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21 -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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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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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부>





#1-구출 성공.







피유웅!



J를 노린 화살이 수아의 팔을 떠났다. J는 자신에게 활을 쏜 수아가 공중에서 몸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경악해 버렸다.그가 손을 쓸 틈이 없이,화살은 엄청난 속도로 그의 정수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파식!



유리가 손을 쓴 덕에,공중에서는 새 한마리가 화살에 관통된 채로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이틈이다!’



세라는 자신을 봉했던 블루레이디의 속박이 풀렸음을 느낄수 있었다.수아의 활을 맞았으니,술법이 풀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세라는 쏜살같이 몸을 일으켜 허공에 팔을 휘둘렀다.우웅 거리는 마나의 파동음과 함께 세라의 묵빛 소드가 나타났다. 블루 레이디의 아쿠아제일에 갇혔을때 아공간으로 사라졌던 검이,그녀의 부름에 따라 나타난 것이었다.



“이런 염병할 일이!”



세라는 곧장J에게 쏘아지듯 달려나갔지만,그는 세라의 움직임을 눈치채고는 재빨리 뒤로 피했다.그의 손짓과 함께,잠시 넋을 놓고 있던 스피어 마스터 둘이 정신을 차리고는 세라에게 달려들었다.



채챙!



세라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스피어 마스터 두명과 경합을 벌이기 시작했다.블루 레이디는 손목에 관통된 화살에 괴로워하면서도,얼른 자신에게 활을 쏘았던 수아를 찾기 시작했다.



‘저게..뭐야..’



J의 페어리인 비스트마스터 유리는,나무가지 사이를 빛의 속도로 오가는 수아의 움직임을 보고 경악했다.동물적인 그녀의 감각과 시선으로도,그녀의 움직임은 도저히 캐치할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활을 쓰는 페어리..그렇다면 트루피인가.’



유리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숲에서 트루피라니..너무나 안좋은 경합이었다.게다가 유리가 알기론,저 스피어 마스터 둘은 결코 세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프로즌 크래틱 애로우!”



유리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시동어에 깜짝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하늘에 떠있는 마법진.백색 빛무리로 둘러쌓인 그것이 회전하며,이내 엄청난 한기를 머금은 얼음광선이 자신과J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콰콰콰콰!



유리는 재빨리 자신의 주인인J쪽으로 붙으며 그를 방어하기 시작했고,그 역시 분한 표정으로 마법진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뮤즈를 길게 늘어뜨린 준과,은발의 머리를 휘날리는 유나가 있었다.





‘역시 수아야.잘 됐다.’



한쪽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수아의 활에 맞은 블루 레이디의 비명소리가 들리자마자,일사 분란하게 달려온 것이었다.리미는 유나가 소환한 마법을 가까스로 막아내고 있는 블루레이디의 모습을 바라보았다.팔에 화살이 맞아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특유의 물의 방패로 유나의 마법을 힙겹게 막아내고 있었지만,유나는 인이 맺힌 백법사였다.상대가 될리 없는 블루 레이디는 조금씩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런데..저 페어리들은?’



리미는 눈을 크게 뜨고는 품을 뒤적여 자신이 적어두었던 랭크북을 꺼내들었다.페어리와 오너 하나하나가 기록되어 있는 명부.그녀는 경악어린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야..저들은..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들인데..’









“큭!”



세라의 검이 횡으로 그어졌고,그녀의 검에 페어리 하나가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허물어졌다.이윽고 그녀의 검기는 좌우로 뻗쳐 올랐고,그녀의 주변으로는 은빛가루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검이 스피어 마스터 둘의 몸을 가르자,페어리들이 은빛가루로 소멸되며 사라져 버린 탓이었다.



‘역시 페어리가 맞아.소멸될때의 모습도 똑같다.어째서 이런..’



하지만 세라는 길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한쪽에서 블루 레이디와 마법 경합을 벌이는 유나,그리고 J와 대치해 있는 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2-신궁 수아.







유리는 재빨리 동물들을 끌어모아 수아를 찾기 시작했다. J를 보호하는것도 중요하지만,언제 어디서 그녀의 화살이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유리의 명령에 따라 산새들이 아슬아슬하게 나무사이를 갈랐고,이윽고 유리는 나무위에서 지면으로 착지하는 작은 꼬마를 볼수 있었다.



“칫!치사하게 새들을 부리다니.비스트 마스터인 모양이지?”



그녀는 당돌한 표정을 지으며 화살이 반쯤 먹여져 있는 활을 까딱여 보인다.유리는 한쪽 손을 들어 올렸고,그의 지시에 따라 동물들이 수아에게로 일제히 달려들었다.



‘어..어째서!’



득의 양양한 표정을 짓던 유리는 이내 당황하고 말았다.수아를 둘러싼 동물들이 그녀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적대적으로 으르릉 거리긴 했지만,그들은 10살이 채 안되어 보이는 수아를 덮치지 못하고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잘못 생각했구나 비스트 마스터.’



모든것을 지켜보는 리미는 당연한 결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물들이 숲의 지배자인 트루피를 두려워하는것은 당연한 일.유리는 직접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수아에게 상처하나 입힐 수 없지.’













콰지지직!



준이 불어낸 뮤즈의 숨결로,한자루 칼이 된 공기가 나뭇가지들을 베어나갔다. J는 체술타입의 오너답게 날렵하게 몸을 비틀어 준의 공격을 피해 내었다.



“흥.여전히 천운이 따르는 녀석이로군.또 한마리의 페어리를 개화시킨거냐?”



“그건 네가 알바 아니다.너 답게 비열한 인질극은 괜찮은 발상이었다만,어림없는 소리지.”



준의 말에 J는 으르렁 거리며 준을 노려보았다.확실히 1년전 처음 보았을때와는 격이 달라 보이는 준의 모습.그는 그때 준을 죽이지 않았던 것을 가슴깊이 후회해야만 했다.



“뭐 아무래도 좋아.지금이라도 죽여 버리면 그만이니까.”



“하나만 묻자.”



준의 말에J는 눈을 부라리며 자세를 잡았다. J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은빛의 뮤즈를 빙글빙글 돌리며 준은 말을 이었다.



“도대체 니들의 목적이 뭐냐?”



“목적?크크큭.”



“그래.너..아니 윌리엄스의 목적이 뭐냔 말이다.”



“그런게 뭐가 필요가 있다는 거냐?”



“뭐?”



“우리가 무슨일을 벌이던,네 녀석과 그 중국놈은 방해를 할게 자명한 일.우리 쪽으로 들어오는 것 조차 거부했으니 죽여야 하지 않겠냐?”



“놀고있네.그저 호의호식 하려고 페어리들을 개처럼 굴리는 것들이.”



준의 도발에도J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오히려 자세를 고쳐쥐고 마나를 뿜으며,언제든지 공격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어디,네놈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보자.”



J는 품에서 작은 단검을 하나 꺼내었다.그냥 나이프라고 하기엔 약간은 긴 무기였다.본디 맨손 격투가인 그이지만,준의 뮤즈와 대적하기 위해 꺼내든 것이었다.



부우우우!



선공은 준에 의해 이루어졌다.뮤즈와 공명하며,지면에 있는 돌맹이들이 일제히J쪽으로 맹렬하게 튀어 올랐다.



타타타타탁!



J는 검을 휘둘러 그것들을 신속하게 튕겨냄과 동시에,엄청난 스피드로 준쪽으로 붙었다.준의 뮤즈가 더욱 늘어나며J의 정수리를 노리고 날아들었지만, J는 그것을 가볍게 쳐내어 버리고는 무서운 기세로 준앞에서 단검을 휘둘러 대었다.



‘보인다..’



준은 느낄수 있었다.어째서 일까.그저 시간죽이기라고 생각했던 김노인과의 수련이 효과가 있는 것이었다.잔상마저 자아내는J의 공격.하지만 준은 뮤즈를 살짝 비트는 것만으로도 그 공격경로를 한수 앞서 차단할수 있었다. 애매하기만 했던 뮤즈의 공격범위가 준의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입력되기 시작했다.그리고...



“큭!”



J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온몸이 내장이 역류하는 느낌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그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뮤즈를 들고 있는 준을 바라보았다.



“저 빌어먹을 자식이..”



왜인지 모르지만,준이 뮤즈를 휘두를때마다 나는 소리가 자신의 내장을 뒤집어 놓는것만 같았다.그렇다고 일대일의 격투에서 귀를 막을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J는 신속하게 준과 거리를 벌리는 수밖에 없었다.



‘저새끼..어디서 저런 이상한 기술을 배워온거지?’



그는 심히 열이 받는듯,주변을 둘러 보며 유리를 찾았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세라에 의해 소멸되고 있는 스피어 마스터 둘과,유나의 마법에 직격하여 소멸되는 블루 레이디의 모습뿐이었다. 그렇다면 유리는 활을 쏜 수아를 합쳐서 도합 셋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 되었다. J는 그제서야 자신에게 있어서 엄청 불리한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된다..!’



준은 뛸듯이 기뻤다.사부인 김노인이 슬쩍 피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소리를 냈던 것이,은연중에 가능하게 된 것이었다.단지 뮤즈를 불기만 했던 일련의 과정에서,준은 뮤즈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고 있는 것이었다.



우우웅..



J의 양손으로,장력이 맺히기 시작했다.그것은 공기 덩어리의 형태를 띄더니,이윽고 뇌전의 기운을 띄며 파지직 거리기 시작했다.차우의 벽력장과도 비슷한 공격이라는 것을 깨달은 준은 긴장하며 뮤즈를 고쳐 쥐었다.



“이거 한방으로 끝내면..네놈의 페어리들도 자연히 없어질테니까.”



J의 비릿한 혼잣말과 함께,그의 오른손에 있던 뇌전이 준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그저 뇌전구체가 아닌,마치 거미줄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폭사되는 것이었다.즉,그말은 준이 피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했다.



“칫!”



준은 급하게 뮤즈를 불어 공기를 진동시켰다.그와 동시에 준의 주위에는 무형의 저항막이 생기며, J가 만들어낸 뇌전의 공격은 그의 주변을 반구형으로 둘러버렸다. J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왼손에 한개의 구체를 맺히게 한채,준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앗차!’



준은 그제서야J가 쏘아낸 공격은 자신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라는것을 깨달았다.음파로 인한 공기의 방어막을 주로 만드는 자신의 기술. 그것이J의 제 1공격을 막아냈다 할지라도,직접 손으로 저항막을 강타하면 준에게도 데미지가 있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빌어먹을!’



준은 얼른 뮤즈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J는 어느새 자신의 저항막 앞에까지 다다라 있었다.그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왼손에 맺힌 구체를 저항막안으로 쑤셔넣으려 했다.바로 그때였다.



“크윽!”



순간 뇌전의 지릿함이 느껴질것 같아 눈을 감았던 준은 눈을 크게 떴다. J의 양팔에 정확하게 한개씩의 화살이 꽂혀 있었고, J는 알수 없는 힘에 의해 뒤로 한참이나 날아가 나무에 쳐박혀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이건?’



준은 깜짝 놀라 자신의 저항막을 바라보았다.준을 반구형으로 둘러싸고 있던 저항막의 양 사이드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준은 얼른 뒤를 바라보았다.뒤에는 수아가 다시 두개의 화살을 한 개의 활에 먹인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인님 움직이지 말아요!”



“뭐..뭐?”



준은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수아의 손을 떠난 활이,정확하게 자신의 양팔 겨드랑이 사이를 통과하여J쪽으로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아아악!”



이번엔J의 두 다리에 정확하게 수아의 활이 꽂혔다.준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수아를 바라보았다.수십미터에 가까운 거리.그것도 곳곳에 있는 나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수아의 활은 정확하게 준을 피해J의 양팔과 다리를 봉쇄한 것이었다.준은 그제서야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뇌전들이 방전되어 버린것을 깨닫고 저항막을 없ㅤㅇㅔㅆ지만,그는 여전히 넋나간 표정으로 수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그것도 내 저항막을 일시적으로 뚫어버렸어.’











“크윽!”



유리의 한쪽 팔에서 피분수가 일어났다.세라가 재빨리 유리와 대처하고 있던 수아를 막아서며 그녀를 맡았기 때문이었다.수아가 준을 도울수 있었던 것도 세라의 엄호 덕분이었다.



“프로즈 랑스!”



유나의 시동어와 동시에 세라가 서있는 곳을 제외하고,지면에서 올라온 얼음송곳들이 유리를 엄호하는 동물들을 관통하기 시작했다.야산에는 이질적인 동물들의 괴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만 항복해도 될텐데.”



세라의 말에 유리는 분한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역시 그녀가 세라의 상대가 될리는 만무했다.동물의 움직임을 빙의시키고도,그녀의 몸에는 수십개의 검흔이 나 있었다.유리는 주변의 동물들이 유나의 마법에 의해 하나둘씩 도륙되는것을 보며 분한듯 이를 갈았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유리는 결심한듯 손에 있는 붕대를 움켜 쥐었다.단 한번 밖에 쓸수 없는 기술.그것을 써야 할 시간이 온 것만 같았다.개화한 이후로 단한번도 손에 있는 붕대를 푼 적이 없는 그녀였지만,이번엔 어쩔수 없는 것만 같았다.



‘주인님.끝까지 못 지켜드려서 미안해요.’



유리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달빛이 잘 드는 곳으로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그녀의 손에 의해,붕대는 조금씩 조금씩 풀려나갔다.







#3-J의 최후





“안돼!”



세라와 유리를 지켜보던 리미는 저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비스트 마스터가 손에 감긴 붕대를 푼다는 의미를,적어도 리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같이 죽을 셈인가..엄호를 하지 않으면.’



리미는 얼른 품안을 뒤져 자신이 연성한 마나의 총을 뽑아 들었다.비스트 마스터가 손에 있는 문장을 달빛에 비추게 되면,그녀의 몸은 일시적으로 커지며 괴수의 형태를 띄게 된다.그리고 그 괴수의 형태에서의 비스트마스터는,엄청난 마나를 내뿜으며 폭주하게 되는 것이었다.단,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비스트마스터 자체도 소멸되게 되있었다.최후의 보류로 사용되는 그 기술을,리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티이잉!



유리의 손목을 겨눠 총을 쏜 리미는 입술을 깨물었다.온갖 산새들이 유리의 곁으로 모여 들며 리미의 사격을 방해하고 있었다.그녀가 붕대를 다 풀고 그녀의 주위에서 산새들이 사라져 그녀의 손목이 달빛에 노출되면,굉장히 번거로워 진다는 것을 리미는 잘 알고 있었다.



“타앗!”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세라는 검을 고쳐쥐고 유리에게 달려들었지만,이번에는 온갖 동물들이 세라의 시선을 방해하며 그녀와의 거리를 좁힐수 없게 만들었다.따라서 유나 역시 세라와 동물들이 같이 있기에 마법을 날릴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리미는 얼른 시선을 돌려 준쪽을 바라보았다.연신 히죽거리며 웃고 있는 수아.그리고 한쪽에 양팔과 양 다리에 화살을 맞은 채로 움직이지 못하는J까지.리미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통신구를 통해 세라에게 말을 하려 했다.바로 그때였다.



“크아아아아악!”



준,수아,유나,리미 모두 깜짝 놀라 세라를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리미가 세라에게 작전을 하달하기도 전에, 세라의 몸이 쏜살같이 반대편에 쓰러져 있는J에게 다가온 것이다.그리고 검기를 머금은 그녀의 검이,자비없이J의 심장을 관통하고 있었다.



“세..세라..”



“꺼..꺼억..”



J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세라를 올려다볼 뿐이었다.그리고J의 심장을 관통한 그녀의 검이,이번엔 갈색검기를 머금은 그 상태로 횡으로 베어졌다.



파파파파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J의 몸은 세라에 의해 두동강이 나며 허물어졌고,그와 동시에 변형이 시작되려던 유리가 오너의 죽음에 의해 소멸되어 버리고 있었다.준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세라를 바라보았다.



“세..세라.”



“어쩔수 없었습니다.그를 죽이지 않았다면,비스트마스터가 괴수로 변형되었을 테니까요.”



“그..그렇지만..”



준은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닫았다.어차피J를 사살하려는 명령을 내린적도 있지 않았는가.더이상 준은 당하기만 할수 없다고 생각했기에,그를 죽인것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다만, 그에게서 더이상의 정보를 듣지 못한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유나.부탁해.”



“알았어.”



세라의 말에 유나가 한걸음 앞으로 나와 수인을 맺었다.그와 동시에 사늘하게 분리된J의 사채는 순식간에 얼음덩이에 둘러쌓였고,한개을 얼음광석이 되어버린 그는 땅밑으로 깊숙하게 파묻혀 버렸다.



몸을 숨기며 전장의 상황을 지켜보던 리미역시,천천히 모여있는 일행에게로 다가왔다.왜일까.목표이던J를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좌중의 분위기는 무겁기 그지 없었다.



“어찌보면,허무하군요.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아군을 죽이려 했고, 또 이렇게 죽어야만 하는지도.”



리미의 말에 좌중의 분위기는 무겁기 그지 없었다.수아는 준에게 안아달라고 보챘고,준은 말없이 그녀를 안아들었다.모두들 유나의 마법에 의해 땅속에 얼음이 되어 묻혀 버린J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르겠어.다만 확실한 건,모든게 인간의 욕심 때문이겠지.”



“J가 죽은것을 알면,이제 윌리엄스가 그것을 빌미로 주인님을 칠 것입니다.차우씨도 위험해 질 거구요.”



리미의 말에 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페어리들은 모두 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잖아.오너끼리의 전쟁은 크룬이 오기 전부터 윌리엄스가 꾸미고 있었던 거니까.”



챠르르릉



세라의 검이 묵빛 빛무리와 함께 허공에서 사라져 버렸다.수아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숲을 누볐음에도 불구하고,조금의 피곤한 기색없이 준의 품에 안겨 똘망똘망한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약간은 무거운 분위기가 싫었는지 유나가 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이제 우린 어떻게 해요?일단은J를 잡았다고는 하지만,그 다음에 관해선 생각한 적이 없잖아요.”



이번만큼은 리미도 뭐라고 대답하지 않은채로 준을 바라볼 뿐이었다.모든것을 오너의 명령에 맡기겠다는 그녀의 뜻을 알아챈 것일까?준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남은건 하나뿐이야 유나.조금씩 힘을 키워서,윌리엄스가 올것에 대비하는 것뿐.”







#4-페어리의 감성적 시기(?)





“으하아아암!”



노아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쇼파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어제보다 더더욱 자라난 수아는 준의 뒤를 쫄래쫄래 ㅤㅉㅗㅈ아다니기 바빴다.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이제 수아는 노아의 옷을 같이 입어야 할 정도로 키가 커버렸다.세라나 유나,노아 같이 초반의 페어리들과 비교해도 엄청난 성장속도가 아닐수 없었다. 그것은 준이 더더욱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기에 준 역시 그것은 흐뭇한 일이었다.하지만...



‘얘..얘들이 오늘 왜이래.’



오늘따라 세라와 유나,마유미,리미까지도 자신을 불타오르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지자 준은 살짝 땀이나는게 느껴졌다.수아야 원래 그렇다 치고, 노아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도 자신을 뭔가를 갈구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지자 준은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왜들 그러지?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이번에는 좌중의 시선이 수아에게로 향한다.준에게 딱 붙어 있는 수아가 마치 걸림돌이라는 것처럼,모두의 시선은 못마땅하기 그지 없었다. 한참이나 안절부절하던 준은 잠시 수아를 떼어놓기로 마음먹었다.



“수아야 잠깐만 떨어져 있어봐.”



“싫어요!”



“잠깐이면 돼.리미하고 말을 나눠봐야 할거 같아서 그래.”



“그냥 이상태에서 나누면 되잖아요.”



준은 고집불통 수아를 바라보며 살짝 한숨을 쉬었다.썩 내키지 않지만,수아를 구슬리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거 같았다.준은 살짝 고개를 내려 수아의 귀에다 입술을 데었다.



“너 자꾸 그러면 2차개화 안시켜준다.”



“이이익!”



수아는 잔뜩 얼굴을 찌푸리며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금빛 머리칼이 깜찍하게 잘 어울리는 표정이었지만,그녀는 이내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너무해!너무해요!”



“그러니까 아주 잠깐만..알았지?”



“아주 잠깐만 이에요.알았죠?”



“그래그래.”



이윽고 준의 허리에 팔을 감싸고 매미처럼 매달려 있던 수아는 쪼르르 자고 있는 노아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준은 여전히 강렬한(?)아이들의 시선을 뒤로한채 리미에게 살짝 손짓을 했다.



“리미야 잠깐 이쪽방으로.”



준은 리미를 데리고 쪽방으로 들어갔다.본디 예전에는 페어리들이 다 같이 자는 방이었지만,지금은 그 의미가 퇴색한지 오래인 작은 방에 불과했다.



“오늘 다들 왜 그러는거야?”



“무슨 말씀이신가요?”



“왜 다들 날 잡아먹을듯 바라보냐고.”



“아..”



리미는 괜시리 몇번 헛기침을 했다.뭔가 있는 듯한 그녀의 반응에 준은 더욱더 초조해 졌다.



“혹시,무인도 수련기간 동안..아니, 수련이 끝나고 집에 왔을때 생각나시나요?”



“응.그게 왜?”



“그때 세라와 유나의 반응.기억 나실 텐데요.”



“그게 무슨...아앗!”



“알아 차리신 모양이군요.”



준은 이마를 감싸쥐며 생각에 잠길수 밖에 없었다.리미의 말에 준의 머릿속에 퍼뜩 스쳐가는 것이 있었기 ㅤㄸㅒㅤ문이었다.





사실,무인도 에서 리미가 숙소를 연성했을때,준은 빈번하게 페어리들과 잠자리를 갖게 되었었다.아무래도 수련 그 자체가 지속되다 보니,남자로써의 욕망이 불타올랐기도 했겠지만,몇달에 한번씩은 아이들이 더 강렬하게 원할때도 있었다.그때만큼은 청순한 세라도,아이같은 노아도 모두 준에게 서슴치 않고 스킨쉽을 원했던 것이었다.



무인도에서 막 돌아왔을때도 마찬가지 였다.그때역시 아이들은 서로 준에게 안기려 했었었다.준은 한가지 사실을 알수 있었다.페어리들에게는, 주인과의 성적인 교감을 강렬히 원하게 되는 시기가 일정한 주기로 찾아온다는 것을. 그간 너무나 많은 바쁜일들이 있었기에,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제서야 준은 오늘 아이들이 끈적끈적한 눈빛을 보낸 이유를 알아챌수 있었다.오늘이 바로 그 시기인 것이다.



“그치만..곧있으면 싸부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주인님은 원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그..그런게 아니야.나라고 왜 싫겠냐.나도 건장한 성인 남자라고.”



“그럼 안아주시면 되잖아요.”



평소와는 달리 당돌한 리미의 말에 준은 어색한 웃음을 지어버렸다.



“수아를 제외하면 다섯명이라고.내가 무슨 변강쇠인줄 아니.”



“걱정마세요.노아를 제외하면 넷이니까요.노아는 지금 잠에 푹빠져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4명이나 다섯이나 그게 그거잖아...게다가 수아가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수아는 잠시 제가 재우도록 할게요.인체에 무해한 수면제는 이미 많이 연성해 두었거든요.”



“야..리미..너..”



준이 무슨말을 하려고 하기도 전에,리미는 방문을 나서고 있었다.왜일까,오늘따라 늘 똘똘한 이미지 였던 리미는 은근하기까지 한 목소리로 준에게 입을 열었다.



“그럼..유나와 세라먼저 들여보낼게요.주인님은 여기 기다리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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