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 지영 7
그리고 얼마 후 민우와 헤어 진지 두 달이 지나고 있었다. 그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많은 일들 때문에 지영은 민우를 만날 용기가 없었다. 아니 만나서도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그렇지만 자꾸 민우가 그리워 졌다.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민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민우와 헤어질 때의 그 몸이 아니었다. 부장이 이미 남자를 경험한 여자의 몸에 표가 나는 것도 아니란 말을 하긴 했지만 그녀 스스로는 민우에게 죄를 지었다는 생각뿐이다.
민우 또한 해경과 관계를 가진 후 자신이 지영에게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하며 이제나저제나 지영의 연락만을 기다리다 보니 벌써 두 달이 지나 버린 것이다.
이제는 지영이 결코 전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먼저 전화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 얼마 전 지영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는데 없는 번호라는 안내 멘트가 흘러 나왔고 그녀의 집을 찾아 가 보기도 했지만 이미 이사를 했단 소리를 들었다. 자신이 너무 오랫동안 기다린 게 아닌가 아니면 그녀가 작정을 하고 그를 피하는 것이 아닐까 하며 그녀를 찾으려 다니는 회사에도 찾아 가 보았지만 역시 그만두었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어쩌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은 민우의 마음 한구석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버린 것처럼 허전하고 쓰라린 느낌이었다. 그날 이후 해경이 매달리며 다가 왔지만 지영이 자신을 떠난 게 해경의 탓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게 지영에게 죄를 짖는 것 만 같았기 때문에 그녀의 접근을 받아 들일 수 없었다.
집요한 해경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민우는 이리저리 그녀를 피해 다녔고 나중에는 그녀가 화가 났는지 노골적으로 민우를 괴롭히며 험담하기 까지 할 정도였지만 민우의 마음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해경 그녀는 빠져 들면 절대 헤어 나올 수 없는 늪과 같은 존재였고 남자를 지배하려는 경향이 강한 여자란 걸 평소의 그녀의 행동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얼굴이 예쁘더라도 그런 성격의 여자랑 사귄다는 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란 걸 경험상 알고 있었다.
지영과 만날 수 있는 기회 조차 잃어 버린 탓인지 그녀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리움을 달래려 술을 마시는 일이 자주 있었고 어느새 그녀와 헤어 진지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오랜만에 동창 녀석을 만나게 되었다.
“야 오랜만이다.”
“그래 어떻게 지내니?”
“뭐 그저 그럭저럭 지낸다.”
“야 근데 너 요즘 술에 절어 산다며 그깟 여자 하나 때문에 인생 종칠 일 있냐 술 좀 적게 마셔”
“그게 쉽게 안 된다 나 요즘도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여자 때문에 생긴 문제는 여자로 풀어야 한다고 그래서 내가 오늘 널 찾아 온 거다”
“됐다야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러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 듣고 나면 관심이 있을걸”
“무슨 애긴데 그래 어디 들어나 보자”
친구의 말은 몇 달 전에 사무실에 새로운 여직원이 들어왔는데 미모가 보통이 넘을 뿐만 아니라 친절하고 일도 아주 잘한다고 하면서 특히 그녀가 이혼녀라며 민우가 관심이 있을 것 같아 한번 소개 시켜 주겠다고 했다.
민우는 싫다며 거절을 했고 친구는 기껏 소개 시켜 주려 했더니 그런다며 투덜거리며 헤어 졌다.
그 뒤로 그 친구와는 연락이 없었는데 오늘 그 친구회사 근처에 일이 있어 나간 김에 지번 일도 사과할 겸 저녁이나 먹자며 전화를 했더니 일이 좀 남았다며 사무실에 오라고 한다. 굳이 사무실에 오라는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 마저 거절하면 안될 것 같아 민우는 친구의 사무실에 찾아 갔다.
“응 왔냐? 조금만 기다려 나 일 거의 다 끝나가니까”
“밖에서 만나자니까”
“미안해 일이 좀 바빠서 그래”
친구는 사무실에 민우 혼자 남겨두고 일을 마무리 한다며 나간다. 친구의 사무실은 큰 사무실의 일부를 칸막이로 막아 개인 사무실을 만든 형태였고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친구는 사무실을 가로 질러 들어올 때 일을 하고 있어 뒷모습만 볼 수 있었던 여직원을 향해 걷는다. 그리고 여직원과 뭐라 애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일에 대한 애기를 하는 것 같았고 한참 동안 애기를 나누던 친구가 다시 돌아 오려는 순간 여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에게 뭐라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민우는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여직원의 모습은 분명 지영이었다. 그녀의 가냘퍼 보이면서도 예쁜 얼굴을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꿈속에서 조차 잊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을 막상 보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너 뭐하니? 아 내가 일하는 모습 보고 있었구나”
“……”
“너 조금 전 그 여자분 봤니?”
“……”
“애가 왜 이래 아주 정신이 나간 놈처럼”
민우는 친구에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앉는다.
“아까 그 여직원 바로 내가 전에 말한 그 여자야 어때 맘에 드니?”
“……”
“왜 말을 못해 너 갑자기 벙어리라도 된 거니”
“아니 그냥 몸이 좀 안 좋은가 봐”
“뭐? 너 그 정도로 충격 받았냐 그래 나도 처음 봤을 때는 지금 너하고 별반 다르지 않았지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포기했다 사실 난 연상은 별로거든”
“그래? 일은 다 끝났니?”
“응 그래 일은 다 마무리 됐고 자 나갈까 아 우리 여직원하고 같이 나갈까? 같이 저녁도 먹고 너한테 소개도 시켜주고 그러면 되겠는데”
“야 그냥 우리끼리 나가자 괜히 다른 사람이 끼면 자리만 불편해지고 그래서 싫어”
“그래? 이거 의외인데 난 내 녀석이 한번 보고 나면 소개 시켜 달라할 줄 알았는데”
민우와 친구는 사무실을 나왔고 지영은 민우를 보지 못한 듯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친구와 저녁을 먹고 술을 몇 잔 마신 민우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그 동안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고 또 그녀가 자신을 아주 잊어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밤새 잠도 못 자고 고민하기를 며칠 민우는 친구의 퇴근 시간에 맞춰 친구 사무실 건물 앞을 서성인다.
그리고 잠시 후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그녀를 발견하고 조금 거리를 두고 그녀의 뒤를 따라 걷는다. 잠시 후 지영은 지하철을 탔고 그 뒤를 따라 민우도 지하철을 탄다. 얼마 후 그녀가 내리는 역에 따라 내린 민우는 여전히 그녀의 뒤를 따라 걷는다. 바로 집으로 가는 듯 그녀는 어느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들어 가는 민우를 경비가 제지하였고 민우는 적당히 둘러대고 그녀가 엘리베이터에 타는걸 목격한다. 하지만 그녀를 따라 엘리베이터에는 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층을 확인하고 뒤 돌아 나온다. 그리고 다음날 민우는 그녀의 퇴근 시간쯤에 어제 그녀가 내린 층에서 미리 기다린다. 한 두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지영이 복도를 걷다가 멈추는 순간 민우는 그녀가 들어간 문의 호수를 확인한다.
민우는 그렇게 일주일 동안 그녀의 퇴근하는 모습을 살펴보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어 보였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오후 그날도 민우는 먼저 그녀의 오피스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엘리베이터에 내리는 모습을 확인하고 뒤를 따라 걷는다. 지영은 뒤에서 누가 따라 오는 것 같아 걸음을 조금 빨리 해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여전히 예쁘네요”
지영은 순간 꼼짝할 수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열쇠를 바닥에 떨어뜨렸지만 주울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 내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죠?”
다시 한번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바로 밤마다 그리워했던 그 사내, 민우의 목소리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뒤 돌아 볼 용기가 나질 않는다.
멍하니 서서 뒤돌아 보지 못하고 있는 지영의 뒤에 서 있던 민우는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주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지영은 말없이 그 뒤를 따라 들어와 문을 닫고 돌아서려는 순간 민우가 그녀를 끌어 안는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끌어 안고 서 있었다. 민우는 두 번 다시 그녀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꼬옥 껴안고 놔주지 않을 작정이다.
“민우씨 나 답답해”
너무 꽉 안아 버렸는지 지영이 답답하다며 민우를 조금 밀어낸다.
“말도 하네 난 아무 말도 안 하길래 벙어리가 되어 버린 줄 알았는데”
민우가 살며시 그녀를 놔 주었다가 다시 꼬옥 껴안으며
“안돼 당신 이젠 절대 놔 주지 않을 거야 절대로”
“알았어 나도 민우씨 없인 못살 것 같아 그러니 놔줘”
그제서야 민우는 그녀를 놔 주었고 거실 소파에 앉는다.
지영이 일어나려는 순간 민우가
“뭐 하려고 그냥 앉아 있어 나 자기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고”
하고 말하며 그녀를 찬찬히 살펴 본다.
“뭐 마실 거라도 내올게 조금만 기다려”
“안돼 나 그냥 이대로 지영씨 보고 있을 거야 마실 건 필요 없어”
“그래도 난 목이 마려운데”
“알았어 그럼 빨리 와”
지영이 냉장고에서 주스를 따라 민우에게 건네 주고 자신도 마신다. 정말 목이 마려운 듯 주스한잔을 쉴 틈도 없이 마시고 난 지영이 그제서야 조금 정신이 드는지
“민우씨 미안해 하지만 우린 만나면 안될 것 같아”
“도대체 왜 그래 내가 자길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 날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자기가 보고 싶었다고”
“알아 나도 자기 보고 싶었어 하지만 민우씨 그 동안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면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
“무슨 일? 그래 그 동안 지영씨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난 몰라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고 설령 안다고 해도 내가 달라지진 않아”
“아냐 민우씨 민우씬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면 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을 거야 그러니 제발 이대로 헤어지는 게 좋을 거야”
“지영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렇게 날 못 믿겠다면 애기해봐 나도 이유나 알고 헤어져야 할거 아냐 지영씨 말대로 내가 지난 일들을 알고 난 후에도 지영씰 잊지 못한다면 그땐 어떻게 할래”
“안돼 민우씨 절대 애기 할 수 없어 난 절대 말 못해 그러니 그냥 지금 서로 좋은 감정으로 헤어지자고 제발 부탁이야 민우씨”
“안돼 절대로 안돼 난 절대 지영씰 놔주지 않을 거야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이렇게 찾아 놓고 그냥 포기하고 가란 건 말도 안돼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어”
“민우씨 제발 부탁이야”
지영은 어떻게 하든 민우를 포기 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일들에 대해 약간은 애기를 해주는 게 낮지 않을까 하며 굳게 이를 악물고 애기를 시작한다.
“민우씬 내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집에 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어?”
“글쎄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지영씬 능력이 좋잖아”
“여자가 능력만으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생각해?”
지영의 입가에 약간의 미소가 지어진다. 그건 허탈한 웃음이다.
“민우씨 미안해 내가 꼭 이런 애길 해야 민우씨가 떠날 것 같아 어쩔 수 없어 애기하는 나도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조금만 이해해줘”
하고 지영은 지난 일들에 대해 대강 민우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다만 부장이 어떤 기구를 사용했었다는 부분만은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어 하지 못한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미안해 지영씨”
놀랍고 당황해야 할 민우의 표정이 정 반대로 그녀에 대한 한없는 미안함으로 가득 찬다. 지영은 조금 놀란다. 민우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민우씨 난 그런 여자야 그러니 제발 이제 그만 헤어지자”
“미안해 지영씨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정말 미안해 하지만 모두 잊어 버려 다행히 그 남자도 깨끗한 사내 같으니 앞으로 아무일 없을 거야”
“안돼 난 잊을 수 없어 제발 민우씨”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을 민우의 입술이 덮는다. 그리고 민우는 평소보다 더 뜨겁게 그녀를 포옹해 주며 달콤한 키스를 한다. 지영이 그렇게도 간절히 원하던 민우의 사랑스러운 키스였다.
“지영씨 앞으로 절대 그런 생각 하지마 그리고 지난 일은 모두 잊어 버려 그냥 지나가는 똥개한테 물렸다고 치자고 알았지”
“민우씨 정말 자신 있어 날 나쁜 여자라고 생각 안 할 자신”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 앞으론 두 번 다시 그 일에 대해서는 입도 꺼내지마 알았지”
“그래도 내가 어떻게……”
“두 번 다시 꺼내지 말라고 했지! 나 정말 화낼지도 몰라 그러니 절대로 두 번 다시 꺼내지마”
“알았어 민우씨 사랑해 정말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바보! 그럼 진작 연락하지 왜 그렇게 날 기다리게 만들어”
“그러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
“설마 내가 이렇게 찾아올 줄 알고 그런 거 아냐”
“이런 들켜 버렸네”
지영이 민우의 품에 가득 안겨 온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헤어져 있는 동안의 아쉬움을 달래 보려는 듯이
“지영씨 나 배고프다. 그 동안 지영씨 집 앞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정말! 그런데 어떻게 날 찾았어”
“응 그건 차츰차츰 애기 해 줄게 그보다 뭐 먹을 거 없어 배고파 죽겠어”
“응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맛있는 저녁 해줄게”
지영은 서둘러 음식을 준비해 식탁에 정성스럽게 차려 놓는다. 사랑하는 사내를 위해 식탁을 차릴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라는걸 오늘 처음 알았다.
자신이 차려준 저녁을 맛있게 먹는 민우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배가 부른 것 같아 지영은 밥은 먹지 않고 민우의 밥 먹는 모습만 바라본다.
“지영씨 왜 안 먹어?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냐 나도 먹어”
그녀는 민우가 밥을 다 먹고 일어나자 자신도 일어나 설거지를 시작한다. 그때 민우가 다가오며
“설거지는 내가 알게 자긴 좀 쉬어 자 어서”
“안돼 민우씨 오늘은 내가 할게 다음엔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해줄 거지”
“그럼 앞으론 설거지는 내가 다 할거야”
“알았어 오늘은 그냥 내가 할거니 민우씨 샤워나 해”
“샤워? 그래 샤워 해야지 알았어 근데 속옷이 없어서 어떻게 하지”
“속옷? 저기 옷장 맨 밑 서랍에 보면 있어”
“그래? 설마 자기 속옷 나보고 입으라는 건 아니지”
지영은 그 동안 자기 옷을 사러 갈 때마다 민우가 입으면 어울릴 만한 속옷들을 무작정 사는 버릇이 있었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지만 민우에게 꼭 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산 속옷이 서랍 가득 들어 차 있었다.
“뭐야 이게 다 내 거야 정말 너무 많은데”
“아무거나 맘에 드는 걸로 입어”
“와 이거 너무 행복한데 자지가 날 위해서 이렇게나 많이 사다 놓았다니”
자신의 속마음을 들켜 버려 지영의 얼굴이 순간 붉게 물들었지만 민우는 멀리 있어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영의 설거지를 다 마칠 때쯤 민우도 샤워를 끝내고 나온다. 그녀가 샀던 속옷을 입고 나오는 민우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행복감에 젖는 지영,
“민우씨 잠깐만 기다려 나도 씻고 나올게”
민우가 소파에 앉아 TV를 켜는걸 보며 지영은 옷장 앞에서 잠시 고민을 한다. 샤워를 끝내고 뭘 입어야 하나 오랜만에 만난 민우 앞에 예쁘고 세련되게 보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너무 점잖은 차림은 민우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쉽게 옷을 고르지 못한다. 그냥 속옷차림으로 나길 수도 있지만 민우가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고민을 하던 지영은 옷장에서 민우에게만 보여주려고 얼마 전에 새로 산 옷을 들고 욕실에 들어간다.
민우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욕실에서 흘러나오는 지영의 샤워하는 물소리를 들으며 벌써부터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냥 욕실로 달려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은 민우에게는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오늘따라 지영은 욕실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잠시 후 욕실에서 걸어 나오는 지영의 모습에 민우는 다소 놀란 표정이다. 당연히 속옷 차림으로 나올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녀는 평상복 차림이다.
“어디 나가려고?”
“아니, 이런 차림 싫어? 민우씨가 좋아할 것 같아 갈아 입고 나온 건데 다시 벗을까?”
“아냐 맘에 들어 난 외출복을 입고 나오길래 어디 나갈 건 줄 알고”
“옛날 같으면 지금 이 시간에는 나가야 했지?”
“그래 그땐 주인집 눈치 보느라 집에서 제대로 해본 적이 거의 없을걸”
“그랬어 딱 한번인가 그땐 너무 좋더라 모텔에서 하는 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고”
“그랬구나 난 지영씬 아무렇지도 않은 줄 알았는데……”
민우는 자신이 지영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다. 자신은 지영에 대해 모든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동안 모텔에서 관계를 갖는걸 조금은 싫어했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된 자신이 얼마나 무관심 했는지 후회가 된다.
“미안해 지영씨 앞으론 모텔 같은데 가지 말자 꼭 밖에서 하고 싶더라도 내가 참을게”
“아내 민우씨 난 괜찮아”
민우 자신은 자기가 그녀를 아주 많이 배려하고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지영이 자신에게 하는 것의 절반도 안 된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감정을 어떻게든 표현해야 할 것 같아 소파에서 일어나 지영을 가만히 끌어 안아 준다.
“자기 오늘 너무 매력 있어 지적이면서도 섹시해 보이는데”
“그래! 그럼 내가 성공했네 민우씨에게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연구 많이 했는데”
“이거 너무 황송해서 오늘은 잘해줘야겠는데”
“그래 민우씨 오늘은 어느 누구도 방해 할 수 없는 이 곳에서 우리만의 시간을 가져 보자 나 민우씨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어”
하며 지영이 민우의 가슴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방금 전 샤워를 한 그녀의 몸에서 나는 비누 향기와 향긋한 체취를 맞으며 민우는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쓸어 준다.
민우가 등을 쓸어주는 동안 지영은 민우의 입술을 혀로 살며시 빨아 준다. 그녀의 달콤한 혀가 빨아주는 부드러운 느낌에 민우는 입술을 살며시 벌린다. 그녀의 혀가 천천히 입안으로 밀려 들어왔고 부드럽게 입안 구석구석을 혀로 핥고 타액을 빨아 마신다. 민우도 혀로 그녀의 혀를 감싸며 천천히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밀어 넣는다. 두 사람의 혀가 겹치며 상대방의 타액을 빨아주는 소리가 점점 커져갈 때쯤 민우는 지영의 재킷을 어깨에서부터 벗긴다. 검은색 스트라이프 재킷이 벗겨지며 그녀의 하얀 어깨가 드러난다. 가는 끈나시 어깨 끈 밑으로 투명한 브래지어 끈이 양쪽 어깨에 걸쳐 있는 섹시한 모습에 민우는 아랫도리가 흥분이 되는 게 느껴진다. 지영도 민우의 사타구니가 볼록하게 솟아 오르며 자신의 사타구니를 찌르는걸 느꼈는지 엉덩이를 천천히 돌리며 민우의 사타구니를 자극한다.
지영은 지금 하늘하늘 거리는 얇고 짧은 꽃 무늬 스커트를 입고 있어 민우의 사타구니의 느낌을 장애물 없이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이라도 불면 바람에 날래 스커트 속이 다 보일 것처럼 아슬아슬한 그녀의 스커트 안에는 팬티 외에는 아무것도 가린 게 없었다.
“우리 침대로 가자”
지영이 민우의 손목을 끌고 침대로 장소를 옮겼다. 민우를 침대 눕힌 지영은 천천히 민우의 몸 위로 올라온다. 다리를 벌려 스커트 속 자신의 은밀한 부분에 민우의 볼록한 부분을 정확히 일치 시키며 앉은 지영이 뒤로 말아 올렸던 긴 머리를 풀어 헤친다.
“민우씨 오늘은 민우씨가 내 밥이야 그러니 얌전히 먹혀줘”
“알았어 자기 마음대로 해”
민우의 동의를 얻은 지영은 긴 머리를 늘어트리며 고개를 숙여 민우의 입술에 짧게 키스를 한다. 부드럽고 민우의 젖가슴을 더듬어 주던 지영이 민우의 작은 젖꼭지를 살며시 입술로 깨물어 준다.
“아 으윽 아파 살살 해줘”
지영이 젖꼭지를 이빨로 살며시 깨무는 순간 민우는 아프다며 살살 해달라 사정을 한다. 그렇지만 지영은 멈추지 않고 양쪽 젖꼭지를 이빨로 살며시 깨물었다 놔주며 혀로 궁굴리듯 애무해준다.
보지 밑에 깔려 있는 민우의 사타구니가 꿈틀거리며 점점 커지는 게 느껴진다. 지영의 애무가 계속될수록 민우의 사타구니가 더욱 볼록해졌고 이제는 그녀의 다리 사이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지영이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며 민우의 팬티를 잡아 내린다. 팬티 앞을 볼록하게 튀어 나오게 했던 민우의 자지가 팬티가 벗겨지는 순간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자기 사실대로 애기해봐 나하고 헤어져 있는 동안 이거 사용했어 안 했어?”
민우는 난감했다. 단 한번 해경과의 잠자리만 했지만 그렇다고 사용했다고 대답할 수도 없고 또 아니라고 대답할 수도 없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사용했구나 아무래도 민우씨 같은 젊은 남자자 끌어 오르는 욕망을 절제할 수만은 없었겠지”
“……”
민우는 동의도 부인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민우의 태도를 보고 지영은 짐작할 수 있었다. 조금은 화가 나기도 했지만 자기 잘못도 있다는 생각과 자신도 민우 이외의 남자와 그것도 한꺼번에 두 남자와 잠자리를 했기에 민우를 나무랄 수만은 없었다.
“민우씨 누구랑 했어? 나보다 젊었겠지 그 여자 예뻤어?”
“지영씨 묻지마 나 부끄러워”
“어머 민우씨 얼굴 빨개졌네 괜찮아 그대신 앞으론 절대 그러지마 만일 나한테 다른 년하고 잔 게 발각 되면 그땐 이거 잘라버릴 거야”
민우의 자지를 잘라 버릴 것처럼 세게 쥐고 지영이 엄포를 놓는다. 민우는 아프다며 엄살을 부렸고 지영은 그 모습이 재미 있어 한참을 까르르 웃다가 민우 자지를 입으로 가져 간다.
“아 으윽 지영씨 아 으윽”
민우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지영은 민우의 자지를 귀두에서부터 뿌리까지 열심히 빨아 준다. 입안에 넣어 보려 했지만 민우의 자지는 그녀의 입안에 넣기에는 너무 커서 겨우 반정도만 입에 넣었다 뱉어 내는 동작을 반복한다. 어느새 민우의 자지는 최대한 커져 버린다.
“지-지영씨 제발 이제 그만해 나 넣고 싶어”
“어디에 넣고 싶다는 거야 민우씨”
“아우 자꾸 장난하지마 나 자기 보지에 넣고 싶어 제발 어서 넣게 해줘”
“안돼 오늘은 민우씨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거 잊었어”
“하지만 나 미칠 것 같아 제발 으윽 아하”
“좋아 그렇게 넣고 싶다면 내가 넣어 주지”
지영이 일어나 다시 다리를 벌리고 민우의 사타구니 위에서 팬티를 옆으로 끌어 당겨 보지를 노출 시키고 한 손으로 민우의 자지를 잡고 엉덩이를 천천히 내린다. 민우의 자지가 조금씩 그녀의 보지 속으로 사라진다.
“아 으윽 아하 뭐냐! 민우씨 가만히 있어 누구 맘대로 넣고 그래”
그 순간 급한 마음에 민우는 엉덩이를 위로 세게 밀어 올려 단번에 그녀의 보지 속에 자지를 깊숙이 밀어 넣어 버린다.
“나빠 내가 한다고 했는데 자기 맘대로 그렇게 빨리 넣어 버리고 민우씨 벌 좀 받아야겠다”
지영은 민우에게 벌을 주려는 듯 자지를 보지로 꽉 물어 버리며 몸을 깊숙이 앞으로 숙인다. 그 순간 보지에 꽉 물린 민우의 자지가 부러질 것 같았다.
“아 으윽 아파 지영씨 너무 아파 제발”
“앞으론 맘대로 하지 않을 거라 약속해”
“아-알았어 제발 너무 아파 부러질 것 같아”
“그럼 이제부턴 내 맘대로 할거니 자긴 가만히 있어야 해 알았지”
“아-알았어 가만히 있을게”
지영은 엉덩이를 천천히 위로 들어올려 민우의 자지를 귀두만 빼고 꺼냈다. 천천히 앉으며 넣는 동작을 반복한다.
“아 흐음 민우씨 자지가 내 보지를 가득 채웠어 아하 너무 좋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충만함에 지영은 조금씩 빠르게 몸을 움직인다. 그 모습은 거대한 기둥을 세워 놓고 말뚝을 받는 것 같은 모습이었고 민우는 침대 시트를 움켜 쥐고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어 자지를 꼿꼿이 세워 지영의 삽입을 도와 준다.
다리를 반쯤 구부려 엉덩이를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며 민우의 자지를 보지 속에 넣었다 빼내는 동작을 반복하던 지영은 스스로 쾌감을 참을 수 없는 듯 신음 소리를 내 뱉는다.
“아학 으윽 아하 흐음 아악 으윽 너무 좋아 으윽 민우씨 자지 정말 너무 맛있어 아악 으윽”
“으윽 지영씨 나도 좋아 으윽”
지영은 좀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 팬티를 벗는다. 두 손으로 스커트를 허리까지 끌어 올려 움켜 쥐고 침대가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그녀는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반복하며 몸부림 친다.
“아 으윽 아하 으윽 아하 하아 으윽 흐음 너무 좋아 으윽 이런 기분 으윽 정말 오랜만이야 아악 민우씨 나 어떻게 해 으윽 아하”
침대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그녀의 신음 소리도 고조를 더해 간다.
“아학 으윽 흐음 아항 으윽 아악 으윽 나 미쳐 으윽 아하 너무 좋아 으윽”
“으윽 아악 나도 좋아 지영씨 너무 좋아”
지영이 지쳤는지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진다.
“지영씨 내가 해도 돼 이제 내가 할게”
“아-안돼 조금만 있어봐 나 지쳤어”
“그러니까 내가 할게 지영씨 제발 하게 해줘 부탁이야”
“좋아 그럼 자지가 해 그대신 잘해야 해”
지영이 침대에 눕고 민우는 일어나 그녀의 허벅지를 옆으로 벌려 그 사이로 다가와 자지를 잡고 그녀의 보지 속에 천천히 밀어 넣는다.
“아하 으윽 하아 흐음 아하”
그녀는 신음 소리인지 우는 소리인지 분간하기 힘든 소리를 내며 민우의 자지를 받아 들인다.
그 뒤로 두 사람이 녹초가 될 때까지 두 사람의 섹스는 계속되었고 다음날 아침 민우는 지영의 집에서 출근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민우와 지영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민우가 해외 근무를 지원해 결혼 후 두 사람은 해외에서 신혼 살림을 차려 그 뒤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