발을 떼자 얼굴이 현지의 발모양으로 움푹패여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지 도깨비의 얼굴은 원래대로 돌아오지않고 그런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대로 말까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도록 버버대고 있었다. 현지는 이것도 도깨비의 장난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삐진듯이 도깨비에게 말을 하고는 침대의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
.
.
.
.
.
.
.
.
.
한참동안 침대에서 누워있던 현지는 예상외로 주위가 너무도 조용해 살며시 이불속에서 얼굴을 빼어내 주위를 둘러보았다. 현지가 화를내듯이 한 말때문인지 도깨비는 현지에게 다가오지 않고 방 한쪽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고개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듯한 자세로 꼼짝도 않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 현지는 또다시 조금은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왔다.
『거기서 그러지말고.. 침대에.. 와서 자... 』
현지의 말에 도깨비가 고개를 들고 현지를 바라보았다. 왠지 장난기가 가시고 진지해진듯한 도깨비의 눈과 마주치자 현지는 조금 무안한 생각에 시선을 돌리며 조용하게 말했다.
『대신 이상한짓하면 정말 다시는 널 안볼거야.. 』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침대위로 올라오는 기척이 느껴지자 현지가 또다시 조용히 말했다.
『전에.. 처음 만났을때부터 궁금한게 하나 있었는데... 』
잠시 말을 끊은 현지가 잠시후 말을 이었다.
『이름이.. 뭐야? 』
현지의 질문에 도깨비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잠시동안 도깨비의 대답을 기다리던 현지가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않자 포기한듯 눈을 감았다.
『치우... 』
눈을 감은 현지의 등뒤에서 하나의 이름이 현지의 귀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치우.. 좋은 이름이네.. 』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잠에 빠져든 현지의 얼굴위에 도깨비의 손이 올려졌다. 현지의 얼굴위로 올라온 도깨비의 손은 잠결에 흘러내린 현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올려주고 있었다.
『괜찮겠지....? 』
『이해해 주겠지..? 그렇지..? 지아야..? 』
의미모를 말을 하고 있는 도깨비의 얼굴에서부터 하나의 물방울이 옆으로 돌아누워 잠들어 있는 현지의 뺨위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현지의 뺨위로 흘러내려 동그랗게 망울진 물방울속에서 검고 긴 머리를 한 여자가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