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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야쿠자커넥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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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 길은 시베쯔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길이라고는 하지만 진짜 길은 아니었다. 원야 가운데의 짐승들이 다니는 길 비슷한 것이다. 전방에 꽤 높은 시베쯔 산이 보였다. 표고 1백 61미터다. 왼쪽에는 시다노보리 산이 있었다. 그것은 6백 30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눈이 오기 전의 갈색으로 그을려진 잡목 숲이 있었다. 밀생한 잡목 숲은 아니었다. 북해도 특유의 한산한 소림이었다. 좀 지저분해 보였다.
숲에 들어간 길목에서 고로가 발길을 우뚝 멈췄다. 고로는 일본 개의 잡종으로 숫놈이다. 중형의 사냥개였다. 늑대를 닮았다. 웬만하면 세퍼드를 닮았다고 말하겠지만 고로의 생김새나 체구에서는 세퍼드를 상상할 수는 없었다. 알라스카 늑대 비슷했다. 두 눈은 푸른 빛을 띠었고 차가왔다. 굵은 꼬리는 말려 올라가지 않고 밑으로 늘어져 있었다. 그 꼬리가 천천히 좌우로 흔들렸다. 묵직하게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도약에 대비한 사지에서 긴장한 신경을 엿볼 수 있었다.
[있었나?]
혼다 이끼히꼬의 긴장에 억눌린 목소리가 떨렸다.
[그런 것 같아....]
기다모리 가즈에는 라이플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웨자비 마크 V, 구경 30.06의 큰 짐승 사냥용 라이플이다. 강력한 살상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기다모리는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불안하기 때문이었다.
상대는 흔히 있는 짐승이 아니었다. 큰 불곰이었다. 이 곰의 흉포함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잘못 쏴서 반격을 받는다면 죽음을 면할 수 없다. 그 일격은 쉽게 말으 목뼈를 부러뜨린다고 한다. 웨자비 마그때마다 볼트를 일으켜서 탄환을 약실로 보내지 않으면 쏠 수가 없다. 볼트 액션은 자동총보다 정밀도는 뛰어나지만 짐승과 맞부딪쳤을 때에는 사수의 냉정과 숙달을 필요한 것이다. 기다모리에게는 그 익숨함이 없었다. 수렵을 그만둔 지 5년이나 되었다. 그 전에는 숙달한 사냥꾼이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낱 주말 사냥꾼에 지나지 않았다. 큰 곰과 맞닥뜨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라이플은 겨눈 몸이 딱딱해졌다. 팔이나 허리도 유연성을 잃고 있었다. 유연성이 없으면 발사할 때에 총의 반동을 흡수할 수 없다. 마땅히 일발필중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명중을 기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몸은 돌처럼 딱딱해져 있었다.
문득 회한이 가슴을 스쳐 지나쳤다.
기다모리는 환경청 직속의 산림경비관이었다. 담당지구는 간또오 지구였다. 도쿄의 하찌오오 지에 경비대의 사무실이 있었다. 최근에 설치된 부서로서 그 임무는 국립공원내의 산림감시와 야생동물의 보호였다.
북해도의 이곳 시베쯔에 온 것은 이틀 전인 10월 5일이었다. 이곳에 친구인 혼다 아끼히꼬가 있었다. 혼다는 목장을 하고 있었다. 육우와 젖소를 기르는 자그만한 목장이었다. 이 목장의 소가 불곰의 습격을 받은 것은 9월 초순이었다. 목장은 숲 가까이 있고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거기에 2백 마리 가까운 소를 방목했다. 불곰이 목책을 부수고 소를 습격했다. 불곰은 죽인 소를 숲 속으로 끌고 가서 먹어치웠다.
혼다는 시베쯔 마을의 엽우회에 응원을 청했다. 엽우회원 중의 대부분은 곰에 대한 대책으로 유해수구제의 면허를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몇 명이 출동했다.
그러나 불곰을 만날 수가 없었다.
지나가던 방랑곰이겠거니 했다. 옛날에는 몰라도 요새는 네무로 지방에서는 여간해서 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었다.
9월 20일 아침, 또 혼다 목장의 소가 변을 당했다. 그때에도 엽우회원들이 추적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기다모리는 혼다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혼다는 기다모리가 사냥에 열중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동물을 잘 알고 있는 산림경비 대원이기도 하다는 것을, 휴가를 얻을 수 있다면 놀러 올 겸해서 와 달라고 씌어 있었다.
곰사냥을 하고 싶은 마음이 기다모리에게는 없었다. 동물을 죽이는 일에 회의를 느끼고 사냥을 그만둔 지가 5년이나 되었다. 그것도 반달곰이라면 모를까 불곰이라면 그에게는 너무도 벅찼다. 따라서 초대에 응하여 고로를 데리고 이곳에 온 것은 그저 가벼운 마음에서 였다. 그 지방의 엽우회원들도 어쩌지 못하는 불곰과 기다모리가 맞닥뜨릴 리가 없다. 만약에 잘못돼서, 또 운나쁘게 그 불곰고 부딪히면, 그때는 사살해 버리면 된다. 사냥에 아주 맹탕도 아니고 강력한 라이플도 갖고 있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다모리는 라이플을 가슴 근처에 대고 있었다. 곰을 발견하면 곧 어깨에 갖다댈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고로는 숲 속에 들어가 있었다. 코를 높이 쳐들고 숲 속의 어떤 낌새를 맡고 있었다. 잡목과 가문비나무가 섞여 있는 수림에는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고 있었다. 서쪽은 숲이 얕다. 속이 깊은 곳은 전방이었다. 바람이 곰의 냄새를 실어 나르는 것 같았다. 고로는 희미한 냄새의 입자를 감지하고 있었다. 대번에 뛰어들지 않는 것은 상대가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불곰이기 때문일까? 조심스럽게 코로 상대를 확인하면서 나아가고 있는 고로의 온몸은 신경이 솟구쳐오른 것처럼 보였다. 발소리를 죽여 가며 나아가고 있던 고로가 다시 걸음을 멈췄다. 웃입술을 말아올리고 있었다. 말아올린 입술 밑으로 희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 보였다. 낮은 노호가 흘러나왔다.
기다모리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갖다대었다. 몸 전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온몸이 차가와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곰은 전방의 어딘가에 숨어 있다. 먼 거리는 아니다. 그것은 고로의 몸놀림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이 지역 안에 있는 곰이나 멧돼지라면 고로는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돌진했을 것이다. 상대가 처음 보는 불곰이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고로는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총을 들고 있는 팔이 경직되었다. 불곰의 흉포한 습성이 기다모리의 뇌리를 스치고 자나갔다. 이렇게 꼼짝도 하지 않고 상대방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곰은 유난히 흉악하다고들 한다.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곰은 놀랄 만큼 교묘하게 잡목에 몸을 숨긴다. 몸을 숨긴다기보다는 둔갑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돌연 작은 산과도 같은 큰 몸을 들어내고 덤빈다.
곰을 쏠 때 총알이 빗나가면, 다음 순간에 옆으로 뛰라고들 말한다. 곰은 초연 냄새를 목표로 돌진해 온다. 거기에 그루터기나 나무가 있으면 곰은 그것들을 때리고 치며 물어 찢어발긴다. 도망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또 곰은 사람이 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이러한 생각들이 기다모리의 뇌리를 죽음의 냄새와도 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고로가 움직였다. 기다모리의 심장이 수축됐다. 칼로 찔린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고로는 몸을 움츠리고 낮은 자세를 취한 다음 순간에는 몸을 날려 도약했다. 노호가 숲 속을 진동했다. 소림이 흔들렸다. 바람이 호응해서 소리를 내고 마른잎이 일제히 떨어졌다. 마른잎이 흩날리는 속을 고로늘 일직선으로 달렸다. 마치 다갈색의 굵은 창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고로의 노호를 날려보내려는 듯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일었다. 7,8미터 앞쪽에서 갈색의 작은 산이 솟아났다. 작은 산이 고로를 덮쳤다. 기다모리는 총구를 곰의 가슴에 겨냥했다. 그러나 그 가슴이 사라졌다. 곰은 고로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고로를 향해 내리친 곰 발바닥이 대지에 무거운 소리를 냈다. 고로의 날카로운 비명이 일었다. 고로는 옆으로 몸을 날렸다.
곰은 기다모리를 보았다. 금빛 털이었다. 흑갈색을 불곰은 흔히 금빛 털이라고 한다. 금빛 털은 특히 성질이 광포하다.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금빛 털이다. 몸무게가 1백 관을 넘는 것이 흔하다.
수북하게 난 금빛 털의 오목한 곳에 작고 검은 눈이 보였다. 음험한 눈이다. 그 눈이 기다모리를 보았다. 기다모리의 몸에 전율이 흘렀다. 방아쇠를 당겼다.
숲을 찢어 놓을 것 같은 발사음이 일었다. 30.06의 대구경총이다. 그 총탄은 3백 미터의 거리를 포물선을 그리지 않고 직선으로 날아간 그 위치에서도 1톤의 힘을 지니고 있다. 기다모리는 방아쇠를 당기면서 곰이 쓰러지기를 필사적으로 빌었다.
곰이 기다모리를 보고, 기다모리가 총을 쏜 것은 1초의 몇 십분의 1의 순간의 일이었다.
그때, 혼다는 기다모리와 몇 미터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혼다도 총 솜씨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혼다에게는 곰흥 증오하는 일념이 있었다. 이 불곰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또 소가 변을 당한다. 그러한 증오심이 공포를 반쯤 잊게 하고 있었다.
곰이 고로를 발바닥으로 치고 정면에 있는 기다모리 쪽을 향한 순간, 혼다는 발사했다. 혼다와 기다모리의 사격은 거의 동시였다.
불곰은 무섭게 포효했다. 포효하며 돌진하고 있었다. 총알이 맞았는지 빗나갔는지 알 수 없었다. 혼다의 총은 국산 라이플로서 자동총이었다. 기다모리를 향해서 돌진하고 있는 곰에게 연속해서 쏘았다. 쏘면서 혼다는 어떤 낌새를 느꼈다.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기다모리의 옆이었다. 뭔가 거대한 것이 움직이는 것을 혼다의 눈이 포착했다.
혼다는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냅다 질렀다. 또 한 마리의 불곰이 기다모리의 바로 옆에서 그를 덮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람이 부는 아래쪽이었다. 그 불곰은 바람맞이 아래쪽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온 몸의 털을 부풀려 울리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숲 속을 달려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털이 소음장치가 되는 것이다. 성이 나서 복수할 때에는 그렇게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기다모리는 혼다의 절규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오른편 바로 옆에 산더미와도 같은 불곰의 다리를 벌려 막아서고 있었다. 그것을 본 기다모리는 풍앞에 밀리기라도 한 듯 옆으로 굴렸다. 총은 전면에 있는 곰에게 두 발째를 쏘려고 볼트를 조작해 놓고 있었다. 쓰러진 채로 그 총을 옆에서 달려든 불곰에게 겨누었다. 조준할 틈도 없었다. 가슴팍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이젠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전면과 옆에서 곰이 달려들고 있었다. 양쪽 모두 거리는 2미터도 되지 않았다. 기다모리는 곰의 노호를 귓전에 들었다. 그전에 벌써 어깨에 쇠뭉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곰의 불처럼 뜨거운 입김이 얼굴을 태웠다. 현기증이 날만큼 악취가 나는 숨결이었다. 의식이 흐려졌다.
혼다는 보았다. 쓰러진 기다모리가 쏜 총알이 곰의 급소를 꿰뚫은 것 같았다. 땅을 치는 단말마의 포효가 숲 속을 진동했다. 그때에는 전면에 있던 곰이 다가오고 있었다. 혼다는 여섯 발을 모두 쏘아 버렸다. 곰은 기다모리의 바로 옆까지 와서 쓰러졌다. 혼다는 다시 총탄을 장전했다. 떨리는 손이 답답했다. 총탄을 다 장전하기도 전에 쓰러졌던 곰이 일어났다. 곰은 포효하면서 땅을 마구 쳤다. 땅을 치면서 기다모리에게로 다가갔다. 곰의 발바닥이 기다모리의 몸을 후려 갈겼다. 피가 솟구쳐오르는 것을 혼다는 보았다.
곰은 기다모리에게 달려들어 물었다.
그때, 뭔가가 곰의 목덜미에 달라붙은 것을 혼다는 보았다. 고로인 것을 안 것은 한참 후였다. 곰은 기다모리를 놓아 두고 굵은 목을 흔들어 댔다. 고로가 퉁겨져 나갔다. 곰은 일러서려고 했다. 비틀거리고 있었다. 금빛 털에 피가 넘쳐흘러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혼다는 그제서야 총탄을 모두 장전했다. 곰의 등에 대고 방아쇠를 연속으로 당겨서 여섯 발을 모두 쏘아 버렸다.
죽음을 고하는 포효가 숲을 진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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