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해지는 여자들 제2장 4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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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해지는 여자들 제2장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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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마지막
제4화

「어쨌든, 니키씨를 만나게 해 주세요. 이야기는 거기서 하도록 하지요」
 아미는 낙담하며 묘자를 재촉했다.
「………네. 니키는 저쪽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묘자는 깔끔하게 정리된 갈색의 머리카락을 흔들며 머리를 숙인 상태로 걷기 시작했다.
 창 밖에는 어둠이 소리없이 다가와, 교정의 주변에 설치된 옥외등불이 창백한 빛을발한다. 방금전까지 들리던 소녀들의 시끄러운 소리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교무실을 나오자 눈앞의 복도에는 한사람의 소녀가 팔을 뒤로 깍지를 낀 채 두 명의 교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미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 눈응 크게 뜨고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복도의 긴 형광등에 비추어진 소녀는, 마치 옛날 이야기의 그림속에서 빠져나온 요정 같았다. 수족은 길고, 피부는 투명할 정도로 흰빛이 나고, 작은 얼굴이 가는 목위에 얹어 있다. 짧은 흑발은 안쪽으로 웨이브가 져있고, 눈초리가 길고 큰 눈속에 있는 윤택을 띤 호박색 눈동자는 번뇌에서 벗어난 깨끗한 느낌을 주고 있다.
「쿠스다 선생님입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니키 시서리입니다」
 소녀는 깍지 낀 손을 풀고 우아한 몸짓으로 고개를 숙인다. 그 동작에는 하나의 헛점도 없고, 망설임이나 천박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네가………니키?」
 아미는 입에 씌운 손을 어떻게든 아래로 내려, 마른 입술을 혀로 빨았다.
 동성의, 게다가 남성의 미적 가치관을 혐오하는 feminist의 눈으로 봐도, 니키시서리라고 소개한 소녀의 아름다움은 완벽했다. 중등부의 학생들이 시서리에 대해 얘기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었다.
 거기에 비하면 자신의 몸은 어떨까? 신체에 비하여 어울리지 않게 큰 가슴은 남성들의 망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 정도지만 여성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작은 가슴의 친구로부터 시기받은 적은 있지만 대부분 여성의 의견은 「아미의 가슴은 너무 크군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육체 관계가 있던 남성의 대부분도 가슴의 크기를 칭찬하긴 하지만 결코 몸매가 예쁘가고는 말해 주지 않았다.
 학생시절부터 교사가 된 지금도 전차안에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치한이 가슴의 감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추잡한 손을 뻗어 신체를 만져 온다. 고등학교의 미묘한 시기에는 미용 정형외과를 몇 번이나 가서 가슴의 지방제거수술 상담을 했지만, 「네가 생각하고 있는 만큼 너의 가슴은 크지 않다. 그 정도로는 수술을 할 수 없다」라는 대답을 들었다다.
 아미는 시서리를 정신없이 보고 있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고 당황해서 머리를 흔들었다.
 아름다움과 추함으로 여성을 평가하는 것은 남권 사회를 용인하는 제일보를 의미하고 있다. 남자는 여성의 육체를 품평하는 것으로 그녀들을 서로 싸우게 해 자신들에게 잘 보이도록 하고 있다. 함정에 빠지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처음 보는군, 니키」
 아미는 의식과는 관계없이 시서리에게 오른손을 뻗었다. 시서리도 아미와 같이 웃음을 띄우며 마디가 없는 손가락으로 여교사의 손을 잡았다.
「쿠스다 선생님 이야기는 전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저, 페미니즘에 매우 흥미가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좋으시다면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좋아. 그렇지만, 그 전에 조금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데………괜찮을까?」
「무엇입니까?」
「니키는, 페미니즘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무엇인가 읽은 책이 있으면 가르쳐 주겠니?」
「특별히 읽은 것은 없습니다. 제가 페미니즘에 흥미를 가진 것은 쿠스다 선생님이 있어서 입니다」
「그것은 기쁜 일이지만………할 수 있으면 내가 있거나 없거나 페미니즘에는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군요」
「특별활동시간에 언제나 「쿠스다 선생님은 페미니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강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선생님과 페미니즘에 참여하고 싶었어요」
「어머나,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예. 그곳에서..」
 시서리는 손가락으로 묘자를 가리켰다. 아미는 입을 딱 벌리고 묘자와 시서리를 교대로 돌아 보았다.
「아니? 그건 무슨 말이지?」
「그러니까, 바로 그것입니다. 시마츠 선생님은 쿠스다 선생님의 팬입니다. 그렇지요?」
「………」
 시서리로부터 지목받은 묘자는 작은 입을 움찔움찔 움직이며 소매자락을 만지작거리며 머리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시서리는 평소의 버릇인 것처럼 양손을 머리의 뒤에 올리고 시마츠와의 경위를 이야기한다.
「저, 사실은 혼자서 쿠스다 선생님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시마츠 선생님이 자신이 쿠스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려고 해서………」
「그랬어………」
 아미는 말을 잃어, 복도의 구석에서 작아지고 있는 묘자를 내려다 보았다. 적당히 완강하다고 믿어 의심하고 있지 않았던 마음속에, 지레짐작한 자신에게로의 분노가 칼날이 되고 동료 교사에의 사죄의 생각이 화살이 되어 꽂힌다.
 묘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동경을 전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녀의 행동이나 태도에 직감은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왜 그녀를 연년생의 여동생과 같이 느끼고 있었는지를 추측해 보면 쉽게 짐작이 갔을 것이다.
 feminist의 선배들이 부딪친 벽, 단순한 원칙을 잊고 있었다. 「여자」는 거짓말한다. 그것은 이성에 대해서도 동성에 대해서도 바뀌지 않는다.
 「여자」는 거짓말로 자신을 치장하는 것으로, 주위로부터의 애정을 일신에 모으도록 교육된다. 그리고, 그것에 의해 스스로를 공적인 세계로부터 추방시켜 버린다. 공적인 사회에서는 거짓말하는 사람에게는 신용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묘자가 거짓말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다. 그러나, 그녀가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묘자를 힐책하는 것은 그녀를 혼란에 빠지게 할 뿐일 것이다. 묘자는 「남성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가치관」이 뼈의 골수까지 스며들어 어찌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그녀를 그 가치관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아닐까?
 아미는 전화로 들은 히데코의 소리를 생각해 냈다.
「쿠스다씨.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다. 기대받고 있다. 나는 미에다 교수 뿐만이 아니고, 묘자에게도 시서리에도 기대받고 있다. 모두의 기대에는 결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응, 니키」
 아미는 목 언저리를 바로잡아 시서리를 손짓해 불렀다.
「무엇입니까?」
 시서리는 뒷머리에 짜고 있던 손을 풀어, 아미의 앞에 공손히 모은다.
「오늘 일정은 어떻지?」
「특별히 할 일은 없습니다」
「그럼 지금 다방에라도 가서 이야기할까? 당신과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 여기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나는 좋지만, 그 거 교칙 위반이 아닙니까?」
「특례야. 교사가 2명 붙어 있으니 괜찮아」
 아미는 손뼉을 치며 묘자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긴다. 묘자는 박수소리에 놀라 동안을 크게 뜨고 쳐다 보았다.
「시마츠 선생님. 동행할 수 있습니까?」
 아미의 끊임없는 권유에 묘자는 처음으로 승낙했다. 묘자의 반응을 본 시서리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제복의 리본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럼, 갑시다. 역전의 다방이라면 늦게까지 열려 있을 것이야.」
 아미는 두 명을 거느리고 복도를 지나 신발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초봄의 어둠이 가져오는 한기도 지금의 아미에게는 조금도 차갑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제3장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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